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경영의 미래,

게리 하멜・ 빌 브린 저, 권영설・김종식・신희철 옮김, 세종서적, 2009.


경영의 미래는 크게 4부분, 11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와 2부는 경영 혁신을 다루며 각각 경영혁신에 관한 개념과 경영혁신의 실제 사례를 다루고 있다. 3부와 4부는 경영의 미래를 다루며 새로운 경영을 위한 원칙과 방법, 경영혁신가로서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경영혁신은 유전자를 바꾸는 일이다. 현재의 경영과 경영자의 문제점과 경영상태를 지적하며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문제 해결방식, 토론 문화, 권한 위임, 실험과 실패와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물론 이것은 유전자를 바꾸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지만 미래의 경영을 위한 DNA는 이제까지 진행해온 새로운 기술 개발, 제품 혁신이 아니라 직원들의 창의성, 시간 활용, 의사결정 구조, 모험정신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경영혁신은 인적자원을 어떻게 높이는가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미래의 경영은 창의적인 사고가 필요한 일이고 조직의 창의성을 높일 수 있는 형태로 이루어야 한다. 사회의 변화가 끊임없이 이어지듯이 기업환경 역시 끊임없이 이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창의적인 개인과 조직에 대한 혁신적 방안에 주목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영의 미래를 제시하면서 보다 혁신적인 미래 경영을 제시하는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미래 경영이 주목해야 혁신기업의 경영전략으로 홀푸드, 고어, 구글(Google)의 사례가 소개된다. 이들의 경영혁신에서 공통적으로 주목할 것은 조직의 수평적인 커뮤니티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상상은 현실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경영의 미래라는 제목처럼, 경영의 미래를 다루는 part3 부분, 특히 8장이 집중되어 봐졌다. 경영의 개념과 현실을 이야기하는 것은 자료 조사를 통해서 정리될 수 있지만, 미래는 보다 통찰력을 요구하는 부분이니까. 저자가 말하는 경영의  또한 혁신을 다루는 이들이 주장하는 이야기들과 맥을 닿는다. 창의경영의 창시자라고 하니 저자의 주장에서 같은 이야기가 뻗어나간 건가? 아무튼 경영의 미래를 위해 생물학적 진화와 적응력, 신앙의 개념을 끌어다붙인 것이 조금 흥미로웠다.

 조직 속에서 일했지만 늘 ‘경영’이란 부분과 멀리 떨어져 생각했다. 비즈니스, 사기업의 조직적 속성과는 다른 분야에서 일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어느 조직이나 경영의 요소는 있는 것이다. 단지 ‘물건’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이윤 창출’을 표면에 드러내지 않는다고 경영판과 다르게 생각한 것 같다. 가정에서도 ‘경영’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나는 경영세계와 무관한 곳에서 살고 있지 않았는데 말이다.

 관료제며 효율성만 따지는 조직의 특성들, 그리고 상사라인의 행동들이 모두 공감되는 것도 조직속에 있어 봤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경영의 미래는 경영가만이 아니라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에게도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또한 개인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지금 이 시점에서 저자의 이야기가 뼛속까지 ‘혁신적’이다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물론 이 책이 출간된 시점과 내가 읽는 시점과의 괴리가 있으니까. 그렇다면 그만큼의 시간에도 상황이 빨리 변화되었다는 이야기일까.

 어쩌면 조직과 경영에서 제시되는 혁신의 방법이란 많은 경영의 대가들이 조언하지만 결국 비슷한 이야기의 반복인 것 같다. 그러니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 혁신의 이야기들이라는 생각이다. 다만 현재 경영혁신을 이룬 기업들의 사례는 재미있었다. 아무래도 방법에 대한 이론을 머리로 보는 것과 그것이 실제로 적용된 상황들을 보고 거기서 이론적인 것들을 가늠해보는 맛은 다르니까 말이다.

  미래 경영을 위한 조언을 다루고 있으니 보다 미래지향적인 사례들을 다루는 것도 좋았겠지만, 변화하는 흐름에서 실패라고 불리는 기업 경영의 사례들이 혁신 사례와 함께 제시되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단지 그것이 기업경영의 ‘혁신’적인 운영의 결과인지 변화하는 시장상황, 직종의 차이인지도 가늠해 볼 수 있게 말이다. 그렇기에 오히려 변화의 흐름 속에서는 새로운 직종의 기업보다 지속되어온 기업의 전후가 어떻게 다른지가 확연한 차이를 느끼게 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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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8-02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긍정적일 필요가 있지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혁명


마커스 버킹엄, 도널드 클리프턴 저, 박정숙 옮김, 청림출판

 

  

  저자가 인기가 많다고 하는데 이 사람의 인기는 외모에서도 한몫하지 않을까 싶다. 얼핏 사진 한장을 쳐다보니 비슷비슷하게 생긴 외국배우같다. 나이를 가늠하지 못하겠는데 생년월일은 못 찾겠다. 그런데 배우활동은 한 적이 있단다. 물론 그가 하고 있는 직업으로 여러 방송도 탔다. 유명한 토크쇼 오프라 윈프리쇼에더 여러 번 나갔다 한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컨설턴트로 말이다.

 현재 TMBC의 대표로서 스탠드아웃 테스트를 기반으로 강점을 높은 업무성과로 연결시키는 방법을 컨설팅하고 있으며 다수의 매체에 기고 활동 및 비즈니스맨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다. 유능한 관리자와 효율적인 일터의 특성을 규명하기 위해 20년에 걸쳐 시행된 갤럽의 조사 프로젝트를 이끈 사람이다. 아울러 갤럽 리더십연구소의 선임 강사이기도 하다. 그는 리서치 경험을 기본으로 하여 베스트셀러, 『사람의 열정을 이끌어내는 유능한 관리자(First, Break All the Rules)』와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혁명(Now, Discover Your Strengths)』을 저술했다. 또한 뉴욕타임즈, 포춘, 패스트컴패니와 같은 매체를 통해 저술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컨설턴트로서, 저술가로서, 강사로서 직원 생산성과 리더십 및 관리라는 주제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고 있고 미 국무장관 리더십 및 관리 위원회의 회원이라 한다. 어쨌든 이 다양한 활동 속에서 이 책을 저술했음이, 아니 스트렝스파인더를 개발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그에 대한 소개이고....

  이 책은 자기발견 프로그램인 '스트렝스파인더(StrengthsFinder)'에 관한 소개이다. 3부로 구성되어 강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론적 설명과 유형에 대한 설명, 강점 활용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강점보다는 약점에 집중하여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힘쓰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면서 오히려 강점을 활용하는 것이 개인의 성장에 도움이 됨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강점을 위해서는 재능, 지식, 기술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재능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강점으로서 재능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더욱 강조한다. 그리하여 '스트렝스파인더(StrengthsFinder)'는 강점을 알려주는 도구로 매우 적절하게 활용됨을 설명하고 있다. 갤럽에서 30년 동안 각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200만 명을 인터뷰하고 연구하여 만들어낸 것이 '스트렝스파인더'로서 이 도구는 자기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을 강점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책은 이러한 '스트렝스파인더'에 대한 소개를 통해 강점을 발견하고 개발하여 활용하기를 적극 추천하고 있다.

  이 책에서 주장하듯 사람들이 강점이 무엇인지는 아리송해하며 약점에 휘둘린다는 점에서 강점에 초점을 두고 개발하라는 말은 와 닿았다. 나 역시, 약점에 더 휘둘리며 그럼 나의 강점이 무엇인지 헤매는데 그런 강점을 찾아주는 도구라 하니 귀가 솔깃, 그러나 한번의 테스트로 끝나는 이 책과 서비스에 실망하고 있다. 적어도 두 번...의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서비스는 안 되나?

  역시, 개인의 강점에 대한 관심은 조직에서 어떻게 써먹을까인가로 시작되는구나 싶었다. 기업의 인적자원 관리에 초점을 맞추어서 설명하고 있어 ‘개인’의 관점에서 보는 경우 부족한 면이 있다. 또 실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례를 더욱 곁들였으면 한다. 물론 조직내의 인사관리자가 개개인의 성향을 파악하고 이것을 통해 사람들을 관리하라는 메시지는 내가 생각해도 너무 과도하지 않나하는 생각들이 들긴 했다. 오히려 개개인이 자신의 강점을 더욱 활용할 수 있도록 유형에 대한 설명에 이론적인 설명 이외에 부가적인 사례들을 더 첨가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냥 이론적인 설명으로 아리송한 부분을 그러한 사례들로 더 잘 알아볼 수 있도록 말이다.

  물론, 저자가 단서를 달아두긴 했다. 어떤 것은 범주요, 어떤 것은 성격이요, 어떤 것은 사람을 언급하고 있다고. 34가지 테마가 전부 ‘타입’이 아니란 것을 읽는 ‘너희’들도 잘 알았으리라고.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그것이 잘 안되어도 책을 쓰고 소개하는 입장에서는 좀더 분류화시켜 설명을 해주면 좀 좋단 말인가. 그냥 요렇게 나열하는 것은 나도 할 수 있다. 조금 더 노력하여 타입을 비슷하게 선별하여 그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는 노력을 해주었으면 하는 아주 진한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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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가 되면.........자리는 있나?


프로페셔널의 조건 - 어떻게 자기 실현을 할 것인가

피터 드러커, 이재규 옮김, 청림출판



  이 책은 개인과 고용기관이 1)지식 노동과 지식 근로자의 본질, 2)핵심적 생산 요소로서의 지식과 지식 근로자가 제공하는 기회의 본질, 3)기본적인 생산 요소가 지식 그리고 지식 근로자로 이동함에 따라 개인과 고용 기관 모두에게 부과되는 요구 사항의 본질을 인식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쓰여졌다. 저자의 말이다.

  총 5부 1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프로페셔널의 조건이란 제목 아래 어떻게 자기실현을 할 것인가?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이를 이해 변화하는 사회에 대해 먼저 서술하고 그 상황에서의 자기 관리를 위한 방법과 지식, 미래를 위한 조언을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현대의 근로자들은 ‘지식’근로자임을 강조하며 이야기를 풀어 나가고 있다. 저자는 자신이 말하는 ‘지식근로자’가 어떤 형태를 말하는지, 그들이 변화된 사회 속에서 어떠한 특성으로 자기실현을 이뤄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 내용으로 자신이 직접 체득한 방법들을 경험의 이야기와 함께 실제적인 활용 방법으로 제안하기도 한다.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의 이야기들. 오페라를 관람하고 베르디의 나이를 보고 놀랐던 경험이라던가 슘페터의 일화, 신문사에서의 경험 등등. ‘이야기’가 들어간 부분은 저자에 대해 더 알 수 있는 부분이라 쉽게 와 닿을 수 있었다. 한편으로 저자는 어떤 부분에 ‘강하게 인상을 받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받은 인상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냈으므로 대단하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어떤 일이나 이야기를 듣고 ‘놀라운 충격’을 받는 경우는 뇌가 ‘놀랍다’, ‘충격적이다’라고 느끼는 것으로도 되는 것인지, 그래서, 그것으로부터 행동의 변화가 있어야 놀라움이 완성이 되는 것인지를 생각해 본다.

 이 책이 나온 것은 2001년이다. 2012년 재출간되었고 2014년에 읽는 이 책은 시간차로 인해 미지근한 느낌이 들었다. 그가 이야기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너무나 익숙하게 들어온 이야기들이라 그의 놀라운 통찰과 혜안을 볼 수 있는 이 책에, 나는 특별히 놀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때에 이 책을 읽었다면 보다 집중하며 놀람과 감탄으로 읽었을지 모르겠다만. 여기서 저자가 이 책을 저술한 당시의 상황에서 읽는 것처럼 돌아가 이 책을 바라볼 수는 없었다. 그렇게 되지도 않고 그렇게 할 필요까지야.

  ‘어떻게 자기실현을 할 것인가’라는 부제를 달고 있느니만큼 자기계발서였다. 1장을 읽어 갈 때만 해도 ‘지식’사회의 특성을 지금 상황과 대비해 읽어보는 맛이 있었는데 이후로는 전반적인 자기계발서들이 주장하는 이야기들과 다르지 않은 것을 어쩌랴. 그리고 자기계발서의 특성은 늘 ‘자신의 사례, 경험’을 부분 이야기하고 거기에서 행동적인 지침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결국, 자기계발서의 결론은 ‘행동하라’이고.

 내가 책을 읽는 관점이 이론적인 부분에 더 치중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이 ‘행동을 하라’라고 주장할 수 있는 밑거름을 만들어주기에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한 점에서 저자가 1장에서 지식사회를 규정하고 이후로 제시하는 부분들은 그럭저럭 자연스러운 연결로 흘러간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후반부로 갈수록 흥미를 잃었다는 점이다. 내가.

  물론 간간히 유럽과 미국을 넘나들며 경험한 저자의 사례들은 재밌게 읽었다. 그 모든 것이 자기계발서가 부추기는 방법의 나열이라는 점에서 저자가 생각한 방법과 내가 생각한 방법이 일치하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만, 지금까지 그것을 해오고 있느냐 아니냐가 차이가 있다. 그러니 모든 자기계발서의 궁극의 목표는 저자들이 제시하는 방법들을 실행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렇다면 이런 실행이 안되는 것은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나는 모든 자기계발서에다가 묻는다. 그것은 나의 문제일뿐이지 책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하면 할 말은 없다.

  또 한가지, 저자는 개인과 조직을 두루뭉실하게 서술하고 있다. 이것을 지식노동자의 환경에서 개인이 어떻게 자기실현을 할 것인가에 관한 것으로 읽어가게 되는데 중간 중간 자꾸 ‘조직’이 끼어든다. 확실한 목소리를 가지고서가 아니라 엉성하다. 왜 자꾸 조직을 끼어 넣는지, 그 엉성하게 이야기하는 ‘조직’을 위한 방법을 분리하여 서술하는 것이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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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까지의 세계 

전통사회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


제레드 다이아몬드 저, 강주헌 역, 김영사, 2013.


 

 

    『어제까지의 세계』는 저자가 남태평양의 뉴기니섬에서 캘리포니아의 실리콘밸리까지 전 세계 곳곳을 탐사하며 어제와 오늘의 세계, 전통과 현대 사회를 비교분석한 책이다. 저자가 이 책에 대한 주제와 이 책의 구성에 대해 소개한 부분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이 책의 주제는 지난 50년간 내 연구의 주된 목표였다. 1964년부터 나는 뉴기니 섬에서 연구를 했다. 그곳에는 중앙 정부도 없고, 법정도 없으며, 우리의 삶의 방식과는 매우 다른 전통 사회의 문화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들은 분쟁을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며, 위험에 대해 다른 태도들을 취하며, 아이들을 다른 방식으로 키우며, 노인들을 다르게 대우하며, 건강을 대하는 태도 또한 매우 달랐다. 그 방식들 중 어떤 것들은 나를 소름끼치게 했다. 그러나 그것들 중 어떤 것들은 매우 훌륭했다. 이 책은 내가 뉴기니에서 나의 친구들에게 배운 것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오늘보다 더 나은 삶의 방식을 찾기 위한 내 연구의 해답이 그곳에 있었다.”


  이 책은 5부 11장으로 구성되고 에필로그가 더해졌다. 1부는 1장으로만 이루어지며, 전통 사회가 어떻게 공간을 분할하는지 설명함으로써 뒤에서 다루어지는 주제들의 기초적인 발판을 놓는다.

  2부는 2~4장으로 이루어지며 분쟁 해결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중앙집권화된 국가 정부와 사법제도가 없기 때문에 소규모 전통사회들은 두 방법 중 하나로 분쟁을 해결한다. 국가 형태를 띤 사회의 분쟁 해결 방법에 비하여 하나는 더 타협적이고 다른 하나는 더 폭력적이다.

  3부는 5장과 6장으로 구성되며 인간의 생명주기에서 양극단에 위치한 어린시절(5장)과 노년(6장)이 다루어진다. 전통 사회의 양육방식은 대부분의 국가 사회에서 용납되는 수준보다 억압적인 관습을 지닌 사회부터 다소 방임적인 관습을 지닌 사회까지 무척 다양하다. 하지만 전통 사회의 양육법을 조사한 자료들에서 자주 언급되는 관습들이 있다. 노인의 대우에 대해 살펴보면, 일부 전통 사회, 특히 유목 사회 혹은 가혹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회는 노인을 등한시하거나 버리고, 심지어 죽이기도 한다. 반면에 서구화된 사회보다 노인에게 더 만족스럽고 생산적 삶을 제공하는 전통 사회도 있다.

  4부는 7장과 8장으로 이루어지고, 여기에서는 위험과 그에 대한 반응이 다루어진다. 7장에서는 저자가 뉴기니에서 실제로 겪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세 가지 위험한 경험이 소개되고, 아울러 전통 사회의 구성원들에게는 일반적인 마음가짐으로부터 배운 교훈을 더붙인다.

  5부에서는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현시대에 들어 급속히 변하는 세가지 주제인 종교, 언어의 다양성, 건강이 차례로 다루어진다. 에필로그에서는 프롤로그를 시작했던 공항에서의 감정적인 회상을 기술했다.

  마지막 5부, 10장에서는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만 현시대에 들어 급속히 변하는 주제인 언어의 다양성을 다루고 있다. 세계의 언어가 왜 다양한 특징을 가지는가, 그리고 다중언어와 이중언어, 단일언어 들에 대해 살퍄보고 있다. 무엇보다 저자는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소멸해가는 소수언어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들의 언어가 소멸되는 것이 당연하가를 묻고 있다. 이중언어 사용이 필요하고 그것이 인간에게, 뇌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 한들 소수민족만이 사용하는 언어라는 이유로 그것의 효용성이나 필요성을 매도할 수는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언어는 그들의 생활방식이고 사고방식이다. 인간의 언어는 단순한 소통을 넘어서는 부분이다. 이런 언어가 세계의 빠른 흐름을 위해 편리에 의해 사라져야 한다는 것은 누구를 위한 논리인가.

  그가 접근하는 전통사회의, 소수민족의 언어에 대한 논의는 언어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입장에서, 소수(?)언어가 되어 내 모국어가 사라질까봐 염려스러운 나의 마음을 불질러 놓는다.


  이 책의 결론은 단순하다. 미래의 삶을 지속가능한 가치를 찾아 가기 위한 방법을 전통 사회의 가치에서 찾는다. 한마디로 어제의 세계 속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있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이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 저자는 그가 직접 체험한 원주민들의 삶의 이야기를 꺼내든다. 사례가 들어간 이야기는 조금 더 설득력을 가지게 되고 또한 호기심을 가지게 한다.

  저자는 자신이 가본 전통사회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있는 듯이 보이나 그 애정을 맹목적으로 바라보지는 않는다. 그 세계에 대한 자신의 주관과 객관을 적절하게 버무리고 있다. 그리하여 맹목적인 전통 사회의 동경을 주고 있진 않다. 또한 전통 사회를 낭만으로 바라볼 것이 아님을 경고하는 것도 있지 않고 있다.

  방대한 분량에 비해 책은 속도감 있게 읽힌다. 그러면서도 뭔가 부족하고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있다. 이야기가 모지라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전통 사회의 이야기들도 생각보다 작게 버무러져 있다. 보다 알지 못한 전통 사회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저자는 자시이 이야기를 끌고 가는 속에 적절하게 끌어다 사례를 소개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저자가 경험한 세계에 대한 맹목적인 이야기가 되지 않고 저자가 주장하는 가치를 설명하기 위한 소재의 예로 녹여들 뿐이다. 그 지점이 감칠맛 난다.

  그런데 우리가 미래 사회 속에서 좀더 숙고하기 위한 가치를 전통 사회 속에서 찾아내는데 그가 정리하고 있는 이야기의 목차는 왜 이런가 하는 의문을 들게 했다. 물론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니까 싶지만 그 구성이 용두사미라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인가. 각 장이 독립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야기의 흐름이 좀 어색하다. 삶의 방식의 문제의 중요성이 자의적이긴 하지만, 저자가 바라보는 중요성과 내가 바라보는 중요성이 차이가 있다. 왜 저자는 하필 이런 것들을 뽑았을까, 의문이 든다. 그리고 필요하고 중요한 이야기가 빠진 듯한 느낌도 든다. 전체적인 이야기의 맥락을 사회적인 가치와 내면적인 가치, 가족적인 부분 등으로 정리가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저자 스스로도 이야기했듯이 얘기를 하자면 2천 페이지가 넘을 거고 그러면 아무도 안 읽을 거라서 추렸다고 했는데 그가 인류에게 필요한 핵심적인 가치라고 생각되는 것들이 더 열거되어 제대로 정리가 되었으면 한다. 4장의 위험과 대처라는 부분 역시도 전쟁의 위험, 건강의 위험 이런 부분들과 엮일 수도 있다. 내용의 초점을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논의의 전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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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하고 앉아 있네


 생각한다는 것 고병권 선생님의 철학 이야기

 고병권, 너머학교, 2010.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거나 예상치 못한 난관에 허덕일 때, 그도 저도 아닌 어느 날 한없이 감상에 빠지는 때가 있다. 그때의 말들이나 생각들이 어떤 이야기를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어쩌면 옆에 소주병도 소주를 같이 마실 사람도 같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꼭 듣게 되는 말이 있다.

  “철학하고 앉아 있네!”

  철학하고 있다는 건 뭘까. 핀잔과 함께 듣는 이야기라면,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였거나 아니면 철학이란 것이 별로 좋은 것이 아니거나......술자리에 고추장이 함께 있었다면 저런 핀잔 말고 이런 얘기를 해주셨을 것이다.


철학을 공부하는 것은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는 거랍니다. 그것도 야구처럼 직접 몸과 마음을 모두 써서요.

철학을 하면 뭐가 좋을까요? 철학을 하면 잘 살 수 있답니다. 잘 살기 위한 기술, 그게 바로 철학이에요.


  끊임없이 잘 살기 위해 버둥거리고 있으니 우리는 지금, 모두 철학하고 있는 걸까? 하루하루 이렇게 또는 저렇게 많은 것들을 생각하며 살아가는데, 그 생각에 반응하는 이의 말에 따라 나의 생각도 정의되는 것일까.


  고추장은 생각한다는 것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 쉽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의심해 보는 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혼자의 힘으로 ‘다른 생각’, ‘다른 삶’을 만들어 내기가 어렵다고 그러니 철학이라는 공부가 필요하다고. 그것이 우리를 우리를 자유롭게 만들어 준다고. 편견이나 습관, 통념에서 벗어나는 순간에 우리는 자유를 느낀다고.

  이제 나도 술을 먹다가 내리는 비를 보다가 길을 걷다가 어느 때라도 생각에 잠기어 갈 때 “철학하고 앉아 있네”라는 소리를 들어도 기죽지 않고, 멋쩍어 지지 않고, 내 생각의 속도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방안을 찾게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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