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들 셋의 힘 4 : 일식 전사들 3부 셋의 힘 4
에린 헌터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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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여울부족을 돕기 위해 먼 길을 떠났던 전사들(이들은 2부에서 먼 여행을 떠났던 네 종족의 고양이들, 그리고 3부의 주인공인 훈련병 라이언포, 제이포, 홀리포 등입니다.)은 이제 물여울부족에서의 임무를 잘 완수하게 됩니다. 이런 상태에서 전사들 3부 셋의 힘4권이 시작됩니다. 이번 제목은 일식입니다.

 

이제 자신들이 예언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세 훈련병 남매들, 이들의 능력은 너무나도 뛰어나 별족의 능력을 뛰어넘게 된다고 합니다. 심지어 이들로 인해 네 종족의 시대는 막을 내린다고 합니다. 과연 이들 앞에는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요?

 

너희는 해를 가리는 그림자와 같다. 언젠가 너희가 하늘의 별을 가리는 날이 오면 고양이들은 별족 대신 너희를 우러러보게 될 것이다.”(400)

 

의문의 떠돌이 고양이 솔이 셋에게 들려준 예언입니다. 떠돌이 고양이 솔은 일식이 일어날 것을 예언했던 고양이입니다. 아무도 그 말을 믿지 않았지만, 그의 경고처럼 해가 사라지고 어둠이 사방을 휘감게 되는 일을 겪은 고양이 전사들, 특히 주인공 셋은 일식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 자신들에게 경고해줬던 떠돌이 고양이 솔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과연 솔은 이들 셋에게 답을 줄 수 있을까요?

 

아울러 솔의 예언처럼 이들 셋이 별족의 자리를 대신하게 되는 걸까요? 이들에게 주어진 능력은 과연 정확히 무엇이며 어떻게 발전되며 사용되어질 수 있을까요? 이들에게 주어진 힘을 이들은 과연 바르게 사용할 수 있을까요?

 

이번 이야기에서 주된 주제 가운데 하나는 세 훈련병들이 느끼는 외로움입니다. 자신들에게 특별한 능력이 주어졌음을 알게 되었지만, 그 능력을 마음껏 밝힐 수도 없고 자신들만이 감당해야만 하는 외로움을 보여줍니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자들만이 갖게 되는 외로움이 셋을 힘겹게 합니다.

 

또한 네 종족의 균형이 깨지기 시작합니다. 바람족과 강족이 동맹하여 천둥족을 습격하게 됩니다. 이런 전투로 인한 위기도 위기이지만, 더 큰 위기는 이런 위기 앞에서 천둥족을 도왔던 그림자족이 전사의 규약”, “별족에 대한 믿음을 버리게 됩니다. 더 이상 종족 모임에도 나오지 않겠다는 겁니다.

 

이런 균열을 통해 고민하게 됩니다. “전사의 규약”, “별족에 대한 믿음”, 네 종족의 균형, 과연 이것들은 과연 계속하여 지켜져야만 하는 가치인가 하는 점을 말입니다. 아님 새로운 가치가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일까요? 바로 이런 변화의 중심에 셋이 서 있습니다. 과연 셋은 어떤 운명을 향해 걸어가게 될까요? 셋의 앞으로의 행보가 어떠할지 궁금함을 담고 다음 편을 기다려봅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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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션 제로 철도 네트워크 제국 3
필립 리브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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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과 행성 간에 기차를 통해 순간이동하게 된다는 설정의 SF소설 철도 네트워크 제국3권이 제법 오랜 시간의 기다림 끝에 가람어린이에서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2권이 출간된 것이 2018년이니, 제법 오랜만에 출간되었네요. 그래서 3권인 스테이션 제로를 읽으면서 걱정했던 것은 1,2권의 내용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는 점이었답니다. 그런데, 책장을 펼치니 그런 걱정은 괜한 기우였음을 알게 됩니다. ‘레일헤드이자 좀도둑이었던 젠이 등장하면서 전편들의 내용이 어렴풋 생각나기 시작합니다. 구체적 내용은 잊혔을지라도 그 세계관이 기억나니 3권을 읽는 데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습니다. 게다가 1,2권을 읽고 3권을 읽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꼭 전편들을 안 읽은 독자라 할지라도 3권을 읽는데, 큰 문제는 없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좀도둑이자 도망자의 신세였던 젠은 이제는 제국에서 어엿한 상류층 유명인사가 되어 안락하고 부유한 삶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젠은 이런 안정된 생활보다는 모험을 그리워합니다. 그런 젠에게 어느 날 이상한 메시지 하나가 전달됩니다. 메시지가 젠에게 전달됨과 함께 그런 메시지가 전달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삭제되어 버린 의문의 메시지. 그 메시지는 다름 아닌 젠의 연인이자 로봇인 노바에게서 온 메시지입니다. 노바가 우주 어딘가에 살아 있었던 겁니다.

 

이렇게 젠은 또 다시 모험의 길을 떠나게 됩니다. 이렇게 모험을 나서게 되는 장면이 또 다시 신나는 모험을 기대하게 하며 독자의 마음을 들썩이게 만듭니다.

 

우여곡절 끝에 노바를 만난 젠, 노바는 젠에게 레일창조자의 데이터를 찾길 요구합니다. 레일창조자는 가디언들에 의해 파괴되면서 자신의 백업복제본을 어딘가로 전송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백업자료는 아주 오랜 세월이 흘러 우연히 한 인간의 몸에 다운로드 되었다는 거죠. 그 사람이 바로 레이븐이라는 겁니다. , 레이븐이 곧 레일창조자라는 것이 바로 노바의 주장입니다. 노바는 젠과 함께 레이븐의 인격 복제본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그 데이터를 찾아 철도 네트워크 제국의 모든 것이 시작된 스테이션 제로, 그 중에서도 지구라트에 도려주려 하는 겁니다. 과연 레이븐은 노바의 주장처럼 레일창조자가 맞을까요? 젠은 이 일을 무사히 잘 마치게 될까요?

 

철도 네트워크 제국의 대장정이 이렇게 3권으로 마치게 됩니다. 그 끝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 주인공 젠은 어떤 모습으로 끝을 맺을까요? 이번 이야기에서는 젠의 모험도 신나지만, 트레노디의 각성도 재미납니다. 눈 가문의 왕이지만, 자신의 뜻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존재, 그런 트레노디는 젠의 도망을 통해, 그리고 젠과 함께 얽히면서 각성하게 되고, 진정한 황제로 거듭납니다. 그것도 철도 네트워크 제국전체의 황제로 말입니다. 그런 과정 역시 통쾌하고 흥미진진 신납니다.

 

소설 속에서는 두 개의 사상이 대립합니다. 하나는 끊임없이 변화를 요구하는 진보적 사상과 안정을 원하는 보수적 사상입니다. 진보적 사상은 레일창조자가, 보수적 사상은 철도제국의 신처럼 군림하는 가디언들이 그 대표격입니다. 그런데, 이 가디언들의 논리는 참 허무맹랑하고 이율배반적입니다. 변화와 파괴로부터 세상을 지켜내고 안정을 찾기 위해 레일창조자를 파괴하는 그 모습이 말입니다.

 

소설 속엔 인공지능, 빅 데이터 등이 소설의 밑바닥에 깔려있습니다. 그런데, 복제된 인격은 진짜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젠은 드디어 사랑하는 연인이자 로봇인 노바를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노바는 자신의 복제품을 잔뜩 만들어 놨답니다. 도합 239명의 노바, 과연 이들은 진짜 노바인걸까요? 아님, 처음 젠과 함께 모험을 하고 상처 난 그 금속 몸을 입은 노바만이 진짜일까요?

 

참 재미난 SF 소설을 만난 기쁨을 간직하며 책장을 덮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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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와 폐허의 땅
조너선 메이버리 지음, 배지혜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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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재미난 좀비 소설을 만났습니다. 조너선 메이버리란 작가의 시체와 폐허의 땅이란 제목의 소설입니다. 작가는 브램 스토커 상을 5번이나 받은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합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V->의 원작 소설 작가라고 합니다.

 

소설은 이미 좀비가 세상을 뒤엎어버린 첫 번째 밤이후 15년이 지난 시점에서 진행됩니다. ‘첫 번째 밤이후 죽은 자들은 모두 좀비로 되살아(?) 납니다(물론 좀비에게 물린 자도 좀비로 되살아납니다. 그런데 소설은 좀비에게 물린 자만이 아니라 죽은 사람은 모두 좀비로 되살아난다는 설정입니다.). 그런 좀비들로부터 자신들을 지켜낸 이들이 만든 도시 마운틴사이드시에서 성장한 15살 베니는 이제 곧 직업을 선택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배급이 반으로 줄어들거든요. 그렇게 베니는 도시의 여러 직업들을 얻으려 하지만, 모두 적성에 맞지 않습니다. 그러다 결국 베니는 가업이기도 한(형 톰이 유명한 좀비 사냥꾼입니다.) ‘좀비 사냥꾼수습생이 되기로 합니다.

 

사실 베니는 형과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첫 번째 밤그 사건이 벌어졌을 때, (이복형)은 엄마를 구하지 않고 도망쳤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하지만 사실은 베니를 살려내기 위한 선택이었답니다.). 아무튼 사이가 좋지 않은 형제간은 법이 존재하지 않는 땅, 좀비들이 지배하는 땅인 시체들의 땅으로 들어가 좀비사냥꾼(물론 아직 수습생이지만)으로서의 첫 번째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그런 가운데 베니는 자신의 우상이었던 좀비 사냥꾼들인 찰리와 해머에 대해 어렴풋 자신의 이상이 틀릴 수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렇게 첫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베니는 새로 나온 좀비카드를 구입하다가 그 카드 가운데 한 장인 사라진 소녀카드로 인해 자신의 우상인 좀비 사냥꾼 찰리와 부딪히게 됩니다. 다행스럽게 형 톰의 등장으로 위기를 벗어나긴 하는데, 그런 베니와 톰의 집으로 좀비카드에 그림을 그린 화가가 좀비가 되어 공격해 오게 되는 사건을 겪게 됩니다. 이와 연달아 베니의 여자사람 친구인 닉스의 집이 누군가에게 공격당해 닉스의 엄마가 결국 죽게 되고 닉스는 누군가에게 납치됩니다. 그것도 시체들의 땅으로 말입니다.

 

베니는 그 범인이 바로 찰리와 해머 일당들임을 알게 되고 닉스를 구하기 위해 시체들의 땅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과연 그곳에서 어떤 일들이 형제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그런데, 도대체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카드에 불과한 좀비카드 속 사라진 소녀가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기에 이들 찰리와 해머는 살인까지 저지르는 걸까요?

 

좀비소설이니 마땅히 좀비와 인간 간의 대결이 소설 속엔 존재합니다. 하지만, 소설의 주된 대결구도는 좀비와 인간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장 큰 악당은 바로 인간들이랍니다. 도리어 좀비들 역시 살아있던 사람이었음이 소설 밑바닥에 깔려 있습니다. 사실, 좀비사냥꾼인 톰이 하는 일 역시 바로 이 정신으로 행하는 겁니다. 좀비로 변하여 영원히 좀비로 있어야만 하는 존재들, 그 존재를 안타깝게 여기는 가족의 의뢰로 인해 영원한 안식을 찾아주는 일이 바로 톰이 하는 일이었던 겁니다.

 

좀비 소설이니 마구 싸우고 죽이고 하겠지 생각됩니다. 맞습니다. 마구 싸우고 죽입니다(아니 이미 좀비는 죽은 존재인데, 파괴한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그러나 그냥 마구 싸우고 죽이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소설은 좀비들을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바로 누군가의 가족이었던 예전엔 사람이었던존재로 말입니다.

 

또한 형과 함께 한 집에 들어가 두 좀비를 해치우는 장면은 가슴을 적십니다. 좀비 소설이 이렇게 가슴을 울려도 되는 걸까요? 여기에 사랑, 그리고 형제간의 우애까지. 그러니 소설은 좀비 소설치고는(?) 가슴으로 읽게 되는 소설입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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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다 에프 그래픽 컬렉션
루이스 트론헤임 지음, 위베르 슈비야르 그림, 이지수 옮김 / F(에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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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혼자와 함께 여행을 계획하고 휴양지에 도착한 커플. 그런데, 그만 끔찍한 사고가 예고 없이 찾아온다. 커플은 바닷가를 거니는데, 갑자기 불어온 바람에 간판 철판이 날아오고. 이 철판에 의해 약혼자는 죽음을 맞게 된다.

 

즐겁고 행복해야 할 여행지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장례를 치르게 된 여인. 그러나 여인은 약혼자가 철저하게 준비한 계획에 따라 그 여행지에 그대로 머무르기로 한다. 약혼자가 예약한 공연을 보고, 예약한 숙소에 머물며, 예약한 식당에 가고, 약혼자의 계획을 하나하나 홀로 더듬어 간다.

 

푸른책들의 그래픽노블 임프린트 F에서 출간된 머물다란 작품의 줄거리다. 내용은 상당히 무겁다. 그리고 그 시작이 너무 강렬하다. 갑자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여인, 그럼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모습이 오히려 더욱 조마조마하다. 간당간당 버텨내는 것만 같은 느낌에. 한 순간 뻥하고 터져버리진 않을까 조마조마하기만 하다. 게다가 주변의 밝은 표정 속에서 홀로 무표정한 모습이 먹먹하기만 하다.

 

그런 여인에게 한 남자가 다가온다. 남녀 간의 사랑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니고, 인간 대 인간으로 다가온다. 남자에겐 아내가 있다. 심지어 남자 역시 학창 시절 사고로 남성의 심볼이 없다. 그럼에도 독자 입장에선 혹시 흑심을 품고? 생각하게 되지만, 아울러 작품 속 여인 역시 그런 의심을 품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다.

 

표현할 수 없을 슬픔 가운데 함몰될 수밖에 없는 여인에게 끼어든 낯선 타인, 그로 인해 여인은 일상을 되찾아간다. 그런 과정이 잔잔하면서도 묘한 매력을 품고 있는 작품이다. 잔잔한 가운데 여인의 표정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보면, 점점 무표정한 모습(슬픔을 안으로 삼킨 모습)에서 웃는 표정이 점점 많아진다. 결국 여인은 약혼자의 짐을 그곳에 놓고 떠난다. 이제 슬픔의 시간들은 뒤로 하고 주어진 삶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 추측케 한다.

 

우린 누구나 비극에 노출되어 있다. 그럼에도 그 비극이 나만은 피해갈 것이라 막연하게 믿고 살아가지만 말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비극이 나의 것이 된다면 어떨까?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그 비극, 그 불행, 그 아픔을 잔잔하게 벗어나는 작품 속의 힘이 어쩌면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무거운 분위기일 수밖에 없는 작품, 그러나 그 무거움을 담담하게 풀어나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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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즈 저택의 죽음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7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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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의 여왕이라 불리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여태 한 권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답니다. 그래서 기회 있을 때마다 책을 구입해 놓았는데, 이번에 그 가운데 한 권을 읽었습니다. 그냥 손에 잡히는 책으로 선택하여 읽었는데, 스타일즈 저택의 죽음이란 책입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난 후 뒤 옮긴이의 글을 보니 이 소설이 작가의 첫 작품이라고 합니다(이렇게 억수로 재수가 좋을 줄이야. 이 작품은 1920년 작품입니다.). 이렇게 너무나도 우연히 그리고 억수로 재수 좋게 아가사 크리스티의 첫 작품을 만나게 되었고, 그랬기에 너무나도 당연히 명탐정 포와로의 첫 활약을 함께 하게 되었답니다.

 

소설은 마치 홈즈에 왓슨이 있었던 것처럼, 포와로에게 있어 왓슨 역할을 하는 헤이스팅스 대위가 1차 세계대전에서 부상을 당하고 스타일즈로 내려옴으로 시작됩니다. 부상을 당하고 제대한 헤이스팅스 대위가 평소 친분이 있던 스타일즈 저택에 내려와 잠시 의탁하는 가운데 사건이 벌어집니다. 스타일즈 저택의 주인인 잉글소프 노부인이 죽게 된 겁니다. 사인은 독살, 과연 누가 어떤 방법을 통해 노부인을 죽인 걸까요?

 

모든 사람들이 한 사람을 지목합니다. 바로 노부인의 새로운 남편인 엘프리드 잉글소프가 범인이라는 겁니다. 저택의 많은 이들은 공공연하게 젊은 엘프리드가 노부인의 재산을 노리고 접근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그가 노부인의 재산을 모두 가로채기 위해 절묘한 방법으로 독살한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정말 엘프리드가 범인인걸까요? 어째 우리의 명탐정 포와로는 엘프리드를 범인으로 몰아세우려는 이들의 주장에는 시큰둥한데, 범인이 따로 있는 걸까요?

 

사실, 노부인의 두 아들들 역시 노부인에 의해 키워졌지만, 친아들들은 아닌데, 혹 이들 가운데 하나가 재산을 노린 것은 아닐까? 아님, 저택에서 의탁하고 살아가던 이들 가운데 하나? 사건 당시 저택에 있던 많은 이들이 사실 의심이 가는 용의자들이다. 과연 포와로는 범인을 밝혀낼 수 있을까요?

 

그런데, 사건은 단 한 번으로 그칩니다. 그러니 연쇄살인을 통해 단서가 자꾸 모여지는 것이 아니라, 단 한 번의 사건, 그 사건을 통해 발견되어지는 단서들로 사건을 추리해 나가야 한다는 제한이 있습니다.

 

평소 탐정이 되길 꿈꾸던 헤이스팅스는 자신의 힘으로 추리해 사건을 해결해 보려 합니다. 하지만, 능력 밖입니다. 그러던 차, 그 지방에 우연히 와 있던 포와로에게 사건을 의뢰하게 됩니다. 벨기에 인인 포와로는 유능한 형사였는데, 지금은 은퇴한 상태랍니다. 이렇게 포와로 형사가 포와로 탐정으로 만들어지며, 명탐정의 활약이 시작됩니다.

 

그런데, 정말 활약하는 것 맞나? 어쩐지, 헤이스팅스 마냥 계속 헛발질만 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물론, 마지막 순간 포와로는 모든 것을 해결해내지만 말입니다.). 사건은 계속하여 오리무중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랍니다.

 

이번 사건에서 얻은 하나의 교훈, 소거법에 의해 가장 확실하게 제거될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이 어쩌면 가장 확실한 용의자일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아무튼 아가사 크리스티의 첫 작품, 명탐정 포와로 활약의 그 출발을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이 소설은 배부른 느낌이 가득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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