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정원을 거닐다. 잔가지도 다듬어 놓았고, 새순들은 안개처럼 색을 점점 박아놓는다. 가지 끝마다 바짝 달아올라 금방이라도 펑펑 망울을 터뜨릴 것 같다. 궁금하던 매화는 아직 핀 것이 없어 안타깝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 개나리와 산수유의 노랑을 즐기면서 화려한 만개를 미리 그려본다. 

아마 올해는 목련도-개나리도-벚꽃도 매화도 함께 볼 듯하다. 봄을 꽁꽁 얼려놓더니 꽃의 만찬을 준비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봄은 조만간 끓어넘칠 듯. 일상과 세상은 답답하기만 하지만, 이렇게 봄내음을 체감하고 돌아오는 길은 뭉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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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 꿈속에서 말이 맴돈다. 여운이 남은 김수영에 대한 흔적이 애닯아 몇번을 되밟는다. 일상의 뜨거움, 일상의 무엇이 아니다. 일상의 정원...... 일상의 숲이라 만들어보니 번듯하였으나 곧 아니다 싶다. 그리고 무언가 말을 만들어 고개를 끄덕였는데 정작 단어는 생각나지 않는다. 갑자기 물어본 말이 입에 맴돌듯이 소용돌이 친다. 겨울은 봄의 문풍지를 뚫고 하염없이 눈을 내리는 밤이다. 밤이 익을수록 점점 하얀 밤. 김수영을 떠났다고 하였지만 이렇게 일상의 다음말에 걸려있다. 김수영은 문풍지를 뚫고 봄눈을 나린다. 봄꽃을 나린다. 안해에게 분리수거키로 다짐을 한 종이박스는 눈을 핑계삼아 덩그러니 치우지 못하고 남아있다. 출근길 봄눈처럼 스러졌으면 하는 미안한 마음도 그곳에 남아있다. 일상을 건져올리지도 못한 어정쩡한 하루다.

뱀발. 출근길 살얼음이 얼어 있다. 어제 꼭꼭 뭉쳐진 손맛의 기억이 꿈틀거리는데, 봄볕은 완연하다. 애물디카의 10000번째 사진이 접힌 곳에 있다.  어느 덧 다정다감을 넘어선 그 녀석은 기린다. 그녀를 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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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은 눈들이 바람이 되어 뒤흔든다. 봄바람이 되어 날린다. 마지막 남은 봄눈 한 저 ㅁ 까지 가져갈 듯. 0309 약간은 매서운 추위 속에 아쉬울 것 같아 남겨두었는데, 그래도 미련을 볼 수 있어 다행이다. 아니 미련을 볼 수 없어 안타깝다. 그 사이 님을 보낸 마음, 보낸 마음들이 되날리는 것은 아닐까! 영혼의 봄바람결이 차다. 검소의 풍요. 님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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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2시가 가까울 무렵, 봄눈들이 나무를 보듬어 안는다.나무를 꼭 안은 눈들은 카메라의 시선을 받아들이지 않고 피한다. 아직 잠들지 않는 푸른 불빛이 듬성듬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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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일로 서산-태안을 다녀오다. 잠깐 틈을 내어 쌀쌀한 바람이 배이는 곳의 풍경을 담다. 아담하고 운치있다. 바다는 연신 재잘거리길 반복한다. 그리고 모시조개가 있는 꽂지 생각도 난다.  남쪽바다 생각나면 이곳에 들러 마음을 추스리는 것도 좋겠다 싶다. 찜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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