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을 나섭니다. 저기 영춘화도 봄을 맞은 듯한데, 마음이 자꾸 그리고 향합니다. 헌데 살금거리며 다가서도, 노란빛마저 감춥니다. 날은 흐리고 연일 내린 눈꽃들 때문인지 괜한 푸념을 해봅니다. 며칠 며칠 곰곰 빈 나무들만 챙겨봅니다. 나무, 나무 가지 사이, 선들을 따라가다보면 나무, 나뭇가지가 아니라 나무에 또 작은 나무...작은 나무에 또 다른 나무들이 자란 듯합니다. 나무는 나무를 낳고, 그렇게 서로 뿌리를 내리며 자라고 있는 것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그 우아한 선들 사이로 앞다투어 신록은 비칠터이고, 그 속에 부서지는 햇살을 담아봅니다. 이렇게 봄을 맞는 나날. 며칠 뒤의 발길이 무색하지만 마음은 늘봄입니다. 

100213  10k 90' 100215 5k  100216 5k.  

 뱀발. 늦은 저녁 교수직을 그만두고 활동가로 전직하는 분과 함께하였습니다. 나눈 이야기들 사이, 봄도 겨울도 함께 비칩니다. 남일이 아닌듯 아리고 설레입니다. 설레이고 아립니다. 사는 것이 겹치는 것이겠죠. 서로 뿌리를 깊숙히 내려야만 그렇게 동네입구를 지키는 나무들처럼 든든하겠죠. 돌아오는 길 문득 이런 생각들이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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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절이 바뀔 즈음이면 설레죠. 오늘도 하염없이 내리는 빗줄기의 끝자락 몸을 챙겨봅니다. 일터의 흔적도 만만치가 않죠. 더욱 경계가 흐려지며 헌신의 강도도 경계가 없어집니다. 사적-공적의 경계를 무너뜨려야만 생존할 수 있는 현실이 과연 무엇을 요구하는가?라는 물음표만 벼랑에 세우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역으로 그 극단의 이해가 새로운 지평을 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빗줄기가 옅어지고 흩어지는 밤의 산책은 향기롭고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향기롭고 아름다운 사람들의 숨결은 애틋하고 여운이 깊습니다. 하고자하는 생각들과 마음을 현실에 접붙이려는 노력이 더욱 절실한 것은 아닌가하고 우답을 해봅니다. 밤은 짙고, 지나는 택시로 잡힌 나는 보고싶은 이의 망에 걸려 소원함을 토로받고, 미안함에 어쩔줄 몰라합니다. 

늘 봄을 미리맞는 연습을 하다보니, 이제는 그 흔적이 몸에 인이 배여 미리봄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가지에 매달린 빗방울로, 향긋한 나목은 벌써 봄으로 총총합니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변곡의 지점은 정말 보고 느낄 것이 많습니다.  좋아하고 마음품고, 고민을 자라게 하는 이들과 함께함은 밤을 지치지 않게 합니다.  미력한 여운을 남기는 밤이지만, 아름다운 이들의 아회를 소중하다 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밀린 좋아함과 애틋함이 녹고 스며드는 일상의 달콤함이란, 이른 봄에 맞는 듯합니다. 이렇게 달콤한 밤도. 좀더 현실의 겹눈이 자라길 바라면서 말입니다.  5k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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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2 10: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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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들
 

뱀발.  [아마존의 눈물 1부]를 뒤늦게 본다. 새들과 푸른하늘, 그림을 본다. 그리고 일의 머리를 잡기 위해 일터로 다녀오는 길. 남*마을 구비구비 아름다운 길을 예전 기억을 더듬어 산책한다. 이렇게 길고긴 일주일을 쉬어준다. 목*로 향하는 길은 어김없이 함박눈이 내리고, 얕게 쌓인 눈들은 아쉽고 안타깝다. 그렇게 마음들을 나누며 다녀오다. 순간을 잡은 전시회도 이내 다가올 봄도 그리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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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10-02-08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꽃잎, 사유, 산책, 길모퉁이, 호떡굽는 아줌마...꽃집에선 샛노란 펜지 화분이 다 섯개 방실방실웃습니다.어제 제 소풍 길이었고요, 대*이 아니라 목포시군요.

밀밭 2010-02-10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하늘과 땅의 경계를 뭉개버린 산마루 운무에 마음이 가는 날이죠. 마음이 그렇게 갑니다 넘실넘실 산등성이 타고...
 

 

빵집은 쉽게 빵과 집으로 나뉠 수 있다 

큰 길가 유리창에 두 뼘 도화지 붙고 거기 초록 크레파스로 

아저씨 아줌마 형 누나님 

우리집 빵 사가세요 

아빠 엄마 웃게요,

라고 쓰여진 걸 

붉은 신호등에 멈춰 선 버스 속에서 읽었다 그래서 

그 빵집에 달콤하고 부드러운 빵과 

집 걱정 하는 아이가 함께 있는 걸 알았다  

 
나는 자세를 반듯이 고쳐 앉았다.  

                                                                         이면우 시인 <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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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발. 사진을 뒤적이다나니, 시립도서관 야경이 보인다. 섬과 바다에, 그리고 마음에 핀 달들이 별들이 그리워질 것 같다. 몇자 사진위에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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