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2004. 03. 22∥

 

무라카미 류님은 일본작가 중 내가 제일 관심가지는 분이다. 그 어떤 일본소설보다 강한 충격을 던지고, 자기 주관이 뚜렷하며, 작가의 인생관이 소설 전반에 뚜렷이 엿보인다는 개인적인 판단 때문이다. 스스로의 취향은 다만 이해할 수 없을 뿐이니까.

"69"는 무라카미 류님의 소설 중 내가 제일 편애;;하고 있는 소설이다. 1969년, 시간적 배경을 설명하는 스타트부터가 내 눈길을 확 끌었고, 그 당당함이 내가 책을 고르는 취향과 맞아떨어졌기에 더 이상의 자잘한 비교, 망설임 없이 책을 골라 나올 수 있었다. 이번에 새로이 양장본이 나왔던데, 멋진 디자인만큼의 책 읽는 재미가 솔솔-하여 기쁨이 2배로 커지고 있다.

(다른 것을 아끼면 되기에, 설사 같은 책이라도 전혀 아깝지 않다;;)

주인공 "겐"은 개성강한 성격의 소유자로써, 일명 "괴짜"라고 불리고 있었다. 조금은 특이한 주인공을 좋아하는 나이기에 처음부터 환호성을 지르며 독서를 시작했다. 페스티벌을 취지로 하여 아다마를 친구로 끌어들이고(랭보의 시로 유혹하는 장면은 너무나 웃김;)조금씩 진실한 우정을 쌓아간다. 공부하는 것이 학생의 본분이 아닐 거라는 위험한 상상에 빠지기도 하면서, 주인공 "겐"과 함께, 때로는 통쾌하게, 때로는 의기소침해지기도 하면서, 결말까지 함께 했다.

너무나 뻔한 결말이었다면, 다시는 보고 싶지도 않았을 것이다. 아웃사이더 성격이 강한 소설은 다른 작가도 많이 써서 넘쳐나겠지만, 완결까지 내 마음에 바람을 일으킨 소설은 이제까지 잘 없었다. "69"는 다소 색다르다 평가했던 완결로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었다. 공부 잘하고, 선생님 말씀 잘 듣는 바람직한 학생의 표본;;인 학교 생활에 충실한 학생은 아니었지만, 보통 학생과는 전혀 다른, 모험이라 칭할 정도의 학창시절을 보낸 "겐"은 평소 꿈꾸던 또 하나의 우리들이라고 생각한다.

 

교보문고, 나의 북로그에 올렸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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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박현욱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2004. 03. 22∥

 

박현욱 작가님은 글쓰는 스타일이 나랑 비슷하다고 친구가 말해주었던 분이다. 또한, 내가 좋아하는 여러 작가분들 중 우선 순위에 꼽히는 분이기도 하다.
"새는"은 그간 읽었던 책들 중 내게 있어 가장 공감이 가고, 감동이 컸던 소설이다. 일단, track1로 시작하는 글의 구성이 다소 특이하다 생각하여 눈길이 갔다. 각각의 제목 아래 그 시절을 회상하여 학창시절 이야기가 꾸며지지도, 아름답게 혹은 멋들어지게 표현하려 애쓰지도, 그저 담담하게 담아진 것 같은 느낌이 우선 와 닿았다. 마지막엔 최동원 투수의 경기 전적에 관해서도 뚜렷하게 적어 놓았는데, 최동원 선수가 열심히 하는 만큼, 주인공 은호도 자기만의 인생관에 따라 뜻깊은 순간을 많이 거치고 있었다. 선망의 대상이었던 은수에 대한 애정, 현주의 관심, 기타에 대한 열정, 공부에 대한 노력, 무엇 하나 소홀히 하지 않는 면에서 본받을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재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고 난 후에 나의 학창시절을 보는 것 같았던 기분과, 그 시절을 서서히 되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는 것이 이 책을 결코 잊을 수 없는 이유다.
여러 번 읽을수록 서로 다른 느낌으로 즐길 수 있는 좋은 책.

 

 

교보문고, 나의 북로그에 올렸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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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수프 - 무라카미 류 걸작선
무라카미 류 지음, 정태원 옮김 / 동방미디어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2004. 03. 22∥

::미소 수프::

circe(친구)가 처음에 좀 충격적인 내용이라고 해서 읽고 싶은 마음에 구입했다. 좀 빨리 나가긴 하지만, 심리면에서는 그렇게 날 끌어들이는 소설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스토리뿐 아니라, 주인공의 심리까지 파괴적이고 그랬다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뭐, 스토리가 그리 충격을 주진 않았지만. 프랭크의 대사가 약간 공감이 갔다. 외로워서 사람을 죽였다는 그 말을 다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 생각에는 한 사람 한 사람 개개인의 사생활과 감정은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그걸 다 소화할 수는 없는 거라고.
하지만. 시점이 1인칭이 아니라, 3인칭이었다면 심리 면에서 더욱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했다. 주인공에게 들려주는 프랭크의 이야기는 그런 대로 괜찮고, 납득이 갔지만, 살인 행각을 벌일 때 프랭크가 느끼는 감정을 주인공이 다 전달하기에는 무리가 따랐던 듯 싶어서 조금 아쉬웠다. 내가 보는 관점이 다 옳은 건 아니지만, 여러모로 꼬집어볼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만들어준 소설 같기는 하다.

 

교보문고, 나의 북로그에 올렸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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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가방
가와카미 히로미 지음, 서은혜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2004. 03. 22∥

두 번째 읽음으로 또 한번의 감동을 얻은 책이다.
일상의 조그만 소재를 택하여 이어가는 하나 하나의 스토리는 결코 가볍진 않아 정말 좋다.
주인공의 소소한 이야기라서, 일인칭주인공 시점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시점선택을 잘한 것 같다는 생각, 미미하지만 나름대로 신중을 기한 감정처리, 빨리 읽히는 문장에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 주인공은 조그만 사물에서도 깊은 생각을 얻는 듯하다. 하얗고 작은 토끼를 보는 기분으로 소설을 읽어나갔다. 군데군데 주인공의 인간관계, 선생님과의 가벼운 마찰, 옛사랑으로 인한 잠깐의 슬픔을 거치면서 소중한 인연을 지키려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산뜻하고 깔끔한 감각적 문체아기자기한 스토리에 잘 녹아 들어가는 것 같은 개인적인 생각에 그런 능력을 가진 히로미작가가 너무 부러웠다.

 

교보 북로그에 올렸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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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돌아왔다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이우일 그림 / 창비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2004. 03. 22∥


스스로의 취향으로 영하작가님의 첫 번째 단편집 "호출"에 굉장한 감동을 받았고, 본격적으로 팬이 되기에 이르렀다. 원래, 신인작가 상을 탔던 소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에서도 그 작가 분을 알고 있었고, 괜찮다 느꼈지만, 그냥 평범하게 지나쳤던 것도 같다.

일단, 이번 단편집을 반쯤 읽고 나서, 좀더 성숙해졌다는 느낌을 조금 받았다. 문장이라든지, 이야기를 이끄는 힘이랄까, 깔끔해졌다는 느낌이 물씬 풍겨왔다. 허나, 약간은 의기소침해졌다 할까, 예전의 강렬함이 사그라진 것 같은 안타까움 또한 지울 수 없었다. 서운했다. 나는 그 분의 자신만만한 글 성격을 무척이나 좋아했으니까. 다소 충격적이라고 해도, 첫 번째 단편집에서 지금보다는 배로 자유로운 글쓰기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의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지금의 단편집이 그리 최악이라고(극단적으로는)말할 수는 없는 게, 작가의 의도에서 한층 깊이가 느껴질 만큼(곳곳에서 흔적이 발견됨;;) 스스로의 글에 대한 많은 반성이 있었을 거라는 예측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많은 생각을 하고, 주위 사물을 유심히 관찰하고, 많은 경험을 쌓았겠지. 이것으로도 나는 충분히 영하님을 좋아할 수 있을 거라고 과감하게 내 주장을 펼칠 수 있다.

 

교보 북로그에 올렸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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