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너무도 회자가 많이 되는 책이라 보지를 않고 있었다. 이리저리 근거리에서 얼쩡거리기에 집어들었다. 북플에 읽은 책으로 올리니 무려  2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보고 7백명 가까운 사람이 읽고 있거나 읽으려고 한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공동체 감각이 회복되고 있는 것인가? 자기긍정이 아니라 자기수용을 하며, 타자신뢰 타자공헌으로 이어지는 것일까?  한번은 강신주저자가 말하는 철저한 개인주의자로 서는 곳으로 우르르 몰려가고, 또 한번은 이렇게 몰려가는 마음들을 어찌해야 하는 것일까? 그림자만 보이는 것일까?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없다. 눈빛을 미처 볼 수도 없다. 눈동자에 비치는 상대의 얼굴을 들여다 볼 수가 없다. 정작 필요한 이야기들은 사라지고 미워할 수 있는 용기, 자유만 뇌리에 남은 것은 아닐까?

 

 

 2. 두 책 모두 황제내경을 근간으로 한다. 그리고 그 기본으로 정기신을 이야기한다. 모호한 것이 아니라 실체가 있고 증명가능한 것이라고 한다. 기존의 과학이라는 것이 낱낱이 해부하거나 분석해 재현을 논한다면, 실체로 있는 것을 바탕으로 나아가는 것, 과학이란 개별 모드가 아니라 명확히 해부할 수는 없지만 통째로 느낄 수 있는 것을 전제로 살펴보는 것이 오히려 과학이어야 하지 않는가 반문하고 있다. 두 책을 연결시켜보면 정기신에 대한 개념은 보다 명확히 잡힌다. 건강열풍에 못지 않게  근육맨이나 몸짱이라서, 정작 너무 건강해서 몸을 버리는 일은 제어할 수 있는 쓸모는 있을 것이다.

 

 

3. 한 두 장만 남기고 있다. 가늘고 길게 살 것인가? 짧고 굵게 살 것인가? 골골거리면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이 식물이든, 회충이든, 동물이든, 사람이든 생명체에게 나타나는 것 같다. 물론 저자는 같다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여러 사례와 과학적 이유를 부드럽게 대고 있다. 불멸을 꿈꾸는 욕망이나 매미와 유충, 단회번식을 하는 연어 등등의 진화의 선택, 경우의 수를 살피면서 또 다른 건강만 살핀다면 정말 좋을까? 악착같이 목숨을 부지하거나 연장하는 일. 삶과 생명이 갖는 아우라에 대한 성숙으로 이어지는 독서이길 희망해본다. 그냥 우주의 일이었으면 싶다. 연연해하지 않고 그저 숙명처럼 받아들이는 일이었으면 좋겠다. 지금여기에 더 충실해지는 계기로 이어지는 일이면 좋겠다 싶다.

 

4. 오랜 지인의 책이다. 책이라기보다는 활동보고서다. 이렇게 책은 그의 흔적들을 종합하여 볼 수 있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더욱 더 잘 알 수 있는 계기 같은 것이다. 중간 보건소의 주말 근무 행정이 외국 이주 노동자에 얼마나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행정은 가슴으로 느끼는 정책을 펼 수 없다. 바닥까지 내려오는 열정의 기획이 행정이라는 관료의 문턱을 넘을 수 없다. 하지만 소통이라는  것은 이렇게 가로막히는 질문에서 시작하기 마련이지 않을까? 똑같은 질문이 반복된다면 그 질문은 자꾸 목을 넘겨 가슴가까이 지날지도 모른다. 안타깝게도 막히는 병목들이 이런 패턴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공무원의 삶의 동선과 다른 목없는 이들의 삶의 동선은 너무도 다르고 이질적이다. 단 한번이라도 교차하는 매듭에서 서로 필요한 정책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5. 비법양념장이라는 단어로 검색을 이모저모 해보았다. 책이라도 한권있으면 곁에 두고 보면 어떨까 싶어 윤동주시집도 살겸 같이 고른 책이다. 목차를 보고 상상한다. 된장찌개소스 - 김치청국장찌개 소스, 고추장소스....몸에 찰싹 달라붙는 것부터....발사믹 드레싱은 아직이다. 참터에서 고맙다고 상품권을 얻었다. 전시회도 볼 겸, 눈내리는 일요일 동네서점에서 배회하다가 산 책 중에 하나가 정물화 스케치 바이블이다. 이 또한 요리같은 것이겠다. 몸으로 하는 것에 관심들이 곤두선다.

 

 

 

볕뉘. 친구들로 향하는 영토를 확장하는 일. 세상으로 나아가는 지름길은 없을 듯하다. 하지만 빠르고 깊은 길이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나를 위주로 돌아가는 모임이 아니라 중심을 달리하는 모임들에 스스로 맡기는 일들도 나만의 세상이 아니라 좀더 다른 세상으로 나아가는 진입로인지도 모른다.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여. 다른 몸에 따듯한 가슴과 마음을 섞어보면 어떨까. 그렇게 같이 변하면 어떨까. 머리 속이 아니라 가슴과 몸의 리듬에 뫔 기울여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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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뼘전시-냉장고 위 엽서 ˝군상˝, 고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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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몽규,익환: 정지용이 서문을 쓴 윤동주의 ˝하늘과바람과별과시˝를 읽는다. `새로운 길`, `길`, `눈감고 간다`, `봄`이 다시 밟힌다. `병원`이란 시는 더할 나위가 없지만 ㆍㆍㆍ 글씨체에 드리운 `흰 그림자`로 그가 다시 읽힌다.

발. 영화를 보다. 동주보다 몽규에 더 끌렸다. 바크닌과 크로포드킨을 외치는 모습과 동주를 아끼는 모습이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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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6-03-01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동주보고 와서 이 시집을 뒤적여서 더 반가운 글이네요.^^

여울 2016-03-01 21:20   좋아요 0 | URL
네, 정말 좋더군요. 애틋하고ㆍㆍ시로하루를 보낸듯요

세실 2016-03-01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주보다 몽규가 주인공인듯한...
동주를 진심으로 아끼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죠!
애잔한 영화, 시 입니다...

여울 2016-03-01 23:05   좋아요 0 | URL
네 애잔하고 안타깝구요. 문익환목사님도요. 만주 용정, 후쿠오카 다 겹쳐 어찌할 줄 모르겠어요
 

반갑구만. 반가워요. 사무실을 비운 사이 목련이 빤히 쳐다보는 월요일이다. - 한뼘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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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6-02-29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련이 벌써요!! 봄이 좀 빨리 오려나 봅니다.

여울 2016-02-29 11:50   좋아요 0 | URL
잔가지 거두어 미리 준비해두었네요^^
 

내 년에 없는 날

0545 첫차가 온다

아래로
차기 시작한 반달.

별빛도
눈빛도
봄빛도

서로 애가 타
결빙된 오늘은
내년에는 없다.

606 숫자를 새겨
연구단지네거리를 지나
대덕대교를 건너
한 가득 새벽을 만드는 이들을 싣고
오정농수산시장을 머물고
한남대오거리에서
새벽을 가득 안고 오는 606은 서로 교차하며 반짝인다.

삼성시장 불빛도
새벽을 다 삼키지 못한 아침.
눈빛도 미처 잠들지 못한 새벽.
대전역에 새벽을 심는 이들을 뱉는다.

서두르다 봄을 다칠까
서둘러 봄에 다칠까
조심조심
수맥을 쉬이 열지않는 춘목을 살핀다.

내년에는 없을 날을 떼어둔다.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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