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시테크를 넘어 초테크니 하는 식으로
시간의 단위를 세분하여 사용한다.
하다못해 일 단위, 주 단위를 사용하는데,
내 경우엔 그렇게는 못해도
최소한 월 단위 계획은 세워서 살아야 할 터인데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월 단위 계획이란 것도 없다.
그렇다고 무계획적이냐 하면 그것은 아니다.
내 계획은 대개 계절 단위로 구분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보내고 나면 다시 봄, 여름, 가을, 겨울이다.
그렇다고 제 철에 나는 과일처럼 하는 것이 아니라
비닐 하우스에서 만들어지는 과일처럼 늘 계절을 앞서간다.
내가 봄을 만들 땐 겨울이 가장 깊을 때이고,
내가 여름을 만들 땐 다들 한창 봄기운을 만끽하고 있을 때다.
그러다보니 여름엔 가을을, 가을엔 겨울을 산다.
이제 나는 봄을 만들러 간다.
봄을 만들러 가면서 내 머리속엔 이미 여름으로 가득하다.
이번 여름엔 뭘 차려내놓아야 욕을 덜 먹을지를 고민한다.
마감 카운트다운이다.
당분간 나머지 생활은 올스톱이다.
그러므로 여러분도 안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