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사냥꾼의 노래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65
알렉스 쉬어러 지음, 윤여림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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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쉬어러의 작품 구름 사냥꾼의 노래가 미래인 청소년 소설 시리즈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지구와는 전혀 다른 환경, 어쩌면 중력을 무시한 것 같은 세계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랍니다(중력을 완전히 무시하는 세계관은 아닙니다. 스카이라이더라는 녀석들이 잔뜩 달라붙으면 하늘을 나는 배가 떨어져 내리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중력을 초월하는 것 같은 세계입니다.). 하늘을 나는 배들, 그리고 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섬들, 하늘을 날아다니는 수많은 생명체들이 독자들을 신비한 세계로 초대합니다.

 

단지, 작가가 설정한 판타지의 세상을 독자에게 설명하려는 욕심이 조금 지나쳤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부분들이 조금은 지루하게 진행되어서 재미난 모험에 대한 기대를 자꾸 날려버렸답니다(물론 이런 설명도 필요하겠지만 말입니다.). 그럼에도 결국엔 아찔한 모험의 순간이 역시 알렉스 쉬어러 구나 싶었고요.

 

물이 부와 번영을 의미하는 세상, 그렇기에 물이 권력이고 정치적 수단이 되어버린 세상에서 물을 만들기 위해 구름을 찾아 자유롭게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 사냥꾼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소설에 대한 흥미를 유발합니다.

 

소설 속 주인공 인 크리스찬은 좋은 직업을 가진 아버지와 교양이 넘치는(또는 넘치는 척하는) 어머니 사이의 외동아들이랍니다. 그런 크리스찬의 학교에 한 여자아이(제닌)가 전학을 왔답니다. 바로 구름 사냥꾼인 아이가 말이죠. 소설 속 구름 사냥꾼들은 눈 아래에서부터 입을 지나 턱까지 커다란 흉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구름 사냥꾼임을 드러내는 외형적 표입니다. 실제 이들은 성년식이 되면, 이렇게 얼굴에 흉터를 일부러 만든답니다.

 

이처럼 구름 사냥꾼의 존재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존재입니다. 그런 제닌의 존재가 크리스찬에겐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랍니다. 평범한 가정, 아니 반듯한 삶이 요구되는 환경 속의 크리스찬에게는 그들이 쫓는 구름을 닮은 삶을 살아가는 구름 사냥꾼의 존재가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랍니다. 물론, 누군가에게 구름 사냥꾼은 동경의 존재가 아닌 시기와 증오, 핍박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이렇게 구름 사냥꾼을 동경하는 도련님 풍의 주인공 크리스찬은 제닌과 함께 떠난 구름 사냥의 여정 속에서 엄청난 모험을 하게 됩니다. 알고 보니 제닌과 엄마, 그리고 삼촌은 제닌의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길을 떠난 것이었답니다. 금단의 제도 속 큐난트 섬에서 사형집행을 기다리는 아버지를 말이죠. 과연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이 모험에 크리스찬이 함께 할까요? 그리고 이 모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소설 속에서 만나게 되는 색다른 세계가 흥미롭고 재미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 이 책은 풍자가 가득하답니다. 특히, 금단의 제도라는 존재가 그렇습니다. 이곳에는 각기 금지된 것들이 있는데, 그 금지된 것이 참 한심하답니다. 나와 다른 이들은 모두 악이라는 접근을 볼 수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왼손잡이만 사는 섬에서는 오른손잡이는 악이죠. 반대로 오른손잡이만 사는 섬에서 왼손잡이는 악이고요. 이런 접근이 우리들의 세상 역시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자들을 향해 편협한 자세를 보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질문을 소설은 던지고 있습니다.

 

이런 편협한 세상, 즉 금단의 제도에서 살지 못하는, 또는 살고 싶지 않은 자들이 모여 사는 곳이 바로 반대자들의 제도랍니다. 사실 이곳이야말로 다양성이 인정받는 세상이지만, 이곳에 대한 인식은 오히려 좋지 않답니다. ‘반대자라는 말 자체가 부정적이어서 그럴까요? 하지만, 정작 접해보면 그곳 역시 같은 사람들이 사는 곳임을 는 알게 되죠.

 

이런 선입견과 편견, 그리고 배타성에 대해 소설은 꼬집습니다.

 

이렇게 보면 사람 사는 모습이란 어디나 별반 다를 게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무엇을 믿느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나는 건 왜일까? 왜 사람들은 그토록 믿음을 가지고 싸우는 걸까? 고작 사상의 차이 때문에 살인을 저지르기도 하고, 그런 행위에 온갖 정당성을 부여한다. 자신과 뜻을 같이하지 않는 신념, 사상, 견해를 참아내는 것이 아마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인가 보다.(202-3)

 

하지만, 결코 같아질 수 없는 구름 사냥꾼에 대한 동경, 그리고 구름 사냥꾼 소녀와의 사랑을 통해, ‘는 성큼 성장하게 됩니다. 다름을 인정하며 다른 세상을 동경하고 존중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나의 세상 역시 부인하지 않고 존중하는 아이로 말입니다.

 

역시 알렉스 쉬어러가 만들어가는 환상적 세상, 그 속에서의 모험이 돋보이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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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재석이가 깨달았다 까칠한 재석이
고정욱 지음, 마노 그림 / 애플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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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 >가 벌써 7번째 책이 나왔다. 이번 제목은 까칠한 재석이가 깨달았다인데, 무엇을 깨달았다는 것일까? 그건 바로 관계의 중요성이다. 특히, 친구간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소설 속에서 이런 관계를 위협하는 요소는 폭력과 경쟁이다.

 

전설의 싸움꾼이었던 재석은 이젠 좋은 친구들인 민성, 보담, 향금의 도움으로 인해 일진에서 탈퇴하여 글쓰기의 재미에 푹 빠져 살아간다. 그런 재석 앞에 이번엔 과거 폭력으로 인한 문제들이 펼쳐진다. 재석이의 폭력이 아닌 민성의 폭력이다.

 

어느 날 sns 에 초등학교 시절 폭력에 시달렸다는 글이 올라오게 되는데, 그 폭력의 가해자가 아무래도 민성이 같다. 정작 민성이는 자신이 그런 짓을 행한 것에 대한 기억이 없지만, 피해자인 자연이의 말에 의하면 확실히 민성이가 맞다. 이로 인해 민성은 자신의 과오를 자책하게 되고, 이 일을 사과하려하는데, 정작 자연은 과거의 트라우마로 인해 민성의 사과조차 두려워한다. 과연 민성은 자연에게 사죄하고 자신의 옛 잘못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한편 재석이가 쓴 글이 교지에 채택이 되었다. 문제는 재석에겐 글쓰기의 스승과 같은 친구 병조의 글은 채택되지 않았다는 점. 이로 인해 둘 사이가 서먹서먹해지고 마는데, 과연 재석은 병조와의 관계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

 

여기에 또 한 가지 사건이 있다. 그건 바로 자연이를 집단폭행한 일진들의 짱만을 모아 만든 일진 어벤져스의 우두머리 일구가 재석에게 결투를 요청한 것. 일구는 어린 시절 재석과의 싸움에서 졌던 일을 마음이 품고 있었던 것이다. 과연 재석은 예전처럼 다시 주먹을 휘둘러야만 하는 걸까? 아님, 다른 좋은 방법이 있는 걸까?

 

이처럼 주로 폭력과 연관된 관계들의 갈등, 그리고 그 갈등을 해소하고 화해로 나아가는 과정을 소설은 아주 재미나게 그려내고 있다. 점점 더 재석이는 까칠한 모습이 아니라, 세상의 선한 오지라퍼로서 사건이 있는 곳에 출동하여 사건을 해결해내는 해결사의 면모를 보인다. 마치 정의의 사도처럼 말이다. 어쩐지 이젠 까칠한 재석이란 표현이 어울리지 않게 되어버린 것만 같다.

 

무엇보다 이번 이야기가 감동적인 것은 소외된 한 아이가 친구들을 만나게 되고, 그런 좋은 관계의 에너지를 통해 트라우마를 극복해내며 삶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게 된다는 점이다. 아울러 서로 대립되고 다투던 사이에서 친구로 화해하게 되는 모습 역시 뭉클한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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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들링 1 - 마지막 하나 엔들링 1
캐서린 애플게이트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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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어린이 독자들이 좋아할 책들을 선보이는 가람어린이에서 또 하나의 재미난 판타지 소설이 출간되었습니다. 뉴베리 상 수상 작가인 캐서린 애플게이트의 엔들링이란 소설입니다.

 

책은 먼저, 엔들링(endling)에 대한 단어 설명합니다. 책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1. 하나의 종족 또는 경우에 따라서 그보다 규모가 작은 종족에서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존재.

2. 하나의 종족이 멸종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행사: 이별식

3. (비공식적) 불행이 예상되거나 무모한 원정에 나선 사람. - 네다라 제국 공식 백과사전 세 번째 개정판

 

그럼, 책에서 말하는 뜻은 무엇일까요? 세 가지 전부랍니다. 소설의 세계관 속 네다라 제국엔 여섯 지배 종족이 있습니다. 인간, 랍티돈, 펠리벳, 테라만트, 니티테, 데언, 이들이 그들입니다. 이들은 모두 말을 할 수 있고, 도구를 만들 수 있으며, 배울 수 있고, 마법을 쓸 수 있답니다. 이 가운데 데언은 개와 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직립보행을 하며 말을 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엄지손가락이 있고, 날다람쥐처럼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날아다닌다는 점에서 개와는 완전히 다른 종족이랍니다. 무엇보다 데언은 진실과 거짓을 구별할 줄 아는 힘이 있습니다. 누구든 그 말이 진실인지 거짓을 구별할 수 있는 힘이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대단히 무서운 힘입니다.

 

바로 이런 힘을 두려워하여 데언 족을 멸종하려는 이들이 있답니다. 이렇게 해서 마지막 데언 족이라 불리던 무리 가운데 가장 작고 연약한 겁쟁이 데언인 빅스만 남게 되고 모두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졸지에 빅스는 엔들링이 된 겁니다. 하루아침에 가족을 모두 잃고 혼자가 된 빅스에게 새로운 가족이 생깁니다. 어쩌면 빅스가 펼쳐나가는 모험의 여정은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 가는 여정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그렇게 빅스와 일행이 되는, 아니 빅스의 새로운 가족이 되는 이들은 중간 종족에 속하는 워빅토블입니다. 워빅은 마치 사막여우, 또는 토끼처럼 생긴 조그마한 종족인데, 이들도 말을 할 줄 알기에 하등 종족은 아닙니다. 하지만 마법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여섯 지배 종족에 속하지 못하고 중간 종족에 속한답니다. 빅스는 그런 워빅인 토블을 구해줌으로서 일행이 됩니다. 여기에 남자인 척 하는 여자아이 카라(카라의 신분에는 대단한 비밀이 감춰져 있답니다.), 감옥에서 만난 펠리벳인 갬블러(고양이 모양의 거대한 몸집의 전사종족이랍니다.), 도둑인 렌조, 이들이 만들어가는 모험이 흥미진진합니다.

 

소설은 여러 가지 가치를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인간의 탐욕은 소설을 읽는 내내 우릴 부끄럽게 만듭니다. 또한 진실을 가려주는 존재인 데언 자체가 진실에 대한 참 가치를 끊임없이 이야기합니다.

 

거짓과 싸울 수 있는 무기는 딱 하나뿐이야.”

바로 진실이야.”(293)

 

소설은 진실의 힘을 느끼게 해줍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아름다운 가치인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종족이 사라져 이제 홀로 남아 엔들링이 되어 버린 빅스, 그는 전설 속에 존재하는 살아 있는 섬을 찾아 모험을 떠납니다. 그곳에서 자신의 종족인 데언을 만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말입니다.

 

과연 살아있는 섬은 진짜 존재할까요? 과연 새롭게 무리를 이룬 이들이 만들어갈 모험은 어떤 것들일까요?

 

엔들링, 그 첫 번째 책인 마지막 하나는 두툼한 책이 언제 읽히는지 모를 정도로 흥미진진하게 진행됩니다. 사건 진행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점 역시 마음에 듭니다. 무엇보다 재미나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힘이고요. 게다가 반짝이는 아름다운 가치들을 여럿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이 책이 독자에게 주는 귀한 선물이기도 합니다. 다음 이야기가 벌써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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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동물원 꿈꾸는돌 10
소냐 하트넷 지음, 고수미 옮김 / 돌베개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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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의 어린 남매 집시들이 한밤의 동물원에 도착했습니다. 어린 집시들은 왜 부모님과 떨어져 그들만의 여행을 하고 있는 걸까요? 아무튼 그들이 도착한 동물원엔 벌써 오랫동안 갇혀 있던 동물들과 그들을 평화롭게 비추는 시리도록 아름다운 달빛만이 가득합니다. 청소년 소설, 한밤의 동물원이곳 동물원에서 그 밤에 이루어지는 것들을 아프게 묘사하고 있는 청소년 소설입니다.

 

한밤의 동물원은 전쟁으로 황폐해진 땅 위에서 어린 아이들과 동물들이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마음을 나누느냐고요? 한밤의 동물원, 그곳에선 인간과 동물이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답니다. 어찌 그런 일이 벌어지는지는 묻지 말자고요. 중요한 건 그들이 나누는 이야기의 내용이니 말입니다.

 

한밤의 동물원 위로는 너무나도 평화로운 달빛이 쏟아집니다. 마치 고운 수정가루와 같은 달빛이 쏟아지는 평화로운 풍경. 하지만, 결코 평화롭지 않은 세상이 대비되어 마음 아픈 풍경이 펼쳐집니다.

 

이들이 나누는 이야기 가운데 하나는 전쟁의 악마성입니다. 전쟁이 일어나게 되는 이유는, 다름 아닌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 생각에서라고 소설은 말합입니다. 특히, 힘을 가진 이들이 내 마음대로 하게 될 때,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게 되죠. 그 끔찍한 일의 최고봉은 전쟁이고 말입니다.

 

이런 전쟁으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들의 죽음을 목격하고 그들만이 천우신조로 살아나 정처 없이 떠돌다 도착한 한밤의 동물원, 그곳은 다른 곳들과는 달리 폭탄의 피해를 입지 않아 온전히 보존된 공간입니다. 하지만, 우리에 갇힌 동물들을 돌보는 사람이 없음이야말로 동물들에게는 견딜 수 없는 피해죠. 먹을 것 없이 갇혀 있기만 한 동물들과 가족을 잃고 정처 없이 떠도는 어린 집시들의 이야기는 가슴을 아리게 만듭니다.

 

이들의 대화는 사실 재미나진 않습니다. 다시 말해 소설은 솔직히 재미난 소설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대화를 통해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동물원이라는 장소로 인해 동물원의 긍정적 요소와 부정적 요소를 고민해 볼 수 있습니다. 과연 동물원이 필요한가부터 시작하여, 동물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혹 자유가 아닌가? 등등.

 

자유로운 것은 자랑스러운 것이었다. 그건 동물이 가진 것 가운데 사람이 부러워하고 존경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 동물원 동물들은 자유롭지 못했다. 먼지가 이 동물들보다 자유로웠다.(107)

 

자유롭게 살아야 할 동물들이 자유를 억압당한 채 살아야만 하는 부조리한 모습의 동물원(물론, 그렇다고 해서 소설이 동물원에 대해 부정적 시선을 보이는 건 아닙니다. 이곳에 오게 된 동물들은 모두 사연이 있거든요. 이는 동물원의 또 다른 긍정적 요소로 흐르고요.). 하지만, 태어나 한 번도 자유를 누려보지 못한 그곳의 독수리는 여전히 하늘을 나는 꿈을 꾸죠.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존재의 목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자유를 꿈꾸며, 소망하는 삶 말입니다.

 

반면, 집시 아이들은 자유롭게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그런 그들 역시 자유를 빼앗긴 채 반쪽의 자유만을 누리고 있답니다. 전쟁을 통해, 아이들은 기존에 갖고 있던 가치와 신념마저 뒤집혀 버리게 됩니다. 그런 가운데 그들은 길을 찾아가죠. 그 길 끝에 도달한 가치는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서로를 해치지 않는 세상 아닐까요? 집시 아이들과 동물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지만, 그건 그들 사이에 서로를 침범할 수 없는 창살이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만약 그 창살이 사라진다면? 아이들은 사자와 늑대 들의 야성을 두려워하죠. 그러나 결국 아이들이 꿈꾸는 세상은 서로를 해치지 않는 세상이랍니다. 사람과 야수가 함께 뒹굴 수 있는, 서로를 해치지 않고, 도리어 서로를 도울 수 있는 그런 세상. 하지만, 그런 세상이 과연 존재할까요?

 

소설은 그런 세상이 존재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럼에도 우리의 가슴 속엔 그런 세상을 꿈꾸며 나아가야 하는 것 아닌가 묻고 있답니다. 서로의 도움이 결국 그런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거죠.

 

오랫동안 우리 안에 갇혀 지내던 동물들, 과연 그들에게 자유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그 자유를 누릴 수 있을까요? 사실 그들은 주저할 수밖에 없답니다. 왜냐하면, 야성의 세상 속에서 스스로 자신을 돌볼 방법을 그들은 이미 잊었기 때문이랍니다. 그럼에도 그들을 구원하고 자유를 누리게 할 방법이 있다면? 그건 바로 서로를 돌보는 거죠. 과연 그런 이상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물론, 소설은 그 답을 보여주진 않습니다. 그 선택은 결국 우리들 독자들 각자의 삶속에서의 선택의 문제일 테니 말입니다.

 

가슴 시리도록 평화로운 한밤의 풍경, 하지만, 결코 평화롭지 못한 세상, 이 철저한 아이러니 안에서 오늘 우리 역시 살아가고 있겠죠. 그리고 매순간 선택하며 그 선택은 어떤 식으로든 결과를 낳을 테고 말입니다. 그 선택과 결과는 평화를 향한 것들이 되기만을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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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걸스 6 - 어린 스파이들, 믿을 건 우리 자신뿐이다! 스파이 걸스 6
앨리 카터 지음, 김시경 옮김 / 가람어린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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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한 스파이를 양성함을 목표하는 비밀스러운 학교 갤러허 아카데미’, 그곳 소녀들 이야기를 담고 있는 스파이 걸스, 이제 주인공들은 졸업을 앞둔 마지막 학년이 되었습니다. 이번 이야기의 제목은 어린 스파이들, 믿을 건 우리 자신뿐이다!랍니다. 왜 믿을 건 자신들 뿐이라고 하는 걸까요?

 

케미를 죽이려던 캐번 서클’, 그 비밀스러운 조직을 만든 초기 지도자들 명단을 케미가 가지고 있었답니다. 바로 그 일로 인해 캐번 서클은 케미를 죽이려 했던 겁니다. 그런데, ‘캐번 서클의 지도자들의 후손들(, 이들이 현재의 캐번 서클 지도자들인 셈이죠.)이 하나하나 제거되고 있답니다. 바로 캐서린에 의해서 말입니다(캐서린은 케미의 남자친구인 잭의 엄마로 역시 갤러허 아카데미 출신인 이중스파이랍니다.).

 

이로 인해, 케미와 친구들은 로마 주재 미국 대사인 윈터스 대사의 아들인 프레스턴을 보호하기 위해 학교를 빠져나가 이탈리아로 향합니다. 왜냐하면 윈터스 대사 역시 캐번 서클의 지도자거든요. 그래서 그 아들인 프레스턴이 위험해졌기에 지켜주려 하는 겁니다. 하지만, 윈터스 대사와 프레스턴은 이중스파이 혐의로 소녀들 눈 앞에서 에드워드 요원에 의해 붙잡히고 맙니다.

 

이렇게 붙잡혀 비밀 감옥에 갇혀 있던 윈터스 대사가 케미를 부릅니다. 오직 케미에게만 진술을 하겠다며 말입니다. 그렇게 찾아간 비밀 감옥에서 또 다시 케미는 눈앞에서 윈터스 대사가 죽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죠. 또 다시 그곳(어디인줄도 모르는) 비밀 감옥에 괴한이 침입했거든요.

 

그곳 비밀 감옥에서 탈출한 케미는 얼마 후 친구들과 함께 그곳 어딘가에 붙잡혀 있는 프레스턴을 구출하기로 작정합니다. 프레스턴 역시 그곳에서 최후를 맞을 것을 염려한 거죠. 그런데, 이들 스파이 후보생들만으로 프레스턴을 구출해낼 수 있을까요?

 

여기에 또 하나, ‘캐번 서클의 지도자들은 제3차 세계대전을 일으키려 함을 친구들은 깨닫게 됩니다. 그것도 리즈가 학교에 입학하며 제출했던 제3차 세계대전을 일으킬 프로젝트, 그 정답과 같은 내용으로 말입니다. 이미 하나하나 진행되고 있는 제3차 세계대전 프로젝트, 이에 친구들은 이것 역시 막아야만 한답니다.

 

그런데, ‘갤러허 아카데미입학시험 답안지의 내용이 어떻게 해서 캐번 서클의 지도자 손에 들어간 걸까요? , ‘갤러허 아카데미안에도 이들의 협조자가 있는 걸까요? 이제 친구들은 어느 누구도 믿을 수 없답니다. 오직 자신들의 힘만으로 이 일을 해결해나가야 하죠. 과연 친구들은 마지막까지 잘 해나갈까요?

 

이번 이야기는 더더욱 스파이 수행과정의 위험천만한 모습이 가득합니다. 그래서 더욱 박진감이 느껴집니다. 또한 어느 누구도 믿을 수 없는 가운데, 친구들이 어느 덧 훌륭한 스파이로서 서 성장한 모습을 보게 됨이 흐뭇하기도 하답니다.

 

자신들이 행한 일을 어디에서도 밝힐 수 없는 스파이의 숙명을 타고난 소녀들, 비록 아무도 자신들의 희생과 업적을 알아주지 않는다 할지라도 세계 평화를 위해, 세계를 위기에서 건져내기 위해 자신을 던지는 멋진 모습이 더욱 소설 속에 빠져들게 합니다.

 

아울러 권력의 어두움 역시 엿볼 수 있고 말입니다. 캐번 서클의 지도자들이 원하는 건 혼란입니다. 그를 통해 자신들의 권력을 끊임없이 유지하려는 탐욕을 품고 있거든요.

 

그들이 원하는 건 늘 한결같지. 혼란과 분열. 조각조각 쪼개져 있어서 어느 누구도 혼자서는 너무 큰 힘을 가질 수 없는 구조.”

물론, 캐번 서클이 진짜로 의도하는 것이지만 결코 말하지 않는 건, 누구든 자신들이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권력을 가지게 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는 거야.”(323)

 

이러한 탐욕에 맞서 평화를 지켜내기 위해 용감하게 맞서는 소녀들의 모습이 참 멋진 소설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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