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딱 한 개만 더 현대문학 가가 형사 시리즈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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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 형사 시리즈> 그 여섯 번째 책은 거짓말, 딱 한 개만 더입니다. 이 책은 단편소설집입니다. 이 책이 단편소설집이란 정보를 모르고 첫 단편 거짓말, 딱 한 개만 더를 읽었답니다. 이 첫 단편은 <가가 형사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인 잠자는 숲발레라는 주제로 연결됩니다. 물론, 인물들이 연결되는 건 아니지만, 잠자는 숲에 대한 선지식이 있을 때, 가가 형사의 발레에 대한 상식들이 이해된답니다.

 

도합 다섯 편의 단편소설, 이렇게 <가가 형사 시리즈>에 단편소설집이 들어있다는 점만으로도 특별한 느낌을 주고 있어 좋네요. 다섯 편의 단편은 특별한 연관성은 없습니다. 단지 한 가지 꼽자면, 다섯 편 모두 거짓말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첫 소설인 거짓말, 딱 한 개만 더에서는 가가 형사가 살인 용의자에게서 거짓말을 하나만 더 하도록 이끌어내고 있다면, 나머지 네 편은 용의자가 하는 거짓말에서 진실을 뽑아내는 가가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첫 소설을 제외한 나머지 네 편의 소설은 가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을 또 하나의 공통점으로 삼을 수도 있겠습니다. 남편의 무관심속에서 분출구가 필요한 여인들의 잘못된 선택이나, 부모의 기대를 자녀에게 강요함으로 인간을 키우는 것이 아닌 그저 하나의 도구를 키워내는 부작용, 아내를 그저 자신의 욕망의 도구로만 생각하는 가부장적 남편의 모습이 낳게 되는 또 다른 폭주 등 가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소설에 깔려 있습니다.

 

두 번째 단편인 차가운 작열의 경우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 도박에 빠져 도박장에 가느라 아이를 뜨거운 차 안에서 질식해 죽게 만든 사건을 말입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게임에 빠져 아이들을 돌보는 일은 뒷전인 부모들의 부끄러운 모습을 떠올려봤답니다.

 

<가가 형사 시리즈>6번째 작품인 거짓말, 딱 한 개만 더는 단편이기에 장편이 갖고 있지 않은 또 다른 묘미와 재미를 느낄 수 있어, 개인적으로 참 좋았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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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를 죽였다 현대문학 가가 형사 시리즈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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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 형사 시리즈> 다섯 번째 책은 내가 그를 죽였다입니다. 이 책은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인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독자로 하여금 범인이 누구인지를 찾게 한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아니, 범인이 누구인지를 찾는 건 추리소설의 기본 아닌가?”라고 되물을지 모르겠습니다. 맞습니다. 범인을 찾는 건 추리소설의 기본입니다. 하지만, 이 두 책은 범인이 누구인지를 끝내 밝히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물론 소설 뒤편에 봉인 해설된 추리 안내서가 실려 있어, 그 내용을 통해 범인이 누구인지 찾을 수 있게 돕습니다. 하지만, 명확하진 않습니다. 특히,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의 경우 여전히 설왕설래 많은 말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내가 그를 죽였다에서는 도합 세 사람의 용의자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각자 자신이 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요?

 

소설은 이제는 한물간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각본가 겸 영화제작자이기도 한 호다카 마코토의 결혼으로부터 시작합니다. 호다카는 새롭게 각광받는 시인 간바야시 미와코와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호다카는 결혼식 당일 결혼식장에 들어가다 그만 죽고 맙니다. 누군가 그에게 독을 먹인 겁니다. 그가 복용하곤 하던 비염 약 캡슐 안에 누군가 독을 넣은 겁니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요?

 

호다카를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세 사람입니다. 아니 실제로는 네 사람입니다. 호다카의 손위 처남이 될 간바야시 다카히로, 호다카의 매니저인 스루가 나오유키, 호다카의 아내가 될 간바야시 미와코의 담당 편집자인 유키자사 가오리, 여기에 또 한 사람 호다카의 매니저인 스루가와 같은 맨션에 사는 동물병원 조수인 나미오카 준코, 이렇게 네 사람이 호다카를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랍니다.

 

이 가운데, 준코는 자신을 배신하고 다른 여자와 결혼한 호다카의 집에서 자살해 버립니다. 음독자살한 겁니다. 이렇게 준코가 던진 돌멩이는 나비효과를 낳게 됩니다. 준코가 준비해 놓았던 독으로 세 사람은 호다카를 죽이려 합니다. 호다카의 손위 처남이 될 다카히로, 그리고 매니저인 나오유키, 약혼자 미와코의 담당 편집자인 가오리, 이렇게 세 사람의 시점에서 소설은 번갈아가며 진행됩니다. 이 세 사람은 왜 호다카를 죽이려 하는 걸까요? 그리고 실제 호다카를 죽이는데 성공한 사람은 과연 셋 중 누구일까요?

 

호다카란 인간은 사실 그런 대접을 받아도 그리 동정 받지 못할 인간이랍니다(물론 그럼에도 어떤 생명도 존중되어야 하지만 말입니다.). 여성의 사랑을 그저 자기 욕망을 채우는 도구로만 이용하는 못된 자니까 말입니다. 뻔뻔스럽게도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욕망을 흘리고 다니는 못된 인간이랍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미와코와 그의 오빠 아카히로는 서로 사랑한답니다. 남매로서가 아닌 이성간의 사랑 말입니다. 그러니 이 소설은 근친상간이란 거북스러운 주제를 다루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소설을 시작하며 묘한 거부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소설은 흥미진진 재미납니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죠. 게다가 가가 형사의 활약은 정말 대단합니다. 이제 가가 형사는 정말 흠잡을 데 없는 베테랑 형사가 되었답니다. 아무래도 이 책은 다시 한 번 촘촘하게 읽어봐야 곳곳에 감춰진 범인에 대한 단서를 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만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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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번 곰 우리 작가 그림책 (다림)
지경애 지음 / 다림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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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경애 작가의 그림책, 30번 곰은 빙하가 녹아내려 더 이상 북극에서 살 수 없게 된 북극곰들의 이야기랍니다.

 

어느 날 북극곰이 자신들의 힘겨운 상황을 편지에 써서 보내옵니다. 더 이상 북극에서 살 수 없다는 겁니다. 이렇게 해서 북극곰들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도시로 오게 됩니다. 그들은 자신들을 데려갈 사람들을 기다리며 가슴에 번호표를 붙이고 기다리고 있답니다. 이 역사적 순간, 제일 먼저 선택받은 곰이 바로 “30번 곰이랍니다.

 

물론, 수많은 곰들이 자신들이 살 곳을 찾아 떠납니다. 그리고 사람들과 함께 살게 되죠. 사람들 역시 곰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느라 애를 쓰고 말입니다.

 

그런데, 점점 곰들이 사회문제가 되어버립니다. 덩치 큰 곰들이니 층간소음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겠죠. 게다가 이제 곰들은 마치 물건처럼 사고팔게 되었고요.

 

결국 곰들은 모두 도시를 떠난답니다. 그런데, 과연 북극에서 온 곰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곰들이 사라져서 기뻐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곰들은 도시에서 살지 않아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그저 귀찮게 하는 곰들이 사라져서 기뻐하는 모습이라면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답니다. 이런 모습이 진짜 우리들의 모습이 아니길 기도해봅니다.

 

아울러 곰들이 자신들의 고향 북극으로 돌아갔길 두 손 모아 봅니다. 그저 단순히 돌아간 것만이 아니라, 북극으로 돌아갔더니 그곳이 예전과는 달리 곰들이 살기 너무 좋은 환경으로 회복되어 있었다는 결말이 우리가 이 땅에서 써나가는 또 하나의 그림책이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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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놀러 가요!
톰 채핀.마이클 마크 지음, 척 그로닝크 그림, 명혜권 옮김 / 다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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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이 제일 먼저 친해지는 것은 스마트폰이 아닐까 싶어요. 글을 알기도 전에 튜브는 찾아 들어갈 수 있게 되는 것이 요즘 아이들이 아닐까 싶어요. 저희 집 늦둥이 아들 녀석 역시 그렇답니다. 큰 아이 때는 조심하고 책도 많이 읽어주곤 했는데, 그래서 아이가 무엇보다 책을 너무나도 좋아했는데, 둘째에게는 조금 소홀해진 것만 같아 미안했답니다.

 

물론, 책도 제법 읽어주고, 도서관에 가서 직접 책을 빌리게도 하지만, 여전히 책에 대한 관심이 그리 높지만은 않은 것 같아 어쩌면 좋을까 고민되기도 했답니다. 그러던 차 라이브러리 스타트 북에 대해 알게 되었답니다. 이게 무엇이냐 하면요, 전라남도교육청 소속 공공도서관 사서들과 학교도서관 사서교사들이 직접 선정한 단계별 권장도서 목록으로 유아와 초등학생 중학생들이 도서관 첫발자국을 응원하고 좋은 책을 읽게 해주는 사업이랍니다.

 

한 마디로 좋은 책들을 소개해줌으로 읽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랍니다. 이번에 아이와 한 번 해보기로 하고는 책들을 빌려 아이에게 읽어주고 그 내용을 함께 나누고 있답니다. 몇 권 안 했는데, 아이의 자세가 조금 달라졌답니다. 책을 읽어달란 말을 제법 자주 한답니다. 물론, 여전히 자신이 좋아하는 드라마와 영화를 보곤 하지만 말입니다.

   

 

이 그림책 도서관에 놀러 가요!는 바로 이런 책의 즐거움을 도서관을 통해 알게 해주는 그런 책입니다. 비가 오는 토요일 아침 밖에서 놀 수도 없는 그런 날, 아빠는 여전히 잠만 자고, 아이의 선택은 도서관에 가서 여러 책들을 통해, 책 속 주인공들을 만나게 되는 즐거움을 보여줍니다.

   

 

아이의 가장 좋은 놀이터가 도서관이 되고, 책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아이가 책 속 내용들을 통해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 그 기쁨을 알아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 그림책 도서관에 놀러 가요!는 도서관이 결코 딱딱한 공간이 아니고, 아이들의 가장 좋은 놀이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책이랍니다. 물론 도서관에서는 떠들면 안 되는 것은 기본이고 말입니다.

   

 

그림책을 읽으며, 아이와 계속 반복한 문장이 있습니다. “찾고, 꺼내고, 빌려요!” 도서관에서 더욱 많은 책을 찾고, 꺼내고, 빌리는 가운데 우리 아이의 생각 주머니가 더 커지리라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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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식탁 - 2019 칼데콧 아너상 수상 스콜라 창작 그림책 76
오게 모라 지음, 김영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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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식탁이란 제목의 이 그림책은 작가의 어린 시절 할머니에 대한 기억을 배경으로 그려낸 그림책입니다.

 

길모퉁이에 있는 건물 맨 꼭대기 층에 살고 있는 오무 할머니(‘오무는 나이지리아의 언어 이보어로 여왕이란 뜻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작가는 어린 시절, ‘오무할머니란 뜻인 줄 알았다고 합니다.)는 커다란 냄비에 토마토 스튜를 끓이고 있습니다. 그 맛난 냄새가 문밖을 지나 온 동네에 솔솔 풍기게 됩니다.

   

 

똑똑소리에 문을 열어보니 문 앞에 꼬마 아이가 서 있네요. 너무나 맛난 냄새에 이끌려 온 겁니다. 그런 꼬마에게 할머니는 맛난 스튜 한 그릇을 떠 준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맛난 냄새에 이끌려 할머니 집으로 찾아옵니다. 경찰관이 찾아오고, 핫도그 장수 아저씨가 찾아오기도 합니다. 가게 주인, 택시 운전사, 의사, 배우, 변호사, 무용수, 제빵사, 미술가, 가수, 운동선구, 버스 운전사, 공사장 일꾼, 심지어 시장님까지 찾아옵니다.

   

 

얼마나 그 냄새가 좋기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까요? 아마도 오무 할머니의 손맛이 참 좋았던가 봅니다. 그런데, 정작 오무 할머니가 드실 음식은 없네요. 어쩌죠? 하지만 걱정 마세요. 할머니에게 맛난 토마토 스튜를 맛 본 사람들이 온갖 음식을 싸들고 와서 파티가 벌어진답니다.

  

  

그림책 할머니의 식탁은 음식을 함께 나누는 정을 느낄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예전엔 우리도 그랬었는데 말입니다. 특별한 음식을 장만하면 옆집과 나눠 먹던 시절이 있었는데 말입니다. 물론, 지금도 이런 흔적이 전혀 없는 건 아니죠. 저희 아파트도 이런저런 음식을 건네주시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예전과 달리 음식을 장만해서 나누기보다는 뭔가 물건을 나누고 식재료나 과일 등을 나눈다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할머니의 식탁은 바로 이런 정을 맛보게 해주는 그림책입니다.

 

아울러 할머니의 식탁은 할머니의 손맛을 통해, 엄마가 해준 음식이란 특별한 그 맛에 대한 그리움도 느끼게 해줍니다. , 이 책은 2019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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