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판 란마 1/2 4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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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알겠어? 아카네는 내 약혼자다! 절대 손대는 건 용납 못해! - 란마 1/2 中 3권

 

 어렸을 때 만화책방에서 이 책을 접했었다. 몇 번 읽다가 다른 만화책으로 바꿨었던 기억이 난다. 책방에서 책을 빌리다보니, 중요한 부분(?)만 오려진 만화책들이 너무 많아서 내용을 제대로 파악할 수도 없을 정도였던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어렸을 때 란마는 제대로 완결이 나지 않았던 상태였고, 루미코 씨가 란마를 중도포기한다는 소문이 한창 돌고 있었다. 그러나 알고보니 루미코 씨는 작품을 중도포기하는 일이 없으며, 한 번 작품을 시작하면 끝을 보는 사람으로 유명했다. 결국 란마 1/2를 완결냈으며, 본인도 그 마지막을 봤다. 하지만 10권대까지밖에 읽지 않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볼 마음도 아직 남아있었다. 결국 이 책을 오늘까지 합쳐서 7권 봤다. 하루에 한 권씩 읽는데, 내용도 그닥 진지한 것이 없고 액션코미디가 많아서 진도가 쑥쑥 나간다.

 약간의 설명을 덧붙이자면 이렇다. 란마와 아카네의 아버지들은 사실 자식들이 태어나자마자 결혼시키기로 몰래 약속을 했었다. 그러나 란마는 주천향에서 수련을 하다가 여자가 빠져 죽었다는 전설이 있는 호수에 빠져 버린다. 결국 그는 찬 물을 뒤집어쓰면 여자가 되고, 뜨거운 물을 뒤집어쓰면 남자로 돌아가는 저주에 빠진다. (아마도 결투하다가 져서 호수에 빠지면 온갖 저주 중 하나를 입게 되는 듯한데 이들은 그 사연을 모른 채 '최고의 수련장'이라는 말만 듣고 간 듯함.) 그러나 '일단은' 남자의 기능에 이상없으므로(...) 아버지들은 예정대로 란마와 아카네를 결혼시키려 한다. 하지만 란마와 아카네는 '결혼은 스스로 결정해야 할 일이다'라고 반발한다. 결국 란마는 아카네의 집에서 식객으로 살게 되고 그로 인해 일어나는 여러가지 스토리.

 

 

찬물을 뒤집어쓰면 이렇게 여자란마가 된다.

언뜻 구성을 들으면 징그러울 듯하나, 묘사나 그림을 보면 그냥 남자가 여자화가 된 게 아니다.

묘하게 색기까지 있다.

 

 지금 와서 완전판 란마 1/2를 보니 여러모로 적나라한 부분이 많다(...) 이건 뭐 에반게리온에서도 레이의 전신이 나올 때 유방 부분은 심의에 걸려 삭제되었다고 하던데, 이 책에선 에반게리온보다도 더 거리낌이 없다. 란마가 여성이 되었을 때 유방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나온다. 여자란마로 변신할 땐 찬 물을 끼얹다보니 옷은 헐렁하지 몸은 물에 흠뻑 젖었지... 뭇 남성들에겐 여러모로 위험한 캐릭터가 아닐 수 없다. 뭐 이렇다보니 란마는 여자의 몸에 왠만하면 익숙한 상태.

 그러나 속은 영락없는 중딩 남자애다. 여자의 몸에 익숙하다고 하지만, 그 유용한 여자의 몸을 '미인계'로 쓴다. 밥도 얻어먹고 왠만하면 여자와의 싸움을 피하려는 남자적도 견제하고 아주 별별 짓을 다한다. 한 마디로 여자가 되는 자신의 몸이 싫다고 하면서도 그 이점을 얄팍하게 써먹는 것이다. 심지어 자신의 몸이 섹시하다고 으스대기까지 한다. 자신도 남자이니 남자가 원하는 여성의 패턴을 잘 파악하고 있으리라.

 자신에게 달라붙는 샴푸의 공세엔 약한 구석을 보이기까지 한다. 처음엔 약혼자가 이미 있다며 싫어하던 녀석이 샴푸가 앙앙거리며 달라붙으니 "서로 좀 더 알아갈 필요가 있다"라는 식으로 말을 바꾼다. 우와... 아무리 세나가 앞뒤 사정도 듣지 않고 발끈하는 측면이 있다곤 하지만 이 정도면 나라도 화나겠다. 무튼 5권까지 등장한 란마의 주요 첩(?)으로는 흑장미 코다치, 그리고 샴푸 정도? 또 다른 강력한 적수 우쿄가 아직 안 나왔지만 그럭저럭 스토리가 잘 진행되는 편이다.

 그나저나 샴푸가 먼저 란마한테 달라붙은 줄 알았는데, 코다치가 먼저였네...

 

 

예전에는 그저 재수없는 여자애로만 봤는데 지금은 여자란마 다음으로 정이 가는 샴푸.

사실 이 아이도 뭣도 모른 채 중국 풍습대로 란마랑 결혼하려 한 건데,

란마가 "난 여자다" 이런 사기를 쳐서 충격받았었음. (비겁한 놈)

근데 란마가 사실 남자였다 하지도 않았는데 중국에서 할머니를 끌고 온 걸 보면 같은 여자라도 상관없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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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북
귄터 아멘트 지음, 이용숙 옮김 / 박영률출판사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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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벌거벗은 여자'라는 책의 후기를 썼을 때도 유달리 검색수가 폭발적이었다.

벌거벗은 여자의 사진이라도 나오는 줄 알았나보다.

하긴, 이 책은 섹스를 사랑하는 남녀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섹스북이다.

 

 이 책은 독일 청소년들을 위한 성교육 책이다. 다른 성교육 책들처럼 여자와 남자의 성기에 대한 지식들도 등장한다. 이전에 난 다 마스터했으므로(?!) 그냥 청소년 소설보듯이 재미있게 보았다. 그래도 꼴유교에 물들어 '남녀칠세부동석'같은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껄이는 우리나라와는 완전히 다른 책이다. 

 첫번째로, 성기를 '표현'하는 그림을 그린다던가 하는 그런 유치한 짓은 안 한다. 직접 남자의 성기가 발기하는 사진을 찍고, 여자의 클리스토스가 발기하는 사진까지 찍는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성기의 앞면을 찍으면 안 된다는 말도 안되는 법률때문에 그 바람직한 사진이 올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참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두번째로, 이 책은 목차 따위 정해놓지 않았다. 이 책을 쓴 박사님의 말로는 필요한 목차만 슬쩍슬쩍보고 버려질까봐 그렇게 구성했다고 한다. 대표적인 청소년 남자, 대표적인 청소년 여자의 대화로 이야기는 구성된다. 만일 이 두 청소년들의 대화 중에서 잘못된 상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거나 좀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이슈가 나올 경우, 박사님이 살짝 옆으로 비껴나서 그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식이다. 

 세번째로, 이 책은 청소년들이 관심있어할 만한 사회적인 주제들이 빈번히 나온다. 지금의 성교육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없지만, 내가 받은 성교육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콘돔불기' 수업밖에 없었다. 끈적끈적한 기름이 덮인 비닐이 콘돔인지도 모르고 풍선마냥 불다가 제일 크게 불었다고 선생님이 칭찬하시며 콘돔상자를 주셨던 기억이 난다. 난 왠지 모르게 신나서 집 안에다가 보관해두었었는데, 어머니한테 뺏긴 적이 있다. "창녀처럼 굴지 마라." 라고 하셨던가. 그 말에 엄청 상처를 받았고 당황스러웠다. 이 책에서는 본인처럼 부모와 성적 의견의 차이로 전투를 벌이는 청소년들에게 여러가지 위로가 될 말들이 적혀있다. 역자님이 참 번역하기 힘드셨을 듯한데, 독일의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을 지니고 계셨는지 번역에 실수나 무리수가 없었다.

 어쩌면 남자들에겐 좀 보기 힘든 책일지도 모르겠다. 임신 중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동독은 원래 공공적으로 임신 중절 법률이 허가되었던 국가였다. 그러나 임신 중절이 금지되었던 서독과 통일이 되자, 법률이 미묘하게 바뀌었다. 임신 중절이 법률엔 위배되지만, 그로 인한 처벌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책을 상세히 보면 그 전말을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나중에 '독일 녹색당'에 대해 설명하는 코너에서도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서로 다르게 살았던 국가가 통일을 하려면 두 국가가, 특히 좀 더 진보적이었던 국가 쪽이 많은 것을 감소해야 하는 것 같다. 타협이 중요하긴 하지만 굳이 이런 좋은 정책에서까지 애매한 해결책을 봐야 하는지. 세계적으로 예외없이 여성들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 현실에 그저 한숨만이 나올 뿐이다.

 

 

 

 

 이런 종류의 책을 볼 때마다 남자분들에게 항상 말하는 것이지만, 만일 중고책방에서 이런 책을 발견한다면 꼭 사라. 그리고 끝까지 다 읽어봐라. 꼴페미네 어쩌네 비난하기 전에 그들의 입장을 읽고나서 반박할 준비를 하던가 해라.

만일 이런 그림이 등장한다면 여유있게 큰 소리로 웃기도 하면서 말이다.

 

 

20대 중반도 몰랐던 성지식

 

① 그 날일 때 더운 물로 목욕하면 아랫배의 뻐근한 통증이 사라지면서 기분이 나아진다.
② 바기나 오르가즘이 있는지 없는지는 뚜렷하게 알 수 없다.
③ 근대 청교도적 특성으로서 자위행위는 죄악이었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포경수술을 한 것이었다.
④ 남자 아기의 성기는 표피를 올렸다 내렸다 운동을 시키며 밑에 낀 분비물을 깨끗이 씻겨야 한다.
⑤ 에이즈 음성 판정은 제 3자에게는 효과가 없다.
- 2주~6달 결과 대기
- 오늘 성행위->내일 걸림
- 남성용 콘돔이 가장 안전
⑥ 여성용 콘돔의 단점
- 임신 가능성 높음
- 질 입구의 링이 아프고 불편
- 값 비쌈
⑦ 콘돔에 익숙해지기
- 자위시 콘돔 사용
- 삽입 외 방법으로 오르가즘 시도
- 시험기간 거치기
⑧ 트렌스베스티즘
- 여자 옷을 즐겨 입는 남자
⑨ 대체로 관심이 없어지면 해보지 못한 체위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⑩ 노년의 섹스- 여자에겐 심리적 압박이 될 수 있다. (노년 남성의 혼인이 많음)
⑪ 애인이 생기는 비결- 솔직함!
⑫ 성적인 관계를 맺은 후에 그 사람에 대해 잘 알고 대화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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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과 지배 관계 ▼

 

① 중세가정:귀족의 사치- 농노는 주인이 허락해야 결혼
② 부르주아:유산계급 가정
- 지배&피지배 관계
: 부모 중 아버지의 협박 ex/ "유산을 한 푼도 물려주지 않겠다"=심리적 폭력 (두려움, 의무감 유발)
->맞아들=무조건 숭배 vs 기타 아들들=유산 중 한몫 기대
->딸=어머니처럼 순종&남편에게 의존하도록 교육받음, 신분에 걸맞는 행동 강요
③ 산업화:무산계급 가정
- 노동자도 결혼 가능
- 목적: 최저임금 대물림, 차세대 노동력을 키움
- 현상: 인구증가 (피임법계몽&성교육 거부하는 보수층)
->생계유지를 빌미로 노동자 협박->노동시장 통제
- 여성들의 노동시장 진출
: 배경=노동시장 간 경쟁으로 생계가 어려워짐
: 이중고=양육+가족부양
- 결과: 노동운동 후에도 근본적 변화 없음
④ 현재
- 가족제도의 종말?: 여러가지 형태의 실험 필요
- 신중산층 등장
: 자본가=부는 권위 잃음 (상속재산X, 정치관 등에서 자녀와 간격)
: 프톨레타리아=고유의 윤리관, 새로운 가족형태
=남성&여성노동자 (생산소유X, 노동력판매)->평등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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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의 희생자
외젠 이오네스코 지음, 박형섭 옮김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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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난 밤에, 혼자가 될 거야. 진창에...- p. 53

 

 매우 짧은 내용이지만, 간만에 생각이 많아지는 책을 빌리게 되었다.

 한 부부가 살고 있는 집에 어느 경찰관이 집으로 들어온다. 그는 부부의 집에서 예전에 세들었던 말로란 사람을 찾으러 경비에게 갔으나 허탕을 쳐서 옆에 있는 이 집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 매우 강압적인 성격의 경찰관이 이 집으로 들어와 나약한 성격의 남자 슈베르에게 말로를 찾으라 협박하면서 전개는 급격히 흘러간다. 슈베르는 결국 마지못해 시키는대로 의식의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한다. 처음엔 다소 프로이트적인 설정이 돋보였다. 사랑받지도 못하고 버려진 자신에 대한 연민, 부모와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과거의 온갖 고행을 다시 겪은 슈베르는 해탈의 경지에 다다랐으나 다시 지상으로 추락하게 되었다. 경찰관의 명령에 따라 말로란 사람을 찾아야 하는 게 그의 지상에서의 의무였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말로라는 사람을 기억해내야 하는 일 때문에 하늘에 올라가서 할 수도 있었던, 어쩌면 슈베르에게 더욱 필요했을지도 모를 일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결국엔 경찰관은 살을 포동포동 찌워서 날아가지 못하도록 슈베르에게 빵을 억지로 먹인다. 그리고 그가 거부하려는 몸짓을 보이면 폭력을 행사한다. 

 슈베르는 사랑을 받지 못한다. 그에겐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자기 주변의 사람이 잘 되면 그를 다시 땅바닥으로 끌어내리려고 하는 못된 심보가 있게 마련이다. 

 

 왜 '말로'를 찾으려고 하는지에 대한 뒷배경은 끝내 등장하지 않는다. 어쩌면 경찰관도 '말로'라는 사람을 찾으라는 명령만 받았지, 왜 찾아야 하는지는 신경도 쓰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결국 명백한 결과도 모르는 목적으로 인해 수단이 쓸데없이 장황해지고, 잔혹해졌다. 그런 세상 속에서 사람들은 누군가를 죽이거나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의무는 무엇일까? 고작 폭력이란 말인가?

 

 이 책을 읽으면서 하나의 의문을 제기해본다. 세상에는 수많은 의무가 있다. 대한민국 고등학생이라면 대학교에 합격해야 할 의무, 대한민국 남자라면 군대에 가야 할 의무 등등. 그것이 잘못되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들조차 프로그램에 맞춰서 행동한다. 사람들이 전부 '의무'로부터 자유로워진채 행동한다는 시나리오는 애초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 사실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하고 시위를 할 경우, 법을 어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들이 잡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찰들조차 '의무의 희생자'라고 한다. 그들은 사람들을 단속하기 위해 24시간 근무를 서야하고, 길바닥에서 자야하며, 맛없는 도시락을 꾸역꾸역 먹어야 한다. 거대하게 보자면 전쟁이 그렇다. (부수적으로 자기네들의 잔인한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도 있겠지만,) 미국은 환경대체에너지로 충당할 수도 있었던 이라크 석유를 뽑아가기 위해서 엄청난 전쟁을 벌이고 이라크의 민간인들을 수없이 죽였다. 그렇다면, 이 '의무'란 것은 대체 언제부터 모든 사람들을 속박하고 희생자로 만들 만큼 거대해진 것일까? 몇몇 극단적인 진보주의자들의 시각에서 보자면, '의무'는 위에서 99%의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1%의 부호들이 만든 쇠울타리이다. 하지만 그 부호들마저 피해자라는 설정이 가능한가? 아니면 그것은 공기 중에 나돌며 숨쉴 때마다 우리 뇌를 틀어막는 하나의 비생명체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 질문은 연극대본에서 답이 지정되 있는 것이 아니다. 부조리극은 그저 물음표를 제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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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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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묵시록 하이스쿨 오브더 데드 2
다이스케 사토 지음, 소우지 사토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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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보고 싶지 않은 것은 보려고 하지 않는단 말야. (...) 그 누구도 자신을 부정당하고 싶어 하지 않아.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거야." "하지만 지금은 뭔가가 변해버렸단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잖아." "(...) 그럴때 가장 먼저 나오는 반응은... 현재 상황을 원래로 돌리려고 하는 거야. 그게 어떤 것이든. 때로는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어도 말이지. 왜냐하면," "변화를 인정하지 않으면 자신의 과오나 어리석음을 인정하지 않아도 되니까."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했던 좀비만화이다. 처음엔 남자친구의 소개로 인터넷에서 접하게 되었는데, 좀비와 에로함을 일본스럽게 잘 결합시켜 놓은 작품이다. 19금이지만, 주인공 여인들이 정말 전투력이 0.000001 프로도 없어보이는 옷을 차려입고 나오지만, (1권에서 사에코라는 분은 무려 누드에이프런 차림으로 목검을 휘둘러 좀비를 때려잡는다.) 아무튼 스토리도 안정적이고 캐릭터 인체비율도 그럭저럭 괜찮아서 꾸준히 구입해서 보려고 한다. 일단 남성들을 위해서 여자캐릭터를 좀 소개하겠다. 사춘기소녀 캐릭터를 담당하는 레이, 전형적인 검도누님계 사에코, 안경츤데레아가씨 사야, 말 그대로 '폭렬몸매' 시즈카, 유일한 로리계 아리스. 뭐... 원래 이런 만화에서 남자주인공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겁니다.
 그 유명한 욘사마 좀비판 그림과 난데없는 여주인공들의 이벤트장면들(...)이 색다른 자극을 안겨다 준다. 어떤 면에선 참으로 보배로운 작품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림그리는 사람의 취향이 너무 편향적이어서 (다시 말해 여주인공들의 슴가가 너무 커서) 부담간다고 하지만 난 어차피 여자라서 그런 논의에선 빠지겠다. 일단 만화책은 그림체가 좋으면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좀 아쉬운 게 있다면, 번역이 너무 열악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이런 만화에서는 대사를 보지 않는다지만 내가 보기엔 좀 심한 수준이었다. 이래서야 인터넷에서 공짜로 다운로드 받아서 보는 게 낫지. 책 사서 소장하는 사람들을 김빠지게 만드는 요소들 중 하나가 번역이라는 사실을 왜 모른단 말인가. 뭐 대사 자체에서도 문제가 있다. 좀비가 닥쳐올 때조차 우파와 좌파로 나뉘는 일본인들의 상태는 잘 이해하겠으나, 급한 상황에서 억지로 훈계설정 넣지 말라니까.. 심히 부자연스럽다고 요 섬나라 오덕인간들아. 그러나 여러모로 말에 뼈가 있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특히 위에 있는 글귀는 요즘 우리나라 정세에선 정곡을 찌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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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십대 사이 우리들사이 시리즈 2
하임 기너트 지음, 신홍민 옮김 / 양철북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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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 아이들에게는 부모의 지도를 받지 않고도 스스로 자기 길을 찾아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그들을 대출을 받아야 하는 형편이면서도, 재정적으로 자립하고 싶어 하는 사람에 비유할 수 있다. 부모라는 은행이 아무리 친절하게 대해 주어도, 대출 받은 십대들은 이자에 대해 화를 내는 경향이 있다. 십대들은 도움을 주면 간섭한다고, 관심을 보이면 어린애 취급한다고, 조언을 하면 지시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자율을 두려워하긴 하면서도, 최고의 가치로 평가한다. 자율을 방해하는 사람은 누가 되었든 그들에게 원수가 된다.

 
   

 

 기타 접어놓은 대사들이 있었는데 깜빡 잊고 반납해버려서... 다 쓰지 못했다. 뭐 어차피 이 책은 십대들의 특성 때문에 '실전용'이나 다름없는 책으로 나와서, <부모와 아이 사이>와 중복되는 내용이 많다. 기노트 스스로도 예시에서 그렇게 밝혀놓았기 때문에, 틈 잡을 것은 없었다. 오히려 기노트 특유의 깔끔한 정리능력이 더욱더 돋보였다고나 할까. 일단 십대를 이해하는(혹은 이해하는 척이라도 하는) 방법, 그들을 다루는 공식적인 원칙들을 지적해 놓았다. 십대들을 무턱대고 함부로 빠져들 수 있는 술, 담배, 성관계, 그리고 약종류들로부터 떼어놓는 방법에 대해서도 자세히 쓰고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10년 정도 전에 쓰여진 책이기 때문에 기관에 대한 정보는 이 책만 봐서는 확실하지 않다. 또한 미국에서 쓰여진 책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적용하기 어려운 요소들이 있다. 반드시 한국의 상황에 적합한 육아책과 같이 병합해서 보고, 여러 정보들을 더 모으길 추천하는 바이다. 이 책은 어디까지나 부모로서 필수적으로 익혀야 할 기본적인 기술과 원리를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실제에 적용하기 힘들다는 책은 아니다. 후반기에 가서는 십대가 있는 각양각색의 부모들이 직접 토론한 내용을 실음으로서, 부모들의 태도 자체를 지켜보고 좀 더 나은 해결책을 제시한다.

 다 좋은데 한 가지 마이너스 요소가 있다면, 아이의 옷차림을 지적하는 태도에 대해서 가르치는 장이었다. 솔직히 누구나 대학을 졸업하면 꼰대가 된다. 아무리 "내 마음은 청춘이다"라고 주장하더라도, 십대들에게 아저씨 아주머니로 불리는 데엔 장사없다. 한 사람의 마음도 모르는데 어른들이 어떻게 아이들의 패션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설령 다른 십대들에 비해 무지 뒤쳐지는 옷이라도, 어차피 친구들에게 지적을 당하면 아이가 스스로 옷 입는 스타일을 바꾸기 마련이다. 아이의 몸에 해로운 것이라면 모를까, 나는 맘에 드는 옷 입을 자유 등등은 보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것을 보면 기노트도 꼰대로서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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