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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전민식 지음 / 은행나무

"위로와 치유, 2012 세계문학상 수상작"
한때는 4대보험 안에 살았다. 조직 컨설팅을 맡은 남자에게 사람들은 굽신댔고, 사내에서 가장 예쁜 여자와 연애를 했다. '마타 하리' 진주에게 회사 기밀을 유출한 후, 임도랑의 인생은 곤두박질쳤다. 고시원 살이, 노숙, 불판닦기, 역할 대행 아르바이트, 하루하루 돈이 될만한 일을 전전하다 드디어 인생 역전의 기회를 잡았다. 자신보다 더 가치있는, 비싼 개들을 산책시키는 일을 맡게된 것. 웬만한 강남 아파트보다 비싼 개 '라마'를 성실하게 산책시키며 남자는 인생역전의 기회를 생각한다. 이 개의 주인인 그 여자와 이어질 수 있다면… 과연 이 남자는 다시 사회적 보장, 그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
 
2012년 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오랜 기간 4대보험 바깥을 전전했던 전민식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최선을 다해 불판을 닦고, 있는 힘을 다해 정성들여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이렇듯 성실하게, 출구없는 인생을 살고 있는 99%에게 위안과 치유의 경험을 안겨줄 이야기다. 멋부리지 않은 문장, 깔끔한 이야기 전개가 따뜻한 감동을 전한다. 박범신, 김형경, 은희경 등의 심사위원에게서 “상처입은 존재들이 패배 속에서도 만들어내는 치유의 풍경을 훈훈하게 그린, 사람 냄새가 나는 소설"이라는 평을 받았다.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그녀와 나 사이의 문제는 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생존의 문제가 걸려 있었다. 나는 계산대 쪽으로 걸어갔다. 그녀가 허겁지겁 핸드백을 챙겨 나를 따라 나왔다. 술집 밖으로 나온 그녀가 내 팔에 팔짱을 꼈다.
“댁은 내가 만나본 사람들 중에 가장 내 가족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처음부터 그랬어요.”
나는 걸음을 멈추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혼자인 사람들의 냄새를 맡게 돼요.”
그녀가 내 어깨에 더 바싹 밀착해왔다. 그녀의 팔은 떨렸고 숨은 고르지 않았다.
“살아야 하니까.”
모래로 쌓을 그녀의 삶. 그녀는 지금 그걸 인정해 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그녀의 과거에 대해 알지 못하지만 이해할 수 있는 타인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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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연습
황상민 지음 / 생각연구소

"어른아이를 위한 홀로서기 설명서"
<한국인의 심리 코드>, <짝, 사랑>에서 유쾌하고 시원하게 마음 속 문제를 풀어준 황상민 교수. 가장 한국적인 심리학자라 불리는 그가 이번에는 서른 살 청춘에게 응원가를 보낸다. MBC. 라디오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에서 보여준 내공을 오롯이 책으로 담아냈는데, 친절하기보다는 냉철하게, 어루만지기보다는 객관적으로 실제 사연을 분석해 촌철살인 처방전을 전한다.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는 서른이 넘으면 자기 마음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한다. 자기 삶을 온전히 책임져야 하는 부담감, 타인과의 비교에서 오는 자괴감, 독립을 꿈꾸지만 한편 자유를 겁내는 어른아이들에게, 홀로 설 수 있는 사람만이 함께 설 수 있다며 손을 잡아 일으키고 등을 밀어 나아가게 한다. 막무가내로 몰아세우거나 어물쩍 위로하며 넘어가려는 태도가 아니라, ‘나’를 중심에 두고 문제를 바라보는 방법, ‘나’를 누르는 게 아니라 ‘나’를 살리며 세상을 마주하는 방법을 ‘황크라테스’의 산파술로 들려준다. 심리치유를 넘어 심리해방을 외치는 황상민 교수의 직설적 조언이 젊은 영혼들의 자아독립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 인문/사회과학 MD 박태근

추천사 : 인생시계에서 서른 살은 아침 아홉 시다. 하지만 한국의 ‘서른아이’는 아직 잠이 덜 깬 채로 책상에 앉아 조금만 더 준비할 시간을 달라고 아우성이다. <독립연습>은 준비가 덜 됐다고 앙탈을 부리는 그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고 감사는 대신 집요하게 추적하고 분석한다. 냉철한 조언과 독창적 심리 처방을 통해 사랑도, 관계도, 삶도 모두 ‘나’를 알아야 해결된다는 사실을 마침내 인정하게 만든다.(김난도, <아프니까 청춘이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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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되는 재미있는 어휘사전 
글공작소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논술과 토론이 술술 풀리는 시사/교양 어휘사전"
논술과 토론에 등장하는 단골 주제들은 물론, 아이들이 들어는 봤지만 직접 설명할 수 없었던 단어들의 개념을 정리 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시사/교양 사전이다. 연관 개념, 반대 개념, 인과응보 관계의 어휘가 2개씩 짝을 이루어 소개되는 구성이다. 각 어휘의 단순한 뜻풀이를 담은 것이 아니라, 그 배경지식과 연관 어휘까지 함께 익히도록 설명한다. 뉴턴과 만유인력, 나비 효과와 카오스 이론, 지구 온난화와 온실가스, 제로섬 게임과 윈윈 효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역사, 정치, 경제, 과학, 상식, 인물, 문학 등 다양한 범주의 키워드를 두루 망라한다. 생소한 용어에 미리 겁을 먹을 필요 없을 만큼 쉽고 명료하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 속에서 : '파레토 법칙과 롱테일 법칙-결국은 손님 수에서 승패가 갈린다'
파레토 법칙이란 이탈리아 경제학자 파레토가 발표한 '불평등 정도에 관한 경제 법칙'을 말해요. 이것은 전체 겨로가의 80퍼센트가 전체 원인의 20퍼센트에 의해서 일어나는 현상을 일컬어요. 예를 들면, 백화점을 찾는 전체 고객 중 20퍼센트의 고객이 전체 매출의 80퍼센트를 구매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파래토의 법칙을 '2대 8의 법칙'이라고도 해요.


롱테일 법칙은 파레토 법칙과는 반대되는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이에요. 그러니까 롱테일 법칙은 80퍼센트의 사소한 다수가 20퍼센트의 핵심 소수보다 뛰어난 가치를 만들어 낸다는 주장이에요. 크리스 앤더슨이라는 사람이 주장한 이론이며, 롱테일은 말 그대로 '긴 꼬리'라는 의미예요.


즉 파레토 법칙은 성과물의 80퍼센트는 20퍼센트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주장이고, 롱테일 법칙은 사소한 80퍼센트가 20퍼센트의 핵심 소수보다 더 나은 가치를 만들어 낸다는 주장이에요. 그래서 롱테일 법칙을 역파레토 법칙이라고도 불러요. - 본문 42~43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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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라이더를 위한 개념어 사전
조광제 지음 / 생각정원

"철학, 개념으로 세계를 엮다"
보통 철학 입문 시간에 제일 먼저 하는 게 ‘철학’의 개념을 정리하는 일이다. philo가 어떻고 sophia가 어떻고 하는 그 이야기 말이다. 철학에서 개념은 그만큼 중요하다. 철학의 세계에서 벗어난 삶의 영역도 마찬가지다. 개념에 대한 이해가 다르면 소통이 불가하고, 공동체의 삶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런데 사실 우리는 정치(精緻)하게 개념을 논하지 않아도 잘 살아간다. 그런데 굳이 정색하고 개념, 그것도 철학의 개념을 논하는 까닭은 무얼까.
 
철학아카데미에서 10년 넘게 대중과 호흡해온 철학자 조광제는 이 책을 쓴 까닭을 세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개념어는 생각의 시작이다. 시작이 바로 서야 생각과 행동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 둘째, 개념어는 서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발전해왔다. 개념끼리의 대립과 논쟁, 개념의 발전과 쇠락을 따라가면 사유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런 개념들은 단순한 용어 설명이 아니라 당대를 반영하고 이후 시대의 흐름에 영향을 받은 역사의 산물이기 때문에, 철학뿐 아니라 인류 삶 전반에 걸친 다양한 문화를 함께 바라볼 수 있다.
 
기초, 존재, 인식, 관계, 경험, 언어, 현상, 신(新) 존재. 7개의 범주에 가지런히 배치한 80개의 개념어는 서로 밀접한 연관을 맺으며 전개되어, 읽어가는 와중에 자연스레 철학사 전반의 흐름과 당대의 주요한 철학적 과제를 알 수 있다. 저자의 바람은 이런 사유 훈련을 통해 나와 공동체의 근본적인 관계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데까지 나아가자는 데 있지만, 철학에 입문하는 초심자는 예습하는 마음으로 철학책깨나 읽은 숙련자는 복습하는 마음으로 일독하기에 맞춤한 책이다.  
인문/사회과학 MD 박태근

책 속에서 : 철학적 반성의 결과들 중 가장 기초적인 것이 바로 철학적인 개념들이다. 철학적인 개념들은 여느 다른 개념들, 예컨대 물리학이나 사회학 혹은 예술학이나 종교학 등에서 활용되는 학문적인 개념들의 기초로서 작동한다. 그뿐만 아니라 철학적인 개념들은 우리가 일상의 삶을 살면서 활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뭇 경험적인 개념들에 대해서도 기초로서 작동한다.(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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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사회
한병철 지음 / 김태환 옮김 / 문학과지성사

"피로한 자여, 이 책을 보라!"
이 책은 나오자마자 세간의 주목을 끌며 화제에 올랐다. <피로사회>라는 공감 백배의 제목 때문일까, 아니면 독일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한국인의 저작이어서일까. “한국인이면 누구나 자기를 착취한다는 것이 무슨 말인지 즉각 이해할 것이라 생각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에 손이 가는 건 오늘 한국을 사는 사람들의 본능적 선택에 가깝다고 해야겠다.
 
이 책의 메시지는 70쪽 남짓한 본문처럼 간결하다. 근대 규율사회에서 서양을 지배해온 금지, 강제, 의무 등 부정성의 패러다임은 20세기 말 성과사회에서 능력, 성과, 자기 주도 등 긍정성의 패러다임으로 옷을 갈아입는데, 여기에서 만들어진 성과주체가 자기 자신을 뛰어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며 스스로를 마모시킨다는 말이다. 열심히 일해도 떠날 수 없고, 박카스와 우루사로도 해소할 수 없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다.
 
사실 이 책은 문예비평에 가까워, 본문에서 프로이트, 푸코, 아감벤, 아렌트 등 현대 사상가들의 당대 해석을 비평하며 자신의 ‘피로사회’ 개념을 구성한다. 하지만 이런 사상가들의 논의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비교적 쉽게 맥락을 따라갈 수 있다. 동시대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보편적 세계 해석이자, 자기 착취의 사회에서 피해자이자 가해자로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절실한 철학적 진단이기 때문이다. 
인문/사회과학 MD 박태근

추천사 :   사람들이 편안하게 마주하고 있는 한 시대의 확신을 한 편의 짧은 에세이로 이토록 간단히, 그러면서도 이토록 강력하게 뒤흔들어놓은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디 차이트)
 
위대한 사상가의 짧은 에세이. 한병철은 영리하고도 독창적인 방식으로 오늘의 성과사회를 진단하고, 심심함과 분노라는 처방을 제시한다.(쿨티베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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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아말리아
파스칼 키냐르 지음 / 문학과지성사

"바다에 다다를 즈음, 강은 사라져 버렸다"
그의 ‘마지막 왕국’ 연작을 접해 본 독자들이라면 키냐르의 이번 신작에 놀랄지도 모른다. 장르를 종잡을 수 없었던, 소설이라고도 다른 그 무엇이라고도 정의할 수 없었던 기존의 작품들에 비하면 <빌라 아말리아>는 무척 평온한 ‘소설’이다. 마치 잠언집처럼 도처에서 반짝거리던 키냐르의 문장들은 이야기와 묘사 속으로 숨어들었다.
 
동거중인 남자의 불륜을 목격한 뒤 인생을 송두리째 다시 시작하는 50대 여성의 삶을 그린 이 작품은 작가 자신의 말에 의하면 여성적인 글쓰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소설은 그의 전작들처럼 영원히 짜맞출 수 없을 보물지도의 조각들로 이루어진 모자이크가 아니다. <빌라 아말리아>에서 세계는 탐색의 대상이 아니라 한 인간의 삶으로 이미 ‘이루어져’ 있다. 이 소설은 강물을 관찰하는 사람이 아니라 강물 자신이다. 느리게, 그러나 기필코 흘러가고야 마는 강물이다.
 
강의 종착지는 물론 바다다. 바닷가에 위치한 ‘빌라 아말리아’다. 그러나 여기에는 아이러니가 있다. 강물은 흘러갈수록 그 자신의 일부를 떼어냄으로써 작아지고, 결국 바다에 다다르는 순간에는 마치 발원지처럼 작은 샘물로 변해 있다. 끝으로 다가갈수록 최초의 상태로, 보다 온전한 ‘삶’으로 되돌아가는 이야기는 어느덧 환갑을 넘긴 파스칼 키냐르가 죽음에 대해 쓴 기나긴 우화인 듯하다. 그는 말한다. 자발적으로 잃어버릴 것. 빼앗길 수 없을 정도로 작아질 것. 죽음이 찾아오기 전에 사라질 것. <빌라 아말리아>는 인생을 빼앗긴다고 느끼는 당신에게 주어진 제안이다. 이루어질 수 없는 제안. 그래서 이 소설은 영영 계속될 작은 꿈이다.
 - 소설 MD 최원호

책 속에서 : 그녀는 지아 아말리아의 집을, 테라스를, 만(灣)을, 바다를 열정적으로, 강박적으로 사랑했다. 그녀는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 속으로 사라지고 싶었다. 모든 사랑에는 매혹하는 무엇이 있다. 우리의 출생 한참 후에야 습득된 언어로 지시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된 무엇이 있다. 한데 그토록 그녀가 사랑하는 대상은 이제 남자가 아니었다. 그녀에게 오라고 부르는 집이었다. 그녀가 매달리려는 산의 내벽이었다. 풀과 빛과 화산암과 내부의 불이 있는 후미진 곳이었다. 그녀는 그곳에서 살고 싶었다. 용암의 상부 돌출부에 이를 때마다 매번, 강렬하고 임박한 어떤 것이 그녀를 맞이했다. 그것은 행복감을 주는 정체불명의 존재 같은 것이었다. 그 존재가 어떻게 그녀를 알아보고, 안심시키고, 이해하고, 알아듣고, 인정하고, 편들고, 사랑하는지 그녀 자신도 알지 못했다.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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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은 집 단독주택 
유은혜 지음 / 동아일보사

"남의 집 이야기를 통해 들여다보는 내가 꿈꾸는 집, 그리고 인생"
유지 보수에 시간과 돈이 많이 든다, 되파는 것이 쉽지 않다, 겨울에 춥다... 아무튼 아파트가 더 편하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단독주택에 대한 일반적인 통념은 이러하다. 그러나 손바닥만한 마당에 꽃과 채소가 푸르러 여름이면 고기에 상추쌈을 싸먹고 싶고 천편일률적인 인테리어를 벗어나 나만의 소울이 담긴 공간을 갖고 싶어질 때, 단독주택은 포기할 수 없는 영원한 꿈이 되어버린다.

단독주택을 꿈꾸는 모든 이들을 위해 집 구하기부터, 고치기, 그리고 오래오래 살기까지의 방법을 담은 이 책은 허세만 가득 담긴 잡지 표 집 자랑은 지양한다. 대신 서울 한복판 30평대 아파트를 팔아 도심과는 조금 멀어졌지만 단독주택도 짓고 대출금도 갚은 신혼부부, 8년 동안 집값이 오를까 전전긍긍하며 아파트만 메뚜기 뛰기 하다 얼마 전 땅콩집으로 이사해 온 부부의 이야기들은 가득하다. 또한 현재 그들이 살고 있는 집 안팎의 다양한 사진들과 도면, 인테리어 및 시공업체까지 공개하니 단독주택의 꿈이 현실이 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그렇다면 단독주택만이 우리 모두가 꿈꿔야 할 이상적인 거주형태인가? 그렇지 않다고 이 책은 말한다. 문제는 아파트냐 단독주택이냐가 아니라 내가, 우리 가족이 원하는 삶의 방식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파트를 무턱대고 비난하지도, 단독주택을 이유 없이 미화하지도 않는다. 현실의 집을 통해 꿈의 집을 탄탄하게 그려나가는 법을 이 책은 진짜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 가정/실용 MD 도란

책 속에서 : 고백하건대 이 책을 쓰기 시작할 때만 해도, 나 역시 돈이 얼마나 있으면 괜찮은 단독주택에 살 수 있을까가 최대 관심사였다. 그런데 실상 사람들을 만나보니 돈이 ‘1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요한 것은 자신과 함께 하는 가족이 꿈꾸는 삶, 그 삶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 그림 속에 단독주택이 있다면 집값이 오르고 내리고는 크게 중요치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생각이 거기까지 미쳤을 때는 적어도 비싼 값에 ‘팔기 위한 집’이 아니라 행복하게 ‘살기 위한 집’이 1순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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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한 것의 가능성
인디고 연구소 기획 / 궁리

"인디고 연구소와 지젝이 함께 사유한 공동선의 가능성"
인디고 서원 부설 인디고 연구소가 기획한 공동선 총서의 첫 책이다. 공동선이란 우리 앞에 펼쳐진 공동 투쟁의 장이 궁극적으로 향하는 지점이다. 편하게 접근하면 불가능해 보이는 시도를 가능한 미래로 바꾸고자 하는 기획으로 보아도 좋고, 자유와 평등, 해방의 공동체를 이루는 근본 구조의 이름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들의 첫 번째 만남이, 유연하면서도 전복적인 사고로, 불가능해 보이는 공동선의 도래를 위한 투쟁에 앞장서온 슬라보예 지젝인 건 필연이다. 이어지는 만남이 가라타니 고진과 알랭 바디우라니 오랜만에 마주하는 알차고 힘 있는 기획이다.
 
지젝은 ‘공동선이란 자유를 향한 공동투쟁’이라 정의한다. 배제된 자와 포함된 자를 가르는 자본의 장벽을 허물고 마주하는 보편적 해방의 장, 여기에 이르기 위해 정치적 이론화 작업과 실천적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물론 그가 말하는 ‘선’은 선험적 결론이 아니라 가능성과 불가능성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찾아내야 할 ‘새로운 대의’이자 ‘우리의 과업’이다. 지젝을 아는 이에게는 각오를 다지는 계기로, 지젝을 모르는 이에게는 세계를 다시 사유할 도전이 되지 않을까. 세계적인 철학자에게 가르침을 얻거나 한국 상황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자세가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우리가 마주한 세계를 함께 사유하고 논의하는 과정이 신선하고 반갑다. 
인문/사회과학 MD 박태근

책 속에서 : 이 책은 국내의 지젝 관련 책들 중 최초의 인터뷰집이다. 이 책에서는 지젝이 수많은 저서들을 통해 말해왔던 사유의 궤적과 정치적 지향점이 압축적으로 제공되고 있으며, 충실한 주해를 통해 그의 사상사적 연대기를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강단 속에서 압살당한 이론과 철학이 아니라 이 세계의 육체를 절개함으로써 우리 삶의 실재를 드러내는 이론과 철학의 생생한 육성을 마주할 수 있다.(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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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ee57 2012-03-14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고 싶은 집 단독주택> 아주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공감이 가는 얘기

시몬느 2012-03-14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을 소개한 글 중에 짧지만 가장 탁월한 소개글이 아닌가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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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포라의 눈
서경식 지음 / 한겨레출판

"경계에서 띄운 따스한 연대의 시선"
서경식, 그와 그의 가족이 겪은 삶은 그 자체로 하나의 지표다. 그런데 서경식은 우리의 시선을 여기에 묶어두지 않는다. 한 걸음 가까워졌다 싶으면 또 저만치의 사유로 끊임없이 경계를 확장한다. 생각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말, 글, 삶으로 우리와 우리 바깥 모두를 돌아보게 하는 디아스포라의 시선을 끊임없이 전한다. 언젠가는 경계에서 띄운 따스한 연대의 시선이 ‘우리’를 달라지게 할 거라는 믿음이 그와 그를 읽는 우리의 공감이리라.
 
이번 책은 <시대를 건너는 법>에 이은 한겨레 신문 칼럼집이다. 색다른 건 이번 칼럼 ‘디아스포라의 눈’을 연재하는 가운데 2년을 그가 한국에서 지냈다는 점이다. 하나의 경계를 건너와 새로운 경계를 마주한 서경식의 진솔한 이야기가 더욱 가까이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을 추천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1년 전 후쿠시마 원전 사고다. 당시 그는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일본으로 돌아간 후라서 사고 전후 일본의 상황을 꾸준히 전했다. 물론 여기에서도 바깥으로 내몰린 삶 하나하나를 보듬고, 이들을 내몬 국가주의를 고발한다. 세 번째 추천 이유는, 자신의 교통법규 위반에서 국가권력의 비정함을 찾아내는 소시민의 페이소스다. 이럴 때 보면 정말 귀여운 아저씨다. 실례가 아니라면 볼을 꼬집어주고 싶을 정도다. 마지막으로 끊임없이 긴장과 이완을 오가며 칼럼집에 리듬을 불어넣은 편집자의 손길도 추천의 이유로 올린다. 전체 4부 구성은 다소 밋밋한 감이 있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글과 글을 단단히 엮어둔 편집자의 씨줄과 날줄을 만날 수 있다. 모처럼 만난 고품격 버라이어티 인문 에세이를 기쁜 마음으로 추천한다. 이 책으로 더 많은 이들이 서경식을, 그의 사유를, 그의 시선을 만나길 기대한다. 
인문 MD 박태근

추천사 :   서경식 선생은 전공이 없다. 그는 비전문가이고 그가 가르치는 것은 교양이다. 교양은 없고 전공만 있는 시대에, 인문학적 기초는 없고 붓질만 남은 시대에, 다른 사람의 고통에 대한 관심은 없고 나만 봐달라고 아우성치는 시대에, 때로는 타인의 고통마저 우아하게 소비되는 시대에 서경식은 고통과 기억의 감수성이라는 신발을 신고 역사의 보고로 가는 길을 내고 있다.(한홍구, 성공회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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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정의로운가
이정전 지음 / 김영사

"왜 더 자유로운 시장보다 더 정의로운 시장이 되어야 하는가"
경제학자들의 말처럼, 자본주의 시장은 과연 공정하고 정의로울까. 세계에서 가장 화려하게 자본주의 시장을 꽃 피웠던 미국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그 여파는 급속히 번져 마침내 현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믿음까지 흔들고 있다. 지금 세계는 새로운 자본주의 찾기에 바쁘다. 이윤을 위해서라면 지옥 끝까지 좇아가는 자본주의가 아닌, 인간의 얼굴을 한 따뜻한 자본주의의 새 모델을 찾고 있는 것이다.

<경제학을 리콜하라>의 이정전 서울대 교수의 새 책이다. <정의란 무엇인가>에 열광하던 2012년 대한민국의 '시장 경제의 정의'와 사회 지도층에 대한 날카로운 문제의식이 돋보인다. 주가폭락, 물가상승, 빈익빈 부익부, 만성적 실업 앞에 쓰러진 이들에게 시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정의의 관점에서 풀어 강의하듯 설명해준다. 저자는 우리 삶의 의미와 현대사회의 위기를 염두에 두고 자본주의 시장의 위력을 보다 큰 틀에서, 보다 근원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때 비로소 우리가 추구해야 할 자본주의의 미래를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 경제경영 MD 채선욱

책 속에서 : 기업을 이끄는 리더십과 나라를 이끄는 리더십은 크게 세 가지 점에서 다르다고 한다. 첫째, 최고경영자는 자기 의사대로 불도저식으로 일을 추친할 여지가 많이 있지만, 대통령의 경우에는 그렇지 못하다. 거의 모든 정치 현안에 관해서 강력한 반대파가 늘 존재한다. ...따라서 최고경영자와는 달리 대통령은 반대파의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탁월한 협상력이 있어야 하며, 반대파를 끌어안을 수 있는 참을성과 포용성도 있어야 한다. ...셋째, 최고경영자는 광고나 상술을 통해서 자사의 상품을 시장에 알리다가 잘 안 되면 다시 포장하거나 다른 상품으로 바꾸어버리면 그만이지만,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대통령은 그렇게 시험 삼아 해보았다가 잘 안 되면 집어치우는 식의 태도를 가져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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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김선우 지음 / 창비

"사랑하는, 아름답고 아픈 세상에 바치는 김선우의 시"
5년 전 김선우는 말했다. 당분간 시를 떠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이후 5년, 소설과 에세이를 쓰고,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온 김선우가 오랜만에 시집을 엮었다. 크레인 위 ‘온몸에 얼음이 박힌 채 살아온 한 여자의 일생’을 보며 “세상 모든 돈을 끌어모으면 여기 이 잠자리 한마리 만들어낼 수 있나요?(80쪽)”라고 묻고, 살처분당하는 소와 돼지를 보며 “병들지 않았는데 왜 내가 죽어야 해요? 왜 함께 죽여야 해요?(34쪽)”라고 되묻는다. 시로 화한 질문 속, 세상의 부조리가 마음을 친다.
 
시는 처절하되 명랑하다. 시는 꽃을, 똥을, 밥을 말하고, 끝내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차가운 기계에서 막 빠져나온 따끈한 가래떡의 명랑함으로, 꽃 한송이를 오래 보다 연분홍 시집을 읽는 다정한 마음으로. 신을 만들 시간이 없었으므로 우리는 서로를 의지했다. (80쪽) 신을 만들 시간이 없으므로 우리에겐 시가 있다. 비참함을 슬퍼하는 것, 아름다운 것을 사랑하는 것, 이 순연하고 질긴 마음들만이 우리의 혁명을 응원할 수 있을 것이다.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이상하지 않니? 지구 곳곳 대도시의 거리엔 죽은 사람들이 걸어다녀. 죽은 지 너무 오래되어 죽은 걸 잊어버린 사람들. 묘지가 없어도 서운하지 않은 사람들.
 
이상하지 않니? 식량은 충분한데 한편에선 사람들이 굶주려 죽어가. 죽어가는 아이들 옆에서 배불리 먹은 걸 토하다 죽어버린 사람들이 걸어다녀. 색색으로 물들인 죽음들을 쇼핑하는 누군가들ㅡ

무덤 속은 시끄러워.
아무도 울어줄 사람이 없는데,
세상은 왜 이렇게 고요하지? (아무도 미워하지 않은 자의 무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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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슐 마녀의수리수리 약국
김소민 지음, 소윤경 그림 / 비룡소

"제1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다른 사람과 영혼을 바꿀 수 있는 캡슐이 내 손에 들어온다면? 작고 소심한 동동이가 선택한 운명의 상대는 바로 얄미운 여동생 묘묘! 동동이보다 키도 훨씬 크고 힘도 세고 시도때도 없이 오빠를 못살게 구는 고약한 왈가닥, 여자 깡패에게 복수할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묘묘가 먹어야 할 캡슐이 아빠 입속으로 들어간 순간, 이 행복한 상상은 물거품이 된다. 그러나 엄마 없이 두 아들 딸을 홀로 키우는 약사 아빠의 몸 속에 들어간 아들. 아빠의 소개팅을 대신 치러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띤 동동이 앞에는 마법처럼 '영혼이 훌쩍 자라는' 놀라운 순간이 기다리고 있다.

영혼을 바꾸는 캡슐을 제공한 댓가로 게임 아이디랑 비밀번호가 내놓으라는 게임광 마녀 할머니나 떡볶이 집 소개팅, 만원어치 택시 드라이브 같은 아기자기한 소동이 시종일관 웃음을 끌어낸다. 동동이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는 법을 어렴풋이 이해하게 된다면 금상첨화. 초등 1, 2학년 독자를 대상으로 첫 공모를 치른 비룡소 문학상의 제1회 수상작이다. 
어린이 MD 이승혜

작가 인터뷰 보러 가기>>

심사평 중에서 :
 영혼이 바뀐다는 엉뚱한 설정에 아이의 시선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현실과 환상의 연결고리들이 자연스럽고, 몸을 바꾼 상태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디테일들에 아이다움이 있어서 웃음 짓게 한다. 팔짝팔짝 뛰며 걸어가는 아이의 행로처럼 동선이 자연스럽고 재미있다. - 김진경,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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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가지 행동
김형경 지음 / 사람풍경

"<좋은 이별> 이후 2년 만의 새 책, 소설가 김형경 심리에세이 "
소설가 김형경이 2년 만에 네 번째 심리에세이를 출간했다. 여행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그와 관련된 심리를 설명한 심리여행에세이 <사람풍경>, 삶의 문제에 대한 독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구성한 심리치유에세이 <천 개의 공감>, 이별 이야기와 문학 작품을 통해 이별에 대처하는 방법을 제시한 애도심리에세이 <좋은 이별>, 그리고 새롭게 선보인 심리훈습에세이 <만 가지 행동>. 김형경의 심리에세이 시리즈는 정신분석학과 심리학의 수혜자 입장에서 쓴 책이라는 점에서 여느 심리에세이와 차별화된다. 작가가 직접 정신분석을 받은 후 오랜 훈습 기간을 거쳐 체득한 내용을 생생하게 알려준다. 또한, 난해한 정신분석학과 심리학을 문학, 종교, 신화 등 다양한 분야를 동원하여 쉽게 설명하고, 현실적 해결책을 마련해준다.
 
<좋은 이별> 말미에 “통찰은 마술이 아니다. 통찰 이후에는 긴 훈습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언급했을 뿐, 훈습의 구체적 방법이나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정신분석적 치료 과정에서 내면의 변화나 성장을 이루는 것은 통찰이 아니라 훈습의 성과였음에도 불구하고 훈습 과정을 글로 쓰지 못했던 것은 지나치게 개인적 경험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번 새 책에서는 정신분석 과정을 철저히 이행하는 작업, 즉 ‘훈습’의 과정에서 행했던 다양한 시도, 그리고 그에 대한 결과를 편안한 문체로 솔직하게 풀어낸다. 전작 만큼이나 완성도 높은 이 책도 자기 내면의 문제로 전전긍긍해하는 독자들의 마음을 따듯하게 다독일 뿐 아니라, 치유를 넘어 변화와 성장의 길로 안내할 것이다. 
에세이 MD 송진경

책 속에서 :   "저도 답답했어요. 선생님은 자꾸 두성을 쓰라고 하시지만, 그걸 쓸 줄 알았으면 벌써 썼지요.” 텔레비전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선발된 멘티가 멘토링 과정을 회상하며 한 말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갑자기, 그동안 내가 심리에세이에 쓴 말들도 저 멘토의 말과 같았구나 싶었다. ‘양가성을 통합해야 한다’, ‘의존성을 끊고 분리, 개별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렇게만 썼지 양가성을 통합하는 법, 분리를 이루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내면의 변화나 성장을 이루는 것은 통찰이 아니라 훈습 과정의 성과였지만 너무 개인적인 경험이라 쓸 생각을 못했다. 하지만, “두성을 쓸 줄 알면 벌써 썼지요.”라는 말을 들은 이후, 두성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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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설득 당하는가
조 내버로, 토니 시아라 포인터 지음 / 위즈덤하우스

"왜 나도 모르게 OK하는 걸까?"
FBI요원이 차를 타고 범인을 연행 중이다. 요원은 범인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지만 범인은 흥분된 상태로 자신의 인생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그러자 요원은 더이상 다그치지 않고 가만히 듣고 있다 범인이 주로 언급하는 단어를 사용해 이전에는 들을 수 없던 그의 새로운 범행 사실을 알게 된다. 법원 앞에 도착해서야 범인은 자신이 모든 걸 털어놨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차!' 그러나 쏟아진 말은 다시 담을 수가 없다.

비단 범죄자만 이런 일을 겪는 건 아니다. 우리는 직장에서, 또 일상생활에서 자신도 모르게 설득당하고 뒤돌아서자마자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분위기에 휩쓸려, 때로는 설득하는 사람이 믿음직스러워 보여서, 때로는 상대방이 나를 이해해주는 것 같기 때문에 그들의 말에 동의한다.

<FBI 행동의 심리학> 저자의 최신작이다. 저자는 새 책에서 이처럼 대다수의 설득이 언어보다는 비언어적으로 행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팔짱을 끼는 것은 긴장했다는 의미라든지, 왼쪽을 바라보면 거짓말을 하고 있는 증거라든지 하는 진부한 얘기가 아니다. 상대의 표정, 목소리 톤, 자세, 동작, 신체접촉, 옷차림, 장소 등 보디랭귀지보다 훨씬 더 다양한 것들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개념의 비언어적 메시지를 통해, 말보다 한 차원 높은 방식으로 상대가 모르게 상대를 설득하는 법을 제시한다.
 - 경제경영 MD 채선욱

추천사 : 비즈니스는 설득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득을 잘하려면 우리가 어떻게 설득당하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창한 말솜씨가 설득력의 핵심이라고 생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이 책을 통해 성공적인 설득에 훨씬 더 크게 작용하는 '비언어적 지능'의 힘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 로버트 치알디니, <설득의 심리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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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옷을 입으렴 
이도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이도우의 성장소설 "
가파른 계단을 내려간 후 엄마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이제 서른여덟, 손바느질 가게를 운영하며 별스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여자 둘녕은 지난 시간과 사랑했던 기억을 반추한다. 부모와 떨어져 살게된 이후 그녀가 지내게 됐던 외할머니의 집. 용각산 냄새, 계몽사소년소녀세계문학전집, 부뚜막의 사카린,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와 같은 소설, 낡은 과월호 잡지, 생명선을 더 길게 긋겠다며 손바닥에 댔던 연필칼. 그 시절을 둘녕은 감각으로 기억한다. 자매처럼 지내게 된 이모의 딸 수인과 함께했던 정적이고 다정한 나날들.
 
한 소녀의 성장의 기록이 이도우 특유의 섬세한 문체로 펼쳐진다. 베스트셀러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에서 오랜 기간 사랑받았던 맑은 감수성이 여전하다. 인생 첫 감명과 기쁨을 주었던 책,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손에 잡힐 듯한 선명한 추억이 따스하고 쓸쓸한 공감을 일으킨다. 구체적이고 서정적인 기억이 가득한 이도우식 성장소설.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장터에서 산 흔한 잠옷일 뿐이었지만, 오로지 잠을 위한 옷이 생긴다니 기대감으로 두근거렸다. 종일 입었던 내복을 벗고 잠옷으로 갈아입는 일이 왠지 고상하고 격식을 갖춘 일과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다음 장날을 기다리며 밤마다 책을 읽었다. 이모 내외는 둘 다 교사여서 외가엔 학교에서 가져온 읽을거리들이 꽤 꽂혀 있었다. <소년중앙>, <어깨동무> 같은 소년 잡지들과 마을 이장이 나눠준 <어린이 농민>과월호도열심히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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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폭탄 그리고 햄버거
피터 노왁 지음 / 이은진 옮김 / 문학동네

"부끄러운 현대 문명의 민낯을 어떻게 봐야 할까?"
섹스, 폭탄, 햄버거가 현대 문명을 이끌었다면, 쉽게 믿을 수 있을까? 제레드 다이아몬드가 <총, 균, 쇠>에서 무기, 병균, 금속을 인류 문명의 원동력으로 설명했듯, 이 책은 포르노, 전쟁, 패스트푸드에서 현대 문명의 속성을 끄집어낸다. 패리스 힐튼의 섹스 비디오에서 영감을 얻는 저자는, 에메랄드빛 화면에서 투시 기법을 떠올리고 이내 걸프전의 야간 폭격 장면으로 생각을 이어간다. 이런 식으로 우리 주변의 거의 모든 물건이 군사 기술의 혜택(?)으로 탄생했음을 보여주고는, 이 기술 발전의 자본 토대이자 기술 이용의 주체인 포르노 산업, 패스트푸드 산업과의 삼위일체를 증명한다. 침실의 메모리폼에서 전장의 핵폭탄까지 인류가 누리는 현대 문명의 요소요소를 짚어가며 설명하는 모습을 보면, 주변에서 눈에 띄는 어떤 걸 고르더라도 저자는 앞서 말한 삼각형 안에서 그 물건의 내력을 밝혀줄 수 있을 듯하다.
 
그런데 이렇게 밝혀진 현대 문명의 민낯은 어쩐지 놀라움과 두려움보다는 즐거움과 편안함에 가깝다. 저자가 기술 이데올로기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에 집중하기 때문인데, 군사 기술의 발전으로 민간인 희생이 줄어든다는 식의 설명에는 동의하기 어렵지만 '기술은 결국 시장에 나온다'는 진실을 외면하기도 어렵다. 인류에게 필요한 실천적이고 생산적인 변화는 현실을 직시하고 인정하는 데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결론이 힘을 갖는 까닭이다. 악덕이 베푸는 미덕에까지 동의할 필요는 없겠지만, 연악한 인간의 삶을 둘러싼 현대 문명의 그릇을 제대로 살펴볼 이유는 충분하다. 
인문 MD 박태근

추천사 :
 우리가 지금 즐기고 있는 모든 것들은 자기만의 내력을 가졌다. 이 내력에 대해 조곤조곤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바로 문화사에 관한 책이다. 그러므로 문화사를 읽는 묘미는 현재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한다. 인류가 만들어놓은 거대한 지식의 네트워크를 종횡무진 오가는 저자를 만난다는 것은 문화사에 관심을 가진 독자에게 행운이다.(이택광, 문화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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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2012 이상문학상 대상, 5년 만에 만나는 김영하 장편소설"
한 소년이 저쪽을 보고 있다. 어딘지 완고해 보이는 모습. 화려한 조명 속에서도 소년은 외롭게 서있다. 광신도와 남창, 걸인과 사기꾼이 부유하는 고속터미널의 화장실에서 태어난 소년 제이. 교차하는 길에서 태어난 순간부터 평생을 길 위에서 살게 되리라 예감했다. 제이에겐 다른 이들에겐 들리지 않는 것들이 들린다. 사춘기가 될 때까지 말을 하지 못했던 동규의 공포를 들었고, 개장수에게 고통 받는 개들의 외침을, 학대당하는 소녀의 고통을 느끼는 의자의 신음을 들었다. 그는 울부짖는 고아들의 왕이 되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세상을 향해 분노를 쏟아낸다.
 
5년 만에 만나는 김영하의 장편소설은 버림받는 사람들의 야생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 특유의 감각적이고 날 선 문체로, 어떤 현실이 클로즈업된다. 야생의 길 위, 원조교제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가출소녀는 임신하지 않기 위해 화장실서 두 발을 모아 쿵쿵 구르고, 아이들은 피는 찬물로 닦아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이들에게 이런 지식을 가르쳐준 세상은 과연 누구인가. 이들이 내는 외로움의 소리, 그 목소리가 아프게 들린다면 아마 우리에겐 이 이야기가 필요한 것일 테다.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죄, 잘못, 인간, 동물. 이런 식으로 모든 것을 구분하는 게 바로 인간이에요. 그러니까 잘난 척을 하는 거예요. 내가 인간이다. 내가 제일 위에 있다. 나는 죄를 안다. 동물은 모른다. 그러니까 우리는 동물을 죽여도 된다. 이런 식이에요.”
원장은 자세를 고쳐잡았다.
“그래서 네가 잘했다는 거냐? 남에게 피해를 입혔잖니? 그건 도둑질과 똑같은 거야. 안 그래?”
“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보다 더 나쁜 게 있어요.”
“그게 뭐냐?”
“고통을 외면하는 거예요. 고통의 울부짖음을 들어주지 않는 거예요. 세상의 모든 죄악은 거기서 시작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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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분 인생
우석훈 지음 / 상상너머

"경제학자 우석훈의 일상 들여다보기"
경제학자 우석훈의 첫 산문집인 <1인분 인생>은 마흔 살의 일상을 구성하는 것들, 또래의 친구들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모은 것이다. ‘마흔’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는 동안 신상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첫 글을 쓸 때는 대학 시간강사였고, 중간에 작은 연구소의 소장직을 맡기도 했으며, 지금은 영화사의 자문을 맡고 있다. 대기업 소속 경제학자도 해봤고, 정부 소속 경제학자도 해봤고, 시민단체의 정책실장으로 집회 현장에 앉아 있는 경제학자도 해봤다. 그는 마흔이 넘어서야 ‘내가 과연 1인분 인생을 살았던가, 혹시라도 많은 사람들의 묵묵한 희생 위에 나 혼자서만 잘난 척한 것 아닌가’ 자문하게 되었다. 이번 새 책은 소소한 일상을 그대로 담은 것이기도 하지만, 20대와 30대에 대한 반성글이기도 하다.
 
<1인분 인생>에서는 자신을 둘러싼 주변인과 일상의 에피소드에 관한 이야기를 쉽고 편안하게 펼쳐낸다. 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삶의 문제들을 놓고 함께 고민하기도 하고, 때로는 거침없이 쓴소리도 한다. 예를 들어, 자신이 기르는 고양이 ‘야옹구’를 처음 병원에 데려가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고양이 수술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과 이명박 정권이 4대강으로 비게 된 세입을 맞추기 위해 반려동물에게도 부가가치세를 물린다는 것)을 계기로, 갖가지 단상과 깨달음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식이다. 우석훈의 인간적이고 솔직한 모습을 고스란히 담은 이 책은 경제학자의 다채로운 일상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지만, 삶의 고민과 문제들에 대해 새로운 각도로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사 : 옆집 아저씨 같이 친근한 경제학자 우석훈이 전하는 1인분의 삶은 쉽고, 유쾌하고, 가공할 만한 깊이를 지녔다. 정치, 경제, 사회, 철학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우리의 일상과 찰지게 버무려낸 그의 글은 머리만 깨우는 게 아니라 마음까지도 흔든다. _ 방송인 김미화

삶을 계산하며 지내기보다는 삶의 쓴맛 단맛을 몸소 다 맛보기로 맘먹은 경제학자의 일상은 장난끼 넘치고 사랑도 넘치고 무엇보다 인간적이었다. 우석훈은 1인분 인생으로 일상을 무사히 사는 법의 무게 중심점을 구하려 한다. _ CBS PD 정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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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경제다 
선대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이대로 가다간 다 같이 망한다 "
성장률 0%, 가계부채 1500조, 실업자 300만. 어느 저개발 국가의 이야기가 아니다. 머지않아 닥칠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위험한 경제학>, <세금 혁명> 등 부동산과 세금 등의 문제에서 탁월한 혜안을 보여줬던 선대인 소장이 이 99%를 소외시킨 1%의 나라, 대한민국의 경제를 총체적으로 들여다봤다. 구체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이해하기 쉽게 재구성한 그의 분석은, 국민 누구나가 내 나라의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계에 처한 과거 성장 방식의 문제를 밝히는 것으로부터 출발하는 이 책은, GDP 등의 가짜 성장으로 이목을 끌고 정작 개인의 주머니는 얇아지는 경제 구조, 1% 재벌 이데올로기가 산업 생태계에 끼치는 치명적인 피해, 모피아와 하우스 푸어 그리고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이 시대의 '비정규' 청년들까지 사회에 만연한 경제 스트레스와 개개인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이는 요소들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파헤친다.

저자는 이 같은 문제 분석에서 나아가 상생의 경제, B급이 죽지 않는 생활인 국가, 99%를 위한 세금 혁명 등 지금 당장 바꾸고 행동하면 10년 후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실천적 해법까지 함께 담았다. 크게는 시스템 개혁부터 작게는 개인의 일상적 변화까지 앞으로 우리가 받아들이고 살아 낼 대안적 경제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이 책은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한 한국을 만들 수 있는 기회는 지금이 마지막이라고 강조한다. 그 재생의 가능성은 경제 전문가도 대통령도 아닌 '우리'에게 달려있다. 
 - 경제영영 MD 채선욱

책 속에서 : 슬픔과 분노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런 참혹한 현실을 바꿔야 한다. 그러려면 일단 제대로 알아야 한다. 현실을 정확히 알아야 미래도 전망할 수 있고, 그 미래를 바꿀 단서도 찾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비극으로 시작하지만 희극으로 끝난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하지만 우리의 미래를 희극으로 만드는 것은 결국 '우리'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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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차없는 자본주의
조이스 애플비 지음 / 주경철, 안민석 옮김 / 까치글방

"자본주의의 역사에서 찾아낸 자본주의의 가능성"
자본주의를 설명하는 방법은 많다. 애덤 스미스는 거래하고 교환하려는 인간의 보편적 성향을 근거로 자연스러운 출현이라 설명했고, 전통적인 질서가 무너지는 19세기의 혼란을 목격한 마르크스는 새로운 계급관계의 형성에서 변화의 원동력을 찾았다. 21세기에 이른 자본주의는 이제 다른 설명이 불필요할 정도로 지극히 당연한 체제로 자리잡았다.
 
미국 역사학회 회장을 지낸 원로 역사학자 조이스 애플비는 이런 식의 설명에 반론을 제기한다. 그는 경제적 관점뿐 아니라 역사적 관점에서 사회, 문화, 정치, 윤리를 포괄적으로 바라볼 때 자본주의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자본주의는 논리적 인과관계에 따른 보편적인 패턴으로 존재할 수 없고,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말이다. 그 역시 자본주의의 표상 영국에 주목하지만 관점은 다르다. 보통 18세기 산업혁명을 자본주의 홍기의 기점으로 삼는데, 그는 16세기 농촌에서 변화의 씨앗을 찾는다. 효율적 식량생산에서 비롯한 노동력과 자금의 이동이 산업혁명을 만나 폭발하는 과정을 살피고, 각각의 국가가 이 체제를 어떻게 받아들여 오늘에 이르렀는지를 장대한 서사로 재구성한다. 그는 이 과정을 통해 지금의 자본주의가 엄청난 우연의 연속으로 이루어진 문화체제임을 확인하는데, 이는 자본주의의 끄트머리에 선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 책 역시 부패, 불평등, 생태 등 절실하고 거대한 질문에 봉착한 자본주의의 오늘을 적시한다. 제목처럼 '가차없는 자본주의'의 모습을 비판하며 정부의 규제를 지지한다. 이런 자정능력이 앞서 말한 새로운 가능성이냐고? 그렇지 않다. 이 변화무쌍한 자본주의의 역사를 돌아보면, 이를 바로잡거나 뛰어넘을 가능성은 거대한 체제와의 싸움이 아니라 삶의 터전에 근거한 작은 싸움에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역사의 우연이라 할 이 작은 틈 하나가 이 책에서 발견한 그리고 각자의 세계에서 발견할 새로운 가능성이다.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이 책은 근대 경제사의 개관을 제공하는 일종의 입문서이지만, 결코 피상적 수준에 머물지 않으며 상당한 깊이를 보여준다. 이처럼 전체적인 조망과 세밀한 묘사를 아우르는 서술을 통해서 이 책은 독자들에게 한편으로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정보와 설명을 제시하고, 다른 한편으로 현대 자본주의의 본질에 대해서 숙고할 기회를 준다.(주경철,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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