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오랜만에.. 마음 편히 쉬어보는 일요일이다. 하루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에 처박혀 있는 것이 나에게는 너무나도 큰 행복이다.

<반지의제왕-두개의탑>을 DVD로 보고, 오후엔 <싱글즈>를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봤다.(아.. M/D팀 여러분.. 제가 정말로 <싱글즈> 빌려보려고 했는데, 대여점에 며칠째 계속 대여중이라서..)

두개의탑이야 다시 봐도 멋졌다. 메이킹스토리를 보니, 골름 역할을 한 배우.. 상당히 살이 쪘던데.. 어떻게 그렇게 골름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는지 모르겠다. 미이라같이 흰 쫄쫄이를 입고 골름 연기를 하는 그를 보니..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다.

<매트릭스>도 그렇고, 미국 블록버스터 영화 DVD의 메이킹스토리를 보노라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기업형 영화 제작이 다 그렇지뭐.. 라고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일을 하려면 저렇게 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상품성도 프로페셔널한 정신에서 생긴다. 하려면 제대로 해야한다. 그러면서 내가 하고 있는 일로 생각이 이어져.. 영화를 보다말고 머리가 복잡해진다. ㅠ.ㅠ

<싱글즈>.. 여성영화인가? 전에 우리 마케팅팀장이랑 '장진영'을 사모하며 <싱글즈>가 개봉되면 같이 가자고 흥분했던 기억이 난다. '장진영'.. 오.. '장진영'..

영화는 좋다. 그런데, 예고편에 상당히 유감이 생긴다. 로멘틱섹시코메디로 착각을 불러일으켜 보게 하다니.. 물론 그렇게 홍보를 하지 않으면 이 영화가 많은 사람들이 보지도 않았겠지만...

좀더 진지하게 다듬었더라도 훌륭한 여성영화가 되었을 것 같다. 이 영화를 다 보고난 느낌은 상당히 맥이 빠진다. 정말 20% 정도가 부족하다는 느낌.

29살 여성의 일과 결혼 중에 넌 어떤 걸 택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을 장진영, 엄정화 둘다 일을 택했다. 그것도 장진영은 뽀대나게 유학공부해서 멋지게 컴백할 수 있는 디자이너를 포기하고 다리 붓고, 손님들한테 욕이나 멋어야하는 외식 레스토랑 매니저를 택했고, 엄정화는 자신을 알뜰살뜰 이해해줄 수 있는 불알친구 남편감인 이범수를 포기하고, 미혼모에 어떻게 꾸려나갈지도 모르는 창업을 택했다.

이정도면 정말 심각한 주제의식이다. 그런데, 로멘틱섹시코미디로 치장을 해서 그걸 기대하고 영화보러간 사람은 실망케하고, 여성영화로서의 메시지를 진지하게 전달도 못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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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side 2003-12-14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지 않을 바에야 빌려보는거나 다운받아보는거나 마찬가지에욧!

찌리릿 2003-12-14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VD가 비싸... 어찌 다 사보겠습니까...
그런데, 문뜩 드는 생각인데.. 말입니다. 음반은 CD가 보통 시중에서 12,000원 정도인데... 왜 DVD는 2만원대일까요? 영화관에서 보는건 7,000원 정도인데 말입니다. ㅎㅎㅎ
그러고보니, 음반CD는 1만원대이지만, 콘서트는 최소 3만원대이군요. ㅠ.ㅠ
여튼.. 비싸요...
DVD가 1만원대로 언젠간 떨어지려나...? DVD의 대중화가 되려나...

플라시보 2003-12-31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비디오 테잎 보다는 DVD가 쌉니다. 예전에 엄마가 비됴가계하다 말아먹을 당시 신테잎 거의 4마넌에 육박했으니까요. 비디오 테잎이 손이 더 많이 가서 비싼거고 앞으로 DVD는 꾸준하게 가격이 다운되리라 봅니다. 대여점의 입장에서는 DVD가 훨 남는 장사인 것이 신프로 여러개 사 놨다가 나중에 한개만 놔두고 나머지는 중고로 단골에게 팔아도 대략 짭짤합니다. 잘 가시는 DVD대여점이 있으면 협상 해 보시기 바랍니다.
 

토욜.. <올드보이>를 봤다. 페이퍼 보다가 늦게 출발하여 지하철에서 극장까지 전력질주를 하였으나, 인터넷애매창구가 일반 창구보다 더 오래 줄을 서서 기다리는 말도 안되는 분노가 치끌는 경험을 하고, 15분 늦게 상영관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상영관 안에서도 자리를 못찾아 10여분간 헤메다가 자리에 앉아보게된 아주 보기 어려운 영화.(MMC 극장... 별루다. 어찌.. 계단에서 올라가면서 좌석줄을 확인하기 위한 전구도 안켜지다니..)

암튼..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올해 졸지않고 본 두 번째 한국영화다. <살인의추억>이 누가봐도 재미있고, 명료한 영화라면 <올드보이>는 다소 어렵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얘기꺼리도 많은 영화가 아닐까한다.

<올드보이>는 재미있지만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어려움이 전체적인 감상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다. 몰라도, 지나쳐도 상관없지만, 이런  '문학적 장치'를 많이 남발한게 '단점'이 될 것 같다.

에버그린, 몬테크리스토백작, 몬스터(몬스터였나.. 여튼 마지막에 최면술사가 최면을 걸어 유리에 비친 최민식과 한걸음 걸을때마다 10년씩 늙어죽은 최민식 부분..)는 과연.. 무엇인지.. ?

그리고 나도 참 어처구니가 없었던 것은 마지막에 왜 최민식이 미도가 앨범을 보지못하게하기 위해서 자신의 혀까지 잘라야했었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방돌이가 "도대체 뭘 봤냐?"고 하고나서야.. 알았다. 그게 뭔지 이 자리에서 밝히면 영화 안 보신 분들한테.. '칼'을 맞을테고... 암튼..

<올드보이>에 대해서는 좀더 생각을 해보고.. 다시 글을 올려야겠다.


<플레이>버튼을 누르면 예고편을 보실 수 있어요. 최민식의 연기는 탁월했고, 유지태는 멋있었다. 특히 등산모자와 잠바는 최고였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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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리릿 2003-11-23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박찬욱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나도 감독이 되면 저렇게 폭력적인 장면을 과감하게 넣을 수 있을까? '복수는 나의것'에서는 5-6장면, '올드보이'에서는 3-4장면을 눈 뜨고 볼 수가 없었다. 이빨 뽑는거랑 혀 짜르는거.. 으윽.. ㅠ.ㅠ

플라시보 2003-12-31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화를 보는 내내 사람들이 유지태가 참 좋았다고 했는데 저는 유지태보다는 조금 더 사람들에게 뭍힐 수 있는 인물이길 원했습니다. 예를 들어 박해일 같은... 유지태는 키도 너무 크고 마스크도 훤하니까요. 최민식은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믿지만 유지태는 연기는 아주 좋았지만 배역에 썩 잘 어울리는 캐스팅은 아녔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공하는 프로그래머들의 9가지 코딩 습관

 저자: X_console |  날짜: 2001년 01월 19일  

0  좋은 소스 코드가 좋은 프로그램을 만든다
2 .0 (1) 문장을 확실히 끝낸다 - 세미콜론(;)
3 .0 (2) 빈 칸과 들여쓰기를 적절히 활용한다
4 .0 (3) 중괄호와 블록 방식을 통일한다
5 .0 (4) "if"를 남용하지 않는다
6 .0 (5) 블록 안의 블록(nesting)을 남용하지 않는다
7 .0 (6) 주석을 열심히 제대로 단다
8 .0 (7) 이름을 제대로 짓는다
9 .0 (8) 준비한 만큼만 넣는다 - 버퍼(Buffer) 확인 하기
10 . (9) 사용자를 절대로 믿지 않는다
11 . 작은 시간을 써서 큰 시간을 얻는다
 

좋은 소스 코드가 좋은 프로그램을 만든다

작동하는 결과만 좋으면 소스 코드는 어떻게 만들어지든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절대로 그렇지 않다. 프로그램은 한 번 만들고 끝나는 법이 없다. 계속되는 버그 수정, 기능 확장 등 계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그래서 소스 코드는 최대한 알아보기 쉽고 관리하기 쉽게 만들어져야 한다. 이 것은 1차로 프로그래머를 위한 것이지만 결국 프로그램의 성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관리하기 어려운 소스 코드에서 좋은 프로그램이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글을 통해 좋은 프로그래밍 습관을 배워보자. 이 글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최소한 하나의 프로그래밍 언어는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한다. ASP,PHP,Perl,JavaScript 등의 스크립트 언어도 상관없다. HTML도 일종의 언어이기 때문에 몇 가지를 빼고는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 사용한 예제는 모두 C로 작성되었지만, C언어를 모른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원리"이지 "특정 언어"가 아니다.

계속: (1) 문장을 확실히 끝낸다 - 세미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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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_ > 조선의 뒷골목 풍경

[조선의 뒷골목 풍경]   ★★★★☆

- 아로새기는 책읽기

오랜만에 괜찮은 책을 본 듯 하다. 너무나 기대하고 있었던 <인터넷 심리학>에서 충격먹고  아, 요즘 읽는 책마다 나의 슬럼프 생활에 활력을 복돋아 주는구나 하며 자괴하고 있을 즈음에 이 책의 위로가 심히 반가웠다..

어쩌면 별반 기대를 하지 않고 봐서 그런지도 모른다. 원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 마련이니..

작가의 말이 유머러스한 것도 아니고 재치있다고 느껴지지는 않으나, 소재와 어우러지는 본문들이 너무나 재밌다. 특히, 조선의 '과거'(시험) 풍경은 미처 알지 못하고 있던 부분이기에 그 모습이 참 흥미롭기까지 하다.

과거장에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어깨(!)꾼들을 동원하고 정작 시험자인 양반은 팔짱끼고 앉아 있고 내용과 글씨는 고용한 사람들이 대신 작성해 주고, 심히 성리학에 도취되어 고고한척 하던 이들이 그런 짓을 했다는 것은 참으로 유머스러한 일이 아닐수 없다. 결국, 조선은 시대를 이끌어 가야 할, 이른바 지식층이 되어야 할 대다수가 썩어 무너질수 밖에 없었다는 말에 공감이 가게한다.

물론, 공감과 유머 차원에서 끝나긴 찜찜함이 남는건 어쩔수 없다.

대학1년 첫시험이 끝나고. 공개 게시판에서 비실명으로 이번 시험 컨닝페이퍼를 만들었더니 재미가 쏠쏠했다는둥의 망언이 올라왔었다. 그 후, 너희가 진짜 대학생이냐, 컨닝좀 하면 안돼냐의 공방전이 펼쳐졌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과거장에서 팔짱끼고 있던 양반들은 컨닝이나 하고 널부러져 있는 대학생들과 별 다름이 없고, 그 컨닝을 옹호하는 하는 이들은 과거장의 어깨꾼들과 다름이 없다. 그런 이들을 묵인하는 교수진이나(하긴, 감히 뭐라 할수 없는 위치에 있는 사람도 많긴 하다만,), 그래서 얼씨구나 좋다며 약은수를 쓰는 이들을 보며 결코 이 나라를 밝게만은 볼수 없다. 500년 전의 폐단과 똑같은 길을 걷고 있다면 뭐가 진보했다는 것일까.

말이 샛다.

그래, 이제까지의 역사는 주류의 역사였다. 어차피 지금이 역사에 남겨질 모습도 주류일터다. 어차피 모든 기억은 주류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던가. 너와 나, 우리는 그저 역사의 뒤편에 조용히 물러나 있는수 밖에 없다. 그래서 그 조용히 웅크리고 있던 이들을 끄집어 내 준 이 책이 재밌다. 그래서 더욱 애착이 간다.

역사에 별반 상식이 없어도 재밌게 웃으며 즐길수 있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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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리릿 2003-11-23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괜히 읽고 싶어졌따. 서울 관련된 책을 모조리 사보리라..

_ 2003-11-24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저 이글 수정했는데, 여긴 구버젼(?)이네요 ^^:

ceylontea 2003-11-24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Bird나무님은 알라딘 서재 테스터 맞군요... ^^

찌리릿 2003-11-25 0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온글은 퍼온 이후에는 이미 다른 사람의 텍스트처럼 작동한답니다. 다만 출처는 절대로 죽이지 못한답니다. ^^
 

블로그 사이트 판별 기준(덧붙여 미니홈피가 블로그 아닌 이유)
[블로그방] 2003년 11월 17일  


블로그 사이트 판별 기준을 제 나름대로 정리해봤습니다. 더불어 미니홈피가 블로그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도 적어봤습니다. 뭐 그쪽 사이트에서야 이런 글에 관심도 안 가질 것이고... 또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동의하거나 말거나. 웃거나 말거나. 믿거나 말거나.... ^_^
그냥 제가 생각하는 블로그 사이트 판별 기준을 적어봤습니다. 이 글 보기 전에 블로그에 대해 를 먼저 읽어보시면 아래 글을 보시는데 좀더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

블로그를 일단 '웹에 일기 형태로 기록하는 행위나 서비스'라고 합시다.(이러한 정의는 정확한 것이 아니므로 수정의 여지가 있습니다.) 그럼 이 기준에 따라 블로그 형태로 운영하는 사이트는 모두 블로그 사이트로 분류할 수 있을까요? 블로그 형태의 사이트 운영자는 모두 블로거로 분류할 수 있을까요? 외부인 기준으로는 '예'라고 답하는 것이 적합합니다. 외부인 기준이라는 것은 해당 사이트의 목적이나 운영 방향을 알지 못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이런 경우 외부로 드러난 형태를 보고 블로그 사이트로 판별할 수밖에 없죠. 운영자가 아무리 포탈사이트니 검색사이트라고 우겨도 외부에서 봤을 때 포탈사이트로서의 형태나 검색 사이트로서의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한다면 이 사이트를 검색 사이트로 보지 않을 겁니다. 즉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외부에서는 형태나 운영 방법을 보고 검색 사이트나 커뮤니티 사이트로 구별합니다.

싸이월드나 프리챌에서 검색 창을 붙이고 검색 사이트라고 우겨도 외부에서는 검색 사이트로 보지 않고, 네이버에서 뉴스를 제공한다고 해서 뉴스 사이트로 보지 않는 이유는 이들 사이트가 가장 크게 보여주는 모습이 커뮤니티 사이트나 검색 사이트 쪽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블로그 역시 운영자가 아무리 블로그 사이트가 아니라고 우겨도 블로그 형태로 운영할 경우에는 외부의 오해를 피할 길이 없습니다. 예컨대 네이버 블로그나 엠파스 블로그를 이용해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여기는 블로그 사이트가 아니라고 우기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반대로 블로그적 요소를 너무 무시한 상태에서 블로그 사이트라고 우기는 것 역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블로그 사이트 판별의 일차적인 기준은 일단 일반인이 생각하는 블로그 요소를 갖추었나가 될 겁니다. 아무리 자기 자신의 주장이 중요하다고 해도 외부적인 요소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이 때문에 블로그 사이트가 되려면 외부에서 인정할 정도의 블로그 요소는 내포하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다른 요소와 결합하면서 블로그라고 말하기도 그렇고 아니라고 말하기 어려운 경우가 될 겁니다. 대표적인 경우로 기존 게시판을 이용한 블로그나 미니홈피의 블로그 서비스를 들 수 있습니다. 그외 앞으로 더욱 다양한 형태의 변형 블로그 또는 유사 블로그가 나올 겁니다. 그때마다 이들 서비스를 블로그로 판별하는 기준은 무엇으로 삼아야 할까요?

저는 도구에 상관 없이 없이 일지 형태로 기록하는 것과 네트웍 구성이 목적이라면 블로그 사이트로 분류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형태나 목적이 일치한다면 제로보드를 이용한 게시판 홈페이지가 아니라 블로그 홈페이지가 되는 것이죠.

그런데 여기서 또 한 가지 문제가 불거집니다. 조그나 기타 도구가 단지 편해서 이용한 것일 뿐이며 블로그 사이트를 운영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이는 사실 기존의 블로그 도구나 서비스에도 나타날 수 있는 현상입니다. 단지 광고를 살포하기 위해 블로그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도 나타날 것이고, 콘텐트 수집 도구로 블로그의 RSS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블로그 사이트 판단 여부나 블로거 판단 여부 역시 도구로만 판별하기는 무리가 있습니다. 블로그 사이트 판단이나 블로거 판단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자신이 블로그 사이트를 운영할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는 점이 될 것 같습니다. 블로그 정의에 맞게 웹에 일지 형태로 기록을 남길 의지를 가지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일 될 겁니다.

이것은 누가 판별할 수 있습니까? 이것은 오직 자신만이 판별할 수 있습니다. 블로그 사이트가 다른 사이트와는 가장 다른 점은 블로거 한 사람에 의해서 사이트가 움직인다는 사실입니다. 기본적으로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블로거 자신 외에는 없습니다. 이는 자신의 일기를 자기만 쓸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에 비해 게시판은 자리만 마련해두면 다른 사람이 더 많이 글을 올립니다. 기존의 게시판 중심 홈페이지는 사이트 지기보다 손님들이나 회원들이 더 많은 콘텐트를 생성했지만 블로그 사이트는 오직 블로거 혼자만이 콘텐트를 생성합니다.

하여간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가 블로그 사이트이며 자신이 블로거인가 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운영자 개인의 선택에 달렸습니다. 편하다는 이유로 블로그 도구를 설치했어도 블로그로 운영할 목적이 없었다면 블로그 사이트가 아니라고 주장할 겁니다.

결국 해당 사이트의 블로그 사이트 판별 여부는 두 가지 조건이 갖추어질 때 성립된다고 봅니다.

[블로그 사이트 판별 조건]
1. 외부인이 봤을 때 블로그 사이트의 최소 구성 요건을 갖출 것.
2. 본인이 블로그 사이트라고 인정할 것.

1번은 블로그 도구라고 인정할만한 도구를 사용함으로써 갖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MT, pMahcine, b2, 드루팔, 조그, 네이버 블로그, 엠파스 블로그, 이글루스 등의 도구를 사용한다면 외부적인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꼭 이런 도구가 아니라도 일반적으로 블로그 도구라고 인정할만한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최소한의 구성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겠죠. 그리고 사람들은 1.번 기준만 가지고 블로그냐 아니냐를 판별하려 들 겁니다.

2번은 1번을 갖춘 상태라면 자동으로 갖춘 것으로 봅니다. 이글루스나 MT를 사용하면서 나는 블로그 사이트가 아니라고 우길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블로그 도구를 사용한다면 별도의 공지문을 통해 '여기는 블로그 사이트가 아닙니다'라고 공지하지 않는 이상 블로그 사이트로 판별해야 할 겁니다.

자 이로서 이야기는 결국 원점으로 돌아가는군요. 최소한의 블로그 사이트 구성 요건이 무엇이냐 하는 문제가 기준이 되고 마는군요. 이글루스나 MT는 블로그 사이트라고 말하면서 미니홈피는 블로그 서비스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경우 미니홈피가 블로그 사이트의 최소 구성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는 뜻이 될 겁니다. 그렇다면 블로그 사이트의 최소 구성 요건은 무엇일까요?

[블로그 사이트의 구성 요건]
1. 방법론(매체론): 웹에 기록한다.
2. 형태론(형식): 일기 형태다.
3. 내용론: 개인(한 사람이라는 의미의 개인이 아니라 기록을 주관하는 뚜렷한 주체 세력이라는 의미임)의 목소리나 경험을 기록한다.
4. 목적론: 링크로 네트웍을 구성한다.(이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웹 정신이자, 처음 블로그가 만들어질 때의 목표임.)

미니홈피는 여기에서 무엇이 부족할까요? 제가 둘러본 바에 의하면 일기 형태라고 보기 어려운 점이 있고, 개인의 기록보다는 커뮤니티 중심으로 콘텐트를 교환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는 보기에 따라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군요. 제가 보기에 결정적인 것은 링크 기능이 빠져 있다는 사실이네요.

블로그는 애초 하이퍼 링크 연결이 목표였습니다. 사이드바가 만들어진 이유로 링크 목록을 표시하기 위함이죠. 그리고 기존의 홈페이지도 링크 차림표 하나 정도는 밑차림으로라도 만들어두는 편입니다. 그런데 세이클럽 등의 미니홈피는 링크 기능이 없더군요. 그러니 추천하고 싶은 좋은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링크가 지원되지 않은 사이트는 블로그 사이트고 아니고를 떠나서 웹 사이트로 부르기 민망하죠. 자신이 좋아하는 사이트의 링크 목록도 추가하지 못한다면 웹 사이트라 부를 수 없습니다. 우리가 종일 보는 http://www.의 의미가 뭡니까? 하이퍼텍스트, 월드와이드웹이 아닙니까. 링크와 네트웍이 웹의 기본 요소이자 목표인 것이죠.

RSS, 트랙백 등이 블로그의 주요 요소로 인정받는 이유는 이들 기능이 네트웍 기능을 강화시켜주고 하이퍼링크 기능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링크는 단순하게 해당 문서 주소를 앵커(A) 태그로 링크만 걸어서 표시했지만 트랙백은 새로운 글을 작성하면서 해당 링크에 대한 부연 설명과 함께 자동으로 링크를 걸어주고 상호 네트웍을 만들어주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이전의 일방적인 링크(나 혼자 걸고 상대방은 모르는 링크)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서로가 알 수 있는 링크 기능으로 발전한 셈이죠. (좀더 양방향적인 적인 링크가 되는 셈이죠.)

RSS 역시 다른 네트웍과 좀더 편하게 자료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죠. 그래서 RSS와 트랙백은 블로그 초기의 기능이 아니지만 블로그를 좀더 블로그답게 만들어주는 기능으로 봅니다. 블로그의 목표이자 웹의 목표인 하이퍼텍스트로 정보를 공유하는 기능을 더 강력하게 보완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비해 미니홈피는 RSS, 트랙백은 고사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사이트의 단순 링크 목록도 제공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블로그의 출발점인 하이퍼텍스트 링크를 통한 네트웍 구성이라는 목표와는 완전히 거리가 멉니다. 이런 점 때문에 저 또한 미니홈피는 블로그가 아니라고 판단합니다. 비록 제가 이번에 쓴 책에 세이클럽 등을 포함시키기는 했지만 이는 좀더 많은 사람이 웹을 즐겁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블로그 요소가 있는 여러 사이트를 소개한 것일 뿐 블로그로 인정해서 소개한 것은 아닙니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네이버 블로그나 기타 포탈사이트 블로그 역시 링크 기능 부분은 분명하게 개선해야 합니다. 네이버 블로그는 일기 형태의 형식을 취하고 개인 기록을 손쉽게 쓸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분명 이전의 홈페이지보다 좀더 편하고 친근하게 사람들이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자신의 경험을 웹 상에 콘텐트로 형성하도록 도와줍니다. 이런 면에서 포탈사이트의 블로그 서비스는 많이 보급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만 네트웍 기능의 지원이 취약하다면 블로그 형식을 취했다 해도 온전한 블로그로 인정받기는 어려울 겁니다. 블로그 형식을 취한 쉬운 홈페이지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녀야 할 겁니다. 물론 네이버나 엠파스에서는 블로그라고 인정받고 안받고는 관심거리도 아닐 겁니다. 중요한 것은 좀더 많은 사용자들이 자기 사이트의 열렬한 팬이 되어 자주 들락거리고 광고도 많이 보고 제품도 많이 사는 것이겠죠.

그렇지만 포탈사이트라는 곳이 웹으로 먹고 살면서 웹의 기본 정신이자 목표인 링크 기능과 네트웍 형성조차 등한시한다면 손가락질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포탈사이트가 링크 차림표와 트랙백, RSS를 지원해야 하는 이유는 그 기능이 블로그의 기능이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보다 더 근본적인 웹 정신을 지향하는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기본인 웹정신도 지향하지 않으면서 하이퍼링크 네트웍을 목표로 출발한 블로그를 지향한다고 하면 안되는 일이죠. 야후나 네이버 같은 검색 사이트가 왜 돈을 법니까? 남들이 공개한 웹 문서를 수집해서 이를 다른 사람에게 배포함으로써 광고 수익을 올리는 것이죠. 만약 모든 웹 사이트가 회원 외의 접근을 금지시킨다면 검색 사이트는 존재할 수 없을 겁니다. 이처럼 남이 만든 콘텐트 정보를 수집해 배포함으로써 돈을 버는 사이트가 정작 자신이 만든 콘텐트는 외부와 차단시킨다면 그야말로 손가락질 받을 노릇이죠.

포탈사이트가 아직까지 이런 네트웍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기술적이고 금전적이며 인력 문제가 여의치 않아서라고 구태여 변명해봅니다. 제가 사용하는 네이버 블로그만 하더라도 예전에 지원하지 않았던 RSS를 지원하고 있는데 한 걸음 발전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좀더 발전할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긴 글이 되었는데 정리해보자면 블로그 사이트의 판별은 (가) 블로그 사이트 구성 요소를 갖출 것 (나) 본인이 블로그 사이트라고 인정할 것(아니라고 우기지 않으면 당연하게 블로그로 남들이 봄)입니다.

그리고 블로그 사이트의 최소 구성 요소는 1.웹, 2. 일기 형태, 3. 기록, 4. 하이퍼링크(개방적인 네트웍)의 네 가지 지원 여부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면에서 네이버나 엠파스 블로그는 1~3은 갖추었고 4는 조금씩 지원을 늘리는 상황이라 판단됩니다. RSS를 지원하는 것만으로도 최소한의 외부 네트웍 통로를 열어두었다고 보므로 블로그로 판별하는데 지장 없다고 생각합니다. 세이클럽을 비롯한 유사 미니홈피는 2~4도 거의 못 갖추었고, 4는 완전히 꽝이므로 저는 블로그가 아니라고 판별합니다.

이것이 제가 가지고 있는 블로그 사이트 판별 기준입니다. ^_^

** 김중태(www.help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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