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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드
김형수 지음 / 자음과모음

"사나이 테무진, 광야의 중세가 손에 잡힌다"
조드는 유라시아 대륙과 같은 건조지대에서 일어나는 재앙이다. 물이 부족한 곳에서 가뭄과 추위가 겹치면 가축이 한꺼번에 수천 마리씩 죽어나간다. 하얀 조드, 얼음 조드, 검은 조드… 죽음의 땅을 벗어나 다른 곳으로 가고 싶은 욕구, 그 두려움이 유목민을 떠나게 했다. 테무진이 초원의 왕이 된 이유 역시 죽음의 땅을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초원의 왕이 된 사나이 ‘테무진’을 다루었지만, 이 이야기는 한 영웅의 정복서사에 집중하지 않는다. 소설은 광야의 중세, 어느 유목민족의 풍속을 집요하게 재현해낸다.
 
초원의 모래 바람과 날고기의 비린내, 걱정과 슬픔을 생각하지 않는 유목민의 유랑이 손에 잡힐 듯하다. 누차 방문하고 직접 체류하며 작가 김형수는 유목민의 시와 노래를 모았다. 사냥과 전쟁, 정복과 살육, 살아있는 유목민의 말 로 12세기의 초원이 그려진다. 위대한 사나이 테무진의 시대, 대초원처럼 광활한 이야기를 시인 고은, 소설가 황석영이 추천했다.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삶이란 그렇게 몽롱한 것이다. 아름답고 참혹하다. 먹이사슬의 꼭대기로 갈수록 생존경쟁은 더욱 사납고 무섭고 치열했으니, 사방이 터진 벌판에서 서로를 지켜주는 울타리는 동료의 육신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다들 인간이 미워서 고개들을 들고 있다. 밤이 되면 눈물이 발등을 적실 것이다. 그 순간에도 뚜벅뚜벅 저녁이 오는데, 넓은 광야에서 아직 쉴 자리를 찾지 못한 처량한 무리는 당장에 깔고 누운 여우 꼬리만 한 햇살이 달아날까 봐 엉덩이를 꼼짝도 하지 않는다. 이렇게 우둔한 짐승이 어떻게 초원을 경영한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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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의 핸드북
브루스 부에노 데 메스키타, 알라스테어 스미스 지음 / 이미숙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통치자는 왜 국민보다 측근을 더 챙길까?"
4월 11일 국회의원 선거, 12월 1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 바람이 요동치는 요즘, 정치의 본질을 새로운 시각에서 분석하는 요긴한 책이 나왔다. 제목은 <독재자의 핸드북>이지만 거의 모든 정치인이 권력을 얻고 지키는 걸 최고의 목표로 삼는 현실이니, 이들이 어떻게 통치자의 지위를 획득하고 유지하는지에 관한 책이라고 보면 되겠다. 동시에 유권자에게는 통치자의 속성을 꿰뚫어 어떻게 국민을 위한 정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알려주는 반가운 책이다.
 
구조는 간명하다. 지도자들은 정치 지형을 세 가지 그룹으로 나누는데, 명목 선출인단은 선거권을 가진 모든 사람, 실제 선출인단은 통치자가 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지지 세력, 승리 연합은 권력 획득과 통치 유지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사람들이다. 이 세 가지가 구성되고 작동하는 방식에 따라 정치 체제가 달라지고 통치자의 지배 원리도 영향을 받는다. 충분한 보상을 꾸준히 해주어야 하는 승리 연합은 최소 규모로 유지하는 게 좋고, 말 그대로 ‘명목’에 가까운 명목 선출인단은 최대 규모로 유지하는 게 좋다. 물론 이를 움직이는 핵심은 돈이다. 정치 영향력이 적은 사람들(개별 국민)의 돈을 빼앗아 권력 유지에 큰 영향력을 가진 측근(승리 연합)에게 주는 게 합리적이다. 지금까지의 설명을 듣고 이건 독재고, 우리가 아는 민주주의는 다르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이 책에 따르면 독재와 민주주의는 종이 한 장 차이도 나지 않는다. 본질적으로 같다는 말이다.
 
결국 이런 물음이 남는다. 독재든 민주주의든 정치와 통치의 본질이 이와 같다면, 이 구조를 바꿀 수 없다면, 더 나은 정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미국 50개 주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도자가 높은 비율의 인구로부터 지지를 얻어야 했던 주의 발전 속도가 더 빠르고 주민들의 만족도도 높았다고 한다. 종합하면 승리 연합의 규모를 키우는 동시에 통치자가 승리 연합이 아닌 실제 선출인단과 긴밀하게 소통하도록 하는 일, 결국 투표로 힘을 보여주고 권력을 행사하는 방법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다행히 올해 두 번의 기회가 있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사 : <괴짜경제학>을 떠올리게 하는 방식으로 저자들은 여러 가지 참신한 사례들을 펼쳐놓는다. 이들이 제시하는 모델이 적용되지 않는 정부는 단 하나도 찾아내기 힘들 정도다. 앞으로는 궁지에 몰린 정치인이 ‘국가를 위해’ 자신이 국회의원으로 일해야 한다는 주장을 듣게 되면 ‘국가’라는 단어를 ‘출세’로 바꿔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월스트리트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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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스트레스 
오은영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오은영 박사의 ‘마음 성장 육아 백과’ "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 ‘스트레스’는 아이의 성장 발달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스트레스는 또 그만큼의 독이 될 수도 있다. 많은 아동 문제의 원인은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그것들이 쌓여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요즘 아이들은 점점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있다. 육아,교육 정보나 부모의 관심과 보살핌은 차고 넘치는데, 아이들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다니.

내 아이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제대로 알고 있는 걸까? 아이이기 때문에 어른과 다른 데서 스트레스를 받고, 아이이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다. 게다가 부모의 관심이나 교육법이 오히려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고 있다.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아이 관점에서 보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연령별, 상황별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아이’ 입장에서 말해준다. 왜 그런 상황이 스트레스인지, 부모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꼼꼼히 설명한다. 가히 아이 ‘마음 성장 백과’라 할 만 하다. 
 - 좋은부모 MD 강미연

책 속에서 : 부모들은 ‘아이의 스트레스’에 민감하다. 그래서 끊임없이 아이의 스트레스에 대해 공부해 왔다. 수많은 책을 보면서 해서는 안 되는 행동, 해야 하는 행동이 뭔지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아이의 스트레스에서 헤매는 것은, 지금까지 부모들이 접해 왔던 정보에 ‘아이의 입장’, ‘아이의 목소리’, ‘아이의 마음’ 이 빠져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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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을 담은 핫도그
셸 실버스타인 지음 / 살림

"<아낌없이 주는 나무> 셸 실버스타인의 작별인사"
전 세계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작가, 셸 실버스타인이 마지막까지 남겨 놓은 인생의 가르침이 담긴 유고작. 1999년, 그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단 한 번도 발표되지 않았던 글과 기발한 일러스트를 한데 모은 마지막 책이다.

미국에서 셸 실버스타인의 작품은 보다 착한 삶을 살기 원했던, 혹은 그런 삶을 목격하고자 했던 사람들에게 많은 위로를 안겼다. 그는 늘 비우고, 나누고, 기다리는 것을 이야기하면서도 그러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삶을 조용히 비판한 작가였다. "셸 실버스타인을 읽지 않고는 성숙한 어른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닐 것이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읽었을지 생각해 본다면 말이다. 이 책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는 따뜻한 글 145편을 싣고 있다. 눈앞의 현실에 가려 정작 우리가 놓치고 있는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새삼 되새기게 하는 글들, 팍팍한 현실과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로 인해 불안해하는 우리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글들이다. 재치있는 말놀이부터 인간의 감정에 대한 사색까지, <세상 모든 것을 담은 핫도그>는 셸 실버스타인이 사람들을 위해 마지막으로 남겨놓은 짧은 엽서 모음 같은 책이다. 
소설 MD 최원호

수상내역 : 
2011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선정 올해의 책 선정
2011 뉴욕타임스 선정 올해의 책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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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2012-02-28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드> 관심이 가네요. 몽골초원을 누비는 테무진의 모습. 그리고 그의 이야기.
황석영 작가와 고은 시인의 추천까지....
꼭 읽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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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연애의 모든 것
이응준 지음 / 민음사

"이념의 철조망을 넘나드는 나이스한 연애소설"
남자의 이름은 김수영. 항일 독립운동가의 손자이자 원로 국사학자의 차남, 해병대 제대 후 사법고시 합격, 판사생활 3년 만에 국회에 진출한 기린아, 보수정당 새한국당 의원이다. 여자의 이름은 오소영. 미모의 진보노동당 대표의원이자 8년 전 의문의 사고로 사망한 노동계 대모, 대통령 후보 오문영의 여동생이다. 언론법 날치기를 앞두고 여자는 소화기로 문짝 대신 김수영을 가격하고, 둘은 고소고발을 불사하는 사이가 된다. 이렇게 만난 유이한 미혼 국회의원인 둘이 몰래 연애를 시작하는데… 이념의 철조망을 넘나드는 이 연애가 ‘해피’한 결말을 이뤄낼 수 있을까.
 
<그는 추억의 속도로 걸어갔다>, <국가의 사생활>의 작가 이응준이 단단히 작정하고 써낸 본격 로맨틱 코미디. 출신성분, 이념, 무엇 하나 어울리는 게 없는 남녀의 연애가 경쾌하게 펼쳐진다. 아나운서 되려면 다 줘야 한다고 속삭이는 속물 국회의원, 언론법 날치기, 국회 육탄전, 만남의 순간마다 정치현실이 예리하게 결합한다. 시인이자 소설가, 영화 각본가이자 감독인 작가의 경력이 십분 발휘되었다. 깔끔하고 개성 있는 문장, 빠른 장면 전환,  ‘사랑’에 대한 심오하고도 철학적인 질문들까지, 읽는 맛이 다양한 ‘나이스’한 연애소설.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나는 철들고 나서부터 인간이 동물보다 낫다고 생각한 적 한번도 없어. 인간이 짐승만큼 아름답고 조화로웠다면 지구가 이렇게 되진 않았겠지. 인간이 짐승보다열등하다는 건 인류의 역사가 증명한다.”
“……”
사랑? 만약 인간이 동물처럼 순수한 영혼을 지녔다면 인간의 사랑에는 상처를 무릅쓰고 자부심이 가득하리라. 짐승의 사랑에는 군더더기가 없다. 어떤 남자가 사랑에 빠진 수컷 늑대와 수캐 들처럼 쉴 새 없이 짖어 대겠는가? 또한 바다사자와 말코 손바닥사슴처럼 사투를 벌이겠는가? 어떤 약아빠진 남자가 사마귀 수컷들처럼 암컷과 사랑을 나눈 뒤 기꺼이 잡아먹히겠는가. 어느 사내가 수벌처럼 여왕벌의 혼인비행에 목숨을 내걸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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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과 인간
정병설 지음 / 문학동네

"사도세자 죽음의 진실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250년 전, 조선의 세자가 세상을 떠났다. 좁고 어두운 뒤주 속에서 굶어 죽었다. 명령을 내린 건 다름 아닌 아버지, 왕이었다. 그렇게 세상을 떠난 세자의 아들은 훗날 왕이 되었다. 조선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이 사건은, 르네상스라 불리는 18세기의 빛에 가려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지만, ‘권력과 인간’이라는 영속의 물음 속에서 면면히 흘러왔다.
 
사도세자의 죽음을 둘러싼 오늘날의 논의는 크게 둘로 나뉜다. 사도세자가 미치는 바람에 죽일 수밖에 없었다는 ‘광증설’과 당파 싸움에 휘말려 억울하게 목숨을 잃었다는 ‘당쟁희생설’이다. <사도세자의 고백>으로 잘 알려진 이덕일이 후자를 주장하는 반면, <한중록>을 주요 사료로 삼은 이 책은 광증설에 무게를 둔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사도세자 죽음의 진실을 밝히는 동시에 이를 둘러싼 권력 투쟁과 인간의 욕망을 읽고자 한다. 이를 위해 앞으로는 영조의 탄생까지 거슬러올라가고 뒤로는 정조의 통치까지 내려와, 백여 년에 이르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사도세자의 죽음을 바라본다.
 
아쉽게도 이 책을 읽는다고 사도세자의 죽음이 명쾌하게 해결되는 건 아니다. 현재까지 발견된 거의 모든 사료를 읽고 촘촘하게 구성한 이야기는 제법 설득력이 있지만, 이 역사의 재구성이 다다른 곳은 250년 전 뒤주가 아니라 인간을 송두리째 집어삼킨 권력에의 의지와 욕망이기 때문이다. 사도세자 죽음의 진실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도 여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아닐까, 이 논쟁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게 온전히 역사의 진실뿐일까. 권력을 지키기 위해 아들을 죽인 영조, 그 권력을 잇기 위해 아비를 되살린 정조의 그림자는 지는 해의 꼬리를 여전히 놓지 못한 듯싶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인간의 생존과 직결된 경제적 부를 가지고 아무 간섭도 받지 않고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조선이 임금들의 것이 아니었던 것처럼, 경제적인 부도 자본가의 것이 아니다. 설사 자신이 힘을 써서 쌓았다 해도 그것을 대대손손 물려줄 권한까지는 없다. 일시적으로 위임된 권력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도 그런 권력을 이용해 다른 사람의 생존까지 흔들기도 한다. 나누지 않는 권력은 외롭고 위태롭다.(3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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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그림으로 인간을 읽다 
나카노 교코 지음 / 이봄

"일곱 가지의 공포, 그 기원을 찾아서"
<무서운 그림으로 인간을 읽다>는 국내 독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던 나카노 교코의 <무서운 그림>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책이다. 기독교 문화의 일곱 가지 원죄를 빗대어 일곱 가지의 공포를 주제로 그림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얼핏 무시무시한 그림들로 가득 차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그림 자체가 공포스러운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특별히 무서워 보이지 않는 그림들 속에 숨겨진 두려움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특히 역사 속에서 비극적으로 산화한 인물들을 그린 작품들의 비중이 높은데, 이는 한 치 앞도 바라볼 수 없는 운명에 대한 두려움으로 읽힌다.

일곱 가지의 주제 중에서 첫 주제와 마지막 주제가 각각 운명과 죽음인데, 이 두 주제는 서로 통하며(유일하게 확실한 운명이란 죽음 뿐이다), 그 안에 담긴 다섯 가지의 공포들은 이 두 주제 사이에서 파생된다. 기존의 <무서운 그림> 시리즈가 각 주제별로 산발적인 무서움을 찾아낸 것에 비해, 이번 책은 운명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통일된 주제로 제시되어 보다 완성된 결론에 다가서고 있다. 여전히 읽기 쉽고 흥미로운 소재를 많이 포함하고 있으니 부담 없이 선택해도 좋은 교양 미술서다.
 - 예술 MD 최원호

책 속에서 : 회화를 역사로서 읽는 데서, 혹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관점에서 보는 데서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이를 위해 택한 장치가 바로 ‘무서움’이었습니다. 무서움은 상상의 친구입니다. 상상에 의해 공포가 생기고, 공포에 의해 상상은 날개를 펼칩니다… 일견 무서운 것이 아무것도 그려 있지 않은 그림일지라도 그 시대와 문화와 관련된 사람들 사이에 얽힌 여러 관계를 알아가는 사이에, 공포는 서서히 화면에서 스며 나와 그림의 모습을 바꾸어 놓습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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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맨
요 네스뵈 지음 / 비채

"흡입력과 깊은 뒷맛을 겸비한 인상 깊은 스릴러"
스릴러 소설계에서 갱도의 카나리아 같은 역할을 맡고 있는 열혈 팬들은 작년에 처음 출간된 요 네스뵈의 소설에서 어떤 가능성을 발견했다. 속도감 있는 전개와 재미있는 설정을 드물게 겸비한 젊은 작가가 출현했다는 느낌이었다. 드디어 그 예감을 확인할 때가 왔다. 요 네스뵈의 주력 시리즈인 ‘헤리 홀레 시리즈’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본작 <스노우맨>이 발간되었다. 거두절미하고 말하자면 <스노우맨>은 재미있다.
 
최근에 국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스릴러들은 공통점이 있는데, 도입부가 인상적이고 전개부로 이어지는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다. 작년에 국내에 처음 소개되었던 도나토 카리시나 넬레 노이하우스의 경우도 그랬다. 그래야 일반 독자들도 쉽게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스노우맨> 역시 눈사람에 얽힌 으스스한 도입부에서 본론으로 이어지는 속도가 빠르다. 그러나 <스노우맨>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속도를 그대로 유지한다. 그런데 그 빠른 속도를 유지하면서 유럽 스릴러 특유의 음울하고 서정적인 정서를 놓치지도 않는다. 바로 이 점이 요 네스뵈를 주목하게 만든다. 속도와 정서, 서로 상극의 특성을 지닌 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내는 작업은 무척 어렵고, 요 네스뵈는 그 까다로운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혹시 겨울의 끝자락을 장식할 재미난 소설이 한 편 필요하다면, 마침 겨울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오슬로 경찰 강력반을 만나 보시기를 권해 드리는 바이다.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나는 현재 가장 유명한 작가 중 한 명이지만 사후를 안심할 수는 없다. 요 네스뵈라는 천재적인 작가가 곧 내 존재를 압도하고 엄청난 기세로 나를 넘어설 것이기 때문이다. –제임스 엘로이(작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작가 요 네스뵈, 나의 새로운 히어로 해리를 소개합니다. –마이클 코넬리(자가)
 
헤닝 만켈은 은퇴를 고려하고 스티그 라르손은 우리 곁을 떠난 지금, 요 네스뵈야말로 북유럽문학의 희망이다. 등줄기를 서늘하게 하는 역작 <스노우맨>은 모든 영미권 작가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인디펜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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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 2012-02-25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겠네요 추천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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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위한 국가는 없다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국가와 결별해야 할 분명한 이유"
이 책은 어쩔 수 없이 10년 전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떠올리게 한다. 민족주의, 국가주의. 지역주의, 연고주의 등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전근대성을 드러낸 박노자의 예민한 감각에, 대부분 놀랐고 몇몇은 깨달았다. 10년 만에 돌아온 박노자의 국가론은 더욱 예리한 시선으로 국가주의를 도려내고 보다 폭넓은 시야로 비폭력 평화주의를 그려낸다. 게다가 ‘폭력으로 유지되는 국가와 결별하기’란 분명한 목적 때문인지 구성과 전개가 촘촘하다. 우선 국가의 계급적 본질을 드러내고, 전쟁으로 국가의 극명한 폭력성을 증명한다. 여기에 평화주의 요소가 강한 종교가 어떻게 국가주의, 군사주의와 결탁했는지, 전쟁영화와 전쟁놀이, 일본제국주의와 군사독재를 통해 국민이 어떻게 국가폭력에 길들여졌는지를 보여주며 우리가 믿어온 민주주의의 허상을 아프게 파헤친다.
 
앞서 말했듯 이 책의 목적은 고발이 아니라 결별이다. 그렇다면 박노자가 기획하는 새로운 만남의 모습은 무엇일까? 그가 말하는 국가폭력과의 투쟁은 결국 계급사회와의 투쟁이자 평등사회를 위한 투쟁이다. 시체 위에 오줌을 싸는 미군을 보며 느끼는 불편함과 분노는 인간의 본능일 터, 전쟁의 종식이 자본주의 사회의 근본적인 변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깨달음에 이른다면, 이런 세계관의 변화가 진보의 시작 아닐까. 물론 결별의 방법은 여러 가지일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을 권하는 까닭은, 헤어져야 할 분명한 이유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정말 국가가 당신을 지켜주는지 돌아보기 바란다. 또 10년을 기다리기에는 박노자도, 우리도 너무 늙었다. 
사회과학 MD 박태근

추천사 :   불편한 책이 좋은 책이라 했다. 그의 글이 주는 불편함은 그가 박람강기의 지식 전개를 통해 우리에게 너무나 많은 정보와 자극을 주고 있기 때문이고, 우리의 약점을 너무나 잘 지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이 책에서 그렇게 강조했듯이 한국에서 보다 근본주의적인 평화운동이 나타나서 대중적 지지를 얻을 때가 된 것 같다. 이 점에서 그의 책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모두에게 일독을 권한다.(김동춘, 성공회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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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경제학
이원재 지음 / 어크로스

"굿바이, 애덤 스미스"
이상한 나라가 있다. 이 나라는 국가대표 기업이 성공하면 모두가 풍요로워질 것이라고 믿는다. 협력과 공생이 좋은 것이라고 말하지만, 경제에서 만큼은 경쟁과 탐욕이 절대 선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나라이다. 경제의 새로운 문법을 찾는 젊은 경제학자, 한겨레경제연구소 이원재 소장이 이 이상한 나라를 들여다봤다. 세계의 0.01%라고 하는 하버드 대학생들은 왜 맨큐의 경제학 수업을 거부했을까? 경제는 성장했다는데 삶이 더 팍팍해지고 어려워지는 이유는? 안철수와 스티브잡스에 열광하는 사람들의 본심은?

책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상한 나라의 풍경을 탐사하며 점점 더 깊숙한 불안의 늪으로 잠기는 이 시대의 삶을 명쾌하게 분석한다. 그동안 믿고 섬겼던 '탐욕의 질서' 그리고 '성장과 번영의 패러다임'이 세계를 어떻게 지배하고 어떻게 '예고된 대몰락'으로 몰아가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이 이상한 나라의 경제를 만들어 낸 매트릭스의 본질을 뒤집을 새로운 경제 문법을 찾는다. 99%를 위한 월스트리트 점령의 의미도, 뒤늦게 '공생'을 들고 나온 기득권층의 고민도,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등 경제 위기 이후 떠오르고 있는 새로운 경제 문법도 모두 이 이상한 나라의 뒤틀린 경제를 벗어난 새로운 경제의 패러다임을 예고한다. 책은 인간의 선의와 신뢰에 기댄 경제에서 희망을 찾는다. 함께 만든 경제가 멀리 간다고 말한다. '희망'을 나눌 당신을 기다린다.
 - 경제경영 MD 채선욱

책 속에서 : 하버드 졸업생은 전 세계 금융기관과 공공정책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만일 하버드가 그 학생들에게 폭넓고 비판적인 경제학을 가르치지 않는다면, 이들의 행위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해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강의실을 나가 대학의 기업화에 반대하는 보스턴 전역의 시위에 참여합니다. 이 시위는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점령 운동(Occupy movement)'의 일환입니다. ...우리는 오늘 교수님이 기본적 경제 이론에 대해 적절한 토론을 하지 않고 있는 것에 항의하며 수업을 거부합니다. 또한 경제 정의에 대한 미국의 담론을 바꾸려는 운동을 지지하기 위해서 수업을 거부합니다. 맨큐 교수님, 우리의 우려와 수업 거부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주시기 바랍니다. -'경제학10'을 우려하는 학생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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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법륜 스님 지음 / 정토출판

"법륜 스님 신작! 참자유, 참행복을 위한 마음수행법"
<기도>, <스님의 주례사>, <엄마 수업>, <방황해도 괜찮아>에 이어 새롭게 출간된 법륜 스님의 신작 <깨달음>. 이 책은 <기도>의 연장선상에 놓인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전작 <기도>에서 자기변화를 꾀할 수 있는 기도의 힘, 그리고 기도를 통한 마음 다스리는 법, 화 내려놓는 법에 관한 핵심적인 메시지를 펼쳐냈다면, ‘내 눈 띄기’란 부제의 <깨달음>에서는 짤막한 일화를 통해 ‘지금 깨어있음’에 대해 구체적이고 생생한 가르침을 전한다. 불교에 국한되지 않고 전 독자층이 읽어볼 만한 내면 수행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거의 일에 얽매여 후회하는 삶, 타인을 원망하는 삶, 좌절하는 삶을 살거나,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상상하며 두려워한다. 법륜 스님은 행복과 불행은 자신의 마음으로부터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바깥에 의존해서 해결책을 찾으려 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 자신의 내면을 관찰하고 깨어 있는 연습을 끊임 없이 해나가야 한다고 설파한다. 붓다의 근본 가르침에 근거한 마음수행법을 쉽게 풀어낸 이 책은 참자유, 참행복에 이르는 길로 안내해줄 뿐만 아니라,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한다.
 - 에세이 MD 송진경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기도>
<엄마 수업>
<스님의 주례사 >
<방황해도 괜찮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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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블랙
수전 힐 지음 / 문학동네

"저기, 그 뒤에. 아니 그 뒤에…"
21세기, 영화 속에서 좀비들은 달리기 시작했고 유령들은 누가누가 더 기괴한 몰골인가를 다투는 중이다. 공포 소설들의 템포도 점점 빨라지고 자극적인 표현이 늘어났다. 바야흐로 스펙터클의 시대다. 시청각적 자극, 혹은 그에 상응하는 심적 이미지를 불러일으키는 쪽이 대세다. 이제 고딕 호러가 설 자리는 거의 없어 보인다. 고딕 호러가 아무리 쥐어짜 봐야 ‘유령의 집’ 이상의 공포스런 상황은 만들어 낼 수 없다. 어둠이 공포까지 가려 버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어둠은 단순히 배경으로 존재할 뿐 아니라 내러티브까지 장악한다. 기괴한 사건들이 일어나지만 해명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등장인물들의 시야는 이중으로 제한되고 그들의 정신이 시험대에 오른다. 이 막막함이 고딕 호러의 매력이다. 보이지 않아서 미칠 것 같은 심정이다. 물론 여기에 동의할 수 없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해한다. 미스터리가 도전의 대상이 아니라 압도적인 초현실로 자리잡는 작품은 더 이상 와 닿지 않는다는 말도 일리가 있다. 이 장르의 전성기에 비하면 세상의 밤은 너무 밝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딕 호러는 여전히 만들어지고 있다. 어둠의 위력을 아는 사람들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다. 어둠 속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 동시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진실은 파묻혀 보이지 않는다. 어둠은 앨리스의 ‘원더랜드’ 바로 맞은편에 있는 왜곡된 시공간이다. 오감이 뒤틀어지는 그 칠흑 같은 밤을 기억하거나 혹은 상상할 수 있는 사람들만이 이 장르를, 그리고 <우먼 인 블랙>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우먼 인 블랙>은 추천 가능한, 잘 쓰여진 고딕 호러다. 그러니 이제 당신 자신에게 질문할 차례다. 혹시 아무것도 없는데 분명히 뭔가가 느껴졌던, 그런 어둠을 겪어 본 적이 있는지? 
소설 MD 최원호

아래 작품들을 좋게 보았다면 <우먼 인 블랙>도 추천 : 
영화 <소름>
영화 <샤이닝>
<아서 고든 핌의 모험> -에드거 앨런 포
<모래 사나이> -E.T.A.호프만
<나사의 회전> -헨리 제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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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쇼크
EBS 마더쇼크 제작팀 / 중앙북스

"모성의 강요, 그 뒤에 숨은 엄마의 눈물"
아이를 낳으면 마냥 행복할 줄 알았는데 나는 왜 우울할까, 아이의 사소한 실수에도 이렇게 화만 내는 나는 나쁜 엄마인가, 십 수년 간 내 자신보다 소중히 길러왔는데 아이는 왜 나를 거부할까… ‘왜 이 시대의 엄마들은 그토록 힘들어 하는가’, ‘모성母性은 본능인가’ 라는 질문을 품고, 이 시대 엄마들의 모습과 진정한 모성을 탐구한 ‘EBS 다큐프라임 - 마더 쇼크’는 방송 후 엄마들의 눈물과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마더 쇼크>에서는 엄마의 가장 큰 ‘행복’이자 ‘스트레스’인 육아, 모성의 본능적인 면과 사회 관습에 따라 달라지는 특성, 그리고 엄마의 엄마로부터 대물림되는 양육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방송에서 불안한 자신의 모습 발견하고 위로 받은 엄마들은, 이제 자신의 행복을 고민하도록 하자. 아무리 좋은 양육기술도 건강하고 행복한 엄마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좋은부모 MD 강미연

추천사 :   자녀가 아닌 엄마 자신을 먼저 생각하고 되돌아보아야 하는 것은 엄마의이기심이 아니다. 엄마가 스스로의 모성을 의심하면 엄마로서의 자아존중감도, 양육 효능감도 퇴색해버리기 때문이다. 엄마의 자존감과 효능감이 자녀에게 대물림되듯, 엄마의 정서적 안정과 행복감은 자녀의 행복이 될 것이다. - 오은영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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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차
미야베 미유키 지음 / 문학동네

"단연 최고의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
사회파 미스터리란 무엇인가? 사회구조적 문제가 직간접적으로 사건 전개에 영향을 미치는 일군의 추리/스릴러 소설들을 말한다. 짧게는자본주의의 탐욕에서부터 길게는 가족이나 국가라는 오래된 시스템의 부조리까지, 사회파 미스터리가 다루는 폭은 실로 광범위하다. 인간을 둘러싼 체계와 구조가 어떤 범죄를 발생시키고 그 해결을 어렵게 만든다. 때문에 잘 쓰여진 사회파 미스터리의 가장 큰 적은 인간이 아니며, 따라서 주인공들은 응징할 수도 처벌할 수도 없는 시스템을 상대로 투쟁해야만 한다. 이때 악역은 타고난 악인이 아니다. 누구라도 거기에 빠져들었다면 그처럼 될 수밖에 없었을 완벽한 함정에 빠진 것뿐이다. 악역에 인간성을 덧붙이고 그들이 빠져든 함정이 우리 곁에도 만연한 것들이었다는 걸 확인하는 순간, 사회파 미스터리는 설득력 있는 드라마로 변한다. 그리고 설득력 있는 드라마는 소설의 가장 오래된 존재 이유다.
 
<화차>는 사회파 미스터리가 만개한 일본에서 지금까지도 최고로 꼽히는 작품이다. 위 문단은 사회파 미스터리라는 한 분야에 대한 설명에 가깝지만, 그냥 <화차>에 대한 설명이라고 봐도 전혀 무리가 없다. 어떤 장르의 정체성을 한 작품이 완벽히 흡수한다는 것. 최고로 꼽히는 데에는 당연히 이유가 있다. <화차>는 최고급이 아니라 ‘최고’의 사회파 미스터리다.
 
참고로, 이번에 나온 개정판은 기존 판본에 대비해 원고지 약 500매 분량이 추가된 완역판이다. 캐릭터들의 생명력이 한층 강력해졌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세상 밖으로 쫓겨나고 싶지 않은 카인의 후예와도 같은 두려움을 끌어안고 냉혹한 금융사회의 줄 위를 위태롭게 걷고 있는 우리는 이미 ‘화차’가 도착해야 할 어둠의 그곳에 와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서글프고 헛된 우리의 욕망을 재미와 긴장감이 가득한 미스터리로 그려냈다는 것이 바로 <화차>의 가장 놀라운 부분이며, 끝내 내가 이 작품을 영화로 만들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변영주(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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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라 
손문상, 장봉군, 김용민, 권범철 그림, 유한이 글 / 헤르츠나인

"기억은 무기다, 명랑하게 장전하라!"
18대 대한민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열 달 앞으로 다가왔다. ‘2013년 체제’란 말을 붙이지 않더라도 한 시대의 명멸이 얼마 남지 않았음은 분명하다. 이번 정권에 대한 평가가 어떻든 이제 지난 4년을 돌아보고 기억해야 할 때다. 마침 시사만화로 매일을 기록해온 손문상(프레시안), 장봉군(한겨레신문), 김용민(경향신문), 권범철(노컷뉴스) 네 명의 작가에 이들의 팬을 자처하는 글쓴이가 함께 모여, 차분하게 기록을 더듬고 분명한 기억으로 되살린 'MB 4년의 현대사'를 엮었다.
 
기초재료인 시사만화는 유쾌하고 시원하지만, 기억을 위한 기록은 체계적이고 엄정하다. 우선 1년 단위로 장을 나누고 1년을 다시 월 단위로 나눠 주요 사건을 기록하고 관련한 만평을 배치한 다음, 기억을 돕는 설명을 붙여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을 빼곡하게 담아냈다. ‘빅이슈 브리핑’과 ‘사건의 재구성’으로 집중 분석한 꼭지는 기록을 넘어 평가를 위한 기초 자료로 삼기에 충분하고, ‘만평을 잡아라’에서 보여주는 작품 배치는 사건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같은 사건에 대해 각각의 시각이 어떻게 다른지를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4년 전 2007년 12월, 1년 후 2012년 12월. 시간의 추가 넘어간다고 해서 세상의 추가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님을, 때로는 세상의 추가 시간의 추를 거꾸로 돌릴 수도 있음을, 그리하여 기억하는 힘만이 둘을 바로잡을 수 있음을 되새긴다. "기억은 무기다, 명랑하게 장전하라!"
 - 인문 MD 박태근

추천사 : 카툰들이 살아 움직이며 지난 4년의 기억을 건드렸다. 아픈 기억, 슬픈 기억, 기쁜 기억… <기억하라>는 만화로 보는 우리들의 생활기록부다.(김미화, 방송인)
 
시사만화는 설명하지 않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저 토해낼 뿐이다. 그때그때의 뉴스에 국민의 마음을 담아 비명을 그려낸다. 그런 점에서 <기억하라>에 실린 네 화백의 시사만화는 시대상황의 기록임과 동시에 시대정서의 흔적이다.(김종배,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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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번째 아이
이은용 지음, 이고은 그림 / 문학동네어린이

"제12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철저한 계획과 엄격한 프로그램에 갇혀, 마치 로봇처럼 부모가 원하는대로 자라나는 아이와 인간의 감정을 지닌 로봇. 많은 작가가 쓰고 많은 독자들이 보아왔던 등장인물과 그들의 균열, 그 속에서 힘겹게 찾아낸 희망과 대안의 메시지가 <열세 번째 아이>에서도 계속된다.

현실에서 인간성을 말살하는 무한경쟁을 강요하는 교육현실이 끝을 모르고 계속되는 것처럼. 작품의 배경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로봇이 개발되어 판매되는 가상의 미래 2075년. 오늘과 50년 이상의 시간차를 두고 있지만, 오늘의 한국사회 모습을 그대로 닮은 가정과 학교, 그 안에서 미래를 저당잡힌 아이들의 풍경이 펼쳐진다. 인간의 존엄성과 순수한 행복에 대해 집요한 질문을 던지는 치밀하고 단단한 성장동화다. 제12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어린이 MD 이승혜

추천사 : 
한 경쟁의 시스템은 아이들에게, 네가 이 사회에서 잘 먹고 잘 살려면 감정 따위는 뒤로 미루고, 성적 향상을 가능케 하는 이성을 중시하며 살아야 한다고 협박하고 있지 않은가? <열세 번째 아이>는 이러한 우리 사회의 흐름에 가슴 아파하며, 유전자 조작을 통해 감정을 잃어 가는 인간 시우와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감정을 얻은 감정 로봇 레오의 대비를 통해 인간이란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 임정자(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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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주로 오세요
구병모 지음 / 문학과지성사

"<위저드 베이커리> 구병모의 이야기 질주"
높이 1.2킬로미터, 넓이 39.5 제곱킬로미터, 소설은 '방주시'에서 시작된다. 창세기에 등장하는 ‘방주’에서 모티프를 딴 도시는 운석이 떨어진 이후의 지구 위에 세워졌다. 희망의 방주 안에 세워진 고등학교, 이 도시에 사는 아이들과 달리, 지상의 아이들은 성적, 가정환경, 인품 등을 철저히 검토 받아야 입학할 수 있다. 지금 이 곳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방주, 현실과 같은 방식으로 살아가는 인간들이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났지만 방주고의 선택을 받은 지상의 아이 윤시온, 그는 방주시를 둘러싼 '시스템'의 문제를 깨닫고 시스템에 항거하기로 결정한다. 반면 같은 지상의 아이지만 방주시의 시스템을, 모두의 미래를 지키고 싶어하는 이마노는 시온의 행동을 막으려 한다. 폭파하는 자와 막으려는 자의 캐릭터가 거칠게 격돌한다.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현재의 가정법이라는 이야기 속, 상상력으로 이뤄진 세계가 선택의 문제를 독자에게 제기한다. <위저드 베이커리>, <아가미>의 작가 구병모의 장편소설. 질주하는 이야기의 속도감이 페이지를 넘긴다.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지상의 아이들 전형은 말이지, 잘 배운 인재들을 자기들의 노예로 만들기 위한 예비학교야. 이 제도가 그대로 이어진다고 가정했을 때 처음부터 방주시에서 살았던 학생들은 이 학교 졸업과 함께 도시의 주인이 되겠지만, 우리는 도시가 굴러가게 떠받치는 일꾼 이상이 되지 못해. 아무리 개인이 노력해도 주인자리를 내주지는 않는다고.” (…)
“사실 나 하나 편하자면 노예로 살아간다고 불편할 건 없어. 기분만 조금 더러울 뿐이지. 하지만 이들은 언제까지 지상의 사람들을 버려두고 저희들끼리 희희낙락하면서 살아갈까? 지상에는 내 가족이 있는데. 이 생각을 하면 얘기가 달라져. 지상의 사람들을 살아갈 수 없게 하는 건 기후나 돌연변이 생명체가 아니고 물자부족도 아니야. 참을 수 없는 상대적 불평등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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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
변종모 지음 / 달

"변종모 신작, 415일간 여행의 기록"
2009년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는 변.종.모.란 이름 석자를 오래도록 기억하게 만들었다. 행복해지기 위해 어느 날 문득 일곱 번째 사표를 쓰고 먼 길을 떠난 남자. 여행에서 많은 것을 잃고 나서야 그보다 많은 것을 얻었다는 남자. 여행을 떠나지 않고서도 여행하는 마음으로 살 수 있다고 변명하는 남자. 오랜 기다림 끝에 ‘길 위에서의 반성문’과 함께 그를 다시 만났다.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 출간 이후, 약 3년 만의 신작 <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 독일, 미국, 터키, 시리아, 레바논, 요르단, 이집트, 그루지야, 아르메니아, 이란, 미얀마, 태국, 라오스... 415일간 여행의 기록을 담은 책이다. 변종모만의 감각이 돋보이는 길 위의 풍경과 사람, 변종모만의 감성이 짙게 묻어나는 내밀한 이야기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람 냄새 나는 여행 이야기와, 세상을 떠난 어머니와 어머니 자리를 대신하는 누이에 관한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마주하게 된다. 길 위의 사람, 길 위의 사랑, 길 위의 그리움이 잔잔하게 그려진 변종모 여행에세이. - 에세이 MD 송진경

책 속에서 : 지금의 나를 이곳에 두고 홀로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를 데려가지 않은 나만의 여행. 저 먼 곳에서 이곳에 남겨둔 나를 바라보는 일. 그래서 마침내 여행을 떠나지 않고서도 여행처럼 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끊임없이 반성하고 버릇처럼 반성해도 모자람 없는 것이 삶이라 여기며 나는 낯선 길 위에서 만나게 될 새로운 풍경 앞에서 그것을 다짐했다. 415일, 이 모든 이야기는 길 위에서의 반성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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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직관 
존 L. 캐스티 지음, 이현주 옮김 / 반비

"분위기가 미래를 결정한다!"
이 책의 원제는 Mood matters,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당연한 말 아니냐고? 물론 그렇다. 그런데 방향이 반대다. 어떤 사건에 영향을 받아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이런 분위기가 다시 사람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통설이 아니라 대중의 분위기가 사회에 영향을 끼쳐 사건을 만든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이 분위기는 합리적 이성보다는 동물적 감각에 영향을 받는다. 이제 과제는 두 가지, 주장의 근거를 제시하고 대응책을 내놓는 일이다.
 
저자는 집단 내 개인들의 생각이나 느낌이 사회적 분위기로 집중되는 과정을 복잡성 과학을 통해 설명한다. 이를 사회경제학이라 하는데, 주가지수를 주요 지표로 활용한다. 이 과정에서 불황에는 미니스커트가 유행한다든지 초고층 건물이 올라가면 경기가 좋아진다든지 하는 통념은 여지없이 무너진다. 더불어 언제 장르문학이 유행하는지, 스포츠와 애니메이션은 어떤 상황에서 유행하는지, 정권 교체를 예견할 만한 사회적 분위기는 무엇인지 등 사회 전반을 분석 대상으로 삼아 우연과 필연을 한데 묶는다. 사회적 분위기의 확산에 대해서는 인간의 무리짓기 본능과 구성원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설명을 하는데, 도킨스의 ‘밈’을 떠올리면 될 법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자기 자신을 지탱할 수 있을까. 우선 변화에 대비한 계획을 세우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집단으로 대응하고, 앞으로 사회적 분위기가 상승할 거라고 생각하라는 지침이다. 그리고 ‘차분하게 지내라!’는 주의점을 강조한다. 한쪽 방향의 사례가 가득하고 특정 시기의 사회적 분위기가 하나의 층위에서 이루어지는 듯 설명하는 한계가 있지만, 외부의 힘(사건)에 의해 내부에 변화가 일어난다는 오랜 관념을 타파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충분하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사 : 캐스티의 사회경제학은 현대의 지적 풍토에서는 특이해 보일 수 있지만 그 개념은 앞으로 인간적인 사건들을 더 과학적으로 이해하도록 해줄 것이다.(마크 뷰캐넌, <사회적 원자> 저자)
 
나는 캐스티의 열혈 독자다. 그의 책은 사물에 대한 복잡성 과학의 관점을 폭넓게 알려줄 뿐 아니라 읽기에도 무척 즐겁다. 진정한 과학적 지식인다.(나심 탈레브, <블랙 스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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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사랑
곽금주 지음 / 쌤앤파커스

"서울대 곽금주 교수, 사랑을 말하다"
도대체, 사랑이란 무엇일까? 무엇이길래 여러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일까? 알다가도 모르겠고,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게 사랑이다. 슬슬 봄기운이 느껴지고,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요즘에 딱 맞는 사랑에세이, <도대체, 사랑>이 출간됐다. 책으로 읽는다고 사랑이 술술 풀릴 리 없지만, <도대체, 사랑>은 답답하고 막막한 이들에게 시원한 물 한 모금과 같은 책이 되어줄 것임은 분명하다.
 
똑 부러져 보이는 외모에 빈틈 없는 강의자로 정평이 나있는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 오랫동안 진행되고 있는 ‘흔들리는 2대’는 최고의 명강의라 평가받는다. 보수적인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23살에 결혼했지만, 아버지보다 더 보수적인 남편을 만났다. 그런 남편과 자신의 강한 성격을 조율하는 긴 과정을 겪으면서 성숙한 사랑에 대한 의미를 깨달아가고 있다.
 
그녀의 첫 번째 사랑에세이에서는 완벽한 사랑 보다 성숙한 사랑에 포커스를 맞춰 자신과 주변인의 실제 이야기, 문학, 영화, 드라마, 신화 속 사례들을 통해 남녀의 관계, 남녀의 심리를 다양한 측면에서 쉽게 풀어낸다. 사랑에 대한 여자의 심리, 심리학적 관점에서 본 남녀의 차이, 남녀의 연애 심리학, 결혼 전후의 심리, 은밀한 사랑 이야기에 관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어 최고의 심리학 강의를 만날 수 있다.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사 : 
여자의 마음을 다 헤아릴 줄 안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말과도 같을 것이다. 원래 완벽한 사랑이 있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두 사람이 만나 완벽한 사랑을 만드는 것이라 하지 않던가. 서로가 가진 기대를 조금만 내려놓는다면, 그리고 내가 가진 것으로 상대의 부족함을 채우려는 노력을 시작한다면, 사랑이란 조금 더 쉬워지지 않을까. 곽금주 교수의 이야기는 완벽한 사랑이 아닌, 성숙한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어 더욱 감동적이다.. _ 배우 안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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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 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 - 변종모 (A lie of yearning for nobody)
    from 512 2012-10-14 14:57 
    노련한 여행자의 솔직한 이야기. 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한국에 돌아오면 제일 처음으로 읽고 싶던 책. 다른 몇 권의 책을 읽고 나서야 이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친구 집으로 향하는 전철 안에서 몇 장을 읽고, 오랜만에 만난 녀석들과 술을 한잔 마셨습니다. 목구멍까지 술이 차올라 찰랑거렸으니, 어쩜 술 한잔이라 하기엔 좀 과할 정도였을지도 모르겠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