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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잠깨어
정민 지음 / 문학동네

"정민이 다산인 듯, 다산이 정민인 듯"
이제 정민과 다산의 조합은 익숙하다. 그간 둘이 함께한 책만 꼽아도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다산어록청상>, <새로 쓰는 조선의 차 문화>, <다산의 재발견>, <삶을 바꾼 만남> 다섯 권이고 이번 책을 더하면 여섯 번째 만남이다. 그런데 이제야 둘이 제대로 만났다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다산은 경상도 장기와 전라도 강진에서 18년 동안 유배 생활을 했다. 이 책은 유배지에서 남긴 한시 가운데 자기 독백에 가까운 것들을 모아 정민이 다산의 시점에서 일기 쓰듯 정리한 결과다. 그런데 이런 설명이 없다면 한시를 옮기고 일기로 정리한 사람이 정민인지 다산인지 알기 어려울 정도다. 잘 나가던 선비가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져 자책하고 원망하는 좌절의 시간을 건너 평정을 찾는 과정은 인간사의 보편일 터, 오히려 세월과 문장을 넘어 ‘인간 정약용’을 비로소 마주한 정민의 모습이 신선하다. 자신만만하게 ‘나’로 풀어가는 일기 속 ‘나’에는 그리하여 다산도 있고 정민도 있다. 그리고 이 만남을 바라보는 우리도 설 수 있을 것이다. 마침 오는 16일은 다산이 태어난 지 250년이 되는 날이다. - 인문 MD 박태근

정민과 다산이 함께한 책 :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다산어록청상>
<새로 쓰는 조선의 차 문화>
<다산의 재발견>
<삶을 바꾼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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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의 기술 1
채드 하바크 지음 / 시공사

"좋은 유격수는 인생을 알고 있다"
“세 단계가 있다. 생각이 없는 존재, 생각하는 존재, 생각이 없는 존재로 되돌아가는 존재. 첫째와 셋째 단계를 혼동하지 말라. 생각이 없는 존재가 되지 못할 사람은 없다. 생각이 없는 존재로 되돌아가는 사람은 극소수다.” 이 소설, <수비의 기술>에 등장하는 위 구절은 누구를 위한 조언일까. 불교 말씀 같은 이 조언은 바로 유격수를 위한 것이다. 서투른 유격수들만이 공을 향해 투쟁하듯 달려들기 때문이다. 뛰어난 유격수는 공이 자신의 길을 가도록 하며, 그 흐름을 함께 타고 움직인다. 좋은 유격수는 바람이고 없음(空)이다. 좋은 유격수는 공의 궤도를 부러뜨리지 않는다. <수비의 기술>의 주인공은 바로 그 ‘좋은 유격수’다. 자신도 모르게 최적의 풋워크를 밟을 줄 알고, 그 재능에 못지 않게 야구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찬 한 청년의 삶이 그려진다.
 
다소 철학적인 부분을 발췌했지만, <수비의 기술>은 결코 어려운 소설이 아니다. 심지어 저 발췌 문구는 주인공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는 (그래서 언젠가 꼭 이해하고 싶어하는) 구절이다. 이 소설은 어떤 철학이나 본질을 추적하지는 않는다. <수비의 기술>은 보다 보편적인 인생을 말한다. 어딘가 한 부분은 천재적이지만 나머지는 너무도 인간적인, 그래서 결국 인생이라는 무제한 연장전에 돌입한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다. 잡아야 할 아웃카운트는 수천 수만 개, 타구는 불규칙하고 잔디는 자랐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종종 한계 상황에 다다르면 묻게 된다. 왜 야구 같은 걸 하고 있는 걸까? 알 수 없다. 야구는 그냥 원래부터 모든 것이었다. 따라서 <수비의 기술>은 인생에 대한 소설이다. 이때 누군가는 물을지도 모른다. 어딘가 천재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작품이 보편적인 인생을 말할 수 있는가? 아니, 당신도 어딘가에는 특출난 선수다. 지금이 아니라면 적어도 한때는 그랬다. 이 깨달음은 피할 수 없는 연장전을 다룬 <수비의 기술>이 독자를 위해 준비한 유일하고도 소중한 선물이다. 즉, ‘수비의 기초’다. 모든 수비의 기술이 여기서 시작될 것이다. 행운을 빈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의 글 : <수비의 기술>을 읽는 것은 엄청난 재능을 지닌 젊은 유격수를 지켜보는 것과 같다. 도무지 실책을 내지 않는 것이다. 첫 소설치고 이렇게 완전하고도 강렬한 소설은 아마 없을 것이다. –조너선 프랜즌
마치 헨리 필딩 소설의 ‘톰 존스’가 야구와 대학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는 듯, 더없이 재미있고 술술 읽힌다. –존 어빙
마이클 셰이본의 <피츠버그의 마지막 여름>이나 존 어빙의 <가아프가 본 세상>처럼, 어디선가 불쑥 나타난 것 같은 진귀한 소설이다. -제임스 패터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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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우리의 관계를 조종하는가
존 휘트필드 지음, 김수안 옮김 / 생각연구소

"소문과 뒷담화가 세계를 만든다"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이라면 평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능동적이든 수동적이든 누구나 평판의 진원지 소문과 뒷담화에 얽혀본 경험이 있을 게다. 진화생물학자 존 휘트필드는 평판이 인간관계의 핵심이라 말하며 진화생물학, 심리학, 행동경제학, 신경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평판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설명하는데, 특히 동료의 행동을 모방해서 먹이를 찾는 청가시고기, 다른 수컷들의 대결 소리를 엿듣고 어떻게 싸울 것인지 전략을 세우는 박새 등 다양한 동물의 사례를 들어 풀어가는 이야기가 재미나다. 물론 평판에 대한 날카롭고 섬뜩한 분석도 가득하다. 평판은 우리의 행동을 반영하는 동시에 형성하는 터라 두 개의 고리에 걸린 우리가 균형을 찾지 못하면 이리저리 휘둘리기 십상이다. 더불어 평판은 우리에게서 말미암긴 하지만 우리에게 귀속되지는 않는다. 죽은 뒤에도 평판이 살아남는 까닭이다.
 
이쯤 되면 평판의 공포에 눌려 옴짝달싹 못 하지 않을까 우려할 만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평판 덕분에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서로를 돕고 통제하며 어느 종도 이루지 못한 문명을 일구었다는 게 저자의 평가다. 오히려 그간 평판의 자장에 들어오지 않은 집단과 국가 간의 문제까지도 여기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인데, 과격하게 말하면 이에 대한 당신의 평판이 다음 세계를 결정할 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휘트필드는 평판이 생물의 세계에서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대해 놀라운 통찰을 보인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주제를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이 천재 저널리스트의 글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네이처>)
과학과 예술의 환상적인 융합! 사회적 상호작용과 네트워킹이 세계를 더욱 작게 만드는 상황에서 기업이든 개인이든 평판을 무시할 수 없다. 휘트필드는 믿음을 쌓고 신뢰성과 진실성을 구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명확한 처방은 제시한다.(제프리 스티벨, <구글 이후의 세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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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지능
브루스 와인스타인 지음, 송기동 옮김 / 다산라이프

"상황에 휩쓸리지 않고 나답게 행복해지는 길"
우리는 어떤 말을 할지 다음으로 어떤 행동을 취할지에 대한 순간과 순간이 무수히 반복되는 삶을 산다. 그 선택과 행동이 곧 자신이 누구인지를 말해주며 타인이 나를 '상식 있는 사람', '합리적인 사람', '몰지각한 사람' 등으로 평가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은 이처럼 살면서 맞닥뜨리는 선택의 순간에 조금 더 현명하고 덜 후회스러운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윤리지능(Ethical Intelligence)'에 대한 이야기다.
 
미국의 저명한 윤리전문가인 저자는 언뜻 보면 개인의 취향이나 상식의 문제로 보이는 문제들에 윤리라는 잣대를 들이댐으로써 개개인의 삶은 물론 사회 전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그럼에도 책에는 '윤리'라는 단어가 떠올리게 하는 딱딱함은 찾아볼 수 없다. '당신은 윤리적인가?'라는 추상적인 질문을 던지는 대신 생활 곳곳에서 벌어지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사례를 구체적으로 보여줌으로서 더 만족스러운 선택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사람들과의 관계가 더 튼튼해질 수 있도록, 나아가 나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 자기계발 MD 채선욱

책속에서 :
나는 이 책에서 도덕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도덕과 윤리를 섞어 사용하는 것에 거부감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대신 나는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고, 그것이 옳은 이유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당신이 처음에 이 책을 읽게 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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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한 인생
은희경 지음 / 창비(창작과비평사)

"사랑, 상실, 고독, 그리고 은희경"
여자 ‘류’의 인생은 매혹에서 시작되었다. 공중전화 앞 어머니에게 매혹된 아버지. 그는 금세 다른 매혹을 향해 떠났고 어머니는 긴 시간 동안 생활과 고독을 감당했다. 남자 ‘요셉’이 그런 류에게 매혹된 때가 있었다. 매혹이 끝에 다다랐을 때, 류는 불현듯 요셉을 떠났고, 그 후 요셉은 한층 더 냉소적인 인간이 되었다. 관습과 패턴을 비웃고, 주변 모든 것을 분석하고 비웃는 게 그의 일이다. 매혹이 스러진 세계에서, 한물 간 소설가 요셉은 자신에게 악의를 품은 옛 제자 이안의 영화에 출연하게 된다. 류를 다시 만날 수 있기에. 사랑하는 사람은 없고 사랑만 있는 세계에서, 이들의 고독은 공명할 수 있을까.
 
은희경 특유의 섬세한 아포리즘이 좀처럼 책장을 넘길 수 없게 한다. 서사를 따라 읽어도 좋고, 심지어 그저 손에 잡히는 대로 읽어 내려가도 좋다. 사랑과 상실, 그리고 고독에 관한 빛나는 통찰. “요셉은 낭만적인 시인들이 우리 삶 어딘가에 있다고 노래하는 미완의 위대한 사랑 같은 건 믿지 않았다. 그것은 거짓 위안일 뿐이다. 하지만 거짓된 세상에서 거짓 위안을 거부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177쪽)” 같은 문장을 만나면, 이 매혹적인 문장과 함께라면 고독하고도 태연하게, 인생이 흘러갈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든다. 가장 은희경다운 은희경의 장편소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그 침전물이 고통이 아니라 고독이었다는 걸 류는 그때는 알지 못했다. 가난한 유학생이 외국인의 입주 가정부가 되어서 창밖을 바라보며 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던 어떤 여름 오후. 스러지는 햇빛 아래 나무의 긴 그림자가 마치 자신의 인생의 퇴락처럼 힘겹게 빛과 모양을 유지하려 애쓰며 바래가던 날, 어머니는 자기 앞에 다가와 있는 상실의 세계를 보아버렸다. 이제부터는 쓸쓸할 줄 뻔히 알고 살아야 한다. 거짓인 줄 알면서도 틀을 지켜야 하고 더 이상 동의하지 않게 된 이데올로기에 묵묵히 따라야 하는 것이다. 어머니는 그 세계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세계를 믿지 않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달리 무엇을 믿는단 말인가. 상실은 고통의 형태로 찾아와서 고독의 방식으로 자리잡는 것이다. 어머니는 어두운 극장의 의자에 앉아서 모든 것이 흘러가고 가라앉기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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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배신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최희봉 옮김 / 부키

"가난은 범죄입니다. 감출 수도 없지요"
한 국회의원이 하루 최저생계비 6,300원으로 황제 같은 하루를 보낸 일을 기억하는가. 가난과 불평등 문제를 불성실한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사회 인식이 그대로 드러난 웃지 못할 사건이다. <긍정의 배신>에서 자기계발서와 긍정주의의 폐해를 유쾌하고 예리하게 드러낸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3년에 걸쳐 식당 웨이트리스, 호텔 객실 청소부, 월마트 매장 직원으로 일하며 최저 임금에 가까운 돈으로 먹고 자고 살아갈 수 있는지를 체험했다. 경기 호황기라 일을 구하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 그 다음부터는 순탄치 않았다. 게다가 저임금 노동자를 대하는 사회의 시선은 지갑뿐 아니라 감정, 생각, 존엄성까지 빈곤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났다. 경기는 바닥을 쳤고 삶의 끄트머리에서 안간힘을 쓰던 이들은 경계 바깥으로 밀려났다. 노숙자와 빈민을 단속하는 법안이 생겨나고 복지는 여전히 권리가 아닌 시혜에 머물러 있다. 그는 뻔한 정책 제안이나 의식의 전환을 답습하지 않는다. 1%의 책임 뒤에 숨어 안온한 일상을 보내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당신의 안온함이 누구의 희생 위에 서 있는가를, 그들의 고통과 우리의 특권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절절하게 들려준다. 바버라 에런라이크 특유의 공감 능력은 그들과 저들의 이야기를 우리의 이야기로 전하기에 충분하다. 단, 의식의 전환과 행동의 변화를 착각하면 곤란하다. 이 책이 미국에서 150만 부가 팔리고 600여 개 대학에서 필독서로 선정되었지만, 지난 10년은 그렇게 흘러오지 않았던가.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르포르타주이면서 르포르타주 이상이고, 사회 분석이면서 사회 분석 이상이고, 소설은 아닌데 소설처럼 흥미롭다. 무섭도록 예리하고 매혹적인 선동이다.(김선우, 시인)
놀라운 오디세이. 에런라이크는 어떤 현재의 작가도 하지 못한 일, 자신의 유일한 자산인 노동으로 근근이 먹고사는 보잘것없는 사람이 되는 일을 해냈다.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일 뿐 아니라 완전히 빠져들게 만든다. 브라보!(스터즈 터클, <일>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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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카운터스
밥 루츠 지음, 홍대운 옮김 / 비즈니스북스

"숫자와 데이터로 기업을 망치는 사람들"
숫자와 데이터로 기업의 모든 것을 움직이려는 사람들을 우리는 '빈 카운터스 (Bean Counters)'라 부른다. 직역하면 '콩 세는 사람'으로, 기업의 재무나 회계 담당자를 일컫는다. 경영에 있어 정확한 회계와 경리는 필수지만 한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최고를 따지기보다 '콩 세는 사람'에 휘둘릴 때 결국 어디까지 치달을 수 있는지 이 책이 내세운 기업, GM은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 책은 파산보호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던 GM에 복귀한 저자, 밥 루츠의 '숫자놀음꾼'과의 사투기다. GM에서 시작해 BMW, 포드, 크라이슬러 등을 거친 이른바 '자동차 업계의 전설'인 그가 돌아온 이후 약 10년간 GM을 다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를 만드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벌인 긴 전투의 핵심은 결국 본연의 가치를 잃어버린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최고로 멋진 제품을 만들겠다는 목표보다 제조비용 절감, 조립시간 단축, 부품 재활용률 등을 더 중요시 할 때, 그 기업에는 미래가 없다고 말한다. 47년간 자동차 분야에 종사한 '진정한 디트로이트맨'이 풀어놓는 자동차 업계의 역사와 GM의 거짓말 같은 몰락기 그리고 재생기가 눈을 떼기 힘들만큼 흥미롭고 매끄럽게 펼쳐진다. - 경제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나는 GMC의 XUV 모델을 보면서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눈에 내가 중단시키고 싶었던 이 희한하게 생긴 모델은 GM의 중형 SUV섀시를 기반으로 해서 길이를 좀 더 늘린 차였다. 이 차는 GM의 몇몇 똑똑하신 분들이 앞으로 신차의 40퍼센트는 완전히 새로운 것이어야 한다고 목표치를 정해 놓았기 때문에 나온 실패작이었다. ...모든 목표를 수치로 정해 놓는 GM의 고질병이 문제였다. ...그 결과 단지 원칙에 부합한다는 이유만으로 이상한 차들이 개발되었다. 결론적으로 XUV는 완전 이상한 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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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추구 1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공경희 옮김 / 밝은세상

"더글라스 케네디의 더욱 커진 야망"
<빅 픽처>, <위험한 관계>, <모멘트>의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장편소설. 1940년대에 시작해 오늘날까지 장장 60여 년의 세월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한 여인의 만남, 사랑, 이별, 재회, 화해, 용서로 이어지는 삶의 궤적을 추적한다. 하나의 사건을 중심으로 움직였던 기존의 작품들에 비해 그 스케일이 더 커졌다. 더글라스 케네디가 작가로서의 야심을 품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장점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근래 출간된 연대기 형식의 소설 중에 <행복의 추구>는 가장 쉽게, 빨리 읽힌다.
 
2대에 걸친 이 소설의 화자는 두 사람이다. 1940년대의 화자인 새러 스마이스와 21세기의 화자 케이트 말론은 혈연관계는 아니지만 60여 년 동안 한 줄기로 이어져 있었다. 새러 스마이스가 사랑한 남자 잭 말론이 케이트 말론의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소설 내용은 서로 얽힌 두 가정의 이야기에 국한되지만 전후 미국사회를 관통해온 역사적 사건, 정치이념의 변화, 윤리의식과 문화의 변모가 개개인들의 삶에 어떤 파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살펴 본다. 결국 개개인들의 삶이 역사와 사회현상으로부터 무관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물론 앞서도 말했듯 무겁게 가라앉지 않고 편히 읽을 수 있는 이야기임에는 변함이 없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확실히 ‘읽는 즐거움’을 위한 장치들을 잘 알고 있다. 뻔하지만 뒤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드라마의 오랜 공식들 말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의 글 :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전개, 전율을 멈출 수 없는 결말 -<옵저버>
한 여자의 일생을 고스란히 담은 위대한 이야기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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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이 함께 쓴 동아시아 근현대사 1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 지음 / 휴머니스트

"평화와 화해로 가는 첫 걸음 그리고 긴 호흡"
최근 강제징용 배상을 둘러싼 대법원의 판결이 논란이다. 일본 기업이 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 내용도 그렇지만 일본의 수용 여부와 실효성 문제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한편 가수 김장훈과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은 뉴욕타임스에 위안부 관련 광고를 실었다. 그리고 가장 덜 알려졌지만 올해부터 고등학교에서 ‘동아시아사’ 과목이 개설되었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둘러싼 몇몇 풍경은 여전히와 아직도, 어쩌면과 그래도 사이 어디쯤에서 수십 년째 헤매는 모양새다. 한, 중, 일 세 나라의 역사학자들은 이런 답보 상태를 넘어 동아시아 삼국의 평화와 화해를 바라는 마음으로 역사책 쓰기에 나섰다. 첫 성과물이 <미래를 여는 역사>이고 이번 책이 두 번째 결실이다. 전작이 근현대 시기별 역사를 각국의 입장에서 정리했다면, 이번에는 관계사에 집중하여 세 나라 각각, 동아시아, 세계로 시선을 넓혀가며 ‘대변’이 아닌 ‘대화’의 수준에 이르렀다. 또한 제국주의 등 국가 단위의 이데올로기에 머물렀던 한계를 넘어 대중문화 등 민중의 삶을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이런 역사책을 쓰는 과정 자체가 세 나라의 언어와 문화, 학문이 교류하는 장이었다면, 이를 읽는 일은 평화와 화해로 가는 새로운 시도라 하겠다. 역사가 그러하듯, 첫 걸음을 떼는 일은 어렵지만 긴 호흡으로 이어질 거라 믿는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근현대의 역사는 국경을 넘어 진행되었다. 우리나라가 왜 식민지로 전락했는지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식민지로, 반식민지로, 제국으로 운명이 갈린 한•중•일 3국이 어떠한 관계를 맺고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왔는지 파악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세 나라 국경을 넘어 하나의 역사를 들려주는 이 책이 참으로 반갑다.(한홍구, 성공회대 교양학부 교수)
한국의 근현대사만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동아시아로 시선을 확장하는 순간 한•중•일 세 나라가 얼마나 밀접하고 유기적인 관계를 맺어왔는지를 새롭게 깨닫게 될 것이다. 3국의 역사학자가 6년간 함께 집필한 이 책은 세 나라의 관계사를 드러내기 위해 노력한 흔적으로 가득하다. 서로의 차이를 깨닫고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공동의 역사 인식이 싹튼다고 할 때, 이 책은 동아시아 공동체를 모색하는 데 좋은 반려자가 될 것이다.(서중석,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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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수정
조너선 프랜즌 지음, 김시현 옮김 / 은행나무

"이미 망한 인생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
국내에 먼저 소개된 <자유>처럼 <인생 수정> 역시 무너진 가족의 연대기다. ‘마치 소설 같은’ 영광과 추락은 별로 없고, 신선한 표현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재기 넘치는 문장을 읽는 ‘맛’만으로 읽어낼 수 있는 작품도 아니다. 이쯤 되면 재미 없는 소설이라 부를 법도 한데 이상하게 그렇지가 않다. 주인공 앨프레드의 기괴한 의지 때문이다. 권태와 오욕을 온몸에 휘어감고 자기 나름의 (잘못된) 방향을 향해 가족을 이끌어 온 초로의 남자를 비출 때, 그는 비록 왜곡되었지만 번쩍거린다. 파킨슨 병에 걸려 쪼그라드는 육신과 ‘실패한 과거’들이 강제로 복기되는 상황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의지는 너무 순수하고 ‘리얼’해서 비난할 수가 없다. 깨닫지도 못하고 회한에 접어들지도 못한 의지, 타인은 물론이고 자신의 육체조차 감당하지 못하게 된 그 의지는 어디에서 오는가? 왜 이미 실패한 삶을 포기하지 않는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왜 우리는 그 실패한 삶을 답습하지 않겠다고 수 차례 다짐해 놓고 어느새 그 뒤를 밟고 있는가?
 
<인생 수정>이 그 질문들에 답을 던져주지는 않는다. 질문의 중요성을 격상시킬 뿐이다. 그 어떤 ‘달라 보이는’ 삶을 살더라도 이 질문들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재확인시키는 것이다. 물론 피할 수 없는 질문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고 해서 우리가 갑자기 답을 구하게 되지도 않을 것이다. 문제는 결론이 아니라 태도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태도에 관해서라면, 역시 앨프레드를 한번 만나 보시기를 권한다. <느릅나무 아래의 욕망> 시대에서 금방 날아온 듯한, 그러나 우리 곁에도 버섯처럼 수없이 돋아 있는 이 불굴의 미스터리들을 다시 마주하기 위해서 말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의 글 : 소설 전반에 걸쳐 시시각각으로 터지는 지적 익살과 희극적 광경들 그리고 요란한 수다를 감싸는 활달한 유머와 깊은 비애는 바로 우리 스스로 삶을 수정할 계기들을 기포처럼 뿜어낸다. – 정과리 (문학평론가)
디킨즈와 톨스토이의 계보를 잇는 위대한 작품의 탄생. – 가디언
모두가 읽는 문학작품. –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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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튈지 모르는 중학생의 멘토 부모 되기
고봉익.이정아 지음 / 명진출판사

"고봉익 교수의 사춘기 자녀 관리법, 잔소리 대신 멘토링"
뇌구조가 달라진다는 사춘기, 사춘기를 설명해주는 책도 많고, 문제아들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책도 많다. 하지만 막상 우리 아이가 엄마 말보다 친구 말을 더 중요시 하고, 방문과 말문을 닫아 걸고, 성적은 갈팡질팡 하는 딱 그 시점에, 구체적인 가이드가 되어주는 책은 별로 없다. 이 책은 사춘기를 알고 싶은 게 아니라 사춘기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궁금한 부모들에게, 사춘기 아이와 소통하고 관계 맺는 법을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사춘기 아이와의 갈등을 줄이려면 부모가 주도권을 쥐고 아이에게 순종을 강요하는 ‘양육자’가 아니라, 아이에게 주도권을 주고 조언을 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멘토’가 되어야 한다. 잔소리가 아닌 멘토링은 부모가 먼저 달라져야 가능하다. 아이를 이해하고 그 행동 속에 담긴 고민을 받아들이는 부모, 딱 한 발짝만 앞서 아이를 이끌어 줄 수 있는 부모의 길을 찾아 보자. - 좋은부모 MD 강미연

책속에서 : 부모가 달라져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 적용하는 것이 쉽지 않지요. 예를 들어 아이가 공부도 안 하고 놀려고만 하는데 어떻게 잔소리를 안 할 수 있느냐 항변을 하기도 합니다. 아이의 변화가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부모가 변할 수 있겠느냐고 말이지요. 그래서 부모가 먼저 달라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공부를 하지 않는 그 현상만 보았겠지만, 이제 현상 이면에 놓인 아이의 아픔과 생각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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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짓기 바이블
조남호 외 지음 / 마티

"집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다. 사람이 행복한 집을 꿈꾸다"
전셋집을 전전하다 신도시에 세워진 아파트에 ‘내 집’을 분양 받아 가 본 사람이라면 안다. 깨끗한 마루바닥과 빌트인된 가구들, 화장실 2개가 주는 기쁨을. 그 아파트는 삶의 터전이자 자부심이었고 마지막에는 자식들의 결혼자금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20년 전까지만 해도 흔했던 이 아파트 스토리는 이제 없다. 불행 중 다행인 건 이러한 변화 속에서 사람들은 이제 값을 올리기 위한 수단에서 사람이 사는 공간으로 집을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파트라는 획일적인 공간에서 단독주택으로 시선이 옮아간 건 땅콩집 신드롬을 일으킨 책 <두 남자의 집짓기>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집에 대한 세 번째 책 <집짓기 바이블>은 집을 짓기 위해 필요한 정보들을 상세히 담았다. 건축주, 건축가, 시공자들의 대담으로 이루어진 각 장에서는 건축 지식과 철학뿐만이 아니라 실제 시공 과정 및 이후 살면서 느끼는 장단점들까지 알려주고 있어 독자의 대부분을 차지할 건축주들의 바이블이 될법하다. 이제 더 이상 집짓기는 경제력을 의미하지 않는다. 행복한 삶을 꿈꾸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저마다의 집. 그 패러다임의 신선한 전환을 계속해서 기대해본다. - 가정 MD 도란

책속에서 :
우리가 사람 사는 집을 원하고 사람이 행복한 집을 욕망하는 데 흐름이 있듯 이 책이 나오기까지도 맥락이 존재한다. 이 책을 출발시킨 직접적인 동력은 지난해 본격화한 단독주택 붐이다. 중산층 500여 가구가 한 건축사무소로 몰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우리는 이 책이 유행을 좇아 건설되는 랜드마크가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편히 드나드는 시민광장 같은 책이 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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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근 교수의 동양고전이 뭐길래?
신정근 지음 / 동아시아

"'마흔 논어' 신정근의 동양고전 안내서"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으로 일약 스타 저자로 떠오른 신정근 교수는 십여 년이 넘는 동안 꾸준히 고전을 번역하고 해설하며 철학의 토대를 확인하고 현대적 변용을 시도해왔다. 공자에게서 리더와 자기주도적 삶의 가치를 확인한 ‘마흔 논어’는 10만 부가 넘게 팔리며 고전의 현대적 가치를 재확인했다. 그는 이 자신감을 바탕으로 경전에 붙은 권위를 덜고 원문에 대한 문턱을 낮춰 누구나 자기 삶을 바탕으로 대등하게 고전을 마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고전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 그리하여 이 책은 동양고전의 핵심 명저 스물다섯 권을 꼽아 각 책의 내용과 의미를 소개하고 오늘날의 독법을 제시한다. <주역>, <시경>, <서경> 등 팔경, <논어>, <맹자> 등 오서, <관자>, <장자>, <손자> 등 십이자로 구성된 차례는 어디서부터 읽어도 무방하다. 오늘날에 유효한 각 권의 핵심 메시지를 제시하여 놓치지 말고 지나가야 할 좌표를 알려주되, 고전이라는 커다란 지도를 각자의 필요에 따라 여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로를 제시하는 이 책은, 동양고전의 세계에 들어서는 필수품이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신정근 교수가 쓴 이 책은 눈에 번쩍 뜨인다. 동양 고전을 소박하게 안내하는 책에 그치지 않고 인간과 사회를 보는 동양인의 시각과 태도를 충실하게 해명함으로써 동양인의 사유와 정서의 심층에 도사린 패턴과 지향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동양 고전을 보는 낡은 지식을 나열하기보다는 이 시대의 문제의식을 창출하는 도발적 질문이 있고, 중국이나 일본의 관점을 설명하기보다는 한국의 사유와 신정근 교수의 독특한 관점이 있어 동양 고전을 향한 산뜻한 접근을 가능케 한다.(안대회, 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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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교사
EBS <최고의 교사> 제작팀 지음 / 문학동네

"교사에게는 교수법을, 학생에게는 과목별 노하우를"
2010년 2월부터 1년 동안 방영된 EBS <최고의 교사>는 학생을 대상으로 공부법을 전하는 데 집중한 기존의 교육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현장 교사들의 수업 자체에 무게를 두었고, 덕분에 교사와 학부모, 학생 모두에게 호평을 받았다. 이 책은 방송에 나온 50여 명의 이야기 가운데 다시 12명을 엄선한, 명실상부한 우리시대 최고의 교사들이 전하는 과목별 교수법과 학습 노하우라 하겠다.
 
제작진은 프로그램 기획 단계부터 ‘최고의 교사’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현장에서 교사와 학생을 만나면서 과목과 상황을 막론한 보편적 기준을 발견했다고 한다. 제일 중요한 건 역시 학생과의 관계였고, 이런 관계를 바탕으로 교사와 학생이 함께 수업을 만들어가는 게 두 번째 덕목, 마지막은 교사가 ‘왜 이 과목을 배워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대답을 가지고 학생과 소통한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수업 현장에서 이를 구체화시키는 교사들의 고민과 나름의 해답을 보면, 이게 왜 정답일 수밖에 없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교육은 여전히 희망이고, 그 시작은 교실 그리고 수업이다.-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공교육의 위기, 교권의 추락을 이야기하지만 나는 <최고의 교사>를 통해 공교육 현장의 희망을 보았다. 수많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교육 현장에는 공교육을 바로세우기 위해 노력하는 교사들이 여전히 작은 씨앗처럼 존재한다고 나는 감히 확신한다. (중략) 바람과 물 그리고 약간의 거름과 같은 지지와 응원은 결국 이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몫일 것이다.(1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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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용골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미스터리와 판타지의 결합이 가능합니까?"
가능합니다, 라고 요네자와 호노부는 증거를 내밀었다. <부러진 용골>은 스산한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한 고딕 분위기의 판타지 소설이며, 동시에 살인사건을 둘러싼 추리가 빛을 발하는 미스터리 소설이다. 이 두 장르는 합치기가 무척 어렵다. 판타지에 등장하는 비논리적 속성인 마법이나 저주 등을 논리적 체계를 추구하는 추리소설과 결합시키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두 특성을 결합시키려면 마법 같은 환상적인 요소를 일종의 추가 규칙으로 독자들에게 제시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균형이 무너지면 어느 한 쪽의 기능은 마비되거나 들러리 정도밖에 되지 못한다. 젊은 일본 미스터리 작가 중에 가장 좋은 평을 받고 있는 요네자와 호노부가 이 최고 난이도의 장르 조합에 도전했다. 결과는 아래의 수상 목록으로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 소설 MD 최원호

본작의 수상 내역 : 
*2012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 / 1위
*2012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 1위
*2012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 2위
*2011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수상
*2011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10 / 2위
*2010 일본 아마존 에디터가 선정하는 문예 TOP 11 / 6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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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신경림 지음, 이은희 그림 / 실천문학사

"투명하게 보이는 아이들 마음과 생각"
대표적인 민중시인으로 한국문학을 이끌어 온 신경림 시인이 일흔일곱에 펴낸 첫 동시집. 처음 만나는 신경림 동시는 어떤 꾸밈도 없이 맑고도 맑다. 투명하게 보이는 아이들 마음과 생각에 가까이 다가가며 즐거워지고, 편안해진다. '산에 가서 다람쥐와 짝꿍이 되고, 강의 버들치와 짝꿍이 되고' 하염없이 그속으로 빠져들고만 싶은 자연 풍경도 그려내지만, 과외와 스마트폰, 이주노동자,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등장해 다양한 얼굴을 한 오늘의 현실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시인만의 저력이 드러나는 특별한 작품이 후반부에 선물처럼 기다리고 있다. 한편의 완결된 전래동화처럼 읽히는 민중 서사시 3편. 손자와 많은 시간을 보낸 노시인답게 어질고 단순하고 자극 없는 시, 오래 전에 유년 시절을 지나온 어른들이 아직 잃지 않은 동심을 간질이는 시편들이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속에서 :


비밀

붉고 노란 꽃밭이 된
아파트 빈터
아빠와 엄마는 아름답다고
정말 아름답다고

나는 끝내 말 않을 거야
그 꽃들을 내가 심었다는 걸

싸우고서 말도 안 하던 동무가
아무도 모르게 생일 선물로 준
꽃씨 한 봉지

나는 끝내 말 않을 거야
그걸 내가 심었다는 걸

우리 비밀 곱게 핀
아파트 빈터

작가의 말 :내가 정말로 동시를 써 보고 싶은 생각을 절실히 한 것은 손자가 생기면서다. 서로 이웃해 살면서 손자와 만날 기회가 잦았고 이미 나도 많은 일에서 손을 떼어 손자와 보낼 시간이 충분했다. 나로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손자의 생각과 행동을 읽으면서 이것을 형상화하면 정말로 훌륭한 문학이 되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어쩌면 성인의 삶을 그리는 것 이상의 본격적인 인간탐구의 문학이 될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 그래서 동시를 쓰기 시작했다. 처음 작정했듯 한 권의 동시집이 될 만큼의 동시를 써 보니 동시를 쓰는 일은 역시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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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고전 강의
강유원 지음 / 라티오

"여기가 인문학 공부의 출발점입니다"
인문학 또는 인문학 공부의 중요함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많다. 하지만 자신이 설파하는 방법론을 실천하며 삶과 공부를 ‘단련’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철학박사 강유원이 ‘기인’처럼 보이는 까닭은 저 당연한 일을 쉬지 않고 이어가기 때문이다. <역사 고전 강의> 역시 이 과정의 결과인데, 전작<인문 고전 강의>와 더불어 인문학 공부의 길잡이로 삼기에 충분하다.
 
강유원은 문사철 가운데 역사 공부가 우선이라 말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과 우리 자신의 상호작용에 대한 역사적 통찰이 있어야만 인문학 공부가 제대로 시작될 수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이 책은 고대 희랍의 폴리스 시대부터 현대사회에 이르기까지 서구의 역사를, 정치체제와 국제관계의 흐름 속에서 사회 구조와 인간 행위의 상호 영향과 변화에 집중하여 살핀다. 이를 통해 역사를 살아가는 존재로서 인간이 갖는 한계와 모순을 이해하는 한편, 오늘의 세계가 마주한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우리의 적극적인 사유와 행위의 필연을 확인한다. 강유원은 역사 공부, 인문학 공부의 목적이 인생의 질을 바꾸는 데 있다고 말한다. 이는 곧 시대의 교양에 기여하는 일이고, 그 자체로 고귀한 삶, 즉 삶의 목표여야 한다는 말이다. 결단은 쉽지 않지만 다행히 방법은 있다. 이 책이 그 출발점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인문 고전 강의>가 인문학 전반에 걸친 기본적인 고전을 다루었다면 이 책은 인문학의 세 분야인 문학, 역사, 철학 중 역사만을 다루었습니다. 인문학 공부는 어떤 분야에서 시작하여도 무방하겠지만, 저는 역사가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 속에서 형성된 우리 자신의 참된 모습, 즉 우리가 사는 세상과 우리 자신의 역동적 상호작용에 대한 역사적 통찰이 있어야만 인문학 공부가 시작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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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항
안도현 지음 / 문학동네

"낮은 자리에서, 안도현 열 번째 시집"
낮은 자리에서 썼다. “명징함과 모호함의 경계쯤에 시를 두고 싶었으나 뜻대로 잘 되지 않았다. 개판 같은 세상을 개판이라고 말하지 않는 미적 형식을 얻고 싶었으나 여의치 않았다.” 라고 말한다. 시인은 지극히 조심스러운 어투로 열 번째 시집을 열었다. 등단 28년, 안도현의 시는 붉다.
 
도라지꽃, 매화꽃, 호랑이, 폭포, 간절한 것들을 철없이 불러본다. 철없는 시인의 눈이 더는 붉지 않은 세상을 바라본다. 가까운 하느님과 먼 총소리(술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나는 세상이 슬퍼도 분노하지 않아요(붉은 눈)이라고 말하는 세상. 사업과 연애를 위한 비즈니스가 노래방에서 은밀하게 이뤄진다는 것도 잘 알지만(영산홍) 시인은 여전히 영산홍 봄날의 동창회를 그린다. 꽃과 소나무와 순한 예천 사람의 눈과 항구에 관한 이야기. ‘적게 먹고 적게 싸는 딱정벌레의 사생활에 대하여’ 말하듯, 철없는 시인이 겸손하게 썼다.- 시 MD 김효선

책속에서 : 
열몇 살 때 그 집 뒤뜰에
내가 당신을 심어놓고 떠났다는 것 모르고 살았네
당신한테서 해마다 주렁주렁 물방울 아가들이 열렸다 했네
누군가 물방울에 동그랗게 새겼을 잇자국을 떠올리며
미어지는 것을 내려놓느라 한동안 아팠네


간절한 것은 통증이 있어서
당신에게 사랑한다는 말 하고 나면
이 쟁반 위 사과 한 알에 세 들어 사는 곪은 자국이
당신하고 눈 맞추려는 내 눈동자인 것 같아서


(그 집 뒤뜰의 사과나무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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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깃털
정설아 지음, 소윤경 그림 / 문학과지성사

"제8회 마해송 문학상 수상작"
내가 원하는대로 과거를 고칠 수 있게 해주는 황금 깃털을 손에 쥐게 된 주인공이, 혼란스러운 시간 여행을 통해 배우는 용기에 대한 이야기. 원치 않는 상황과 맞닥뜨리는 것이 두려워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는 용기, 자기 자신에게 정직하고, 모두에게 떳떳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매일 매일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어깨를 두드려주는 고마운 동화책이다. 초등학생들 간의 따돌림 문제, 솔직함과 거짓말 사이에서의 갈등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나와 타인의 마음을 조금씩 알아가며 성장하는 십대들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판타지를 통해 들려준다. 너무 어른스럽지도, 너무 쉽지도 억지스럽지 않은 결말과 다정하고 힘 있는 메시지가 인상적이다. - 어린이 MD 이승혜

추천의 글 : <황금 깃털>은 일종의 시간 이동 판타지를 표방한 작품이었다. 아이들이 겪는 갈등을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닌 인생 전체에서의 딜레마로 확장시키고 단기 미봉책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시각도 듬직했으며, 심리 묘사와 상황 묘사도 상당한 흡인력을 보여 주었다. - 김서정(동화작가, 번역가, 평론가)
<황금 깃털>은 후회스런 과거를 오려 내고 싶다는 사람들의 욕망을 비교적 세련된 방식으로 다루었다. '시간의 섬'이라는 상상 속의 공간을 매끄럽게 오가면서 '오늘이 확정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입체적으로 묘사하였다. 특히 주인공 해미의 마음속 갈등을 정확하게 읽고 그에 집중하여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 점이 돋보였다. - 김지은(아동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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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각류 크리스천 - 레드 편
옥성호 지음 / 테리토스(Teritos)

"<부족한 기독교> 3부작의 저자 옥성호 신작"
故 옥한흠 목사의 장남이자, 베스트셀러 <부족한 기독교> 3부작의 저자 옥성호 신작. 전작 <심리학에 물든 부족한 기독교>, <마케팅에 물든 부족한 기독교>, <엔터테인먼트에 물든 부족한 기독교>에서 기독교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기독교 신앙의 본질에 대해 설파했다. 이번 신작에서는 '갑각류 크리스천'이라는 다소 생경한 표현을 중심으로 한국 교회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파헤친다.
 
무엇을, 왜 믿는지도 잘 모르면서 새벽기도, 십일조, 금연, 금주에 집착하는 연한 속살의 사람을 '갑각류 크리스천'이라 칭한다. 1장과 2장에서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평신도, 목회자의 현 실태를 꼬집어 한국 교회의 심각성을 일깨우고, 3장에서는 '갑각'을 탈피하기 위한 방법들을 제시한다. 저자는 혹자에게 불편한 부분이 될 수 있는 민감한 사안들까지도 과감하게 꺼내며 크리스천들에게 도전과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크리스천이라면 이 책을 한 번쯤 읽고 자신의 신앙을 점검하고 고민하는 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다. - 종교 MD 송진경

추천의 글 :
갑각을 두른 크리스천들은 순종이라는 미명하에 부조리까지도 진리로 받아들이며 나르시시즘적인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저자는 이 문제를 통한의 심정으로, 그러면서도 날카로운 시각으로 집요하게 꼬집으며 독자들을 깨우고 있다. 불편한 진실, 제법 민감한 주제들까지 다루고 있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갑각류에서 벗어나는 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이지성(<꿈꾸는 다락방>, <리딩으로 리드하라>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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