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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100년
법륜.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누가 언제 새로운 100년을 만들어낼 것인가"
오마이뉴스 대표 기자 오연호가 평화재단 이사장 법륜 스님을 만났다. 오연호 기자 쪽에서 보면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와 <진보집권플랜>을 잇는 현실 속 비전 제시이고, 법륜 스님 쪽에서 보면 <스님의 주례사>와 <엄마 수업> 등에 가려진 평화 통일 운동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는 작업이니, 양쪽의 바람이 한데 모여 뿜어낸 에너지가 책을 가득 채운다.
 
제목 <새로운 100년>과 부제 ‘가슴을 뛰게 하는 통일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 법륜 스님은 한국 사회의 백년지대계로 통일을 꼽는다. 100년이라는 긴 시간의 비전을 품게 된 법륜 스님의 어린 시절에서 시작하는 대화는 동학운동과 독립운동에서 시대와 역사 의식을 발견하고 1000년이 넘는 삼국시대로 훌쩍 건너가 오늘에 되새길 교훈을 찾는다. 이렇게 긴 안목을 확보한 후에는 남북 관계를 내밀한 시선으로 살펴보며 나눔과 포용이라는 가치, ‘통일이 밥 먹여준다’는 현실의 힘을 동시에 강조한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통일은 우리의 독립, 성장, 민주화를 완성해주는 시대적 과제이자 뒤틀린 한국 근현대사 100년을 정리하고 미래의 100년을 준비하는 일이라는 말이다.
 
국민학교 때 매년 반공 포스터, 표어, 글짓기 대회를 했다. 그런데 어느샌가 반공이란 말이 사라지고 통일 포스터, 표어, 글짓기 대회로 바뀌어 한동안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법륜 스님이 지적하듯 최근 5년 사이에도 이에 필적하는 변화가 있었다. 올해 말 새롭게 만들어낼 정권은 앞으로 5년이 아니라 새로운 100년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남북을 아우르며 '부족한 그대로 껴안을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해야겠다. 100년은 긴 시간이지만, 잘못된 방향이라면 1000년을 가도 소용 없지 않은가.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이번에는 법륜 스님이다. 그는 정토회에서 일과 수행이 하나 되는 운동을 벌이고, ‘좋은벗들’을 통해 북한 동포와 탈북자 돕기,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운동을 펼치고, 평화재단을 이끌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아래로부터 추구한다. 우리가 사는 이 땅에 정토를 실현하려는 그의 뜻은 높고 눈은 밝고 가슴은 뜨겁다. 이 책을 읽으며 통일의 당위성과 필요성, 북한을 바라보는 올바른 관점을 배울 수 있어 기쁘다.(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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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의 어머니
김용택 지음, 황헌만 사진 / 문학동네

"시인 김용택, 어머니의 사계절을 그리다"
어버이날마다 길거리엔 익숙한 풍경이 펼쳐진다. 올해도 작년과 다를 바 없이 카네이션을 준비하는 이들이 즐비하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가족을 생각나게 하는 책들도 다종 출간되었다. 최근 가장 화제로 떠오른 책은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신작 산문집. 김용택 시인은 자기 시의 원 주인이자 시원(始原)은 어머니, 라고 고백한 바 있다. 김용택의 어머니 ‘양글이 양반’은 이미 문단 안팎에서 입심 좋고, 삶과 생명에 대한 혜안을 지닌 ‘문맹의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김용택은 처음으로 책 한 권에 온전히 어머니 이야기를 담았다.
 
열여덟 살 때 순창에서 시집오셔서 지금까지 63년간 진메마을에서 사신 83세의 노모, 박덕성 여사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김용택은 노모의 인생을 처음부터 고스란히 복원해보고 싶다는 간절한 생각을 담아 한 권에 어머니의 입담, 삶의 흔적과 함께 어머니에 관한 시, 일기문까지 담았다. 유년 시절 손이 터서 쓰릴 때마다, 눈이 아플 때마다 어머니의 젖으로 낫곤 했던 일, 닭 판 돈 전부를 학교 회비와 차비로 내어주고 정작 어머니는 점심을 굶고 걸어서 집으로 돌아갔던 일, 스무 살 무렵 오리 300마리를 키우다 말아먹으면서 어머니를 지독히도 고생시켰던 일 등등 마음을 짠하게 만드는 다양한 일화들을 통해 어머니의 흔적들을 하나씩 꺼내놓는다. 이 책은 꽃다운 처녀가 시집와서 자녀를 낳고, 마른나무처럼 늙어가는 일생의 여정을 사계절에 비유하여, 계절의 흐름에 따라 어머니의 일상과 인생을 가만가만 풀어낸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 나는 차를 탔다. 내가 차에 오르자 어머니는 돌아보지도 않고 집으로 가는 신작로로 들어섰다. 나는 돈을 꼭 쥐고 있었다. 한참 후에 차가 움직였다. 차가 차부를 벗어나 조금 가니, 저기 조그마한 어머니가 뙤약볕 속을 부지런히 걷고 있었다. 내가 탄 차가 지나가자 어머니가 고개를 들어 차를 올려다보았다. 나는 돈을 꼭 쥔 주먹을 흔들었다. 어머니가 나를 바라보았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먼지 낀 유리창이 더 흐려 보였다. 앞의자 뒤에 얼굴을 묻고 어깨를 들먹이며 나는 울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보리만 베던 아버지 모습이 눈물 속에 어른거렸다. 눈물을 훔치고 고개를 들어 차 뒤꽁무니를 바라보았다. 어머니가 뽀얀 먼지 속에서 자갈을 잘못 디뎠는지 몸이 비틀거렸다. 아! 어머니. 나는 돈을 꼭 쥐었다. 점심을 굶은 어머니는 뙤약볕이 내리쬐는 시오리 신작로를 또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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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검은 안개 - 상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경남 옮김 / 모비딕

"마쓰모토 세이초, 실제 미스터리 사건에 도전하다"
광복 후의 한반도 정세가 그랬듯이, 전후 미군정 시기를 전후한 일본 역시 모략의 시대를 보냈다. 정치 세력들은 서로를 견제하기 위해 마치 장기 두듯이 말을 움직였고, 말들은 서로를 잡아먹었다. 미결 또는 미심쩍게 결말지어진 사건은 이런 때 발생한다. 말들의 움직임만 보아서는 사건을 이해할 수 없다. 그 말을 누가 움직였는가, 장기를 두는 자가 누구인가를 추적해야만 사건은 비로소 형체를 갖추게 된다. 안개를 헤치고 부조리의 몸통을 찾아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마쓰모토 세이초가 선택한 작업 방식은 정면돌파였다. 일본을 쥐고 있던 권력의 실체와 그 어두운 속성을 추적해 왔던 그는 <일본의 검은 안개>에 이르러 문학적 비유 대신에 사건 추적 형식의 논픽션을 선택했다. 모두 실제 사건이며 모든 취재와 기록 역시 실존한다.
 
이렇게 얘기하면 기존의 ‘미스터리 소설가 마쓰모토 세이초’를 기대하셨던 분들은 걱정할 수도 있다. 너무 본격 역사서 같지 않을까? 딱딱하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예를 들면 이런 사건이 있다. 도청에서 왔다고 주장한 남자가 은행을 방문해 직원들에게 이질 예방약을 나눠주고 복용을 권했다. 그런데 그 약은 독극물이었고, 복용한 수 명이 사망하고 나머지는 중태에 빠진다. 은행강도 치고는 전무후무한 괴 수법이었으며, 범인으로 잡힌 사람은 진술의 신빙성이 약했다. 진범은 누구인가? ‘그것이 알고 싶다’나 ‘사건과 실화’에나 나올 법한 이 미스터리 실화들이 <일본의 검은 안개>를 구성한다. 해결되지 못한 괴사건을 추적하는 세이초의 눈길이 ‘누가 장기를 두는가’로 넘어가는 순간, 비로소 미스터리 사건은 일본 현대사의 비극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여기에 세이초 특유의 군더더기 없는 문체, 냉소적인 유머가 더해지면 이 논픽션 고발 문학은 하드보일드 소설의 사전적 의미를 거의 완벽히 재현해내기에 이른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검은 안개>가 주는 미덕은 지금의 우리 자신에 관한 것이다. 의심을 멈추지 말고 부조리를 잊지 말자는 얘기다. 예를 들면, 서울 시장 선거일에 벌어진 선관위 디도스 공격의 진실은 무엇인가? 통합진보당 경선 과정에서 부정을 저지른 ‘장기 두는 자’는 누구인가? <일본의 검은 안개>는 모략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자고로 모략이란, 그 모습을 완전히 감춘 채로 활동하고, 목적을 달성하면 아무도 모르게 그곳에서 사라지는 것을 말한다.” ‘놈들’이 원하는 대로 순순히 사라지게 할 수는 없지 않을까? ‘심지어 재미있는’ 일본 현대사 미스터리 활극을 읽고 나서 고개를 들면, 지금 이 땅 역시 검은 안개로 가득 차 있음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이 암흑천지가 우리가 다시 시작해야 할 지점이다. 아니, 진실을 알고 싶은 사람이 늘 기거해야 할 열린 밀실이다.   - 소설 MD 최원호

책속에서 : 처음 이것을 발표할 때, 나는 소설가라는 자신의 입장을 생각해 ‘소설’로 쓸 생각이었다. 그러나 소설로 쓰자면 거기에는 다소의 허구를 가미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되면 독자는 실제의 자료와 허구를 구별하지 못하게 된다. (중략) 그것보다는 조사한 자료를 있는 그대로 제시하고 그 자료 위에 서서 나의 생각을 말하는 편이, 소설의 형식보다 독자들에게 훨씬 직접적인 인상을 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단순한 보고나 평론도 아닌’ 이런 특이한 양식이 완성된 것이다. (중략) 작가가 자기 생각을 가장 효과적으로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문학의 형식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나는 이런 생각으로 계속 써나갔다. - 저자 후기 ‘나는 왜 <일본의 검은 안개>를 썼는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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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신부
이민아 지음 / 두란노

"故 이민아 목사가 남긴 마지막 메시지"
지난 3월 15일 소천한 이민아 목사의 마지막 메시지를 담은 책이 출간됐다. 생전에 출간한 <땅끝의 아이들>, <땅에서 하늘처럼>에서 자신이 겪은 인생의 시련과 역경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하나님을 만나 어떻게 치유 받고 신앙을 굳건히 지켜왔는지 열정적으로 간증했다. 위암 4기에 난소, 신장, 등뼈까지 전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절망에 놓인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간증 집회에 참석했다. 복수에 통증이 오면 한 걸음 내딛는데 수십 분이 걸리기도 했고, 복수가 찬 몸에 복대를 하고 강단에 오르기도 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상처 받은 이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모두 나눠주고, 자신은 육체의 병을 끝내 이기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이 책은 ‘하늘의 신부’가 된 딸에게 바치는 이어령의 가슴뭉클한 글을 시작으로, 2011년 7월부터 2012년 2월까지 각종 집회에서 이민아 목사가 아픈 몸을 일으켜 전한 말씀을 담은 것이다. 이 책에서 누구보다 하나님을 사랑한 진정한 예배자로, 완전한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온전한 회복을 경험한 치유자로, 뜨겁게 말씀을 증거하고 헌신한 전도자로서의 이민아를 모두 만날 수 있다. 이민아 목사의 마지막 메시지는 크리스천 독자들에게 하나님의 깊은 사랑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  종교 MD 송진경

책속에서 :

네가 남기고 간 말과 말 사이
숨과 그 숨 사이에
이 땅에서 우리와 함께 숨 쉬던
너의 호흡이 있다.

하늘의 신부가 되려고
벗어 놓고 간 너의 의상
이 책 속에서 지금도 너는 숨을 쉰다.
- 이어령 (프롤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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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산업혁명
제레미 리프킨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제러미 리프킨 미래 전망의 결정판"
생명공학 혁명이 가져올 변화를 그린 <바이오테크 시대>, 기계 등장과 인류의 노동 해방을 전망한 <노동의 종말>, 소유에서 접속으로의 이동을 예견한 <접속의 시대>, 석유 시대 종말을 경고한 <수소 혁명>, 아메리칸 드림의 몰락과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유러피언 드림>, 무한경쟁을 넘어 협력의 시대를 바라는 <공감의 시대>.
 
제러미 리프킨은 이처럼 미래 사회의 패러다임을 꾸준하게 그리고 비교적 정확하게 전망해왔다. 신작 <3차 산업혁명>은 이 긴 노정의 결론이자 미래가 아닌 지금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는 2008년 유가폭등과 금융시장 붕괴를 세계화의 정점이라 말한다. 이는 석유에 기반한 2차 산업혁명이 견뎌낼 수 있는 한계가 어디인지 보여준 사건으로, 서둘러 새로운 에너지 체제와 산업 모델로 옮겨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과정에서 그가 주목하는 지점은 커뮤니케이션과 경제 구조의 연동이다. 현재의 인터넷 기반 커뮤니케이션은 과거의 수직적이고 중앙집권화된 틀에서 벗어났는데 경제 구조는 여전히 2차 산업혁명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3차 산업혁명은 재생 에너지를 바탕으로 한 지속가능한 경제 개혁으로,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 위에서 자발적이고 자생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에너지 인터넷'이란 장에서는 전에 볼 수 없던 사회적 교류와 공동체에 대한 욕구가 일어나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관계망이 생겨나며 이 과정에서 수천 개의 비즈니스와 수백 만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거란 전망이다. 간단히 말해 무한 경쟁의 산업 시대를 마치고 상생 공존의 협업 시대로 진입하는 이야기다.
 
앞선 설명을 보면 꿈 같은 이야기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모두에 정리한 그간의 미래 전망을 보면, 그의 전망과 제언에 귀 기울일 이유는 충분하다. 게다가 유럽 연합은 이미 이런 이해 위에서 새로운 시대를 위한 구체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마침 한국을 방문하는 제러미 리프킨의 메시지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과 2차 산업혁명의 극단을 달리는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논의되고 이어질지 기대해본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3차 산업혁명은 우리가 금세기 중반에 다다르기 전에 비극적인 기후변화를 피할 수 있으며 지속 가능한 탄소 후 시대에 도달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 준다. 우리는 그러한 희망을 현실화할 수 있는 과학과 기술, 전략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이제 남은 문제는 우리가 너무 늦기 전에 저 앞에 놓인 경제적 가능성을 인식하고 그곳에 도달할 의지를 끌어모을 수 있느냐 여부일 뿐이다.(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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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입니다
정철 글, 장철영 사진 / 바다출판사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미공개 사진에세이집"
2012년 5월 23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3주기다. 노무현재단은 서거 3주기를 맞이하여 미공개 사진을 엮은 사진에세이집을 출간했다. 사진과 함께 실린 짤막한 글은 <내 머리 사용법>, <나는 개새끼입니다>의 저자 정철이 썼고, 사진과 사진에 관한 간단한 설명구는 노무현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의 청와대 전속 사진기사 장철영이 작업했다. 특별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 책에 실린 117장의 사진 중 100장이 넘는 사진이 이 책을 통해 처음 공개된다는 것이다. 고향 봉하마을을 방문하여 산책하는 모습, 맨땅에 앉아 숲 해설사의 설명을 듣는 모습, 생일 선물로 받은 자전거를 타고 청와대를 둘러보는 모습, 장난스럽게 촛불을 끄는 모습… 일상의 진솔한 모습들을 있는 그대로 담고 있어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사람 노무현’의 온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에세이 MD 송진경

함께 보면 좋은 책 : 
 
<운명이다>
<문재인의 운명>
<성공과 좌절>
<진보의 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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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리
아니 에르노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죽음을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남자의 자리>는 죽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지만 추억과 회한에 뒤얽힌 가족사와는 거리가 멀다. 이 소설은 무엇보다도 죽음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다.
 
만약 소설 전체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만으로 채워졌다면 <남자의 자리>는 기억과 회한에 대한 투쟁, 그리고 과거를 진술한다는 행위의 필연적인 허구성(대체 누가 흘러간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찰 정도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고백은 어느 정도는 소설이라는 흥미로운 명제, 사실과 상상 사이의 평화. 아니 에르노의 매력은 거기에 있다. 그러나 <남자의 자리>는 마지막 순간에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작가는 결말 부분에서 불현듯 자신의 늙음을 체감하고, 소설은 그 갑작스러운 깨달음에 대해 일말의 해설도 없이 끝나 버린다. 인상적인 결말이다.
 
<남자의 자리>의 출판사 책 소개에는 제목에 대한 흥미로운 일화가 소개돼 있다. 원제가 ‘La Place’인 이 소설이 처음 국내에 소개되었을 때는 <아버지의 자리>였는데, 이번 개정 과정에서 아니 에르노는 제목에 ‘아버지’라는 단어를 쓰지 말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이 일화는 작품 이해, 특히 결말 부분에 갑자기 등장하는 에피소드를 이해하는 데 힌트를 준다. 저 ‘장소 혹은 자리’는 누구의 것도 아니다. 반대로 장소가 인간들을 소유한다. ‘La Place’가 주인공이다. ‘아버지의 자리’가 아니라 ‘아버지를 포함했던 자리’다. ‘La Place’는 인생의 어떤 단계를 점유하는 지배적인 시공간으로, 마치 떠돌아다니는 승객들을 잠시 품었다가 목적지를 향해 내보내는 정류장과 같다. 늙어가는 자들이 죽음을 체감하는 순간 그 정류장을 향하고, 정류장을 떠나며 죽는다.
 
아니 에르노가 마지막에 맞딱드린 에피소드는 바로 그 자신이 아버지의 죽음을 살피면서 발견한 ‘La Place’다. 타인의 늙어감에 대해 공들여 문장을 쌓아 온 작가는 정작 자기 자신이 그 장소에 다다른 순간에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많은 고백과 회상으로 이루어진 <남자의 자리>의 최후의 고백은 마지막 문장 뒤에 차마 쓰여지지 못한 경악이다. 차라리 조셉 콘래드의 <어둠의 심장>을 연상케 하는 순수한 두려움, 균형 잡힌 문장으로는 써낼 수 없는 공포. 죽음은 그저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깨달음이 소설 전체를 단번에 뒤집어 버린다.
 
정말이지 죽음은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아래의 추천사도 한 번 읽어 보시기 바란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의 글 : 이 소설로 수업을 한 적이 있다. 발표를 하던 학생이 말했다. ‘저는 그저 좋은 소설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제 책을 빼앗아 읽으시던 어머니가 많이 우셨어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깊이 이해되는 이 슬픔은 핏줄의 정서가 불러오는 원시적 슬픔이 아니다. 자식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부모들에게 헌정하는 슬픔도 아니다.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삶과 문화를 위해 자신이 살아온 삶과 몸담았던 문화를 하나씩 하나씩 부정해야 했던, 자기를 바친 것이 아니라 없애버린 사람들의 운명이 거기 있다. –황현산 (문학평론가, 고려대 불문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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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되기 위해 살지 마라
백지연 지음 / 알마

"세계의 문제가 바로 당신의 문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세계 3대 기구(UN, 세계은행, IMF) 수장의 자리에 오른 한국인. "세계의 문제를 보다 감동적으로, 포괄적으로, 세계 그 어느 기관보다 더 효과적으로 다루고 처리하는 기관을 맡아서 이끌어 달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을 수락한 세계은행 김용 총재를 인터뷰어 백지연이 만났다. 총재 지명이 확정 된 후 그가 진행한 단 세 번의 인터뷰(BBC, CNN, '피플 인사이드') 중 하나였기에 더 주목할만 하다.
 
세계은행 총재 이전의 그는 금융가도 정치가도 아닌 의사에 문화인류학을 공부한 학자이자 다트머스대학 총장을 지낸, 빈곤 퇴치와 질병 퇴치를 위해 자신의 시간을 온전히 쏟은 사람이다. 책은 그의 어린 시절과 걸었던 길, 고민과 가치관을 함께 보여준다. 마지막 숨을 내쉴 때까지 세상을 위해 무엇인가 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성공'의 정의라고 생각하는 한국인이 세계은행 총재가 되는 시대. 전환기를 맞이한 21세기에 주목해야 할 가장 탁월한 인재상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결코 세계은행 총재가 되고 싶어서 이 일을 하는 게 아닙니다. 그런 생각은 해본 적도 없어요. 제가 총재직에 동의한 이유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해보세요. 매일 아침 일어나서 "우리는 가난이 없는 세상을 꿈꾼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는 빌딩을 걸어 들어가는 모습을 상상해보세요. ...제게 정말 중요한 것은 사회의 구석으로 밀려난 사람들, 피난민, 이곳에서 저곳으로 걸어가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에 대한 초점을 잃지 않는 방식으로 하던 일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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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남 옮김, 데이브 매킨 그림 / 김영사

"신화는 재미있고 종교는 믿을 만하지만, 진실은 과학에 있다"
우리 시대 가장 논쟁적인 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신작이다. <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이란 제목은 얼핏 보면 도킨스와 어울리지 않는다. 엄청난 자료와 치밀한 논증으로 비과학적 설명들을 단박에 깨부수고 과학의 우월함을 입증하는 투사의 모습이 강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뒤집어보면 이만큼 도킨스다운 표현도 없다. 호기심에서 시작해 상상의 세계를 여행하다 과학의 방법으로 드디어 알아낸 사실, 그 사실이 진정 현실이라니 인간에게(라 적고 도킨스라 읽는다) 이만큼 가슴 뛰는, 마법 같은 현실이 있겠는가.
 
이 놀라운 과학의 현장을 전하기 위해 도킨스는 특별한 방법을 마련했다. 우선 인간, 사물, 태양, 무지개, 우주 등등 전공 분야인 생물학을 넘어 과학의 다채로운 현장을 폭넓게 다룬다. 각각의 주제는 ‘최초의 인간은 누구였을까?’ 같은 질문으로 시작하는데, 우선 신화와 종교가 어떤 식으로 답했는지 살펴보고 지금까지 과학이 밝혀낸 사실을 보여주며, 전자는 재미있지만 진실은 후자에 있고 이 진실이 어떤 마법이나 기적보다 마법 같은 ‘현실의 마법’이라 말한다. 더불어 거의 모든 쪽을 가득 메운 일러스트는 현실의 마법을 더욱 경이롭게 만들어준다.
 
도킨스는 이번 책에서 절정의 노련함을 뽐낸다. 이야기를 들려주듯 아이부터 어른까지 전 연령을 아우르는 설명을 일관되게 유지하면서도 최신의 깊이 있는 과학 논의를 절묘하게 섞어낸다. 비과학에 맞선 창끝의 날카로움을 잠시 거두고, 과학의 세계 자체를 드러내는 유연함과 자신감이 돋보인다. 아, 생각해보니 도킨스도 어느덧 일흔이 넘었다. 도킨스가 다다를 과학의 경지가 어디일지 다시금 궁금해지는 이번 책이다.
 - 과학 MD 박태근

책속에서 :나는 현실 세계에도 마법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 현실이기에 더 마법적이고, 우리가 그 작동 방식을 이해하기에 더 마법적이다. 현실이야말로 가슴 뛰는 마법이다.(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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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 언니
권정생 지음, 이철수 그림 / 창비(창작과비평사)

"<몽실 언니> 100만 독자와 만나다"
한국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목숨을 이어 갈 삶이라는 전쟁으로 더 많은 괴로움을 겪는다. 총알이 날아오는 전쟁이 그친 후에도 계속되는 비극. 생존을 위한 혹독한 댓가를 치러내는 한 소녀의 성장기를 따라가는 것은, 눈을 돌리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운 체험이다. 극심한 가난과 이념 갈등이 한반도를 집어삼킨 6.25 이후, 전쟁이 할퀴고 지나간 세상에 짓밟히지 않고 인간다움을 잃지 않았던 위대한 인물의 초상 앞에 한없이 숙연해진다. 여전히 믿을 수 없는 이유로 사람이 사람을 해치는 오늘의 세상을 부끄럽게 한다.

누구 때문에, 무엇 때문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아야 했는가? '제발 그만 싸우고 그만 미워하고 따뜻하게 함께 통일이 되어 살았으면'하는 작가의 염원과, 고통스럽게 살아온 전쟁의 어린이들에게 전하는 위로가 깃든 작품이다. 6.25 배경으로 한 대표적 우리 문학 작품 중 하나로 1984년 출간되어 100만 독자와 만났다. 이를 기념하여 출간된 2012년 개정판에 이철수의 새로운 목판화 27점이 수록되었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속에서 : 사람들은 다시 옛날처럼 오순도순 살고 싶었다. 꼭 나쁜 꿈만 같은 전쟁을 빨리 잊어버리고 평화롭게 살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사람들의 바람과는 반대로 누군가가, 무엇인가가 자꾸 불행을 만들었다. 남주네 아버지, 박 씨 아저씨가 지서에 끌려갔다. 하루아침에 딴 세상이 된 마을에 더 큰 슬픔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홰나무 집 김 씨 아저씨도, 삿갓 집 윤 씨 아저씨도 끌려갔다. 며칠 뒤 아이들은 모두 이상한 흉내를 내고 있었다. "땅 콩!" 하고는 목을 쑥 빼면서 혀를 내밀고 죽는 시늉을 했다. 잡혀간 어른들이 모두 그렇게 총에 맞아 죽었던 것이다. 까치바위골 앵두나무 집 할아버지도 이번엔 기어코 돌아오지 못했다. 돌아온 것은 가마니때기에 둘둘 말려 온 할아버지의 시체였다. (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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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는 서울이 좋다
오영욱 글.그림.사진 / 페이퍼스토리

"건축가 오기사의 서울 이야기"
베스트 여행작가로 여러 권의 여행에세이를 선보여온 오기사가 이번에는 건축 이야기로 독자들 앞에 섰다. 그간 펴낸 책 곳곳에 도시와 건축을 언급한 경우는 있어도, 전문가다운 면모를 드러내고 자신의 영역을 본격적으로 다룬 적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이번 새 책은 오기사가 태어나고 자란 곳, 서울에 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느슨한 여행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서울의 다채로운 면면들을 흔적, 장소, 집합, 기호, 상징, 미학, 기억, 상상 총 8가지 키워드로 풀어낸다. 신사동 가로수 길, 종로 거리, 서울 광장, 고궁과 미술관, 아파트 등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한 일상의 공간들은 오기사 개인의 경험과 기억에 의해 특별한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오기사가 마련한 여행의 공간에 발을 들여놓기만 하면, 서울을 새로운 각도로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서울에 관한 여행, 역사, 문화, 일상, 건축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이 따뜻한 산문집을 통해 서울을 더 사랑하게 될 것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의 글 : 오랜 여행에서 돌아온 오기사가 자신의 집에 나를 초대한다. 여행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에 과장을 더하지 않았던 그가 이제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거대 도시 서울에 대한 마음의 온도를 전해준다. 오기사의 체온을 생각해본다. 서울을 대하는 그의 체온은 약간은 따뜻하고 어느 정도 관조적이고 어느 정도 무심하고 한편 냉정하다. 오기사의 서울에 대한 체온은 온도를 잴 때마다 달라지는 서울의 모습을 닮았다. 서울이 표준체온을 말하기 힘든 도시임을 그는 잘 알고 있으리라. 그래도! 서울을 좋아하기로 정한 오기사가 보여주는 서울에 대한 이야기들은 마치 오랜 친구를 마지막 연인으로 결정한 친구의 단단한 고백 같아 기쁘게 축원해주고 싶다. - 정재은 (‘말하는 건축가’ 영화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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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루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소희의 방> 이금이 작가가 말하는 엄마와 딸"
<유진과 유진>, <소희의 방> 등의 작품으로 사랑 받아온 이금이 작가의 신작 장편. 팬픽을 쓰며 ‘팬질’만이 즐거움의 전부인 딸 다인, 한때는 문학소녀였지만 이제는 신기루처럼 사라져가는 젊은 날의 기억을 애틋하게 추억하는 엄마 숙희. 엄마는 냉소적인 딸에 상처받고, 딸은 엄마를 ‘주책’이라고 생각한다. 엄마의 여고 시절 친구들과 함께 떠난 6일간의 몽골 사막 여행을 계기로 엄마와 딸은 서로에게 필요한 것은 이해와 애정임을 깨닫게 된다. 딸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1부, 엄마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2부를 따라가노라면 딸이 자라면 엄마가 된다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사실이 마음을 울린다. ‘삶’이라는 여정에서 만나게 되는 신기루의 의미를 묻는 이야기. 한국 청소년문학의 지평을 연 <푸른도서관> 시리즈의 50번째 권이기도 하다. -  청소년 MD 김효선

책속에서 :
생각보다 좋다, 잘했다, 이제 잠자리 불편하면 힘들더라. 다인이는 엄마 따라와서 호강하네, 니들끼리 다닐 때는 불편한 데서 자 보고 거친 것도 먹고 해야 하는기다, 고생해야 성장한다 아이가. 아줌마들의 대화상대가 갑자기 나로 바뀌었다. 아줌마들은 내가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다가 어느 순간 문득 떠올리는 것 같았다. 그러면 자신들이 어른이라는 사실도 함께 깨닫고는 체통을 되찾겠다는 듯이 갑자기 근엄해졌다. 하지만 만난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아줌마들의 유치한 모습을 바닥까지 봐 버린 내게는 조금도 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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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을 위하여
강신주 지음 / 천년의상상

"강신주가 찾아낸 우리 인문학의 뿌리, 김수영"
우리 시대 가장 뜨거운 인문학자 강신주, 20세기 후반 가장 치열한 시대정신을 보여준 시인 김수영. 강신주의 고백처럼 둘의 만남은 어쩌면 운명이었는지 모르겠다. 강신주는 김수영의 삶과 시를 엮어 자유를 살아내려는 인문정신을 확인하고, 그 인문정신이 마주한, 비루하면서도 강력한 현실 세계의 본질과 허상을 파헤친다. 20여 년 전 김수영을 만난 강신주는 지친 청춘을 위로하던, 자기에게 비친 김수영을 넘어 이제 그의 시와 시대에 비친 김수영을 온전하게 그려낸다. 비로소 오늘날 인문정신의 뿌리를 찾아 줄기를 세우고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과정을 살피는 한편, 이를 방해하는 눈, 비, 바람의 근원을 찾아 속속들이 드러낸다. '진정한 자유'라는 뻔하지만 실현되지 않은 인문정신이 김수영의 시와 강신주의 철학으로 면면히 이어진다. 강신주는 '굿바이, 김수영'이라 말하며 이제 혼자 살아갈 때가 되었노라 말한다. 그렇다. ‘스스로 도는 힘’이야말로 자유의 의지이자 실천일 것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우리에게 김수영이란 인문정신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창피한 일인가! 우리가 아직 50년 전 김수영이 도달한 인문정신 근처에도 다다르지 못했다는 사실이. 권력을 무서워하고 검열에 찌든 정신이 어떻게 자유정신과 민주주의를 감당할 수 있다는 말인가?(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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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온 바다
곽재구 지음 / 창비(창작과비평사)

"사평역 시인, 곽재구의 순천 바다"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외딴 역, 침묵하는 이들의 침묵과 기침소리를 따스하게 감싸주었던 ‘사평역 시인’ 곽재구가 12년 만에 펴낸 시집. ‘떨어진 동백꽃 눈 맞추는 동안 나 역시 저 늙은 동백나무처럼 붉디붉은 사랑의 시 한편 이 지상에 툭 떨굴 날 부끄러이 생각해보는 것입니다’(붉은 시전지)라는 시인의 말, 곽재구의 시는 오래 자리를 비웠다. 시를 읽기 위해 그가 찾은 곳은 순천의 와온 바다. 달빛으로 시를 읽을 수 있다는 곳에서 그는 웅숭깊은 서정의 세계를 길어냈다.

와온에서 두만강 국경지역 마을로, 다시 인도와 네팔로, 사랑의 시를 찾아 시인의 여정은 계속된다. 담백한 언어가 정직한 정서를 그려낸다. 주인 대신 군대를 가고, 주인 대신 밭을 가는 약천리 허상갑씨, 뱃삯을 꽃으로 받는 나룻물 강생원의 삶과 저 이국의 융기한 광대뼈를 지닌 늙은 노동자, 베이징도 빠리도 알지 못하는 맨발의 론디니의 삶은 얼마나 가까운가. 간신히 소리내는 것들을 시인은 사랑과 그리움을 담아 바라본다. 오지 않는 막차를 기다리던 이들의 마른 기침소리를 고요히 들어주던 그 다정함으로. - 시 MD 김효선

책속에서 : 
나무는 춤을 출 때
잎사귀 하나하나
다른 춤의 스텝을 밟는다
인간인 당신이 나뭇잎 속으로 들어와 춤을 출 때
외로움을 느끼지 않도록
그러다가 홀연 당신 또한
온몸에 푸른 실핏줄이 퍼져나간 은빛 이파리가 된다

인간이 아닌 나무가
인간인 내게
시를 읽어주고 싶을 때
나무는 고요히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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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힘 1
돈 윈슬로 지음, 김경숙 옮김 / 황금가지

"격렬한 지옥의 빛"
<개의 힘>은 근래 출현한 소설 중에 가장 격렬하고 잔인한 작품이다. 그러나 이 광활한 소설 어디에도 정신질환에 걸린 연쇄살인범이나 징그러울 정도의 잔인한 묘사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런 재미난 장난을 칠 틈이 없다. 1975년부터 2003년까지의 멕시코 마약 전쟁을 한 권의 장편소설 안에 압축시키는 과정에서 쓸모 없는 장식들은 모두 날아갔다. <개의 힘>에는 사건과 인물들이 끊임없이 등장하며, 문장은 그 과정을 그저 전달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가끔 등장인물들의 심리 묘사에 분량을 할애하기도 하지만, 그 늦춰진 템포는 곧이어 고농도로 축약된 사건이 전달될 때의 충격을 보다 강화하기 위한 밑밥이라는 걸 조금만 읽어 봐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의 내용은 어렵지 않다. 마약은 돈이 되고, 전 세계에서 그걸 보고 달려들고, 그 과정에서 서로 죽이고 배신하고 또 죽인다. 마약을 팔고 사는 자, 만드는 자, 마약에 관련된 정책을 조절함으로써 자국과 멕시코 모두를 손에 넣고 싶어 하는 자들 모두가 폭력과 살인을 필요로 한다. 등장인물 전원이 어김없이 혼란 속에 휘말린다. 이 혼란은 소설 내내 점점 확장되며, 어느 순간에 이르면 거의 순수한 복수와 폭력의 연쇄극으로 폭발하면서 마치 고전 비극을 마주한 듯한 지경에 이른다. 돈 윈슬로는 이 모든 사건들을 감상에 빠지지 않고 연출함으로써 ‘비정한 세계의 비정한 관찰자 겸 비정한 신’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다. 작가가 동정하기를 거부함으로써 더 이상 누구도 서로를 도와줄 수 없는 순간, 이 지옥 같은 소설은 역설적으로 더 빛을 발한다.
 
덤으로 한국의 독자들은 NAFTA를 체결한 뒤의 멕시코가 어떤 지경이 되었는지를 구경하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지옥이 되기는 충분했는지도 모르겠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의 글 : 『개의 힘』은 30년 전에 출간된 『Dog Soldiers』 이후로 첫째라고 손꼽을 만한 마약 범죄 소설이다. 이 책은 깜짝 놀라게 하면서 슬프며, 뛰어나게 일관된 집중력을 보인다. 지옥을 아름답게 압축한 모습이며, 등장인물들은 모두 도덕적 광란상태에 있다. –제임스 엘로이 (소설가)

핏불 같은 책. 일단 목줄을 풀어주면 이 스릴러는 …… 인정사정없이 덤비고 공격해 와서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건 뭐든 갈기갈기 찢어 버린다. 솜씨 좋게 짜 맞춘 구성, 강력한 리듬, 기밀 정보, 정치 접근……. 책장이 저절로 넘어가는 책이다. –워싱턴 포스트

강력하다.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서 벌어지는 가슴이 터질 듯한 마약 전쟁의 연대기다. 성서 속의 드라마틱한 범위와 산문체의 고전적인 아름다움이 신성한 천둥처럼 배경 속에서 우르릉 거리는 소설이다. –시카고 트리뷴

제임스 엘로이 이후로는 그런 잔인한 목표를 가진 미국인의 꿈과 도덕적으로 괴로움을 겪는 미국인의 영혼을 전해준 작가가 아무도 없었다. 고전으로 길이 남을 책이다. –가디언 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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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의 웃는 마음
이철수 지음, 박원식 엮음 / 이다미디어

"이철수, 판화로 사람과 세상을 읽다"
판화를 통한 사회변혁운동에 힘썼던 이철수는 80년대 후반 돌연 충북 제천의 산골로 내려갔다. 농촌 마을에서 아내와 함께 농사를 짓고, 판화를 새기면서 ‘이철수의 집(www.mokpan.com)’을 통해 매일 사는 이야기를 엽서에 그리고 써서 부쳤다. <밥 한 그릇의 행복 물 한 그릇의 기쁨>부터 <오늘도 그립습니다>까지, 총 6권의 나뭇잎 편지 시리즈를 독자들에게 선보여왔다. 주로 판화 작품을 통해 소통해온 그가 이번에는 마음을 열고, 많은 말들을 쏟아냈다.

이 책은 <산촌 여행의 황홀>의 저자 박원식이 판화가 이철수를 직접 만나 나눈 대화들을 한 권으로 엮은 것이다. 삶, 자연, 마음, 사람 총 4가지 주제에 따라 둘의 대화는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흘러간다. 아주 작은 생명조차 가벼이 보지 않고, 살아있는 모든 것들과 함께 호흡하려는 구도자의 모습이 고스란히 배어있다. 물살 거친 강 같은 현실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지 대화 속에 지혜의 답이 있다. 인터뷰 내용에 맞는 판화 작품들이 곳곳에 삽입되어 판화 속 그의 깊은 마음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오랜 시간 옆에 두어 느린 속도로 한 줄 한 줄 마음에 새기며 읽어볼 책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밥 한 그릇의 행복 물 한 그릇의 기쁨>
<가만가만 사랑해야지 이 작은 것들>
<당신이 있어 고맙습니다>
<오늘도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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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마이클 샌델 지음, 안기순 옮김, 김선욱 감수 / 와이즈베리

"샌델식 토론으로 펼쳐지는 시장과 도덕의 대토론"
세상에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아, 정말 그런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게 뭐가 있을까. 미국에서는 하루에 82달러면 교도소 감방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고 6250달러면 인도인 여성의 대리모 서비스를 살 수 있다. 사는 일이 자유롭다면 파는 일도 그러할 터, 신체 일부에 상업용 광고를 문신으로 새기는 대가로 777달러를 벌 수 있고, 의회 공청회에 참관하려는 로비스트를 대신해 국회의사당 앞에서 줄을 서고 좌석을 확보해주면 시간당 20달러를 받을 수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시장으로 넘어간 건 권력뿐만이 아니다. 공동체의 윤리와 도덕적 기준 역시 시장에서 결정된다. <정의란 무엇인가>로 열풍을 일으킨 마이클 샌델은 모든 것을 사고팔 수 있는 사회의 맹점을 드러내고 도덕적 한계를 지적한다. 이런 사회에서는 돈이 모든 차별의 근원이 된다. 불평등이 삶 전체를 좌지우지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가치의 왜곡이 생긴다. 아이들에게 돈을 주어 책을 읽게 하면, 독서는 정서적 행위가 아니라 노동에 그치고 만다. 마이클 샌델은 이처럼 일상의 사례를 바탕으로 특유의 문답식 토론과 도발적 문제제기를 이어가며 재화의 도덕적 의미와 재화 가치의 적절한 평가방법을 논의한다.
 
샌델은 시장경제가 시장사회로, 다시 말해 도구로서의 시장이 사회 전체를 장악했다고 진단하며, 그 이유는 우리 스스로가 도덕적 믿음을 공공의 장에 드러내 보이기를 두려워한 나머지 시장에 속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서 질문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말한다. 그런데 샌델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그가 <정의란 무엇인가>를 통해 중요한 질문을 던졌고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 책을 선택했지만, 우리 사회가 얼마나 정의롭게 변했는지 돌아보면 이번 책을 대하는 태도를 가다듬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샌델식 토론으로 펼쳐지는 시장과 도덕의 대결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고 즐거운 독서이지만.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모든 것이 시장에서 교환 가능한 것으로 만들면 시민적 참여, 공공성, 우정과 사랑, 명예 등 인간사회의 덕목이 사라지게 된다. 효율성만 추구하기보다는 무엇이 정말로 소중한 것인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우리는 답을 해야 한다.(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우리나라에서도 불법적이고 비도덕적이며 공동체의 가치를 파괴하는 기득권자들의 행위들에, 경제 발전에 기여했다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 면죄부를 주는 비상식적인 사례들을 수없이 보아왔다. 시장에서의 도덕성을 강조하는 샌델의 주장이 당연한 것임에도 너무나 반가운 이유다.(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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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박범신 지음 / 은행나무

"영원한 청년작가 박범신의 논산 일기"
최근 소설 <은교>의 영화화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소설가 박범신이 새로운 산문집을 펴냈다. 산문집으로는 <산다는 것은> 이후 2년 만의 출간이다. 지난 해 7월, 명지대학교 교수직을 비롯하여 맡고 있던 직책을 모두 내려놓고 40번 째 소설을 집필하기 위해 논산으로 내려갔다. 작가생활 39년 만에 논산으로 귀향한 그는 '논산집'에 머무르며 집 앞 호수의 아름다운 정경에 흠뻑 빠져들기도 하고, 지인들과 술잔을 기울이기도 하며 겨울을 보냈다. 소설이 써지지 않는 날이면, 술 한 잔에, 눈물 한 방울에 일기를 써내려갔다. 논산에서 느꼈던 짙은 외로움은 문학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으로 변해갔다.

이 책은 논산에 있는 동안 페이스북에 틈틈이 올렸던 일기를 모은 것이다. 자전적 소설 <더러운 책상>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논산에서의 소소한 일상과 일상 속에서 만난 사람, 소년기를 보내며 문학적 감수성을 키웠던 고향에 관한 이야기를 펼쳐낸다. 작가는 '사랑과 꿈과 기억과 눈물이 가득한' 논산에서, 술에 취하고, 사람에 취하고, 자연에 취하여 삶과 문학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다. 작가의 육성으로 문학을 꿈꾸게 된 계기를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취중진담을 통해 인간 박범신, 작가 박범신의 더욱 내밀한 모습들을 엿볼 수 있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 나는 옛날의 그 '고향'을 잊을 수 없어 그곳, 논산으로 간 게 아니다. 고향은 고향이지만, 그러나 내가 돌아간 그곳은 이미 옛날의 그 자리, 그 시간도 아니다. '무위자연無爲自然'이나, '안빈낙도安貧樂道'는 가라. 그것은 나의 그리움일 뿐 사실로서의 내 스타일이 아니다. 나는 고향으로 '돌아간 것'이 아니라 다가오는 위태롭고 새로운 시간과 공간 속으로 '출발'해 간 것이다. 새로운 시간을 향한 장엄한 반역과 그 너머에 있을 미지의 또 다른 감미를 구하고자 하는 나의 꿈은 아직도 옹골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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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없는 사회
필 주커먼 지음, 김승욱 옮김 / 마음산책

"우리에게 이런 신이 없다는 건, 그냥 그런 신이 없다는 것"
세계는 불안하고 종교에 대한 열망은 들끓는다. 현실에 대한 사회학자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그런데 종교를 믿으면 신이 우리를 구원해주는 걸까. 미국과 북유럽은 복지와 교육 등 삶의 질을 구현하는 방식에서 극과 극을 달린다. 두 사회에는 여러 차이가 있지만 종교성이란 측면에서 유독 두드러진다. 이 책은 여기에 주목한 미국의 사회학자가 덴마크와 스웨덴에서 1년 이상 살며 150명이 넘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 취재하고 분석한 결과다.
 
이 책은 신의 존재를 증명하거나 진화론을 지지하려는 게 아니다. 신이 없는 사회가 가능할 뿐 아니라 오히려 더 안전하고 도덕적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종교적 성향이 약한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사회를 구현했는지를 알아보며, 이런 사회가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내려는 목적이다. 결론은 선명하다. “종교성이 약해도 사람들의 걱정만큼 위험한 사회가 도래하지 않으며, 오히려 더 도덕적이고 풍요로운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 책의 매력은 분석의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유러피언 드림’이라 불리는 안전한 복지국가를 만든 사람들이 실제 삶에서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는지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우리를 돌아볼 수 있다. 한국은 신도 수와 종교 건물의 크기 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반면 종교성을 드러내는 게 사회적 터부로 여겨지기도 한다. 저자의 결론은 '종교에 대한 열망 자체가 사회의 건강을 보장하지 않는다'이지 두 가지가 무관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종교는 분명 사회 구성에서 중요한 요소이고 사람의 삶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반대로 종교를 믿기만 한다고 그 가르침대로 사회가 구성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세상은 사람이 만들고 살아가는 것 아니겠는가. 선택도 책임도 각자의 몫이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어느 사회나 건실한 사회로 자라나려면 맹목적인 근본주의 신앙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나의 평소 지론이었는데, 이를 실증적으로 증명해주는 책이 나오게 되어 기쁘기 그지없다. 미국의 종교사회학자 필 주커먼 교수가 1년여 덴마크와 스웨덴에 거주하면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 조사한 결과 미국처럼 기독교 근본주의적 열정 같은 것이 거의 없는 북유럽 나라 사람들이 복지, 교육, 건강, 인권, 평등, 범죄율, 부패지수, 자살률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미국인들보다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산다는 것을 발견했다는 이야기이다. 현재 표층적인 근본주의적 신앙이 창궐하고 있는 한국 사회에도 이런 사례가 타산지석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오강남, 종교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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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버리기 연습 2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양영철 옮김, 스즈키 도모코 그림 / 21세기북스(북이십일)

"괴로움을 없애는 생각이라면, 옳다"
일본의 대표적인 멘토이자 <생각 버리기 연습>으로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의 신작이다. 인간의 오랜 병폐인 괴로움을 치유하기 위한 정신 수련법을 담았다.

사람의 생각이란 늘 끝도 없이 이어지게 마련이다. 그 미련한 수레바퀴를 스스로 끊어내지 못하면 오늘은 어제의 후회로, 내일은 또 오늘의 후회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코이케 스님이 제안하는 '생각 버리기'의 방법은 복잡하거나 난해하지 않다. 일상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이 대부분이라 쉽게 실천이 가능하다. 책은 타인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자신을 돌아보며 객관적으로 '나'를 다시 인식하는 단계적 성찰을 통해 복잡하게 얽힌 머리와 마음을 차분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불행한 감정과 고통스러운 우울이 이어지는 요즘을 사는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책이 될 것이다. - 자기계발 MD 채선욱

책속에서 :
상사의 잔소리에 화가 나거나 연인의 냉랭한 모습에 화를 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세상을 다른 사람과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착각에 의한 환상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은 자신이 쌓아둔 '업'에 갇혀서 매우 고독하다. 각 개인의 하루는 다른 사람의 하루와 서로 독립되어 있고, 함께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그 안에서 한 순간, 한 때만 잠시 연결될 뿐이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이를 받아들이고 싶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각각의 사람이 독립된 세계를 살아간다는 것을 알면 어떻게 될까. 상대방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하더라도 그 사람 자체가 싫은 것이 아니라, 단지 마음에 들고 싶어 하지 않는 '업'의 충동이 그 사람의 마음에 작용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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