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감정들은 모두 진짜였다. ‘진짜 감정‘의 힘은 강력하다. 가짜 몸뚱이와 가짜 대사와 가짜 설정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거짓들이 위태롭게 걸쳐진 상태에서도 전체 그림이 어색해 보이지 않게 우뚝 서서 지지대가 되어준다. 사람들은 그감정의 격류에 휘말리고 싶어서 극장에 가고 텔레비전을 켜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시대부터 지금까지 줄곧 그랬다. - P78

사람은 오답을 선택하면서 그 자신이라는 한 인간을 쌓아가는 것이다. - P85

이제 수정은 고독과 고립에도 단계와 깊이가 있다는 사실을 이해한다. 어느 수위에 이르면 그것은 더이상 외롭다든가 쓸쓸하다든가 하는 문제가 아니게 된다. 그것은 어느 순간 생존과 자존의 질문으로 변한다.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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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다람쥐들은그걸 어떻게 아는지, 그리고 우리는 대체 무엇을 아는지, 우리는어떻게 기억하고, 결국에 가서는 무엇을 찾지 못하나요?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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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시간은 한 곳에서는 영원히 정지하거나 점차적으로 사라지고, 다른 장소에서는 곤두박질을 치나요? 우리는 시간이 수백 년 혹은 수천 년 동안 일치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을까요. 라고 아우스터리츠는 말했다. 그리고 오늘날까지 지구상의 많은 곳은 시간보다는 기후 상황에 의해 지배받고, 그와 더불어 수량화할 수 없는, 직선적인 균등을 알지 못하고 항상 진전하는 것이 아니라 소용돌이 속에서 움직이고 정체와 돌연한 흐름에 의해 결정되며, 지속적으로 변하는 형태로 되돌아와서 어디로 향하는지 아무도 알지 못하는 크기에 의해 발전되는 것은 아닐까요? 시간 밖에 존재한다는 것, 다시 말해 얼마 전까지 자기 나라에서 남겨지고 잊혀진 지역이나 발견되지 않은 해외의 대륙에 적용된 것이 예나 지금이나 런던 같은 시간의 수도에서조차 적용되는 것이지요. 죽은 사람들이나 죽어 가는 사람들, 자기 집이나 병원에 누워 있는 많은 환자들은 그러니까 시간 밖에 있는 것이고, 단지 그 사람들만이 아니라 우리를 모든 과거와 모든 미래로부터 단절시키기위해서는 개인적인 불행으로도 충분하지요. 실제로 나는 한 번도시계를 가진 적이 없는데, 벽시계나 자명종, 주머니 시계, 손목시계도 가져 본 적이 없어요, 라고 아우스터리츠는 말했다. 시계가 내게는 항상 우스꽝스러운 것처럼, 근본적으로 뭔가 기만적으로 보이는 것은 아마도 내가 스스로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내면의 충동에서 시간의 권위에 항상 저항하고, 오늘날 생각하는 것처럼시간이 흐르지 않고, 흘러가지 않아서 내가 그 뒤로 돌아갈 수 있다면, 거기서 모든 것이 과거처럼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좀 더 정확히 말해 모든 시간의 ㅅ순간들이 동시에 나란히 존재하거나 혹은 역사가 이야기하는 것 중 그 어느 것도 옳지 않았으면, 일어난 것이 아직 일어나지 않고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바로 다른 순간에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른바 시대적 사건에서 나를 배제시킨 때문일 테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계속되는 비참함과 결코 끝나지 않은 고통의 절망적인 미래를 열어 주기 때문이에요.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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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내가 아우스터리츠에게는 시작도 끝도없는 순간이 있다는 것, 그리고 다른 한편 그에게는 자신의 전생애가 아무런 지속도 없는 하나의 맹목적인 순간처럼 보인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좀 더 침착하게 기다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 P132

그럼에도 독서와 글쓰기는 항상 그가가장 좋아하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내가 얼마나 기꺼이 어두워질때까지, 더 이상 아무것도 해독할 수 없게 될 때까지, 그리고 생각들이 빙빙 돌기 시작할 때까지 한 권의 책에 머물러 있었는지, 그리고 밤에 어두운 집 안에서 책상 앞에 앉아 램프의 불빛 속에서연필 끝이 말 그대로 저절로, 전적으로 성실하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한 줄 한 줄 그어진 페이지를 내달리는 그림자를 쫓는 것을바라보며 안도감을 느꼈을까요. 그러나 이제 글 쓰는 일은 내게너무 어려워져서 종종 한문장을 위해 하루 종일 걸리기도 하고 몹시 힘들게 생각해 낸 문장을 기록할 수 없을 때면, 고통스럽게도 나의 구상이 진리가 아니라는 것과 내가 사용한 모든 단어들의 부적절함이 드러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기만하며 때때로 하루 분량이 채워진 것처럼 보일 때라도, 다음날 아침에 그 페이지에 처음 눈길을 던지자마자 매번 심각한 오류와 부조화, 궤도를 벗어나는 것들을 보게 되는 거예요. 기록된 것이 많든 적든간에 그것을 읽어 보면,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처럼 보여서 그 자리에서 그것을 없애 버리거나 새로 시작해야 했지요. 나는 곧 첫걸음을 시작하는 것이 불가능해졌지요. 한 발을 다른 발 앞으로어떻게 옮길지 알지 못하는 공중 줄타기 곡예사처럼 나는 내 밑에서 플랫폼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고, 시야의 가장자리에서 훨씬 벗어나 번쩍거리는 균형 막대의 끝이 더 이상 이전처럼 나의 등불이되지 못한 채, 나를 밑으로 떨어지게 하는 불길한 유혹이라는 사실을 경악하며 깨닫게 되었지요. - P137

때때로 내 머릿속의 생각이 멋지고 분명하게 나타나는 일이 아직 있지만, 그것이 일어나는 동안에도 포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데, 내가 연필을 붙들기만 하면 이전에는 편안하게 나를 맡길 수 있었던 언어의 무한한 가능성이 이제는 가장 매력 없는 문구의 잡동사니로 변해 버렸기 때문이지요. 그러고 나면 문장 속의 그 어떤 표현도 처량한 절름발이처럼 보이지 않는 것이 없었으며, 공허하거나 거짓으로 들리지 않는 단어는 하나도 없었지요. 이처럼 수치스러운 정신 상태에서 나는 몇 시간 혹은 며칠 동안 벽 쪽으로 얼굴을 돌린 채 앉아서, 영혼을 소진시키고, 예를 들면 여러 가지 물건들이 들어 있는 서랍을 치우는 것과 같은 아주 사소한 일이나 용무조차 우리의 힘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지를 점차 깨닫게 되었지요. 그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내 속에서 진행되던 질병이 나타난 것으로, 내 속에 뭔가 둔감하고 고집스러운 것이 자리 잡아서 점점 더 모든 것을 마비시키는 것이었지요. 이미 나는 내 머리 뒤에서 인격의 몰락을 불러오는 사악한 공허를 느꼈고, 내가 실은 기억력이나 사고력을, 애초에는 존재조차 갖고 있지 않다는 것, 일생 동안 오로지 소멸되어 가는 세상과 나 자신에게 계속적으로 등을 돌려 왔다는 것을 알아차렸지요.  - P138

사람들은 매일 저녁 오래 전에 정해진 약속처럼 자신의 침대에 누워이불을 덮고 안전한 지붕 밑에 있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단지 누워 있을 뿐, 마치 과거에 광야에 난 길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과 같은 두려운 얼굴을 하고 땅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되지요. 라고 아우스터리츠는 말했다.  - P142

왜 시간은 한 곳에서는 영원히 정지하거나 점차적으로 사라지고, 다른 장소에서는 곤두박질을 치나요? 우리는 시간이 수백 년 혹은 수천 년 동안 일치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을까요. 라고 아우스터리츠는 말했다. 그리고 오늘날까지 지구상의 많은 곳은 시간보다는 기후 상황에 의해 지배받고, 그와 더불어 수량화할 수 없는, 직선적인 균등을 알지 못하고 항상 진전하는 것이 아니라 소용돌이 속에서 움직이고 정체와 돌연한 흐름에 의해 결정되며, 지속적으로 변하는 형태로 되돌아와서 어디로 향하는지 아무도 알지 못하는 크기에 의해 발전되는 것은 아닐까요? 시간 밖에 존재한다는 것, 다시 말해 얼마 전까지 자기 나라에서 남겨지고 잊혀진 지역이나 발견되지 않은 해외의 대륙에 적용된 것이 예나 지금이나 런던 같은 시간의 수도에서조차 적용되는 것이지요. 죽은 사람들이나 죽어 가는 사람들, 자기 집이나 병원에 누워 있는 많은 환자들은 그러니까 시간 밖에 있는 것이고, 단지 그 사람들만이 아니라 우리를 모든 과거와 모든 미래로부터 단절시키기위해서는 개인적인 불행으로도 충분하지요. 실제로 나는 한 번도시계를 가진 적이 없는데, 벽시계나 자명종, 주머니 시계, 손목시계도 가져 본 적이 없어요, 라고 아우스터리츠는 말했다. 시계가 내게는 항상 우스꽝스러운 것처럼, 근본적으로 뭔가 기만적으로 보이는 것은 아마도 내가 스스로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내면의 충동에서 시간의 권위에 항상 저항하고, 오늘날 생각하는 것처럼시간이 흐르지 않고, 흘러가지 않아서 내가 그 뒤로 돌아갈 수 있다면, 거기서 모든 것이 과거처럼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좀 더 정확히 말해 모든 시간의 ㅅ순간들이 동시에 나란히 존재하거나 혹은 역사가 이야기하는 것 중 그 어느 것도 옳지 않았으면, 일어난 것이 아직 일어나지 않고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바로 다른 순간에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른바 시대적 사건에서 나를 배제시킨 때문일 테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계속되는 비참함과 결코 끝나지 않은 고통의 절망적인 미래를 열어 주기 때문이에요.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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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이 있는 곳에는 부끄러운 일이 있는 거야." 아주머니가 말한다. "우린 부끄러운일 같은 거 없어도 돼." - P27

우리 둘 다 말이 없다. 가끔 사람들이 행복하면 말을 안 하는 것처럼. 하지만 이 생각을 떠올리자마자 그 반대도 마찬가지임을 깨닫는다.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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