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그의 책들은 이렇게 4권은 

알라딘 주문. 쿠팡에 2권 주문한 게 있는데 금요일 배송 예정. 

북디파지터리에서 올 것이 하나. 전부 많이 기대된다. 


나는 이런 식으로 글 쓰는 철학자 처음 보는 거 같다. 

뭐랄까, 이모저모로 과잉인데 (인용도 과잉, 수사도 과잉.... 그러니까, 인식의 파토스 이런 것의 과잉)

그럼에도 이상하게, 순수히 할 일만 한다는 느낌 준다. 딱 해야할 그 일에만 정확히 집중하는 느낌. 

깔끔한 느낌.  


슬로터다이크라는 인물은 (그의 외모...) 깔끔함 그런 인상 아니겠지만 

글은, 최상의 깔끔함. 히든 어젠다, 이런 것도 없고 자기 연민 혹은 과시, 전혀 없고

문제의 무게에 눌려 허덕임, 이런 것도 조금도 없다. 


이렇게 쓸 수도 있는 거였어. 그렇구나... 감탄하게도 된다. 

비즈니스하듯이 철학하기. 그 비즈니스는 예술로서의 비즈니스. 

그래서 어느 페이지에서나, business as usual. 


그게 따라한다 해서 따라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니겠지만 

이런 걸 본다는 거 자체가 

인생의 비참을 ㅎㅎㅎㅎㅎ 

달랠 

위안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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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21-01-06 2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용이 엄청 궁금한 1인이기도 하고... 위안이 되는 책이라니. 더더욱 궁금.

몰리 2021-01-07 07:48   좋아요 1 | URL
˝누가 불시에 자살한다면, 그가 속해 있던 사회환경 전부가 의문에 부쳐진다. 누가 불시에 철학으로 전향한다면, 그와 삶을 공유하던 집단의 삶의 방식(modus vivendi) 전부가 의문에 부쳐진다. 철학으로의 전향엔, ˝나는 지금까지 내가 일부였던 현실을 떠나겠음을 선포한다˝ 혹은 ˝이제 나는 허위와 해로움의 연속성의 사슬을 끊겠다˝는 발화 행위가 포함되어 있다. (....)˝

<너는 너의 삶을 바꾸어야 한다>엔 막 저런 문단들이 아무데서나 나오는데 (번역은 제 발번역이라 실제 번역이나 영어문장으로는 훨씬 좋아요), ㅜㅜㅜㅜ 아니 이런 말을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우리 우리가 이미 다 알던 것들의 점검도 수시로 해야 합니다.... 투로 늘어놓다니! 감사합니다, 슬로터다이크여! (....)
 



얼마 전 영하 10도 이하 내려가던 때 장갑 끼고 전화기 만지다가 미끄러워서 떨어뜨렸는데 

그 후 수시로 방전된다. 방전이 아니라 그냥 꺼지는 건가. 둘 사이 차이가 있나. kt 아이폰 센터가 근처에 있어서 

가보았더니 차이가 있는 것처럼 설명했다. 아무튼 여기서 들은 바에 따르면, 메인보드의 문제일 

가능성이 크며 그 경우 리퍼를 받거나 기기변경을 한다, 두 선택이 있는데 당연히 좋은 선택은 후자. 

온 김에 기기변경 하고 가라 해서 상담하다가, 5s로 이렇게 오래 쓰신 걸 보니 작은 걸 선호하시죠, 아이폰 12 미니로 

........ 64기가면 충분하신가요. 


아이폰 12인가, 10인가, 미니인가 하는 모델(?) 버전(?) 여기서 처음 들어봄. 

기기변경 한다는 생각 없이 방문했던 거라서 어리둥절해 있다가 나중 다시 오기로 하고 나왔다. 

일단 야매; 수리하는 곳에도 가볼 생각이다. 올 4월에 야매 수리하는 데서 배터리 교체를 했는데 

여기서도 5s란 말 듣더니 '아니 이분 최소...' 뭔가 심지어 역겨움이 없지 않은 놀라움 느끼는 듯했다. 

5s 쓰시는 분들이 가끔 오시기는 하는데 사실 거의 없죠. 배터리가 그건 딱 하나 남아 있어요. 

주문을 해둘까 하다가 안하고 있는 거죠. (...) 그 딱 하나 남아 있던 배터리가 지금 여기 들어 있다. 


아주 살살 터치하면서 쓰고 있다. 

금지옥엽. 

어쩌면 곧 더는 쓰지 못하게 될 전화기로 들은 e. e. 커밍스의 명언. 


Eternity is a 5-year plan. 


<너는 너의 삶을 바꾸어야 한다>는 종교를 포함해서 

철학, 교육 개혁 등에서 보게 되는 문화적 변화들이 얼마나 인간의 자기 형성, 자기 생산 과정에 관한 것인가... 이걸 보여주는 책이기도 한데, 이 책 보고 있는 지금, 만사가 이 관점에서 보이기도 한다. 커밍스의 저 문장도 


영원을 "성취하기" 위한 (영원의 성취로 달라질 삶을 실현하기 위한) 5개년 계획... 이라는 의미로 들린다. 

아마 실제 저 문장의 출전 맥락에서도 그런 의미지 (그런 의미가 아니라면 어떤 의미가 가능?) 않을까. 

글을 쓴다. 글을 읽는다. 이것도 자기형성, 자기생산이라는 의미에서 "인간공학적" 활동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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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01-01 2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박사과정이 5년 ... 아니군요 비욘드인 경우도 많네요. 영원이 되는 과정인 것인가요.

수선으로 귀한 5s 소생 시키시길 바랍니다. 전 7plus 쓰는데도 어르신 취급을 받아요. ^^
몰리님의 클래식 폰 소생과 이직 성공을 위하여 건배, 아니 해피 뉴 이어 입니다.

몰리 2021-01-02 09:04   좋아요 1 | URL
그런데도, 5년씩 4번을 산 세월 끝에도....
아 한숨 납니다. 저도 요즘은 조금씩 꾸준히 침침해지는 눈에다가
청소하려고 보면 흰머리가 우수수. 유튜브에서 ˝오 청년 (새댁) 젊으시군요...˝ 하고 보면
나이가 나오는데 40대 중후반일 때도 있더라고요?! 어쨌든 적어도 40대. 30대까지는 뭐랄까 정말로, 젊음이 아니고 어림? ㅎㅎㅎㅎ 아 이것도 20년에 있은 변화였어요. 내가 보기엔 청년인데 예외없이 40대더라. ㅜㅜ

han22598 2021-01-02 10: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이폰5를 2010년에 사서 5년 쓰고, 그 다음 아이폰6 사서 3년째 액정 깨먹어서...아이폰 7를 사서 지금 3년째 쓰고 있습니다. 버전 점프 없이. sequential 하게 갈 생각인데, 왠지 불가능할것 같은 예감이 슬슬 옵니다. ㅠㅠ (참고로, 아이폰 5가 제일 좋았음 ㅋ)

몰리 2021-01-02 17:25   좋아요 1 | URL
아 저도 버전 점프 없이 sequential 하게 ㅎㅎㅎㅎ 가고 싶어져서
아이폰 6로 하고 싶다고 대리점 가서 말하면 되는 건가, 아이폰 6 정도면 중고를 내가 사야 하나, 고민해 보는 중입니다. 제발, 수리 가능해야 할텐데. 5가 좋아요. 작고 단단하고. 메인보드가 나간 거면 엄청 강하게 부딪친 거라고 하더라고요. 아이폰 5가 단단한 걸로 유명하다네요. 7년 넘게 쓴 거 같은데 작년 밧데리 교체 외에는 아무 문제 없었던 아이폰 5s. 밧데리도 무진장 오래 쓴 거라 하더라고요. ㅎㅎㅎㅎㅎㅎ 이 분 좀 심하시네, 표정으로 수리기사님이.

반유행열반인 2021-01-03 0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 아직 아이폰5랑 아이폰5s(심지어 가족들이 쓰던 거 물려 받아 제가 세 번째 유저 ㅋㅋ) 두 대 쓰는 사람입니다. 메인보드 사망이면 부품 없어서 수리비가 더 들수도 ㅠㅠ

몰리 2021-01-03 09:07   좋아요 1 | URL
그럴 수 있다면 이걸로 쭉, 평생 ㅎㅎㅎㅎ 써도 좋겠는데 말입니다.
kt 대리점에서는, 이걸로는 안되는 os 있지 않느냐, 설치 안되는 앱 있지 않느냐, 같은 질문을 하더라고요? 무슨 골동품처럼. 네에? 아니지 않나요? 그리고 안된다 해도 상관없습니다. 저는 쓰는 것만 씁니다.... 고 답하면서 그쪽도 어리둥절, 저도 어리둥절. ;

반유행열반인 2021-01-03 09:30   좋아요 1 | URL
5는 안되는 앱 많은데 5s는 아직 현역이에요 다 잘 돌아가는데 ㅎㅎㅎ폰을 팔고 싶었나 봅니다 그 분들...

몰리 2021-01-03 10:05   좋아요 1 | URL
아아 그게 그런 뜻이었어요.
아니 드물다 해도 다 합치면 많지 않음, 오래된 아이폰 사용자?
앱이 안되는데 그들이 그걸 쓰겠음? 무슨 소리세요? 전 이해를 못하겠... ;;;;;;

혼란이 해명되었 ㅎㅎㅎㅎ 습니다.
 




교과서 진도는 다 나갔는데 해야할 수업은 남아 있어서 

"special topics," (아무 맥락 없이 갑툭튀) 내가 만든 토론 질문들로 한 수업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조침문이 주제였다. 


조선 후기 산문. 유씨 부인의 이 글. 지금도 국어 수업에서 쓰는지 모르겠으나 '라떼는'; 썼던 글. 

...... 우리는 부러진 바늘 앞에서 상심한 유씨 부인이 이 글을 쓰기에 이르는 그 마음을 상상하자. 

거기엔 "나는 중요하다"가 있다. 나는 내가 사랑했던 바늘 앞에서 이렇게 느꼈고 이것을 기록해야 한다... 가 있다. 

그 마음이 우리 사회에서는 비방되었다. (....) 


하여튼; 저런 식으로 만든 토론 주제가 있었는데 

그 주제가 특히 좋았고, 그 주제로 글을 쓰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는 의견들이 있었다. 

그 중 어떤 의견을 읽으면서는 (여기서 어떻게 익명적으로 말하든, 극히 사적이라 말할 수 없는 의견) 

갑자기 나도 울고 싶은 심정이 되던 의견도 있었다. 



슬로터다이크 읽으면서 열광하게 되는 이유 하나가 

슬로터다이크가 "teaching" 이것에 관심이 참 많다는 것이다. 가르치고 배움, 그것은 어떻게 일어나고 

어떤 종류가 있고, 그것에서 인간은 어떻게 변화하는가. 나도 관심이 많고 하고 싶은 얘기도 많다. 

............. 이직 ㅎㅎㅎㅎㅎㅎ 

이직을 해야 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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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20-12-29 23: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영어를 가르치신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국어 고문이 나와서 급헷갈리긴 하나.. 이직, 중요한 일이라고 댓글을 남기는^^

2020-12-30 07: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20-12-30 06: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몰리님이 올려주신 덕분에 오랜만에 조침문 일부를 입으로 읽어보았어요. 글에 리듬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주네요.
오늘 아침 두장 남은 다이어리를 쓰며 조침문은 아니지만 저도 ‘잘가라 친구여, 네 동생 (2021 다이어리)이 오고 있다‘ 이런 심정이었는데 말입니다.
토론 주제가 무엇이었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을지 궁금해지네요.

2020-12-30 07: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0-12-30 15: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어를 가르치시는거라고 생각했는데 조침문.... @.@
몰리님 지구에 온 목적이 무엇입니까? 영어입니까 문학입니까 고전입니까. 무엇입니까?
일전에 남동생 장가가기 전에 술에 취해서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누나 지구에 온 목적이 뭐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몰리님, 올 한 해 몰리님 글 읽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내년에도 읽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0-12-30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han22598 2020-12-31 07: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 필요없습니다. 모든 것의 시작은 이직으로부터...ㅋㅋ
이직 성공은 다 알리디너님들의 응원 덕분입니다. ㅎ

새해의 복은 역시 이직!

2020-12-31 08: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Daria는 미국에서 미국이니까 나올 수 있었던 걸작이다.. 고 생각한다. 

전시즌이 dvd 출시 되었던 거 같은데 내가 한국으로 올 때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었다. 

출시됐다면 사와서 Six Feet Under만큼 돌리고 또 돌리고 또 돌리고. 했을 것이 분명. 


영화판으로 나온 2개가 있는데 Is it college yet?, 그리고 Is it fall yet? 

이 둘은 갖고 있다. 10대부터 80대까지 (90대까지 살아 있다면 그때까지도) 

볼 때마다 특별한 state of mind, 그곳으로 보내주는 명작이라고 말하겠다. 

미국에서, 미국이니까. 이런 구절에 진실이 있다는 게 한편 놀랍기도 하다. 

물론 보편적 ㅎㅎㅎㅎㅎ 진실은 아니겠지만, 편파적 진실이든 혹은 파편적 진실이든 

어쨌든 진실이 있다는 게. 


매순간 이직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저 제목이 "Is it 이직 yet?"으로 변형되었다.    


그리고 "is it"과 "이직" 사이의 발음 유사성 때문에 

그냥 "Is-ik yet?" 이래도 될 거 같았다. 


이직 이후 (이직 이후라면), Daria는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Daria로 수업도 해보고 싶은데 이직 이후라면 가능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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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12-30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몰리님,

˝Is-ik yet?˝

고고씽!!

몰리 2020-12-30 16:28   좋아요 0 | URL
성공해 돌아와
거울 앞에 선...

거울 아니고
식기 세척기 앞에 선....;;;;;;
 




ONN 뉴스 중에서 이건 

눈물을 흘리면서 웃었다. 

한 다섯 번 볼 때까지 어김없이 울면서 웃게 됨. 


"The inevitable end-point of modern technology."

"You knew something like this would come out eventually." 삼성에서 이렇게 광고하는 

"올해의 머스트해브 tech gadget"은 


왼쪽 눈으로는 비디오를 오른쪽 눈으로는 인터넷을 하고

그 동안 robotic mouth가 suck dick 하는 제품. Apex. 




이게 왜 이렇게 웃기지. 생각을 해보았는데 

무엇보다 인터뷰하는 삼성 임원, 닐 워너 때문인 듯. 

전투적으로, 화내면서 말함: You will get your dick sucked! 


애초 아이디어가 별 환영 못 받았을 거 같고 

그러나 꼭 이걸 만들고 싶었던 이들이 삼성 임원을 구상했을 거 같다. 

비판과 조롱을 피해갈 길이 여기 있다면서 구상했을 거 같다. 여기 뭔가 글쓰기에도 적용될 수 있는 

교훈이 있는 거 같기도 하다. 네 아이디어가 유치하고 유치한데다가 극히 사소하다면, 그러나 네 생각에 

그것이 우리 삶에서 갖는 작지 않은 자리가 있다면, 그렇다면 광적으로 과장하는 요소를 도입해 보라. 

이상한 설득력이 생겨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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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20-12-17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왜이리 우끼죠 정말

몰리 2020-12-17 16:20   좋아요 0 | URL
처음 등장하는 리포터도 웃음을 간신히 참는 느낌임에도
흥 이런 걸로 날 웃길려고? (한 번 해봐라) 였다가, 였다가.......
이게 글케 웃기더라고요 ㅎㅎㅎㅎㅎ 특히 닐 워너. 막 책상 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