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보여줘 모해 창작동화 2
윤우주 외 지음, 송효정 그림 / 모해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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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보여줘란 제목의 단편동화집은 이제 갓 동화작가의 길에 들어선 여섯 작가들의 여섯 단편동화가 실려 있습니다. 여섯 편 모두 상당히 짧은 단편입니다. 사춘기를 겪으며, 이를 헤쳐 나가는 여섯 아이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습니다.

 

당당바지는 비만한 한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걸핏하면 바지가 찢어질 정도로 비만한 아이가 있습니다. 이 아이는 비만을 해결하기 위해, 아니 비만은 그대로 놔두고 바지가 찢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할머니가 사준 꽃바지를 입고 당당하게 학교에 갑니다. 그렇게 아이의 꽃바지 사랑이 시작되죠. 사춘기 아이에게 비만은 커다란 단점이 될 수 있지만, 이 아이는 자신의 단점을 당당하게 드러내 놓습니다. 이 단점은 누군가에게는 부러운 장점이기도 함을 동화는 보여줍니다. 당당함, 긍정적 마인드가 돋보인답니다. 아이들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어울릴 수 있는 세상을 꿈꾸게 합니다.

 

살아있는 목각 인형은 분단국가의 애환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할아버지는 해마다 목각인형 하나씩을 만듭니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는 모습의 어느 여인의 목각인형을 말입니다. 아이는 친구의 생일선물로 할아버지의 목각인형 가운데 하나를 선물하고 맙니다. 이로 인해 할아버지에게 호되게 혼이 나는데. 그렇게 아이는 할아버지 가슴 속에 치유되지 않은 상처를 들여다보게 됩니다. 분단의 상황이 고착된 후 시간은 하염없이 흐르고 있습니다. 여전히 풀지 못한 응어리를 안고 살아가는 이산가족들. 그런데, 할아버지는 이미 치매가 찾아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더욱 먹먹했답니다.

 

너를 보여줘는 있는 듯 없는 듯 자신을 감추며 한껏 움츠린 채 살아가는 아이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언제나 후드를 뒤집어 쓴 채 움츠린 아이. 그런 아이가 이제 모자를 벗고 움츠린 어깨를 펴기 시작하는 모습을 라는 이인칭 시점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처럼 움츠린채 살아가는 수많은 들이 가슴을 쫙 펴길 응원하게 됩니다.

 

수상한 냄새를 찾아라는 자칫 호기심에 시작할 수 있는 흡연의 문제를 담고 있습니다. 유독 후각이 발달한 아이는 이상한 냄새를 맡게 되고, 그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밝혀냄으로 아이들에게 노담이라고 외칠 수 있게 해준답니다.

 

열두 살에 만난 엄마는 필요할 땐 항상 곁에 없던 엄마로 인해 겪게 되는 갈등을 이야기합니다. 언제나 직장 일에 바쁜 엄마, 필요할 땐 한 번도 곁에 있어 준 적이 없던 엄마. 그래서 엄마를 자신에게서 밀어내기 시작하지만, 그러나 엄마의 마음속엔 아이를 향한 사랑이 가득했음을 알게 되는 이야기랍니다. 물론, 엄마의 사랑을 아는 것은 귀합니다. 그럼에도 또 한편 아이가 필요할 때, 곁에 있어주는 것, 그것 역시 귀한 사랑이라는 것도 생각해봅니다.

 

소보루빵 탈출 작전은 한창 외모에 눈을 뜰 나이의 아이들에게 엄청난 복병인 여드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여드름으로 인해 소보루빵이라 놀림을 받는 아이, 그런 아이 앞에 피부가 샤방샤방 예쁘기만 한 친구의 파우치 안에 있는 마법의 파우더를 보게 되고, 그 욕심에 파우치를 훔치게 된답니다. 그런데, 이런 마법의 파우더가 있다면 우리 딸아이에게도 하나 주고 싶긴 하네요.^^

 

여섯 작가들의 다음 이야기들도 기대해봅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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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중립이 뭐예요? 미래를 여는 키워드 1
장성익 지음, 방상호 그림, 윤순진 감수 / 풀빛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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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린 탄소 중립이란 말을 자주 하며, 자주 접하곤 합니다. 이 책 탄소 중립이 뭐예요?는 바로 이런 탄소 중립에 대해, 어린이 독자들을 대상으로 말해줍니다. 물론, 성인 독자 역시 읽고 공부할 수 있답니다.

 

책은 먼저 자연생태 보존을 위해 기후가 왜 그리 중요한지부터 시작합니다. 지구와 자연 생태계는 그 동안 5차례의 멸종을 겪었는데, 이 모든 멸종의 순간들이 기후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멸종의 위기 앞에서 멸종하게 되는 생물종은 바로 생태계의 가장 높은 자리에 있던 생물종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6번째 멸종이 온다면 이 역시 기후와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이며, 생태계 가장 꼭대기에 있는 인간이야말로 그 대상임을 주지시키며 책은 시작합니다.

 

이미 지구상에는 기후난민이 발생하기 시작했음을 알려줍니다. 아울러 환경은 언제나 정의의 문제임도 지적합니다. 기후 위기에 있어 모순과 부조리는 바로 환경을 파괴함으로 인해 이익을 보는 자 따로 있고 손해를 입는 자 따로 있다는 점입니다. 아울러 손해를 보는 이들은 주로 약자들이라는 점이야말로 환경은 정의의 문제임을 알려줍니다.

 

책은 탄소중립은 무엇인지, 그리고 탄소중립이 왜 그리 중요한지, 지금 지구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도 잘 알려줍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이미 기후악당국가에 속한다는 점도 부끄럽게 만듭니다.

 

책은 위기상황만을 알려주는 것이 아닙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합니다. 물론, “탄소중립을 이루는 것이야말로 절실히 필요하며 효과적인 대안임도 알려줍니다. 환경문제에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은 알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와는 상관없는 문제라는 생각이 얼마나 잘못되었음을 알려야 합니다. 그리고 아직은 멀었다는 그런 생각 역시 얼마나 잘못된 것임도 알려줘야 합니다. 이렇게 알았다면, 그 내용들에 대해 마음을 넓혀야 합니다.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곤 삶 속에서 행동하고 실천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대안이겠죠. 책장을 덮으며 삶 속에서 탄소중립을 위해 할 수 있는 실천적 내용들을 지금 당장 행동하는 것, 이것이 우릴 살리고, 우리 후손들의 삶을 보장해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좋은 책이 더 많은 이들에게 읽히고 삶 속에서 실천될 수 있길 바랍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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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일제 침략사 - 칼과 여자
임종국 지음 / 청년정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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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 가운데 가장 암울한 역사를 꼽으라면 누구나 구한말의 어지러운 역사와 일제강점기 통한의 역사를 꼽게 마련일 게다. 그렇기에 더욱 알아야 하는 역사가 이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 대해서는 수많은 역사서들이 있다. 그런데, 매우 독특한 역사서를 만났다. 칼과 여자: 밤의 일제 침략사란 제목의 책으로 저자는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이며 재야사학자인 임종국 선생으로 1989년에 타계하셨다고 한다.

 

이 책은 2004년에 처음 출간된 책으로 이번에 다시 출간되었다. 책 속의 글은 이미 30년도 훨씬 지난 글들이다. 그렇기에 용어가 오늘날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예스러움이 있기도 하다. 게다가 저자는 역사상의 호칭은 단지 개인의 취향이나 주관과 평가에 의해서 함부로 바꿔 불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에 책속에 등장하는 용어들 가운데는 오늘 우리의 정서에 맞지 않는 용어들도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30여 년 전의 작업이라는 것을 감안하고 읽는다면 별문제는 없을 듯싶다(물론, 그럼에도 정신대와 같은 용어는 오늘날에는 합의가 이루어진 용어이기에 성노예라는 용어까지는 아니더라도 위안부라는 용어 정도로는 편집부가 고쳐 기록하는 것도 좋지 않았을까 싶긴 하다.).

 

그럼에도 이 책이 대단히 흥미롭고 값어치 있는 결과물이라는 것은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여성과 밤이라는 주제로 접근했다는 점이다. 저자는 말한다. 일제가 우리에게 들어올 때, 한 손에는 칼을, 그리고 또 한 손에는 기생(여기에서의 기생은 예기라기보다는 창녀를 의미하는 쪽이 더 강하다.)을 거느리고 조선에 왔다고.

 

책을 읽다보면 정말 가십거리와 같은 야사를 읽는 느낌이지만, 그럼에도 그 안에 담겨진 의미를 발견하게 될 때에 가볍게 여길 수 없는 힘이 있다. 일제가 구한말 그리고 일제강점기를 준비하며 방탕하고 문란한 성문화를 가져온 이유를 저자는 말한다. 이는 구한말 집권층의 정치적 불만을 표출하기 위한 출구였으며(마치 어느 독재자가 자신을 향한 불만을 분산시키기 위해 프로야구를 출범시킨 것과 같다.), 유산계층이 여자에 재산을 탕진케 함으로 민족자본의 형성을 막으며, 또한 청년층의 민족의식을 주색으로 마비시키기 위함이었다고 말이다. 이런 설명이 참 설득력이 있다.

 

이렇게 시작된 이들의 여자 정치는 여성을 친일간첩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요정정치를 통해 매수와 회유 정치를 펼치기도 하는 등 때론 매우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이용되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가 구한말 국사공부를 할 때면 우리 선조들이 펼친 금연, 금주를 통한 국채보상운동이 꼭 등장하며 일견 자랑스럽게 여기기도 했는데, 이러한 국채보상운동의 배경 내지 이면에는 밤의 역사 속 막대한 화대까지 포함되어 있었다니, 정말 오호통재로다.

 

책을 읽으며 또한 흥미로웠던 것 가운데 하나가 술자리에 관료나 유지들이 앉아 있고, 그 사이사이 기생들이 끼어 앉아 술을 따르고 마시는 11 술자리는 일제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저자의 주장이다. 이 주장이 옳다면, 우린 일제의 망령 속에서 여전히 방황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어 씁쓸했다. 여전히 우린 수많은 영화나 드라마 속 시대극에서 11 술자리의 모습이 빈번하니 말이다. 그것이 일제의 잔재인줄도 모르고 말이다.

 

아무튼 이 책, 칼과 여자: 밤의 일제 침략사는 일제의 침략에 여성이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를 잘 보여주는 뜻깊은 작업물로 큰 의미가 있는 저작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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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프픽션
조예은 외 지음 / 고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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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들녘에서 의욕적으로 시작한 장르소설 브랜드 고블”, 이곳에서 또 한 권의 책이 나왔습니다. 이번에 만난 책은 단편소설집인데, 도합 다섯 작가의 다섯 작품이 실려 있는 단편집으로 책 제목이 펄프픽션이랍니다. <펄프픽션>이라 하면 동명의 영화가 떠오르게 마련인데, 어느덧 영화를 본지가 30년을 향해 다가가고 있기에 내용은 가물가물하지만, 제목이 잊히지 않는 걸보면 나름 강렬했던 가보네요. 싸구려, 저질이란 의미의 책제목이라니. 이렇게 노골적이어도 괜찮은 걸까요?

 

그렇다고 해서 소설이 싸구려는 아니랍니다. 물론, 등장하는 인물이나 상황이 저질 내지 싸구려인 경우는 있습니다. 아니 잘 생각해보니 다섯 작품 모두 싸구려 인생들이 등장하네요. 돈은 많지만 데이트 폭력을 휘두르는 싸구려 인생도 있고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학원괴담에나 등장할 천인공노할 짓을 벌이는 자들도 등장합니다. 느와르 영화에나 등장할 삼류 건달도 등장하고요.

 

장르도 다양합니다. 학원괴담, 판타지, 느와르, SF 등 다양한 장르를 만나게 된다는 점 역시 이 소설집이 주는 선물입니다.

 

기숙학원에서 벌어지는 학원괴담을 이야기하는 햄버거를 먹지 마세요를 읽을 때에는 마침 햄버거를 먹고 있었답니다. 그래서인지 느낌이 특별했답니다. 그럼에도 햄버거는 맛나게 먹었다는 것은 안 비밀입니다. 어쩌면 이런 제가 더 엽기적인 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하고, 소설 속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답니다. 솔직히 이 소설 속에서 벌어지는 상황이야말로 엽기적이랍니다. 그런데, 어째 입시와 연관된 이야기들은 이런 엽기적인 일들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게 느껴진다는 생각, 아니 오히려 엽기적인 학원괴담이 펼쳐져야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현실이야말로 어쩌면 더 엽기적인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이제는 세계인의 소울푸드를 향해 나아가는 떡볶이, 그 떡볶이와 뱀파이어에 얽힌 우여곡절이 정신없이 진행되는 단편 떡볶이 세계화 본부야말로 어쩌면 이 엔솔로지 소설집의 의도를 제일 잘 반영한 소설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 아무튼 정신없었다는.

 

외계인의 등장, 그리고 조선족의 위장결혼, 삼류건달의 등장 등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다양한 소재들이 잘 버무려 있는 정직한 살인자는 괜스레 뭉클한 작품이었답니다. 따스한 결말이 훈훈했고요. 결국 이 단편은 감동소설이라 불러도 좋겠어요.

 

개인적으로는 서울 도시철도의 수호자들을 제일 재미나게 읽었는데, 서울 지하철 노선을 지신밟기로 재미나게 접근하며, 악명 높은 지하철 민원인의 반전도, 지하철을 수호하는 비밀 수호대란 존재도 재미났답니다. 태극기 부대의 등장도 흥미로웠고요.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이들을 향해 마음이 조금은 넓어지는 느낌도 갖게 했답니다.

 

시민 R은 인공지능 로봇이 주인을 죽임으로 시작됩니다. 그것도 주인의 명령에 의해 죽였다고 로봇은 주장하는데. 인공지능 로봇은 스스로 학습하며 진화한답니다. 그리곤 법정의 최후 변론에서 자신을 시민 R이라 주장합니다. 스스로 인간이 되기로 맘먹은 인공지능의 통쾌한 선언이 어쩐지 로봇과 인간의 대결구도가 아닌, 이 땅의 모든 약자들, 자신의 말이 막혀버린 이들이 자신의 소리를 내는 것만 같아 통쾌했답니다.

 

펄프픽션란 제목처럼 가볍게 접근하게 되지만, 그럼에도 뭔가 묵직한 느낌이 있는 소설집입니다. 이런 소설집을 좀 더 만나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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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준의 나주 수첩 1~2 세트 - 전2권 - 송일준과 함께 하는 즐거운 나주 여행 송일준의 나주 수첩
송일준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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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란 명칭이 나오게 된 두 도시 가운데 하나인 나주. 그만큼 유서 깊은 도시란 의미인데 솔직히 이전에 나주를 방문한 기억은 드물다. 더 아랫동네(완도, 진도, 강진, 해남 등)를 방문하기 위해 여러 차례 나주를 거쳐 갔던 기억은 있다. 물론 이 역시 이젠 15~20년 가까이 되는 이야기지만 말이다. 더 먼 곳까지는 기꺼이 여행을 다녔으면서도 나주를 여행지로 택했던 기억은 딱히 없다.

 

나주 하면 떠오르는 것은 삭힌 홍어, 그리고 곰탕 정도다. , 또 있다. 바로 그 유명한 나주 배를 빠뜨리다니. 나주 배를 떠올려보니 나주를 여행지로 택하여 여행한 적이 있었네. 어느 해인가, 벌써 오래 전인데, 배꽃이 필 무렵 나주를 방문한 적이 있다. 온통 사방이 하얀 배꽃으로 가득하던 그 모습에 봄꽃으론 배꽃이 최고라는 것을 알았던 그 때가.

 

아무튼, 삭힌 홍어, 곰탕, 그리고 배, 이 정도가 나주를 대표하는 것일 게다. 여기에 더하면 전라도의 유래가 된 도시쯤? 그러던 곳인데, 전남 지역으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몇 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 한 번은 그 유명한 나주 곰탕을 먹어봐야겠다는 심정에 방문하였고. 또 한 번은 아이들과 함께 나주국립박물관, 복암리 고분전시관, 빛가람호수공원 등을 다녀온 적이 있다. 이 정도가 나의 나주에 대한 전부다.

 

그러던 차, 송일준의 나주 수첩이란 책을 만났다. <PD수첩>으로 얼굴이 잘 알려진 송일준의 유년시절 추억이 있는 곳이 나주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퇴직 후 제주도 한 달 살기에 이어 나주 오래 살기에 도전하며 나주 구석구석을 다녀온 흔적이 2권의 책 속에 오롯이 담겨 있다.

 

이 책을 나주 여행서적이라고 말하기엔 뭔가 찜찜하다. 이 책은 나주 여행 책이라기보다는 나주를 알리는 책이다. 아니 다시 살아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나주의 몸짓을 보여주는 책이다. 어쩜 이 역시 정확한 표현은 아닐지 모르겠다. 나주를 되살리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애쓰는 이들을 만나게 해주는 책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 모르겠다.

 

물론 책은 나주의 가볼만한 곳들을 소개해주기도 하고, 나주의 역사적 인물들을 만나게 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더 많은 부분은 각자의 방식으로 나주의 부흥을 꿈꾸는 이들을 만나게 해준다. 이들을 만나는 순간들이 때론 도전이 되기도 하고,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을 살려내기 위한 움직임이 참 귀하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책 속에 소개된 곳들 가운데는 개인적인 방문이 허락되지 않는 공간도 있다. 그런 공간들은 그저 책속에서의 만남으로 접어두는 것도 좋겠고. 추후 그런 비밀의 화원이 살짝 열릴 순간을 기대하는 것도 좋겠다. 이 책을 나주 여행서적이라 말하기엔 찜찜하다고 했음에도 책장을 덮은 후 나주를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을 보면, 나주 여행서적이라고 불러도 무방하겠다는 생각이다.

 

, 1권에서는 저자의 인생 여정이 11꼭지로 실려 있다. 그 내용만을 차례대로 읽어보는 것도 송일준이란 사람에 대해 알아가게 해주는 재미가 있다. 물론, 나주에 대한 내용만을 알길 원한다면 이 부분은 그냥 넘겨도 좋을 듯싶다. 다음 번 나주를 방문할 때면 어쩐지 나주가 더 가깝게 느껴지고 풍성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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