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의 달인 11위 - 바람구두


이런 얘기하면 이곳 서재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대략 짐작이 간다. 물만두 지존 이하 여러 분들이 또 위로 혹은 농을 섞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줄 텐데... 나로서는 자못 진지하다. 사실 서재를 시작하며 내 목표는 "서재, 리뷰, 리스트, 페이퍼"에 모두 10위 안에 드는 것이었다. 그런데 의외로 그 벽은 높고 험난하단 생각이 든다. 11위에서 꿈쩍도 안한다.

갑자기 우울해진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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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 2005-01-26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한 잔할까요?

날개 2005-01-26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를 포함하여 님을 우러러보고 있는 사람이 훨씬 많다는 걸로 안주를 삼으시길..^^*

물만두 2005-01-26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위로 내려 앉아 절망하는 내게 돌을 던지시는 구랴 ㅠ.ㅠ

숨은아이 2005-01-26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흘쯤 뒤에 같이 망가지면 안 될까요? ㅎㅎ

바람구두 2005-01-26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그러면 나 빼놓고 두 분이 한 잔 하는 겁니까? ㅠ.ㅠ(우울의 극치다)

숨은아이 2005-01-26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을 위해 따우님이 망가져 주시겠다는 건데, 빠지시면 안 되죠!

stella.K 2005-01-26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서재의 달인만되면 됩니다. 언감생심 리뷰의 달인은...그래도 11위면 준수한 건데...!

책읽는나무 2005-01-26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알라디너들 엄청 부지런해지셨나봐요!
저도 이번주엔 아들녀석이 없어서 서재질에 정진했는데...
순위가 자꾸 밀려나네요...
예전엔 리뷰 하나만 올려도 몇위 훌쩍 올라섰던데 말입니다....ㅠ.ㅠ

어쨌든..저도 서재의 달인 50위안에 진입이 제 목표입니다....ㅡ.ㅡ;;
구두님도 술약속 깨시고 어여 정진하세요..리뷰 더 올리세요...ㅋㅋㅋ

2005-01-27 2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냐 2005-01-28 0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잇, 왜 토욜이랍니까..쩝.

암튼, 구두님, 자꾸 순위 올리지 마세요. 높은 산, 정복하고 나면...뭐하실라우. 알라딘봉 다 오르면, 다른 산으로 가실라우. ㅋㅋㅋ 갑자기 구두님 바지자락을 잡아야겠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ㅋㅋ

바람구두 2005-01-29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마냐님! 눈치는 빠르셔가지고, 절간에 가셔도 새우젓 얻어 자시겠소.

2005-01-30 0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대전복수동정지윤....
나 같은 게으르기 짝이 없는 인간은 도저히 범접할 수도 없는 리뷰순위의 1인자다.

그 닉 또한 나로서는 접근할 수 없는 암호 코드처럼 생각되었는데...

최근 물만두님의 페이퍼를 보다보니...

앞의 "대전"이 지명, 뒤의 지명이 "복수동"이란 동명, 자동으로 "정지윤"이 본인이든

아드님이든 누구든의 인명이란 걸 알게 되었다.

대전 서구 복수동...

하하, 이제서야 이걸 알아채다니... 난 왜이리도 모자란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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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 2005-01-20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그럴리가...요. 따우님... 그나저나 온다던 은하철도는 안오고 따우님이 오셨네요. 흐흐.

2005-01-20 17: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깍두기 2005-01-20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 대전복수 동정지윤 으로 이해하신 거지요, 그동안?^^

바람구두 2005-01-20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쓰! 흐흐... 그렇게 이해했더라구요. 아무 생각없이...
뭔가를 궁리하지 않으면 저절로 머리속에 들어오는 게 없는 인간이란 걸 새삼 깨닫는 비통한 순간이랍니다, 흑흑.

urblue 2005-01-20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바람구두님의 정신세계가 더 이해가 안 되는군요.

바람구두 2005-01-20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정신세계요? 그건 또 왜요?

비연 2005-01-20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대전 복수 동정 지윤으로 계속 읽고 있었슴다.....=.=;;

로드무비 2005-01-20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같은 게으르기 짝이 없는 인간은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뭐시라요? 자기 PR도 참 가지가지......=3=3

urblue 2005-01-20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해 안 되는 바람구두님의 정신세계
01. 대전복수 동정지윤 으로 이해하다니, 참.. (비연님도 그러셨다니요.)
02. 나 같은 게으르기 짝이 없는 인간은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저나 로드무비님같은 사람은 어쩌라구요? 흥.)

비로그인 2005-01-20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수'는 '니멋대로 살아라'에 양동근이지요? ㅡ,.ㅡ:::

2005-01-21 0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리뷰 책 사진 옆에 "보관함담기, 장바구니담기"가 신설되었군요.
제가 예전에 알라딘 서재지인들의 오프 모임에 나갔을 때
알라딘을 칭찬했던 것은 장사를 하되, 그것이 장사라는 티가 안나게 장사하는 모습이
장점이라고 그렇게 말했었는데...
얼마전 모인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알라딘을 칭찬했었는데, 지금 하고 있는 모습,
변화를 시도하는 모습들이 왜 자꾸 실망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저를 포함한 알라디너들, 서재지인들은 알라딘의 사업이 잘되길 바랍니다.
물론 리뷰를 잘 쓰고, 서재 순위가 올라가면 5,000원씩의 적립금을 주는 것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나의 리뷰가 직접적으로 돈벌이에 이용되는 것이
눈에 확연히 보이는 것이 좋지는 않겠지요.

앞으론 저도 리뷰 돈 받고 올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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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 2005-01-18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 그게 그렇기는 하지만... 리뷰 읽고 그 책 보관함에 넣은 적이 많거든요. 책 표지 눌러 새로 창 하나 띄워서 보관함에 넣는 절차가 번거로웠는데, 그게 좀 쉬워진 측면도 있습니다.

하이드 2005-01-18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더 쉬워져서 좋아요. 책 사진/제목이랑, 디테일 조로록 떠서 보기도 좋고, 편해졌다고 칭찬했습니다. 물론 시스템 개편때마다 같이 오는 버그는 사양이지만서도 아직은 못 만났습니다. 그리고 알라딘은 서재인들이 아무리 애착을 가지고 있건 어떻건간에 상업사이트인데요.예를 들어 싸이월드가 블로그 사이트이지만, 광고나, 도토리, 요즘은 SK에 합쳐지고 통신요금까지 싸이 이용해서 벌어먹는지라, 블로그에 가입해서, 이런저런 돈 나가는거에는 기분 나쁘지만, 서재가 아무리 활성화 되어 있고, 서재지기들의 애착이 크다고 하더라도 알라딘은 처음부터 인터넷에서 책 파는 싸이트인데, 티 안내고 장사하는거라 함은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딴지 아닙니다. 오해 안하실꺼죠? ^^)

사마천 2005-01-18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한겨레신문 까지도 상당히 절박한 상태로 몰렸습니다. 좋은 의지만 품고 굶어서야 일하기 힘들겠죠. 그나마 알라딘은 어느 정도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바람구두 2005-01-19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이 상업사이트... 그것도 일종의 쇼핑몰이란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처음 알라딘에 리뷰를 올릴 때, 제가 리뷰를 올리기로 마음 먹은 것은
뭐 대단한 의욕이나 희망이 앞서서라기보다 아마 몇 권의 리뷰당 얼마의 적립급을
받아 책값에 보태고자 하는 얄팍한 욕심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알라딘의 어떤 행동들이 정감어리다고 느꼈기 때문이겠죠.
만약 인터넷 서점들이 포화상태라서 알라딘이 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망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다른 사회의 전분야에 걸쳐 일어나는 일들이
알라딘과 인터넷 서점계만 빗겨가길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겠지요.
그런 긴장이 서점가를 강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몇몇 출판사들은 몇십억에서 백억대 매출까지 올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문제와 상관없이 출판유통의 문제...
알라딘에 대한 이곳의 구매자들이 가지고 있는 애정의 원천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리뷰 - 일부 뽐뿌성 리뷰를 제외하고 - 는 책을 먼저 읽은 사람들이 그 책에 대한 품질 및 어떤 이들에게 필요한가를 소비자들이 업체를 대신한 모니터링을 해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게임이 출시되기 전 베타 테스터를 모집하고 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얻어 게임의 품질을 개선하는 것처럼 리뷰는 개인적으로 보자면 그저 심심파적으로 하는 일이고, 자신의 책읽기를 점검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알라딘의 입장, 굳이 알라딘만이 아니라 이런 공간을 열어두고 있는 모든 곳들이 마찬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즉, 여러분이나 제가 알라딘으로부터 제공받는 것을 고맙게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아주 공짜는 아니란 말입니다.

게다가 알라딘의 서재는 또한 책읽기(구매)를 부추기는 측면도 있습니다.
알라딘에 대한 "독자(소비자)"의 애정의 원천은 바로 서재라는 커뮤니티 공간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독자는 책을 읽고 이에 대해 말할 수 있고, 말하고 싶은 공간의 필요성을 느꼈고
알라딘은 이에 적절하게 호응한 것입니다. 일종의 윈윈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죠.
제가 염려하는 것은 알라딘의 지나친 상업성이 아닙니다.
상업적일 수 있는 것도 여러 측면이 있는데 구태여 너무 눈에 확 띄고 쉬운 것만 먼저 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질책을 보내고 싶은 겁니다.
즉, 서점 본래의 목적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보강할 생각을 먼저해야 한다는 거죠.
예를 들어 알라딘 서점이 담고 있는 책 가운데 상당수는 책 표지 이미지가 없습니다.
그리고 어떤 책들은 목차가 없고, 그에 대한 간단한 책 소개도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품절로 나타나는 책들도 실제 서점에 가면 준비되어 있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시장을 창출해내는 방법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이리스트를 약간 변주해서, 이 공간 안의 전문가집단을 동원해
어떤 한 주제에 대한 일종의 커리큘럼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 안에 자신들이 질좋은 책들이나 작가 소개 등을 해보이는 별도의 "에디터'스 가이드" 같은 웹진 형태의 지면을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저는 알라딘이 이런 부분들에 대한 고려없이 너무 손쉽게 상업성을
겉으로 드러내 보이는 길만 택하고 있다는 우려가 들었습니다.
서재를 알라딘이 최초로 시작한지는 몰라도 서재 같은 공간이 알라딘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인터넷을 하는 이들은 프리챌이 밟았던 실책을 기억할 겁니다.
손쉽게 유료화의 길을 드러내보이며 선택한 결과, 프리챌은 잊혀진 과거의 커뮤니티 사이트가 되었습니다.
싸이월드의 성공은 그것을 직접 돈으로 보이지 않고, 도토리란 대체 화폐를 동원한 결과입니다.
물론 자본과 물량의 공세, 스카웃 등을 통해 단박에 다음 카페를 무너뜨리고 성장하고 있는 네이버도 있습니다. 그러나 알라딘이 그런 공세적인 마케팅이 가능하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여러분이 알라딘이 제공한 이번의 조처에 별다른 문제를 느끼시지 못할 수도 있고, 불만이 없으실진 모르겠으나 제 입장에서는 그간의 변화가 영 불안합니다.
물론 제가 뭐라 말한다해서 달라질 것은 없겠단 생각이 들어 앞으로는 말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비연 2005-01-19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의 생각에 동의합니다..사실. 저도 리뷰에 노골적으로 떠있는 두 개의 '꾸욱 누름'에 많이 당황했었으니까요...좀 불편하긴 했지만, 상업적인 성격을 너무 드러내는 게 아닌가 해서 이걸 눌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도 좀 했습니다...알라딘이 어떤 의미에서 이걸 했는 진 모르겠지만 알라디너들의 불편함을 덜어주겠다는 매우 순수한 취지가 아니라면 변화의 방향에 대해 한번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조선인 2005-01-19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의 말씀에 동의하면서도 어쨌든 먹고 살아야 하기에 알라딘의 입장도 이해합니다.
또 노골적인 반감을 가지지 않게 버튼을 배치할 수도 있을텐데 알라딘의 UI 디자인은 참으로 어리숙하구나 싶기도 하구요. 가령 추천하기/퍼가기 옆이나 밑에 메뉴버튼이 추가되었다면 이렇게까지 튀지 않을텐데 말이죠.
 

희망의 이름으로 ...80일의 단식..지율스님의 근황.

마음을옮기지 않았는데 시간이 갔다는 것을 나는 잘 모르겠습니다.

체와 용이 하나라고 생각하면 ........

                                             <불교 정보센타 제공>

      이제 지율스님의 단식은 날짜를 세어 갈 수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희망을 버리지 못합니다.  그 길은 미래로 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손잡아 주세요........... 아이들과 함께 종이접기를 하며 천성산과 도롱뇽의 이야기를 나누어 주세요.

                      100만 마리 도롱뇽 접기 동참을 호소하며 ..... 스님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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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5-01-19 0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것이 연관되어 있다는 걸, 경제 논리로밖에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해시키기는 불가능한 것인 모양입니다. 지율스님의 모습을 차마 볼 수가 없네요.

바람구두 2005-01-19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 아프죠.
 

삶은 아무리 더럽고, 치욕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죽음보다 낫다.

2005년 나의 독서 테마에 대해 올초에 이야기한 바 있는데, "문화"를 읽기로 한 것은 문화비평(문화연구)에 대한 이론서들을 읽을 결심을 했다는 거다. 생각외로 이 방면에 많은 읽을 거리들이 산적해 있음을 최근에야 마음에 새길 수가 있었다. 그야말로 읽을 것은 지천인데, 그간 이 방면에 대해 무식했음을 절감하는 거다.
그렇다고 문화이론을 공부하기 위해 읽어야 할 대상들이 전혀 낯선 인물들은 아니라는 사실에 다소의 안도를 품을 수 있게 된다.

미하일 바흐친
발터 벤야민
마샬 맥루한
칼 마르크스
프랑크푸르트 학파
테오도르 아도르노
루이 알튀세르
움베르토 에코
아르놀트 하우저
자끄 라깡
페르디낭드 소쉬르
롤랑 바르트
게오르그 루카치
피에르 부르디외
레이먼드 윌리엄스
안토니오 그람시
레비 스트로스
김현 ... 등

하지만 그 이름을 이렇게 나열해 기술해놓고 보니 마치 눈앞에 히말라야 산맥의 8,000m급 고봉들을 옮겨 놓은 듯 숨이 턱 막힌다. 사람들은 어째서 산에 오를까? 글쎄, 나도 모르겠다. 나는 왜 저들의 저술을 읽고 싶은 걸까? 글쎄, 그 대답을 위해 나는 그들의 책을 읽는 건지도 모르겠다. 예전에 나는 "왜 글을 쓰는가?"에 대해 스스로 자문자답한 적이 있다.


왜 글을 쓰는가?

- 바람구두

어줍잖게 글을 쓴다는 힘든 일에 매달리기 전에 나는 심한 자기혐오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 시절에 나는 스스로가 막장(漠場)이라고 이름 붙인 연립 주택 지하 골방에 60촉 백열등을 하나 매달아 놓고는, 낮에는 내내 자다가 밤에만 깨어 일어나 소주 마시고, 커피 마시고, 책 읽고, 갓 배운 담배 연기에 취해 글쓰고, 찾아온 모든 손님들을 즐겁게 맞으며 객쩍게 시간을 때우던 그런 시절이었다. 그 무렵 나는 고등학생 신분으로 가담했던 운동 단체가 산산조각이 나서 지하 생활자로 변해 있을 무렵이었다. 나에게 세상은 온통 사기였으며 불가능한 이상으로 가득차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지만 세상 모든 것을 증오하며 한인간을 사랑한다는 이율배반적인 자기기만에 질려 그 생활을 포기하게 되었다. 그후 나는 공장 생활자로 변했고 손에 못이 박힌 노동자들과 그들의 선량한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나는 사물이나 인생, 세상이 무엇이냐고 알려고 대들기보다 우선 그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관심을 두어야 했다. 그만큼 나는 살아가는 것, 생존 자체의 문제가 급박했기 때문이었다. 먼저 어떻게든 살아남으면 세상이 무엇인가도 알게 되리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제약들 장남, 종손, 부모가 없는 아이, 삼촌 셋에 고모 셋, 그리고 가엾은 누이가 나의 발목을 붙잡고 있었다. 사랑을 애써 가장했지만 처치 곤란한 사고무친의 남매가 살아가야 할 세상은 모두 제 코가 석자였다.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안락한 삶의 방식은 모범생으로서의 삶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런 모범생으로서의 삶을 일탈함으로 비로소 내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었다. 비록 그것이 안락하고 편안한 삶은 아니더라도 나 자신이 선택하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어른들의 세계를 기웃거리며 영악한 아이로 기억되던 내가 영악한 것이 아니라 열악한 아이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어렸을 적 TV에서 해주었던 "엄마 찾아 삼만리"란 만화영화를 보며 울먹였던 기억이 난다. 소년 마르코가 어머니를 찾아 먼길을 여행하며 갖은 고생을 다하다가 결국 어머니를 만난다는 감동적인 이야기였는데, 나는 그 만화를 보며 우리 어머니도 먼 곳에서 날 그리며 돈을 벌고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덧없는 희망이 정말 덧없는 사실이라는 것이 판명되었을 때, 나는 세상엔 슬픈 일이 기쁜 일보다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로부터 나는 진심으로 세상을 깨닫게 되었다.

   바흐친의 말처럼 지식과 논리는 권력의 도구가 되어 잔인한 희생을 부른다.

  이에 반해 사랑은 논리가 설 수 없는 모순의 장이다. 그러기에 사물의 이치는 지식보다 사랑을 통해 파악된다. 나는 이 글을 쓰면서 나의 글쓰기의 출발이 결코 사랑이 아니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매우 절실한 욕구에 의해 시작한 일은 후회가 없는 법이다. 나는 지금까지 어떤 일에서 그토록 절실했었을까. 아무런 준비도 계획도 없이 세상에 발을 들여놓았다. 세상에서 버림받고 살았다는 묵계가 나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존재하고 있다. TV의 CF에나 나올 듯한 가정은 실재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잘난 사람들로부터 느끼는 열등의식으로부터 나 자신을 지키고 감추기 위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내가 글을 쓰지 않고 사는 일이 쓰는 일보다 더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때, 나는 글을 쓰게 되었다. 내가 이 세상에 살았다는 흔적을 남기기 위해, 세계라는 거대한 변기 속에서 줄만 당기면 사라져야 하는 분뇨 같은 존재가 되기 싫어서, 나를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내가 무력하게 침몰하지 않았음을 알려주고 싶다. 글쓰고 있지 않는 시간은 나에게 굶주린 공복 상태처럼 스스로를 괴롭히고, 계속해서 자학의 상태에 빠뜨린다. 글쓰기는 나의 유일한 자기 구제의 방도이며, 나의 구원 사업이다. 이 진구렁보다 질척하고 암울한 습기가 자본주의라는 가습기로부터 뿜어 나오는 세계로부터.... 그러나 갈대의 뿌리를 손쉽게 캘 수 있다고 생각한 착각이 지하의 세계에 감금된 뿌리를 찾으려는 시도를 가능하게 한다면, 인간의 사유의 뿌리를 더듬어 보겠다는 나의 욕망과 그것으로부터 시작된 세상을 측량해 보고 싶다는 나의 거친 야심은 한낱 부질없는 착각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런지.

  세상의 익명성(匿名性)에 도전하고 싶다. 더러운 허위 의식과 위선으로 가득찬 세상을 욕보이고 싶다. 그러나 지금은 희망을 갖는다는 것이 희망을 지키는 것보다 더 힘이 든다. 때로는 희망이 사람을 망친다.

"삶은 아무리 더럽고, 치욕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죽음보다 낫다."는 결론을 나는 이미 오래전에 내려놓고 있었나 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롤랑 바르트와 같은 괘락주의자인지도 모르겠다. "나의 몸이 텍스트의 관념을 쫓아가는 바로 그 순간에 텍스트의 즐거움이 일어난다"고 말하던...

* 알라딘에서 2005년 마이리스트를 올리면 그중 20명을 뽑아 10만원 상당의 책을 줄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래서 부랴부랴 보관함의 책들 가운데 50권을 옮겨놓고 보니 또 책이 그만큼 남는다. 그러고나니 문득 보관함에 남아있는 내 책들이, 아니 내 불쌍한 욕망들이 가엾어진다. "10만원의 책을 얻고 싶어서 나는 이렇게 열심이구나"란 생각이 무심결에 스스로를 불쌍하게 여기도록 만든 거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흔들어 생각해보니 이렇다.
"삶은 아무리 더럽고, 치욕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죽음보다 낫다"는 나의 결론.... "살아남으면.... 살아남으면 부끄럼도 알게 되겠지"라는... 그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무척 유쾌해졌다. 역시 난 쾌락주의자...Dum vita est, spes est. 생명이 있는한 희망은 있다. 역시 모든 거창하게 만드는 걸 좋아한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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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5-01-14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단의 말씀이 멋있어 추천하렵니다. 근데 저도 위에 나열하신 저자들 약간 머리가 아프군요.>.<;;

물만두 2005-01-14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 그거 저도 했는데... 그나저나 님과 저의 간격만을 새삼 확인해서 마음 아픕니다 ㅠ.ㅠ

urblue 2005-01-14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 다닐 때 한두권씩 손대다 만 이름들이군요. 다시 읽을 날이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바람구두님이 말씀하시면 뭐든 거창하게 들려요.)

2005-01-15 1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