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들 - 한 개의 섬, 두 개의 시선 다림 청소년 문학
아넬리즈 외르티에 지음, 정미애 옮김 / 다림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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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우리와 상관없는 문제라 여길 수도 있지만, 지중해 연안의 난민 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임에 분명하다. 수많은 이들이 지중해를 넘어 타국에 몸을 의탁할뿐더러 또한 수많은 이들이 지중해 깊은 바다 속에 잠겨 인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올 한 해(2016년) 지중해 연안에서 죽어간 난민들의 숫자가 4천 500명이 넘었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이들이 그저 남들처럼 평범한 삶이나마 살아보겠다고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한다. 어쩌면 자신들 앞에 기다리는 것이 자유가 아닌 죽음임을 알고 있을지라도 그들은 여전히 목숨을 건 모험을 감행한다. 결코 수많은 국가들이 자신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음을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

 

이렇게 많은 난민들이 자유의 땅을 밟아보지 못하고 그저 바다 깊은 곳에 자유를 향한 꿈을 묻게 되는 그곳 지중해에 람페두사란 섬이 있다. 몰타와 튀니스 사이에 위치한 섬으로 물이 너무 맑아 바다 위에 떠 있는 배가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아름다운 섬이다. 그러니 누군가에게 이곳은 죽기 전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휴양지, 천국의 섬처럼 느껴질 만하다. 하지만, 이곳 역시 난민들에게는 인생의 종착역이 되는 한낱 죽음의 섬이 되기도 한다.

 

소설 『난민들: 한 개의 섬, 두 개의 시선』은 바로 이곳 람페두사 섬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밀라는 평범한 17살 이탈리아 소녀다. 하지만, 밀라에겐 평범치 않은 삶의 스토리가 있다. 그건 바로 동생의 죽음이다. 물론, 밀라는 동생에게 그리 큰 정이 없었다. 동생은 그저 6개월 남짓 살다 죽었기에. 하지만, 동생의 죽음은 밀라 가정을 완전히 파괴해버렸다. 엄마는 자살을 시도하고, 결국 몇 년에 걸쳐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이로 인해 아빠는 사업도 뒤로 한 채 병든 엄마를 돌보고 가정을 간수해야만 했다. 이렇게 한 어린 생명의 죽음으로 인해 파괴되어진 밀라의 가정은 이제 람페두사 섬에서 4주간의 여름휴가를 보내게 된다. 아빠가 어린 시절 자랐던 곳이기도 한 섬. ‘구원의 섬’이란 의미의 섬. 그곳이 이름 그대로 밀라 가정에게 회복과 구원을 가져오는 섬이 될까?

 

소설은 밀라가 람페두사 섬에서 보내는 시간들을 그려내고 있다. 이렇게 밀라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사이사이에 여러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하나씩 ‘끼워 넣기’ 기법으로 실려 있다. 이들은 모두 에리트레아 청소년들이다. 전쟁과 독재, 강제 징집과 고문, 폭행, 강간 등이 일상이 되어버린 곳. 국민 50명 당 한 사람은 이미 난민으로 조국을 탈출한 땅. 소설은 그곳 청소년들을 한 사람씩 등장시켜 밀라 이야기 사이사이에 끼워 넣는다.

 

이들 모두 평범한 일상의 삶을 꿈꾸는 청소년들이다. 하지만, 결코 평범한 일상이 허락되지 않는 땅이기에 그들은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한다. 각자 삶의 배경이 다르지만, 이들은 소설 말미에서 함께 작은 보트에 몸을 싣고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건 모험을 시도한다. 과연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죽음일까 비록 난민이란 지위일망정 자유일까?

 

소설이 같은 보트를 타고 탈출하게 되는 이들 청소년들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나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작가는 이들의 삶을 우리에게 소개하려는 의도가 아닐까 싶다. 우리에게 난민문제는 먼 곳에서 벌어지는 하나의 ‘사회문제’에 불과할 수 있다. 하지만, 난민 문제는 단순히 사회문제에 머무르지 않고, 들여다보면 한 사람 한 사람 삶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들은 단지 ‘난민’이란 이름으로 규정지어지는 존재만이 아닌, 각자의 사연이 있고, 각자 꿈을 갖고 있던 청소년이었다는 것. 하지만, 그런 그들이 이젠 그저 생존의 투쟁만이 삶의 전부가 되어 버렸음을 우리에게 알려주려는 것이 아닐까.

 

아울러 난민들의 처참한 삶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한 어린 생명의 죽음으로 인해 삶이 깨치고, 상처 입게 된 밀라 가정의 모습을 통해, 그럼 난민들의 삶은 어느 정도 깨어졌을지. 얼마나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만 하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뿐 아니라, 이렇게 상처 입은 밀라의 가정이 람페두사 섬에서 건강함을 찾아가며 회복되는 것처럼, 이들 난민들 역시 ‘구원의 섬’이란 뜻을 가진 람페두사 섬에서 구원을 입고, 회복을 향해 나아가길 바람이 작가의 소망이 아닐까.

 

이러한 구원, 회복을 위해선 시민의 불복종을 전제하고 있다. 왜냐하면 국가(이탈리아)는 국민들에게 난민들을 향한 바다에서의 어떤 구조 행위도 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국가의 법이 그렇다 할지라도 시민의 입장에서 각자 양심에 근거하여 법에 불복종함으로 난민을 구할 때, 비로소 그곳 람페두사는 그 이름 그대로 ‘구원의 섬’이 된다는 것을 우리에게 말하고 있지 않나 싶다.

 

너무나도 비참하고 끔찍한 난민들의 삶이기에 소설을 읽으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이 죄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어쩌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애써 모른 척 하고 싶은 내용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이들 삶에 대해 알고, 관심 갖고, 살펴보게 될 때, 우리의 응원은 바다를 건너 그들에게 보이지 않는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울러 더 많은 이들의 관심이야말로 그곳에 있는 이들의 불복종을 끌어내는 동력이 될 수도 있겠다. 더 나아가서는 이런 관심이 좋은 정책을 이끌어낼 수도 있을 것이고. 하나의 작은 촛불이 역사의 큰 물결을 이루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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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켜라 - 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환경 교과서 꿈결 생태 환경 시리즈
이철재 지음 / 꿈결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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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존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그럼에도 많은 분들은 환경보존의 문제는 지금 당장의 문제가 아니라고 인식하는 것 같다. 지금 당장 삶의 현장에서 보다 더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수많은 문제들이 산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환경보존의 문제는 나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도 없지 않은 것 같다. 그건 의식 있는(또는 할 일 없는-실제 환경보존과 반하는 목소리를 내는 분들이 이런 말을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것 같다.) 누군가나 하는 것이고, 난 나만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 말이다.

 

하지만, 환경보존의 문제 역시 눈앞의 문제일뿐더러 타인의 문제가 아닌 바로 나의 문제다. 우린 어느 누구도 지구라는 환경을 벗어나 살 수 없을뿐더러, 이미 지구는 심각한 수준의 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고치지 않는다면, 나중엔 우리가 모두 정신을 차린다 할지라도 이미 늦을 수도 있다.

 

금번 꿈결 출판사에서 발간된 『지구를 지켜라』라는 제목의 이 책은 그런 측면에서 환경에 대한 경각심과 환경보존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는 너무나도 소중하고 귀한 책이다. 책에는 이런 부제가 달려 있다. 「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환경 교과서」.

 

먼저, ‘교과서’란 단어가 눈에 띤다. ‘교과서’란 어떤 과목을 공부함에 있어 주교재를 말한다. 그러니 가장 중요한 교재라는 말이다. 와~ 이렇게 무게가 느껴지는 단어를 쓰다니. 그런데, 충분히 이런 단어를 써도 좋을 만큼 내용이 좋다. 도합 12단원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기 환경문제에 있어 생각하고 토의할만한 주제들은 모두 망라하고 있다.

 

새나 수달과 같은 야생 동물을 지켜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심각한 환경문제를 유발하고 있는 장묘 문화의 문제점과 대안은 무엇인지. 맹그로브라는 나무가 쓰나미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자연성 회복을 위해 하굿둑 개방과 역간척이 얼마나 필요한지. 시화호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인지. 빗물의 이용. 미디어가 환경에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발휘해야 하는지. 황사를 막을 수 있는 노력은 무엇인지. 방사능 피폭 등. 다양한 주제들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환경에 대해 관심이 있는 청소년들(청년이나 장년도 좋겠다.)이 이 책을 가지고 스터디를 하며, 함게 토론하고, 각각의 주제에서 더욱 발전시켜 발제를 하며 함께 나눈다면 딱 좋을 교재라는 생각도 든다. ‘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환경 교과서라 말하고 있지만, 생각하는 청년, 생각하는 장년, 생각하는 노년 모두 읽고 생각하고, 실천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돕는 좋은 책이다.

 

누군가는 말한다. 낙지, 맹꽁이, 도롱뇽 그것들이 사람보다 더 소중하냐고. 물론, 생명의 무게를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지만, 나 역시 사람의 생명만큼 소중하고 귀한 것은 없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우리가 도롱뇽이 사람의 생명보다 더 소중해서 그들을 지켜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사람의 생명이 소중하고 귀하기에 갯벌을 보존하여 낙지를 살려내고, 습지를 지켜냄으로 맹꽁이, 도롱뇽 등이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의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서라도 그들 동식물들을 지켜내야 하는 것이다.

 

책 속에 나오는 많은 이야기들이 다 소중하고 인상 깊었지만, 그 가운데 해달에 대한 이야기가 참 인상 깊었다. 캘리포니아의 한 어촌 마을 앞바다는 고가의 해산물이 많은 황금 어장으로 불렸다고 한다. 그런데, 이곳엔 물고기가 많은 만큼 해달이 무리 지어 살고 있어, 어부들의 입장에서 비싼 해산물을 먹어 치우는 해달이 골칫거리였다고 한다. 그래서 수백 마리의 해달을 사냥했다. 이렇게 해달들을 없앰으로 더 많은 해산물을 잡을 것이라 예상하고 말이다. 하지만, 해달이 사라지고 난지 단 3년 만에 어장은 황폐해졌다고 한다. 그건 해달이 성게를 주로 먹는데, 해달이 없어지자, 성게들이 급속도로 번식하게 되고, 그로 인해 성게가 먹는 해초가 사라지고, 해초가 사라지니 물고기가 산란할 장소도 사라졌다. 결국 바다는 아무것도 살 수 없는 바다가 되어 버린 것이다.

 

환경보존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의 논리대로 ‘해달이 밥 먹여 주냐?’라고 물을 수 있는데, 알고 보니, 해달이 밥 먹여 줬던 것이다. 해달을 지켜내는 것이 결국 우리 사람의 생명을 지켜내는 것이고, 해달을 살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결국 사람이 잘 살게 되는 것이라는 말이다. 바닷가의 해달 뿐 아니라, 육지의 수달 역시 이처럼 생태계를 유지함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핵심종’이라고 한다. 사람 살기도 퍽퍽한 때인데, 무슨 수달에 신경 쓰냐고 말한다면, 우리네 삶이 더 이상 팍팍한 삶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수달에 신경 써야 한다는 말이다.

 

어찌 수달뿐이겠는가? 이 땅의 모든 생물들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게 마련이다. 우리 사람들의 삶이 더 팍팍해지지 않도록 우린 생태계를 귀하게 여기고 동물권을 인정하며 그들을 보존하도록 해야 한다.

 

아무튼 이 책, 『지구를 지켜라』를 통해, 이 땅의 십대들이 더욱 생각이 있는 청소년들이 되길 바란다. 뿐 아니라, 어른들 역시 마찬가지이고 말이다. 환경보존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알게 해주고, 생각해보게 하며, 더 나아가 행동하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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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나의 불량파출소 시공 청소년 문학
문부일 지음 / 시공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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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부일 작가의 『Welcome, 나의 불량파출소』는 청소년소설로 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주제가 무겁다. 물론 내용도 무겁다. 하지만, 무겁기만 하진 않다. 무거운 주제를 풀어놓고 있음에도 청소년소설다운 가벼운 유머가 문장 곳곳에 담겨 있다. 그래서 무거우면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고, 폭력의 피해를 생각할 때 아픔이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과정 속에서 감동이 묻어난다.

 

행복동에서 살고 있는 강한철은 행복초등학교에 다닌다. 이제 곧 행복중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온통 ‘행복’이란 단어에 둘러싸여 있다. 하지만, 한철은 전혀 행복하지 않다. 왜냐하면 그의 주변에는 온통 ‘불량’인생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먼저, 부모를 잃은 한철을 돌보는 이모부는 울트라짱 불량 이모부다. 이모부는 집 밖에서는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하다. 누구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즉각 돕고 봉사하는 일을 시대적 사명인양 실천하며 살아간다. 그러니 행복동 주민들의 눈에 이모부는 완전 모범 주민이다. 하지만, 그건 밖에서의 모습일 뿐이다. 집 안에서는 한철을 폭행하고, 이모를 폭행한다. 완전 불량 남편에 불량 이모부다.

 

이런 이모부의 폭력의 피해자인 한철은 학교에서는 가해자의 자리에 선다. 물론 처음엔 학교에서도 피해자였다. 그리고 어쩜 지금도 피해자로 시작한다. 주변에서 한철을 가만 놔두지 않기 때문이다. 불우한 환경 탓에, 또는 일진들의 표적이 되어. 그런 주변의 도발에 한철은 엄청난 폭력으로 보복한다. 중학교에 들어가선 학교 폭력조직에서 한철을 공을 들여 스카우트하려 애쓸 정도다. 이렇게 집에서는 폭력의 피해자로 신음하는 한철은 학교에서는 폭력의 가해자가 되어 말썽을 피운다. 뿐인가! 초등학생 때부터 행복파출소에 들락거리는 문제아다. 한철 본인이 완전 불량 어린이다.

 

하지만, 한철의 눈에 행복동 파출소 역시 불량파출소다. 아무 곳에나 노상방뇨를 일삼는 파출소장, 찢어진 청바지에 폭주족인 날라리 경찰, 여기에 욕쟁이 의경까지. 게다가 욕쟁이 의경은 자신의 후임 의경을 향해 폭력을 일삼는다. 이처럼 이곳 역시 불량파출소다. 게다가 한철에게 도움을 준답시고 라면 한 박스 전해준 것이 지역신문에 남으로 오히려 한철은 학교에서 놀림의 대상이 되어버렸으니. 한철에게 이곳 파출소야말로 모범과는 거리가 먼 불량의 온상지.

 

이처럼 불량 상태의 사람들이 모여, 서로를 향해 상처를 주는 행복동. 특히, 온갖 폭력이 난무하는 행복동이다. 학교폭력, 가정폭력, 직장폭력,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가십성 관심에 의한 언어폭력 등. 다양한 폭력이 난무하는 이곳이 과연 말 그대로 행복동으로 회복될 수 있을까?

 

작가는 외면하고 싶은 무거운 주제들, 애써 모른 척 하고 싶은 우리 주변의 폭력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 무거움이 과하게 느껴지지 않되, 두루뭉술하지 않고 구체적 정황을 보여준다. 때론 유머러스하게 풀어가되 결코 가볍지 않다. 때론 한철이 헤쳐 나가야 할 삶의 무게가 힘겨워 그 모습에 안타깝고 먹먹함 가득하지만, 그럼에도 용기를 내어 힘겨운 삶의 무게를 맞서고 견뎌내는 모습에 고맙기도 하다.

 

오늘 우리 곁엔 여전히 수많은 강한철이 존재한다. 우리 앞에 놓인 삶의 무게는 때론 우릴 넘어뜨리고 무너뜨리려 할 게다. 하지만, 우리 모두 ‘강한 철’이 되어 온갖 바람을 견뎌내며 나아갈 수 있길 소망해본다. 모두 행복동을 향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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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새로운 예언 편 1 : 암흑의 밤 전사들 2부 새로운 예언 1
에린 헌터 지음, 서나연 옮김 / 가람어린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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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에린 헌터를 알게 된 것은 『Survivors 살아남은 자들』을 통해서다(현재 4권까지 출간되었다.). 그런데, 이번에 에린 헌터가 한 사람의 작가가 아닌 작가팀 이름임을 알았다. 내가 이렇게 무디다. 책을 4권이나 읽으면서도 작가에 대해 알지 못했다니. 책을 읽을 때, 책날개의 내용을 꼼꼼히 읽지 않는 못된 습관 때문이리라.

 

아무튼 이들 에린 헌터를 알렸던 작품은 다름 아닌 『Warriors 전사들』(『고양이 전사들』이란 제목으로 주니어김영사에서 출간되었다.)이라고 한다. 이제 『Warriors 전사들』시즌2가 새롭게 출간되기 시작한다. 그 첫 번째 책 「암흑의 밤」이 가람어린이에서 출간되었다. 시즌1에서 등장하였던 고양이 전사들의 다음세대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천둥족, 그림자족, 바람족, 강족 이렇게 4개의 종족 고양이들이 야생 속에서 서로의 영역을 존중해주며 평화롭게 지내던 시기에 각 부족의 고양이 네 마리가 별족의 계시를 받게 된다(소설 속의 별족은 죽은 고양이들로 저승의 영역이라고 보면 될 듯싶다.). 그 계시의 내용은 이렇다.

 

“초승달이 뜨는 날, 다른 세 고양이를 만나라. 그리고 반드시 미드나이트가 해 주는 말을 들어라.”

 

각자 자신들 종족 별족에게서 같은 내용의 계시를 받은 고양이들은 자신이 꾼 꿈의 내용이 진짜 계시인지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런저런 과정을 통해 같은 꿈을 꾼 다른 종족의 고양이들이 있음을 서로 알게 되고, 이 계시가 자신들 종족의 안전과 연관된 것임을 깨닫게 된다. 이에 네 고양이들은 미드나이트가 들려주는 말을 듣기 위해 길을 떠나게 된다. 과연 이들 앞에 펼쳐질 모험은 무엇이며, 그들이 듣게 되는 계시, 그 사명은 무엇일까?

 

고양이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이렇게 재미날 수 있다니 놀랍다. 분명 고양이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읽다보면 고양이라는 동물들의 이야기가 아닌, 멋진 인간 전사들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고양이 전사들에게 나도 모르게 몰입하게 된 탓이다.

 

비록 『Warriors 전사들』시즌 1을 읽지 않았지만, 이번 시즌 2의 1권을 읽다보면, 이 판타지 소설 『Warriors 전사들』의 배경들을 금세 알게 된다. 그러니, 시즌1을 읽지 않았다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번 이야기에서 별족에게 선택받은 고양이들은 천둥족의 젊은 수고양이 전사 브램블클로, 그림자족의 젊은 암고양이 전사 토니펠트, 바람족 훈련병 수고양이 크로포, 강족 젊은 암고양이 페더테일이다. 먼저, 이들 족보가 조금 복잡하다. 천둥족 전사인 브램블클로와 그림자족 전사인 토니펠트는 남매간이다. 아마도 시즌 1에서 이들의 아버지가 천둥족 지도자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쫓겨나 그림자족의 지도자가 되었던가 보다. 이 때, 토니펠트는 아버지와 함께 그림자족으로 갔던 것 같다. 이렇게 두 남매는 각기 다른 종족에 속해 있으며, 둘이 함께 별족의 선택을 받게 된다.

 

또한 강족의 전사인 페더테일은 천둥족 부지도자인 그레이스트라이프의 자식이다. 페더테일말고도 스톰퍼란 자식도 있다. 이 둘이 모두 강족의 전사다. 이 둘이 이번 원정에 함께 하게 된다. 선택받은 것은 페더테일뿐이지만, 스톰퍼 역시 처음 회동부터 함께 함으로 이번 원정에 동행하게 된다. 여기에 천둥족 지도자인 파이어스타의 딸 스쿼럴포가 함께 하게 된다. 스쿼럴포는 사사건건 브램블클로에게 대드는 말괄량이 암고양이로 아직 훈련병 신분이다.

 

이렇게 여섯 고양이 전사들이 만들어가는 모험 이야기가 참 재미나다. 여섯 고양이 전사들이 떠나는 원정 모험을 통해 진정한 전사들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뿌듯하기도 하고. 서로 다른 종족이기에 쉽게 하나 될 수 없는 전사들이 함께 힘겨운 시간들을 헤쳐 나가는 가운데 점차 서로에게 자신을 맡길 수 있는 전우가 되고,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 역시 멋지다. 고양이 전사들이라는 독특한 소재 역시 독특한 재미를 선물하고. 어서 다음 이야기를 읽어보고 싶은 재미난 판타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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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도둑과 이상한 손님들 튼튼한 나무 16
리사 그래프 지음, 강나은 옮김 / 씨드북(주)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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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누구나 특별한 재능 한 가지씩은 가진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계가 있다. 리사 그래프의 청소년소설 『재능 도둑과 이상한 손님들』 속 세상이다. 이곳의 사람들은 크게 둘로 나뉜다. 뭔가 특별한 재능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말이다. 재능이 없는 사람들은 페어라고 불리며 무시되는 분위기다(재능이 없는 사람보다는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더 많다.). 아니, 또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지금 당장은 재능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재능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사람. 그리고 재능은 없지만, 남들의 재능을 훔치는 재능(이것이야말로 엄청난 재능인데, 소설 속에서는 재능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뭔가 마법이나 특별한 기술적인 도움을 받는 느낌이다.)을 가진 사람이 그들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재능들이 참 다양하다. 매듭을 잘 짓는 재능, 뜨개질 재능(운전을 하면서도 한 손으로 뚝딱 옷 한 벌을 끝내버린다.), 케이크를 만드는 재능(상대가 가장 좋아할 케이크가 무엇인지 금세 알게 되고, 그 사람에 맞는 맛난 케이크를 만들어 낸다.), 카멜레온처럼 얼굴을 변형시키는 재능, 고아에게 딱 맞는 양부모를 연결해주는 재능, 심지어는 침을 잘 뱉는 재능도 있다(이런 재능도 소설 속에서 유용하게 사용되어진다.). 이렇게 재능의 유무를 기준으로 나뉘는 세상을 보며, 나에겐 어떤 재능이 있을지 생각해보게 된다. 아울러 그 재능을 어떤 방향으로 사용하고 있는지를 말이다.

 

아무튼 이런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여러 등장인물들이 소설 속에 등장한다. 흔히 몇몇 특정 주인공들 위주로 이야기가 진행되게 마련인데, 이 책은 여러 등장인물들 모두의 입장에서 소설이 진행되기에 길지 않은 분량임에도 소설은 다소 산만한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이야기의 줄거리 역시 여러 이야기가 마치 연관 없는 것처럼 산발적으로 진행된다. 이렇게 다소 산만하게 시작되어 진행되지만, 결국에는 이 모든 것들이 날실과 씨실로 엮여 하나의 퍼즐을 완성하게 되는 것이 소설의 특징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러 사건들의 진행을 들어보자. 케이디(케이크를 잘 만드는 재능을 가진 소녀, 고아)가 자신의 가정을 만들어가게 되는 이야기. 그리고 케이디가 케이크 대회에 참여하는 이야기. 여기에 재능이 없는 마리골드가 재능을 찾는 이야기. 마리골드의 남동생인 윌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 도로에 쓰러졌다가 말을 잃은 여인 브이 이야기. 회색 양복을 입은 거대한 남자가 이곳저곳에 등장하며 ‘겉보기보다 세상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은 미소’를 띠며 이런저런 참견을 하는 이야기. 그리고 무엇보다 주인이 다른 이들의 재능을 훔치며, 또 한편으로는 ‘세인트 앤소니’ 여행 가방을 찾는 이야기 등 여러 이야기들이 마구 뒤섞여 있다.

 

뿐 아니라 이야기를 이해하는 열쇠가 되는 사물들도 여럿 등장한다. 제인, 마리골드, 윌의 엄마인 돌로레스의 머리핀. 36개만 생산된 희귀 아이템인 ‘세인트 앤소니’ 여행가방. 소설 속의 여러 등장인물들이 읽곤 하는 빅토리아 베일런스라는 작가의 소설 『겉모습으로는』 등. 이런 여러 사물들도 정기적으로 등장하며 소설을 끌고 간다.

 

이처럼 다양한 등장인물의 입장에서 전개되는 방식, 다양한 사건들의 혼재, 사건의 열쇠가 되는 사물들이 여럿 등장함 등으로 인해 소설은 다소 산만한 느낌이며, 달리 생각하면 그만큼 풍성한 느낌이기도 하다.

 

이렇게 다소 산만하고 연관성 없는 것 같은 인물들과 사건들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들이 점차 하나로 맞춰져 감으로 전체적인 그림이 드러나기 시작할 때면, 마치 힘겹게 퍼즐을 맞춰나가는 가운데 완성을 앞둔 것과 같은 희열을 맛보게 된다. 이야기의 진행이 묘한 흥미와 함께 잔잔한 감동도 함께 준다.

 

이 소설은 씨드북 출판사에서 출간되고 있는 <씨드 매직 시리즈> 네 번째 책이다. 그러니, 마법이 자연스레 소설 속에 녹아들어 있는 이야기다. 이 소설 속에 깃든 마법은 무엇일까? 그건 ‘주인 잃은 짐 백화점’에 찾아온 입주자들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진정한 이웃, 멋진 가정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사연도 다르고, 재능도 다른 이들이 하나로 어우러짐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마법이다. 이런 어우러짐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해지는 감동이야말로 멋진 마법과 같은 요소다. 오늘 우리에게도 이런 마법이 가득 펼쳐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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