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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ㅣ 시공 청소년 문학
최이랑 지음 / 시공사 / 2017년 8월
평점 :
최은영 작가의 신작 청소년소설 『1분』은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이다. 아울러 세월호 사건이 오버랩 될 수밖에 없는 소설이다.
여고 1학년인 유수, 서연, 보미, 소혜 네 친구들은 절친이다. 이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매개체는 써버 라는 아이돌 그룹. 아이들은 어느 날 써버의 공연이 있음을 알고 공연을 보러 간다. 집안 일로 인해 소혜만 빠진 채. 이렇게 자신들이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공연을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간 아이들은 공연을 즐기지 못한다. 공연이 시작하기 전, 건물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이미 전조증상이 있었음에도 제대로 조치하지 못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음으로 내몰리게 된 것이다. 특히, 써버 공연을 보러온 수많은 아이들, 꽃다운 학생들이 이 사고로 스러진다.
유수는 불행 중 다행으로 화장실을 찾아 나섰다가 건물이 무너지며 발생한 강력한 바람에 의해 건물 밖으로 튕겨져 나가 목숨을 건졌으며, 보미 역시 커다란 스피커가 만들어준 공간으로 인해 목숨을 건졌다. 보미의 다리는 정상으로 되돌릴 수 없었지만 말이다. 안타깝게 서연은 그 자리에서 숨지고 만다.
이렇게 엄청난 사고가 휩쓸고 간 후, 남은 자들의 또 다른 고통과 눈물, 절절한 사연이 시작된다. 자신만 살아남았다는 자책감이 유수를 괴롭히고, 이런 딸을 바라보는 부모들의 애끓는 아픔이 시작된다. 또한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된 딸을 바라보는 엄마의 분노. 사고로 딸을 잃은 가정의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투쟁을 소설은 보여준다.
아울러, 이런 엄청난 사고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사회의 부조리. 진상규명에는 관심조차 갖지 않는 자들의 모습. 억울함에 사무쳐 부르짖는 피해자 가족의 외침에 귀와 입을 닫아버린 언론. 보상금 때문이라고 보상금에 초점을 맞춰 피해자 가족들을 다시 한 번 죽이는 불특정 다수 군중들의 모습 들을 소설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소설을 읽으며 많이 아팠다. 눈물도 흘리고. 아무래도 세월호 사건이 떠올라 더욱 그랬다. 살아남아 다행이다 싶었던 아이들, 하지만, 그들 역시 견딜 수 없는 힘겨움과 눈물의 남겨짐이었음을. 그런 아이들이 지금도 힘겨워 할 것을 생각할 때, 마음이 참 많이 아렸다. 친구는 저 깊은 곳에 갇혀 올라오지 못했는데, 나만 살아남아 눈이 시리도록 예쁜 날씨들을 누리고 있다는 자책, 슬픔 뒤에도 여전히 일상을 영위하고 있다는 자책에 어쩌면 지금도 많은 아이들이 힘겨워하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움에 먹먹했다.
하지만, 살아남은 이들의 잘못이 아님을 기억하면 좋겠다.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행복하게 그리고 아파하지 말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 어쩌면 곁을 떠난 친구들을 위하는 것임을 생각하면 좋겠다.
소설 속 아이들이 공연을 보러간 것이 죄가 될 순 없다. 오히려 감당하지 못하면서도 탐욕으로 탑을 쌓은 어른들의 잘못이며, 진상규명조차 제대로 해내지 못한 사회가 잘못이다. 물론 여전히 진실에 대해 침묵하며, 감추고, 왜곡하고, 묻으려 하는 이들이 있으며, 이들을 용인하는 세상이 잘못일 것이다.
최은영 작가의 청소년소설 『1분』을 통해, 무너지고 침몰한 세상에서 남아 아파하고 힘겨워하는 모든 이들의 아픔이 어루만져지길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