템플 기사단 추리파일 - 상징과 기호로 봉인된 중세 미스터리 150 추리파일 클래식 시리즈 5
팀 데도풀로스 지음, 임송이 옮김 / 보누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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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어쩌면 자주) 기사 제목에 낚이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기사의 실제 내용과는 관계가 없는, 아니 기사 내용과 연관성은 있지만 핵심에서 벗어난 제목들. 내용의 알참보다는 괜스레 궁금증을 유발하는 허접한 내용의 기사들 말이다. 이처럼 낚는 제목의 기사 내용을 접한 후엔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일 수 있겠다. 제목에 비해 내용이 허접하다면, 완전 어이가 없어 화가 날 테고. 또 한편으로는 핵심과 벗어난 제목에는 황당함을 금할 수 없지만, 그 내용이 실하다면 낚인 것을 고맙게 여길 게다.

 

이 책, 템플 기사단 추리파일은 개인적으로는 제목에 낚인 책이다. 특히, 부제 상징과 기호로 봉인된 중세 미스터리 150이란 제목은 내 멋대로 해석함으로 스스로 낚였다. 이 책이 마치 감춰진 베일이 벗겨지듯, 템플 기사단이 비밀스럽게 간직해온 봉인된 상징과 기호에 대한 정보를 독자들에게 전해 주는 책으로 생각했다. 그네들만의 암호, 상징이나 기호에 대한 해석을 담고 있는 책으로 착각했던 게다. 그래서 스스로 책 제목에 낚여 버렸다.

 

책은 내 예상과는 전혀 다른 내용을 담고 있었다. 저자는 중세 시대에 실제 내려오던 수많은 퀴즈들을 수집하여 편집, 각색의 과정을 통해, 이들을 하나의 책으로 모아놓은 것이 이 책, 템플 기사단 추리파일이다. 그러니, 나와 같은 생각으로 이 책을 접하면 낚여도 단단히 낚이는 셈이다.

 

그렇다면, 제목에 낚였으니, 이 책에 화를 품어야 하나? 그렇지 않다. 비록 나의 착각으로 인한 만남이지만, 이 책은 재미난 퀴즈들을 만나는 재미가 가득한 책이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낚인 게 행운인 셈이다. 책 내용이 무엇인지 알고 선택하는 분들에겐 이 책, 템플기사단 추리파일은 흥미진진한 퀴즈의 세계를 여행하는 안내서가 될 게다.

 

책을 통해 다양한 퀴즈들을 만나게 된다. 틀린 그림 찾기나 똑같은 그림 찾기, 거울에 대칭된 그림 찾기 등 다양한 그림 문제를 만나는 재미도 있다. 무엇보다 수학적 사고와 이성적 추리 등 머리를 요리저리 굴려야 하는 문제들을 만나는 재미가 가득하다. 솔직히 어떤 문제는 여전히 잘 이해되지 않는 문제들도 만나게 되지만, 이런 다양한 문제들을 만나게 됨으로 두뇌개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겠단 생각이다.

 

평소 퀴즈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스스로 기꺼이 낚일 그런 흥미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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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되면 그녀는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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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번 알에이치코리아에서 번역 출간된 가와무라 겐키의 신작 소설 4월이 되면 그녀는은 아무래도 사이먼 앤 가펑클(Simon & Garfunkel)<April Come She Will>을 들으며 읽으면 좋을 소설이다. 소설 속에서 사이먼 앤 가펑클의 <April Come She Will>이 언급되기도 하고, 소설의 챕터 전개 역시 노래와 유사하게 진행되기도 한다. 물론, 소설은 4월부터 3월까지 1년간을 언급하지만 말이다. 꼭 사이먼 앤 가펑클이 아니더라도, ‘올디스 벗 구디스(Oldies But Goodies)’ 곡들을 틀어놓고 읽으면 좋겠단 생각이 든다.

 

4월이 되면 그녀는은 한 마디로 연애소설이다. 달달하거나 풋풋한 사랑도, 열정적으로 휘몰아치는 뜨거운 사랑을 그려내는 연애소설이라기보다는 때론 맹맹하기도 하고, 때론 정인지 사랑인지 혼란스러운 사랑, 때론 남들 다 하는 것이기에 하는 것 같은 타성에 젖은 사랑, 때론 끈적거리기도 하고, 때론 아프고 슬픈 사랑을 소설을 통해 만나게 된다.

 

정신과의사인 후지시노는 수의사인 약혼녀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둘은 이미 사실혼 관계로 함께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으며, 이런저런 결혼 준비 역시 착실히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그런 후지시노는 어느 날 대학시절 사진동아리 후배이자 자신의 첫사랑인 하루에게서 편지 한 통을 받게 된다. 우유니 소금호수에서 보내온 편지. 헤어진 지 9년 만에 접하는 소식. 그 뒤로도 하루는 프라하에서, 아이슬란드에서 편지를 보내온다.

 

이들 편지를 통해, 후지시노는 자신의 풋풋하지만 끝내 안타깝게 헤어진 아련한 첫사랑을 돌이켜 보며, 현재 안정적인 동거생활, 하지만, 식어버린 사랑을 돌아보게 된다. 과연 9년 만에 우유니 호수에서 날아온 편지는 후지시노의 사랑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까?

 

소설 속 첫사랑은 과거에도 그리고 현재에도 끝내 애절하고 아픈 결말을 맞는다. 이런 아프고 슬픈 사랑이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아이러니를 소설을 맛보게 해준다. 또한 안정적인 사랑에 찾아온 위기가 도리어 사랑의 열정을 회복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도 멋스럽다.

 

소설 속엔 다양한 문화적 콘텐츠가 등장한다(콘텐츠라 칭하기엔 소설 속 문화 코드는 아날로그 감성이지만.). 사진이 등장하고, 영화, 음악이 등장한다. 이런 것들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치 추억여행을 떠나는 느낌을 들게 하기에. 이러한 추억감성은 한때 열정적이었지만, 이젠 식어버린 것들을 다시 회복케 하는 접점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특히, 더스틴 호프만의 풋풋한 모습을 만나게 되는 <졸업>이란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대한 작가의 해석은 그 영화를 다시 한 번 찾아보고 싶게 만들기도 한다.

 

모두의 사랑은 한때 뜨겁고 열정적이었을 게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열정은 정에게 자리를 내어놓게 된다. 아니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끝내는 아무런 감흥이 없음에도 함께 하는 생활이 습관이 되고, 관성이 되어 살아가게 된다. 이처럼 연애감정을 잃은 이들에게, 4월이 되면 그녀는, 이 소설은 연애감정을 되찾게 해줄 것이다. 물론,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지금 여기에서의 사랑의 회복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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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병동 병동 시리즈
치넨 미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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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병동이란 제목의 미스터리 소설을 읽은 건 나에겐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되었다. 치넨 미키토란 작가를 새롭게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작가는 현직 내과의사이기도 한데, 2011년 제4회 바라노마치 후쿠야마 미스터리 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하였다고 한다. 2014년에 출간된 가면병동은 이후 50만부가 판매된 작품으로 금번 아르테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의사이기 때문일까? 소설의 배경은 병원이다. 요양형 병원인 다도코로 병원의 5층 건물 안이 사건이 벌어지는 공간의 한계다. 이처럼 밀실보다는 넓은 공간이지만, 외부와는 고립된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사건을 다루는 것을 클로즈드 서클이라 한단다. 주로 일본 미스터리 문학계에서 독자적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는데, 이 소설, 가면병동은 전형적인 클로즈드 서클의 형태로 진행되는 미스터리 소설이다.

 

평소 자신의 병원 업무 외에 교외 요양병원에서 당직 아르바이트를 하곤 하던 외과의사 하야미즈 슈고는 자신의 차례가 아니지만, 선배의 갑작스런 요청에 의해 일명 꿀알바인 다도코로 병원 당직을 서기 위해 병원을 찾는다.

 

그저 밤샘 대기하며 시간을 보내기만 하면 높은 보수를 받을 수 있는 꿀알바병원. 하지만, 갑작스레 들이닥친 자들로 인해 꿀알바의 시간은 악몽의 시간으로 변하고 만다. 피에로 가면을 쓴 남자가 자신이 총을 쏜 여자를 병원에 데려와 치료를 요구한다. 단지 돈이 필요해 편의점 강도를 벌였던 건데, 순간적으로 여자에게 총상을 입혔다는 피에로. 살인범이 되기 싫으니, 어떻게든 살려내라며 슈고를 협박하는 피에로. 이에 요양 병원에서 얼떨결에 수술을 마친 슈고는 온통 이상한 일들만을 경험하게 된다.

 

수술을 할 일이 없는 요양병원에 최첨단 수술실이 갖춰져 있다는 것도 이상하다. 그것도 두 개의 베드가 나란히. 원장이 늦은 시간까지 퇴근하지 않았다가 갑자기 나타난 것도 이상하다. 또한 아무리 범인 피에로가 새벽 5시가 되면 조용히 나가겠다며 그동안 얌전히 있으라 한다고, 휴대전화를 전부 걷어간 원장의 행동은 더욱 이상하기만 하다. 어떻게든 경찰에 신고해야 할 텐데, 도리어 신고하길 꺼리며 막는 원장의 행동은 슈고를 의아하게 만든다.

 

그런 가운데, 슈고는 요양 환자들 가운데 의문스러운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있음을 알게 된다. 이에 병원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런 일들과 병원에서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피에로 가면과 혹 어떤 연관성이 있는 건 아닌지. 과연 이 병원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던 걸까?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 걸까? 슈고는 과연 사건의 진실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까?

 

병원이란 한정된 공간. 그리고 그 안에 있는 한정된 숫자의 등장인물들이란 설정은 자칫 소설을 지루하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기우에 불과하다. 한정된 조건에서도 끊임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펼쳐지는 의문과 미스터리의 향연. 소설은 마지막까지 흥미진진함을 잃지 않는다. 뿐 아니라 쉽게 읽힌다.

 

아울러 과하게 꼬여있지 않아, 독자들은 대략적인 사건의 전말을 추측 가능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여전히 지루하지 않고, 궁금증과 기대감은 증폭되기만 한다. 소설의 반전에 반전 역시 미스터리 소설에 익숙한 독자라면, 머릿속에 그려본 내용 안에서 전개된다. 조금 과장되게 뻔한 전개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독자들을 흡입하는 힘이 있어, 독자로 하여금 스토리 안에 빠져들게 만든다. 이것이야말로 이 소설의 묘한 매력이다.

 

아울러 단순한 흥미와 추리의 매력만이 아니라, 그 안에 의료계에서 벌어지는 장기매매 내지 비윤리적 수술에 대한 문제제기가 담겨 있다. 이는 현직 의사이기에 더욱 이런 문제제기에 민감하리라. 소설 속 인물들 간에 대화에도 담겨 있듯, 누군가는 이런 범죄를 정당화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정당화하려 한다 할지라도 누군가의 장기를 어떤 이유에서든 적출하는 것은 범죄다.

 

그런데, 이런 범죄가 소설 속 이야기에 머물거나 우리와는 먼 나라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만은 아님이 문제다. 어쩌면, 우리 주변에도 이런 가면을 쓰고, 누군가의 장기를 적출하여 자신의 몸에 이식하는 이들, 그리고 그런 수술을 통해 자신의 유익을 챙기는 의료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병원이란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는 우리들 삶의 자리로 확장된다. 우리 곁에 여전히 수많은 가면을 쓴 이들이 있을지 모른다. 그렇기에 가면병동은 어쩌면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자리일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바로 이런 문제제기와 고발을 감행하고 있다.

 

아무튼 소설은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히는 가독성 높은 미스터리 소설이다. 무더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여름의 막판 더위를 가면병동을 통해 잠시나마 잊어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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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골 두 기자 바일라 2
정명섭 지음 / 서유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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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작가의 신작 청소년 소설 남산골 두 기자는 조선시대에도 신문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작가의 상상에서부터 시작된다.

 

주인공 김생원은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글공부뿐이지만, 등용되지 못한 무능한 백면서생에 불과하다. 그런 김생원은 자나 깨나 양식 걱정인 부인에게 떠밀려 돈을 벌기 위해 운종가로 나갔다가 그곳에서 예전에 함께 동문수학하던 친구를 만나 친구의 사업에 뛰어들게 된다. 그 사업은 다름 아닌 조보를 인쇄하여 사람들에게 파는 최초의 신문 사업이다. 김생원은 흥미로운 이야기 거리들을 찾아 신문에 써 올려야 하는 기자가 된다.

 

이렇게 얼떨결에 기자라는 것이 된 김생원은 자신의 소년 노비 관수와 함께 세상의 이모저모를 만나게 된다. 그런 가운데 세상이 얼마나 부조리한 모습인지를 알게 되고, 정의를 세워나가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즉 글을 통해 세상을 바로 잡기 위한 노력들을 감행하게 된다.

 

고아들을 돌본다는 목적으로 세워진 활인서 내의 고아원 관리들이 도리어 아이들을 노비로 넘기는 일을 획책하는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변화와 발전이란 명목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자신의 유익만을 챙기려는 장빙업자들의 갑질을 보게도 된다. 또한 조선 시대 소방관인 멸화군이 받는 상상 이하의 처우에 대해서도 보게 되고. 노비가 자신의 소유라고 하여 함부로 처벌하는 양반들의 만행을 보기도 한다. 이런 다양한 세상 속 부조리들을 발견하며, 세상의 온갖 회유와 외압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옳다 믿는 정의를 세우기 위해 진실을 밝히는 일들을 감당하는 김생원의 용기 있는 모습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비록 실제로 조선시대에 신문이나 기자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조선시대에 벌어졌을 법한 일들을 고발하고, 부조리한 세상을 바로 세우기 위해 글을 쓰는 김생원의 모습은 오늘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소설의 무대는 조선시대이고, 당시의 시대적 상황 속에서 벌어질 법한 일들이지만, 과연 오늘 우리 시대에 이런 부조리한 모습이 사라졌다고 할 수 있을까 묻게 된다. 소름 돋을 정도로 그 시대의 모습은 또한 오늘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멸화군의 처우 문제는 오늘 우리의 소방공무원들을 향한 정책과 대우를 돌아보게 한다. 또한 우리 주변엔 수많은 갑질로 인해, 사람 아닌 대접을 받는 이들이 여전함에 한숨짓게도 되고. 무엇보다 수많은 부조리의 모습, 그 폭력 앞에 거룩한 분노를 끌어올리게도 된다.

 

소설을 읽다보면 뭔가 뜨거운 것이 솟아나게 됨을 느낀다. 그 뜨거움은 바로 정의와 진실을 세우기 위한 뜨거움이다. 이러한 뜨거움이 오늘 우리 독자들의 삶 속에서도 다양한 행동으로 드러나게 된다면 좋겠다. 무엇보다 건강한 가치관을 형성해야 할 청소년기의 독자들이 이 책, 남산골 두 기자를 읽으며, 재미를 느낄뿐더러 세상의 부조리를 향한 거룩한 분노를 키워나갈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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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의 길을 걷다 - 동화 같은 여행 에세이
이금이 외 지음 / 책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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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행서적이 마치 봇물 터진 것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만큼 여행에 대한 관심과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일 게다. 그러다 보니, 이도저도 아닌 수준의 책들도 없지 않다. 여행정보를 알려주는 여행서적이야 대체로 여행 전문가들의 작품이기에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여행에세이 서적들 가운데는 마치 자신의 이력을 늘리려는 의도나 자기만족을 위해 책을 써낸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 책들도 적지 않다. 이런 이유로 인해 예전엔 여행 에세이 서적을 즐겨 읽곤 했는데, 요즘엔 여행 에세이 서적이라고 하여 무턱대고 손이 가진 않는다.

 

그러던 차, 말랑말랑한 감성의 좋은 여행 에세이를 오랜만에 만났다. 이금이, 오미경, 이묘신, 박혜선, 이종선, 이렇게 다섯 명의 아동청소년 문학 작가들이 함께 한 여행에 대한 에세이집으로 책 제목은 발트의 길을 걷다이다.

 

먼저, 책을 손에 들며, ‘발트가 어디지?’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발트 3국을 여행한 이야기라는데, 발트 3국이 어딘지 잘 모르겠다. 솔직히 처음엔 요즘 떠오르는 여행지 발칸3국으로 착각했다. 그런데, 북유럽이란다. 북유럽이라면, 스칸디나비아 3(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은 알아도 발트3국은 글쎄다.

 

지도를 찾아보니, 발트3국은 발트 해를 중심으로 스칸디나비아 3국과는 마주보고 있는 형국이다. 스칸디나비아 3국이 발트 해 북서쪽이라면, 발트3국은 발트 해 동쪽의 작은 국가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다.

 

이들 국가들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란 나라들이다. 이름도 생소한 이들 나라들은 구 소련의 지배를 받다 1990년대에 독립된 나라들로 그 면면을 알아갈 때, 우리의 역사와도 유사한 느낌이 없지 않다. 그래서인지 저자들 가운데는 일제강점기 하 겪었던 우리의 아픔과 연관하여 언급하기도 한다.

 

이 책은 여행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를 담고 있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여행지에서 느꼈던 다양한 감흥들, 저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그곳으로 떠나고 싶은 욕망이 일어나곤 한다. 아마도 이게 좋은 여행에세이가 갖는 힘이 아닐까 싶다.

 

아동 문학가들답게(?) 그 글들도 참 예쁘다. 게다가 다섯 명의 저자이기에 조금씩 그 색깔도 달라 여러 가지 맛난 음식을 풍성하게 맛보는 것 같은 행복을 전해준다. 이들 다섯 저자들이 전해주는 발트 3국의 다양한 풍미는 읽을 때는 맛날뿐더러, 다 읽고 난 후엔, 떠나고 싶은 갈증을 유발한다.

 

서로 언어는 다르지만, 자유와 독립이란 같은 열망을 품고, 서로의 손을 잡고 연결한 발트의 길’, 그 역사와 이야기만으로도 발트3국을 찾을 이유가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그네들이 만들었던 그 자유와 독립의 발트의 길을 걸어보고 싶다. 건물 하나에도 익살과 해학을 담아낸 캣 하우스의 고양이 상을 그네들의 멋과 여유를 느껴보고도 싶다. 십자가 언덕을 거닐며, 수많은 십자가에 담겨진 간절함, 그 간절한 열망의 무게를 느껴보며, 나의 간절함을 회복하고 싶기도 하고.

 

다섯 작가가 들려주는 발트의 길을 걷다를 읽을 때엔 좋은 곳을 알게 된 행복에 젖게 하고, 책을 다 읽고 난 후엔 그곳을 나 역시 거닐고 싶다는 기분 좋은 갈증을 느끼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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