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멘>과 <하녀>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즘, 이상하게 공포 영화가 끌려서 가리지 않고 보던 중에 리처드 도너 감독의 <오멘>을 다시 봤습니다. 짧게 느낀 점이라면, 예전 (공포) 영화는 꼭 필요한 부분만 드러내고, 불필요한 부분은 생략하는 반면, 요즘 만들어지는 (공포) 영화에서는 불필요한 부분을 너무 많이 설명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객의 상상력을 더 이상 믿지 못한다는 느낌이 든다고 할까...  

하려는 얘기가 이게 아닌데... <오멘>을 보면서 이상하게 임상수 감독의 <하녀>가 생각났습니다. 다른 맥락이지만, 유모가 데미안 앞에서 목을 메어 자살하는 장면은 <하녀>의 마지막 장면이 그대로 오버랩 되더군요.   









 

 

그리고 임신한 어머니 캐서린이 청소하다가 떨어져서 유산하는 장면 또한 <하녀>와 오버랩 되었고요. 

 

데미안의 생일 파티 장면도 빼놓을 순 없죠. 모든 것을 다 가진 아이, 하지만 내면은 텅 비어있는 아이. <오멘>의 마지막 장면의 데미안과 <하녀>의 딸의 표정 역시 대비되고요.  







 

새로온 유모 베일록 부인의 관점으로 이 영화를 보면 더 재미있습니다. 그녀는 이 대저택에 고작 '유모'로 들어와 이 집을 자신의 지배하에 놓습니다. 그리고 영화 역시 절반 이상이 이 거대한 저택에서 벌어집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불온한 생각이 들더군요. 임상수 감독은 김기영 감독의 <하녀>를 리메이크 하는 대신 <오멘>을 리메이크 한 게 아닐까. 임상수 감독의 <하녀>는 적그리스도의 소굴에 들어간 착한 유모이야기를 그린 게 아닐까... 그러니까... 임상수 감독은 <하녀>를 통해, 자본만 이야기한 게 아니라 종교까지 같이 아우른 게 아닐런지. 나쁜 자본을 독점한 재벌은 적그리스도라는 이야기?  

그냥 생각나는 대로 간단히 적어봤습니다. 그저 확실한 것은 임상수 감독이 한국 사회를 확실히 ‘엿 먹이는’ 영화를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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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0 1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10 15: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굿바이 2010-06-10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멘>을 보면서 임신한 캐서린이 떨어지는 장면이, 떨어질 것 같은 암시가 있는 장면이 너무 소름끼쳤습니다. 물론, 어떤 장면들은 이불로 가려서 잘 기억나지도 않지만, 처음 <오멘>을 보면서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르겠습니다.ㅋㅋㅋ
<하녀>는 괜한 마음에 피했었는데, Tomek님 시선을 좀 빌려서, <오멘>과 비교하면서 봐야겠습니다. 아주 흥미로운 영화 관람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Seong 2010-06-10 23:09   좋아요 0 | URL
<하녀> 아직 안 보셨는데, 이 글 읽으시면 어떡해요.. ㅠㅠ 저는 영화는 가능한 많은 정보 없이 보는 주의라... 혹시 영화 보시고 실망하시면 어쩌죠?
<오멘>은 지금봐도 아주 잘 만들어진 소름끼치는 영화라 생각합니다. 그에 반해 2, 3, 4편은.. ㅠㅠ 할리우드는 뛰어난 아이디어를 진이 빠질 때까지 뽑아내는 것 같아요...
 
<우울의 심리학 / 꿈꾸는 20대, 史記에 길을 묻다>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우울의 심리학 -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우울증에 관한 심리 치유 보고서
수 앳킨슨 지음, 김상문 옮김 / 소울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개인보다는 집단을 우선한 한국사회에서, 우울증은 '정신상태의 헤이'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일사분란하게, 규격화된 삶을 목표로 삼는 사회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우울증이란 질병에 대해서 우리는 관용을 베풀지 않았다. 우울증으로 목숨을 끊으면, 사회에 편입하지 못한 낙오자로 치부되기 일쑤였으니까. 그랬던 것 같다, 그때는. 개인의 일상을 다루기에는 너무 많은 거대담론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으니까. 사람들이 거대담론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돌아보기 시작한 것은 문민정부 시절부터였으니까.   

문제는, 이 우울증이란 놈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너무나 갑작스럽게 찾아온다는 것이다. 우울증은 사고와 같아서 예고 없이 우연히 찾아온다. 가장 일반적인 우울증은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모습과 현실의 모습이 일치하지 않을 때 자괴감의 한 표현으로 찾아오고, 그것이 우울증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증세가 심해지면, 자살을 한다.   

한 때 우울증은 결혼한 여성에게만 일어나는 증세인줄로 알려졌다. 그 이유는 이 사회가 여성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우기 때문일 것이다. 결혼을 한 여성은, 남편의 연인으로써, 자식의 어머니로써, 회사의 일꾼으로써, 시부모의 며느리로써의 분열된 삶을 살아야하기 때문이다. 4개 혹은 그 이상의 삶을 살아가야하는 여성들이 우울증을 피하기는 쉽지 않다. 물론 남성들도 마찬가지다. 눈물조차도 마음대로 흘려보지 못한 남자다움의 덫에 걸려 평생을 살아온 마초들에게, 우울증이란 차마 이야기할 수 없는 치부로 여겼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 자신의 문제를 묵살하고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90년대 중반에서야, 이 우울증이란 질병에 대해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해결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시작했지만, 언제나 원론적인 해답밖에 내지 못했다. 이유는 우울증이란 증세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감기 바이러스가 다 제각각이듯이, 사람마다 겪는 우울증의 증세와 원인 또한 모두 다르다. 의학계가 감기를 정복할 수 없듯이, 우울증 역시 정복하지 못할 것이다. 철마다 찾아오는 감기처럼, 우울증 역시 잊을만하면 찾아올 것이다.   

그렇기에 수 앳킨슨의 『우울의 심리학』을 처음 손에 들었을 때도, 그다지 좋은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그저 그런 원론 처방 매뉴얼 중 하나일 것이라 지레짐작했기 때문이다(실제로 그런 종류의 책들이 너무 많이 있다). 하지만, 책장을 펼치고 조금씩 읽기 시작하자, 그런 편견이 사그라졌다. 『우울의 심리학』은 원론 처방이 아니다. 이 책은 우울증을 극복하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이다.   

저자 자신이 (정말이지 처절한) 우울증을 겪어봤기 때문에, 그녀는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이 책은 우월한 위치에서 가르치는 것이 아닌, 같은 처지에 있던 사람이 건네는 작은 위로와 같다. 목적지를 손으로 가리키지 않고, 같이 동행한다. 눈물이 왈칵 났고, 적어도 이 이유만으로도 책을 읽을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다'는 동질감이니까.   

개인이 겪는 우울증을 절대화할 수는 없지만, 저자가 겪은 우울증은 꽤 깊은 편이다.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또 다른 우울증이 겹칠지도 모르지만, 결국엔 우울증을 벗어나는 것이 이 책의 의도이니 조바심을 잠시 거두고 그녀의 내면에 들어가 보는 것도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호랑이에게 쫓기던 사람이 깎아지를 듯한 절벽에 몰리자, 덩굴을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는데, 덩굴이 모자랐다. 그 사이 생쥐가 덩굴을 갉아먹기 시작했고, 절벽 밑에는 사자들이 입맛을 다시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다시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 때 절벽 옆에 매달린 벌집에서 꿀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혀를 입에 대었다. 달콤했다. 오쇼 라즈니쉬의 『배꼽』에서 읽었던 글이다. 그가 이야기한 대로 삶은 고통이다.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죽음뿐이고, 우리는 덩굴에 의지해 매달려 있을 뿐이다. 그 때 맛본 꿀맛은 삶의 고통을 잠시 잊을 만큼 달콤한 것이다. 우리의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인간의 삶은 다 똑같다. 다 고통이다. 다만, 옆에 흐르는 꿀에 혀를 대는 자와 대지 않는 자가 있을 뿐이다. 삶의 즐거움, 찰나의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오늘도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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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6월 1주

6월 2일에 개봉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유령 작가>는 (귀신이 나오는 공포 영화가 아니라) 작가가 주인공인 영화입니다. '유령 작가'는 '대필 작가'를 말하며 이 영화의 유령작가(이완 맥그리거)는 영국의 전 수상인 아담 랭(피어스 브로스넌)의 자서전을 대필하는 작가입니다.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에 이미 초고가 나온 원고를 손만 보는 조건으로 거액의 계약금을 제시한 조건은 그에게도 구미가 당기는 일이었습니다. 단, 전임자가 사고로 죽은 사실과, 계약을 채결한 이후로 그를 따라다니는 이상한 상황들이 좀 꺼림칙했지만 그는 만족합니다. 영국을 떠나 미국령 섬에서 거주하는 전 수상을 인터뷰하고, 전임자의 초고를 검토하면서 그는 조금씩 이상한 점을 발견하기 시작합니다. 수상의 정치 이력은 수상쩍었으며, 이라크 전쟁에서 포로들의 고문을 용인해 죽음에 이르게 한 이유로 국제 전범 재판에 회부된 것과 미국의 비호는 그를 더욱 더 의심스러운 인물이라 생각합니다. 마침내 대필 작가는 자신의 본분을 버리고 저널리스트가 되어 이면에 파헤친 진실을 추적합니다. 존재가 드러나지 않는 숨은 작가에서 그는 세상에 전면으로 뛰쳐나옵니다. 존재하지만 드러나지 않았던 유령이 세상에 나옴으로써 이 세상을 움직이고 있던 유령들은 적잖이 놀라게 됩니다. 요즘 나오는 스릴러와는 달리 고전적인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유령 작가>는 조금은 허무한 반전을 제외한다면, 서스펜스와 미스터리를 차분히 쌓아가는 영화입니다. 로만 폴란스키는 <유령 작가>에서 진실을 묵인하지 않고 찾아내는 작가를 그렸습니다.  

 

작가를 다룬 영화는 많이 있지만, 한국 영화중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그린 작품은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과 <첩첩산중>이 있습니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의 효섭(김의성)은 실력 없는 삼류 소설가에 성격까지 더럽고 자의식은 강한 작가입니다. 게다가 그는 그의 작가적 순수성을 과시하듯 유부녀 보경(이응경)과 불륜에 빠져 있습니다. 반면 그를 따르는 생활력 강한 건강한 여인 민재(조은숙)를 이용하는 치졸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의 삶은 더럽고 비루하고 치사하고 위악적이지만, 그가 쓰는 소설은 민재의 말에 따르면, 아름답습니다. 전혀 교집합이 이루어지지 않는 지점의 효섭의 삶과 소설은 말 그대로 위선을 보여줍니다.   

 

이런 점은 <첩첩산중>에서도 볼 수 있는데,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소설가이거나 소설가 지망생입니다. 등단을 목표로 하는 소설가 지망생 미숙(정유미)은 전주에 내려가 친구 진영(김진경)을 만납니다. 그 김에 미숙은 스승이자 옛 애인인 상옥(문성근)을 만나고, 상옥과 진영이 서로 사귄다는 것을 알고 분개한 미숙은 옛 애인이자 이번에 낸 소설로 상을 받은 명우(이선균)을 전주로 부릅니다. 얽히고설킨 짝짓기는 점점 점입가경이 됩니다. 미숙은 전부터 존경하는, 은희경 작가를 만나지만, 은희경 작가는 미숙이 상옥과 모텔에서 나온 것을 알고 있습니다. 상옥은 명우 이야기를 하면서, "그 자식은 순전히 날 따라 하기만 한 개자식"이라며 욕을 하고, 명우 역시 상옥에 대해 악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마지막 장면은 정말이지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상황입니다. 그 안에서 펼쳐지는 자기 과시는 참으로 민망합니다. 홍상수 감독이 그린 <첩첩산중>의 작가 역시 데뷔작에서 그린 작가들과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그는 여전히 직업과 삶의 관계, 창작가와 자연 인간의 관계를 가감 없이 바라봅니다. 냉혹한 시선은 거두었으나, 그의 눈매가 부드러워 진 것은 아닙니다. 그는 여전히 인간들을 차갑게 관찰합니다.  

 

작가를 다룬 영화 중 <화양연화>와 <2046>을 뺄 수는 없습니다. <화양연화>의 차우(양조위)는 아내의 불륜에 충격을 받습니다. 그의 아내는 앞집 남자와 바람이 났고, 앞집 남자의 부인인 수리첸(장만옥)은 초우와 이 사태에 대해 의논합니다. 이들은 복수를 다짐해보기도 하지만, 행동에 나서지 못합니다. 그러던 중, 차우는 호텔에 틀어박혀 예전부터 쓰고 싶었던 무협소설을 쓰기 시작합니다. 수리첸은 가끔 호텔에 들러 차우의 글을 교정을 봐주기도 하고 때로는 대신 쓰기도 합니다. <화양연화>에서 초우가 쓰는 소설은 이 둘의 사랑을 엮어주는 도구입니다. 물론 더 큰 원인은 배우자의 불륜 때문이었지만, 그들은 그것과는 상관없이 서로 가까워집니다. 이별 연습을 하고 나서야, 이들은 서로 얼마나 사랑하고 의지해왔는지를 깨닫습니다. 그들이 헤어진 후, 차우는 자신이 겪은 사랑을 글로 쓰지 않습니다. 대신 그는 천년의 기억이 보관되어 있는 앙코르와트의 나무 구멍에 그의 사랑을 봉인합니다. 과시하거나 드러내지 않고 간직하는 것. 차우의 사랑은 그렇게 애틋합니다.  

 

반면 <2046>에서 차우(양조위)는 그의 사랑을 그가 집필하는 SF소설 『2046』에 모두 풀어놓습니다. 차우가 풀어 놓는 이야기는 <아비정전>부터 <화양연화>를 거쳐, <2046>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랑이야기를 아우릅니다. 잃어버린 기억을 찾기 위해 2046으로 향하는 일본인 청년 탁(기무라 타쿠야)의 이야기는 사랑하는 연인들의 기억을 가지고 살아가는 차우의 모습과 대비됩니다. 탁이 새로운 사랑을 찾으면서 잃어버린 기억의 자리에 새로 시작되는 기억을 놓지만, 차우는 그러지 못합니다. 그에게는 또 다른 사랑의 기억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죠. <2046>에서 차우가 집필하는 소설은 그가 그려내는 애절한 사랑이야기입니다. 그가 살아가는 현실과 그가 그려내는 소설은 멋지고 애절한 신세계를 만들어냅니다.  

 

리처드 커티스 감독의 <러브 액츄얼리>에도 작가(콜린 퍼스)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가 무슨 소설을 쓰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그는 포루투칼어로 사랑을 갈구하는 시를 썼을지도 모르겠어요. ^.^;  

 

 

 

* 덧붙임: 

스티븐 킹 원작의 <미저리>와 <샤이닝>이 빠진 것이 좀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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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6-05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저리와 러브 액추얼리만 봤네요~ 유령작가는 월욜에 볼 예정이고요.
훌륭한 페이퍼에 추천은 필수예요.^^

Seong 2010-06-06 08:42   좋아요 0 | URL
<유령 작가> 꼭 보셔요! 진짜 강추합니다. ^.^;
고맙습니다.

얼그레이효과 2010-06-06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령 작가 평가가 좋더군요. 한 번 봐야겠어요.^^ 작가를 다룬 영화라고 하니. <호밀밭의 파수꾼>을 쓴 샐린저를 모티브로 해서 만든 구스 반 산트 감독의 <파인딩 포레스터>도 생각이 나네요.

Seong 2010-06-06 08:43   좋아요 0 | URL
구스 반 산트 감독 영화 중 <굿 윌 헌팅>과 <파인딩 포레스터>는 아직까지 보지 못한 작품입니다. 그 지루했던 <싸이코>도 봤는데... 꼭 챙겨봐야겠어요.
<유령 작가> 추천합니다! ^.^;

Mephistopheles 2010-06-06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트레인져 댄 픽션...이라는 영화 추천합니다..^^

Seong 2010-06-06 08:44   좋아요 0 | URL
아직 보지 못했어요. 꼭 챙겨보겠습니다. ^.^;

라로 2010-06-06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리짓 존스의 일기]도 꽤 재미있었고, [어댑테이션]도 꽤 잘쓰여진 각본의 시나리오 작가 이야기고, 잭 니콜슨 주연의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도 재밌게 봤고, 꽤 인상 깊었던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미스 포터], 메피님이 언급하신 [스트레인져 댄 픽션],,등등등 언급하신대로 작가를 다룬 영화가 많네요!!

Seong 2010-06-06 08:46   좋아요 0 | URL
작가를 다룬 영화가 은근히 많네요! 맞아요. <어댑테이션>,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다들 독특한 캐릭터였죠.
<미스 포터>도 챙겨봐야겠어요. ^.^;

2010-06-12 0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eong 2010-06-12 09:20   좋아요 0 | URL
그렇죠. 생각해보니 은근히 많은 것 같아요.
<유령 작가> 재미있으니 꼭 보시기 바랍니다. :)
고맙습니다. ^.^;
 
<플레이,즐거움의발견>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플레이, 즐거움의 발견 - 우울한 현대인이 되찾아야 할 행복의 조건
스튜어트 브라운 & 크리스토퍼 본 지음, 윤미나 옮김, 황상민 감수 / 흐름출판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놀이'라는 말은 우리에게 있어서 얼마나 금지된 언어였던가. 이 단어의 불온성은 대한민국에서 '빨갱이'에 버금갈 정도로 차마 입 밖으로 되뇌어서는 안 되는 말이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우리국민만큼 노는 것을 억압당한 사람들이 또 있을까? 조국의 근대성을 벗어나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밤을 새며 일을 해야 했었고 그 명제는 지금도 유효하다. 학창시절에는 대학이라는 족쇄로, 대학에서는 (그나마 학창시절보다는 낫지만) 취업이라는 족쇄로, 직장에서는 밥벌이라는 족쇄로 우리는 노는 것을 금지당해 왔다. 논다는 행위는 여전히 사치스러운 행위로 여겨지며, 놀아본 적이 없는 우리들은 그저 음주가무로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여전히 노는 것은 다른 계층의 단어이며, 간혹 여유가 주어진다 하더라도, 우리가 아는 노는 것엔 돈이 들어간다. 포기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모든 것은 6, 70년대에 이룩한 경제 성장에서 비롯된 제조업적인 시각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제조업이란 앉아있는 만큼 성과가 나오는 업종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공부를 안 하더라도 책상에 앉아있어야 하고, 일을 하지 않더라도 밤늦게까지 회사 책상에 앉아있어야 했다. 물론 지금도 이런 시각은 별로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세상은 제조업이다.  

스튜어트 브라운과 크리스토퍼 본이 공저한 『플레이, 즐거움의 발견』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책이다. 여전히 선진국의 망령에 사로잡혀있고, 욕구가 아닌 욕망을 좇는 우리들이 그동안 잊고 있었던 것이 무엇인지를 이 책은 조곤조곤 밝혀준다. 목차를 훑어보면 지루한 논문이 아닐까 생각하기 쉽지만, 책을 펼치면 그들이 펼치는 주장에 쉽게 빠져들 수 있다. "놀이(play)의 반대말은 일(work)이 아니라 우울함(depression)"이라 밝히는 그들의 말처럼, 놀이는 그저 시간을 죽이는 비생산적인 행동이 아니라, 인생을 즐기며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임을 알려준다. 동물들이 놀이를 통해 생존 본능을 익히듯, 인간도 놀이를 통해 삶을 배워간다고 이야기한다. 그들에 따르면, 놀이는 쓸데없는 짓이 아니라, 직접경험의 장인 동시에 즐거운 행위이다.  

그렇다고 모든 즐거운 행위가 다 놀이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온라인과 비디오)게임, 일방적인 괴롭힘, 도박 등의 행위 같이 사회와 고립되거나 약한 상대방을 일방적으로 괴롭히는 것은 놀이가 될 수 없다. 쾌락이 아닌 즐거움을 수반한 행위. 이것이 진정한 놀이이다.  

박민규 작가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보면 주인공의 야구단과 아마추어 야구단이 야구 경기를 벌이는 모습이 있다. 주인공의 야구단은 야구를 즐기지만, 꼭 이겨야한다는 아마추어 야구단은 진지하다 못해 비장한 표정으로 게임에 임한다. 놀이를 즐기지 못하고 승부로 여기는 자들의 모습은 얼마나 웃기고 또 안쓰러운가.  

『플레이, 즐거움의 발견』은 우리가 잊고 있던 놀이의 즐거움을 알려준다. 그럼 이제 남은 것은? 즐겁게 놀 일만 남았다. 놀이의 영역은 한계가 없으니까. 나 자신이 즐거운 것, 그게 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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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930년대부터 연구한 '행복의 조건', 연구 결과가 나왔다는데....
    from 법무부 2010-06-07 09:10 
    하버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1930년대부터 연구한 것이 있습니다. "과연 그들은 행복할까?" 여러분은 행복에도 일정한 조건과 법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조건! 그 연구 결과가 나..
 
 
 
김태권의 한나라 이야기 2 - 항우와 유방 - 제국의 붕괴 김태권의 한나라 이야기 2
김태권 글.그림 / 비아북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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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 작가의 『한(漢)나라 이야기』 2권은 말 그대로 항우와 유방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리에게 있어 항우는 힘이 센 무장의 이미지로, 유방은 친근한 서민적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기도 하지만, 일반 서민 출신이 제국의 황제가 됐다는 사실은 민초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내용이기도 했을 것이다. 언제나 신선한 시각으로 독자들을 놀라게 한 김태권 작가는 이번에도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에게 남아있던 항우와 유방의 이미지를 완전히 박살낸다.  

번듯한 이미지의 귀족 항우와 무뢰배 유계(당시에는 이름도 없던 천민)의 등장과 활약은 가히 충격적이다. 그리고 이런 이들의 권력 쟁탈에서 엘리트로 대변되는 항우와 가진 것 없고 무식한 민중들로 대변되는 유방의 모습을 보면서, "역시 정치는 엘리트가 해야 한다"는 불온한 상상까지 불러일으킨다. 그만큼 김태권 작가는 기존의 이미지를 갈아엎고, 『사기(史記)』에 실린 내용을 바탕으로 거의 새로운 『초한지』를 그려냈다. 이 책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이율배반성을 깊숙이 찔러댄다. 어쩌면 내가 그만큼 보수화 되어가는 것 같아 쓸쓸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하지만, 역시나 1권과 마찬가지로 서사의 구성에서는 삐걱거림을 안고 있다. 가뜩이나 방대한 내용을 항우와 유방(그리고 한신)에 한정시키다 보니, 이 책으로 중국 역사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는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유방의 모습은 더할 나위 없이 인상적이지만(흰자 없는 검은 눈동자, 아무데서나 몸을 벅벅 긁는 모습 등), 항우 캐릭터는 너무 전형적으로 보인다. 인물 자체가 전형적이라면 모르겠으나, 항우는 통일제국 진(秦)을 멸망시킨, 문무를 겸비한 뛰어난 인물이 아닌가! 물론 이것은 취향의 차이일 뿐, 비판의 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아쉬움을 감출 수는 없다.  

여전히 툴툴거렸지만, 그것은 애정에서 나온 삐짐의 표현일 뿐, 그가 그려낼 『한(漢)나라 이야기』는 여전히 궁금하다. 1권과 2권이 나온 지 두 달 정도가 흘렀으니 이제 3, 4권이 나올 때가 된 듯하다. 제발이지 이번 시리즈는 꼭 완간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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