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녀탐정록 1 책 읽는 샤미 2
신은경 지음, 여나라 그림 / 이지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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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추리동화를 만났습니다. 조선소녀탐정록이란 동화인데, 그 첫 번째 책은 왈가닥 탐정 홍조이의 탄생과 검은 말 도적단 사건이란 부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동화는 추리동화에 로맨스동화가 합쳐져 있습니다. 그러니 추리로맨스동화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동화를 처음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이 동화는 확실히 로맨스동화임을 느끼게 해줍니다. 솔직히 어떤 동화들은 로맨스동화라는 선전을 하고 있지만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함께 나오기만 하면 로맨스인가 싶은 그런 동화들도 없지 않거든요. 하지만, 이 동화는 로맨스동화라는 말에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겁니다. ‘로설의 전개와 비슷한 전개, 남주와 여주가 빠르게 만나고 둘 사이에 뭔가 감정이 빠르게 싹트는 전개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신분의 차이라는 소재 등은 솔직히 시대극로맨스에 뻔히 등장하는 소재입니다. 즉 어쩌면 진부한 클리셰의 반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미납니다. 분명 어디에선가 만난 것만 같은 느낌이 있지만, 흥미진진하고 다음이 기다려집니다.

 

주인공 홍조이는 홍 판서 대감의 외동딸이랍니다. 하지만, 집안이 오라비의 벽서 사건으로 풍비박산 납니다. 아버지와 오빠는 귀향을 가게 되고, 조이는 좌포청의 관비가 됩니다. 그런 조이는 자신들 가문을 풍비박산 나게 한 장본인이기도 한 다모 분이 집에서 함께 살게 되면서 분이처럼 탐정 다모를 꿈꾸게 됩니다.

 

그런데 한양을 들썩이는 검은 말 도적단 사건을 추리하면서 이 사건의 범인들 속에 다름 아닌 조이가 마음에 품고 있던 윤도령이 속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다모의 꿈을 접으려 합니다. 과연 조이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사건을 해결해야 할까요, 아님 윤도령의 안위를 먼저 생각해야 할까요? 윤도령과 조이의 관계는 어떻게 진행될까요?

 

사건의 실마리는 아이들이 부르는 노랫말에 있습니다. 물론 이를 조이가 제일 먼저 풀죠. 이렇게 노랫말을 통해 사건의 진실로 향해 나가가는 부분이 동화 속 추리 부분의 백미입니다.

 

아울러 동화 속에는 신분의 벽이 강조됩니다. 곤두박질 친 신분, 그리고 서자 출신의 애환 등이 동화 속에 녹아 있습니다. 추락한 신분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또 다른 꿈을 꾸며 나아가는 조이의 모습은 동화를 읽을 어린이 독자들에게 큰 힘이 되리라 여겨집니다.

 

주인공 이름이 조이인데, 조이라는 말은 한자어로 쓰기는 소사(召史)’라고 쓰며, 이를 읽기는 조이라고 읽었다고 합니다. 이는 신라시대의 이두로서 과부를 뜻한다고 합니다. 물론 과부만을 가리키는 용어는 아니라고 하는데, 아무개씨의 처를 가리킬 때 사용하곤 하던 용어라고 합니다. 신라시대 뿐 아니라 조선시대에도 사용한 용어인데, 이 용어는 양반 가정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양민들에게만 사용되어지던 용어라고 합니다.

 

동화 속에서는 이를 조금 변형시켜 과부가 아닌 그저 여자아이들에게 이름 아닌 이름으로 붙여진 이름으로 적용했습니다. 또한 평민이 아닌 양반, 그것도 판서 집안의 외동딸에게 던져주듯 지은 이름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설정을 통해, 당시 여성의 차별을 더욱 부각시키려는 의도일 겁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멋진 모습, 신분의 벽을 허무는 그런 멋진 모습을 그려내기 위한 밑거름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처럼 여성이라는 벽, 관비라는 벽, 그리고 서자라는 벽 등이 앞으로 동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어떻게 무너지게 될지도 기대되며 궁금합니다. 물론, 추리동화이니 사건 해결 자체 역시 기대되고 말입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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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 세상에서 가장 귀한 꽃 그림책은 내 친구 56
정연숙 지음, 김동성 그림 / 논장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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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숙 작가의 그림책, 꽃밥세상에서 가장 귀한 꽃이란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꽃은 다름 아닌 벼꽃입니다. 우리의 주식인 쌀을 만들게 되는 벼꽃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귀한 꽃이라고 말합니다. 왜 그럴까요?

 

이야기는 주인공 은진이가 세상에서 가장 예쁜 꽃에 대해 써오는 숙제를 하면서 시작됩니다. 엄마에게 세상에서 가장 예쁜 꽃이 무엇이냐고 묻자, 엄마는 곧바로 벼꽃이라고 대답해 줍니다. 이렇게 은진은 벼에도 꽃이 있음을 알게 되고, 엄마는 엄마의 엄마, 즉 은진이의 할머니 일기장을 꺼내 주면서 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렇게 책은 은진의 외할머니 어린 시절부터 평생을 빠르게 훑으며 벼꽃에 대한 이야기, 쌀에 대한 이야기, 평생 쌀농사를 짓던 할머니의 일생을 들려줍니다. 논에 허수아비를 그려 만들던 일들, 메뚜기를 잡던 일들, 그리고 학창 시절 혼식을 하지 않아 혼나는 이야기 등을 통해 우리의 옛 모습 속에서 쌀이 얼마나 귀하게 여겨졌는지를 알려줍니다.

 

책 속에 나오는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는 쉽게 이해해지 못합니다. 지금은 쌀이 너무나도 흔해졌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저 역시 학교를 다닐 때(물론, 저 역시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를 다녔답니다.), 도시락 검사를 하곤 했죠. 실제 혼나지 않기 위해 친구들의 도시락에서 보리쌀을 빌려 섞어봤지만, 선생님께 걸렸던 기억들도 있고요. 이런 옛 풍경을 이야기하는 재미 역시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아이들은 도시락도 낯설죠. 그러니 잡곡을 섞어 도시락을 싸야만 했던 시절이 어쩌면 이상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연들을 통해, 부모님 세대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책을 함께 나누며 아내에게 물어보니, 아내는 도시락 검사를 해본 적이 없다고 하네요. 세대차이가.ㅠㅠ

 

꽃밥: 세상에서 가장 귀한 꽃은 이처럼 쌀에 얽힌 이야기들을 살펴봄과 동시에 한 가정의 역사를 통해 우리의 현대사를 살펴보게도 됩니다. 할머니, 어머니의 삶을 통해, 한 가족의 역사뿐 아니라, 우리의 현대사를 들여다보는 재미와 유익이 있는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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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호랑이의 집은 어디일까? 신나는 새싹 128
한라경 지음, 문명예 그림 / 씨드북(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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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시베리아 호랑이의 집은 어디일까?는 봉화군에 있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살기 위해 하얼빈에서 우리나라에 들어왔던 호랑이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하얼빈 수목원에서 태어난 시베리아 호랑이 금강이 그리고 금송이는 세계에서 제일 크고 넓은 호랑이 번식 공원인 중국 호림원 방사장에서 살던 호랑이들인데, ‘백두산 호랑이라고도 불립니다. 왜냐하면 그 조상이 백두산에서 살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백두산 호랑이(시베리아 호랑이) 금강이와 금송이는 커다란 숲에서 살다가 백두대간수목원에서 살기 위해 좁은 상자에 갇혀 우리나라에 오게 되었답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란 곳을 새로운 집으로 삼고 살기 위해서였답니다.

 

그런데, 아직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다 지어지지 않았답니다. 그래서 그 동안 작은 동물원에서 살게 되었어요. 그곳에서 미호라는 새끼도 낳았죠. 이제 조금만 있으면 큰 집으로 이사하게 되어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을 세 마리의 호랑이 가족. 하지만, 그들은 좋은 집으로 가지 못해요. 작은 동물원에서 이들은 모두 생을 마감하게 되거든요.

 

바로 이런 슬픈 이야기를 그림책 시베리아 호랑이의 집은 어디일까?는 들려줍니다. 책을 아들 녀석에게 읽어줬는데, 아들 녀석이 너무 슬프다고 엉엉 울었답니다. 솔직히 너무 많이 울어 깜짝 놀랐답니다. 그러다 문득 역시 어른이 되어버린 우린 감수성이 무뎌졌구나 하는 부끄러운 마음이 들더라고요.

 

우리 모두의 무뎌진 감수성이 살아나게 될 때, 세상은 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하지 않을까 하는 반성을 해보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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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종류 미래의 고전 61
정민호 지음 / 푸른책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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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호 작가의 동화집 마음의 종류를 만났습니다. 작가는 2007년 단편동화 달리기로 제5회 푸른문학상을 수상한 후, 오랜 시간을 돌아 이렇게 첫 동화집을 출간하였답니다. 몇 년 후 자신의 아이에게 이 동화집이 읽힐 순간을 그리며 출간한 동화집이 마음의 종류입니다.

 

동화집 속엔 수상작 달리기를 포함하여 모두 7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한 편 한 편 재미와 함께 아이들 가슴 속에 품어야 할 선한 가치관이나 의미들이 담겨 있습니다.

 

동화집을 여는 첫 번째 동화는 봉자 여사의 메일이랍니다. 넉넉하지 못한 집안 형편으로 인해 아직 스마트폰이 없는 연주는 어느 날 이상한 메일을 받게 됩니다. 봉자 여사라는 분의 메일인데, 생각지도 못했던 행운의 주인공이 된 겁니다. 불치병에 걸린 봉자 여사는 자신의 많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여 좋은 일을 하고 싶은데, 그 대리인으로 연주를 택한 겁니다. 연주는 좋은 일을 한다니 선뜻 그 일에 동의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작은 부수입으로 스마트폰 정도는 사도 좋다고 하니 더욱 기쁜 마음으로 이 일에 참여하려 합니다. 게다가 돈을 빼앗아가는 것이라면 보이스피싱이라 의심하겠지만, 돈을 주는 것이라니 의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착한 생각과 힘든 사정을 이용하여 파고든 아주 못된 보이스피싱이랍니다. 과연 연주는 어떻게 될까요?

 

마음의 종류‘5학년 4반 스토리란 이름의 블로그에 아이들이 올리는 글로 인해 생기는 사연입니다. 누가 개설했는지 잘 모르지만, 5학년 4반 아이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블로그에 글이 올라오기 시작하는데, 언젠가부터 악의적인 글들이 올라오곤 합니다. 실제 있지도 않은 사연들, 과대 확장되어 악의적 내용으로 채워진 글들로 인해 아이들의 사이는 점점 험악해져만 갑니다. 과연 이 블로그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이 동화는 sns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선한 도구도, 악한 도구도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 아이들이 항상 노출되어 있는 sns가 아이들에게 선한 도구로 아름답게 사용되어지길, 아니 선하게 사용할 힘이 우리 아이들에게 있길 바라게 되는 동화입니다.

 

이 외에도 입시를 위한 운동이 아닌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도전을 꿈꾸는 동화 달리기. 작은 용기를 내기 시작함이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보여주는 동화 고무 이빨이 필요한 순간. 외국인 근로자들의 힘겨운 삶에 대한 공감의 능력을 키워주는 동화 과외 선생님 이름은 탕구안. 머리가 벗겨진 아빠의 학부모 수업 진행을 앞둔 아이의 고민을 보여주는 동화 반짝반짝 빛나는. 마치 안데르센 동화와 같은 옛 동화를 읽는 느낌을 갖게 해주는 예쁜 동화 공주와 열쇠공이 실려 있습니다.

 

이 가운데, 반짝반짝 빛나는이란 동화를 읽으면서는 남일 같지 않더라고요. 전 머리가 벗겨지진 않았지만, 하얗거든요. 염색을 하고 싶지 않아 하얀 머리를 자랑스럽게 드러내 놓고 살고 있죠. 그런데, 며칠 전 아들 녀석이 방과 후 문방구점에서 소소한 소비활동을 하고 싶어 하기에 함께 간 적이 있답니다. 그런데, 아들의 친구 녀석 왈, “할아버지가 어쩌고저쩌고.” 그래서 염색을 심각하게는 아니고 살짝 고민했답니다. 그래도 아직은 할 생각이 없는데, 딸아이가 자기 결혼할 때는 하라고 하네요.

 

아무튼 마음의 종류는 짧은 단편 7편을 만날 수 있는 동화집입니다. 동화집을 매력을 아는 독자들이라면 재미나게 읽게 긴 여운을 느낄 수 있는 좋은 동화집입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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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아이 모두 다른 우리는 2
박선희 지음 / 씨드북(주)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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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는 집에선 말을 콸콸콸 잘만 쏟아내지만, 밖에만 나가면 딸깍 막혀 버립니다. “얼음아이가 되어 버리는 겁니다. 친구들이 송이에게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말하든 송이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아니 말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합니다(작가는 그림책 속 송이를 실제 조카를 모델로 삼았다고 합니다. 조카 송이가 이러한 선택적 함묵증증세를 보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송이의 침묵을 이용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가득하여 마음이 불편했답니다. 어차피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송이, 과연 말을 하는지 하지 못하는지도 의문인 송이의 침묵을 아이들은 이용합니다. 물 묻은 손을 송이 옷에 닦습니다. 어차피 송이는 선생님에게 이르지 못한다고 말하며 말입니다. 선생님에게 혼날 만한 짓들을 하고도 그 모든 것을 송이에게 뒤집어씌우기도 하고요. 어쩌면 이런 아이들 때문에 더욱 송이는 얼음아이가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요?

  

  

그림책 얼음아이를 통해 만나게 되는 아이들의 모습이 불편하기만 합니다. 맑고 순수한 동심의 표정 뒤에 감춰진 교활하고 악한 아이들의 마음을 엿보는 것만 같아 말입니다.

    

물론 아이들은 여전히 순수하고 치기 가득한 모습으로 서로를 대하지만, 그 순수함 안에 감춰진 정글과 같은 세상 속에서 송이는 어떻게 적응하며 살아갈까요? 물론, 책은 이런 정글과 같은 아이들의 세상 속으로 조금 더 힘을 내어 한 걸음 내딛는 모습으로 끝을 맺습니다. 이 땅의 수많은 송이들이 부모님 앞에서 뿐 아니라 친구들 앞에서 용기 있게 다가가고 함께 하는 시간들을 보낼 수 있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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