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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알라딘이 아니라 이곳 도시의 바다를 낀 서점 'Eternal Journey'에서 골라 야곰야곰 먹던 책이다.  무민과 토베에 대한 거의 모든 걸 담아낸 멋진 책이라 단숨에 끌렸다.

나는 실제 인물을 다룬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다. 특히 관심 가는 예술가의 삶과 영혼을 다룬 영화에는 무조건 끌린다. 울타리를 넘어 새로움을 시도하고 뚜렷한 족적을 남긴 위대한 인간에 대한 탐구는 이리저리 편집되어 복제되기에 한 인물의 총체를 온전히 들여다보기엔 제한적이다. 누군가의 삶을 한마디로 재단하는 것은 무례한 일일 테지만 어느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한 인물의 정수를 오히려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된다. 위대한 인간의 박제된 삶과 시대를 오늘날 생생하게 살려보려는 시도는 쉽지 않기에 어떻게 그려냈을까, 어떤 면은 베일을 벗기고 어떤 면은 여전히 베일에 가렸을까, 즉 감독의 개성 있는 관점이 궁금해지는 것이다. 섣부른 평가나 판단이 아니라 섬세하게 이해하려는 노력을 바탕으로, 한 사람에 대한 경외에 동참하게 된다.

 




토베 얀손Tove(자이다 베리로트 2020)


 

 2021826일 개최한 제2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이다. 감독과 각본가, 촬영감독을 비롯한 대부분의 스태프가 여성이라는 점은 영화의 시선이 어떨지 짐작되는 대목이다. ‘영화의 전당에서 상영하기에 예매를 해 두었는데 그날 시아버님이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았다. 이미 의식을 잃고 호흡기에 연명해 이틀을 중환자실에서 사투하다 영이별하셨다. 인연의 가닿지 못한 거리와 여전한 일상의 배경 사이에서 멍하니 추석 연휴를 보내고 한 사람의 생에 대한 숱한 생각에서 채 빠져나오지 못한 날, 미루어 두었던 영화 두 편을 연이어 보러 갔다

 

<토베 얀손>은  무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놓칠 수 없는 영화다. 피터 래빗 다음으로 내가 좋아하는 무민의 원화전이 핀란드 독립 100주년 기념으로 대구에서 열리고 있던 3년 전 새봄, 한 시간가량이면 도착하는 기차에 올랐다. 전시장은 허술하고 짜임새가 덜했지만 1945무민 가족과 대홍수를 시작으로 1952년 출판되어 당시 그림책 시장에 신선한 반향을 일으킨 첫 번째 그림책 무민, 밈블 그리고 미이에 관한 이야기부터 1970년 무민 시리즈 중 마지막 소설책으로 출판된 늦가을 무민 골짜기까지 토베가 창조한 특별한 세계를 맛 볼 수 있었다. 무민은 오동통한 하얀 몸에 호기심이 강하고 다정하고 친구들 특히 단짝 스너프킨과 함께 여행하며 모험하기를 좋아한다.


싱크로율 100%의 배우 알마 포위스티는 이 영화에서도 중요하게 재현된 무민 연극 초연에 참여한 조부모를 가족으로 둔 배우다. 무민 연극의 각본 제의를 연인 비비카에게 받고 무대에 올린 토베는 이후에도 그림뿐만 아니라 소설가, 극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무대연출가 등 다양한 예술 활동을 한다. 십 대에 탄생시킨 무민트롤의 평생 이어지는 기나긴 서사도 그런 역량에서 가능했으리라. 따스한 색감, 경쾌한 춤과 음악이 이어지는 이 영화는 덜 알려진 토베의 내적갈등과 분방한 사생활, 무민이라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의 탄생과 진화를 전기영화의 무거움을 벗고 그런대로 잘 그려낸다.


토베 얀손이라는 다재다능한 예술가의 불꽃 같은 긴 삶 중에서도 정점을 이룬 1944년에서 1962년까지의 시간에 집중한다. 무민 가족과 주변 인물을 통해 토베의 성적 정치적 정체성과 예술관이 격변과 성장을 이루던 시기였다. 어린이를 위한 무민 이야기를 그만두고 다른 작업에 몰두한 인생 후반의 이야기는 ‘...행복하게 살았다로 영화는 과감히 생략했다. 실제로 토베는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날 때 스스로 자신의 삶을 두고 비록 고달프긴 했어도 흥미진진하고 파란만장한 삶이었고 아주 행복했다고, 살면서 가장 중시한 건 일과 사랑이었노라고 회상했다.


1944년 핀란드는 제2차 세계대전의 전황에 뒤늦게 휘말려 소련과 독일 사이에서 국가적으로도 혼란스러웠던 시기였다. 1914년생 토베가 서른 살이던 해, 이미 국민 예술가로 추앙받던 조각가 아버지로부터 받은 화가에 대한 고정관념과 결핍된 부성애로 박탈감에 몸서리치던 토베는 정신적 도피처 정도로 무민을 그렸지만 애정은 남달랐다. 겁이 나면 무민마마를 찾기도 하지만 모험하기를 멈추지 않는 무민을 자신의 또 다른 자아 정도로 여겼으니까. 1945년 무민의 매력을 알아본 연극연출가이지 시장의 딸 비비카의 도움으로 무민이 세상에 공개된다. 두 사람은 각자 토프슬란, 비프슬란이 되어 사랑의 은어를 주고받으며 명랑한 시절을 보내고 격정과 이별, 고뇌와 성장이 토베의 삶을 밀고 나아간다.


<토베>는 자유영혼을 지닌 예술가의 고민과 솔직한 욕망, 타인의 기준에 굴하지 않고 욕망을 실현하고 성취해 나가는 과정을 활력 있고 섬세하게 조명한 영화다. 삶은 모험이라고 선언한 토베는 비비카에게 이별 통고를 받고 후에 무민 시리즈에 '투티키'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다른 동성 연인 툴리키 피에텔레와 거의 반세기 동안 행복하게 살았다. 색안경 낀 세상은 토베의 그런 흔적은 지워 버리고 혼자 외롭게 살다간 사람으로 기록하기도 했다.


토베의 생기 넘치는 내면을 대변하듯 영화는 실제 토베와 배우 토베의 춤을 살려내었다. 술과 파티, 댄스가 자주 등장하고 토베가 그랬듯 사람들은 어떤세계를 바랐다.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밝고 씩씩하게 모험과 도전을 이어가는 무민 가족의 세계에 토베는 창조자이자 거주자로 스스로 몸담았고 사람들의 바람에도 부합하였다. 억압적 존재이기만 했던 아버지가 딸이 구현한 무민 세계와 성취들을 남몰래 스크랩한 것도 그런 마음이 담긴 응원이었을 것이다. 아버지가 죽은 후 그 스크랩 노트를 보고 오열하는 토베를 멀리서 잡은 너른 시선도 기억에 남는다

 

 ps:  그날 본 다른 영화는 <아임 유어 맨>이었다. 

      알고리즘 행복의 조건에 대해 생각을 던져 주는 흥미로운 영화였다.

      모든 걸 이해하지만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는 '맨'을 통해 주인공 박물학자 여성은 행복이란 

      완벽하게 셋팅된 조건에서 온다기보다 갈망하며 찾아가는 과정에 그 열쇠가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

      하지만 단정하긴 이르고 "아임 유어 우먼"으로서 동반자와 살게된 어떤 외로웠던 남자는 아주 

      행복해 하고 만족한 삶을 살고 있다. 얼마나 오래 가는지까지는 영화가 보여주지 않아 장담할 수

      없지만. 가보았던 독일 페르가몬박물관에서의 장면은 반갑기도 놀라기도^^ 


토베는 새로운 사랑을 풍성하고 따듯한 경험으로 묘사했다. 새로운 풍경을 찾아 떠나는, 믿을 수 없는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여행 같았다고 했다. "속속들이 안다고 자신했던 자기 옛집에서 굉장한 새로운 방을 발견하는 일 같아. 그리고 거기에 그냥 들어가는 거야, 그 방을 여태 몰랐던 걸 신기해하면서." - P110

토베는 자신이 쓴 책에 어떠한 교육적 의도도 없다고 주저 없이 밝혔다. "재미있으라고 쓴 거에요. 가르치려고가 아니라요." 자기에게는 철학도 정치 성향도 없다고 했다. 그저 자신을 매료시킨 것이나 무섭게 만들었던 것에 대해 쓰고 싶었고, 그 모든 사건이 ‘이를테면 무해한 혼란스러움, 그리고 자기들을 둘러싼 세계를 받아들이는, 또 서로 굉장히 사이가 좋다는 걸 가장 큰 특징으로 갖는 한 가족을 중심으로 벌어지도록 설정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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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10-07 16: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춤이 나온단 말이죠?^^ 토베 얀손도 좋아하고 춤도 좋아하니, 꼭 봐야겠는데요^ ^

프레이야 2021-10-07 18:40   좋아요 5 | URL
네. 과감한 장면도 나오고 전체적으로 밝고 유쾌해요. 자기기 원하는 삶을 살다간 점이 좋아보였어요. 댄스도 귀여워요 토베. ^^

mini74 2021-10-07 18: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무민 어머님 이야기인가요. 아 저도 급 끌립니다 ~

프레이야 2021-10-07 19:42   좋아요 5 | URL
무민을 탄생시킨 전천후 예술가 토베 얀손의 이야기에요. 전 생애를 모두 보여주진 않지만 무민이 유명해지기까지의 시기에 초점 두고 흥미롭게 보여줘요 ^^ 무민 엄니 이야기 맞네요.

행복한책읽기 2021-10-07 22: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지두 완전 끌립니다. 찜찜^^

프레이야 2021-10-07 22:43   좋아요 4 | URL
넵! 보시고 이야기 올려 주세요 ^^

scott 2021-10-08 2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민 사릉하는 저 🖐!

책과 영화 모두 찜!👆

프레이야님 주말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

프레이야 2021-10-08 21:49   좋아요 2 | URL
전 무민 스릉요 ㅎㅎ
즐겁고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1-10-08 23: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민은 캐릭터 디자인이 예쁜 것 같아요.
요즘 부산은 영화제 한다고 들었는데, 여기 영화는 다른 영화제네요.
프레이야님, 즐거운 주말과 기분 좋은 금요일 되세요.^^

프레이야 2021-10-08 23:14   좋아요 1 | URL
네. 26회인데 코로나로 열기가 덜하다가 올해는 다시 뜨겁네요. 뉴스만 보고 있고 아직 현장엔 못 가봤어요. 올해엔 예매해서 관람도 못 할 거 같아요. 요즘 바쁜일들이 몰려 있는 상황이라 마음의 여유가 덜하지만 마음은 그쪽에 가있어요. ^^ 무민이랑 피터래빗 완전 좋아합니다.

희선 2021-10-08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무민 잘 몰라요 무민이 있는 수첩을 쓰기는 해요 예전에 그게 무민인지 모르고 샀던 것 같아요 나중에 그게 무민이구나 했어요 무민뿐 아니라 토베 얀손도 잘 몰랐습니다 그나마 피터 래빗은 조금 아는군요

세상이 토베 얀손을 힘들게 했을 것 같기도 한데, 나름대로 자유롭게 즐겁게 살았겠지요 그랬기를 바랍니다


희선

프레이야 2021-10-09 11:19   좋아요 1 | URL
희선 님 바람대로 그렇게 살다 간 인물로 보여요. 그게 참 부러워보였답니다.
무민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건 서른 즈음이었지만
열네 살부터 무민을 창조하고 만들어갔어요. 억압적인 아버지 밑에서 탈출구였기도 하여
안쓰러웠답니다. 뭐든 좋은 계기를 만나야 빛을 발하게 되는 것 같아요.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등대지기 2022-07-16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뒷북인가요? 저 요즘 이 책 읽고 있어요ㅎㅎ
읽는 내내 가슴이 찡할 거 같은 예감이에요.
아버지랑 관계가 짠하더라구요.

글 잘 읽고갑니다 :)

프레이야 2022-07-17 09:19   좋아요 1 | URL
무민 좋아하시면 토베도 무척 좋아지실 거에요. 소설까지. 삶이 대단한 여성이고요. 아버지와 딸의 관계 참 그래요. ㅠ
반가워요 등대지기 님 ^^
 

아버지는 올해 구순이고 천식이 있지만 총기와 다른 건강은 괜찮고

시아버님은 82세를 일기로 얼마전 추석연휴를 며칠 앞두고 세상을 뜨셨다. 

남은 날이 그리 많지는 않다는 걸 어른들을 뵈며 다시 생각하게 된다. 

노인으로 사는 삶과 그 삶에서 떠나버린 노인의 마지막 얼굴은 모두 

삶이 소중하다는 걸 잊을 만하면 깨우쳐 준다. 

92세의 나이로 2년 전 영면하신 고교친구의 아버지이자 원로작가였던 선생님을 추모하며 

평생 교육자로서 수필가로서 순한 삶을 살다가신 선생님의 세계를 발표했던 글이다. 

잘 살아가는 삶, 잘 죽기 위한 삶에 대해 부쩍 생각해 보게 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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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회 수필낭송회 / 이병수 수필가 작품세계 _ 2019.06.07. 금 _ 배혜경 발표원고

 

 

 

한 편의 수필이 완결되는 순간


  

 

수필은 어느 문학장르에서보다 작가의 가치관과 인생관이 잘 드러나는 글쓰기 방식이다. 작가의 삶과 세상과 인간을 대하는 태도도 여실히 드러낸다. 사람 따로 삶 따로 글 따로인 경우가 허다하지만, 글이 사람을 속일 수 없고 사람이 글을 속일 수도 없다는 쪽에 믿음을 두고 싶다. 그러한 사실이 증명되는 것은 또 다른 일이라 삶을 이어나가는 중에는 정확히 말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삶은 도덕적으로 올바르기를 본능적으로 채찍질하지만 방심의 순간에 곳곳에 도사린 유혹이 손을 뻗친다. 열심과 욕심의 경계가 모호하고 겸손과 교만의 경계도 교활하게 눈웃음친다. 그러니 수많은 수필가가 수필을 쓰며 숨을 쉬고 있는 중에는 결코 완결될 수 없는 글이 수필이 아닐까.


현봉 선생의 글을 다시 읽으며 시간을 거꾸로 돌려본다.


올해 2월 초 장례식장에서 뵌 영정 이전, 1월에 병원에서 정갈하게 환자복을 입고 계신 모습을 뵈었다. 그보다 한 해 전 2018년에는 望百기념문집이 내게 왔다. 증정이라는 도장을 꽝 찍어서 보내오신 그 책에는 가족사진과 여러 행사에서 찍은 사진들이 실려 한 사람의 역사를 축약해 주었다. 특히 오래된 흑백사진 속 청년 이병수의 형형한 눈빛과 맑은 얼굴이 애잔해 한참 들여다보았다. 20178월에 친구는 아버지가 망백을 앞두고 책을 내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그리고 같은 해 11월 장외손녀(친구의 맏딸)의 결혼식에서 선생님을 뵈었는데 온화하고 다감하게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늘 그렇듯 깊은 감명을 받았다. 기뻐하시던 얼굴이 어제 뵌 듯 생각난다. 일찍이 20088월 통영에서 열린 제1회 연암수필문학상 시상식에 선생님은 사모님과 동행하셨다. 그때는 여고 3년을 한반에서 공부한 친구의 아버지인 줄 몰랐으니 모든 것은 나중에 드러난다는 걸 그때는 알지 못했다.


이병수 수필가의 수필은 미사여구나 과시, 허방을 짚는 감상주의를 경계한다. 이는 그의 삶이 그러하듯 성실하게 주어진 임무를 다하고 깨어있는 정신으로 하루하루를 성찰하며 살아가는 인생길과 나란하다. 겸허하게 자신을 돌아보고 매사 베풀고 살아가려는 마음자세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최근작 <인생 하산길>나의 산행 이력을 회고하면 40년이 넘는다.”로 첫 문장을 시작해 나의 인생 하산길은 무언가를 베풀면서 올바른 사회발전에 한 줌의 부엽토가 되고 마지막 인생에 향기 나는 여운을 남기는 과정이고 싶다.”로 종결문을 짓는다.


<내 이름에 서린 사연>(20036)에서는 네 가지 이름 아명(증도), 호적명(병수), (화열), 아호(현봉) -을 들어 자신에게 주어진 이름대로 인생을 살아내려는 정성을 피력한다. 특히 가장 마음에 들어 하신 和烈을 두고 이렇게 쓴다. “밖으로는 부드럽고 안으로는 매섭게 대하라는 처세훈을 암시하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아버지의 숨은 소망이 DNA로 전달되었음인지 나는 평소에 남에게는 될수록 부드럽게 하고 나에게는 엄격하게 대한다는 생활방식을 나름대로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런 태도는 단수필 <잔디와 클로버>에서도 격앙된 거센 말 한마디는 평생 원수를 낳고 부드러운 말 한마디는 천냥 빚도 소멸시켜 준다.”고 쓰며 자신을 다잡는다. 40대 초에 성전암에서 삼천 배를 드리고 성철스님에게 얻은 법명 현봉을 정년퇴임 동기회에서 얼떨결에 아호로 쓰시기 시작하고는 큰 봉우리라는 뜻도 담긴 이름에 부끄러워하였다. 그리고 인생의 황혼기에 서서 이름에 얼마나 부응하였나 되돌아보기를 반복하였다.


이병수 수필가는 60대부터 여생을 깊이 생각하고 정갈하게 죽음을 준비하였다. 웰 다잉Well-dying의 길은 웰빙Well-being이 아니라 웰 리빙Well-living에 있다. 평균수명이 연장되었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인간의 건강과 수명은 생활자세와 마음자세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사 감사하는 마음, 사랑을 나누고 베푸는 삶에서 삶의 질이 달라진다.


최근작 <나의 ‘92세 생존수명론을 되돌아보며>에서 선생님은 나는 이제 정말 살 만큼 살았다는 만족감을 느끼고 있으니 염라대왕에게 감사하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고 밝혔다. 가야 할 때를 예측하고 받아들이는 유순한 마음자리에 존경심이 인다. 현자의 자세가 아닐까. 일찍이 1991년에 쓰신 <고사목을 바라보면서>에서는 이제 인생의 정리기에 접어든 나는, 여기에서 우리 사람도 저 고사목처럼 자연의 섭리를 좇아 아무런 불평을 하지 아니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욕심을 부리지 아니하고, 주어진 분수대로 성실히 살다가 조용히 사라져갈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라고 썼다.


현봉 선생은 1946115일 이후 199222940여 년의 교직생활을 퇴임한 후 수필가로 등단하여 이모작 삶이 아름답다고 여겼다. 2009년 같은 제목의 글에서 하잘것없는 쑥부쟁이 한 송이도 폭염과 풍우를 견딘 끝에 꽃을 피우고 맺듯, 우리 인간도 청장년 시절의 일모작 인생도 값지지만 그 이후 이모작의 삶에서 보다 알찬 결실로 마무리할 수 있는 것이니 이모작의 삶이 더 아름다울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로 맺으며 글쓰기의 열망과 인생 후반기 삶의 열정을 피력했다. 그러면서도 늘 욕심이 아닐까 자신을 절제하고 현실적으로 돌아보며 과하지 않은 삶의 양식으로 후배들의 귀감이 되었다.


선생이 글을 쓰는 시간을 얼마나 행복해 했는지는 <내가 글을 쓰는 시간>에 잘 드러난다. 2010년의 이 글에는 내가 글을 쓰는 시간은 마음을 비우고 나를 성찰하고 참회하는 시간이다. 내가 어디로 어떻게 걸어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상념을 가다듬는 시간이니 경건한 시간이요, 자신과 소리없이 싸우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어쩌면 나에게 있어 가장 진실한 시간이요, 값진 시간이기도 하다. (중략) 특히 수필은 몸소 자신의 내면세계를 드러내 보이는 욕구의 발로로 쓰는 것이며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문자로 표현해 독자에게 공감을 주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으니 즐거움과 보람을 함께 누리는 시간이다.”라고 썼다. 건망증으로 정신이 종종 흐려지는 자신을 인지하며 <문인의 절필에 대하여>에서 문인의 절필은 계획적인 게 아니라 자연발생적으로 하게 되니 지금 당장 아예 절필을 택하기보다 원고의 양을 조금씩 줄이고자 했다. 선생은 자기 체험의 아름다운 서정과 지성을 조화롭게 표현하는 문학이 수필이라고 생각했고 그런 점에서 당신의 글이 독자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랐다.


단수필 <노래방 갑시다>에서 사명감적 인생관에서 낭만적 인생관으로 전환한 노년의 자신을 짚으며 이마저도 노탐이 아닌가 스스로 생각해 보는 겸손함을 잃지 않던 현봉 선생, 3대째 훈장이었지만 고리타분하게 가르치려 들지 않고 오로지 자신에게만 회초리를 드신 선생은 이제 시간을 거꾸로 하여 고향으로 돌아갔다. 고향 산청 생비량면의 느티나무처럼 넉넉한 인품과 순수한 마음으로 아름다운 마무리를 실천한 이병수 선생님의 수필은 비로소 완결되었다. 살아오신 삶의 궤적이 그것을 빛나게 완결시킨 것이다.

 

나도 이제 공직생활에서 물러나 희수도 팔순도 지나고 이제 백수를 바라보면서 의젓하고 포용력 있고 베풀면서 살아가는 느티나무처럼 살다 가기를 희구하면서 여생을 마무리했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가져본다.” - 이병수, <느티나무처럼> 20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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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1-10-07 02: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나이를 먹으면 아프기도 하고 그렇다는데, 그럴 때 잘 살아갈지 모르겠네요 얼마전에 이런 생각을 했어요 아프지 않고 살다가 어느 날 죽으면 좋겠다고... 아픈 사람을 보다보니 그런 생각을 했나 봅니다 시아버님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세상을 떠나셨군요 시아버님 명복을 빕니다 이런 인사 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현봉 선생은 글을 쓰고 자기 마음을 닦으셨네요 살았을 때 잘 살면 죽었을 때 좋은 기억으로 남기도 하겠지요 현봉 선생은 그렇게 살다 가신 듯합니다 잘 죽으려면 잘 살아야겠습니다

프레이야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프레이야 2021-10-07 11:08   좋아요 3 | URL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희선 님.

막시무스 2021-10-07 08: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삼가 고인의 명복을 기원드립니다!

프레이야 2021-10-07 11:08   좋아요 2 | URL
막시무스 님 감사합니다.

mini74 2021-10-07 09: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음의 자세 삶의 자세, 다잡아 봅니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프레이야님 좋은 글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프레이야 2021-10-07 11:10   좋아요 2 | URL
네, 자주 잊고 살다가 이렇게라도 짚고 가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완전한 행복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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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낯설고 집요했던 정유정 소설에 단련되었다는 증거인지 감각이 덜해진 느낌이다. 유년의 기억이란 참 무섭도록 끈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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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10-02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벌써 10월입니다. 올해의 시간도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아요.
주말 날씨가 좋다고 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고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프레이야 2021-10-03 17:17   좋아요 1 | URL
날씨가 좋네요. 가끔 하늘도 보고 땅도 보며 건강히 지내세요 ^^ 저는 요새 막바지로 또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한번 정리해야 할텐데 말이죠
 

 

 

 

 

 

 

 

 

 

 

 

 

 

 

 

요즘 사람 만나기를 꺼리고 두문불출한다지만, 오히려 평소보다 하루에 여러 사람을 만나는 셈이다. 하루 중 집 앞이나 가까운 거리에서 잠시의 시간이지만, 쓰다가 놓아버린 물건, 쓰지도 않고 쟁여두고 외면한 물건들을 나누고 마스크 쓴 얼굴로 서로 눈빛을 집중해 본다. 이 와중에도 서로 배려하고 인사하고, 사람들이 참 밝다. 어제는 어떤 분이 마스크 5장을 그냥 주셨다.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건 불안과 공포인데 마스크는 심리적 효과도 있다. 상대에게도 안정감을 주는 기능으로 내쪽에서 먼저 쓰고 대하는 게 에티켓이 되었다. 어제는 구청에서 일인 두 장씩 마스크롤 분배해 주었다. 특별히 필요한 분들에게 잘 쓰이길... 

 

사람들을 대면하다 보니 때론 이해 안 되는 행동을 하는 이들도 몇 있었지만, 그 이해 안 된다는 것 자체가 내쪽의 기준일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순발력있게 넘기면 문턱에 발이 걸리지 않는다. 흥미로운 건, 문자메시지를 나눌 때의 느낌과 실제 만났을 때의 느낌이 완전히 혹은 조금 다르다는 거다. 그게 맞아떨어지는 경우보다 완전히 다른 경우가 훨씬 많으니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다. 어떤 사람이 나올까 궁금하기도 하고. 한 사람의 껍데기들에 속지 말것! 그나저나 그 사람이 쓰는 물건을 보면 사람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을까, 그렇지도 않을까. 그또한 욕심과 허영이 만든  껍데기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것! 오래 두고 보아야 진면목을 알 수 있는 게 사람이기도 하고.

 

설날 전에 베를린 다녀온 후 2월 한 달은 책 읽고 영화 보며 계간지 봄호 편집도 마감했고 결혼식장과 장례식장도 다녀왔다. 텅텅 빈 좌석이 생경했는데 혼주가 엄청 고마워했다. 친인척도 꺼리는데 와주셨다고. 2월 중순에만 해도 지금보다 훨씬 날카로운 상황이었으니 사람들 마음이 그랬을 거다. 작은딸도 교환학생으로 가 있던 베를린에서 돌아와 2주간 함께 있었다. 8개월만의 귀환이었다. 한 사람 짐이란 게 엄청나다. 안팎으로 어수선한 날들이었지만 생각해보면 마음이 더 어수선했던 것 같다. 마음 다잡으려고 책이며 영화며 꽤 보았다. 베를린 이야기는 좀 길고 많아서 두고두고 할 참인데 언제 집중이 될지 모르겠다. 그곳에서의 일도 그렇지만 베를린행 전후로 읽은 베를린과 독일 관련 책과 영화들 소개하고픈 게 많다.

 

예상하지 못한 일은 늘 벌어진다. 2월초, 친구(친구였던가?)와의 어긋난 일로 마음 아파 3주간 이해해 보려고 애쓰며 다른 친구들에게 조언도 구했다. 그 과정에서 한 사람(친구), 두 사람(나와 친구) 아니 세 사람(나와 친구와 또 다른 친구)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더구나 친구는 이 감염병 상황에서 휴업중일지도 몰라 마음도 여유가 없었을 거라 이해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동안 둘 다 좋은 친구가 되려고 애썼는데 서로 감당하기엔 벅찬 이질감이 있었던 것 같다. 성향도 기질도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찬스처럼 나를 돌아보았고 관계를 다시 보았고 내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도 좀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말을 안 하면 모르는 게 사람이더라. 서울에서 다니러 온 다른 친구와 오래 이야기 나누며 도움이 많이 되었다. 2월 마지막 날에는 4학년이 되는 작은딸 서울 이사를 돕고 그렇게 3월이 어김없이 왔다.

 

3월 한달간 집정리를 할 마음으로 결연히 시작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버릴 게 많다. 버려도 버려도 끝이 보이질 않는다. 한달간 쉬엄쉬엄 하다보면 뭔가는 되겠지. 묵은 살림이라고 핑계대지 말고 이참에 생각과 생활을 좀 바꾸기로 결심했다. 그동안 이렇게 많은 쓰레기를 모셔둔거야?  하찮은 욕심의 쓰레기. 요즘 거의 신화가 된 양준일이 손석희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미국에서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냐는 질문에 쓰레기를 계속 버렸다고, 자신 안에 있던 쓰레기를 계속 버렸다고 했다. 내 안에 있는 각종 쓰레기를 버려야 좋은 것들을 담을 공간이 나온다. 이 사람 참! 명언이 많지만 특히 반짝거린 말이다.

 

버리고 닦고 재정리하며 나를 보게 되었다. 나란 사람은 큰 것에는 물욕이 없는데(이건 다른사람들이 인정함) 자잘한 것에 은근히 욕심이 있는 것 같다.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다. 큰마음을 봐야하는데 언행에 발이 걸려 서운함이 못내 가시질 않다니...그럼에도 언행이 결코 자잘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완전히 가신 건 아니다. 여러 사람들 조언대로라면 사람이 참 아니다 싶으면 놓았어야 되는데 3주를 못 놓고 고민하고 있었다. 추억을 생각하며 마음을 생각하며 옷이며 뭐며 오래도록 못 버리고 있었듯이... "버려!" 툭하면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어서 웃곤 하는데 이말이 정답이 될 줄이야. 가볍게 살라고 했건만.^^

 

좋은 건 아까워서 쓰지도 않고 쟁여두는 점도 그렇다. 이런 사람은 늘 낡은 것만 쓰다가 한세상 간다. 팔순이 된 우리엄마처럼 말이다. 어리석은 방식이다. 이제 바꾸기로 한다. 새것, 이쁜 것, 좋은 것부터 입고 쓰고 먹고 유통기한 내에 못 쓸 것 같으면 즉시 나누기로!!! 사람도 어제 같이 식사한 자리, 차 한잔의 자리가 그와의 마지막 자리가 될 수 있으니 항상 마지막인 것처럼!!! 인연도 약속도 계획도 언제 어떻게 불발될지 모르는 일이다. 영원히 살 것처럼 유보하는 바보같은 짓은 하지 말기로 하자.

 

여기저기서 온 오래된 계간지와 저서들도 많이 버리고 솎아내고 있다. 서명을 해서 저자의 마음이 담겨있는 책은 그래도 못 버리고 둔다. 중고거래 할 도서는 따로 쌓는 중이다. 크레마를 애용해 보려고 했는데 손이 자주 가지는 않는다. 종이책이 아무래도 좋으니 이제부터 밑줄긋기 자제하고 노트하기로 결심한다. 아주 소장할 것은 별개이지만.

 

 

윤선현 정리 컨설턴트의 저 책은 작년 이맘때 사서 이번에 새로 읽었다. 유튜브에도 구체적으로 많이 올라와 있는데 현실적으로 아주 유용하다. 유튜브에서 주방정리편 보다가 빵터졌다. 빵끈!!! 이거 왜 모아두냐고요. ㅎㅎ 반짝반짝 금색이라?? 이 대목에서 빵이 빵빵 터짐.

 

책에서는 실용적인 이야기도 있지만 정리에 대한 본질적인 이야기를 더 많이 한다. 그래서 오히려 실용적이다. 꽤 도움되는 이야기이고 자신의 습관을 돌아보게 되는 뼈아픈 팁이 많다. 예를 들면 옷정리 시, 죄다 쏟아놓고 지금 입을 옷을 산다는 생각으로 새로 고르라는 것이다. 걸려 있는 옷들 중 버릴 걸 빼내는 게 아니라 그 반대의 방식이다.

 

 

선택에 집중하라.

수납의 팁은 사용하기 좋게, 사용할 물건 위주로 하라고 한다. 다음에 언젠가는 쓸 거라고 안쪽에 깊이 수납해 놓은 물건은 조만간 잊어버리고, 사용되지 않는다. 정말이다. 이번에 다 꺼내어 안 쓸 것은 과감히 버리고 나눈다. 일단 가장 중요한 첫단계는 버리는 것이다!!! 아직 남은 길이 멀지만 조금씩 비어가는 공간이 좋다. 슬슬 마음에 든다. 버리면서 쾌감을 느끼는 중이다. 모델하우스처럼 해놓고 산다는 친구처럼은 못 돼도 물건뿐만 아니라 사람이든 뭐든 미니멀, 도전이다!!!  재정리한 물건들은 꼭 자주 사용하고 애용하자. 1년을 두고 봐서 한 번도 안 쓰는 물건은 다시 버리자.

 

자주 쓰는 물건에는 먼지가 앉지 않지만 쓰지 않고 넣어둔 물건에는 먼지가 소복하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점자도서관 가는 길 벽에서 본 문장이다.(요즘 도서관 공사중이라 녹음을 쉬고 있다)

"우정은 산길과 같아서 자주 그길을 걷지 않으면 잡초가 무성하여 막혀 버린다."

물건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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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마만큼의 물건을 감당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을 외면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일,

정리를 내 인생에 담기 위해 꼭 해야 하는 일이다.

인생은 길고, 일상은 계속된다.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물건만 가져야

더 평온한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

 

_ 윤선현,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은 순간 정리를 시작했다, 164쪽

 

 

책 뒷쪽, extra note로 '윤선현의 물건 정리 원칙' 에 집약한 10가지 원칙을 명심할 것.

특히 정리관련 책들만 먼저 사서 읽다가 더 정리가 안 되는 상황 만들지 말고 자신만의 원칙으로 정리하라는 말씀.

내가 원하고 필요로 하고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내곁에 두자.

 

 

"저마다 운명이 있는지 아니면 그냥 바람 따라 떠도는 건지 모르겠어. 내 생각엔 둘 다 동시에 일어나는 것 같아." -21 - P21

"네가 뭘 가졌는지 아는 것
네가 필요한 게 뭔지 아는 것
너한테 뭐가 필요 없는지 아는 것
이게 재고 관리야." -191 - P191

"자신이 속한 곳에서(place),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며(love), 삶의 목적을 위해(purpose), 자기 일을 하는 것(work), 이 네 가지가 바로 인생의 가방을 새로 꾸릴 때 초점을 맞춰야 할 필수적인 요소이다." -214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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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0 08: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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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0 0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20-03-10 09:07   좋아요 1 | URL
우리집 호기심대마왕 고양이가 제일 신났어요. 옷장문 싱크대문 수납장문 등등 열지를 못해요. 들어간 줄 모르고 제가 문을 닫아 갇히기도 하고 ㅎㅎ 붙박이처럼 앉아있던 사람이 자꾸 뭔가를 벌이니 신기한가 봅니다.

페크pek0501 2020-03-10 12: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버리며 살기, 공감합니다. 저도 버릴 땐 옷이고 책이고 확 버립니다. 자주 안 버려서 탈이죠. ㅋ

앞으로 베를린과 관련한 글, 기대할게요!!!

프레이야 2020-03-10 14:34   좋아요 1 | URL
버리는 기분이 어떤 건지 즐기는 중이에요. 이제 수시로 버리고 정기적으로 일년에 한번은 해볼까 해요. 오늘 이곳은 비가 내립니다. 비오는 바다를 바라보며 ^^

서니데이 2020-03-10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잘 지내셨나요.
페이퍼를 읽으니, 그 사이 여러 가지 일들로 많이 바쁘셨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집에도 금색 빵끈이 서랍안에 여러개 있어요. 잘 쓰지 않는데, 그런 것들을 모르게 되더라구요.
잘 버리고 새로 사고, 그런 것들의 순환이 좋은데, 가끔은 새로 사는 것만큼 버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같아요.
오늘은 비가 조금씩 내리는 날이었어요.
프레이야님, 편안한 하루 되세요.

프레이야 2020-03-10 18:44   좋아요 1 | URL
지금도 주방에서 아직 이러고 있다가 잠시 쉬어요. 아주 어깨가 빠집니다 ㅎ 제가 참 정리를 못하구나 새삼 느끼고 있어요. 에너지와 기의 순환을 위해서라도 버려서 남은 공간이 많은 집으로 만들어야지 불끈!! 본인은 혹시나 쓸까 아깝다고 못 버리는 걸 남은 과감히 버릴 수도 있으니 정리컨설턴트에게 맡기는구나 싶어요. 비가 와서 더 조용한 저녁이에요
빵끈은 빵끗 하며 버리자구요 당장 ㅋ

희선 2020-03-11 0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선가 보니 결혼식은 해도 음식은 취소하면 안 되겠느냐 하니 그렇게 해도 돈을 다 내야 한다더군요 결혼식이나 돌잔치 이런 거 취소하는 사람이 많이 늘었답니다 그래도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가봐요 자연재해라면 돌려주지만, 누군가는 코로나19가 자연재해 아니냐 하기도 하던데... 장례식은 더 쓸쓸할 듯하네요 그것도 제대로 못 치르는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버려야 할 건 잘 버려야 할 텐데, 저도 잘 버리지 못합니다 더 늘리지 않아야지 하는데, 그래도 쌓이는군요 먼지도... 여러 친구분과 이야기를 하다니 그게 부럽기도 하네요 저는 혼자 생각하다 그만두자 할 때가 더 많아요 사람은 오래 봐야 어떤지 알기는 하겠지요

프레이야 님 쉬엄쉬엄 집안 정리하세요 다른 분한테 답글 쓴 거지만 고양이 귀엽네요 고양이는 상자만 보면 들어가려고 한다더군요 서랍도 상자와 다르지 않겠습니다


희선

프레이야 2020-03-11 08:18   좋아요 1 | URL
여기저기서 어려워하는 목소리가 많아요.
장례식장도 북적거리던 예전과 달리 너무 한산했어요.
여행사는 그래도 취소를 해주더라고 하더군요.
이탈리아에선 결혼식 장례식 모두 못하게 한다고 뉴스가 나오고... 글로벌 대란으로 갈 것 같아요.
저도 내향성이라 혼자 생각하다 곡해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있더군요. 상대가 공감능력 부족이면
더욱 내쪽에서 원하는 점이 어떤 건지 모르게 되구요. 사람, 어찌됐든 속단은 금물인 것 같아요.
냥이에게는...그렇군요. 아주 커다란 상자가 뜨악 열렸으니 ㅎㅎ 고녀석 귀엽지요.
봄이에요 희선님!!!
오늘은 가까운 곳에 잠시 차 몰고 나가볼까 해요.
희선님도 건강히^^

2020-03-11 15: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3-11 19: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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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2 05: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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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성지 2020-03-26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음을 알리면서 조문은 사절한다는 문자도 함께 오더라고요. 코로나19 이후 친구 어머님 두 분을 보내는 조문은 하지 못하고 성의만 표하였네요. 제 블로그에 들러 반가운 마음에 왔어요. 재택근무하다 오늘 출근하였는데 여전히 어색한 조직입니다. 프레이야 님도 각별히 조심하며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프레이야 2020-03-26 11:14   좋아요 0 | URL
그러셨군요. 이곳은 오늘 잔잔하게 봄비가 내립니다. 잘 지내세요 자성지 님.

2020-04-06 21: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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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7 12: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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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4 07: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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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4 09: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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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4 11: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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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3 12: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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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09-22 2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잘 지내셨나요.
앞의 댓글을 쓸 때에는 3월 봄이었는데, 그 사이 계절이 달라져서 9월 가을이 되었어요.
그 사이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고, 이제는 저녁이면 차가운 바람이 불어요.
제 서재에 인사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프레이야 2020-09-23 09:11   좋아요 2 | URL
그렇군요 ^^ 지금 보니 이때부터 이미 무릎 어깨 신호가 왔었네요. 미련하게 신호를 무시하고 두었더니 그동안 6개월간 몸이 달라져 힘드네요. 세부적으로 좀더 해야하는데 스톱이에요ㅠㅠ
코로나가 삶의 전반에서 변화를 가져왔네요
부디 몸도 마음도 건강히 잘 자내자구요^^

scott 2020-12-31 1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2021년 부디 아픈곳 사악 사라지고 행복한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행운의 복주머니 놓고 가여 ㅋㅋ

해피뉴이어 !

\-----/
/~~~~~\ 2021년
| 福마뉘ㅣ
\______/

프레이야 2020-12-31 13:14   좋아요 1 | URL
님 기분 좋은 인사 고맙습니다 ^^
새해엔 좋은 기운 많이 받으시고 더더 건강하세요. 평안을 기원합니다.
 
 전출처 : 프레이야 > The Constant Gardener & The English Patient

13년 전 그해 첫 영화로 잉글리쉬 페이션트였던 랄프 파인즈를 보았군요. 페이퍼를 다시 읽어 보니 작년에 보았던 <비거 스플래쉬> 에서 랄프 파인즈는 당시 희미하나 분명히 느껴졌던 다른 면을 온몸으로 잘 연기합니다. 누구든 다면이 있듯 세월이 묻어나며 또다른 면이 농익어 연출되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랄까요. 치졸하고 우스꽝스러운 불쌍한 찌질남 랄프 파인즈의 연기도 훌륭한 영화, 과거의 영광이랄 것도 사랑이라 부를 만한 어떤 경로의 감정이랄 것도 시원한 빗줄기에 씻겨 웃고 치워져 버릴 한바탕 난리법석 비거 스플래쉬. 난민 문제까지, 묘하게 여운이 긴 영화. 오늘 오후부터 사흘간 비가 올거라는데 그래서인지 잔뜩 흐린 하늘이네요. 새해의 한 주 조용하고 나긋하게 시작할까요 ^^

상품넣기한 걸로 본 건 아니고 자막 있는 영화로 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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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0-01-06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가 내리니까 겨울 날씨를 제대로 경험하게 되네요. 제가 느끼기에 2019년 대구의 겨울은 그렇게 춥지 않았거든요. 감기 조심하세요. 프레이야님. ^^

프레이야 2020-01-06 23:19   좋아요 0 | URL
확실히 덜 추워지는 거 같아요 점점.
오늘이 소한이란 걸 아까야 알았네요. ^^
조용하게 유머 깃든 통쾌한 페이퍼 늘 감사합니다. 겨울비 내리는 밤에 고요히...

2020-01-08 15: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1-08 16:1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