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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에게 스타일은 음악을 표현하는 수단 중 하나다. 흑인 특유의 펑키한 헤어스타일에선 레게 음악이, 머리에 두른 수건과 헐렁하게 내려입은 바지에선 힙합이 읽힌다. 드레시한 정장은 리듬앤드블루스(R&B)나 발라드곡일 확률이 높고, 어깨가 강조된 재킷은 레트로풍 음악이 다시 돌아왔음을 확신하게 한다. 특히 시각적 효과를 강조하는 걸그룹의 경우라면 노래를 듣지 않고도 의상에서 노래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보여주는 음악’이 대세인 요즘, 걸그룹은 의상으로 음악을 입는다.


‘보여주는 음악’, 패션이 더욱 중요한 걸그룹들

 
 


» 맨 위부터 원더걸스, 2NE1, 브라운아이드걸스, 소녀시대. 사진 한겨레 자료, YG 엔터테인먼트, 내가네트워크, 한국방송 제공
 
 
 

 


‘걸그룹 춘추전국시대’로 통하는 올여름 가요계에서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소녀시대, 브라운아이드걸스, 카라 등 기존 걸그룹과 2NE1, 포미닛, 티아라 등 신인까지 다양한 걸그룹이 각종 온라인 음원차트 순위권과 방송사 가요 프로그램을 장악했다. 엠넷 <엠카운트다운>의 김기웅 PD는 “소녀시대와 원더걸스가 흥행 카드로 자리잡으면서 여러 기획사에서 걸그룹을 양산한 결과”로 분석한다. 걸그룹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쇼 프로그램 무대 위는 패션쇼 디자이너들이 경쟁하는 런웨이를 방불케 한다. 노래가 안 되면 의상으로라도 튀려는 이들의 무대 위 4분은 라스베이거스의 쇼 무대처럼 화려하다.

두 번째 미니앨범 수록곡 <소원을 말해봐>로 돌아온 소녀시대는 밀리터리 머린룩을 입고 늘씬한 각선미를 뽐낸다. 마네킹처럼 고른 몸매를 가진 이들은 맞춤 유니폼을 입고 일사불란한 군무를 추며 “난 그대 소원을 이루어주고 싶은 행운의 여신”이라고 노래한다. 데뷔 두 달 만에 <파이어> <아이 돈 케어>로 각종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한 2NE1은 컬러플 한 팝아트 티셔츠에 찢어진 레깅스를 입고 등장해 스트리트 패션을 보여준다. ‘여자 빅뱅’이라고 불린 이들은 “뛰뛰뛰뛰뛰고 싶어, 미미미미미치고 싶어”라고 노래하며 독특하고 자유로운 의상을 뽐낸다. ‘유니폼 대 자유복’의 차이만큼 소녀시대와 2NE1은 걸그룹 10년사의 같기도, 다르기도 한 변천사를 보여준다.

1990년대 말, 핑클과 S.E.S의 등장은 걸그룹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요정 콘셉트로 등장한 이들은 유니폼 스타일의 똑같은 옷을 맞춰 입고 무대에서 춤을 췄다. 음악성을 뽐내며 노래를 들려주는 것보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표현하는 게 중요했다. 핑클과 S.E.S가 성공하자 베이비복스, 샤크라 등 수많은 걸그룹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룹 이름만 바뀌었지 상황은 비슷하다. 원더걸스와 소녀시대가 뜨자 씨야, 다비치, 애프터스쿨 등 귀엽거나 섹시한 걸그룹이 쏟아졌다. ‘핑클 대 S.E.S’, ‘원더걸스 대 소녀시대’의 경쟁 구도가 그때도, 지금도 걸그룹의 부흥을 이끌었다.

유행은 돌고 돈다고, 걸그룹의 고정적인 스타일도 여전하다. 소녀를 강조하는 ‘큐티걸’ 콘셉트는 ‘걸그룹 생성 매뉴얼 1단계’다. 소녀시대는 <키싱유>를 부르며 막대사탕춤을 춰 존재감을 보였고, 카라도 손가락으로 꿀을 찍어먹는 춤을 추며 귀여움을 강조했다. 원더걸스의 소희도 <텔미>에서 ‘어머나’ 같은 표정으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그러다 세월이 흐르면 소녀들은 나이를 먹고, 대중은 자극을 원한다. 음반이 늘어날수록 귀여운 소녀는 섹시한 숙녀가 됐다. 핑클과 S.E.S는 힙합 의상과 정장 패션의 변화를 거쳐 노출 의상이 있는 섹시 콘셉트까지 보여줬다. 소녀시대, 원더걸스, 카라도 소녀에서 숙녀로 변신 중이다.

하지만 요즘 걸그룹은 소녀에서 숙녀가 되는 ‘걸그룹 변신 매뉴얼 2단계’를 있는 그대로 따라가지 않는다. 이미지가 중요한 시대임에는 변함이 없지만 개성을 존중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복고풍 의상과 헤어스타일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하기 시작하면서 원더걸스는 미국 시장까지 진출했다. 유니폼은 변함없지만 소녀시대는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여성미를 강조하기 시작했고, 에프터스쿨은 트레이닝복 하나만으로도 섹시함을 강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알록달록한 비비드 컬러의 티쳐츠와 액세서리가 강조된 의상을 선보이는 포미닛과 2NE1의 의상은 무대 아래로 내려와도 이질감이 없다. 2NE1과 빅뱅의 스타일리스트인 양승호씨는 “가수에겐 음악이 제일 우선이지만 그에 어울리는 비주얼은 음악을 더 빛내준다고 생각한다”면서 “대중 사이에서 생소했던 패션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유행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음악성 뒷받침 안 되면 밀려날 수밖에


걸그룹의 스타일은 그들의 존재감을 무대 밖으로 전달하는 힘까지 가졌다. 여성 아이돌이 곧 ‘스타일 아이콘’인 시대에서 이들이 입는 의상은 패션산업을 이끄는 유행을 낳기도 한다. 패션스타일리스트 서정은씨는 “걸그룹이 10대들이 따라 하고픈 ’워너비’가 되고 있다”며 “걸그룹의 패션이 파리 컬렉션의 런웨이 의상처럼 과감하고 트렌디해지면서 10대들을 타깃으로 한 캐주얼 시장도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타일이 곧 가수의 생명력을 책임져주지 못한다. S.E.S와 핑클도 귀여움에서 출발해 섹시함에서 멈췄다. 음악평론가인 이혁준씨는 “보여주는 것에만 치중했던 걸그룹이 음악성을 보여주지 못하면 생명력을 이어갈 수 없다”며 “성공한 걸그룹의 전신을 따라가는 안전한 길을 택하기보다 스타일과 음악성 면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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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희 2015-08-15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래전에 선생님의 말씀을 걸그룹들이 귀담아들어야 하는데, 결국 풍요속의 빈곤 가요계가 됐네요

24 2016-01-05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걸그룹의 양적 생산 질적 하락

현대 2016-03-10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ㅇ걸그룹이 인스턴트 식품이라면 선생님의 음악은 장인의 사골국같아요

키친 2016-04-10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음악에 대한 깊은 인식이 보인다

맥스 2016-10-04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한마디 한마디가 버릴 게 없네요

정식 2018-04-20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참 오래된 분이시구나 이혁준 선생님
 

 

평범의 반란!



그저 해프닝으로 지날 줄 알았던 영화 <워낭 소리>가 3월 관객 동원 순위에서도, 무수히 거대한 제작비로 만든 영화들을 제치고, 줄곧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매스컴들이 과도하게 앞다투어 떠든 결과기도 하고 대통령도 친히 관람하셨다고 하니, 그 덕도 톡톡히 봤을 것이다. 필자도 여든 넘으신 부모님의 소망에 바쁜 시간을 쪼개 부모님과 함께 이 영화를 관람했다. 글쎄, 어떤 이는 순수한 독립 영화가 상업성을 띠고 있다고 비평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일반적이고 평범한 소시민적인 촌부와 일소의 일상에서 소나기가 아닌 잔잔한 안개비를 맞는 기분이었다.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사회적으로 불신이 점점 만연하고, 여기저기 한숨이 숨처럼 새어 나온다. 이럴수록 외계인 같은 스타가 아닌 평범한 영웅을 대중이 원한다는 건 오래된 정설이다. 그동안 잘 이해 되지도 않는 복잡한 머리로, 높은 곳에서 무시하듯 대중을 내려다 보는 예술계가, 내 것이 아닌 남의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누구나 갖고 있는 자신 안의 잠재적 능력을 재발견하며, 문화의 주체가 바로 자신이란 당연한 이치를 알아가는 것이다. 시청률도 나오지 않는 텔레비전 밤 시간대 다큐멘터리로 나옴직한 <워낭 소리>가 대한민국의 찬사를 받는 것도 이런 사회적 기류일지도 모른다.

광고에서도 이 법칙은 예외가 아니다. 기존의 예쁘고 멋진 스타들이 애교를 떨며 팔아대던 상품들이, 점점 일반 모델의 거칠고 평범한 연기로 대세를 이루고 있다. 소비자들은 스타 선망의 심리를 이용했던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빅모델 전법에 흥미를 잃은 것이다. 시엠송을 보더라도 예쁘고 듣기 좋은 노래에서, 지난해의 금연 캠페인을 필두로, 투박하고 진실해 보이는 평범한 노래가 모 보험광고, 모 항공회사 광고 등에 유행처럼 번지면서, 스타마저도 평범하게 평가 절하하여 대중의 진심을 얻고 있다.

가요는 어떠한가?

남자 가수들은 소몰이 창법으로, 여자 가수들은 섹시한 댄스로 획일화했던 가요계에 겸손한 직장인 밴드, 소박한 아줌마밴드, 전문직 여자로만 이루어진 일반인의 우먼 프로젝트 등 신선한 아마추어리즘으로 가요계에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방송에서도 이마에 주름이 살포시 내려 앉은 7080의 이제 일반인 된 형님들이 나와 열과 성의를 다해 노래를 하고 우리는 거기에 신나게 박수로 장단을 맞춰 준다. 공연 예술에서도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관절염을 무릅쓰고 뮤지컬을 올리기도 한다.

난공불락일 것처럼 보였던 거대한 경제력으로 탄탄한 보호막을 쓰고 있던 문화계에 저예산으로 문화를 움직이겠다고 용기를 낸 평범한 일반인들은 성공과 실패를 떠나서 이미 승리자이다. 그들의 소리를 자신 있게 세상에 주장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그들의 반란은 의미가 있는 것이다.

시절이 그리 녹녹하지 않을 때마다 언제나 경제를 일으키고 문화를 일으킨 주체는 스타도, 정치인도, 기업인도 아니었다. 그저 이웃으로 함께 소주를 나눠 마시던 아저씨일 수도 있고, 거리 청소를 같이 하던 이름 모를 아줌마일 수도 있다. 그리고 나일 수도, 당신일 수도 있다.

평범함의 반란은 이제 문화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으로 퍼져 나가야 할, 긍정의 힘으로 자리잡길 바란다. 그러나 또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시절이 좋아지면, 포장 예쁜 기득권자에게 열광하느라, 먹다 남은 찬 밥처럼 윗목으로 밀어놓지 않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특별함이란 가장 자연스런 평범함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관련 사이트

이혁준의 음악, 문화 얘기 http://blog.naver.com/gogotowin

이혁준의 문화 얘기 http://blog.aladin.co.kr/700044166

이혁준의 광고, 일상 얘기 www.cyworld.com/gogoto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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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 2009-11-06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왜 조금 늦게 비평을 하시는지요? 그냥 남들처럼 유행을 타시는 것도 좋으련만,, 근데 글은 정말 공감 가네요... 새로운 시각이네요. 문화를 서민에게 돌려주는 글, 참신합니다.

드콴 2009-11-06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문화는 대중의 것, 대중에게 돌려주라는 말, 가슴에 팍 박히네요.숨이 탁트이는 글이네요

승혁 2009-11-07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른 문화평이네요 귀족적이지않은.. 다분히 서민적인 마음을 대변하네요

dusrud 2009-11-09 0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가장 특별함이란 가장 평범한 것이다라는 말 멋진말입니다.

요한 2009-11-12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재미있다.. 공감 100%

2009-11-18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문화는 대중의 것!!!!! 이런 간단한 이치를 몰랐을까?

허실 2009-12-02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세상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써 공감합니다. 모두들 서민, 서민 하지만.. 정작 문화는 아직도 기득권층에 의한 소유물인 것 같습니다

평범 2009-12-09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문화는 평범한 사람의 것!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루팡 2016-02-26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끝가지 읽어보니 옛글도 좋은 글이 많네요 힘이 나는 글입니다

현대 2016-03-10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평범한 사람이 많은 만큼 세상은 평범한 사람위주가 되어야 한다

프리 2016-05-23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평범한 사람에게 힘이되는 글임다

맥스 2016-10-04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평범한 사람의 반란은 있어야 한다. 아, 5시간째 이혁준 선생님의 글을 봤네요 과장한테 죽겠군 ㅎㅎㅎ

ska 2018-01-04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대단한 필력이시네요 계속 보고 있습니다

정식 2018-04-20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평범의 반란 정말 좋은 글이네요
 

 

비평가와 싸워라! 

대한민국 국민들은 예로부터 보고, 듣고, 얘기하는 것을 즐겨 하는 민족이다. 선비들의 놀이 혹은 서민들의 애환이 담긴 마당극이 발전하여 오늘날 노래와 춤 그리고 연극, 뮤지컬, 영화의 형태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그렇기에 직접 노래하고 춤추는 노래방 문화라던가 회식 문화가 당연한 일상으로 자리 잡았고 노래나 춤을 배우기 위해 따로 여가 시간을 내는 일도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보곤 한다. 우리나라만큼 전 국민의 가수화나 배우화가 되는 일도 전세계적으로 드문 일일 것이다.

TV나 영화를 보면 전문 가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설픈 노래를 부르는 연예인이나 사회 인사, 또는 일반인을 보고, 우리는 묘하게도 동질감을 느끼며 즐거워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 국민이 문화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는 무조건적 호감의 표시일 것이다.

그러나 가끔 대중문화 평론가라는 타이틀을 가진 이들의 평론이나 별 다섯 개의 평점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딴 나라 평론가들의 의미 없는 외침으로 보이거나, 과연 이 별 평점을 믿어야 하는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평론에 좌지우지 되면서 정말 좋은 작품을 놓치기도 하고, 별의 수에 따라 선택한 문화 콘텐츠가, 사기를 당한 듯 시간을 허비하게도 하지만, 그러면서도 영화 하나 볼 마음이 생기면 이들의 평론을 인터넷에서, 잡지에서 찾아 보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물론 그들의 의견은 각자의 취향, 개성에 따른 철저히 주관적인 것이기도 하지만 그들이 갖고 있는 의견이 파워를 갖고, 대중들이 믿고 따르며 참조한다는 것을 생각할 때, 조금은 탁상공론이 아닌 현실적인 평론이 필요할 것이다.

 평론가들은 어디 너 잘하나 보자라고 눈을 외로 꼬고 있는 관객 앞에 서 있는 배우의 심정을 알까? 카메라 뒤에서 눈 깜빡이는 시간도 아까운 감독의 조인 팔짱의 긴장감을 느낄까? 또 어미 하나에 목숨을 걸고, 거울 앞에서 수차례 연기를 해보며, 감정 전달에 목숨 거는 작가의 하얀 밤을 이해 할까?

 아, 그러고 보니 박학다식한 박사출신의 강의용 평론은 들어 봤어도 배우, 감독, 작가 등 그 언저리에서 몸을 부딪혔던 생생한 평론은 쉽게 만나지 못 한던 것 같다. 적어도 평론을 하려면 뜨거운 조명 밑에서 비지땀을 흘려본다든지 추운 겨울, 얼음보다 차가운 의자에서 지끈지끈한 두통을 메가폰으로 잠재워 본다든지 혹은, 잘못된 소품 하나로 온 마을을 뒤져야 하는 스태프에게 따뜻한 커피를 전해 준 적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단지, 그저, 우아하게 초대받아 노트 하나 들고 VIP석에 앉아 관계자들의 인사를 받는 거론, 대중의 시각을 이해하는 데 부족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작품 하나 보기 위해 꼬깃꼬깃한 용돈을 절약하고 친구들과 시간을 맞추려 노력하는 대중의 시선보다 더 설득력이 없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평론가는 좀더 몸으로 부딪히는 살아 있는 평론을 써야 한다. 지금에 와서 스태프의 막내로 일할 수는 없겠지만, 감독도 되보고, 스태프도 되고, 비평을 위한 비평가가 아닌, 그저 관객의 마음으로, 적어도 역지사지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칭찬할 것은 과감히 칭찬하고, 충고할 것은 따끔하게 충고하는 유연한 자세를 갖춰야 한다. 오직 대중보다 객석에 많이 앉아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론, 이제 똑똑해질 대로 똑똑해진 대중을 이끄는데 역부족일 것이다. 또 대중은 평론가에게 무조건적으로 의지하기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정확히 표현하며 평론가를 다시 평론하는 자신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야 말로 대중문화의 주인공은 바로 대중 자신이며, 대중문화를 이끌어가는 주체도 대중이기 때문이다.

갑자기 심형래 감독의 <디워>나 지금 한창 인기 몰이를 했던 드라마 <아내의 유혹>이 생각나는 건, 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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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희 2009-11-02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새로운 시각의 냉철한 얘기네요.. 절대 공감, 이런 현실감있는 문화비평이 필요할때

드콴 2009-11-06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기득권층의 머리 빈 평론가랑은 싸워야지용

승혁 2009-11-07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맞다, 어떤 때는 열사처럼 항거하고 싶을때도 있다. 국민을 가르치려는 자만감이 너무 보이고 끼리끼리 해먹을때도 있다

dusrud 2009-11-09 0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비평가의 대부분도 부르조아의 정치적, 경제적인 지원에 영향을 받는 느낌이 있습니다. 추천으로 가서 보면 영 아닐때도 있습니다. 며칠 전, 기업과 정부의 돈으로 만든 뮤지컬 대작을 보고도 마치 국민 교육용 문화영화나 반공영화를 본듯한 느낌이라 돈은 물론 시간도 너무 아까웠습니다. 그리고 님 계속 속시원한 글 부탁드립니다.

한요 2009-11-12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음편 기대됩니다.

허성 2009-11-13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재밌어요.

2009-11-18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랜만에 가슴 착착 붙는 시원한 비평.. 근데 이슈가 되었을때, 올리시면 더 인기가 있을 것 같은데? 그리고님 겁쟁이?

허실 2009-12-02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비평가 역시 부르조아 편이죠.. 나쁜....

진평 2009-12-09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가슴 시원한 서민 문화비평이다.

잴러 2010-09-01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가장 공감 백배 가는 글!!!!

금연 2015-04-25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지같은 비평가랑 꼭 싸워주십시오 저도 싸우겠습니다

토마토 2015-04-27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 살벌하게 잘쓰시고 깊이도 있네요 기대안하고 들어왔다가 깜짝 감동

ghdeo 2015-05-20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맞습니다 기득권층의 평론가와 싸워서 대중의 힘을 보여줘야 합니다

pop 2015-10-18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님의 글중에 가장 좋은 글 비평가와 싸워라 평론가와 싸워라

애니 2015-10-26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비평가와 싸워라 대중이 할 일임 대중봤는데 정말 좋은 글들임 또 오겠음

dps 2015-11-04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선생님 말대로 거만하고 교만한 기득권 지식인척하는 평론가와 비평가 모두와 대중이 목소리를 높여 싸울때입니다 지금 국정교과서 반대처럼 우리 문화는 대중이 스스로 지켜야 합니다

트리오 2015-12-16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몇개 읽어보진 않았는데 진짜 생각 바르시고 글 잘 쓰시고 존경합니다 자주 올께요

루팡 2016-02-26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우 이렇게 과감하고 용기있는 글을 쓰시는 것에 대해 정말 감탄합니다

현대 2016-03-10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선생님께 싸울 힘이 되드리고 싶습니다 응원하겠습니다

키친 2016-04-10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묘하게 흥분시킨다 당신 글

프리 2016-05-23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암요 비평가와 당연히 싸워야죠 비평가 역시 부르조아니까요

맥스 2016-10-04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랜만에 게임안하고 글을 봤습니다 중독성이 있고 재미있습니다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하고 많은 글 부탁드립니다

마포 2017-11-14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 읽고 ㅣㅍ어요

포텐 2017-12-30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사실 전 방송관련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프로그램에 꼭 MC로 모시고 싶습니다 멜 보냈습니다 연락 꼭 주시기 바랍니다 이혁준 평론가님의 글이 충격적이고 마음에 듭니다 세상에 알리고 싶습니다

ska 2018-01-04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 언론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한번 만나 얘기 듣고 싶습니다 멜로 전화 번호 남겼습니다 연락주십시오 평범의 반란과 비평가와 싸워라는 독보적입니다

졍색 2018-04-20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선생님의 글이 마음에 울림을 줍니다

평창 2018-05-23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은 모르지만 글이 뭔가 다릅니다

바운드 2019-08-16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대충 훑어봤지만 , 많은 지식인들과 평론가들이 이혁준님의 글을 카피해서 기고하거나 자기 것인양 떠든 걸 알겠네요 왜 이혁준님이 글을 자주 안 올리시는지 이유를 짐작합니다 나쁜 XX들.. 아무리 온라인이지만 자기것인양 남의 글을 인용하는 것은 도둑질입니다 이혁준님이 많이 유명해지셔서 억울함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병신같은 미디어 새끼들 도둑과 주인을 구별못하네요

조셉 2019-08-28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주 오래전부터 글을 쓰셨네요 이혁준님의 글이 다른 유명평론가와 확실히 다르고 감동입니다 그거 하나는 제가 보장하겠네요

조셉 2019-08-28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주 오래전부터 글을 쓰셨네요 이혁준님의 글이 다른 유명평론가와 확실히 다르고 감동입니다 그거 하나는 제가 보장하겠네요

문주 2019-09-06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럼요 척하거나 자신에게 관대한 기득권과는 싸워야 합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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