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생태학 동문선 현대신서 126
펠릭스 가타리 지음, 윤수종 옮김 / 동문선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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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장을 덮으며 - 처음 제목을 들으며, 그냥 생태학이라고 여겼다. 초록, 녹색의 그런 이미지로 만 알고 얇은 책을 접어 들었다. 몇 페이지 넘기지 않고 세가지라는 것이, 환경-사회관계-인간주체를 말한다는 것을 알고 짐짓 심각해졌다. 넘기면 넘길수록 예사롭지 않은 물음을 던진다. 어떻게 하랴? 차라리 시작하지나 말 것을... ... 논의를 쫓아갈 능력도 되지 않지만 짧은 논문은 더욱 더 녹녹치 않다. 거듭 되돌아 보지만 생각그물에 걸리는 것이 많지 않다. 나의 엉성한 그물때문이리라.




책갈피를 다시보며 -그의 자본주의에 대한 인식이나 분석보다도 환경-사회-개인에 이르는 통합적 분석과 미학-윤리적 접근이 더욱 마음에 든다. 대중매체의 돌진에 비껴남, 미시적 사회적차원에서 대안적인 삶, 여러 가지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재발명’과 주체를 둘러싼 지나쳐버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시간’이나 ‘죽음’‘몸’에 대해 창조적으로 다른 각도에서 고민되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 무지로 인해 얼마나 내것으로 가져올지 모르겠다. 알 때까지 재독해볼까? ‘재발명’‘과정’ 모두 용어자체로도 스스로에겐 소중하다.




생각씨


1. 생태학적 위기에 대한 진정한 답은 지구적인 규모에서 그리고 물질적이고 빗물질적인 재화의 생산이라는 목표를 새롭게 설정해나가는 진정한 정치-사회-문화 혁명이 일어난다는 조건에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9) 세가지 생태학의 공통적인 원리는 우리가 직면한 실존적 영토가 자폐적인 즉자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거주 가능’한 것으로허용하는 실천에 입각하여 과정적 개방에로 향하는 식으로 분기할 수 있는 불안정하고, 유한하고, 유한화된, 특이한, 특이화된 대자로서 주어진다는 것에 있다.(38)


2. 적대들 및 특이화 과정들의 폭발, 탈중심화(분산),감속이라는 맥락에서 새로운 생태학적 문제설정이 떠오르고 있다.(14)


3. 사회적 생태철학 - 커플사이에, 가족-도시생활-노동 등의 존재 방식을 수정하고 재발명하는 데로 나아가, 단순히 ‘소통적인’ 개입에 의해서가 아니라 주체성의 본질에 관련한 실존적인 돌연변이(변화)에 의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 영역에서는 대규모 제도적인 수준에서 뿐만아니라 미시 사회적 수준에서도 실효성있는 실험적 실천을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다.(15) 자본주의 권력이 지역을 벗어나 탈영토화되고, 바깥으로는 지구상의 사회-경제-문화 생활 전체에 세력을 확대하고 동시에 ‘안으로’는 가장 무의식적인 주체적 지층들 내부에 침투해 있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그 경우 자본주의 권력에 대해서 단순히 외부로부터 조합활동이나 전통적인 정치활동으로 대항하려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 개인-가정-부부의 일상 생활에 둘러싸이고, 이웃 관계-창조-개인적 윤리에 둘러사인 정신생태학의 영역에서 자본주의 권력의 효과들에 대결하는 것이 마찬가지로 필요하게 되었다. 바보스럽고 유치한 일치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는 불일치와 실존의 특이한 생산을 기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34)


4. 정신적 생태철학 - 신체-환상-지나간 시간(과거)-생과사의 ‘신비’에 대한 주체의 관계를 재발명하는 데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정신적 생태철학은 대중 매체나 정보 통신의 획일화에, 향동 양식의 순응 태도에, 광고와 각종 조사에 의한 여론 조작에 해독제를 찾아야 할 것이다. 정신적 생태철학의 실행 방식은 ‘정신분석’ 전문가들의 방식보다도 예술가의 방식에 더 가까울 것이다.(16) 프로이트적인 사실을 ‘넘어서’든가 그것에 대해서 확정적인 선을 긋는 것이 아니라, 그 개념과 실천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서 그것들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개인적이고 집합적인 과거에 전면적으로 착상되어 있는 주체성에 대한 구조주의 이전의 집착에서 해방시키는 것이 현재의 과제이다. ‘미래지향적’이거나 ‘건설지향적’인 가상의 장을 발굴하는 것이 요청된다.(20)


5. 사회체-정신 그리고 ‘자연’에 대한 인간의 관계는 현실적으로 더 악화되는 경향은 있지만 개인들 및 권력들의 무지와 숙명론적 수동성 때문이기도 하다.(23) 과학과 기술이 더욱 인간적인 목표로 향하게 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보다 집단적으로 책임지고 관리하는 것이 요청된다.(24), 한편 낡은 생활 양식의 부흥을 기도하기 위해 뒤로 돌아가려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일일 것이다. 그 어느때보다 자연은 문화와 구분될 수 없으며 우리는 생태 체계, 기계권, 사회적이고 개인적인 준거 세계간의 상호 작용을 ‘횡단적으로’ 사고하는 것을 배울 필요가 있다.(26) 통합된 세계 자본주의가 가져온 피해에 직면하기 위해서는 사회 기구의 대대적인 재건이 필요하다. 단 그러한 재건은 정상에서의 개혁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특이성의 존중과 주체성 생산의 항상적인 작업에 집중된 혁신적인 실천의 촉진과 대안적인 경험의 축적이 사회의 나머지에 적절하게 접합되면서 전적으로 자율화됨으로써 실현된다.(46)


6. 담론 집합체의 논리가 자신의 대상을 명확히 밝히려고 제안하는 반면, 강렬도의 논리난 생태논리는 변화과정의 움직임과 강렬도만을 중시한다.내가 여기서 체계나 구조에 대립시켜 사용하고 있는 과정은 동시에 스스로를 구성하고 정의하고 그리고 탈영토와해 가는 실존을 말한다. 생태학적 실천은 각각의 부분적인 실존적 근거지에서 주체화와 특이화의 잠재적 벡터를 찾아내려고 노력한다.(27)


7. 사회생태학과 정신생태학이 맞서야 하는 중요한 분석적인 문제 가운데 하나는 억압권력을 피억압자 쪽에서 장악하는 것이다. 그 경우 커다란 어려움은 조합과 당이 그들 자신의 대열 안에 모든 표현의 자유나 혁신의 자유를 속박하는 동일한 병인적인 모델을 재생산한다는 사실에 있다.


8. 자본주의 사회는 세가지 유형의 주체성을 만들어 내고 그것들을 자신을 위해 봉사하도록 한다.(봉금생활자 계급에 일치하는 계열적인 주체성, 보장없는 방대한 대중에 일치하는 주체성,지배계층에 일치하는 엘리트적인 주체성) 사회전체에 대한 대중 매체 지배의 가속화는 항상 이 다양한 주민 범주 사이에 더욱 명료한 간격을 만들어 내는 경향이 있다.(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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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으로 보는 미국 살림지식총서 83
채동배 지음 / 살림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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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덮으며 - 법조인의 기득권을 어떻게 생각하여야 할 것인가? 왜 이런 특혜가 공공연히 아무일 없는 듯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미대륙에서 남북전쟁후 소송의 증가와 법률대학원의 필요성을 느꼈을 터이고, 1-3년과정, 또는 학부포함하여 4년과정으로도 충분하였다고 하며, 초창기 웅변술위주로 가르쳤다고 한다. 정식 대학원이나 소크라테스 문답법을 사용하여 판례중심의 교육과정은 2차대전이후에나 체계화된 것이라 한다. 2003년 현재 290명당 한명이 법조인이며 년간 졸업생의 75%정도가 합격하여 36,000명이 배출된다고 한다. 이러한 저변의 확대로 우리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공익법과 빈민법분야의 변호사 활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1년에 천명뽑는다고 되겠는가? 수험생으로 전전해야하는 인권은 어떻게 하냐는 저자의 물음에 다시한번 관심을 갖게 된다.




책갈피를 다시보며 - 저자는 이어 한국의 사법개혁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참 논의중인 로스쿨,배심원,제도, 검찰의 구조조정을 통한 권한의 아래로 위향과 피의자의 인권, 검찰수사의 수사관 위임 관행 중지, 평검사의 수 확보를 통한 검찰행정의 재정립, 판사가 사임할 때 2년간 사적취업금지하나 봉급지원, 법관은 로스쿨졸업후 8-10년 사회경험이 있는 친구로까지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솔깃한 구석이 많이 눈에 들어온다.




생각씨


1.“우리의 역할은 법률을 이용하여 빈민의 배를 부르게 하는 일이다.”(11) 폴랙


2. 세 사람만 모이면 문수보살의 지헤보다 낫다고 하였다. 대개의 경우 판사 한사람의 결정보다 배심원 12명의 판결이 보다 합리적이고 보다 진리에 가까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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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문화와 상상력 살림지식총서 98
박기현 지음 / 살림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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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덮으며- “상상력” 연구센터는 무엇을 연구할까? 학문의 수평적, 종합적 사고가 없으면 이것에 대한 연구가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왜? 상상력에 방점이 찍혀있을까? 바슈라르가 과학의 엄밀성?을 추구하면서 진리라는 것을 추구하면서 진리에 도달하기 위해 이성이외의 모든 것을 제거하면서 결국 다다른 것은, 쿤의 패러다임의 변화에서처럼 인식의 커다란 단절은 상상력이나 이성의 진리의 다양성을 틀 속에 넣지 않고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역설을 이야기하고 있다는데, 오히려 관심사는 상상력의 부재, 현실의 기계적 사고나 행동의 틀에 얽매여 있는 주변 사람들 때문이기도 하다.  신화나 심미적, 미학적 접근이 얼마나 다양하고 풍부한 변화를 이끌어내는지? 틀에 박힌 경직된 사고와 이성이나 계파라는 접근이 얼마나 현실을 옭아매는지에 관심이 더 간다. 그리고 지인의 신화에 대한 관심에 “체, 별 것을 다 관심을 갖네?”“만화같은 사고로만 은연중에 치부하였는데, (부끄)”




책갈피를 다시보며- 사회활동에 매진하거나 일터의 일에 침잠해있는 동료들을 보면서 가끔은 상상력이 있는가? 과연 마음은 한가한가? 살아가는 것일까? 살아지는 것일까? 자문을 하게 된다. 문화와 창발성과 활동에 미학,예술적 접근은 시도조차 되지 않고 있으며, 현실이라는 핑계로 프로메테우스 역할만 수행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씨-


1.질베르 뒤랑은 ‘상상력의 인류학적 구조’를 밝히고자 하는 야심으로 문학,철학,인류학,사회학,종교학,정신분석학 등 모든 인문과학을 한데 아우르는 큰 틀로서 상상력 연구를 기획했다.(10)


2. 뒤랑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적이면서 예술적인 상상계의 변화를 연구하는 것이다. 이를통해 뒤랑은 그러한 상상계의 변하가 주기적이며 리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예술작품, 문학, 미술, 영화 등을 통해 나타나는 한 시대의 지배적 상상계는 강의 순환구조로 비유하여 설명할 수 있다.


3. 뒤랑은 19세기와 20세기의 서양이 프로메테우스와 디오니소스, 그리고 최근에는 헤르메스라는 세 신화의 구조가 이어져 지배해왔다고 지적한다. 19세기 유럽의 문화와 회화들에서 프로메테우스적 신화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바, 이 시기의 유럽은 바로 근대성의 시기이며, 산업적으로 발달과 진보가 이루어진 시기이다. 1950년대와 60년대는 디오니소스의 상상계로 불릴 수 있다. 디오니소스야말로 소비사회의 신이라고 볼 수 있는데, 각종 도시의 폭력이라든가 1970년대 사회 내의 혼란이 횡행했던 시대이다. 뒤랑에 의하면 약 20년전부터 이제는 아마도 교환과 소통과 순환의 신인 헤르메스가 지배하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75)


4. 합리성과 이성은 단수가 아니라 복수이며 상상계와 합리성 사이에 진정한 대립 상태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음으로써, 과학적인 것과 상상계적인 것이 대립된다고 보았던 바슐라를를 뛰어넘게된다.(76)


5. 문화는 경험을 사고로, 사고를 다시 언어를 비롯한 예술적 표현으로 발전시켜나가는 실천의 결과로 높이 평가된다. 문화는 고도의 창조성과 예술성을 지닌 것으로 정의되며, 사회의 문제점과 지향점을 드러내는 양식으로 인식된다.(9)


6. 바슐라르는 인간의 상상력이, 소위 추상화를 지향하는 객관적 인식의 입장에서 보자면 인식론적 방해물이라고 규정한다. 그러나 동시에 이 인식론적 방해물은 인간이 이 세상과 정서적으로 결합하는 최초의 인식방식으로서 과학적 인식과는 다른 창조성과 현실을 갖는다. 상상력의 힘, 이미지와 현실을 변형하고 창조하는 그러한 상상력의 힘은  최소한 세 단계의 역동적 층위에서 작용한다.(56)


7. 바슐라르가 발견한 상상하는 자아, 상상하는 주체는 사고하고 분석하는 주체와 대립하면서 그에 균형을 취해주는, 인간 의식활동의 한 부분이다. 동시에 그것은 인간과 세계, 인간과 인간, 인간과 우주와의 은밀한 일치(화합)를 가능하게 해주는 기능을 가진다.(59)




궁금티- 헤르메스와 비유?, 바슐라르와 뒤랑의 상상계-합리성에 대한 견해차이?, 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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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marine > 마주치다 눈뜨다
마주치다 눈뜨다 - 인터뷰 한국사회 탐구
지승호 지음 / 그린비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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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인터뷰라면 시간 들여 읽을 가치가 있다
연예인들 인터뷰 하는 거 보면 대체 왜 했을까, 기사 거리 만드려고 한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한심하다
그야말로 인터뷰=가짜 기사다
그래도 이 정도 인터뷰는 심도 있고 인터뷰이의 사상과 인물됨에 대해 어느 정도 보여 준다
이 정도 수준은 돼야 인터뷰 했다고 말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진중권은 정말 말을 잘 한다
유시민도 잘 하는데, 진중권은 핵심을 잘 짚어낸다
이 사람은 말싸움 하면 절대 질 리가 없을 것 같다
화도 안 내면서 여유있게 비웃어 주는, 상대 입장에서 보면 고개를 흔들 스타일이다
혹시 모르겠다
전여옥 같이 완전 꼴통하고 붙으면 어쩌런지
전여옥 같은 스타일은 하도 꼴통이라 토론 자체가 안 되니까
진중권이 마음에 드는 이유는 일단 수준이 높다는 거, 그래서 지식인이라 명명할 수 있다는 거 (강준만 한테는 좀 실망했다 수준이 한 수 아래다)
또 권위주의적이지 않다는 거, 열린 사고를 갖는다는 거, 마초적이지 않다는 거
마초들 딱 질색이다

홍세화 인터뷰는 좀 지루했다
개인적으로 만나면 하품 나올 스타일 같다
진중권은 만나면 재밌을 것 같다
홍세화가 하는 얘기들을 어떻게 수용해야 할지 모르겠다
원칙적으로는 동의한다
진중권도 한 얘기지만, 주택, 의료, 교육이 먼저 해결되야 개인적으로 각자 알아서 먹고 입는 거 가지고 투쟁할 수 있지 않겠냐고 한다
정말 그렇다
기본적인 복지가 이뤄진 후에야 그 다음을 위해서 싸울 게 아닌가
생존권마저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싸우니 사생 결단을 내듯 강경하게 나갈 수 밖에 없다
난 참 궁금한 게 여론을 선도하는 사람들이 다 똑똑할텐데 진짜 원인을 알고도 그런 기사를 쓰는 건지 아니면 정말 피상적인 분석 밖에 못해서 그런 건지 잘 모르겠다
왜 노조원들이 강경 쪽으로 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인지, 그에 대한 분석을 신문에 실을 수는 없는 것일까?
파업만 했다 하면 본질은 제쳐둔 채 무조건 파업하는 노조만 나쁜 쪽으로 몰고 시민들의 불편 운운하는 현실이 슬프다
누구 말대로 연대 의식의 부족일까?

홍세화가 하는 말 중에 무상 의료와 무상 교육이 있다
무상 교육까지는 그런다 쳐도 무상 의료는 뭐라고 말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솔직히 말하자면 영국처럼 국가가 의료비를 책임지고 의사가 공무원화 되는 게 좋지 않나 싶기도 하다
전문의는 국가 병원에만 존재하고 일반의들이 일정 인구를 책임지고 일차 진료를 맡는 것이다
의료에 과연 경쟁의 논리가 도입될 부분이 있나, 의구심이 든다
지금 같은 의료 체계가 모든 의사들에게 이익이 될까?
사실 무상 의료가 가능한지 어떤지도 잘 모르겠다
전체적인 사회 상황은 제쳐둔 채 막연히 무상 의료를 주장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무상 의료를 시행하는 나라의 전반적인 의료 환경를 자세히 분석해 봐야 할 것이다

그렇게 따지면 무상 교육 역시 함부로 주장할 수 없는 거 아닐까?
자기 이익이 걸린 문제가 아니면 쉽게 말하기 마련이다
사립학교 설립자들도 할 말 많을 게 분명하다
뭐, 어쨌든 의료비랑 교육비, 주택비만 해결되면 정말 살기 좋아질 것 같다
의료비야 전국민 의료보험 되서 어느 정도 장벽은 해결됐는데, 주택난은 여전히 심각하다
노무현이 집값 안정 얘기했으니까 지켜 볼 수 밖에
교육 문제는 좀 더 복잡해서 과연 잘 해결될지 어떨지 모르겠다
공교육이 강화되야 하는데 홍세화 말마따나 지금같은 경쟁 체계라면 아무리 좋은 교육 정책이 나와도 사교육에 의존하면서 박터지게 싸울 게 뻔하다
한 번 정착된 시스템을 바꾼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손석희는 이미지가 참 좋은 아나운서다
벌써 49세라고 하는데 여전히 미소년 같은 이미지다
덜 늙어 보인다는 건 적어도 진보주의자나 방송인에게는 큰 매리트 같다
역시 방송인이라 그런지 (기자와는 달리) 상당히 중립적이고 색깔이 분명치 않다
그나마 이 정도면 자기 얘기 많이 하는 편이다
박근혜가 인터뷰 할 때 열받아서 신경질 내는 거 보고 통쾌한 적이 있었다
아마 사람들은 그런 손석희의 소신을 좋아하는 것이리라
그가 한 얘기 중 의미삼장한 게 있다
경쟁 체계가 심화되면서 더 높은 계급으로 올라가기 위해 정치에 관심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기회가 많으면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는데 아예 계급 이동의 가능성 자체가 차단되었으므로 사람들은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어제 읽은  "양반" 에서도 느낀 거지만 닫힌 사회는 후퇴하기 마련이다
누구나 노력하면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 없다면 그 사회는 수구적으로 변할 수 밖에 없다
정치적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일반 시민 사회에서 사라진다면 그거야 말로 퇴보가 아닐까?

딴지 일보를 안 봐서 모르겠는데 발행인인 김어준은 꽤 쿨한 사람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만나면 무지하게 피곤할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와 반대되는 얘기 나오면 절대 안 지고 흥분도 안 하면서 살살 약 올릴 스타일이다
어쨌든 심각하지 않고 덜 진지한 게 마음에 든다
그 동안 우리 사회는 하도 엄숙하고 진지한 모드라 도대체 유머라는 게 없었다
클린턴처럼 군부대 가서 섹스폰도 불어 주는 그런 여유 정도 있으면 얼마나 좋아?
이 사람이 인물평 하는 게 마음에 든다
뭐, 내가 그 사람들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아니고 구체적인 행적은 모르지만, 그래도 사람이 느낌이라는 게 있잖아?
대체적으로 나와 비슷한 것 같다
유시민이 낭만주의자라는 말에 동의하는 바다
보통 대단한 이상은 어차피 안 될 거라 생각하고 포기하기 마련인데 유시민은 그 이상을 위해 뛴다는 것이다
원체 그런 스타일도 아니지만 계보 만들어서 권력 잡는 게 최종 목표가 아니라는 것도 마음에 들고, 나름대로 행동력 있는 것도 좋아 보인다
진중권이 유시민을 비판하는 건 진보도 아니면서 그런 척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보수도 색깔이 다양하기 마련이고 어차피 자기 이데올로기만 건전하다면 보수냐, 진보냐 나누는 것도 별 의미없는 거 아닌가?

진중권 더러 천재지만 자기 오류 가능성을 너무 낮게 본다는 평가는 정말 적절하다
나도 그가 꽤나 머리가 좋은 사람 같다
아주 논리적이랄까?
책 읽어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본인도 미학 오디세이가 전문가까지 만족시켰다고 자랑스러워 하던데 충분히 그럴 만 하다
수준있는 책을 쉽게 썼다고 할까?
어쨌든 말발 기가 막히고 논리도 훌륭한데 무오류성에 갇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추미애 역시 스타일은 다르지만 비슷한 개념으로 묶을 수 있다고 하는데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여간 대단히 능동적이고 자유로운 사람 같다
이런 사람은 라디오 진행 같은 거 너무 오래 하면 안 되는데
왜냐면 말이 많아지면 그 사람의 실체가 적나라 하게 드너라고 실은 별 볼일 없는 사람이라는 게 탄로나기 때문이다
마치 신해철처럼
그래도 인터뷰 할 때 지나 나나 거기서 거기지 뭐, 하는 식으로 베짱 좋은 건 마음에 든다
사실 까놓고 보면 인간이란 게 다 평범한 존재 아닌가?
능력 이런 걸 떠나서 도덕성이나 정체성 이런 근본적인 걸 따져 보면 말이다
그러니 기가 질릴 정도로 위대한 영혼 따위는 아주 없다고 본다
이런 게 그가 말하는 자신감일까?

노무현이 학벌 컴플렉스가 없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도 그렇다
학벌 컴플렉스는 그거 있는 놈들이 너도 있지 않냐? 라고 미루어 짐작하는 것에 불과하다
노무현이 그런 컴플렉스 있었으면 그 자리에 오르지도 못했을 거고, 있더라도 대통령까지 된 마당에 학벌 따위에 얽매이겠는가?
그러니까 학벌 컴플렉스로 노무현 분석하는 건 아주 피상적이고 허접한 분석에 불과하다
박근혜에 대해서는 보수 치고는 나름대로 진보성도 있고 민중과의 교감도 있다고 하는데, 진중권이나 다른 논객들도 박근혜 효과를 꽤 높게 보고 있다
하긴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소수파일테니까 아주 수구적이지는 않을 것 같다
아버지 후광에 기댄 면도 없진 않지만, 어쨌든 지금은 주류 세력이 완전히 바뀌었으니까 박근혜 모시는 분위기도 아닐 것이다
과연 박근혜가 성공할 수 있을까?
한나라당 당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보기에는 아주 여리고 파퓰리즘의 전형 같던데 과연 대한민국의 험한 정치밭을 잘 헤쳐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소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한나라당에 대한 시각이 좀 바뀌었다
진보적인 인물들을 인터뷰 해서 그런지 한나라당이나 열린당이나 결국 그게 그거라는 생각이 든다
민노당처럼 대놓고 노동자 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는 이상 어차피 다 그런 보수 아닌가?
색깔에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완전히 꼴보수만 없앤다면 한나라당이나 열린당이나 다 똑같다는 말이 된다
그렇다면 굳이 열린당을 지지할 필요도 없어진다
왜 정당에 따른 지지가 불가능한지 모르겠다
빨리 정당 정치가 제대로 자리잡아서 인물 대신 정당의 강령을 보고 선거했음 좋겠다
열린당이나 한나라당이나 거기서 거기기 때문에 파병도 찬성했나 보다
솔직히 파병한 게 잘 한 건지, 어떤건지 판단하기 힘들다
도덕적 판단을 떠나서 국익에 도움이 되냐가 안 되냐가 중요한데 내 머리로는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 점은 동의한다
무조건 미국에 굽실대고 숭미로 가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좀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겨우 3천명 보내놓고 미국이 이뻐 할 거라는 생각은 착각에 불과하다고 한다

한반도에 군사 위협을 없애는 게 가능할까?
6.25를 경험한 우리로서는 아무래도 부담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더구나 북한은 내부 붕괴 위험이 있을 정도로 현재 위험한 상태 아닌가?
결국 평화 정착을 위해 둘 다 군사력을 줄이는 게 먼저라고 하는데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그렇다고 양측 군대 합쳐서 200만명이나 되는 군대를 배치는 것도 제로섬 게임 같고...
일단 김대중의 햇볕 정책은 일리가 있던 것 같다
진보 진영에서도 다들 평가를 해 주고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아서 노벨상 받았으니까 말이다
북한 주민 굶어 죽는데 어차피 통일 할 거면, 즉 우리가 보듬어야 할 상대라고 본다면 지원해야지, 모른 척 할 수 있나?
더구나 못 견딜 정도가 되면 전쟁으로 터질 위험도 있으니까 도와줘야 할 것 같다
김대중이 나름대로 철학을 가지고 추진했는데 노무현은 그마저도 준비가 안 됐다고 하니, 정말 국정 운영 능력이 없는 걸까?
이회창이 된 것 보다는 진보적이긴 한데, 전체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일단 잘 먹여줘야 이거고 저거고 말할 기운이라도 나지 않겠는가?

6.25 당시 미군 학살에 대해서는 좀 더 조사가 필요할 것 같다
어쨌든 과거를 숨길 수는 없지 않는가?
이게 바로 역사 바로 세우기고, 평가하기 아닌가 싶다
점점 미국에 대한 환상이 깨지고 있다
마치 미국은 제국주의자가 되가고 있는 것 같다
또 그만큼 전 세계의 지탄과 견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자국 내에서도 헌팅턴 같은 보수주의자들이 긴장하고 자성의 목소리를 높히는 것 같다
비록 그 방법이 완전 보수로 돌아가자는 것이지만 말이다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것이 북한과 더욱 첨예하게 대처하는 길이라는 말도 맞긴 맞다
그렇지만 북한과 평화 협정이 가능할까?
지금보다 더 활발하게 교류를 한다면 좀 나아질 것 같긴 한데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친일파들이 지배 계층으로 변모한 나라이기 때문에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될 성역이 6.25와 반공이다
민족주의자들이 제발 애국자였음 한다는 말은 상당히 뼈있는 얘기다
하긴 보수들이 무슨 애국자인가?
일말의 애국심이라도 있다면 병역 기피 그렇게 많이 하겠어?
도덕적 기반이 약하기 때문에 반공 얘기만 나오면 목소리를 높힌다
이거 아니면 붙잡고 늘어질 게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로당 출신이자 만주 사관 학교 졸업생이던 박정희는 자기 컴플렉스를 덮기 위해 더 열을 올려 빨갱이 소탕에 나선 모양이다
이제 누가 빨갱이라고 몰아 세우면 아직도 그 소리냐고 비웃어 줄 때도 되지 않았나?
아직도 최장집이나 송두율 사상 논증 한다고 나서는 조선일보가 그래서 욕 먹는 거다
학술적인 비판서는 외면하면서 정작 최장집처럼 권력에 가까이 간 사람이 그런 얘기 하면 일제히 덤벼드는 식이다
조선일보가 진짜 보수 세력을 옹호한다고 까놓고 말하면 안티 조선 운동이 없어지려나?
자기 색깔을 분명히 하면 보수 언론으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까?

어쨌든 꽤 유익한 책이었다
인터뷰가 이 정도는 되야 했다고 말할 수 있지 않나?
우리 사회가 워낙 보수적이고 우경화 되어 있어서 아직도 사회적 다양성을 말하려면 멀었다는 생각도 든다
결국 민노당 지지하는 수 밖에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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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marine님의 "대한민국 소비 트렌드"

왜곡된 평등주의는 아닐까요? 수도권과밀 못지않게 시루같은 아파트문화에 넘 익숙한 것은 아닐까요? 그렇게 살다보니, 옆에서 좀 괜찮다싶으면 싹쓸이 되는 것은 아닐까요? 핸드폰이든, 디카든, 명품까지..아니 생각까지 똑 같고 싶어서~.눈꼴사나워~ 못보는, 다양한 생각이나 삶의 방식이 여물고 자라났으면 좋겠습니다.

로하스..괜찮네요. 사회적이고 이타적이었으면,
압축적 근대화만큼, 다양성의 영역이 곧 드러날 것이라고 봅니다. 역방향도 있겠지만, 순방향도 있을 것이라 낙관합니다. 지금의 우리같은 상황-짚신,고무신에서 인라인까지 함께 살고있는세대-은 세계사적으로 전무후이할 것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님의 생각처럼 파이도 키우고 나누는 방법도 발명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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