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구의 은따 탈출기 좋은꿈아이 9
임정순 지음, 현숙희 그림 / 좋은꿈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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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순 작가의 신작 동화 똥구의 은따 탈출기는 제목처럼 은따를 당하는 똥구(신동구)가 은따로부터 벗어나게 되는 여정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주인공 동구는 딱지놀이를 좋아하고 잘 하는 딱지 왕입니다. 4학년 8반의 딱지계 일인자입니다. 그럼 인기가 많을 것 같다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너무 월등한 딱지 실력 탓일까요? 친구들은 점점 딱지놀이에서 멀어져만 갑니다. 게다가 동구의 작은 키는 아이들의 놀림의 대상이 됩니다. 아이들은 동구가 작다고 무시하곤 합니다. 이런 가운데 동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은따가 되어갑니다.

   

 

그런 동구에게 은따로부터 벗어날 좋은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인기 만점 여자아이인 류장미의 예쁜 빨간색 루비 브로치가 사라진 겁니다. 동구는 류장미의 브로치를 찾아줌으로 친구들의 신뢰를 회복하려고 범인이 누구인지 살핍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죠? 언제나 보라색 옷을 즐겨 입어 보라돌이라 불리는 얼음마녀 교장선생님의 옷에 달린 브로치가 류장미가 잃어버린 것과 같은 모양인 겁니다. 류장미가 자랑하던 불사조의 눈으로 만들었다는 바로 그 브로치 말입니다. 이에 동구는 교장선생님의 브로치 뒷면을 살피려 합니다. 류장미가 잃어버린 브로치 뒷면엔 불사조를 뜻하는 약자가 새겨져 있거든요.

   

 

정말 교장선생님이 범인인 걸까요? 동구는 교장선생님 브로치 뒷면 조사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아니 무엇보다 동구는 은따에서 벗어나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까요?

 

똥구의 은따 탈출기를 읽으며, 제 어린 시절이 먼저 떠오르네요. 저도 초등학생 때, 키가 작았거든요. 언제나 제일 작은 순서로 1-2번이었죠. 그래도 키가 작다고 무시당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언제나 친구가 많아 재미나게 지내던 기억을 떠올려봅니다. 물론, 다른 친구들처럼 키가 컸으면 하는 바람이 언제나 있었지만요.

 

키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동구가 은따를 당한다는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이 땅의 수많은 동구들이 키가 작다고 무시당하지 않고, 주눅 들지 않는 그런 모습이길 소망합니다. 아울러 이 땅의 모든 동구들에게 좋은 친구들이 가득하길 빌어 봅니다.

 

그런데, 동화 속 동구는 참 야무집니다. 친구들이 자신을 은따한다고 해서 주저앉지 않습니다. 물론, 동구의 마음은 아픕니다. 하지만, 움츠러들기보단 더욱 활달하게 친구들에게 다가갑니다. 어떻게든 친구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고, 노력합니다. 무시무시한 얼음마녀 교장선생님의 브로치를 조사하기 위해 일부러 벌칙 스티커를 받아 교장실로 불려가는 강단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우리네 아이들에게도 이런 강단이 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힘들다고 주저앉기보다는 강단 있게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 우리네 아이들이 모두 동구처럼 단단해질 수 있길 소망합니다. 물론 무엇보다 은따, 왕따가 없어져야 하겠고요. 우리 아이들이 단단해져 힘든 시간들을 거뜬히 넘어갈 수 있길 바랍니다. 또한 동구가 은따를 벗어나 좋은 친구들을 만들었던 것처럼, 우리네 아이들에게도 좋은 우정들이 쌓여가길 바랍니다.

  

  

똥구의 은따 탈출기를 읽고, 우리 아이들이 이처럼 단단해지고, 좋은 친구들을 만나며, 더 나아가 동화 속 아이들처럼 섬기고 봉사하는 일에도 눈을 뜰 수 있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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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살 생각인가?
이사카 고타로 지음, 민경욱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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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사카 월드는 처음이다. 다소 의아함을 갖게 하는 화성에서 살 생각인가?란 제목의 소설이 내가 처음으로 이사카 월드를 두드린 책이다. 첫 방문이지만 소설을 읽으며, ‘이사카 월드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이 소설은 사회파 미스터리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마녀사냥이 부활해 버린 일본의 도시. 사회불안을 해소하고, 테러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미명하에 평화경찰이 창설된다. 그리고 평화경찰안전지구로 선정된 도시에서 마녀사냥을 감행한다. 위험세력으로 확인된 사람은 단두대를 설치해놓고 공개처형을 함으로 범죄세력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사회불안 요소를 해소하겠다는 포부를 가진 평화경찰’. 하지만, 정작 이들이 행하는 것은 고문으로 인해 누명을 씌우고 위험세력을 만들어내 공개처형을 함으로 사회 안정을 꾀하려는 자들일 뿐이다. 일명 공포정치를 꾀하는 자들이다.

 

이들은 정의를 말하지만, 실상 정의엔 하등의 관심도 없는 이들이다. 이들이 바로 공권력을 가진 자들이다. 국가는 국민들을 보호하기보다는 자신들 멋대로 힘을 휘두르며 공포정치를 펴며 자신들의 아성을 굳건히 하려 한다.

 

이처럼 공권력에 의해 정의가 실종되어버린 세상에 히어로가 등장한다. 바로 정의의 편이라 불리는 자. 목검을 옆에 차고, 요상한 구슬들을 굴리며, 검은색 헬멧을 눌러 쓴 요상한 모양의 히어로. 표지 그림 그대로를 상상할 수 있는 인물이 바로 정의의 편에 선 히어로다. 과연 히어로는 누구일까? 그리고 히어로는 정의가 실종된 세상을 악의 세력인 공권력으로부터 구원해낼 수 있을까?

 

소설은 대단히 산만하게 시작한다. 여러 인물들과 사건들이 아무런 맥락 없이 열거되는 느낌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이런 산만함이 소설의 몰입도를 전혀 방해하지 않는다. 소설은 완전 몰입하게 만든다. 그리곤 이런 산만함마저, 그리고 작은 단서 하나라도 이 모든 것이 다 의미가 있다. 마치 미스터리 소설의 정석을 보는 것과 같다. 미스터리 소설은 사소한 것 하나라도 모두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공식 말이다.

 

산만함 속에 펼쳐지는 모든 사소한 것들도 결국엔 하나하나 톱니바퀴에 끼워지는 것을 보며, 이게 이사카 월드구나 싶다.

 

소설은 정의에 대해 말한다. 하지만, 그 시선이 정의에 반한 공권력의 하수인의 시선으로 보고 있음도 색다르다. 소설의 2부는 공권력의 하수인인 평화경찰에 착출된 경찰, 그래서 평화경찰들이 휘두르는 폭력에 무감각해진 정도가 아니라, 폭력을 당연하다 여기며, 그 폭력성을 즐길 지경에 이른 경찰 ’(경찰 니헤이)의 시선으로 2부가 진행된다.

 

또한 정의의 편역시 마찬가지다. ‘정의의 편그 히어로가 누구인지는 표지에 단서가 있다. 아무튼 3부에서 가 되어 등장하는 정의의 편, 히어로인 는 어려서부터 정의로운 행동을 경계해야 한다고 배운 인물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정의롭게 행동한다며 피박을 썼기 때문. 그런 그가 아이러니하게도 정의의 편이 되어 영웅놀이(?)를 한다. 과연 그 영웅놀이는 성공할 수 있을까?

 

소설의 제목이 화성에서 살 생각인가?이다. 이는 아무리 거지같은 세상. 정의와 공의가 실종되어버린 폭력만이 난무한 세상. 공권력이 가장 추악한 폭력이 되어버린 세상. 모두가 정의가 무엇인지도 생각지 않으며 아이러니하게 정의를 실천하라며 연민을 상실한 채 핏대를 세우는 세상. 아무리 세상이 이런 곳이라 할지라도, 우린 그런 세상을 떠나 살 수 없다는 의미다. 우린 화성에서 살 수 없다. 여전히 이 개똥같은 세상에 발붙이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군가는 불의에 눈을 감고 몸을 사리며 살 것이다. 또 누군가는 정의의 편이 되어 영웅놀이를 할 수도 있겠고. 또 누군가는 커다란 그림을 그려놓고 그 그림의 완성을 위해 자신을 철저히 감추고 하나하나 숨은 세력이 되어 만들어가는 이들도 있겠다. 사실, 소설 속의 진정한 히어로는 이들이다. 드러난 히어로 이면에 감춰진 또 하나의 히어로다. 물론, 검은 자석을 던지며 자신의 고객을 구출해 내는 이 역시 진정한 히어로지만 말이다.

 

한 마디로 윗대가리를 갈아버리면 조직은 바뀐다는 것이 감춰진 숨은 히어로들이다. 이들은 이를 위해 철저히 자신을 감춘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대장이 바뀌면 조직이 바뀔까? 아무리 윗대가리가 바뀌어도, 그 아래 불의와 부패, 부정이 이미 체질화 되어 있는 몸통은 지나치게 비대하다면 어쩔까?

 

아무튼 우린 여전히 화성에서 살 생각을 할 순 없다. 그러니, 여기 이곳에서 정의를 만들어가야 한다. 소설처럼 공포정치를 펼치려는 공권력으로부터 말이다. 사실, 이 땅에는 소설 속 평화경찰과 같은 평화와는 거리가 먼 폭력경찰들, 마녀사냥을 통해 평화를 만들 수 있다는 착각들, 억압과 강권을 통해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팍스 로마나를 추종하는 어리석은 세력들이 여전히 가득하다.

 

그럼에도 소설은 히어로가 등장하길 기대하며 촉구한다. 그리고 히어로가 등장한다. 우리 시대에도 이런 히어로가 수없이 등장하길 소망합니다. 소설은 사회파 미스터리다. 그리고 여기에 히어로물이 섞여 있다. 이렇게 사회파 미스터리와 히어로가 섞인 소설은 무지 재밌다. 이 소설을 통해, 난 이미 이사카 월드의 시민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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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먹는 나무
프랜시스 하딩 지음, 박산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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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시스 하딩의 장편소설 거짓말을 먹는 나무는 미스터리 판타지 소설이다. 먼저 판타지라 말하는 이유는 제목 그대로 거짓말을 먹는 나무가 소설 속에 존재한다.

 

식물은 마땅히 물과 영양분, 그리고 무엇보다 햇볕이 필요하다. 그런데, 소설 속에 등장하는 거짓말을 먹는 나무는 햇볕을 받으며 불타 없어진다. 이 나무는 말 그대로 거짓말을 먹고 성장한다. 거짓이 은밀한 것처럼, 이 나무 역시 어두운 곳, 습한 곳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무엇보다 거짓말을 먹일 때만 꽃이 피거나 열매가 맺힌다. 그 거짓말의 중요성이 클수록, 그 거짓말을 믿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더 큰 열매가 맺힌다. 그리고 그 열매를 먹는 사람은 가장 비밀스러운 지식, 그 사람이 가장 알고 싶어 하는 어떤 지식도 알게 된다. ‘거짓말을 먹는 나무의 열매를 먹게 되면 한 마디로 진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진실을 알기 위해 거짓을 말해야 한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종의 기원이 발표된 지 얼마 안 된 시기, 19세가 영국 빅토리아 시대이다. 목사이자 저명한 과학자의 딸인 14세 소녀 페이스가 주인공이다. 페이스의 가족은 어느 날 갑자기 쫓기듯 외딴 베일 섬으로 이사를 하게 된다. 뉴 펄튼 네피림 화석의 발견으로 과학계를 뒤흔들어 놨던 아버지, 하지만 네피림 화석이 조작임이 드러나게 되고, 이로 인해 외딴 섬 베일 섬으로 이주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아버지는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만다.

 

아버지의 죽음은 자살로 판명 났지만, 페이스는 아버지의 죽음엔 또 다른 음모가 감춰져 있음을 알게 된다. 누군가가 아버지를 살해한 것이다. 바로 아버지의 비밀스러운 연구인 거짓말을 먹는 나무를 빼앗기 위한 누군가의 음모. 과연 페이스는 아버지의 죽음, 그 이면에 도사린 음모를 밝혀낼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선 페이스는 모두를 속이는 거짓말을 해야 한다. 거짓말을 거짓말을 먹는 나무에게 속삭여 먹여야 한다. 그리고 그 열매를 먹어야 아버지 죽음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다. 과연 페이스는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까?

 

소설은 몇 가지 갈등구조를 보여준다.

 

첫째, 과학과 신앙의 갈등이다. 페이스의 아버지 자체가 이런 과학과 신앙의 갈등의 표본이다. 목사이면서 저명한 과학자. 마침 종의 기원이 발표되어 과학계는 들끓고 있던 시점에 과학자인 아버지는 신앙을 뒷받침 할 수 있는 네피림의 화석을 발견한다(네피림은 성경 창세기 6장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는 존재다. 천사와 인간의 혼혈로 볼 수 있는 전설의 존재다.). 하지만, 이는 아버지의 자작극이었다. ‘거짓말을 먹는 나무를 통해 신앙의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세상을 향해 벌인 거짓말. 이렇게 과학적 사고를 하는 아버지는 신앙의 진실을 알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거짓말을 먹는 나무를 통해 진실을 알고 싶어 한다. 물론, 진실에 다가가기 전 살인을 당하지만 말이다. 과학과 신앙 간의 갈등은 결말이 없다. 단지, 소설 속엔 과학과 판타지의 갈등을 보이되, 이 둘을 모두 부인하지 않는다. 과학과 신앙의 갈등 역시 같은 입장이다.

 

둘째, 남성과 여성의 갈등이다. 소설 속 배경은 19세기 영국이다. 여왕이 다스리던 시대. 하지만, 정작 여권(女權)은 바닥에 있다. 남성들은 여성의 뇌 자체가 남성에 비해 작고 멍청할 것이라 생각하던 시대다. 여자는 과학을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는 시대. 이런 시대에 과학자의 딸인 페이스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책을 통해, 과학에 눈을 떴다. 그럼에도 아버지 역시 딸에게 책을 읽게 해주긴 했지만, 딸이 과학자로 설 수 있음은 인정하지 않는다. 과학자가 되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아버지.

 

이런 상황 속에서 과학자의 눈으로 아버지의 죽음을 해결하려는 페이스의 모습이 멋스럽다. 시대적 한계에 무릎 꿇지 않고, 도리어 그 한계에 도전하는 모습이야말로 세상을 진보시킨다. 이처럼 시대적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페이스의 존재는 여권이 바닥을 치던 시대적 배경 속에서 유일하게 깨어 한 없이 빛난다.

 

또 하나 소설 속에서 두드러진 주제는 거짓의 힘이다. ‘거짓말을 먹는 나무라는 판타지적 존재 자체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어느 누구도 도달할 수 없는 진실에도 다다르게 해주는 힘이 있다. 하지만, 이런 진실은 거짓을 담보로 한다. 그리고 거짓은 처음 시작에 머물지 않는다. 페이스가 내던진 작은 거짓은 그 자체가 힘이 있어 점점 커지기만 한다. 사람을 거칠수록 거짓 자체가 생명력을 갖고 성장한다.

 

이는 어쩐지 요즘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댓글부대의 모습을 떠올려보게 한다. 수많은 이들을 써서 키보드를 치게 했던 그 이면에는 바로 이런 거짓의 힘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이런 거짓은 자체적으로 생명력을 가져 스스로 성장한다. 국가의 운명을 나락으로 몰아넣는 줄도 모르고 말이다. 아무튼 소설은 어쩔 수 없이 이런 거짓의 악마적 힘에 대해 경계하게 한다.

 

, 긴 사족들은 다 집어 치우고, 소설은 재미있다. 미스터리란 장르와 판타지란 장르의 결합이니만큼 그 시너지 효과는 보장된다. 한편 판타지라고 해서 가볍진 않다. 오히려 소설은 상당히 무거운 느낌이다. 소설은 무거우면서도 또한 흥미로움을 잃지 않는다. 단지, 아버지가 죽음으로 본격적인 미스터리에 돌입하게 되는 것이 상당히 늦다. 200페이지가 지나서야 이런 일들이 벌어진다. 이런 부분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몰입할 분량은 충분하다. 소설은 500페이지를 가볍게 뛰어넘는 분량이니 말이다. 게다가 앞부분 역시 따분하다 말할 순 없다.

 

결코 가볍지 않으면서도 흥미를 잃지 않고 소설에 몰입하게 되는 소설, 거짓말을 먹는 나무, 이런 나무가 있다면 진실을 알기 위해 엄청난 거짓을 속삭이게 될까? 아마 누구든 진실을 알고자 하는 욕망 앞에 무릎 꿇어 기꺼이 거짓의 생산자가 되지 않을까?

 

아이러니하지만, ‘거짓말을 먹는 나무를 발견하지 않는 한 거짓이 힘을 잃고 진실과 정의만이 이 땅 위에 가득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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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더하기 스콜라 어린이문고 27
최형미 지음, 한지선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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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는 5년 전 아빠를 잃고 엄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엄마는 아빠를 잃은 슬픔을 쉽게 떨쳐내지 못하다 간신히 그 슬픔을 딛고 지금은 행복을 꿰매는 집이란 바느질 가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방학이면 수강생들도 제법 많이 모이는 바느질 가게랍니다.

 

그런 예나 가정에 변화가 찾아옵니다. 새로 전학 온 고효동이란 아이의 아빠와 예나의 엄마가 서로 좋아하게 된 겁니다. 고효동이란 아이도 아빠랑 단 둘이 살고 있답니다. 효동이 엄마는 프랑스 사람인데, 효동을 낳고 프랑스로 떠나버렸다고 합니다. 효동은 엄마를 닮아 금발머리에 서양인과 같은 모습, 게다가 만화를 찢고 나온 것 같은 멋진 모습의 아이이지만, 예나는 효동의 아빠와 자신의 엄마가 서로 좋아하게 된 상황이 너무나 싫기만 합니다.

 

마음이 너무 복잡하다. 뒤죽박죽이다.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나는 그저 엄마랑 지금처럼 살고 싶다. 엄마가 누군가의 아내가 되고, 또 다른 아이에게 엄마라고 불리는 게 싫다. 내 마음을 나도 모르겠다. 엄마가 행복하기를 그렇게 바랐는데,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로 인해 행복해지는 것은 너무 싫다.(78)

    

이처럼 동화는 엄마에게 시작된 사랑을 바라보는 딸아이의 시선을 잘 보여줍니다. 엄마가 행복하길 원하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인해 행복해지는 것은 싫은 이중적 마음. 내 엄마를 다른 아이와 공유하고 싶지 않은 마음. 새롭게 엮이게 될 새로운 가족에 대한 두려움 등 그러한 상황 속의 아이가 충분히 가질 법한 마음들을 동화는 잘 표현해 줍니다.

 

이제 우리 사회는 예나와 효동과 같은 가정이 많아졌습니다. 이런 가정이 서로 만나 새로운 가정을 이루게 될 기회 역시 많아졌고요. 이렇게 새롭게 이룬 가정은 그럼 문제가 있는 가정일까요?

 

아닙니다. 동화는 예나의 엄마가 운영하는 가게, ‘행복을 꿰매는 집을 통해, 이러한 가정 역시 행복을 꿰매게 될 것임을 암시합니다.

  

  

한때는 내 행복이 너덜너덜해졌다고 느낀 나머지 모든 게 속상하고 힘들기만 했다. 그런데 효동이 말처럼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이다. 너덜너덜해진 행복은 꿰매면 된다. 그뿐이다.(131)

 

우리 네 사람은 모두 아픈 일을 겪었다. 하지만 이제 걱정 없다. 모두 힘을 합해 행복을 단단히 꿰매면 되니까. 우리가 함께 살 곳은 행복을 단단히 꿰맨 집일 테니까!(135)

 

물론, 이렇게 꿰매는 것이 쉽진 않을 겁니다. 다양한 천이 합해져서 예쁜 천을 만들게 되겠지만, 서로 다른 성질의 천들이 서로를 잡아당겨 어그러지고 찢어질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마저 모두 단단히 꿰매게 된다면, 결국에는 행복을 꿰맨 집이 될 수 있겠죠. 이런 동화를 통해, 혹 예나나 효동과 같은 상황에 놓인 아이들이 있다면 희망을 품을 수 있길 바랍니다. 지금의 슬픔을 지나 행복을 꿰매게 될 그날이 약속되어져 있음을 생각하며 말입니다.

 

최형미 작가의 신작 동화 가족 더하기처럼, 우리네 모든 가정에 행복이 한 땀 한 땀 꿰매어지길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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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품은 소년 - 장영실과 이천의 과학 이야기 토토 역사 속의 만남
윤자명 지음, 허구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토토북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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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자명 작가의 신작동화 하늘을 품은 소년은 조선시대 위대한 과학자였던 장영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천한 관노신분이었던 소년 장영실이 어떻게 그의 재주를 인정받게 되고, 더 나아가 나라를 위해 얼마나 큰일들을 해내게 되는 지를 잘 보여주는 역사동화입니다.

 

동화는 처한 환경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감으로 결국 그 꿈을 이룬 장영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 어린이들에게 많은 도전을 받게 합니다. 아울러 재미난 동화 스토리를 통해 장영실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레 알게 해주고요.

    

힘든 가운데 공부를 주저하는 소년 장영실에게 동화 속 등장인물인 초은스님이 건네는 말이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글을 알아야 더 많은 세상 이치를 깨칠 수 있느니라. 공부를 해 보지 않겠느냐? 아니지. 저녁마다 나한테 오너라. 내가 글을 가르쳐 주마.”

저는 동래현에 매인 몸인걸요. 글공부하는 대가를 치를 형편도 아니고요.”

몸만 관아에 매였지, 마음이 매인 건 아니지 않느냐? 대가는 적적한 나와 말동무를 해 주는 걸로 충분하단다.”(13)

 

몸이 매인 것이지, 마음이 매인 건 아니지 않느냐는 물음이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그렇습니다. 우린 상황 탓을 참 많이 합니다. 물론, 상황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아무리 애써도 돌파구가 없는 그런 꽉 막힌 상황을 만들어 놓는 사회구조는 분명 큰 문제가 있습니다. 구조적 악이라 불릴 정도로 말입니다. 그럼에도 또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는 상황 탓보다는 마음만은 매이지 않고 훨훨 날 수 있다면, 그럼으로 따기 힘든 별을 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장영실은 자신의 노력으로 하늘의 별을 딴 위대한 인물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아무래도 우리 아이들이 동화를 통해 이런 도전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동화에서는 또한 장영실을 돕는 이들이 등장합니다. 누구보다 이천 대감은 일찍이 장영실의 재능을 눈여겨보고 장영실을 끌어줍니다. 이런 이천 대감과 장영실이 쌓아가는 신뢰와 우정, 사제의 감정 등 역시 동화를 읽는 가운데 마음 따스하게 하고 뭉클하게 하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오늘 우리 주변에 이처럼 날 돕는 이들이 있음을 기억해봅니다. 아울러 나 역시 누군가에게 이런 돕는 손길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윤자명 작가의 하늘을 품은 소년은 하늘을 마음에 품고, 결국엔 혼천의를 만들어 냈던, 그 외에도 수많은 과학발명품들을 만들어 냈던 장영실에 대한 동화를 통해, 역사 속의 위대한 인물을 만나게 해주는 좋은 역사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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