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란 단지 세상의 숨겨진 정보가 아니라 사유능력을 가진 인간들의 상호주관적 합의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적잖은 근대철학가들이 강조하였다. 이와 더불어 학문의 모델은 세상의 숨겨진 진리를 발견하고 이를 정보로 전달한다는 정보이론 모델에서 사람들의 소통의 결과물이라는 소통이론의 모델로 옮아갔다. 011

베르그송과 영 – 삶은 계량화할 수 없다.: 인간의 생명이란 결코 양적으로 나타내거나 공간화할 수 없다. 현대 모든 물질문명은 공간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자신의 생명이 지닌 본질로부터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 생명의 본질이란 공간화해서 나타낼 수 있는 것이 아니 마치 영이 표현한 ‘윙윙대는 소리‘처럼 시작도 끝도 없는 순수한 ‘지속‘이라고 할 수 있다. 271

건축 과정에서 도면으로 수향화할 수 없는 불규칙한 곡면의 형태는 배제된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직선과 사선, 원이나 타원의 호와 같은 규칙적인 선만 시공이 가능하다. 그러다보니 건축물의 형태는 획일화되고 만다. 272

베르그송은 각각의 한 점에서 운동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그 운동이 단순히 공간적인 이동이 아닌 하나의 시간적인 사건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시간적인 사건, 즉 시간은 전적으로 공간과는 다른 것이며 결코 공간적 좌표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다/공간화될 수 없으며 계량화할 수없는 순수한 시간을 일컬어 ‘순수지속‘이라고 부른다. 공간적으로 계량화될 수 없으므로 이 순수지속으로서의 시간은 오로지 직관에 의해서만 파악될 뿐이다./사랑하는 연인을 ㄱㅣ다리는 십분과 고된 작업 뒤 갖는 꿀맛같은 10분간 휴식은 같은 십분이 아니다./현실의 운동, 나아가 운동하는 생명체의 근원을 이루는 것이 바로 이 ‘순수지속‘이다. 274,275

베르그송이 말하는 이미지는 ‘감각적 재료‘에 가깝다/자동차라는 물질은 그것을 구성하는 이미지들을 종합하지 않고서는 존재할 수가 없다. 따라서 물질이 이미지들의 총합으로 ㅇㅣ루어져 있다는 것은 유물론적 견해에 잘 부합한다. 그런데 한편으로 ㅇㅣ미지라는 것은 인간의 감각에 의해서 파악되는 주관적인 측면을 지닐 수밖에 없다/자동차라는 물질을 ㅇㅣ루는 ㅇㅣ미지를 인간의 감각과 무관하게 그것에 앞서서 존재하는 ㅈㅏ립적인 물질로 이해할 수 없다. 이미지의 총합으로서의 물질이라는 베르그송의 견해는 유물론적이면서도 관념론적인 특성을 지닌다./베르그송은 사물이 지닌 무수히 많은 이미지 중 일부(짠맛, 흰 결정체, 물에 녹는 성질 등)를 종합하여 만들어진 통합적인 이미지(소금)를 ‘표상representation’이라고 부른다/비결정성의 ㅈㅣ대 – 우리가 알고 있는 소금ㅇㅣ라는 사물은 무한히 많은 이미지를 잠재적으로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완전히 결정되지 않은 ‘비결정성의 지대‘이다/지각 – 그는 신체라는 이미지가 지각에 따라 다른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특권을 ㄱㅏ졌다고 간주한다. 인간의 신체와 사물이 마주했을 때 사물은 신체라는 이미지를 변경하지 못하지만 신체는 사물의 이미지를 얼마든지 변경할 수 있다./베르그송에 따르면 인간의 지각활동에는 그 밑바닥에 프레임을 짜는, 보다 근원적인 영역이 존재한다. 그거ㅅ은 우리 몸에서 이루어지는 심층적인 영역에서의 정서적 차원이다. 베르그송은 이를 ‘정념 affection’이라고 부른다. 인간의 지각은 바로 정념에서부터 나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77-281

볕뉘

0. 책상 한켠에 반년은 족히 묵혀두고 읽히지 않는 책이었다. 손을 내밀면 들어올릴 수 있는 거리의 책. 새벽에 잠이 깨어나서 여기저기를 둘러봤다. 하버마스, 알튀세르, 베르그송을 우선 살펴본다.(곁에 두고 짬날 때보면 좋을 책이다. 많이 탐독하지 않은 듯싶다)

1. 한편의 예술작품과 대유하여 설명하는데 요점을 공감하게 하면서 몰입하게 만드는 장점이 있다. 현대사상가들의 맥락도 잘 짚어주고 있는 것 같다.

2. 베르그송이 늘 가물가물하였고, 다시 읽고싶은 충동에서 배회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리고 말미는 역시 스피노자를 함께 읽기를 요청하는 듯하다.

3. 어제는 겨우 산진달래 잔가지 몇송이를 구할 수 있었다. 산등성이까지 올라갈 수도 없고 우회하며 산책하는 길섶 한켠에 말이다. 개나리는 만개했고 벚꽃도 꽃망울이 올라오고, 산수유는 피었고, 진달래만 피면 사무실이 봄빛으로 화사하겠다. 이번 한주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눈물이 찾아올 때 내 몸은 텅 빈 항아리가 되지

거리 한가운데서 얼굴을 가리고 울어보았지/믿을 수 없었어, 아직 눈물이 남아 있었다니
눈물이 찾아올 때 내 몸은 텅 빈 항아리가 되지/선 채로 기다렸어, 그득 차오르기를
모르겠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를 스쳐갔는지/거리 거리, 골목 골목으로 흘러갔는지/누군가 내 몸을 두드렸다면 놀랐을 거야/누군가 귀 기울였다면 놀랐을 거야/검은 물소리가 울렸을 테니까/깊은 물소리가 울렸을 테니까/둥글게/더 둥글게/파문이 번졌을 테니까/믿을 수 없었어, 아직 눈물이 남아 있었다니/알 수 없었어, 더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니
거리 한가운데에서 혼자 걷고 있을 때였지/그렇게 영원히 죽었어, 내 가슴에 당신은
거리 한가운데서 혼자 걷고 있을 때였지/그렇게 다시 깨어났어, 내 가슴에서 생명은

2.

거울 저편의 겨울 2

새벽에/누가 나에게 말했다.
그러니까, 인생에는 어떤 의미도 없어/ 남은 건 빛을 던지는 것뿐이야
나쁜 꿈에서 깨어나면/또 한 겹 나쁜 꿈이 기다리던 시절
어떤 꿈은 양심처럼/무슨 숙제처럼/명치 끝에 걸려 있었다.
빛을/던진다면
빛은/공 같은 걸까
어디로 팔을 뻗어/어떻게 던질까
얼마나 멀게, 또는 가깝게
숙제를 풀지 못하고 몇 해가 갔다/때로/두 손으로 간신히 그러쥐어 모은/빛의 공을 들여다보았다
그건 따뜻했는지도 모르지만/차갑거나/투명했는지도 모르지만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거나/하얗게 증발했는지도 모르지만
지금 나는/거울 저편의 정오로 문득 들어와/거울 밖 검푸른 자정을 기억하듯/그 꿈을 기억한다

3.

그날 우이동에는/진눈깨비가 내렸고/영혼의 동지인 나의 육체는/눈물 내릴 때마다 오한을 했다.(캄캄한 불빛의 집)
아아 첫새벽/밤새 씻기워 이제야 얼어붙은/늘 거기 눈뜬 슬픔,/슬픔에 바친다 내/생생한 혈관을, 고동 소리를 (‘첫새벽’)
그해 늦봄 나무들마다 날리는 것은 꽃가루가 아니었다/부서져 꽂히는 희망의 파편들 (‘회상’)
어느 날 운명이 찾아와/나에게 말을 붙이고/내가 네 운명이란다, 그동안/내가 마음에 들었니,라고 묻는다면/나는 조용히 그를 끌어안고/오래 있을 거야. (‘서시’)
서른 넘어야 그렇게 알았다/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어떻게 해야 하는지/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괜찮아/왜 그래, 가 아니/괜찮아/이제 괜찮아 (‘괜찮아’)

4.

저녁의 소묘 5

죽은 나무라고 의심했던/검은 나무가 무성해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지켜보는 동안 저녁이 오고
연두빛 눈들에서 피가 흐르고/어둠에 혀가 잠기고
지워지던 빛이/투명한 칼집들을 그렸다
(살아 있으므로)/그 밑동에 손을 뻗었다.


볕뉘.

0. 저녁, 새벽, 거울, 겨울, 살얼음, 죽음, 심장, 피, 눈, 눈물, 영혼, 불꽃, 빛 - 단어를 그러모아 본다. 주루룩 모래시계처럼 흘러내린다. 다시 거꾸로 뒤집어본다. 한송이 한 송이 함박눈처럼 살얼음위에 내려앉는다. 빛이 반짝였다. 사르르 녹았다. 달항아리에 부었다. 봄꽃가지를 넣었다. 매화같은 눈물이 피었다. 얼어붙어 볼 수 있는 슬픔이 아니라 나뭇가지 혈관을 타고 올라 피어나는 희망의 파편들... ...

1. 잊힐까 싶었고, 아쉬웠고, 밑줄그은 곳들이 새록새록 올라와 남긴다. 고통으로 빛의 지문을 찍는 작가라는 표현. 맞는 말일까. 인생에는 어떤 의미도 없어. 남은 건 빛을 던지는 것 뿐이야. 빛은 빛은 무엇일까 공만은 아닐거야. 빛은 숙제. 그래 아직 숙제. 시가 남긴 질문. 질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안목 – 책 속에서 김환기화가를 다시 만나다. 백자. 달항아리.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색감에 반해 끌리게 되는 묘한 은은함. 매화향에 달려있는 마음. 매화 꽃술에 비치는 달빛.

2. 더블린사람들 – 제임스 조이스 입문. 그의 단편을 읽는다. 아껴아껴서. 엘리엇이 그랬다지. 더블린 사람들을 제일 먼저 읽으라고 말이다. 이 위대한 작가를 이해하는 유일한 길이다. 그 쫄깃함이란. 두근. 한문장 한문장. 아마 다 읽으면 봄끝이리라. 아껴서아껴.

3. 그림의 맛 – 배경을 그리고 주제와 부제를 나누고 세세히 원경과 중경, 근경을 그리듯이, 이제 국물과 양념, 조리순서를 나누게 되는 살림. 물감의 색을 맞추듯, 양념의 가지가지 구별이 될 쯤 요리가 그림이구나 하는 생각이 스민다. 그래서 이 책을 꼭 읽고 싶었나보다. 셰프의 맛과 플레이팅의 세계. 달콤함이 깊어간다. 그래 맞아. 그렇게 비교하면서 가보는 것이지. 유행이라는 것도 그렇게 어긋나면서 스며드는 것이라고 말야.

4. 파리의 우울 – 산문시라구 압축된 단편소설인데. 46세에 목숨이 다한 그의 삶의 태도를 볼 수 있다. 어, 그래 그래야지. 월트 휘트먼도 슬쩍 겹친다. 그 당당함과 열정이란. 야금야금. 밤은 선생이다의 황교수님 여전히 번역은 절묘하다. 다 읽으면 어떡하지. 오늘은 그만.여기까지.

5. 죽음의 한 연구 – 지난 여름 바닷바람을 맞으며 한 카페에서 읽은 대목을 잊을 수가 없다. 어찌 그리 방대하며 분야를 넘나드는지 추천한 이의 감식안을 되삼키며 읽는다. 두려워 아직 손이 가지 않지만 그 안을, 그 틈새를 ㅈㅏ꾸 기웃거린다. 이리 와봐, 와보라구...

볕뉘.

소설을 한 다발로 몰았다. 잡지처럼 보면 어떨까하는 책들을 따로 모았다. 조금씩 아껴 보고 있는 중이다. 일터 인사이동으로 가고 오는 사람들 환영회, 환송회도 오늘 저녁이면 말미다. 조금 더 대화의 주제나 이야기들이 방향을 달리했으면 좋겠다. 육아나 교육 상담에서 조금 벗어나야겠다. 뭘 하고 싶은지 고민이라도 슬쩍 섞는 친구라도 있으면 더 반갑겠다. 그래도 많이 나아졌다 안위를 하지만... 삶은 영락없는 것이 아니길 오늘도 바란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17-02-09 18: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더블린 사람들이 그렇게 좋은가요?
사춘기 때 범우사에서 나온 거 도전했다 덮고
여태 못 읽고 있는데 님 페이퍼보고 솔깃해 집니다.ㅎ

2017-02-09 2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7-02-09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영미 시인의 에세이 중에 <시대의 우울>이라는 책이 있는데, 보들레르의 파리의 우울이라는 제목과 비슷하네요. 실제로 보들레르에 대한 이야기가 책 내용중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여울님도 미술에 대한 관심이 무척 크신 것 같아요.

2017-02-09 2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생각해 냅니다. 82

(1) 각 개인은 그 도는 그녀의 생명이 위험에 처할 때, 혹은 그 또는 그녀의 정상적인 생존이 불가능하게 될 때 법을 위반할 수 있는곤궁권”을 갖는다(2)근ㄷㅐ 사회에는 현존 사회 질서에 의해 조직적으로 산출된 정상적 생존이 불가능한 다수 인민 계급이 존재한다.(3)따라서 그러한 계급은 개인이 그러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곤궁권”을 가지므로 현존하는 법질서에 저항해야 한다. 79

이것이 오늘날 의미하는 것은 당신이 우리 삶의 궁극적 틀로 간주되는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넘어서 사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인은 당신에게 당신 자신의 이면을 보여주는, 당신에게 당신 자유의 시ㅁ연을 전하는 사라지는 매개자이다. 우리가 참된 지도자의 말을 귀담아들을 ㄸㅐ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발견한다. 주인은 우리가 우리의 자유에 직접적으로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필요하다......우리의 “자연상태”는 자동력이 없는 쾌락주의 상태이기 ㄸㅐ문에, 이 자유로의 접근을 ㅅㅓㅇ취하기 우ㅣ해서 우리는 외부로 떠밀려야 한다....우리는 주인에 의해 자유를 향해 강제되거나 저지되어야 한다. 80

틀림없이 여기 뼈 하나가 있다. 왜냐하면 뼈는 바로 ㄴㅐ가 주장하고 있는 것, 즉 주체를 구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뼈는 본질적으로 주체 안에 균열을 구성한다. 이 균열은 그 사상이 변증법적인 것이든 아니면 수학적인 것이든 우회적으로 그 학문을 유지하는 데 성공할 때마다 모든 사상이 기피하고 도외시하거나 매워버렸던 것이다. 60 분명 여기에 뼈하나 있다에서 (변증법적 유물론의 새로운 토대를 향하여)

2. 철학은 사랑과 행복에 직면해야 한다.-검토되지 않은 삶은 살아갈 가치가 없다.(소크라테스) 198

주체화의 행복한 시간은 평범한 시간의 흐름 안에는 위치할 수 없는 사건의 귀결에 영향을 받는다. 주체화의 행복한 시간은 필연적으로 단절과 파열의 시간이자 예외의 시간이다. ‘사랑‘하는 연인들은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선언되는 것을 볼 때, 이런 이야기는 본질적으로 상식에 부합한다. 세계에서 유일하다는 것, 다시 말해 이 한 쌍을 구성하는 시간에서 유일하다는 것은 이들이 평범한 시간을 더 이상 공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실재적 행복의 일반적 특징이다.고독 속에서 문제를 푸는 수학자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이러한 조건들에서 집단적 행복은 어떻게 구성될까? ‘열정‘은 정치적 행복에 대응하는 ㅈㅓㅇ동인데, 그 이유는 열정이 ㅅㅐ로운 시간의 분유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열정‘은 개인들이 그저 역사에 따르는 데 그치지 않고 주체가 되어 역사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계기를 명명한다. 그러므로 열정은 역사를 만들 수 있으며 역사는 우리의 거시라는 확신하는 것을 공유하는 것이다. 175 행복의 형이상학에서

행복은 바로 진리와 주체의 정동이며, 정치에서는 열정, 과학에서는 지복(발견이나 발명의 황홀경), 예술에서는 즐거움(또는 쾌락), 사랑에서는 기쁨으로 언급된다. 이에 따라 철학이 다룰 ㅎㅐㅇ복이란 증대하는 욕구의 충족, 반복적 충동이 이어지는 연쇄의 체계에서 벗어난 진리와 주체가 얻게될 정동이다....행복은 집합적 진리의 정동이자 진리의 몸에 그 구성요소로 통합된 주체들의 정동이므로...‘실재적‘이란 말은 기존의 상황이나 세계의 관점에서 결코 포착할 수 없는 ‘실재‘와 같은 새로움, 곧 진리와 그 주체를 ㄱㅏㅇ조하는 말이다. 188

3.

더 분기하고 악화되는 위험들에 대비하기 위해 발생한 일에 대해 반드시 사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원칙에서 출발하자. 인간이 행한 것 중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없다. ‘이해가 안 돼‘,‘결코 이해 못 해‘,‘이해할 수 없어‘라고 말하는 것은 언제나 패배를 뜻한다. 어떤 것도 사유 불가능의 영역에서는 방치되어서는 안된다. 우리가 ㅅㅏ유 불가능하다고 단언한 것에 맞서기 바란다면, 사유의 임무는 그것을 사유하는 것이다. 16-17 우리의 병은 오래전에 시작되었다.에서

최근의 테러리스트 공격의 근원을 ㅌㅏㅁ색하고 있는 바디우의 이 책은 하나의 롱테이크 영상에 견줄 수 있다. 먼저 대상을 클로즈업한 뒤 점차 멀어짐으로써 우리는 넓은 역사적 맥락을 파악한다. 이 맥락은 글로벌 자본주의의 동력이며, 이 관점을 통해서만 ㅌㅔ러의 정확한 원인이 그 ㅁㅗ습을 드러낸다. 그래서 ㅇㅣ 책은 이론적 추리소설이기도 하다. 도저히 내려놓을 수 없는 – 지젝 책 뒤표지에서.


볕뉘.

0. 말년의 사상가 - 노장, 노익장이 아니라, 에드워드 사이드가 말한 말년의 양식과 같이, 더 세련되면서 유연하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어쩌면 그의 사상, 지적흐름들을 수용하면서 이론을 한 차분히 정리해가면서도, 절박함에서 나오는 외침은 간절하다 싶다. 변증법적 사유의 지평의 확대는 대부분 현실을 직면하는 정치철학자들이나 사상가들이 붙잡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 토대들을 자신이 편애?하는 사상가들과 철학자의 결을 따라 새로 새기는 지성의 흐름으로 본다. 난해하고 어렵더라도 접근하는 이유와 수렴해나가는 입장들은 큰 틀에서 새로운 사유들을 이어나가기에 벅차지 않을 것이다.

1. 알랭바디우도 스피노자의 정동개념에 빚지면서 확장하여 자신의 철학을 벼리고 있다. 어느 하나의 정서, 감성, 감정으론 현실을 잡아 낚아올리기엔 버겁다. 살아있는 존재로서, 삶의 철학은 죽음의 철학이어서는 안된다. 죽음의 사상이어서는 안되고, 나혼자만의 단독자로서 사상이어서는 더 더욱 안 될 것이다. 새로운 사유를 이어서 해나가는 우리는 시간을 달리보는 새로운 철학자이어야 할 것이다. 몸과 언어의 넓어 예외로서 승화로서의 진리를 염두에 두는 뫔짓으로서 사유와 삶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시간은 끊기었다. 새로 시간의 매듭을 잇는 너, 나, 너-나-의 울림들...

2. 죽어가는 것들이 많아가는 계절이다. 책 가운데 전형적인 계층으로 서구적 중간층, 서구적 욕망을 쫓는 층, 허무주의 층(서구욕망의 거울) 등 세 층으로 나뉜다. 세계적으로도 그렇고 작은 국가단위의 틀도 그러하다. 테러만으로, 애국심만으로 사유하는 곳에서 멈추는 이상, 우리는 그 둘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사유의 범위를 넓히면서 세세하게 들어갈 것을 요구한다. 세계안존재. 정치가 부재하는 현실에서 현실을 만들어갈 것을 주문한다. 우리는 너무 좁게 아무 것도 생각지 못하면서 살아지고 있다. 살아가는 자. 살아갈 자...사유의 끈을 이으라고....놓치지 말라고... ...

3. 제목은 스티브 잡스의 말이다. 고객 무엇을 원하냐고 묻자...고객이 원하는 것을 찾지 않고, 우리가 원하는 것을 생각해내고 당연한 것으로 만들어 놓는다고 말이다. 세상에 내어놓을 생각들이 모두 그림자처럼 숨어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는 사이 흘러넘치는 것은 늘 한결같은지도....사유의 진도가 빨리 나갔으면 좋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너무도 많은 것들을 알고있다. 서로 확증을 못한 채로 수줍은 사이....세상은 진정 자유스럽다.

4. 어제 꽃집에서 꽃을 들였다. 포인세티아도 들이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농담 한 송이

 

 한 사람의 가장 서러운 곳으로 가서

 농담 한 송이 따서 가져오고 싶다

 그 아린 한 송이처럼 비리다가

 끝끝내 서럽고 싶다나비처럼 날아가다가 사라져도 좋을 만큼 살고 싶다.



 

2.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 김제동의 말/모든 사랑은 남는 장사다/나쁜 짓이라도 하는 게 낫다/그렇게 안 하고 싶습니다

 

 

 

 


3. 스피노자와 에티카

 

그는 24살에 유대 공동체에 의해 저주받고 파문되었다. 그는 성서, 제도권 종교 및 정치권력의 기초에 대한 전통적 생각에 의문을 제기하는 분석을 했다. 익명으로 출간해도 [신학-정치론]은 금서로 지정되었다. 그의 저서는 이런 악평과 의혹의 분위기에서 생각들을 발전시켰고, 명료하게 표현하는 데만 10년 가까운 세월을 보냈다. 그러나 익명 출판마저 위태로워 우호적인 시기를 기다렸지만, 결국 그 원고는 침대 탁자 서랍에 그의 목숨과 함께 남겨져 있었다. 그의 나이 44세였다. 단 한 권의 책 속에서 그는 형이상학, 인식론, 물리학, 정신 철학, 심리학 및 윤리학의 핵심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그는 그의 저서 [ㅇㅔ티카]에서 발견되는 철학적이고 윤리적인 원칙에 따라 살았다. 그의 삶은 그의 철학적 생각을 실천에 옮겼을 때 도달하게 될 곳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바루크 드 에스피노자. ㅇㅏ니 축복이 아니라 저주받은 바루크, 베네딕투스. 교수직도 그 ㅈㅣ위에 수반된 산만함으로 그 연구에 충실하지 못할 것을 걱정한 베네딕투스. 자신의 일과 연구에 전념한 그는 비좁은 거처에서 렌즈를 갈고 철학을 했다. 그리고 그의 목숨을 앗아간 것은 그 유리가루였다. 스피노자 에티카 입문 19-26

볕뉘.

0. 신년 첫 업무회의, 마무리, 월급날이라 이것저것 정산하고 그림마무리 작업을 하다보니 책에는 마음만 가서 있다. 우물안개구리 노래들에 꽂혀있다가. JTBC 엔딩곡 집으로 여운도 갖고 아침과 심야사이에 걸려있는 새벽을 즐긴다. 시 몇편, 은유의 산문집, 그리고 에티카였다.

1. 은유의 산문집은 아껴봐야겠단 생각이 서문을 읽자 들었다. 시와 니체. 그의 삶을 견디게 한 것은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과 글쓰기. 시였다고 한다. 시. 시? 시! 시는 때로는 참혹하기도 하다. 감정을 날카롭게 벼려, 스스로도 주체할 수 없는 독으로도 변한다는 사실은 무섭기도 하다. 삭히고 숙성하지 않는 순간, 누군가에게 날카로운 ㅂㅣ수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 ㅇㅣ현승시인 천국의 아이들2에서 말한 것처럼 ‘자기가 제일 아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만 모인 곳이 지옥이라구.....그 시 말미 이렇게 말한다. ‘하긴 아픈 사람만 봐도 같이 아픈 곳이 천국이라구‘ 말이다.

2. 그녀의 산문집은 삶의 벼렸고, 울컥을 토해낸 것이라 많이 아플 것 같았다. 제목을 보고 고른 네 편, 마무리까지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천하무인..다 똑같은 사람이고, 형평으로 가는 삶이어야 한다는 것은 늘 잊는다. 남여,지위고하,자본가노동자,젊음과늙음,아픈사람아프지않은사람,사람동물동물사물들.......다 ㅇㅏ파해야 한다는 것을. 그 유한한 변환의 질료들...

3. 허수경의 권두시는 농담 한 송이다. 그 처연한 즐거움. 악다구니 속에 ㅂㅕ리는 무엇. 묻는 진흙을 털고 날아가는 나비들.... 아픈 것을 보기만 해도 아픈 곳이 천국이라고..늘 존재라는 것은 아픔과 쾌락의 터널을 통과할 때 존재감이라는 것을 느끼는 것이라구.....

4. 다 동의할 수 없다. 니체도 시도 그림도 철학도......원래 삶이란 한 편이거나 한 통속은 아닌 것이라구....에티카을 본 것도 오랜시간 책세상 문고를 보다가 많이 부족하여 이 책을 골랐다. 배경과 맥락, 개인사를 잘 짚어주었다. (텍스트로 훌륭한 듯) 개인적으론 깊이 들어가고자 하는 부분은 제3부 감정론이다. 육체와 정신의 이원론이 아니라 그리스의 ㅈㅏ연철학과 전체를 조망하는 그의 삶을 건 노력. 참으로 멀리와서 ㄷㅏ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것 같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AgalmA 2017-01-14 0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에티카 입문 저 책 장바구니에 넣었는데^^ 여울님 평이 좋으니 기대됩니다!

하지만 요즘 여울님 마음이 너무 괴로워 보이셔서 제 댓글이 눈치없어 보이는군요ㅜㅜ;

여울 2017-01-16 16:08   좋아요 1 | URL
책들이 그런거죠. 너무 괘념치 마시길요. . .생각보다는 평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