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나기를 위한 시원한 책읽기!

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 | 원제 夏と花火と私の死體 (1996)


오츠이치의 데뷔작과 초기 단편이 수록된 소설집.

아홉 살 소녀가 자신의 사후, 자신을 죽인 친구와 친구의 오빠가 어른들의 눈에서 자신을 숨기는 상황을 바라보는 모습을 묘사한 중편 소설이다.

: 기다렸던 단편집. 원서도 같이 구입해서 비교하는 스릴을 느끼면서, 함께 할 생각.

나는 숲속의 게으름뱅이 

2003년 여름부터 치악산 중턱의 화전민 터 흙집 움막에서 살아온 정용주 시인의 산문집. 낮에는 나무도 하고 텃밭에 농사도 짓고 토종벌도 기르며 생계를 잇고, 밤에는 시를 쓰는 생활에 대해 들려준다. 그는 자신을 '게으른 생활인'이라 칭한다. 그의 일기는 '놀이로서의 생활을 실험하는 어느 산쟁이'의 기록이다.

정용주 시인은 나이 40이 넘어 모든 것을 버리고 산 속으로 들어와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일하고 싶으면 조금 하고 싫으면 말고 하면서, 최소한의 것으로 굶어죽지 않으면서 제 멋대로 자연 속에서 뒹구는 행복한 삶이 그의 월급이다.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2

국내 공포 소설 작가 9인의 단편 모음집. 빈부 갈등, 납치, 감금, 보복, 불륜, 인종 차별, 이웃간의 불화 등 현대 사회의 각종 부조리를 공포라는 장르를 통해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출판을 비롯해 영화, 방송, 인터넷 상에서 주목받고 있는 공포 소설가들의 모임, '매드 클럽'이 내놓은 두 번째 앤솔로지다.

: 내면에 잠재된 공포가 주 키워드다. 심리 묘사 면에서, 주목할 몇 가지가 발견되었으면 바람을 품으면서 보관함으로 이동.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두 번째 작품집은 첫 번째 작품집에 이어 '한국적인 공포'를 다루고 있다. 첫 번째 작품집이 약간 '난도질'에 치우쳤다면, 이번에는 공포의 세계가 더욱 다양해진 것을 알 수 있다. 공포의 다양한 세계를 화려하게 펼쳤다는 것만으로도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아쉬움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두 번째 작품집은 한국의 공포 문학은 물론 영화에도 더욱 의미 있는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대중문화의 기본은 일단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더욱 치밀하고 다양한 공포 이야기를, 계속될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에 기대한다. - 김봉석 (문화평론가)


독소소설 | 원제 毒笑小說 (1996) 흑소소설 | 원제 黑笑小說 (2005)


블랙 유머 소설. 미스터리 작가로 널리 알려진 히가시노 게이고와 웃음을 연결하는 일이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책에 수록된 12편의 단편은 기발한 소재, 치밀한 전개, 유쾌한 반전으로 감탄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한다. 웃음 이면에 담긴 인간과 세상에 대한 통렬한 풍자는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가슴을 찌른다.

: 어떤 영상의 블랙 유머가 담겼을까 궁금해진다. 예약주문을 하고 있던데, 조금 생각을 거치고 실행으로 옮길 생각이다. 여러 가지 소장하고픈 책들이 줄을 서고 있다.(울음)

 

철학 지도 그리기 - 18명의 대표 철학자와의 만남 | 원제 A Brief History of Philosophy (2006)

소크라테스에서 데리다까지, 대표적인 철학자 18명을 만나는 책. 철학의 산맥을 넘어 보겠다고 마음먹은 이를 위한 철학 입문서라 할 수 있다. 철학에 대해 돌려 말하지 않는 정공법을 택하면서도 효율적이고 명쾌한 정리를 하려 노력한 이 책은 입문자가 서양 철학사의 거시적인 흐름을 짚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 책 소개에서는 이렇듯, 어쩐지 너무 띄워주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설명을 해놓았는데, 반신반의하고 있다. 걸리는 것 없이 자연스럽다는 데 솔깃했다가, 18명의 이야기를 고루 담을 수 있었을까 싶다. 혹시 사전 사이즈인가 싶기도 하다. 매장에서 확인해야겠지만, 일단 보관함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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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한 사람들

*책.

하루 1분

‘성공 노트’라는 소개에는 달리 이끌리지 않았는데, 차례를 훑어보다 점점 빠져들었다. 결정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3장이었다.

장 ‘꾀’를 찾아라 : 아이디어 찾기
생각의 물구나무 서기
황당한 ‘어이디어’ 헌팅하기
주변 일들을 비틀어 보기
‘왜? 왜?’라는 질문 자주하기
나 홀로 브레인 스토밍 하기
입체적으로 생각하기
사방에 메모지 놓아두기
포스트 잇 활용하기
자료 스크랩 파일 만들기
아이디어 폴더 만들기

평소에 자주 하는 파트도 있고, 아닌 것도 있었다. 실천에 옮기고 있었던 것은 좀 더 세부적으로 파고들 수 있도록 할 것이고, 생각만 해두었던 것은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제목 그대로 하루 1분이라도 이 책을 끼고 살아야겠다. 엄청 데리고 다니는 거 아닐까.(웃음)

우주선의 역사 | 원제 The History of space vehicle 

우주선의 과거, 현재, 미래를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보여주는 책, 초기 로켓에서 최근의 우주 왕복선과 미래의 벤처스타 모델을 비롯한 유무인 우주선과 대륙 간 탄도 미사일, 인공위성, 우주 정거장과 우주 탐사선 등 우주산업과 관련되는 모든 분야를 다루고 있어, 우주선의 개발과 활동, 전망을 한눈에 가능케 한다. - 책 소개.

: 키워드 ‘우주’, 그야말로 솔깃한 반응. 슬쩍 보드게임을 즐겼던 기억이 생각나기도 했다. 우주 정거장, 우주 탐사선. 어렸을 적에는 호기심을 가지고 왜, 라고 자주 물어댔지만, 그리고 이것저것 들춰봤지만, 그 궁금증이 안개가 말끔하게 걷히듯 사그라졌던 건 아니었다. 질문은, 파고들면 들수록,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것이다. 중, 고등학교 때는 교과서 밖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었던 상황이 아니었다. 동네에 인터넷을 할 수 있었다거나, 집에 컴퓨터가 있던 것도 아니었으니까. 서점에 곧잘 들락거렸다면 좋았을 텐데, 싶기도 했다. 어쨌거나, 사설이 길었는데, 새 책 코너를 둘러보다가 딱 찜한 책이었다. 물론, 주문하기 전에 보관함에 슬쩍 담아두었다가, 확인 작업을 거치고 소장하게 되겠지. 왕 기대 중이다.

이보디보, 생명의 블랙박스를 열다

: 책 소개의 [인간과 침팬지, 생쥐와 파리 안에 있는 유전자는 거의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유전자가 그토록 닮았는데도 모습이 그렇게 차이가 나는 건 무엇 때문일까?] 이 구절을 보고 어, 정말 왜 그럴까. 자세히 알고 싶은 계기가 생겼다. 책 속에서를 조금 살펴보니, 비교적 깔끔한 문장이라 읽기에 무리가 없었다. 그렇다고 아주 선호하는 타입의 문장은 아니었지만, 나름 괜찮다고 판단했다.

불, 물, 흙, 공기 | 원제 Feuer, Wasser, Erde, Luft 

불, 물, 흙, 공기등 이른바 4원소의 협력관계에 주목하며 46억년 지구의 역사를 파헤치고 있다. 가스와 먼지로부터 지금의 지구라는 단단한 행성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물 속에서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한 까닭은 무엇인지, 땅이 어떻게 해서 우리의 발밑에 존재할 수 있게 된 건지, 화학적으로는 파괴적인 원소인 산소가 지구 생명체에게는 ‘생명의 묘약’이 될 수 있었던 이유와 같은 질문들에 대해 이 책은 성실히 답하고 있다. - 책 소개.

: 음, 정말 성실히 답하고 있는지, 한 번 들춰볼 필요가 있겠군 싶었다. 카테고리는 지구과학으로 분류가 되어 있지만, 화학과 생물, 환경학적인 면도 일부 담겨 있는 것 같다. 일일이 따로 접근하지 않고, 연상 작용으로 연결된 부분을 파악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개인적 생각.


*음반.

Windy City (윈디시티) 2집 - Countryman's Vibration

: 한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펼친다. 이런저런 기법을 끌어오고, 특별한 발견을 한다. 그들의 직접적인 체험에서 나온, 새 음악이 궁금하다.

Slayer - Christ Illusion (CD + DVD Special Edition) [Digipak]

: 추천 글의 소장가치 100%는 조금 거슬리는 문구이지만

 


Maroon 5 - Songs About Jane 

: 카테고리 분류 ‘펑크/모던 록’, ‘펑크’ 한 가지만으로 주목을 끔. (;)
빌보드차트를 수차례 드나들었다는 건 좀, (개인적으로) 석연치 않은데(-_-)







Yellowcard - Paper Walls 

: 좋아하는 밴드의 신보는 페이스를 잃고 마구 방방 뛰게 만드는 원인이 되는 듯.(-_-)
가족에 대한 사랑의 메시지라니, 이번에는 따뜻한 감동으로 울먹거리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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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gardonut (슈가도넛) 2집 - Phantom Pain
슈거도넛 (Sugardonut) 노래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Stone Music Ent.)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아서, 귀에 이어폰을 꼽고, 박자를 맞추며 발을 까딱까딱. 반주에 흥얼흥얼거리며, 반대편 차선을 보다가 문득 알아차렸다. 요사이 독서를 통한 책 리뷰만 더러 올리고, 감상을 통한 음반 리뷰를 오래도록 쓰지 않았구나. 슬쩍 다시 이어가야지 생각했다.
이 리뷰에서는, 보컬에 관해 중점적으로 이야기하고 싶다. 내가 개인적으로 판단한, 그의 목소리는 개구쟁이 소년이다. 언제까지나 와글와글 환호를 지르고, 어깨를 으쓱거리고, 좋은 장난감을 가졌다고 의기양양해하는 그 모습을 간직할 것 같다. 마냥 그랬으면 좋겠다는, 개인적 바람을 가져본다.

앨범 타이틀.
[Phantom Pain] _ 가상의 고통.
외적, 내적 고통이 다 포함되어 있다. 그리하여 방방 뛰는 그 음악 밑바닥에는 음울함까지 깔려 있다. 단순하게 밝음과 어둠으로 이분할 수 없는 테마를 이 앨범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뭉게구름 둥실 떠 있는 예쁜 하늘을 보고 있는가 싶으면, 금방 꾸물거리는 먹구름 가득한 우중충한 하늘로 깜빡하는 사이에 바뀌어 있다. 활기에 넘쳐 폴짝폴짝 뛰고 있는가 싶으면, 무거움을 등에 짊어지고 낑낑대고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내 기분의 상태에 따라 그에 따른 영향도 천차만별이다.
방금, Loser와 1.5집의 ‘라디오 스타일’을 오랜만에 들었다. 또랑또랑한 소년의 목소리가, 오늘은 어딘가 조금 까칠까칠함이 살짝 묻어 있는 듯 느껴졌다. 좋아하는 톤 중 하나인 보컬은 일본 밴드 ‘Janne Da Arc’의 보컬과 비슷한 계열이라고(주관적), 처음 접했을 때 솔깃한 반응을 보였고, 곧잘 번갈아 듣곤 했다.
그러고 보니, 취향 음악 페이퍼에 두 밴드의 음악을 올리지 않았구나. 좋아하는 밴드, 음악이 수두룩하다 보니. 그렇다고 줄줄이 음악만 올릴 수도 없는 거고. 파묻힌 나는 상당한 압력을 받고, 그 압력은 여러 가지 양상으로 여러 가지 맛으로 다가온다. 쭉 뻗은 평행선의 아득함을 보다가, 눈을 씀벅거릴 때 아른거리는 레드와인 계열의 물결을 보다가, 구불구불 복잡한 미로를 보다가, 아이의 생동감 넘치는 기운이 가득한 하굣길의 운동장을 접한다. 찌릿찌릿하고도 말랑말랑하다가, 달곰씁쓸한 기분을 맛보게도 한다. 손바닥의 땀으로 그 여운은 ‘끝’을 느낄 수가 없다. 문득, 갈증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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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공책 도코노 이야기 2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7년 7월
절판


"뭐라고 하면 좋을까요, 보다 긴 시간의 흐름을 그리는 것 같아요. 여기에는 사토코라는 인간의 과거의 시간과 앞으로의 시간이 그려져 있는 것이 아닐까요."-59쪽

"목적이 다르니까 그리는 방식도 달라지겠지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리는 것이라면 그림자나 깊이를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힘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이나 세계 그 자체를 그리려고 한다면, 오히려 그림자나 깊이 같은 것은 점점 필요가 없어지니까 보다 간소하게 그리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61쪽

"사람은 자기가 갖고 있지 않은 것은 걱정하지 않는 법이야. 자기가 손에 넣었다가 잃을지도 모르는 것, 다른 사람이 자기보다 먼저 손에 넣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걱정하지."-87쪽

- "결국 우리는 어디에 있든 사람들 속에서 자기 자신을 보는 데 불과하다네. 들을 수 없는 자신의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오는 것뿐이야."-89쪽

저는 세계는 보다 극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나의 세찬 물결 같은 것이 있고, 그곳에 던져지기도 하고 뛰어들기도 하고,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던 것입니다. 사람은 어느새 눈에 보이지 않는 물결 가운데 있습니다. 자기도 함께 흘러가기 때문에 물결의 속도를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계는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의 강이 서로 다른 속도와 색으로 흘러가는 것이었습니다. -133쪽

"여러분은 화가가 그린 그림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똑같은 것을 보는데 어째서 이렇게 다른 그림이 나오나 생각한 적 없으신가요? 뛰어난 화가는 인물을 그리면 그 사람의 과거와 내면까지 그림 속에 표현합니다. 풍경을 그려도, 보는 사람이 그 시대와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즉 화가란 눈에 보이는 것을 그리는 것 같지만 실은 보이지 않은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닐까요?"
"- 과학의 진보도, 새로운 기술도,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인스피레이션의 산물이지, 결코 진창이나 잡동사니에서 꺼내는 것이 아니지요. 애초에 인간 자체가 인스피레이션의 덩어리 같은 것이 아닙니까? 저희는 자기 자신을 볼 수 없습니다. 거울을 보거나 냇가에서 몸이라도 굽히지 않는 한, 자기 자신은 ‘보이지 않는’ 존재입니다. 자기 자신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 어린 아이는 타인만을 보고 생활합니다. 자기라는 존재를 깨닫지 못하고, 자기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타인도 자기와 마찬가지로 감정이나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오랜 시간을 들여 자기 모습을 찾아내어 갑니다. 저는 이것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저는 운명을 믿습니다. 하지만 운명은 변합니다. 운명을 기다리는 것만으로는 안 됩니다. 이쪽에서도 나아가야 하지요. 이것이 제 신조랍니다."-179~182쪽

사람의 기억이란 확실치 않습니다. 그리고 진한 곳과 옅은 곳이 있습니다.
얼룩덜룩한 곳도 있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그 일이 어떤 순서로 일어났는지 기억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1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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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손가락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붉은 소용돌이, 그 반경의 자극&삼켜지는 허식.

- 7월 20일, 상품수령.
- 7월 22일, 독서 완료&밑줄 긋기 등록.

독서 완료가 22일, 엄청 늦어버린 리뷰다. 여러모로 생각을 하고 싶었다는 핑계를 대고, 스리슬쩍 밀쳐두었을지도 모르겠다.
커버를 덮고 난 후, 리뷰에 풀이하고 싶은 이야기가 여럿 있었다. 세세한 인물의 내면에 바투 다가섰다거나, 묘사가 탁월한 방식이 아닌, 심플하고 담담하게 서술하면서 전체를 아우르는 가락은 숙연하게, 되돌아보게 만드는 무엇이다.
[- “바깥에서 보면 평온한 가족으로 보여도 다들 이래저래 사연을 안고 있는 법이야.” –]
[“이 집에는 숨겨진 진실이 있어. 이건 경찰서 취조실에서 억지로 실토하게 할 이야기가 아냐. 반드시 이 집에서 그들 스스로 밝히도록 해야 하는 거야.”]
어떤 대상, 영상, 풍경이든 *보이는 그대로* 그 내면이나 의미를 담고 있지는 않다는 것, *다른 각도*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 하나하나 파헤치거나 따져보면, 더욱 절실한 혹은 무서운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아니면, 정말 깨닫지 못하고 지나치기 일쑤인, 진실한 그리고 아름다움으로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웅크리고 있을지 모른다. 각자 그 나름의 방법이 있는 것이다. 제3자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당연히 있을 테다. 이해할 수 없는 사항이라고 섣부르게 함부로 떠들면 곤란하다. 만약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고 ‘중요한’ 점을 지나쳤다면, 찾고 들여다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 껍질 벗기기, 그에 반응했던 호기심과 스릴, 거듭 짚어보고 싶었던 ‘길’이 생겼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코너를 돌고, 막다른 골목에 접어들기도 했다.
두 번째. 하나의 큰 사건이 터졌을 경우(소소한 사건이라도 해당한다), 일단 피하고 보자는 일부 무리의 얄팍한 심리.(물론, 안 그런 쪽도 있다.) 어쩔 수 없는 외부환경이 그 상황을 만들었든, 자신이 자초했든, 무턱대고 도망부터 치려는 건 분명 잘못하는 게 아닐까 싶다. 자신이 저지른 일임에도, 스스로는 그 사실이나 결과를 떠안기 자체를 꺼려하는 건 대체 어쩌자는 건지. 도리어 구질구질, 지긋지긋하다는 표정을 하고, 대신 누가 해결해주겠지, 내 탓이 아닌 저 사람 탓이야, 라는 잘못을 가족&타인에게 떠넘기기를 되풀이. 일방적으로 달아날 게 아니라 스스로 자그마한 단서라도 놓치지 않도록 전전긍긍하며, 이리저리 꼬인 매듭을 풀어보려는 시도부터 해야 하는 게 아닐까. 무작정 피한다고 해서 이미 벌어진 일이 교묘하게 덮어지는 것도, 타격을 받지 않고 수월하게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한편, 특정 누군가를 걸핏하면 두둔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앞 뒤 안 가리고 일삼는 행동들이, 비단 소설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겠지. 우리들 주위에서도 빈번히 일어날 것이다. 단지 가족이라고, 친분이 있다고,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그 인물을 추켜세운다. 또한, 가족이라면, 자신을 따르는 사람이라면 스트레스 해소를 겸한 화풀이를 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이 글을 보고 있을 여러분도, 자각은 하고 있지만 멈출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일탈을 하고, 빙빙 궤도를 벗어났다가 다시금 돌아가더라도 그들은 언제나 반가이 맞아줄 거라(달리 내버려두지 않을 거라), 처음처럼 자신만의 편안한 안식처가 늘 대기하고 있을 거라 안일한 생각을 펼치는 것 같다. 자신이 안심하고 드러낼 수 있는(가끔은 흐늘흐늘해지기도 하는), 자신을 믿고 의지하기도 하는 사람들일수록 더욱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보듬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나부터 그러도록 노력할 거라 다짐하며, 어설픈 리뷰를 마친다.

*
198
연신 → 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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