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은이의 변화를 관찰하는 건 늘 상 태은이만 보는 내게 익숙한 일이지만 그 변화를 일일이 기록하는 건 일기조차 제대로 못쓰는 내게 좀 버겁다.
어제는 동네 돌아다니는 몬테소리 방문교사가 왔었다.
태은이를 유모차에 앉히고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요즘 집안에서 유모차를 가끔씩 밀어준다.)
요는 책을 사라는 것이겠지만 일단 책소개는 한마디도 안했다.
그저 몬테소리 여사는 어떤 사람이고 몬테소리 교육은 어떻고 지루한 말만 줄줄 늘어놓았다.
얼마나 지루했냐면 몬테소리 교육의 목적은 우주평화에 있다나.
뭐 모든 일이 궁극적으로는 우주평화에 있겠지만 난 그롷게 뼈다귀를 빼고 살만 잔뜩 갖다붙인 거창한 이야기 별로 안좋아한다.
그래서 실례지만 나도 모르게 하품도 나왔고 계속 태은이만 관찰하게 되었는데 그 때 태은이의 놀라운 변화를 발견했다.
요즘 조금씩 손으로 잡기를 하는데 오른손에 쥐어준 헝겊책을 왼손에 쥐고 있는 것이다.
아니 책을 옮겨잡다니.
와~ 우연히 옮겨잡았을지도 모르지만 내겐 아주 놀라움이다.
내가 놀라자 몬테소리교사는 바로 그렇게 아이를 관찰하셔야 한다나.
몬테소리교사는 공부를 해서 다시 온다고 했다.
웬 공부.
그 이유는 내가 몬테소리 책에 대해 조금은 안다고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가 전집기획회사에 있을때 영유아 전집을 기획했기 때문에 실제 그 분들이 말하는 것들은 웬만큼은 정말 아는 편이라서 내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하나도 새롭지 않았다.
사실 내가 몬테소리 회사를 다닌 것도 아니고 교육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니 몬테소리와 몬테소리책에 대해 아아봐야 얼마나 알겠는가
그러니 접근방식을 달리 해서 온다는것이겠지.
사실 나 몬테소리 책 사고 싶다. 뭔들 안사고 싶을까. 아이것은 좋다는 거 다 사고 프다. 하지만 너무 비싸다.
아~
몬테소리 교사가 가고 나서 태은이는 또 한번 나를 놀라게 했다.
태은이는 손을 빨때 첨에 검지를 빨았다.
그걸 보고 친정엄마가 엄지를 빨아야 남동생을 보지 라고 하셨는데 그말을 옆지기에게 하자 무척 실망하는 듯한 표정. 왜케 남자들은 아들을 원하는지.
하긴 나도 딸은 있으니 담에 낳게 된다면 아들이었으면 하지만....
그래서 태은이가 엄지를 빨아주었으면 하는 맘이 있었는데 검지를 빨고 심지어는 엄지를 제외한 손가락 네개를 다 빨고 주먹을 통제로 넣고 두손을 다 넣으려고 까지 했었다.
그래서 엄지는 안빨고 꼭 숨겨놓듯 접고 있었는데 어제 바로 어제 엄지를 빠는 것이다.
아 그런데 빠는 형태가 엄지를 빨면서 다른 손가락은 접은채 빠는 게 아니라 네손가락을 편채 엄지를 빨아서 나머지 네 손가락이 눈을 찌르지 않을 까 걱정스럽다.
그래도 대단한 발전.
엄지를 빨다니.
남동생을 볼 수 있겠군,
참 나도 아이를 낳은지 이제 낼이 백일인데 둘째를 생각하다니....
생각해보면 엄지를 빠는 건 자연스런 발전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