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하자! 푸른도서관 79
진희 지음 / 푸른책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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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책들에서 출간되고 있는 <푸른도서관 시리즈>푸른 세대인 청소년을 위한 문학 시리즈입니다. 79번째 작품은 진희 작가의 데이트하자!란 제목의 단편소설집입니다. 진희 작가는 동화 작가로 등단하여, 2015년 제13회 푸른문학상에 단편청소년소설 사과를 주세요가 당선되며 청소년소설도 쓰기 시작했다 합니다. 이번 단편집엔 5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그 첫 번째 단편이 수상작인 사과를 주세요입니다.

 

다섯 편의 단편들은 모두 별개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만, 모두가 하나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각 단편은 모두 라는 일인칭시점으로 풀어나가고 있는데, 는 각 단편마다 다릅니다. 사과를 주세요!에서는 자신의 주관이 뚜렷한 한의지를 좋아하는 공태오가 입니다. 데이트하자!에서는 공태오의 여동생 공나래가 로 등장하여 나수현을 짝사랑합니다. 삐딱이를 만났어에서는 서이유가 로 나오는데, 이유는 공태오, 나래와는 이종사촌 간으로 공나래가 짝사랑하고 나중에 사귀게 되는 수현과 같은 반입니다. 가출기록부에서는 서유리의 쌍둥이 남동생인 서해밀이 로 등장합니다. 마지막 짝사랑만세데이트하자!에서의 가 짝사랑하던 나수현의 형인 재현입니다. 재현은 태오와 친구이면서 의지를 짝사랑합니다.

 

이렇게 다섯 편의 단편들은 등장인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서로 이어져 있습니다. 아울러 내용도 조금씩 겹치는 부분도 있어, 별개의 단편이면서도 별개가 아닌, 마치 연작소설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두 편의 단편이 세월호 참사와 연관된 내용을 품고 있습니다. 첫 번째, 사과를 주세요는 어느덧 낡아버린 노란 리본을 달고 다니는 의지를 비웃은 교사에게 사과를 받아내려는 의지의 멋진 모습과 이런 의지를 바라보는 의 풋풋한 사랑의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그 의미가 깊이 다가오는 좋은 단편입니다. 또 하나의 세월호 참사를 모티브로 한 가출기록부는 조금은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당연히 우린 기억해야 마땅하며, 막막하고 먹먹하던 기다림의 순간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왠지 서해밀의 가출이유가 조금은 억지스럽다는 생각입니다. 왠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작가로서 채무감을 느끼는 감정이, 그 마음의 짐이 해밀에게 투영되면서 조금은 억지스럽게 느껴진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치만 다섯 편의 단편들을 읽으며, 참 행복했습니다. 물론 소설은 청소년들의 불안을 말하기도하고, 청소년들의 고민과 방황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그런 내용들마저 행복했습니다. 좋은 글을 만나는 행복 말입니다.

 

다섯 편의 단편을 읽으며 드는 생각은 우리 청소년들, ‘푸른 세대들은 한편으로는 마음속에 폭탄을 안고 있는 듯 불안감에 힘겨워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꿈꾸는 설렘이 가득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사랑의 꽃향기 그 떨림도 가득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바라기는 우리 푸른 세대들이 그 이름 그대로 생명력 가득한 푸른 시간들을 보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입시의 무게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다양한 아픔의 상황들로 시들어가는 시간이 아닌, 꿈을 품고 키워나가는 더욱 생명력 푸른 시간들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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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나루의 날씨장수 좋은꿈어린이 12
이붕 지음, 장명희 그림 / 좋은꿈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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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일기예보방송이 없던 조선시대에는 어떻게 날씨를 알 수 있었을까요? 물론, 각자의 경험을 통해 미리 날씨를 알아차릴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조선시대에 날씨장수가 있었대요. 이붕작가의 장편동화 마포나루의 날씨장수는 바로 그 날씨장수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김필수라는 아이랍니다. 필수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표현하면 흙수저랍니다. 가난한 집 아이랍니다. 동화 속에서 필수가 다른 친구들을 바라보며 이렇게 생각한답니다.

 

부모님 가게를 물려받을 그 아이들을 이길 방법은 영원히 없을 것만 같았다.(42)

 

그런데, 필수가 다른 아이들을 이길 방법을 찾게 됩니다. 그건 날씨에 대해 관찰하고 연구함으로 미리 날씨를 예견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물론, 이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필수는 그 길을 갑니다. 주변의 모든 것을 관찰하며, 날씨에 대해 연구합니다. 모든 것을 날씨 일기에 기록해가며 말입니다.

    

사실, 흙수저가 금수저를 이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점점 사회는 흙수저가 금수저를 이기는 건 불가능한 현실이 되어져만 갑니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은 이제는 그저 속담 책에서나 볼 수 있는 말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불가능한 것만은 여전히 아닙니다. 물론, 남들보다 한참 뒤에서 출발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따라잡을 수 없는 것만은 아닙니다. 동화는 필수가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통해, 오늘 우리에게 이런 점을 들려줍니다.

   

 

주변 동물들의 모습이나, 기후변화, 주변 사람들의 신체 변화 등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며, 날씨에 대해 연구해가는 필수의 모습은 왠지 가슴을 뛰게 만들기도 합니다. 물론, 동화 속 필수에게도 위기의 순간, 좌절하고 싶은 순간도 찾아옵니다. 그럼에도 다시 일어서 날씨에 대해 전문가가 되어가는 모습이 참 멋집니다. 누구도 하지 않는 일이지만,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며, 자신의 꿈을 이루어가는 모습은 이 동화를 읽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큰 도전이 되리라 여겨집니다.

 

동화 뒤편에는 날씨에 대한 기본적 내용들을 싣고 있고, 날씨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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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깎는 소년 파란자전거 역사동화 5
장은영 지음, 박지윤 그림 / 파란자전거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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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500여 년 전 조선시대에도 책을 찍어내서 만들었다고 해요. 왠지 당시에는 필사하여 책을 엮었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책을 찍어내서 사람들에게 판매했다고 하니 신기했답니다. 그 이야기를 장은영 작가의 신작 장편동화 책 깎는 소년을 통해 만나게 되었답니다.

 

이야기를 새긴 목각판을 종이에 찍어 책으로 만들어 판매했던 이야기를 동화는 들려줍니다. 이런 책들 가운데 전주에서 만들던 목각판을 완판본이라고 부른대요. 전주의 완판본 가운데 서계서포에서 만든 <열녀춘향수절가>는 스토리와 소리를 함께 담아낸 조선의 대표적 베스트셀러였대요. 요즘으로 말하면, 베스트셀러 책을 출간한 출판사인 셈이죠.

 

동화는 바로 그 완판본을 만든 소년의 꿈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어요. 봉운이란 아이 이야기랍니다. 봉운에게 가난은 너무나도 익숙하답니다. 흔히 자녀가 부모의 골칫거리인 경우는 많지만, 봉운의 집은 아빠가 아들의 골칫거리랍니다. 노름을 좋아하고, 힘들게 저축한 돈을 귀신처럼 찾아 내빼는, 가정은 나 몰라라 하는 아빠. 여기에 아픈 엄마와 어린 여동생. 봉운의 가정은 시들어가기만 갑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지긋지긋한 가난이지만, 그 가운데서 봉운은 한 가닥 꿈을 품게 됩니다. 바로 각수가 되는 꿈을 말입니다. 책방에 일자리를 얻게 되고, 일을 하는 가운데 각수가 되어 목각판을 새기는 날을 꿈꾸는 봉운. 하지만 꿈을 이루는 길은 멀기만 합니다. 과연 여러 갈등과 위기의 순간을 통과하여 자신의 꿈을 이루어낼 수 있을까요?

   

 

500여 년 전 책을 만드는 이야기라는 소재가 흥미로웠답니다. 당시에도 책을 만드는 이들, 그 책을 손꼽아 기다리던 독자들이 있었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이야기의 장소가 전주라는 점도 개인적으론 반가웠답니다. 지금의 남부시장 근처가 동화의 실제 배경이라는데, 저 역시 전주에서 10년가량을 살았답니다. 남부시장과 멀지 않은 곳에서 말입니다. 우리 부부의 예쁜 딸이 태어난 곳이 바로 동화의 배경이 되는 장소와는 전주천을 사이에 둔 가까운 곳이기 때문에 더욱 그랬답니다.

 

딸아이도 자신이 태어나 아기 때 살던 곳과 동화 속 장소가 바로 옆이라는 말에 신기해하며 동화에 애착을 느끼더라고요.

  

  

동화를 읽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같은 일을 해도 어떤 마음, 어떤 목적을 품고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일이 된다는 것을 말이에요. 동화 속 주인공 봉운과 또래아이 장호는 모두 서계서포에서 일하던 아이들로 둘 다 책을 깎는 소년이 되길 꿈꾸거든요. 하지만, 둘의 꿈은 같은 꿈이면서, 전혀 다른 꿈이랍니다. 장호에게 책판은 돈을 벌어주는 도구에 불과합니다. 반면 주인공 봉운에게는 독자가 좋아하고 가슴 속에 오랫동안 품게 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책판입니다. 그러니 봉운이 책판을 깎아나가는 순간은 독자들이 행복해할 행복을 깎는 순간이 아닐까 싶어요. 책을 통해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고, 그 가슴에 오래 남을 이야기를 깎아내려는 봉운의 모습, 그런 모습으로 만들고 깎아낸 책이기에 당시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아울러 과연 오늘 나는 어떤 자세로 내가 하는 일 앞에 서 있는지를 돌아보기도 했고요.

 

또한 동화는 가난하지만 그 가난에 함몰되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일으켜 세워나가는 아이의 이야기이기에 오늘을 살아가는 어린이 독자들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힘을 갖고 있다 생각했답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봉운처럼 단단하게 성장하면 좋겠다는 바람, 봉운처럼 자신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꿈을 가슴 한 자락에 품고, 그 꿈을 한 조각 한 조각 정성껏 새겨나가는 인생이 되길 말입니다.

 

아무래도 봄방학 때 전주를 한 번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 나무판에 꿈을 새기던 봉운을 만나기 위해, 그리고 우리 딸아이도 그런 나무판 하나 가슴에 품길 바라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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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렌의 참회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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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을 두 번째로 만났다. 지난번엔 법의학 시리즈인 히포크라테스 우울을 재미나게 읽었기에 이번 책 역시 기대감을 품고 책장을 펼쳤다. 결론은 이번 책이 더 좋다(물론 이는 극히 주관적 판단이겠다.).

 

2010년에 첫 작품 안녕, 드뷔시<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수상하며 작가의 길을 걷게 된 나카야마 시치리는 지난 7년간 32편의 책을 썼다고 한다. ~ 정말 왕성한 창작활동에 놀라게 된다. 이번 책 세이렌의 참회의 경우 책의 전체 작품상을 생각하고 만든 시간이 딱 이틀이라는 말에 또 한 번 놀랐다.

 

소설의 주인공 다카미는 tv 방송국 보도국 사회부 기자다. 일본 내에서 제법 잘 나가는 프로그램의 기자인 다카미. 하지만, 프로그램이 행한 3차례의 오보와 문제성 있는 보도로 인해, 특종을 터뜨려 실수를 만회하고 프로그램을 다시 살려내야만 하는 시점에 있다. 그런 그들 앞에 하나의 사건이 터진다. 평범한 가정의 고등학생 딸이 유괴된 것. 이로 인해 보도협정에 의해 기자들은 이 사건을 아직 기사화 할 수 없다. 하지만, 주인공 다카미는 그녀의 사수인 선배 사토야와 함께 사건을 좇게 된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사건의 현장을 좇기보다는 수사관인 겐지를 좇는다. 수사관 에이스인 겐지가 가는 곳을 좇으면, 사건의 진실을 만나게 될 것이라 생각하며, 드디어 둘은 유괴되었던 소녀가 살해당한 현장을 목격하게 되고, 사건의 범인들에 대해서도 꼬리를 잡게 된다.

 

결국 어느 정도 확실한 증거를 잡은 그들은 살인범들에 대한 기사를 방송에 내보내기에 이른다. 어느 기자들도 접근하지 못한 범인들에 대해 방송함으로 완전 특종을 터뜨린 두 기자. 그들은 자신들 팀이 행한 이전의 실수들을 만회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정말 만회한 걸까?

 

소설은 사회파 미스터리다. 특히, 언론의 민낯을 소설은 드러낸다. 특종을 좇아가며, 시청자의 알권리를 주장하며서 그들이 휘두르는 또 하나의 폭력. 권력의 부끄러운 민낯을 고발한다 하면서 스스로 권력이 되어가는 언론. 자신들의 실수, 오보에 대해선 철저하게 침묵하는 언론의 입. 그 안에서 함께 굴러가던 한 기자의 고민과 고백이 바로 세이렌의 참회.

 

또 한편으로 소설은 여러 사회적 문제점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학교폭력, 학교폭력 앞에 대응하는 학생들과 학교의 모습, sns를 통해 이루어지는 또 하나의 관계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을 말이다. 또한 살인의 동기가 알고 보면 극히 사소한 것에서 시작할 수 있음을, 작은 일로 인한 감정의 손상이 살인에 이르기도 함을 말하기도 한다. 살인의 원인은 바로 이 작은 감정 손상에 있다. 손상된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분노조절 장애에 말이다.

 

그러나 소설이 말하는 살인의 진짜 원인은 가정의 붕괴다. 어느 곳에서도 진정한 위로를 얻지 못하고, 기댈 곳이 없다 할지라도 가정만은 최후의 보루가 되어 기댈 곳이 되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한 가정의 모습. 매일매일 가슴 속에 폭탄을 안고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용기 내어 손을 내밀어 보지만, 정작 부모들은 자신들 삶의 무게에 지쳐 자녀의 고민을 보지 못하고 대응하지 못한다. 이런 깨어진 가정의 모습이 끔찍한 범죄 이면에 도사리고 있음을 작가는 말한다.

 

소설을 읽으며, 아무리 사회파 미스터리이지만, 이렇게 흘러도 싶을까 할 정도로 사건에 대한 추리나 전개가 소원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필요 없는 노파심에 불과하다. 소설은 언론을 비롯한 여러 사회적 문제에 주력하면서도 미스터리 내지 추리소설로서의 본분(?)을 끝까지 잊지 않는다. 세이렌의 참회는 작가 나카야마 시치리의 매력을 물씬 느끼게 해준 소설이다. 아무래도 가까운 시일 내에 이 작가의 다른 책들을 모두 찾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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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첸 징검다리 동화 23
전경남 지음, 나오미양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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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아이들에서 출간된 전경남 작가의 신작동화 외계인 첸을 만났습니다.

 

동화 속 주인공 수호는 아역배우랍니다. 제법 잘 나가는 아역배우이지만, 불안 불안한 상태이기도 하죠. 그런 수호는 속에 불이 납니다. 생각처럼 연기가 잘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자꾸만 몰아붙이는 부모님으로 인해 더욱 그렇습니다. 수호는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하게 학교에 가고, 친구들과 함께 축구도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수호에게는 너무나도 먼 특별한 일입니다.

    

이렇게 속에서 불이 나는 수호는 그저 아무 번호나 눌러 문자를 보냅니다. “불이야 불, 내 속에 불났다. 어서 불 끄러 와 줘. 부탁이야. 제발!”이라는 문자. 010으로 시작되지도 않는 엉터리 번호로 보낸 문자. 그런데, 이 문자를 누군가 받고 수호를 찾아옵니다. 바로 케플러 아몰라이란 별의 외계인 첸입니다. 조금은 괴상하게 생긴 외모의 외계인 첸. 첸은 수호의 친구가 됩니다.

 

아니, 친구가 되면 좋겠지만, 첸은 이제 수호 부모님에 의해 꼼짝달싹하지 못하고, 수호 대역을 하게 됩니다. 방송국에서 수호보다 첸을 더욱 좋아하거든요. 갑자기 스타가 된 첸. 하지만, 첸은 점점 생기를 잃어만 갑니다. 수호의 마음속 불을 꺼주기 위해 온 첸은 과연 자기 안에 타올라 힘겹게 하는 불을 끌 수 있을까요?

   

 

동화는 외계인이란 특별한 존재를 통해, 그리고 연예인이라는 특별한 아이를 통해, 진짜 특별한 것, 진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우린 연예인들의 화려한 모습들을 보며 선망의 대상으로 삼기도 합니다. 어린이들에게 아이돌이란 존재는 분명 특별한 존재임에 분명합니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화려한 부분만 있는 걸까요? 모든 삶의 자리는 보이는 것 외의 어두운 부분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화려하기만 한 연예인들의 삶 역시 마찬가지고요. 동화는 친구들이 부러워하고 동경하는 아역배우 수호에겐 남들이 알지 못할 힘겨움, 고민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수호는 다른 친구들처럼 학교에 다니고 싶습니다. 다른 친구들에겐 지루하기만 할 일상의 소소한 것들이 수호에겐 너무나도 소중한 특별한 일이 됩니다. 친구들과 함께 축구하는 일, 친구들과 함께 조별활동을 하는 일, 학교에서 함께 급식을 먹고 웃고 떠드는 일, 어느 것 하나 특별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우리 일상의 삶이야말로 나에겐 특별한 순간들입니다. 그 특별한 순간들을 너무나도 쉽게 흘려버리고 있진 않은가 하는 반성을 해보게 됩니다. 일상의 평범한 매 순간이 나에겐 특별한 시간임을 기억해봅니다.

    

사실 수호가 겪는 힘겨움의 가장 큰 부분은 아역배우 활동 자체가 아닐지 모릅니다. 수호를 힘들게 하는 건 바로 수호 부모의 모습입니다. 자식을 통해, 자신들의 꿈, 자신들의 욕망을 채우려는 모습 말입니다. 이들에게 자식은 사랑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는, 자신들의 욕망을 채워줄 도구에 불과합니다. 나중엔 그 자리를 외계인 첸이 채우고 말입니다.

 

동화 속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엄마는 돈, 돈 하면서 돈 사람처럼 웃었어요. 실실실 흐흐흐 크크크.(50)

 

어쩜, 오늘 우리 부모들 역시 돈 사람처럼 자식을 대하고 있진 않은지 돌아보게 됩니다. 동화를 통해, 혹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처럼 진화해야 할 불이 타오르며 힘들게 하는 건 없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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