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잊지 말아요
우치다 미치코 외 지음, 채숙향 옮김, 우오토 오사무와 유쾌한 동료들 그림 / 지식여행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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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카모토 씨는 도축업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 일이 언제부터인가 싫어졌습니다. 비록 동물이지만, 생명을 빼앗는 일을 하는 것, 결코 달갑지 않은 일이라 여겼던 겁니다.

 

그러던 그가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기 시작하는데, 미야라는 소를 잡던 일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여자아이가 자신이 사랑하는 소 미야를 잡아야만 그 가정이 살 수 있기에 미야와의 슬픈 이별을 하는 모습에 사실, 더욱 자신의 일이 싫어졌습니다. 하지만, 아들 시노부가 아빠가 그 소를 아프지 않게 잡아 달라는 말에 사카모토 씨는 자신의 일에 애정을 갖게 되고, 더욱 사랑하게 되었답니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 직업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남들에게 멋져 보이는 직업도 있지만, 남들이 보기에 꺼릴만한 직업도 있습니다. 도축업은 후자에 속합니다. 언제나 피를 흘려야만 하는 직업이니까요.

 

하지만, 도축업자가 없다면, 우리는 고기를 먹을 수 없답니다. 그리고 가축을 죽이지 않고는 또한 우리가 고기를 먹을 수 없답니다. 『생명을 잊지 말아요』는 바로 이런 점을 생각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무조건 동물을 죽이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면 이것 역시 옳지 않습니다. 우리가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동물을 죽일 수밖에 없으니까요. 단지, 그러면서도 그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재미로 사냥을 하는 것은 그렇기에 좋은 취미는 아닐 겁니다. 사카모토 씨는 도축업을 하면서도 생명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품고 있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소가 아프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사냥을 하면, 그 희생된 동물을 위해 제사를 드렸다고 합니다. 비록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사냥을 해야만 하지만, 그럼에도 그 희생된 생명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잃지 않았던 겁니다. 우리에게 이러한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울러서, 우리가 먹게 되는 식탁의 모든 음식들은 동물이건 식물이건 그 생명을 내어놓고 우리 입에 들어가게 되는 겁니다. 그렇기에 음식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날마다 무엇인가의 희생을 먹고 내 생명을 이어가며, 건강을 유지함에 언제나 감사한 마음으로 음식을 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그림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어쩌면, 알고 싶지 않은, 외면하고 싶은 내용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고 있는 참 의도를 우리가 안다면, 아이들에게 생명을 더욱 사랑하고 존중하게 하는 소중한 책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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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남은 착한 왕 책가방 속 그림책
이범재 글.그림 / 계수나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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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나라’에 ‘착한 왕’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 ‘착한 왕’은 착하지 않은 것들은 모두 나라에서 없애야만 한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래야 ‘착한 나라’가 진짜 ‘착한 나라’가 된다고 여겼던 거죠.

 

그런데, 문제는 왕의 입장에서 기분 나쁜 것들은 모두 착하지 않은 것이 되어야 했답니다. 헌 물건들, 못생긴 사람, 지저분한 사람은 ‘나쁜 것’으로 간주되었답니다. 나무 역시 맛난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는 ‘나쁜’ 나무가 되어야 했구요. 심지어는 흉측한 그림자를 만드는 태양마저 ‘나쁜 것’이 되어 몰아내야 할 대상이 되었답니다.

 

그렇다면, 이제 왕 곁에 누가 남을 수 있을까요?

 

『혼자 남은 착한 왕』은 예쁜 그림책입니다. 그런데, 더 예쁜 건 그 안에 담고 있는 내용이랍니다. 이 책은 우리로 하여금 무엇이 ‘착한’ 것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기준으로 착하고 나쁜 것을 구분한답니다. 그런데, 이 생각이 정말 옳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때로는 자신의 잘못된 생각일 수도 있답니다.

 

뿐 아니라, 아무리 착하게 살기 위한 것이라 할지라도, 그렇지 않은 것들을 모두 없애야 한다는 생각은 대단히 위험한 생각임도 깨닫게 해줍니다. 나와 가치관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살아가는 모습이 다르다고 해서, 그리고 그 모습이 나의 기준으로 볼 때,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해서, 그 사람들을 없애야 한다는 생각은 마치 이야기속의 ‘착한 왕’과 같은 생각이랍니다.

 

이야기 속의 ‘착한 왕’은 아무리 자신이 착한 것을 추구한다 할지라도 어쩌면 미치광이와 같은 모습이랍니다. 나와 다른 생각, 나와 다른 모습, 나와 다른 삶의 태도를 인정해주고, 이해할 때, ‘혼자’가 아닌, ‘함께’가 될 수 있답니다. 그리고 설령 ‘함께’ 할 수 없다 할지라도 용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배타적인 것, 그것은 결코 아름답지 못한 모습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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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조의 바다 위에서
이창래 지음, 나동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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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래 작가는 노벨 문학상 후부로까지 거론되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이다. 그의 작품, 『만조의 바다 위에서』을 읽고 나서 왜 작가는 소설의 제목을 『만조의 바다 위에서』라고 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이 제목을 이해하기 위해 작가가 작품을 통해 흘린 몇 가지 단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첫째, 소설의 주인공 판. 그녀는 지극히 평범하고 놀라울 정도로 조그마한 16살 소녀이다. 그녀는 B-모어 주민으로서 수조안에서 물고기를 기르고 돌보는 일을 하던 소녀이다. 그녀의 직업이 첫 번째 단서가 될 수 있다.

 

둘째, 가장 부유한 주거공간인 차터, 그곳의 캐시 양에 의해 사육되어지는 7소녀들이 판을 위해 그린 벽화 안에 등장하는 그림이 그것이다. 7소녀로 상징되는 7수초가 흐느적거리는 물속의 판이 물 밖으로 손을 내밀고 판의 남자친구 레그의 손을 잡는 장면.

 

마지막, 비크가 올리버의 집들이 선물로 사온, ‘만조의 바다’가 그것. 사실, 이것이 가장 직접적 단서가 아닐까? 바다안의 풍경이 모두 담겨 있지만, 모든 생물은 가짜.

 

판이 살아가는 시대는 3개의 주거 공간으로 나눠져 있다. 상류층이 살아가는 차터(이곳은 말 그대로 그들만의 리그이다). 차터에 물자를 공급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즉 안정적인 삶을 살아간다 안위하며, 가족적인 분위기(사실은 전혀 가족적 분위기가 아님)에서 살아가는 B-모어. 마지막 어떤 안전장치도 없이 방치된 채 살아가는 자치구.

 

판은 B-모어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교육받고(이 교육 역시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차터를 위한 일군으로서 살아가는 교육이다), 물속에서 물고기를 기르는 일을 하는 소녀이다. 그런데, 어느 날 그녀의 애인 레그가 아무런 발표도 없이 B-모어에서 사라졌다. 이에 판은 레그를 찾아 자발적으로 B-모어를 떠난다.

 

극히 평범하고 놀라울 정도로 작은 소녀, 판은 자치구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생명의 위기 앞에 놓인다. 과연 판이 레그를 찾을 수 있을까? B-모어에서 자란 판은 자치구에도, 그리고 차터에도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판은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모험들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 소설의 주된 메시지는 판의 모험에 있지 않다. 판이 남자 친구 레그를 만나는지의 여부에 있지도 않다. 극히 평범하고 작은 소녀, 판의 여정을 통해, 발견되어지는 모든 주거 공간이 결국 ‘만조의 바다’, 즉 가짜에 불과하다는 것을 작가는 말하고 싶었던 듯하다.

 

자신들의 삶은 자치구와 달리 안정적이고, 또한 안전한 삶을 살아간다 생각하지만, 그리고 가족적인 삶을 살아간다 여기지만, B-모어의 삶 역시, ‘만조의 바다’, 가짜 삶에 불과하다. 이를 판과 레그의 실종을 통해(사실은 자신들의 유익의 문제가 결정적이지만), 부조리를 깨닫고 봉기하는 모습을 보인다.

 

자치구의 모습은 자유롭고, 야생의 삶을 살아가기에 어쩌면, 자치구에서 참 삶의 모습을 발견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보았다. 하지만, 자치구에서의 삶 역시 가짜다. 퀴그가 만들어가는 삶의 공간도, 또 다른 이들이 만들어 가는 공간도, 오직 자신들의 유익이 먼저인 가짜다.

 

차터에서의 삶 역시 가짜다. 특히, 이곳에서는 판이 찾아 헤매던 사촌 오빠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오빠는 엄청난 성공을 기반으로 그곳 차터에, B-모어에서의 가족적 공간을 만들려 하지만, 이 역시 가짜다.

 

모두 가짜다. 오늘 우리들이 살아가는 공간 역시 그러한 가짜가 아닐까? 이러한 가짜의 공간에서 어쩌면, C-질환의 항체를 가졌을 아기를 잉태한 판의 작은 움직임이 가짜의 공간에 작지만 강력한 물보라를 일으킨다. 그 물보라는 소설을 읽은 우리들의 삶에서도 일어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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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에서 만난 파란 눈의 스승 - 세계사 속 두 사람 이야기 : 동양편 인물로 읽는 역사
강창훈 지음, 문종훈 그림 / 책과함께어린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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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느 누구도 홀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세상 살아가면서 누군가와 끊임없이 관계를 맺게 됩니다. 여기 역사 속에서 발견하는 두 사람 이야기가 있습니다. 첫 번째 책인 『고추장 담그는 아버지』가 우리나라 역사 속에서 발견하는 두 사람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면, 두 번째 책인 『티베트에서 만난 파란 눈의 스승』은 동양사 속에서 발견하는 두 사람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도합 10쌍, 그러니까 20명의 이야기를 짤막하지만 재미나고 유익하게 담고 있습니다.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처럼 지배국가와 피지배국가의 국민이면서도 서로 같은 길을 걸으며, 부당함에 투쟁했던 아름다운 연인관계(이들은 옥중에서 결혼합니다)도 있습니다.

 

또한 마음에 들진 않지만 아들이 원하는 길로 보내준 아버지와 아들 관계인 슛도다나 왕과 석가모니 이야기.

위대한 아들 뒤에서 그 아들을 만들어 낸 어머니 후엘룬과 칭기즈 칸 이야기.

감옥에서도 많은 편지를 통해 딸을 교육시켰고, 그 아버지의 가르침대로 성장하여, 아버지와 딸이 모두 한 국가의 수상이 된 자와할랄 네루와 인디라 간디 이야기.

이처럼, 부모와 자식 간의 아름다운 관계들도 있네요.

 

뿐 아니라, 아름다운 우정을 다룬 이야기도 있답니다.

서로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기에 더욱 끌려 서로를 그리워하고, 멋진 우정을 나누며, 더욱 아름다운 시를 창작해 낸, 이백과 두보 시인들의 이야기.

한 어머니의 배에서 태어난 형제이지만, 성격이 너무나도 다른 형제이기에 서로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 진심어린 조언을 하며, 서로에게 스승이 되기도 하고, 평생 친구가 되기도 했던 소식과 소철 형제 이야기.

짧은 만남이었으며, 서로 나라와 말이 다르지만, 서로의 학문의 깊이에 반하여 우정과 존경을 키워갔던 홍대용과 엄성 이야기.

이처럼 서로 다르기에 어쩌면 더욱 끌리고, 서로에게 긍정적 역할을 했던 아름다운 관계들도 있네요.

 

아름다운 군신의 관계, 사제의 관계도 있네요.

임금의 잘못된 부분이 있을 때, 나라와 임금을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으로 목숨을 걸고 간언하였던 신하와 그 껄끄러운 간언을 기쁨으로 들었던 멋진 임금의 관계, 당 태종과 위징의 관계.

한 국가의 최고 수장과 그 국가에 의탁하는 파란 눈의 식객의 관계이지만, 식객을 통해, 세상을 향한 창을 열고 그 식객을 언제나 마음속에선 자신의 스승으로 모셨던 달라이 라마와 하인리히 하러의 멋진 사제관계도 있네요.

 

하지만, 이처럼 아름다운 관계만 있는 건 아니랍니다. 참 마음을 아프게 하는 관계도 있네요. 서로 깊이 사랑하던 친 자매였지만, 중국 역사의 격동기 가운데서, 한 쪽은 국민당, 한 쪽은 공산당의 최고 책임자의 아내 자리에서 서로 다른 이념으로 끝내 함께 하지 못하고, 화해하지 못했던 가슴 아픈 관계도 있네요. 바로 쑹칭링과 쑹메이링이랍니다. 그토록 깊던 사랑도 이념 앞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네요.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우리 역사 가운데도 이념의 차이로 인해, 우정이 깨어지고, 가족 관계가 깨어진 예가 많답니다. 물론 지금도 우리 민족은 이러한 이념의 간극에서 자유롭지 못하죠.

 

이 책에는 이러한 부제가 붙어 있네요. “다름의 가치를 깨닫는 세계사 속 두 사람 이야기”. 그렇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 다른 부분에 감춰진 가치를 알아갈 때, 이 이야기 속의 대부분의 관계처럼 아름다운 관계가 될 수 있답니다. 하지만, 그 다름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을 때, 친 자매임에도 끝내 화해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해야만 하는 아픔이 있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나와 다른 모습, 나와 다른 생각, 나와 다른 성향, 이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겁니다. 사람은 공장에서 같은 규격으로 찍어낸 제품이 아니니까요. 내 주변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나와 다른 모습을 발견하고, 그 다름의 가치를 발견할 때, 오히려 내가 더욱 성장할 수 있음을 우리 기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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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대 휴전선을 넘다 - 김탁환의 역사 생태 동화 2 살림어린이 숲 창작 동화 (살림 5.6학년 창작 동화) 14
김탁환 지음, 조위라 그림 / 살림어린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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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시절 일본은 의도적으로 한반도의 모양이 토끼를 닮았다고 주장하여, 그 이후 오늘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우리 민족은 토끼를 닮아 온화한 민족이라는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 토끼를 닮았다고 주장한 일본의 의도가 그토록 온화한 민족이기에 잡아먹힐 수밖에 없었음을 은연중 심어주며, 자신들의 침략을 정당화 시키기 위함임을 모르고 말이다.

 

그러나 예로부터 한반도의 모습은 호랑이의 형상으로 묘사되어지곤 했었다. 따라서 호랑이는 단순한 동물만이 아니다. 물론, 호랑이를 산신님으로 신격화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럼에도 호랑이는 상징적으로 우리 민족혼을 깨워주는 한 동인이 되는 것 역시 사실이다.

 

이러한 호랑이가 한반도에서 사라진 오늘날, 『왕대 휴전선을 넘다』는 김탁환 작가가 ‘역사 생태 동화’라는 장르로 풀어나가는 두 번째 이야기이다. ‘역사 생태 동화’라고 호칭하는 이유는 우리 민족의 슬픈 역사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 그리고 사라져버린 호랑이에 대해 이야기 하며, 호랑이가 이 땅에 다시 살아날 생태의 복원을 꿈꾸기에 ‘생태’란 단어가 들어 있는 듯하다.

 

첫 번째 이야기,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왕대』가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면, 본서, 『왕대 휴전선을 넘다』는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호랑이가 사라져버린 국토에서 암컷 호랑이를 찾아 많은 산을 헤매는 수컷 호랑이 왕대. 결국 암컷 호랑이 한솔과 짝을 맺게 되고, 새끼를 갖게 된다. 하지만, 왕대의 한솔의 사랑에 가장 큰 위협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전쟁, 그리고 전쟁을 일으키는 사람들이다. 과연 전쟁 속에서 왕대는 한솔과의 사랑, 그리고 그 결실인 새끼들을 지켜내게 될까?

 

여기에 또 한 사람 재윤이 등장한다. 1편에서는 창경원 사육사 수련이었다면, 이제 2번째 이야기에서는 위생병으로 등장한다. 동포 간에 서로 죽고 죽이는 슬픈 역사의 현장 속에서 재윤과 호랑이 왕대 간에 끈끈하게 이어지는 정이 눈에 띈다. 아울러 왕대의 눈으로 보는 전쟁의 이해하지 못할 모습 역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왕대가 보기에는 먹을 것을 위한 살상도 아닌, 그저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계속하여 서로 죽고 죽이는 모습. 저자는 왕대의 눈을 통해, 한심한 역사를 만들어 가는 우리의 모습을 꾸짖고, 지나간 역사를 반성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또한 호랑이는 실제로는 집단생활을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 동화에서 왕대는 폭탄으로 인해 헤어진 자신의 짝 한솔을 찾아 헤매는 모습, 그리고 새끼들을 찾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찾아 헤매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저자는 극단적인 개인주의가 편만한 오늘 우리들을 향해, 가족의 사랑, 희생을 말하고자 함이 아닐까 싶다.

 

왕대의 이야기가 앞으로도 어떻게 우리의 슬픈 역사와 어우러지게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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