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서재 결산

[마이리뷰] - 총 25권
<그림책 쓰는 법> 엘렌 E. M. 로버츠 지음, 김정 옮김 l 문학동네
<진보는 죽은 사상인가> 막스 갈로 외 l 당대
<영화속의 문학읽기> 송병선 지음 l 책이있는마을
<도박묵시록 카이지 26> 후쿠모토 노부유키 지음 l 학산문화사
<마스터 키튼 1>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l 대원씨아이
<바나나 피쉬 1> 요시다 아키미 지음, 류임정 옮김 l 시공코믹스
<슬램덩크 24> 이노우에 다케히코 지음 l 대원씨아이
<야만의 시대> 김성진 지음 l 황소자리
<비행기로 민심을 격발하고 장래 국내의 대폭발을 일으키기 위함이라> 이윤식 지음 l 어진소리(민미디어)
<촬영금지> 구와바라 시세이 l 눈빛
<에도의 패스트푸드> 오쿠보 히로코 지음, 이언숙 옮김 l 청어람미디어
<노부, 맛의 제국> 노부 마츠히사 지음, 오정미 옮김 l 디자인하우스
<대중문화 읽기와 비평적 글쓰기> 김정은 지음 l 어진소리(민미디어)
<18禁의 세계> 김봉석, 김의찬 지음 l 씨엔씨미디어
<피터의 편지> 에즈라 잭 키츠 글.그림, 이진수옮김 l 비룡소
<피터의 의자> 에즈라 잭 키츠 글, 그림 | 이진영 옮김 l 시공주니어
<내 친구 루이> 에즈라 잭 키츠 글 그림, 정성원 옮김 l 비룡소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 이광주 지음 l 한길아트
<대중문화의 이해> 김창남 지음 l 한울(한울아카데미)
<이것이 명품이다> 조미애 지음 l 시지락
<헌법의 풍경> 김두식 지음 l 교양인 
<깊은 밤 그 가야금 소리> 황병기 지음 l 풀빛
<성의 역사학> 후지메 유키 지음, 윤경원 외 옮김 l 삼인
<동맹 속의 섹스> 캐서린 H.S. 문 지음, 이정주 옮김 l 삼인
<신영복의 엽서> 신영복 지음 l 돌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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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리뷰는?

이런 (좋은)책은 하루빨리 절판시켜야 한다.
- <대중문화 읽기와 비평적 글쓰기> 김정은 지음 l 어진소리(민미디어) - 추천 14개

1월에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린 리뷰는?

야만의 시대를 계획한 배후는 누구인가?
- <야만의 시대> 김성진 지음 l 황소자리 - 댓글 10개, 추천 4개
 

죽음을 부르는 물고기, 바나나 피쉬
- <바나나 피쉬 1> 요시다 아키미 지음, 류임정 옮김 l 시공코믹스  - 댓글 10개, 추천 11개

 

[마이페이퍼] - 총 5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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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 2005-02-15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잡지 마감은 쳤어요. 오늘... 그런데 이번 주말까진 제가 뭐 하나 해야 하는 게 있어서 바쁠 듯... 흐흐, 점수 따기를 위한 페이퍼... ㅠ.ㅠ

바람구두 2005-02-15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개 다 염장... 흐?

마늘빵 2005-02-15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달에 25권. 우와. ㅡㅡa 팽팽놀아싸는 백수놀이하면서 한달에 10권 읽으면 평생 중 가장 많이 읽은건데. 부끄럽습니다.

로드무비 2005-02-15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서재는 하루빨리 ...시켜야 한다.
...가 뭐게요?ㅎㅎ

stella.K 2005-02-15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확실한 염장 맞습니다. 으흐~~~이런 서재...시켜야한다 맞아요.ㅠ.ㅠ

아영엄마 2005-02-15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옳소! 동감이오! 염장이오! 서재의 달인 순위를 보니까 님이 2위로 올라셨더군요. 놀라운 수직 상승이라 입이 다물어지지 않사옵니다. 보니까 조만간 1위로 올라서시겠더군요. 부럽당...

바람구두 2005-02-15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의 말씀은 아마도 상장시켜야 한다가 아닐까요? 흐흐....
스텔라님의 말씀은 모르겠고(최근 제가 밉보이기 전략으로 가는 중이라서)
아영엄마는 제가 서재의 달인 2위로 올라선 게 신기하세요. 우습지만 한동안 저는 주간 리스트 순위 모두 부동의 1위를 4주 연속으로 지킨 적도 있답니다. 흐흐.

stella.K 2005-02-16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어머나 이러지 마세요. 뇨자의 마음은 갈대랍니다.
안되요, 왜 이래요? 이러시면 안돼요...흥~!

부리 2005-02-16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달에 25편이라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전 너무 빈약해서 1월 통계 못내고 있습니다.
 

음....
이런 말하면 사람들이 욕하겠지만...
무지하게 바쁘다.
오죽하면 설연휴 기간 동안 친가와 처가를 오가면서도
교정지를 들고 다녔겠나!
마감이 있는 인생은 고달프다.
그런고로 나의 모든 생활은 마감 이전과 이후로 구분된다.

지난 주 토요일엔 디자인 사무실 나가 막바지 교정을 보다가
투툭.... 어, 이게 뭐지...
코피를 질질 흘렸다.

일이 없을 땐 없다가도 닥칠 땐 한꺼번에 닥치는 지...
지난주와 이번주 연달아 두 편의 외부 청탁 원고를 써서 넘겨줘야 한다.
지난 주말 쫄따구 눈치보며 원고 하나 써서 넘기고,
이번 주말까지 다시 한 편을 써서 넘겨야 한다.
남의 마감까지 신경써야 한다는 건... 너무 잔인하다.

그 와중에도 주간 서재의 달인 30위권 사수를 위한 분투에서 밀려날 수도 없다.
일주일 동안의 리뷰와 페이퍼를 합산해 점수를 매기는 이 피말리는 5,000원빵이
뭐 대단하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올해부턴 돈 나갈 일만 많아져서 이렇게라도 안 하면...
안 된다.

결국 지난 주말 128MB짜리 USB를 샀다.
헉, 이렇게 슬플 때가 그동안 내가 쓴 모든 글을 집어넣어도
128MB를 채울 수 없었다.
기껏해야 25MB였다.
슬펐다.
예전에 써논 글들만 날리지 않았어도...
128MB를 어떻게든 채울 수 있었을 텐데...
하여간 그간 써둔 글들을 128MB 이동형 디스크에 담아 외근 나가서도 짬짬이 서재에 글을 올렸다.
급기야는 지난 일요일엔 PC방에 나가서까지 한 편의 리뷰를 올렸다.
흐흐, 선방했다.

이번주에도 주간 서재의 달인 30위권을 사수했으니...
5,000원의 적립금을 받을 수 있겠다.
만쉐! 바람구두! 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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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5-02-14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바람구두님, 서재의 달인 사수하는 것도 좋지만, 팬관리도 좀 하심이 어떠하실런지요? 마실도 안 다니셔. 자존심 접고 댓글 달아도 반응없어. 저 아무레도 제 즐찾에서 바람구두님 명단 파 버릴까 심각하게 고려중입니다. ㅠ.ㅠ

nrim 2005-02-14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정말 대단하셔요..~!

바람구두 2005-02-14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 마감 지나면 마실도 갈께요.
지금도 마실은 가는데... 댓글 남기는 게 생각외로 쉽지 않네요.

안녕, 토토 2005-02-14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 파이팅!!
근데 코피는 조심하세요. 팬관리랑 서재의달인리스트 관리말고 몸관리하세요 몸관리, 그러다가 병나심 약값이 더 들어요! (버럭버럭!!)

아영엄마 2005-02-14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30위권 밖으로 밀려나니 올라가기 무지 힘들구만요. 포기할까봐..ㅜㅜ 아무튼 님이 30위권 사수하심을 축하드리옵니다. 흠흠... 스텔라님 말씀에 한 표! 댓글 남기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아시는 분이시라면 다른 분들 또한 댓글 남기시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아시리라 믿습니다. ^m^

바람구두 2005-02-14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아영엄마! 흥칫핏이라 아뢰오. 흐흐... 스텔라님이야 워낙 제게 댓글도 많이 남겨주셨으나 아영엄마님은 자주 뵙지 못한지라... 차별이우. 아하하... 토토님밖에 없어요. 아흑... 대갈장군 보고 싶어요. 난이에게도 안부 전해주심....

stella.K 2005-02-14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 보세요. 아영 엄마도 제 편이잖아요. 흥~!

바람구두 2005-02-14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참, 스텔라님! 서재에 가보세요. 글 남겼잖아요. 아유... 몬살아.... 이 놈의 인기는 왜 시들지도 않는 거야. 쿠헤헤....

balmas 2005-02-14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아, 정말 대단하군요,
30위까지 챙기는 저 욕심 ... ^^

. 2005-02-14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대단하시네요. 저는 그런거 잊어부린지가 어느 세월인지 몰라요...ㅎㅎㅎ

마늘빵 2005-02-14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도 지금 4주째 30위 지키고 있죠. 아직까지는 안정권. 30위 간당간당하면 불안하잖아요. 전 20위안짝을 노리고 있답니다. ^^; 5천원빵. 이거 모아서 전공책 사야지.

마태우스 2005-02-14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두님, 바쁜 와중에도 30위 축하드려요
-100위 밖으로 밀려난 마태 드림-

stella.K 2005-02-14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봤다니까요. 팬관리 잘 하시라는 뜻이어요. 전 어떻게 하면 인기인이 될까요? ㅠ.ㅠ

▶◀소굼 2005-02-14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도 인기인이시면서~;
요즘들어 30위는 정말 아득해서 ;;페이퍼30위도 힘들더군요;

나른한 오후 2005-02-14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바람구두님 막판에 글 드문드문 올라오시더니 그게 다 이유가 있었어..중얼중얼..
 

물론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믹 재거를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젊은 나이에 아깝게 죽은 예술가들의 흔적을 발견할 때,
가끔 그것이 유령의 모습처럼 주변을 배회한다고 느낄 때가 있는데요.
그런 것이 가장 강렬하게 느껴질 때는 죽은 이의 음악을 들을 때죠.
거기에다 벽에 그의 젊은 날 사진을 대형 브로마이드로 붙여놓고 바라보아야 할 때입니다.
.
젊어서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
.
그의 영정 사진을 바라보다가 문득 앞으로 7년 후면 제가 그 나이에 이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세상에 닮은 꼴 얼굴 둘.
하나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서서히 늙어갈 것이고,
다른 한 얼굴은 이미 죽은 채 추억이 켜켜이 쌓여가는 벽장 속에서
여전한 얼굴로 그렇게 살짝 미소짓고 있을 겁니다.
.
<베로니카의 이중생활>이나 <도플갱어> 같은 영화들을 보면서.
세상에 같은 존재 둘이 존재할 수 없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
만약 예술가들에게 자신의 작품이 그들의 분신이라면
그들에게 자식 하나 없어도
그 작품들이 자신의 자식들일 것이므로
(우리 부모가 서서히 늙어 죽어가게 된다거나 하는 그런 일들을 포함해서...우리가 그들의 작품일 것이므로)
혹은 그 자신의 분신일 것이므로 그들이 요절하거나 결국 죽는 것은 하등 이상할 것도 없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
우리가 젊어서 일찍 죽은 예술가들에게서
그들의 분신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그들이 그렇게 자신의 작품에 자신을 너무 많이 나누어 담은 탓은 아닐런지요.
.
흐흐, 그렇다면 믹 재거는 영혼을 나누지 않았던가요?
어쩌면 그는 다른 방식으로 생을 좀더 길게 쪼개 사는 법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
혹은 최근에 이연걸이 주연으로 나온다는 이 우주에 존재하는 200여명의 자기를 죽이면
우주 최고의 권력자가 된다는 설정들을 보면서 사람들의 여전한 자기애를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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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2-12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읽은 SF 단편이 생각나네요. 50년 뒤 50년 전 사람과 통신하게 되는데 그 사람이 어린 시절의 아버지였다는...
 

머피의 법칙인지는 몰라도...

이벤트에 잘 참가하지도 않지만 이벤트에 참가하면 꼭 안 되더라....

흑흑.....

알라딘 마이리스트 소원 들어주기 이벤트 떨어졌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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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5-02-11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떨어졌습니다. 그래도 씩씩하게 잘 살고 있지 않습니까? 기운 내십시오!!

깍두기 2005-02-11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거 되면 평생 알라딘 말고 다른 곳에서는 책 안사겠다고 다짐했는데....이제 다른데 눈 돌려볼 거여요. 알라딘 미오....

날개 2005-02-11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워낙에 많은 분들이 참가하셨던 이벤트잖습니까.. 경쟁률이 넘 높았어요..^^;;
되신 분들보다 안 되신 분들이 훨씬 많으니 넘 슬포하지 마세요~~

마태우스 2005-02-11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이벤트가 경쟁이 치열해서 되기가 어렵답니다. 요즘은 이벤트 하면 다들 몰려가서 참가를 하는지라....옛날에는 정말 안그랬었는데....

마늘빵 2005-02-11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만원권 당첨. ㅋㅋ

나른한 오후 2005-02-11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탈락이네요.^^;

바람구두 2005-02-12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책과 ** 욕심은 아주 많아서리...
그런데 **는 무엇일까요? 아하하....

바람구두 2005-02-12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어머나... 이러지 마세요.
"사람"인디... 쿠하하

stella.K 2005-02-12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이나 뇨자나. 같은 동성을 욕심내실리는 없지 않습니까?! ㅋㅋ.

글샘 2005-02-12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들이 행운의 네잎 클로버를 찾아다닌다지만, 세상에는 <행복>이라는 꽃말의 세잎 클로버가 더 많다지요? 당첨되는 게 더 희한한 일 아닌가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미술사학자 오주석(吳柱錫) 선생이 1년 반의 백혈병 투병 끝에 지난 5일 오후 9시 반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에서 향년 49세의 일기로 소천(召天)하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오주석 선생과의 인연은 "옛그림읽기의 즐거움"을 펴낸 지난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야 하겠습니다. 저는 오주석 선생을 처음엔 저자와 독자의 관계로 만났습니다. 당신의 책을 읽고 누구인지 미술쪽, 우리 한국고미술 분야에 정말 괜찮은 감식안과 문재를 지닌 미술사학자가 등장했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열화당에서 근무하는 친구의 도움으로 "옛그림읽기의 즐거움"에 실린 "인왕제색도"와 "고사관수도"의 이미지를 복사하여 액자로 만들기도 했는데, 오주석 선생과 저의 이승에서의 인연은 그런 관계만으로 끝날 일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지난 2001년 9월부터 당신이 제가 몸담고 있는 잡지의 편집자문위원이 되셔서 저는 한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올해가 2005년이니 햇수로는 4년이고, 만 3년 정도의 기간동안 뵈올 수 있었습니다. 당신의 부음에 즈음하여 신문에 실린 고인에 대한 학계의 평가를 살필 수 있었습니다. “엄정한 감식안과 작가에 대한 전기(傳記)적 고증으로 회화사의 저변을 넓히는 데 힘써 왔다”고  했다는데, 오주석 선생의 그간 활동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이런 평가는 지극히 당연하나 그럼에도 당신의 넓은 도량과 흐뭇한 미소, 우리 미술에 대한 깊은 사랑을 표현할 길은 없습니다. 참으로 애석하고 안타까워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신이 병증을 알기 전에 저는 선생을 모시고, 함께 역사기행을 간 적도 있었습니다. 그때 좀더 많은 것을 배우지 못한 것, 좀더 많은 추억을 만들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당신은 늘 음악과 술을 즐겨하였고, 조선시대의 도학자들이 지닌 높은 정신세계를 흠모하였습니다. 그 자신이 거문고를 익히고 연주하고, 옛그림을 보되 이를 해석하기 보다는 이를 즐기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했습니다. 비록, 특정 이데올로기에 매인 사람은 아니었으나 주장하는 바에는 사특함이 없었으며, 세사(世事)의 바르지 못함을 참지 아니했습니다. 특히 우리 옛 미술을 욕되게 하는 비평에 대해서는 더욱더 참지 아니하였습니다.

참으로 애석하고 원통합니다. 저는 당신이 투병 중일 때 병문안 한 번 가보지 못했습니다. 그저 전화로 몇 번 말씀을 드렸을 뿐입니다.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그리 말씀하시더니 이렇게 허망하게 가실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당신은 우리가 서양미술가들은 알고, 좋아하되, 단원의 그림은 그만 못하다 여기는 자세를 질타하고, 우리가 우리 옛 것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여 이를 마음으로부터 좋다 여기고 사랑하지 못하는 것을 늘 안타까와 했습니다. 이제 뉘 있어 우리의 어리석음을 깨우쳐 주겠습니까. 당신의 글을 통해 우리는 우리 옛 것의 아름다움을, 당신의 그 마음과 해석을 즐겨하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제 학문적으로 더욱 많은 일들을 하여 주실 나이에 그렇게 세상을 등지니 애석한 마음 누를 길이 없습니다.

부디 하늘로 돌아가는 길이 편안하시길...

2005. 2. 7. 風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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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5-02-07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정말 아까운 분이신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비연 2005-02-07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까운 분이 너무나 일찍 돌아가셨군요. 삼가 명복을 빕니다...

stella.K 2005-02-07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랬군요. 안타깝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달팽이 2005-02-07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저도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이란 책을 아주 감동적으로 읽었는데...그리고 뒷면에 나온 달마도와 고사관수도는 조그만 액자에 넣어서 벽에 걸어놓고 늘 보고 있는데... 나에게 안목도 없지만 그래도 그림을 마음으로 보는 안목을 가르쳐준 분이었는데... 생사없는 그 곳에서 편히 쉬기를 바랍니다... 또 어느 때 인연있어 세상에서 다시 뵈올날이 있기를...

2005-02-07 18: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안녕, 토토 2005-02-12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점에서 본 책이 <한국의 美 특강>이었는데 바구니에 담아만두고 여태 주문하지 않았었네요. 별세소식에 놀라서 다시 살펴보니 그 분이 맞으시네요.
가시는 길이 편안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