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가는 듯...일들이 틈을 주지 않고 다가선다. 맞바람이 분다. 일의 한녀석은 뒷그림자를 길게 남긴다. 지금 잔바람이 소용돌이 치고 소리내며 빠져나간다. 일들이 이렇게 뫔을 빠져나갈 때 즈음이면 마음이 몸을 밀어내고 쭈욱 비는 공간이 생긴다. 허전함일까. 꼭 그렇지는 않겠지. 오목한 그릇처럼 또 다른 일을 받아안을 뫔공간이란 여백이 생긴거겠지. 가끔 녀석들로 눈물을 찔끔 남길 때도 있지만, 이렇게 미리 그 감각을 짚어내는 것도 일과 사귀고 헤어짐의 경륜때문이겠다. 네가 또 어떻게 다가설지 몸을 감싸고 돌아갈지 모르겠지만, 어느 덧 말미다.
뱀발. 도서관에서 빌린 몇권의 책이다. 주말을 함께 났으면 좋으련만, 책읽기도 많이 뜸한 가을과 겨울이 아니었나 싶다. 추스리고 여운과 여백이 아름다운 겨울이다. 겨울 맛!! 도 제대로 봐야지... ...으능정이에서 투표 독려 자원 활동 한번 더~~~ 챙기고 끝.
빨간 일의 가장자리
보라색 향기를 타고 날라온 일은 눈보다 먼저 코끝에 와있다. 보라빛에 노을 한올, 땀 소리 한점에 일들은 초록이다. 일은 나뭇잎을 단다. 날개처럼 펴다접다를 되풀이 한다. 온몸을 던진다. 난다. 어 정말 나네. 아 사뿐히 내려안기도 한다. 일은 불빛도 머금어 반짝인다. 까만 밤, 흐린 날 안개등처럼 점멸한다. 아 빨강. 빨간 불빛은 마음 틈에 조금씩 내려앉아 찰싹 붙어버린다. 일틈과 마음틈이 단단하다. 아귀가 들어맞다. 해야한다는 몸보다 먼저 헤아리는 일들은 맛있다. 몸에 지문으로 남는 일들은 빨갛다. 빨간 일들이 따듯해져 아랫목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