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Cognition>의 2012년 기사에서 설레스트 키드Celeste Kidd와 홀리 팔머리Holly Palmery, 리처드 애슬린Richard N. Aslin은 아이들의 성장 환경에 비추어 볼 때 두 번째 마시멜로를 가지고 돌아오겠다는 연구자의 약속에 의심을 품을 만한 사정이 있는 아이들은 마시멜로를 먹을 확률이 컸다고 밝혔다. 불안정한 환경에서 양육되는 아이들은 "이미 뱃속에 들어간 마시멜로 외에는 확실한 게 없는" 반면, 안정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두 번째 보상이 정말로 눈앞에 나타날 거라는 확신을 갖고 몇 분을 더 참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통계 자료에는 쉽게 납득할 수 있는 부분도 있는 반면 한번 의심해보아야 하는 부분도 있다. 그 연구가 특정한 패턴에 맞추려고 특정 데이터만 추출한다거나 맞지 않는 데이터는 조작하고 배제하는 것은 아닌지 항상 주의해서 살펴보아야 한다

다른 연구 결과가 시사하는 바에 따르면, 채식주의자들이 더 건강한 이유는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충분한 채소를 섭취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진화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면, 그것은 우리 인간은 적응력이 매우 강하며 구석기 시대 이후로 계속 진화해왔다는 점이다. 처음에 우리 조상은 성인이 되면 더는 젖당을 소화시키지 못했다. 아기들은 모유를 소화할 수 있도록 락타아제를 만들 수 있지만, 성장함에 따라 락타아제를 생산해내는 능력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인구의 대부분이 평생 동안 락타아제라는 효소를 만들어낸다. 인류의 일부는 젖소에서 얻는 ‘우유’라는 새로운 영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 북유럽에서는 낙농업이 시작된 후에 락타아제 지속성lactase-persistence이 있는 유전자의 출현 비율이 총인구의 80% 이상으로 높아졌지만, 낙농업이 실행되지 않은 다른 지역에서는 그 비율이 거의 0%로 남아 있다

살을 빼는 데 특정 다이어트가 다른 다이어트보다 더 효과적인 것은 아니었다. 식단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동기 부여다. 감량한 체중을 유지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매일의 식단과 체중을 기록하고, 꾸준히 운동하며, 규칙적인 식생활(주말이나 특별한 경우에도 식습관을 바꾸지 않는다.)을 유지한다. 모든 다이어트는 본질적으로 열량을 더 적게 섭취하면서도 견딜 수 있도록 자기 자신을 속이는 일이다. 효과가 더 좋은 속임수는 사람마다 다르다. 중요한 것은 포만감이다.

어떤 음식은 다른 음식보다 특정 영양소를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 그러나 ‘슈퍼푸드superfood’라는 개념은 허황된 통념이다. 모든 영양소를 완벽하게 공급하는 음식이란 없다. 물론 스피룰리나m는 상당히 다양하고 풍부한 영영소를 함유하고 있으며, 시금치는 더욱더 그러하다. 슈퍼푸드 목록들은 서로 일치하지 않으며, 무려 200가지 음식을 포함하기도 한다. 그런 음식들이 모두 슈퍼푸드라면 거의 모든 음식이 슈퍼푸드일 테니 그 개념 자체가 무의미해질 것이다.

유전자 변형 식품의 폄하는 자연주의적 오류p, ‘과학문맹’, 그리고 이윤을 추구하는 거대기업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되었다. 천체물리학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Neil deGrasse Tyson은 최근 트위터에 이런 말을 남겼다. "유전자 변형 식품을 무서워하는 사람들은 사실상 거의 모든 식품이 인위 선택에 의해 유전자가 변형되어왔다는 점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다."

물은 생명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지만, 너무 많으면 너무 적은 것만큼이나 해롭다. 사람은 물 중독으로 죽을 수도 있다. 운동선수에게 체액 보충은 중요한 일이지만, 수분 과잉으로 마라톤 선수들이 죽기도 했다. 탈수증dehydration에 대한 오해는 수두룩하다. 날마다 물을 8~10잔씩 마셔야 한다는 통념도 잘못 알려진 것이다.

마이클 폴란Michael Pollan에 따르면 그동안 나온 건강 식단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먹어라. 적당한 양만큼. 식물 위주로." 과일 및 채소 섭취량을 늘리고, 적색육과 가공식품 섭취량을 줄이고,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고, 열량을 제한하고, 체중을 조절하라.

요약하자면 영양에 대해 설명하는 일은 과학의 영역이지 직관의 영역이 아니다. 건강과 건강관리는 고려해야 할 요인이 많다. 나쁜 소식을 하나 전하자면 체중 감량은 매일의 에너지 소비를 늘리고 음식 섭취를 줄여야 하는, 여전히 힘든 과제라는 것이다. 하나의 영양소를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잘못된 태도다. 예전에도 지방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잘못된 것으로 판명되었다. 탄수화물 역시 같은 길을 걸을지도 모른다. 이에 반대하려면 입증 책임은 반대하는 그 저자들에게 있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까지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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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지기 2022-07-11 2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시멜로 이야기가 충격적이네요... ㅎㅎㅎ

겨울호랑이 2022-07-11 22:20   좋아요 1 | URL
네, ^^:)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마시멜로의 교훈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을 저도 이번에 알았습니다. 데이터가 주어져도 데이터에 어떤 질서를 부여하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미디어 조작 음모론은 이 단순한 사실을 확대해석하여 모든 미디어가 기업이나 정부의 악행을 덮기 위해 조작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암시하는 것은 ‘미디어’ 전체를 누군가가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유대인이 할리우드를 조종하고 있다.’는 식의 소문이 되어 사라지지 않고 떠돈다

배후조종자 음모론의 문제는 이처럼 공들인 암살 책략들이 역사의 흐름을 조종하는 수단으로서는 비효과적이며 그 결과를 예측하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만약 프랭클린 D. 루스벨트Franklin D. Roosevelt 대통령이 일본의 진주만 공격을 미리 알고 있었지만 미국이 세계 2차 대전에 참전할 명분을 얻기 위해 모른 척했다면, 왜 마지막 순간까지도 방어하지 않았을까?

그 학생이 관찰한 바가 옳다. 과음 문제는 (알코올 질환 연구에서 흔히 말하듯) 술 그 자체 때문만은 아니다. 술을 마시는 이유와도 관련이 있다.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서나 종일 쌓인 피로를 털어내려고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은 좀처럼 중독이 되지 않는다. 문제성 음주 습관은 불안이나 우울을 억누르거나 감추려고 술을 마실 때, 슬픔이나 걱정을 달래려고 혼자 마실 때, 구속에서 벗어날 구실을 술에서 찾을 때 생긴다.

수년간 술독에 빠져서 지속적으로 폭음을 해 온 사람들은 두뇌의 물리적 변화로 이미 알코올 중독 상태로 진행되었을 터라 적당하게 마시는 법을 배우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음주가는 ? 폭음을 부추기는 환경에서 몇 년을 보내는 대학생들을 포함하여 ? 틀림없이 술을 줄이고 조절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영원한 알코올 중독자임을 인정하고 음주 습관을 통제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책망하게 하는 AA 같은 프로그램을 제안한다면 문제가 해결되기보다는 가중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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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미국은 경제 분야에서 뛰어난 나라로 여겨진다. 이 나라의 일인당 소득이 높긴 하지만 일인당 건강 관리 비용도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노동 생산성도 아주 높지만 최근에는 노동 생산성의 증가가 노동자의 소득 증가와 일치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결과적으로 1990년대 중반 이후 미국의 일인당 소득의 증가는 선진국과 비교할 때 그다지 높지 않았으며, 국부의 증가는 상위 계층에 집중된 것이었다. 그 결과 현재 미국의 소득 불평등은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소득 불평등은 미국에서 극단적으로 낮게 나타나는 사회적 유동성, 깊게 뿌리내린 빈곤, 유신론자의 증가, 자유주의 정책의 강화와 관련이 있다.

미국의 비정상적으로 낮은 투표율은 아마도 사회 불평등을 조장하는 정치적 기능 장애의 신호로 볼 수 있다. 미국은 정부에 대한 신뢰도도 그다지 높지 않은 데다 부패지수마저도 계속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유주의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일반적으로 소득 불평등도가 낮고 개인 자선 활동이 적으며 세금과 공적 사회비용 및 노조 결성률이 높을수록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다. 결국 모든 요인은 강한 무신론적 성향 및 낮은 종교성과 관련이 있다. 이를 볼 때, 이 요인들이 어느 정도 인과적으로 연결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극단적인 사회주의는 부의 팽창보다는 재분배에 관심을 가진다. 그러나 정부 기능이 너무 약하면 초상위 계층에 권력이 집중된다. 그들은 실질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대신 금융 조작 같은 편법을 써서 거의 모든 소득 증가분을 차지하게 되고 그 결과 경제는 수렁에 빠지게 된다.

불평등의 심화는 능력주의의 유지에 꼭 필요하며 번영과 발전을 이끄는 요소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나친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중산층 및 저소득층의 심신 건강에 직접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부분적으로 비참한 환경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에서 발생한다

모든 나라가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긴 하지만, 고도로 종교적이거나 고도로 자유주의가 발달한 나라 중 어떤 나라도 종교성이 약하면서 진보적인 경제 정책을 펼치는 선진 민주주의 국가들과 유사한 수준의 사회경제적 성공을 이루지 못했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도 추정할 수 있다. 즉, 이 결과로부터 고도로 종교적이거나 고도로 자유주의적인 사회에는 사회경제적 성공을 거두기 위한 실질적 수단이 없음을 알 수 있다.

비트겐슈타인은 마음 속에 구성된 실재에 대한 모형이 ‘원자적’ 실재에 부합하게 작동한다고 가정한다. 그는 유비적 언어를 사용하여 정신 모형을 실재에 은유하는 것인데, 즉 ‘원자적 사실’에 대한 마음 속 모형이 사실은 축소 모형 같은 것이라고 말하는 셈이다. 그의 주장은 대부분 단순한 믿음에 의존한다

아인슈타인이 질량을 에너지와, 중력을 가속도와,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간을 시간과 동일시함으로써 비유적으로 사고했다면, 이러한 유비들은 바로 그러한 유비, 즉 실제 세계의 현상에 적용될 수 있는 유비이다. 잘 알려진 대로, 아인슈타인은 빛의 속도가 우주의 유일한 상수라고 추측했지만, 이 추측은 오로지 그의 천재적인 머리에서 나왔을 뿐이다. 만약 아인슈타인이 소리의 속도가 우주의 유일한 상수라는 가정에서 출발했다 해도 그는 모든 요소가 동일한 기술적 이론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그것은 소리보다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모든 입자와 파동만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 되었을 것이다. 그의 천재성은 인간이 알고 있던 가장 빠른 속도, 어쩌면 인간이 알아낼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에서 시작하여 인간이 접할 수 있는 모든 입자를 설명하는 이론을 만들어냈다는 점에 있다.

뉴턴 역학적 수준에서 이끌어낸 우리의 추진력 유비는 입자 수준에서 적용하기가 무리일 수 있다. 의식, 빅뱅, 그 밖의 특이성에 대해 우리가 혼란스러워 하는 이유는 모두 그것들을 이해하기 위한 적절한 유비가 우리의 경험 속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심령사진에 대한 믿음이 지속되었던 또 다른 이유는 심령론자들이 자신들은 함정에 빠진 것뿐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사진에 찍힌 영혼들 일부가 살아 있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판명이 나자 그 영혼들이 ‘살아 있는 영혼’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림이나 책, 잡지에서 복사된 것으로 드러난 영혼 사진에 대해서는 ‘이것이 바로 심령사진은 영혼의 초상화가 아니라 영혼에 의해 그려진 이미지라는 증거’라고 우겼다. 심령사진의 이중노출의 흔적이 문제되자 그것은 영혼들의 에너지가 기이한 방법으로 빛을 굴절시켰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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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히 많은 다중우주도 이와 비슷하다. 무한히 많은 우주에 당신과 꼭 닮은 사람들이 존재하며, 이들은 단지 당신보다 머리칼이 한 가닥 많거나, 키가 0.5mm 크거나, 혹은 다른 직업(그들의 환경과 성장 과정이 당신과 다르기 때문에)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두 팔을 펄럭이며 날아갈 수 있는 당신의 분신은 어느 우주에도 없을 것이다.

인플레이션 팽창은 빛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에 의하면 빛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공간의 팽창은 물체가 공간을 ‘가로질러’ 이동하거나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광속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그러므로 인플레이션 다중우주들은 중간영역이 팽창함에 따라 꾸준히 멀어지고 있으며, 중간영역의 부피가 클수록 멀어지는 속도가 증가하여 빛보다 빠르게 멀어질 수도 있다. 제아무리 뛰어난 과학문명을 갖고 있다 해도, 이런 식으로 분리된 우주를 연결할 방법은 없다. 즉, 인플레이션 다중우주가 실제로 존재한다 해도 다른 우주를 방문하거나 통신을 교환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우주가 여러 개라는 아이디어는 인플레이션 이론의 전유물이 아니다. 양자역학의 가장 오래된 역설 중 하나인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살아 있는 고양이와 죽은 고양이가 공존하다가 관측이 실행되는 순간 각자의 세계로 갈라져 나간다는 평행우주의 개념을 낳았고, 20세기 말에 혜성처럼 등장한 끈 이론에 의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시공간이 4차원이 아닌 10차원(또는 11차원)이며, 지극히 작은 영역에 여분차원(6, 또는 7차원)의 우주가 숨어 있다. 또한 우주 전체를 3차원의 막(3-브레인, 3-brane)으로 간주한 브레인세계 가설에 의하면 고차원 우주에는 동일한 브레인세계가 여러 개 존재할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 이론과 끈 이론을 결합하면 끈 이론의 여분차원들이 다양한 거품 우주를 양산한다. 이처럼 현대물리학과 우주론을 깊이 파고들다 보면 다중우주가 자연스럽게 도입된다.

사실상 모든 종교는 과거의 유한한 어느 시점에 신이 우리 우주를 창조하였고, 그 중심에 인간을 두었다고 가르친다. 다중우주는 이런 가르침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최선의 선택을 내리는 데는 오컴의 면도날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오컴의 면도날이란 몇 가지 가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가장 간단한 가설의 손을 들어주는 원리다.

신앙주의를 위한 변론 중 최고의 고전은 윌리엄 제임스의 《믿음에 대한 의지The Willto Believe》이다. 제임스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만약 형이상학적인 믿음을 가지려는 강한 감정적 근거가 있다면, 그리고 그 믿음이 과학이나 논리적인 근거에 크게 반하지 않고 만족감을 충분히 제공한다면 이를 믿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상대방이 맥주를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와 같은 종류의 주제로, 논쟁할 수 없는 경우이므로 무신론자들을 분노하게 만든다. 내게는 전적으로 감정적인 문제다."

하지만 나는 절대선인 신을 믿지 않는다. 전통적으로 신은 전지전능하며 절대선인 것으로 정의되는데, 여기서 절대선이라는 말은 다시 생각해야 한다. 신은 절대선일 수 없다.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세상의 좋은 일뿐만 아니라 나쁜 일, 최악의 일도 신에게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무신론자들이 여기서 중요한 실수를 했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신을 강력하지만 인간과 유사한 존재로 상상하고 있다. 즉 과학과 자연법칙에 지배되며, 시간과 공간, 원인과 결과, 논리, 비모순율lawofnon-contradiction등에 종속되는 존재로 여긴다. 하지만 이는 합리적인 신의 개념이 아니다. 초월적인 존재를 사실로 가정한다면 초월적 존재에 조금 못 미치는 존재를 가정해서는 안 된다. 이럴 경우 결국 자기모순에 빠지면서 신은 없다는 결론에 다다를 것이다.

나는 시간과 공간, 자연, 논리를 초월하는 신의 개념이 더 합당 하다고 생각한다. 무신론자는 내가 존재의 제약에서 신을 제외시켰다고 말할 것이다! 물론 그렇다. 그것이야말로 내가 생각하는 신이기 때문이다. 신이 존재를 창조했다면 신은 존재의 제약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이것이 가장 포괄적이고 중요한 논리다.

순수한 회의주의에는 더 심각한 결점이 하나 있다. 극단적으로 갈 경우, 이 입장은 그 자체로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이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에는 이런 예문이 나와 있다. "모든 회의주의에는 긍정적인 태도가 깃들어 있다. 회의주의적 논변에 인류의 모든 지식을 뒤집어엎을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전적인 확신 같은 것 말이다." 회의주의 그 자체는 지식을 긍정하고 있다. 따라서 회의주의를 극단적으로 주장하면 회의주의 자체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이제 흄에 대한 마지막 비판을 보자. 이것은 설명은 간결할수록 더 타당하다는 ‘오컴의 면도칼’을 오용한 경우이다. 자연법칙에 부합하지 않는 어떤 사건이 있을 때, 가장 간결한 설명은 ‘신이 하셨다’는 설명이라고 신자들은 주장한다. 하지만 그것은 간결하다기보다는 순진한 생각이다. 인간사에 흥미를 보이는 전능한 초자연적 실체에 대한 믿음을 간결하게 설명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정말 죽은 사람이 살아날 수 있을까? ‘죽음’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임상적 사망이라는 용어는 과히 적절한 명칭은 아니다. 심장 박동과 호흡의 정지를 의미하는 임상적 사망은 그냥 ‘심장 박동 및 호흡 정지’로 부르는 게 더 적절하다. 심장 박동 정지 후 임상적으로 ‘사망한’ 환자도 15~20초 정도 더 의식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임상적 사망으로 오진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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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지기 2022-07-07 22: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켑틱 정기구독 할까말까 늘 고민인데
써주시는거 보니 구독쪽으로 마음이 가우네요 ㅎㅎ
매번 잘 읽고 갑니다

겨울호랑이 2022-07-07 23:08   좋아요 0 | URL
저도 <스켑틱>이 단순히 과학에 근거한 주장만을 전달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여러 관점에서 사안을 보려 노력한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낍니다. 등대지기님 좋은 시간 되세요! 감사합니다 ^^:)
 

데이비스는 "시간 개념을 관장하는 인간의 뇌를 비롯하여 모든 시계가 똑같이 느려진다면, 시간 자체가 느려졌다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시계로 재지 않고서는 시간의 지속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시간’이라는 말을 사용할 때 그가 의미하고자 하는 것은 시간을 측정하는 다양한 방법이며 그 방법은 어떤 방식으로든 공간과 관련된다. 시간을 시공간으로 한정시키면 진짜 시간은 없어진다. 우리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는 것이 아니라 3개의 공간 차원과 시간으로 구성된 4차원 우주에 갇혀 있는 것이다.

물론 ‘과거’가 미리 배열된 것처럼 ‘미래’도 한 치 틀림없이 배열되어 있는 우주에 자유의지의 공간이 없다는 것은 역설적이다.

웜홀은 블랙홀과 비슷한 가상의 왜곡 공간으로, 웜홀의 한쪽 입구로 들어가면 무한하게 휘어지는 짧은 시공간의 터널을 통과해 반대쪽 출구로 나와 우주의 다른 공간에 도착할 수 있다(농구공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튜브를 상상하면 된다. 공의 표면을 따라 먼 길을 돌아가서 반대쪽 지점에 도착하지 않고 한가운데로 뚫린 직선 터널을 지나가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증명했듯이 시간과 공간은 밀접하게 얽혀 있으므로, 킵 손은 공간을 뛰어넘으면 동시에 시간도 뛰어넘을 수 있으며 따라서 웜홀을 따라 한 방향으로 움직이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가정했다.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우리가 버나딘의 틀을 받아들인다면 공간도 시간과 마찬가지로 ‘관계적’ 속성이라 주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두 사물(혹은 한 집의 방들) 사이의 거리가 3미터라고 하자. 시간 간격의 속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려면 두 사건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거리의 속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데도 두 사물이 필요하다. 그런데 버나딘은 공간은 시간과는 다른 관점에서 보는 것 같다. 하지만 여기서는 다른 시간을 방문한다는 것은 다른 방(다른 영역의 공간)을 방문하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를 것이 없다.

스티븐 호킹과 레너드 믈로디노프Leonard Mlodinow는 우주 인플레이션을 물이 끓고 있는 큰 단지에 비유했다. 단지 안에서는 기포가 끊임없이 생겨나고 팽창한다. 대부분의 공기 방울은 빠르게 팽창하다가 터지고 말지만, 개중에는 초기의 팽창 이후에 안정된 상태로 수면까지 올라오는 공기 방울도 있다. 우리의 우주는 이렇게 위로 올라오는 데 성공한 공기 방울과 비슷하다. 물론 수면까지 가기 전에 팽창하다가 터지는 방울이 대다수이지만, 우리 우주와 같이 성공하는 방울도 계속해서 생겨난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주 인플레이션은 우리의 우주만이 아니라 무한히 먼 과거로부터 셀 수 없이 많은 다른 우주를 만들어왔으며, 또 앞으로도 끊임없이 새롭게 만들어낼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달리 말하자면 우주 인플레이션 이론은 자체적으로, 에버렛의 양자 현상에 대한 ‘다중 세계’ 해석과는 전혀 별개로, 우리가 무한한 다중우주의 세계에서 살고 있음을 시사한다.

끈 이론은 물질과 에너지를 구성하는 궁극적 요소가 진동하는 아주 작은 끈과 비슷하다고 가정한다. 끈은 서로 다른 진동수로 진동함으로써 우리가 양성자나 중성자라고 부르는 종류의 입자들을 만들어낸다. 끈 이론이 매력적으로 여겨지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끈 이론을 통해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의 통합, 즉 거시 세계와 미시 세계의 통일이라는, 이제까지 물리학에서 성취하지 못한 과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많은 물리학자들이 끈 이론 연구에 몰두한 지 수십 년이 지났으며, 그들 중 다수가 끈 이론을 기술하는 방정식이 우리의 우주 외에도 다른 우주가 존재함을 암시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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