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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이들과 옥신각신 다투기나 하고, 보고 또 봐도 에러가 발생하는 서류 꾸러미에 얼굴을 파묻은 채 하루를 보냈다. 이눔의 하루는 어찌 된 것이 하루도 똑 떨어지지가 않는다. 1+1=2, 2x2=4, 이런 식으로 똑 떨어지지가 않는다. 하나와 하나를 더했는데 어느 하루는 0치는 날이 되기도 하고 분명히 둘을 둘로 나눴는데 하나가 아니고 넷이 되는 하루도 있다.

밥벌이의 열망이 시시각각 지겨움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다들 이렇게 산다고 해도 절대 위안이 되지 않고 나 혼자만 이렇다면 속상하고 억울해서 죽을 것만 같은 하루였다. 내일은 다르겠지? 라는 기댈랑은 초등학생용 다이어리 표지에나 실어버려랏. 정말이지, 하루에 잠깐이라도 나는 물론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정신을 차려서 똑 떨어지는 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짜릿하고 시원한 사이다 한 모금처럼 청량감으로 충만한 순간!

지랄맞은 하루. 얼른 소화 되어라... 소화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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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내린 눈이 월요일을 느리게 만들고 있다. 미끄러운 길 때문에 출근이 늦어졌고 몇몇 아이들은 눈을 핑계로 학교에 늦게 왔다.

어젯밤엔 호된 꿈을 꾸어서 오늘 아침은 좀 멍한 상태. 낮에 무엇인가를 열심히 그리워하면 꿈에 나타나지 않던데, 낮에 별 생각을 안하고 있으면 꿈에 나타난다. 억눌린 욕망이란 말이 자꾸 떠오른다. 그것은 여전히 나에게 억눌린 욕망인걸까?

눈은 모든 것을 덮는다. 드러나지 않는다고 해서 거기에 없는 것이 아니다. 있지만 덮여 있는 것이다. 오늘 눈은 그래서 예사롭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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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서재 하나 갖고 싶었다. 오래전부터. 블로그는 언제 다시 드나들게 될지 기약이 없다. 그럴만한 사정이 생겼다. 이제 여기 와서 놀아야겠다. 나름대로, 좋아하는 김점선 화가 그림도 걸고 메뉴도 약간 손 봤다.오랜만에 리뷰도 몇 개 써봤다. 리뷰를 쓰면서 책 얘기보다는 딴 얘기가 하고 싶어 근질거리는 자신을 발견했다. 요즘 내겐 '딴 짓'과 '딴 얘기'가 필요한지도 모른다.

고구마 냄새가 달큰하다. 주말 저녁이다. 코메디 프로그램을 보면서 고구마를 먹으며 고구마처럼 웃어야겠다. 이젠 그럴 줄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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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5-12-29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구마를 먹으며 고구마처럼 웃어야겠다" 아 이 대목 참 좋아요. 근데 어떤 의미에요?

깐따삐야 2005-12-29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깨에 긴장 풀고 좀 덜 심각해지자는 의미로 썼던 것 같아요. 저 무렵 즈음의 저는 코메디 프로그램에서 누가 장난으로 맞는 것만 봐도 가슴이 아팠거든요. 한 가지 감정에 너무 몰입해 있을 땐 주변의 모든 것이 죄다 그렇게 보이잖아요. ^^

마늘빵 2005-12-29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네에. 표현이 좋아요.
 

소설은 늘 과거형이다. 결국 다시 말하는 것이다. 지나간 것을 다시 말하되, 소설답게 말하는 것이다. 내게 있어 지나간 것을 소설답게 말하고자 하는 욕구는 언제나 끈질겼다. 요즘 들어 손때가 타는 가죽 재질로 된 다이어리나 무릎 위에 가볍게 얹을 수 있는 빨간색 노트북을 가지고 싶다. 언제고 머물러서 방금 지나간 무언가를 놓치지 않고 활자로 남기고 싶다. 차곡차곡 모인 기억의 조각들을 가지고 언젠간 소설같은 모자이크를 완성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늘 그런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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