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권의 책을 들고, 어제 놓고 온 실장갑을 찾으러 가다. 물어보니 따로 보관은 하지 않고 어제 머무르던 곳을 다시 한번 살펴보라 한다. 이내 친밀해지듯 어제의 동선으로 빙둘러 가니 반듯하게 놓여져 있어 기분이 좋다. 오늘 도착한 책은 곁에 두고 마실 겸 화집을 펼쳐들다보니 1000점이 넘는 도록이 정신줄을 놓게 만든다. 제백석의 그림도 목련도 다시보니 정겹고 포근해진다.

 

 

 

 

 

 

 

 

 

 장욱진 도록도 있어 허겁지겁 해치우다나니 벌써 시간이 다 가버린다.

 

뱀발. 

 

1. 목련 그림(옥란으로 제목이 표기되어 있다.)과 달 마음에 드는 그림 몇점 올린다. 장욱진화가의 고향이 지금 세종시(연기군 동면)인데 일터에 익숙한 몸은 그가 그렇게 포플라나무와 해, 달, 산, 아이, 동네 어귀를 그려놓은지 알만 하다. 금강이 흐르는 그곳은 해가 질 때도 수평선에 맞닿아 있고 완만하고 아담한 산은 정겹기 그지 없다. 1990년 작고하고 기념비가 생가에 세워져 있다하니 한번 가보고 싶기도 하다.  

 

 

 

 

 

 

 

 

 

 

 

도서관 전경 몇 점

 

 

 

 

 2. 어제는 서가를 거닐다가 성호사설 앞에 멈춰선다. 4권을 두고 낡은 책내음이 물씬나고 책이 바스락거릴 듯하다. 하지만 사설의 넓이와 깊이, 번역, 감수의 규모에 놀라버려 그만 책을 덮고 말았다.

 

 

 3. 아나키즘에 대해 구하지 못했던 책들이 혹시나 있을까 했더니 주제별로 있어, 며칠 전 인근도서관에 빌린 책과 겹쳐 든든한 마음에 딴청만 부리다가 진도를 못빼고 있다. 오늘도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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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3-01-30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모르게 입을 헤 벌리고 그림을 보고 있네요.
목련, 좋아하는데, 장욱진님 도록, 찾아봐야겠어요. 멋지네요.^^

여울 2013-01-30 10:22   좋아요 0 | URL
시간 보내기는 안성마춤이에요. 다리 쭉 뻗고 책 잔뜩 가져다놓고...책향기 맡다보면 언제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네요. 장욱진화가 그림은 670점 이상되니, 보는 맛이 쏠쏠합니다.
 

 

0. 사람은 잘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사는 곳이 바뀌거나 사는 처지가 달라지거나 주변 환경이 예민하게 몸을 구속하지 않는 이상, 그 박자는 되돌이표를 넘어서지 못한다고 한다.  주중 데미안들과 만난 시간을 뒤로 하고 일터일도 챙기고 이곳에 익숙해질 겸, 머무르며 그림마실을 다녀오다.

 

 

한국의 선과 미를 가장 잘 표현했다는 김환기를 들어서자마자 다시 만난다.

 

바다, 섬, 햇살, 달, 파도

 

 

 

 

 

전쟁의 잔흔이 울려나오는 그의 삶의 이력을 가진 물방울의 화가 김창열

 

 

 

 

다시 접하는 이성자님....

 

 

 

 

스스로 추상에 기초를 둔 새로운 구상회화라고 자신의 작업을 말하는 김종학의 [숲] 193*300cm_2011 앞에 서서 한참이나 머무르게 된다.

 

 

 

 

 

 

이우환의 작품 [관계]는  그 말을 따라가다보니 시간과 몸을 개입해야만 온전해지는 것이다.

 

 

 

 

 

 

지역작가인 장두건화백의 전시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 하나하나 그리고 재미나고 궁금해져 다시한번 발걸음을 한다.

 

 

 

뱀발.

 

1. 아이들이 올망졸망 그림 앞에 앉아 설명을 듣는다. 아이들은 어떤 느낌일까? 십년뒤, 십오년 뒤 어떤 기억으로 자리잡을까? 한산하지만 아이들이 같이 온 부모들의 관심 선에 있는 듯 차분해 보인다. 물끄러미 그림의 느낌이 다가올까? 아니면 자신의 마음도 되비쳐볼 수 없는 일상을 보낼까?

 

2. 해돋이 광장 전망대로 가는 길, 난 이 녀석에게 정신줄을 놓았다. 이런 놈들이 필요한데, 너무나 차분한 아이들과 대조적이다. 내려오는 길 다시한번 궁금하여 설명글을 읽는다. 도시난테는 돈키호테가 등에 안착하기 앞서 십 몇년전에 만들어진 것이라 하니, 시간의 흔적이 묻어 있는 작품이다.

 

 

 

3. 봄이 오는 소리는 있기나 한 것인가?

 

김환기, 봄의 소리 178*128cm

 

 

 

4. oo 시립미술관 개관 3주년 기념전 [한국 모더니즘 미술의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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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3-01-30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의 소리가 끌리네요.
봄이 왔으면 좋겠어서 그런가봐요.

여울 2013-01-30 12:21   좋아요 0 | URL
김환기화가 도록도 좋아요. 함 보세요. 인상깊을 겁니다. 색감도...
 

 

 

 

 

일어나 곰곰 살펴보니 수평선이 보이고 배와 바다가 어른거린다. 출근길 맞는 일출에 앞선 기운이 눈길을 끌어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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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를 콕! 찍구  점심 겸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드라이브 겸 해안 마실을 나선다. 959번 국도로 접어드니 해안선을 따라 설경과 대나무, 바다의 색깔이 겹치는 리듬이 좋다. 

 

 

 

요기도 하구, 청암학술도서관을 산책하듯 거닐다보니 시간의 간극을 품고 있는 책들이 솔깃하다. 마실 다닐 그림들과 책들로 설레인다. 조금씩 잠자리도 익숙해져 꿈이 준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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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 2013-01-24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적응하려구요. 노트북도 챙기고 일용할 책들도 있구, 작은 책상도 있구요. 멀리 바다도 보일 듯...실군요. 알라딘이 시끌하죠.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 페북 코멘트 챙겨보세요.
 

 

뒤란,     그대가 서성이는 자리
잔설도 바람도 이리뒤척이는데

 

 

그만, 그대가 서성이는 걸 봤다.

 

 

 

맘안,      그대가 서성이는 자리
어둠도 흐느껴 노을처럼 우는데

 

그만, 그대가 쭈빗 봄을 내민다.

 

 

 

그대,          그대가 서성이는 자리
늦밤,        달빛을 타고  네 그늘로
바투서니 벌써 솜털같은 네가 핀다.

 

 

뱀발.

 

1. 문득 너를 잊고 지내다가 눈에 밟힌지 며칠. 그래 어제 송별회 가는 길, 버스정차장에서 너의 실루엣을 물끄러미보다가  네 손끝에서  집게같은 가지를 따라가다 네 몸에 멈춰섰다. 그러다가 벚꽃처럼 한송이송이 네 그림자를 그려주면 좋겠다고 생각해뒀다. 아주 이쁜 달이 떴었고, 그 손톱같은 이쁜 달을 보러간 벗은 서편으로 너머간 너를 아쉬워했지.  그리고 그렇게 기대어 봄을 먼저 킁킁대다.

 

2. 벗들을 만나 아쉬움을 나누다 보니 벌써 봄이다. 서로 피어 그대가 되어 서성인다. 손톱 속 달처럼 달빛은 노랗게 부서지고 네 두툼한 관목에 기댄다.  네 몸들은 벌써 솜털처럼 봄을 멋지게 피운다.  네 곁으로 가는 실핏줄에 물소리가 들린다.

 

3. 겨울이 많이 익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만나지 못한 너를 이렇게 마음에 새긴다. 겨울 안의 봄은 너무도 육감적이다. 아쉬움이 접히는 곳과 때는  늘 희망이 들뜨기도 하는 듯싶다. 친구들에게 기댄다. 모임도 몸도 뫔도... ...   130114 화로숯불구이,호프집,달,목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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