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삐의 여행 - 브루너 그림책 5 딕 브루너 그림책 5
딕 브루너 / 아가월드(사랑이)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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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어달 있으면 만 세살이 되는 아이에게 이 그림책을 보여주었어요. '자, 뽀삐의 여행' '엄마, 이 친구 이름은 뽀삐야?'

검은 외곽선으로 단순한 형태의 윤곽을 그리고 아주 선명한 몇가지의 색으로 칠을 한 듯한 그림이 하얀 바탕 위에서 더욱 도드라져 보이네요. 어리숙해 보이는 친구의 표정도 재미있고 금방 친해지고 싶네요.

노란 달님, 또 노란 햇님, 초록 나무, 또 초록 텐트...... 손에 잡힐 듯 앙증맞구요. 카메라를 어깨에 사선으로 매고 정면으로 서 있는 모습. 배낭을 매고 서 있는 뒷모습. 아주 씩씩해 보이네요. 뭐든 자기 손으로 하려는 아이를 닮았어요. 배낭 안에는 뭐가 들었을까요?

여행에서 돌아와 나비 사진들을 보면 한번 더 신나겠죠? 자기가 찍은 거니까 더요. 아이는 어느새 일어나 카메라를 찾아 들고와 엄마를 찍어준다고 '김치!'하네요. 시리즈로 나와 있는 것 모두 사고 싶어졌어요. 크기도 자그마하고 얇아 아이의 조그만 손에 부담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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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파 - 빛을 그리는 사람들 화가의 마을 4
욜랑드 바이예 지음 / 도서출판성우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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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의 정원에서>를 보고 인상파 화가에 대하여 좀더 알고 싶어지는 어린이라면(초등고학년 이상), 이 책을 한번 권해보고 싶다. 이 책은 인상파 화가들의 대표작품들을 모은 화보집같다.

빨강머리 톰은 미술사가가 되는 게 꿈이다. 톰은 인상파라는 사원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눈동자'라는 뜻의 라틴어 '오쿨루스'라는 이름을 독자에게 지어주며, 톰은 성급하지 않게 인상파의 사원으로 한발한발 들어간다. 인상파가 나오게 된 배경이 되는 화가와 인상파 작품에 결정적인 밑거름이 되는 그 그림들의 분위기를 먼저 소개한다. 당시 부정적인 의미로 지어진 '인상파'라는 이름을 부끄러워하지않고 기존의 편견과 몰이해에 과감히 도전장을 낸 그들. 철도의 발전과 튜브 물감등 '빛을 그리는' 작업을 가능하게 한 변화된 사회상에 대한 언급도 빠뜨리지 않는다.

이 책에 소개된 화가는 여러명이다. 이 중 한 두 사람의 궤적을 구체적으로 밟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만으로도 빨강머리 톰은 제법 큰 일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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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호랑나비를 보았니? 내가 처음 가본 그림 박물관 1
재미마주.목수현 기획, 조은수 글, 문승연 꾸밈 / 길벗어린이 / 199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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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화분에 앙상하게 자리하고 있는 매화나무가 있다. 눈이 채 녹지도 않고 있는 밖의 풍경이 무색하게도 매화나무는 꽃봉오리를 실컷 모아쥐고 있다. 고 작은 망울을 건드려보니, 단단한게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자태다.

<내가 처음 가본 그림 박물관> 시리즈의 첫번째인 이 책은, 제목에 나와 있듯, 백지 위의 호랑나비 한마리로 시작하여 계절 따라 꽃과 벌레가 등장한다. 꽃에 얽힌 슬픈 전설도 가까이서 들려주는 입말로 쓰여진 이야기 전체의 흐름과 잘 섞인다.

'언 땅 위에 고운 꽃을 피워 맑은 향기를 뿜어내'는 매화가 이 박물관의 마지막 볼거리다. 조선시대 화가 전기의 '매화 핀 초가집'은 나무마다 핀 눈꽃을 닮았다. 봄날 호랑나비로 시작한 이야기는 또다시 봄이 멀지 않다는 걸 알리는 매화로 끝을 맺는다.

나비 한 마리, 매미 한 마리에도 의미를 두고,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도 소중히 여기는 우리 조상들의 마음이 우리의 그림들에 잘 담겨있다. 돌고도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여유와 순리를 발견하는 지혜도 엿볼 수 있고. 우리 것에 덜 친한 요즈음의 어른 아이들 모두 함께 보며 이야기 나누면 시나브로 맑은 기운이 스며듬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꽉 다문 매화 꽃봉오리가 언제 열리나, 오늘도 들여다 보며 서성인다. 때가 되면 터질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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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톨이 사자는 친구가 없대요 징검다리 3.4.5 13
나카노 히로카주 글.그림 / 한림출판사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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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들판에 혼자 사는 사자는 친구가 없어 너무 외로웠어요. 친구를 사귀고 싶어 고슴도치를 보고는 갈기를 곤두세우고 다가가고, 양을 보고는 갈기를 동글동글 말아 양털처럼 보이게 하여 다가가고, 사슴을 만나서는 갈기에 나뭇가지를 꽂아 뿔을 만들고 몸에는 흰무늬를 그려 넣었어요.

웃으며 친구가 되고 싶어 다가가는 사자를 다른 친구들은 하나같이 놀라 달아나버렸어요. 마침내 화가 난 사자는 무서운 소리로 울부짖고 더 이상 아무도 만나려 하지 않았답니다.

소나기가 내려 흠뻑 젖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사자를 찾아온 건 다름아닌, 놀라 달아났던 친구들이었어요. 사자는 어제 있었던 일을 들려주고 더 이상 외롭지 않게 되었다네요.

삼박자의 리듬감 실은 이야기 구성이 깔끔하고, 밝고 선명한 그림도 유아들의 시선을 잡아 끌기에 충분하네요. 특히 화면 가득한 사자의, 친구가 되고파 꾸민 모습은 우스꽝스러우면서 정이가요. 애쓰는 외토리 사자가 정말 불쌍하지요.

나를 적당히 꾸민 모습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솔직하고 순박한 모습이 좋지요. 또 그걸 그대로 봐주는 친구가 진실한 친구이기도 하구요. 나를 진솔하게 드러낼 때 우린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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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아저씨 -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14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14
레이먼드 브릭스 그림 / 마루벌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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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인 폭설로 피해가 크다는 뉴스를 접해도, 이 곳 부산은 눈이 오리라 생각에 넣지도 않고 있었어요. 그런데 꿈이 아니었어요. 13일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 그것도 전화 한 통을 받고서야 베란다 밖을 내다 보니... 그야말로 은세계...하늘에선 아직도 솜뭉치를 뜯어 날리는 것 같은 하얀 눈이 포근포근 내려 쌓이고 있는 거예요.

아이들은 벌써 나가서 눈사람 만들거라며 옷도 제대로 입지 않은채 신발을 신고 있고요. 단단히 끼어 입히고 나가, 눈썰매도 타고 눈뭉치도 만들고 사진도 찍어주고... 볼이 바알갛게 얼어서 집에 들어와 <눈사람 아저씨>를 펴들고 아이들이랑 앉았어요.

<눈사람 아저씨>는 글자없는 그림책이예요. 만화 컷처럼 나눈, 크고 작은 네모 칸의 그림이 장면마다 눈을 뗄 수 없게 하지요. 마치 만화 영화를 보고 있는 것 같아요. 글이 없으니까 그림에 푹 빠질 수 있는 걸 더 허용하기도 하구요. '글자가 없어서 참 좋다' 다 보고 난 후 8살 아이가 한 말이예요. 눈사람 아저씨의 손을 잡고 주인공 아이가 밤하늘을 나는 장면은 환상적이죠. 3살 작은 아이는 이 장면에서 눈을 못 떼요. 밤새 눈사람 아저씨가 추운데 밖에서 잘 있나 걱정되어 내다 보는 아이의 마음이 곱기도 하지요.

하루종일 눈과 함께 노느라 곤했던지 그날 밤 잠든 아이들은 코까지 골더군요. 그 날, '눈사람 아저씨'를 만들진 못했지만, 꿈에서 열심히 눈사람을 만들고 있는 것 같아 보였어요. 또 눈사람 아저씨랑 어떤 신나는 일을 벌이고 있는지 엷은 미소도 띄우고 있었구요. '엄마 눈이 나한테로 막 뛰어와요.' 작은 아이가 낮에 제게 한 말이예요. 시인같은 고 작은 입에 살짝 입맞추고 <눈사람 아저씨>를 머리맡에 가만히 놓아 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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