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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 순간은 애써 궁리 한 몇 해보다
더 많은 걸 우리에게 줄 수 있는 법
우리 마음은 기공 하나하나에서
이 계절의 기운을 들이마시리라.

우리 가슴은 무언의 율법을 만들어
오래도록 따르리라
다가올 해를 위해 바로 오늘에서
우리의 기지를 얻을 수도 있으리라

여기저기 위아래로 구르는
그 행복한 힘으로
우리 영혼의 가락을 빚어보자
영혼이 사랑에 조율되도록.

그러니 오라, 누이여! 오라, 제발,
서둘러 산책복으로 갈아입어라
책은 가져오지 마라, 오늘만은
빈둥거리며 보내자꾸나.

- 누이에게, 중 마지막 시구



시에 등장하는 누이는 워즈워드가 도브 코티지에서 8년을 함께 산 도로시(1771-1855)이다. 처음 발표된 서정담시집에는 “집(알폭스덴하우스)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써서 어린 남자 아이를 통해 그 수취인에게 보낸 시”라는 긴 제목으로 수록되었고 1845년에 “감성과 사색의 시편들”이라는 표제 아래 분류된 일련의 시편들 그룹에 포함될 때는 “누이에게”라는 제목으로 바뀌었다. 1798년 서정담시집을 내고 이듬해 이곳에 이사와 살았다.

지만지에서 나온 이 시집에는 서정담시집(1802) 서문 초록이 실려 있다. 좋은 구절이 많다.

(…) 신은 모든 지식의 숨결이자 정기이다. 그것은 모든 학문의 얼굴에 깃든 열정 어린 표정이다. 좀 더 힘주어 말하자면 셰익스피어가 사람을 두고 한 말 즉 “그는 지난 일도 돌아보고 앞날도 내다본다”라는 말은 시인에게도 해당된다. 그는 인간성의 보루고 어디건 간에 관계와 사랑을 갖고 다니는 인간성의 지지자이자 보존자다. (198쪽)

위에서 셰익스피어가 한 말이란 인간의 사고력과 이성에 대한, <햄릿> 4막 4장 햄릿의 독백에서 따온 어구라는 주석이 달려 있다.

퇴원 후 사월 한 달을 집에서 잘 보냈다. 5월 3일 외래진료를 다녀왔고 눈맑은 젊은 의사에게 뼈가 잘 붙었으니 이제 아파도 참고 많이 딛고 걷는 연습을 하라는 엄명을 받았다. 하루 하루 아주 조금씩 나아져가는 몸이 참 신기하다고 느낀다. 모든 일에는 단계가 있는 듯. 이제는 두 발로 디딜 수는 있으니 한 발로 디디는 것이랑 천지차이다. 두 발로 걸을 수 있다는 게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는 뼈아픈 사실. 그래서 오늘은 목발을 하나만 끼고 안과 간다. 좌안 후발백내장 수술하러…. 이틀 전 우안을 했다. 이거까지 하고 나면 침침한 게 많이 나아질 듯. 수정체낭에 낀 단백질을 간단히 레이저로 제거하는 건데 이게 또 백내장 수술 후 다 오는 건 아니고 세포증식이 잘되는 사람에게 온다니 뭐 좋게 해석한다.

유월 초 그래스미어에 있는 도브 코티지에 닿았을 때의 추억을 떠올리며 이 시집을 들춰본다. 오늘 여기도 그날처럼 햇살이 너무 좋다. 시공간이 돌고돌아 이어져 있는 느낌은 우리의 기억이 이루어내는 보람찬 작용 같다. 우리 집 고양이 모꾸는 베란다에서 햇살바라기 하며 늘어지게 누워 있고 코티지 뒷마당에서 만난 붙임성 좋던 고양이를 나는 또 떠올린다. 소박하면서 정갈한 코티지 안팎, 특히 뒷마당 자연정원의 조용하고 편안함.

2018년 6월 2일 아이폰 촬영 사진 몇 개 올립니다. 마지막 사진은 베아트릭스 포터 때문에 가보고 싶었던 호수지역 윈더미어 선착장입니다. 그래스미어로 가기 전 들렀어요. 어이없고 답답한 뉴스들 속에서도 살아가기, 살아남기. ㅎㅎ 야! 좋다, 이러며
오늘도 기분 좋게 좋은 계절 누리시길!!!


도브 코티지 입구


1800년 5월 19일에 한 일. 귀여운 양 그림.


부엌


뒷마당 자연정원


붙임성 좋던 고양이


1802년 4월 20일 나비도 쉬어가라고.


윈드미어 호수 선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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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5-06 1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언제나 그렇듯이 사진 너무 좋네요. 저는 특히나 첫번째 벽에 가득한 식물들이 있는 사진과 맨 마지막 바다와 배가 있는 사진이 너무 좋습니다. 배가 여러척인데 분위기는 왜이렇게 고독하고 외로울까요? 너무 좋은 사진입니다, 프레이야 님.

프레이야 2022-05-06 17:57   좋아요 1 | URL
초록은 참 좋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보기만 해도 눈도 마음도 편해져요. 단순하게 조촐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코티지 입구의 담쟁이와 식물들이 흰색 벽 소박한 집과 어울려요. 배들 위로 한 마리 새가 특별출연해줘서 더 좋아졌네요 다락방 님.

미미 2022-05-06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쩜 작품같은 사진을 이리도 많이 올려주신겁니까♡.♡
각각의 사진이 나름의 이유로
다 마음에 들어요^^
심난한 정치...그래도 계절은
희망적이네요. 수술잘 받으시고
좀더 선명한 시야 맞으시길바래요~♡

프레이야 2022-05-06 17:52   좋아요 1 | URL
네. 미미 님 우리몸이 이리도 싱기방기한지요. 세상이 맑아졌어요. ㅎㅎ 이제 안구건조증만 잘 달래며 살아가는 걸로요. 책 많이 보시니 당근도 많이 드시고 눈관리 잘 하세요.
사진이란 게 있어 좋으네요 ^^

희선 2022-05-06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주는 날씨가 좋은 날이 이어지는군요 오월 첫주만 이러는 거 아닐지... 날씨는 좋기도 하고 안 좋기도 하겠습니다 그런가 보다 해야죠 걷는 연습하셔야 하는군요 걷는 연습하다보면 편하게 걷게 되겠지요 눈수술은 잘 받으셨겠지요 사진이 다 멋지네요

프레이야 님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프레이야 2022-05-07 00:20   좋아요 1 | URL
날씨는 좋을 때도 덜 좋을 때도 다 날씨니까 좋다고 생각해요. 수술은 잘하고 왔어요. 요건 레이저로 하는 거라 간단히요. 눈은 내일 되면 좀 편해지겠지요. 어버이날도 다가오고 주말 앞이라 그런지 시내에 차가 많았어요. 사람도 많고. 아장아장 걷고 있어요. 에고 ㅠ 희선님 님 고맙습니다 ^^

바람돌이 2022-05-07 00: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아 좋다하게 되네요. 시 읽으면서 사진 보면서 힐링~~~ 또ㅜ언젠가는 나도 꼭 가야지 하면서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힐링입니다. 수술 잘하시고 다리도 빨리 나아 두발로 굳건히 다시 걸으시길 기원해요

프레이야 2022-05-07 09:33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 님 힐링되는 말씀 고맙습니다. 어여 그런 날이 오겠죠 ! 이번 주말 어버이날이다 석가탄신일이다 여튼 힐링하는 주말 보내세요.^^

水巖 2022-05-10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사진 감상 잘 하고 갑니다.

프레이야 2022-05-10 12:57   좋아요 0 | URL
수암 님 고맙습니다.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2022-05-12 1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12 2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울 혜화동 서점 나들이
2022. 2. 28

작은딸 이사정리를 돕고 나서 가보았던 서점들이다.
이제 다시 서울 가보려면 언제가 될지 모른다.


지난 겨울부터 올해 2월까지도 노령의 아빠가 편찮으셔서 마음이 좀 번다했다. 어느 것도 손에 안 잡히고 집중이 안 되었다. 1월엔 그와중에 영화도 보고 잠시 여행도 다니며 숨통을 틔우려 했고 지난 2월을 돌아보면 또 많이 다녔구나 싶다. 나, 나름 자유로운 영혼! 대학 졸업식을 몇 주 앞두고 예술의전당에서 작은딸과 황정민 주연의 "리처드3세"도 관람하고 부암동에서 조금 자리를 옮긴 라카페갤러리에서 친구랑 박노해 사진전 “내 작은방”도 보고 작은딸 졸업기념으로 스튜디오에서 울가족사진도 처음으로 찍고 또다른 길을 향해 열공을 다짐하고 출발한 작은딸 대학원 가까이로 이사까지 다 돕고 나서라 얼마나 다행한지...

예측할 수 없는 것들 앞에서 순간순간 당연히 주어진 건 없었다는 걸 느낀다.  3월 들어 다친 다리 잘 낫기를 바라는 마음 조심스레 다진다. 시간이 가야 나아지는 게 있으니 느긋해지자고 스스로 타이른다. 아빠는 다행히 걷지도 못하던 분이 지팡이에 의지해 걸어서 지하철도 타신다고 병원에 있는 동안 알았다. 한정된 공간에서 아흐레가 지나고 보니 사고가 일어난 그날이 마치 꿈인 듯하다. <파워 오브 도그>에서 필의 어머니 대사, 아무리 달디단 과일맛도 먹고나면 금방 잊어버린다는 문장이 기억나는데, 마찬가지로 아무리 쓰디쓴 날도 지나면 꿈인 듯 금방 잊어버린다. 망각의 축복!



에리히 프롬의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를 들고 휠체어를 굴려 올라온 11층 옥외정원에서 빗방울이 데크에 촉촉히 스미는 걸 바라보며 글벗의 전화를 받았다. 긴 여정의 그날 12시간의 이야기를 들려주느라 두 시간을 통화했다. 물방울 또그르르 구르는 것 같은 목소리, 고마워요 ^^

에리히 프롬, 역시나 명징한 목소리에 머리가 개운해지고 힘이 돋는 느낌이다.
다 읽고 페이퍼 쓰도록.








1. 동양서림과 위트앤시니컬

동앙서림은 혜화동로터리 1층 창밖으로 거리가 바로 보이고 전체적으로 편안한 분위기다. 1953년 개점, 서울미래유산 지정되었다. 아기자기하게 도서를 잘 비치해 놓은 동양서림은 도서 구매하면 5퍼센트 할인해 준다.
편안하게 책을 둘러보다 눈에 들어오는 한 권 <글쓰는 여자의 공간> 구매.


 












표지의 여자는 다 아시다시피 사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지 않고는 살 수 없었던 여성 작가들의 빛나는 순간과 

문장들!' 여성 작가 35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만듦새도 좋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책장이랑 노랑 액센트, 풍부한 사진 등 보기에 만지기에 아주 마음에 든다. 


"이 책에는 다양한 공간과 환경에서 글을 썼던 여성 작가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중에는 매우 열악한 조건에서 글을 썼던 여자들도 있다. 분명 책상이 세 개나 있는 나와 같은 특권을 누리지 못했던 여자들이다. 하지만 결국 사람은 모두 같은 공간에서 글을 쓰는 법이다. 바로 머릿속이란 공간이다. 

- 독일소설가 엘케 하이덴라이히, 추천의 글 중 15쪽




동양서림 안에서 나선형 계단으로 올라가면 이층에 시집 전문 서점 위트앤시니컬. 별도의 서점이다. 최승자 시인의 문학동네 포에지 “연인들”이 한가운데 보인다. 그옆 코너엔 주인장이 소장하는 시집과 소품을 전시한 작은 코너가 쪽창가에 귀엽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이층 창밖으로 낮게 혜화동 거리가 보이는 소박한 분위기에 시 특강이나 토크, 스터디와 시낭송회를 하기 좋아 보이는 공간이 긴 우드테이블과 함께 비교적 넓게 마련되어 있다. 동양서림과는 구매도서 계산도 따로.
















<인연들> 개정판 시인의 말

절판되었던 시집을 다시 펴본다
절단되었던 다리가 새로 생겨나오는 것 같다
무지막지한 고통 속을 달려왔던 시간
무지막지한 고통 속을 헤매었던 시간
그 순간들이 점철되어 있는 이 시들이
어떻게 이렇게도 숨겨져 있을 수 있는지
가히 참, 아름답다.

2022년 1월
최승자

/

누가 펼쳐놓았나.
아무것도 씌어져 있지 않은 이 빈 공책.
그 위에 깊은 눈이 내려 침묵조차,
침묵이 걸어간 발자국조차 지워져버린
이 태초의 빈 공책을.

- 최승자, 빈 공책 중


/

저 20세기의 상점으로 변해버린 바오로 흑염소 사당. 저 몇천 년 전의, 저 이방의 상징이 아직도 살아 “내 영혼의 어두운 밤”을 증거한다.
상징이란 지독하게 살아낸, 살아 달이고 우려낸 삶의 이미지이다. 살아내지 않은 것은 상징이 될 수 없다.

- 최승자, 바오로 흑염소 중




2. 풀무질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lifenculture&logNo=222136932267&proxyReferer=https:%2F%2Fm.blog.naver.com%2Fsci0000%2F222639196502
성균관대 교문에서 가깝다. 1985년 처음 생겼다. 허름해 보이는 지하1층으로 내려가면 제법 빽빽한 책꽂이에 다양한 인문사회과학 도서들이 꽂혀 있는 공간이 펼쳐진다.
제주에도 세화리에 풀무질 서점이 생겼다.

입구에 동물해방물결, 이라는 글자가 특이하다. 오래된 서점이고 주인장의 색깔이 선명하다. 부채만 안고 폐업 위기에 있던 서점을 비거니즘 전방위 예술가 전범선이 펀딩을 통해 인수했다. 전범선의 이 책 “살고 싶다. 사는 동안 더 행복하기를”을 읽다가 책갈피 끼워두고 나와서 나는 공간이동을 한듯 여기 생각지 못한 곳에 와 있다. 나름 슬기로운 입원생활을 해보려 한다. 몸이 마음 같이 안 된다. 아흐

풀무질은 차 한 잔 시켜 자유롭게 보고 나가도 되는 분위기인데 지하라 갑갑한 공간을 싫어하는 사람은 오래 못 있을 둣. 전체적으로 은은한 조명에 음악이 깔리고 코너별로 유니크한 공간을 꾸며 놓았다.

“동네서점베스트콜렉션”은 동양서림과 풀무질, 모두에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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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22-03-13 16: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풀무질 서점 보면 그냥 80년대 군부통치시절이 자동으로 겹쳐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저 서점에 가면 온갖 이념서적들로 꽉 차 있어서 무슨 책을 골라 읽어야할지 두려울 정도였었죠. 참 오랜만에 보는 풍경입니다.^^

프레이야 2022-03-13 16:21   좋아요 4 | URL
네. 오렌 님 아시는군요 역시!!
많이 완화되어 요즘 한국소설, 시까지 좀 섞여 있더군요 코너별로.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벽에 작가들 그림부터 이목을 사로잡고요. 서점을 살려낸 사람들 고맙구요. ^^

햇살과함께 2022-03-13 16: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제가 따뜻한 봄날에 처음으로 가보려던 곳이 위트앤시니컬이었는데 ㅎㅎ 프레이야님이 뽐뿌질 해주시네요! 풀무질 주인장이 바뀌고는 가보지 못했는데 어떻게 바뀌었을지 궁금하네요. 원래 주인장님이 하시는 제주도 풀무질은 작년에 다녀왔는데.

프레이야 2022-03-13 16:23   좋아요 3 | URL
제주 세화리던가요. 전 그곳은 못 가봤어요. 분위기는 여기보다 좋을 듯합니다.
풀무질도 오랜 고객이셨군요 역시! 위트애누시니컬은 많은 시집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주인장의 꼿꼿함이 배어 있는 느낌이었어요. 창밖으로 보이는 거리풍경이 소담했습니다 ^^

햇살과함께 2022-03-13 16:40   좋아요 1 | URL
제주도 내려가서 처음 하시던 임차건물에서 쫓겨나시고 세화리 당근밭 가운데 아담한 돌담집에 새로 시작하셨다고. 프레이야님 제주도에서 다치셔서 못가보셨겠네요;; 재활치료 잘 하시고요!

프레이야 2022-03-13 16:53   좋아요 3 | URL
사진 보니 더 가보고 싶더라구요.
세화리는 두어 번 가 보았는데 그땐 풀무질을 몰랐어요. 다 낫고 또 가게 되면 꼭 들리는 걸로요. 고맙습니다 님. 작년에 다녀오신 세화리
풀무질 풍경 구경하게 해주세요^^

햇살과함께 2022-03-13 20:21   좋아요 3 | URL
네~ 제가 원래 서점 가도 구매한 책 외에 사진을 안찍는데. 그날 다른 손님 없어서 풀무질 사장님이 저희 사진 많이 찍어주셨어요 ㅎㅎ 제가 조만간 편집(?)해서 올려볼게요^^

persona 2022-03-13 16:30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혜화동 나들이라 하셔서 냉큼 들어와보았어요. _ 엄마 고향이기도 하고 중학교때 자주 가던 곳인데 이젠 멀어서 못가요. ㅠ 동양서림은 간판이 바뀌었군요. 위트앤시니컬은 이대앞에 있을 때 진짜 열심히 가서 교환 못한 마일리지 카드가 다섯장이 넘었어요. ㅋㅋ 교환한 카드도 세장 정도 됐었던 거 같은데 이대점 시절에 제 방 짐이 확 늘었던 것 같아요. ㅎㅎㅎ 풀무질도 반갑지만 제가 정말 좋아하던 서점이라 보고 반갑기도 하고 맨날 가고 싶다는 마음만 있네요. ^^ 사진으로만 보아도 좋아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얼른 나으셔서 작은 딸 보러 또 가셔야지요!^^파이팅입니다!

프레이야 2022-03-13 16:46   좋아요 3 | URL
역시 울페르소나님도!
엄마고향이시군요. 왠지 정감이^^
동양서림 간판 새로 해가지고 수수하면서 깔끔하게 눈에 띄더군요. 위트앤시니컬 이대점 찐고객이었군요. ^^ 사진첩만 들여다 봅니다. ㅎㅎ 파이팅 힘이 나네요. 고마워요 😊

book salon 2022-03-13 17: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좋은 곳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프레이야 2022-03-13 17:38   좋아요 3 | URL
넵 편안하게 머무르다 오실 수 있을거에요. 전 그날 저녁 돌아오는 길에 들러서 오래 머물지 못했습니다. ^^

새파랑 2022-03-13 18: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저 두곳 다 안가봤는데 사진만 봐도 가보고 싶어지네요 ㅋ 대학로 근처에 간다면 1순위로 가봐야 할거 같아요~!! 역시 서점 탐방은 언제나 재미있습니다 ^^

프레이야 2022-03-13 18:58   좋아요 5 | URL
저도 마음에 찍어 두고 있다가 이번 기회에 가게 되어 좋았어요. 전국에 동네서점들이 많이 생겼는데 이용객이 얼마나 될지요. 흑자를 내긴 어려워 보이는 것 같은데 저렇게 지속하고 있으니 참 다행이다 싶으며 반갑지요. ^^

그레이스 2022-03-13 20: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봐야겠어요~~

프레이야 2022-03-13 21:51   좋아요 3 | URL
네. 그레이스 님두요^^

미미 2022-03-13 21:4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제가 좋아하는 서점이예요!! 저희 집에서 멀지않아 종종 대학로가면 꼭 들러요. 저도 사진찍어두었는데 프레이야님이 훨 예쁘게 담으셨네요👍

프레이야 2022-03-13 21:53   좋아요 5 | URL
우와 미미님 좋아하는 서점요 ^^
거리가 바로 내다보이는 창가 소파에 앉아 있고 싶었는데 그냥 나왔어요.

기억의집 2022-03-13 21: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프님 몸은 어떠세요??? 이 페이퍼 읽으니 빨리 움직이고 싶어하시는 맘이 담겨 있는 것 같아… 마지막 사진인 옥외테크가 병원 옥상인가요?? 언제쯤 퇴원하시는지…

프레이야 2022-03-14 02:56   좋아요 1 | URL
에궁 마음 들켰네요. 고맙습니다 ^^
21일경 실밥 풀고 퇴원할 거 같아요. 드레싱 할 때 보고 너무 놀았어요. 오래 가겠지요.
저곳은 병원 옥상 맞아요. 하늘이 보이니 하루에 한번 올라온답니다.

얄라알라 2022-03-13 22: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새 북플 자주 들어오지 못했지만 프레이야님 회복 어떠신가 궁금했어요. 2월 28일이면 거의 2주 전...
자유롭게 움직이시던 때가 불과 두 주전인데.

회복 잘 하셔서 다음 번에도 분위기 넘치는 사진 선물해주세요~
홍화씨가 좋다는 건 민간 요법인지 모르겠네요....^^;; 주변에서 들어봤는데

프레이야 2022-03-14 02:58   좋아요 2 | URL
오모 그렇군요. 홍화씨 알아볼게요. 살뜰정보 고맙습니다 얄라님 ^^ 단 하루에도 아침과 낮이 확 달랐던 그날이 꿈만 같아요.

희선 2022-03-14 0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젠 책방이 많이 줄어 들었네요 그래도 남다른 작은 책방(동네 책방)이 생기기도 했는데 그런 곳 잘되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양서림은 오래되고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군요 풀무질은 문 닫을 뻔했는데 다른 분이 이어서 해서 다행이네요

프레이야 님이 가시고 싶은 곳 바로는 못 간다 해도 다시 가실 날 올 거예요


희선

프레이야 2022-03-14 03:01   좋아요 2 | URL
희선 님 고맙습니다. 네 천천히 잘 회복해 나갈게요. 봄비가 촉촉하던 날 뒤엔 또 화창한 날이… 하루하루 작은 것이라도 뭔가 가슴에 남는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2022-03-14 0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14 0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ni74 2022-03-14 19: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서울 놀러가고 싶어지는 글입니다 ㅎㅎ 사진이 어쩜 이리 운치있는지 ㅎㅎ 특히 마지막 사진 참 좋아요. 서점은 어떤 날씨에도 어울리는 장소같아요. 비가 와도 화창해도 흐려도 ~~ 좋은 장소 좋은 사진 고맙습니다. 프레이야님 ~

프레이야 2022-03-14 19:48   좋아요 3 | URL
전 서울 구석구석 참 좋더라고요
혜화동 골목을 싹 돌거라고 계획하고 있었는데 한풀 꺾이고 말았지 뭐에요 ㅎㅎ 모든 날이 좋아요 미니님.

水巖 2022-03-14 21: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치신 곳은 어때요? 걷는데 불편하진 않으신지?
작은 따님이 혜화동으로 이사를 했군요. 인사동에서 만났던 따님이군요. 혜화동엔 조병화 시인이 사시던 집이 있죠. 댁 근처엔 사무실도 있었는데 어느 해 던가 사무실이 안보여서 댁을 찾아 간 적도 있었답니다. 품절 된 시집 한 권 파는 곳이 없어 찾아가서 인터넷에 있는 시집을 메일로 얻어 온 적이 있었답니다.

빨리 나셔서 활발히 걸으시기를 빌게요.


2022-03-15 0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2-03-15 17: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왜 이걸 이제야 보는 걸까요?
숨겨져 있던 글이 툭 나온 것 같은 건 저의 착각이겠지요?

서점 다니는 것만큼 흥미로운 게 없지요.
외출 나가서 서점이 눈에 띄면 급한 일이 없는 한, 무조건 들어가 봅니다.^^

프레이야 2022-03-15 18:19   좋아요 5 | URL
저도 그래요. 이게 북플로 폰으로 보는 일이 많으니 업뎃되는 속도를 따르지 못하고 놓치는 게 많지요.
서점 나들이 넘 좋아요. 우연히 들어가보는 경우도 좋고 알고 찾아가는 경우도 좋구요. 사실 이번에 우도에 하나뿐인 서점을 이튿날 오전에 갈 생각이었는데 못 가보고 와서 아쉬워요. 이름이 참 이뻐요. 밤수지맨드라미 책방. 우도 가시는 여정 있으면 저 대신 들러 주세요. ^^

2022-03-18 1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18 1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20 0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20 08: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21 1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3-21 1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22-03-26 14: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보고 싶은 책방이 정말 많아요. 서울에 특색 있는 책방이 많이 생겨서 한 번씩 다 들리려면 돈과 시간이 많아야 될 것 같아요. 갑자기 돈 많은 백수가 되고 싶군요. ㅎㅎㅎ

프레이야 2022-03-26 16:34   좋아요 1 | URL
돈 많은 백수ㅎㅎ 그게 제일인 거 같아요

서니데이 2022-03-27 21: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건강은 좀 어떠세요.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고, 3월도 마지막 주말이 되었어요.
주말 잘 보내시고, 좋은 밤 되세요.^^

프레이야 2022-03-28 06:07   좋아요 3 | URL
서니데이 님 안부 고마워요. 어제가 일요일이었죠. 어느새 삼월이 며칠 안 남았네요. 전 하루하루 조금씩 좋아지고 있어요. 이곳 옥상정원에서 놀도 바라보고 히야신스 꽃봉오리도 보고 책 보고 영화 보고 잘 지낸답니다. 며칠 후 퇴원하면 집에 가서 또 잘 지낼게요. ^^ 늘 건강 조심하고 봄날 누리시길요.

서니데이 2022-04-02 17: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이제 4월이 되었어요. 여긴 날씨가 많이 따뜻하지는 않은데, 목련이 조금 피었습니다.
주말엔 잘 쉬시고, 좋은 시간 보내세요.^^

프레이야 2022-04-02 22:13   좋아요 3 | URL
넵. 고마워요. 아직 딛진 못했도 휠체어와 목발로 집 안에서 제법 움직였더니 맥이 빠지네요. 좀 누웠다 일어났어요. 몸이 새삼 중요하고 소중하다는 걸 체감하는 날들입니다. 봄!!!

건수하 2022-04-04 09: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이제 다 나으셨나 했는데 2월의 기록이네요.
아직 회복중이시군요.. 곧 다 나으셔서 새로운 책방 나들이 가실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

프레이야 2022-04-04 09:17   좋아요 4 | URL
수하 님 안부 주셔서 감사해요.
잘 재활해 두 발로 걸을 수 있도록 할게요 ^^
봄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서니데이 2022-04-09 16: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말에 기온이 많이 올라간다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더 따뜻한 날씨입니다.
오늘은 초여름 같은 지역도 있다고 해요.
프레이야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프레이야 2022-04-09 17:59   좋아요 2 | URL
그렇군요 이곳도 봄기운 완연한데 일교차는 좀 있네요.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

2022-04-12 0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12 08: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13 2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짜 한 치 앞을 모르고 살아가는 게 사람이다.
2월엔 세 번을 서울 왔다갔다하며 작은딸 졸업 축하와 이사 정리하느라 엄마노릇 좀 했고 이달엔 새 마음으로 일 좀 시작하기 전에 에너지 충전을 생각했다.

일은 한순간에 일어난다. 그저께 우도 검멀레해변에서 오른발목 골절상으로 119구급차를 세 번 옮겨 타고 부산 모 병원 응급실로 와서 바로 입원 중이다. 세상 긴 하루였다. 멀고먼 길에서 프로답게 성심껏 돌봐준 소방구급대원들, 휠체어 준비해주고 친절히 안내해준 항공사 직원, 진료시간 마치고 길가에 따라내려와 카카오택시 불러주고 선결제까지 해주신 제주 하북동 배정형외과 의사 선생님. 너무나 고마운 분들 덕택으로 잘왔다. 너무 아파ㅠㅠ. 물가 돌이 언뜻 미끄러워 보이지 않아도 사실은 미끄럽다는 걸 잊지 않았어야 했다. 항상 겉보기와는 다르다는 걸 명심했어야 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동행한 동명의 친구, 그날 놀라고 힘들었을거다. 구급차가 울렁거려 친구는 차 안에서 구토까지 했다. 난데없이 보호자 노릇하며 배낭 두 개에 목발 들고 부산까지 따라오고 다음날 서울로 돌아갔다. 일에 바쁜 친구에게 이참에 휴가 시간 만들어 주고 우도의 일몰을 함께하며 좋은 추억 쌓으려고 마음 먹었는데 계획대로는 안 되었지만 잊지 못할 날이 되고 말았다. 상쾌한 아침 공기 마시며 집 나와선 수학여행 가는 기분이라며 헤헤거리다 사고는 3시 20분경 그만. 그 이전까지는 성산항에서 우도 가는 뱃길도, 하고수동해변 옥색 물빛도, 섬의 섬 또 섬 비양도 한바퀴 걸으며 바람도 하늘도 참 좋았다^^

수술 전 검사들 거치며 이틀밤을 병원에서 지냈다. 빠르면 내일 수술한다. 복사뼈 안팎으로 두 군데 뎅강. 뒤쪽에 조각조각. 금속정과 판을 양쪽으로 대야 해서 절개라인도 클 거 같고 생각보다 일이 크다. 부기가 가라앉아야 수술한다는데 부기가 여전한 것 같다. 그러면 며칠 더 지나 수술할 수도 있다. 일단 내일 아침 상태를 보고 결정. 이번 선거는 불참할 수밖에 없네. 이런 일 생전 처음. 목발도 생전 처음. 모든 게 시간이 지나야 될 일인데 수술도 무섭고 수술 후 견딜 시간도 무섭다. 잘되길 기도하며…

곳곳에 온통 지뢰밭이니 조심 또 조심하며 살라는 경고장 하나 오지게 받은 것 같다. 조심은 소심이다. 밖에 나가 보면 제 나이와 제 몸을 알게 된다. 마음만 갖고 기분대로 깡총거리다가는 큰일난다. 말도 행동도 소심 또 소심해야한다. 돌다리도 여러번 두드려보고.

병원에 보호자는 전혀 못 들어온다. 진통제 맞고 그런대로 통증 잊어볼까 싶어 오늘 아침 식사 후 옆지기가 드립해 보내준 커피 한잔 마시며 이 책을 펼친다. 제인 캠피온의 영화와 제작다큐를 먼저 보았는데 영화에서 생략된 피터의 아버지 조니의 천성적 상냥함과 그 뿌리라 할 수 있는, 위험을 초래하기 쉬운 예민함에 대한 지적이 예리하다. 토마스 새비지! 거침없는 문장도 매력있네.

"존, 그래도 자네를 생각해서 한마디만 해 두겠네." 원장은그렇게 말하고는 책상 위에 늘 놔두는 두개골 너머로 조니를 바라보았다. "나도 눈치라면 빠지지 않는 사람이야. 그래서 아는데, 자네는 내가 이때껏 본 젊은 친구들 중에 가장 천성적으로 상냥한친구야."
"상냥하다고요?" 조니가 물었다. "상냥하다고 하셨습니까?
저는 까맣게 몰랐습니다, 원장님, 제가 상냥하다는 걸요."
"몰랐을 테지." 원장이 파이프 담배를 피우며 말했다. 조니도원장처럼 파이프 담배를 피우고 싶었다. 그처럼 권위가 느껴지는방식으로, "그래서 천성적으로 상냥하다고 한 거야. 최신 정신 의학을 공부하는 친구들이 말하길 그런 상냥함은 특정한 예민함에서 비롯된다더군. 그런데……."
"그런데 뭡니까, 원장님?"
"우리는 가끔 예민함을 통제해야 해, 예민함은 위험을 초래하는 수가 있거든. 그게 의사가 되려는 사람한테 특별히 유용한특성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네. 아쉽지만, 그게 현실이야."
"그럼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원장님? 취직을 하려면요."
"어디 시골 마을 같은 데로 가게, 존, 시골 마을 같은 데서 일하는 거야. 마음이 단단해질 때까지." - P40

"나 원, 이런 굴욕이 있나." 조니는 그렇게 말하고는 아내의눈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끔찍해, 정말로 끔찍한 굴욕이야. 남자애한테는."
"굴욕이라고요? 피터한테요, 아니면 당신한테요? 우리가 스스로를 낮추면 굴욕을 당할 일이 뭐가 있겠어요? 그리스도께서도그렇게 하라고 하셨잖아요."
"그리스도라니, 맙소사. 냉찜질하게 수건 좀 적셔 주겠어?"
로즈는 수건을 찬물에 적셔 남편의 얼굴에 얹어 주고는, 남편이 잠들 때까지 곁을 지켰다. 나중에 남편이 일어나면 여느 때처럼 술을 갖다 달라고 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로즈는 앞으로 며칠 동안 남편이 제대로 몸을 가누도록 술의 양을 세심하게 조절할작정이었다. 남편은 그녀가 가능한 적당량 이상을 요구하는 법이없었다.
그러나 잠에서 깬 조니는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만 볼 뿐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이번에는 로즈가 남편에게술을 한잔 마시라고 권했다. 로즈의 남편은 위스키가 고통을 없애준다는 말을 자주 했고, 지금 그는 고통 속에 있었으므로, - P63

"가르쳐 주마, 피터. 남들이 하는 말을 절대로 마음에 담아두지 마라. 남들은 너의 깊은 속을 절대로 모르니까."
"남들이 뭐라고 하든 마음에 담아 두지 않을게요."
"하지만 피터, 말을 꼭 그런 식으로 할 필요는 없단다. 남의말을 아예 귀담아들을 줄 모르는 사람은 …… 그런 사람은, 보통모질게 자라서 모진 사람이 되게 마련이거든. 넌 상냥한 사람이되어야 해, 상냥한 사람이. 넌 어쩌면 남들한테 큰 해를 입히는 사람이 될지도 몰라, 왜냐면 넌 강하니까. 너 상냥함이 뭔지 아니, 피터?"
"잘 모르겠어요, 아버지."
"그래, 그럼 가르쳐 주마. 상냥함이란 너를 사랑하는 사람이나 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의 앞길에 놓인 걸림돌을 치우려고 애쓰는 거란다."
"그건 뭔지 알겠어요."
조니는 다시 입술을 물었다. "피터, 난 이때껏 걸림돌 같은 거였단다. 하지만 이제는 마음이 편하구나, 잘 알아들어 줘서 고맙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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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9 20: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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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엄마라고 부르는 소리가
무딘 감동으로 들리는
나이 사십 줄에 시를 읽는 여자

따뜻한 국물 같은 시가 그리워
목마와 숙녀를 읊고는
귓전에 찰랑이는 방울소리에
그렁한 눈망울 맺히는

사랑한다는 말보다
고맙다는 한마디에 더 뭉클해
정성스런 다림질로 정을 데우고
학위처럼 딴 세월의 증서
가슴에 품고 애 닳아 하는

비가 오면
콧날 아리는 음악에 취하고
바람불면 어딘가 떠나고 싶고
아직도 꽃바람에 첫사랑을 추억하며
밥 대신 시를 짓고 싶은
감수성 많은 그녀는

두 열매의 맑은 영혼 가꾸면서
꽃이 피고 낙엽이 질 때를 알아
오늘도 속절없이
속살보다 더 뽀얀 북어국을 끓인다

아...
손톱 밑에 가둬 둔 스무 살 심정이
불혹에 마주친 내 얼굴을 바라본다

(김춘경·시인, 1961-)


18년 전 오늘 올린 글이라며 뜬다.
방금 책읽는나무 님 페이퍼를 보고 응원의 마음으로 댓글을 쓰고 왔는데 우연을 가장한 필연인지 18년 전에 내가 올린 시에 책읽는나무 님과 나눈 댓글과 답글을 만나다니. 반가워라. 그때도 난 호기심과 도전, 사소한 것에 대한 경이감과 아름다움을 보는 눈을 소중히 여겼구나. 그때와는 달리 지금은 뽀얀 북어국도 탕국도 잘 끓이고 가지가지 나물도 조물조물 잘 무친다. 꾸준히 읽고 쓰고 보고 느끼고 나누고 여행하고 …

18년 전 오늘 난 스케이트를 막 시작해 인생선배 언니들과 초급반에서 타고 있었다. 2년반 정도 신나게 타고 그만 두었는데 지금도 올림픽 스케이트 종목은 보는 편이다. 그땐 제법 물찬 제비처럼 스케이팅 했는데 이제 못한다. 무릎이 후들후들 ㅎㅎ
그리고 독서지도사를 하며 대학 평생교육원 문예창작반에 등록하고 3월 개강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들은 어렸고 지금은 나름 제몫을 하며 꿈을 키우고 있는 성인이 되었다. 5년 터울 자매가 같은 고교와 대학교를 졸업해 감회가 남다르다. 오랜 객지생활이 짠하기도 하고. 큰애 때와는 달리 작은애는 이번에 온라인 졸업이라 교정에서 학사복 입고 자유롭게 사진 찍고 오후엔 아이의 제안으로 처음 스튜디오에서 우리 가족 사진을 찍었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주기적으로 찍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웃음을 어색해 하는 큰아이를 보며 스튜디오에 안고 가서 백일사진 찍던 때 사진사가 딸랑이를 흔들어주자 이도 없는 연분홍 무른 잇몸을 아래위 활짝 내보이며 까르르 까르르 웃던 뽀얀 얼굴이 내내 생각났다. 지금은 서른을 앞두고 왜 살아야 하는가를 자문하며 열심히 또 느긋하게 하고 싶은 일 하는 여리고 또 강한 딸. 올해 말에는 10년의 서울 생활 접고 집으로 오겠다고 한다. 가치관이 서로 다른 딸들, 행복하길 무조건 응원한다. 작은딸은 로스쿨 입학,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다. 자식 이야기 하는 거 아니랬는데 노친네처럼 해버렸네. 아무튼 주말에 혜화동으로 이사한다. 이사에 정리까지 돕고 집에 오면 3월이 훅 다가와 있을 듯.

18년 후 우리는 무얼 하며 또 어떻게 되어 있을까.
화가들의 자화상을 눈여겨 보길 좋아한다. 얼마전 미술책이 많은 갤러리카페에서 창밖으로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보며 혼자 세잔을 만났다. 햇살 좋은 엑상프로방스의 세잔 아뜰리에와 소담한 정원의 산들바람을 추억하며… 그때의 추억은 다음에 세잔 이야기를 하며 다시 하기로...
우리 가족사진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역설적으로 우리의 자화상이지 않을까. 소중한 날들 가슴 벅찬 나날. ^^


세잔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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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2-22 10:0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18년 전에도 알라딘 서재가 있었군요 ㅋ 완전 놀랍네요. 아직까지 꾸준하신 프레이야님은 대단하신거 같아요 ㅋ 저도 18년 전에 알라딘 했으면 좋았을텐데 ㅜㅜ

프레이야 2022-02-22 10:31   좋아요 5 | URL
새파랑 님 지금부터 18년 주욱~^^

미미 2022-02-22 10:1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서재 꽤 오래되었네요?
추억을 되살려주는 알라딘! ^^*

프레이야 2022-02-22 10:31   좋아요 4 | URL
글쵸. 추억 소환해 줘서 땡큐더라구요 ^^

stella.K 2022-02-22 10: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18년 전에 전 뭐하고 있었을까요? 짝수 년이라 나름 좋은 해를 보내고 있었을 것 같긴한데 전반적으로 하던 일 지겨워 코에 바람 뿜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

프레이야 2022-02-22 10:34   좋아요 5 | URL
ㅋㅋ 코에 바람은 뿜기도 들여보내기도 해야죠 자주.

책읽는나무 2022-02-22 14:23   좋아요 3 | URL
오 천 원!!!
맞아요..오천 원 한 번 받아 볼꺼라고 기를 쓰고 서재폐인 노릇 했었어요. 이제 서서히 기억납니다.
그땐 리뷰 당첨금도 오 만 원 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때 그것도 어떡하면 받을까? 기를 썼던 열정이 넘치던 때였단 걸 새삼 떠올리게 됩니다.
지금은 그 시절의 열정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다른 분들의 열정 넘치는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대리만족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적으니 너무 노친네 같은 소리 같군요?ㅋㅋㅋ

프레이야 2022-02-22 15:19   좋아요 3 | URL
ㅋㅋ 책읽는나무 님 노친네라굽쇼.
라떼타령이지만 당첨금이 컸죠 ㅎㅎ 당시 넘사벽 지존들 생각납니다. 서재폐인,이라는 말도 새삼 다시 보니 반갑네요. 밤샘하며 폐인 노릇했어요 저도. 어찌나 다이나믹했던지.

stella.K 2022-02-22 16:19   좋아요 2 | URL
ㅎㅎ 책나무님도 기억하시는군요!
저도 기억이 나는데 그게 주 장원인가 그랬던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하면 주 장원에게 그렇게 많이 줬나? 아리까리 하더라구요.
한 다섯 명인가? 10명 줬던 것 같은데...
여기서 또 가려서 월 장원인지 기 장원(?)인지 뭔지해서
10만원도 준적 있어요. 저 그때 딱 한 번 10만원 받아 본 적 있는데
지금 생각하면 알라딘이 통이 참 컸구나 싶어요.
5만원이든 10만원이든 그때 벽돌책은 거의 만5천에서 2만원 정도면
샀거든요. 지금 15000원 하는 책은 250페이지 정도 밖엔 안 되죠.ㅠ

프레이야 2022-02-22 17:17   좋아요 2 | URL
그때보다 지금은 상금을 낮추고 넓게 주는 걸로 바꾼 거 같아요. 당선작이 지금보다 적었더랬죠. 스텔라 님 거금을 받으신 적도 있었군요 와우. 그때 리뷰 당선 관련해서도 논란이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람 사는 동네 어디든 그렇겠지만요.

stella.K 2022-02-22 10: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 지금도 늦지 않았슴다. 알라딘 못해도 18년 이상 건재할 겁니다. 제가 알기론 2001, 2년 그 무렵에도 알라딘이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블로그가 생기고 주간 단위로 순위를 매겨 30위 안에 들면5천원도 주고 그랬던 믿기지 않은 시절도 있었죠.🤭
앗, 이거 파랑새님 댓글에 다는 글인데 왜 이 모양이 되었을까요?🥴

프레이야 2022-02-22 10:44   좋아요 4 | URL
그랬죠. 제가 어린이책 리뷰 여기 올린 게 1990년도 후반부터였던 거 같아요. 지금도 종종 그때 쓴 리뷰에 좋아요가 오더군요. 우린 서재 1세대였죠. 묵은지들 ㅎㅎ 스텔라 님 짝수년도에 좋은 기운 들어오나요? ㅎㅎ
그렇담 올해도!!

프레이야 2022-02-22 15:21   좋아요 2 | URL
ㅎㅎ 🤣 파랑새 님은 누구신가요.
새파랑 님이 파랑새 님으로!! 스텔라 님 때메 완전 빵터져요. 데굴데굴~~~

stella.K 2022-02-22 16:24   좋아요 1 | URL
ㅎㅎ 제가 가끔 이래요.
예전에 이매지님을 이지매님이라고 한 적도 있었죠.
글자 위치를 제가 막 바꿔요.ㅠㅠ

프레이야 2022-02-22 16:28   좋아요 2 | URL
ㅎㅎ 이매지 님도 생각이 납니다.
쑥떡같이 알아들으니 괜춘해요. 저도 요새 무슨 고유명사가 얼른 생각 안 나고 뭐더라뭐더라 하다가 그다음날 생각나요 ㅎㅎ

페넬로페 2022-02-22 10:2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18년전부터 서재에서 활동하시다니 정말 대단하시네요.
그때 저는 yes** 에서만 책을 구입했거든요.
두 분처럼 계속 서재에서 활동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프레이야 2022-02-22 10:34   좋아요 5 | URL
페넬로페 님도 지금부터 18년 이상 주욱요~^^

거리의화가 2022-02-22 11: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가입은 2001년에 했는데 서재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고 이제야 좀 활동하고 있는 저로서는 놀랍습니다 그때부터 굳건히 활동한 북플러들이 있어서 알라딘의 명맥이 유지되는게 아닐까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프레이야 2022-02-22 11:25   좋아요 2 | URL
그러셨군요 화가님. 알라딘서재라는 이름의 둥지가 2003년인가 생겨서 우리는 작은 방을 분양받은 셈이죠. 북플의 전신이랄지요 ^^ 앞으로 더 좋은 시스템으로 진화할거라 믿어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책읽는나무 2022-02-22 14: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8 년!!!!!^^
2 년을 더하면 강산이 두 번 바뀐다는 시간이 되네요?
그런데, 왜 제겐 2 년 정도 지난 시간처럼 생각되는 걸까요?^^
무슨 얘긴가? 싶어 링크를 클릭하니, 아...제가 저런 댓글을 남겼군요?
새삼스러워 순간 얼굴이 빨개질 뻔했어요ㅋㅋㅋ
저는 저렇게 날아 오는 제 글들을 읽으면 매번 화들짝 놀라 누가 볼까? 무섭더군요.
어찌나 글을 못썼던지??ㅜㅜ
지금도 늘 그 부분이 고민이긴 합니다만~^^
프레이야님은 18 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음에 또 감탄 했습니다.
오히려 더 발전하셨군요? 나물도 조물조물, 북어국, 탕국까지~^^ 저도 한 번씩 놀란답니다. 18 년이 지났더니 내가 이렇게 요리를 즐기며 하고 있을 줄이야?? 하면서요. 아...즐기며.는 빼겠습니다. 하기 싫을 때가 더 많으니까요~ㅋㅋㅋ
암튼 저도 잠깐, 그때와 내가 많이 변한 부분도 있고, 달라지지 않은 부분도 있어 생각하느라 하던 일 멈추고 앉았네요.
암튼 추운데 따님 살뜰하게 챙겨 드리고, 같이 시간 많이 나누시고 내려오시길요~^^
이 와중에 저는 모카롤 케잌 사진에 군침 흘리는 중입니다.ㅋㅋㅋ
둘째 따님이 희령이었나요? 이름이 이뻐 기억에 남는데...큰 따님의 이름이었는지 기억이 가물합니다. 암튼 그림책 읽던 아이들이 벌써 서른이 목전이고, 둘째는 로스쿨을 가게 되고...모두들 대단합니다.
18 년 전 저도 서른이었던 것 같네요?
그때 저도 큰 따님처럼 좀 심란했던 것도 같고...그러네요?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만^^

프레이야 2022-02-22 15:14   좋아요 4 | URL
진짜진짜 소중한 댓글이죠. 서로 위로하고 힘을 주고 같이 으샤으샤 하며 토닥거렸던 시간들. 고맙습니다. 요리 잘 못하는 울엄마 덕에 한때 요리는 제가 못하는 종목인 줄 알았는데 관심 가지고 팁을 기억하며 해보다 보니 느끈히 해낼 수 있다 뭐 그런 기본적으로 묵은지주부의 배짱이 생겨요. 제가 나름 맏며느리다 보니 어제도 시조부 기일 음식을 했답니다 에고. 둘째가 희령이 맞아요. 그걸 기억하시다니 괌동이네요. 덩치는 크지만 씩씩한 막내랍니다. 님 18년 전 서른이었다구용. 우와! 암튼 그림책 같이 보던 아이들이 어느새 요래 커설랑은… 대견 ㅎㅎ
아 저거 얼그레이롤인데 은은한 단맛에 부드러움이 카페라떼랑 잘 어울렸어요. 저 카페는 부산이에요.
삼월의 어느 좋은 날을 기다리며~^^

oren 2022-02-22 12: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살이 몇 해였던지 이젠 손꼽아 헤아려봐도 몇 해나 흘렀는지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의 시간이 흘렀네요.
네이버에서 블로그 기능이 처음으로 생겼던 때가 대략 2002년쯤으로 기억하는데,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알라딘 서재 블로그도 생겨났던 듯해요. 저도 2003년부터 알라딘에 ‘서재‘라는 걸 마련했었고요. 알라딘 초창기 시절 프레이야 님의 열정 넘치는 리뷰와 페이퍼에 달렸던 (여러 페이지를 넘기면서 읽어야 했던) 수백 개의 댓글돌도 새삼 떠오르네요.^^ 시도때도 없이 알라딘을 후끈거리게 만들었던 그 옛날의 그토록 열정 넘치던 알라디너 님들은 다들 어디로들 사라졌는지도 문득 궁금하네요. 다들 안녕하시겠지요? 원시 마을 같았던 알라딘 초창기 시절, 댓글이 달리면 꼬박꼬박 이메일이 오고, 그걸 보고 나서야 댓글을 달던 추억도 떠오르네요.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나서는 공원 벤치에 앉아서도 댓글을 확인하고 답글을 달면서 신기해 했던 생각도 나고요. 주말이면 아이들 데리고 어딜 다녀올까 고민했는데, 이젠 주말에나 볼 수 있는 직장인 아들을 기다리는 처지로도 변했고요. 사람이 50 고개를 넘으면 어떤 기분일까, 가끔씩 궁금할 때도 있었는데, 이젠 그 나이도 청춘으로 여겨질 때도 있어요. 자화상도 내 꺼보단 과거에 살았던 인물들을 더 살펴보게 되고요.^^
* * *
나는 25세와 35세 때의 내 초상화를 가지고 있다.
나는 그것들을 지금의 것과 비교해 본다.
이미 몇 갑절이나 내가 아니게 되었던가!
- 몽테뉴

프레이야 2022-02-22 15:03   좋아요 3 | URL
그때 그사람들 진짜 어디로 가셨을까요. 어디선가 제자리에서 또 좋은 삶을 꾸리고 계실 거라 여깁니다. 북적북적 주고받고 이벤트도 자주 하고 날밤 새며 비댓 주고받으며 마음 나누고 그랬죠. 어떤 사인에 논쟁도 있었지만 그건 그것대로 나쁘지 않았다 생각해요. 그 과정에서 상처입고 떠난 분들은 아쉽구요. 좋은 책벗들 만나 행복한 시간이었지요. 지금도 여전하지만 말이에요. 50은 생각지도 못했던 숫자인데 오렌 님도 비슷한 감정이시죠. 청춘입니다 아직. 늘 깊이 있는 독서를 하시는 님 덕분에 몽테뉴의 문장을 또 만나네요. 길을 걷다 종종 뒤를 돌아보는 일, 필요한 것 같아요. ㅇ전의 초상화나 초상사진을 보며 어쩔 수 없는 세월의 흔적은 그렇다해도 표정이나 얼굴의 분위기는 자신이 만들어갈 수도 있다고 여겨집니다. 생각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겠거니 싶어요. 추억소환 감사합니다 😊

잉크냄새 2022-02-22 13: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1기라 불리던 시절이었죠. ㅎㅎ
알라딘을 쓱쓱 문지르니 18년전의 추억을 가져오는군요. 감사해야겠어요. 그 오랜 세월 빛바랜 흔적을 간진해준것만으로도.

프레이야 2022-02-22 14:55   좋아요 3 | URL
잉크냄새 님도 같은 기수지요. 반갑습니다. 간혹 게으름 부릴 때도 있었지만 오랜 시간 함께해 온 소중한 램프지요. 쓰담쓰담 해주면 추억이 슝~ 하고 떠오르니 말이죠. 빛바랜 것들이 새로이 살아나는 마법 같은. ^^

水巖 2022-02-22 15: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여기도 1기 알라디너 있어요.ㅋㅋ
그때도 할아버진데. 아직까지 할아버지를 계속하고 있군요.
2003년부터 알라딘 서재 문을 열었는데 프레이야님이 도움을 많이 주셔서 안착을 했죠. 고마워요.

프레이야 2022-02-22 15:51   좋아요 2 | URL
우왓 수암 님 진석이 외할아버지의 서재지기 님이시죠. 건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특히 미술과 사진 관련해 풍부하고 깊은 혜안을 갖고 계셔서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평생 하나의 길로 정진하신 점도 그렇고 고매한 감식안도 존경합니다. 중절모 쓰고 베이지 트랜치코트에 따스한 미소 못 잊지요. 인사동 떡카페가 처음 만남이었는데요. 그때로부터도 14년은 흐른 거 같아요. 오래 건강 잘 돌보시길 바랍니다 수암님.

stella.K 2022-02-22 16:28   좋아요 3 | URL
와, 수암님 여기서 또 뵙네요. 잘 지내시죠?
오늘 프레이야님 페이퍼 덕분에 동창회 하네요.
그 시절이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갔어요.ㅠㅠ

mini74 2022-02-22 17: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18년 우와. 18년전이면 애 업고 일하러 다닐때네요 ㅎㅎㅎㅎ 그 땐 꼬물꼬물 귀여웠는데ㅠㅠ 그 시절엔 알라딘에서 유아그림책을 제일 많이 샀던 거 같아요. 프레이야님 나무님 등 알라딘의 시조새? ㅎㅎ 같은 분들이군요 영광입니다 ㅋㅋ 공부라는게 참 지칠만도 한데 작은 따님 대단하세요. 파이팅입니다 ~

프레이야 2022-02-22 18:15   좋아요 3 | URL
파이팅 고맙습니다 ^^
저를 안 닮은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미니 님 애 업고 일하러 다니셨다니 힘들 때도 있었겠지만 씩씩하게 막 뿜뿜 상상되면서 미소가 지어집니다. 꼬물꼬물 귀여운 것들이 이제 늙어가네요 같이 ㅎㅎ 그 시절 어린이책과 그림책 무지하게 사면서 리뷰 쓰게 되었고 그렇게 알라디너로 발을 들였지요. 시조새 ㅋㅋ 그림책은 언제나 참 좋아요. 요새도 가끔 책장에서 눈에 드는 대로 골라 봅니다.

희선 2022-02-23 01: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읽는나무 님과 프레이야 님은 열여덟해 된 사이군요 열여덟해가 지났을지... 오랫동안 사이를 이어가시다니 대단합니다 열여덟해 뒤는 어떨까요 길게 느껴지지만 열여덟해가 지난 뒤엔 벌써 그렇게 지났나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까지 이곳이 있을지, 있기는 하겠지만 어떻게 바뀔지... 많이 바뀌지 않으면 좋겠네요 열여덟해가 지났으니 따님도 많이 자랐군요 따님 둘 다 앞으로 멋지게 살겠습니다


희선

프레이야 2022-02-23 01:41   좋아요 3 | URL
희선 님 늦은 밤에 댓글 반가워요.
저도 책 좀 보다 늦어졌어요. 자기 전에 보게 되었네요 희선 님의 발자국을. 어떤 것도 단정짓지 말고 일희일비하지 않기로요. 앞날은 아무도 모를 일이고 날씨는 매일 바뀌지요. 어느 날이든 나름 괜찮으니 즐길 수 있는 마음이면 좋겠다 정도에요. 시조새 알라디너 1세대들 아이들 자라는 이야기도 여기서 나누고 그랬어요. 그림책 보며 같이 아이들 키운 느낌 ㅎㅎ 그땐 지금을 예상이나 했을까요. 자연스럽게 흘러가면 좋겠습니다 ^^ 굿나잇 ~

transient-guest 2022-02-24 13: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8년 전이면 전 무려 이십대의 나이였어요 그때도 알라딘 서재가 있었다니 신기합니다 제가 서재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대충 11년 정도가 되니 아직 7년이 더 남았네요 그 즈음엔 요즘 꿈꾸는 것들에 더 가까이 다가가 있을지 궁금하고 막 걱정도 되네요

프레이야 2022-02-24 19:42   좋아요 3 | URL
2011년이었군요. ^^
7년 후, 적지 않은 게 달라져 있지 않을까 싶어요.
요즘 꿈꾸고 계신 것들에 가까이, 즐기고 계실 것 같습니다.
덩달아 무작정 고무되는 느낌이에요.

페크pek0501 2022-02-25 14: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알라딘 서재의 문을 연 게 2009년이었으니 13년째네요. 프레이야 님이 선배네요.ㅋㅋ
18년 뒤에 우리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그때도 서재에 제가 글을 쓰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제 예상은 반반이에요. ^^ 오늘이 제일 젊은날이 되겠습니다. 이것에 의미를 두고 열심히 살겠습니다.

프레이야 2022-02-25 15:51   좋아요 4 | URL
오모나 2009년이면 전 좀 힘들 때였어요. 불혹이라는 나이로 이미 접어들었는데 불혹은커녕 혹이 번성해서는 ㅎㅎ 그런 것들의 과정이 마음에 굳은살이 된 점도 있지만요. 반반메뉴처럼 인생은 늘 반반 ㅎㅎ 18년 후에도 우리 여기서 살아요. 페크님 글을 그때도 볼 수 있기를. 오늘이 최고 젊은날 맞습미돠!

서니데이 2022-03-03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8년 전이라고 하면 한참 전 같은데, 그 때를 생각하면 그렇게 오래전 같지 않은 것 같기도 해요.
읽으면서 저는 18년 전을 생각하니 특별한 것이 없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네요.
프레이야님 오늘은 날씨가 많이 따뜻했어요.
편안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프레이야 2022-03-03 18:44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 올해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삼월이 사흘 지나네요. 아직 바람이 좀 차갑지만 봄기운은 완연하네요. 마음이 먼저. 이월엔 서울을 세 번 왔다갔다하는 바람에 정신없이 지나갔어요. 새로운 계절 기운차게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 / 무라카미 하루키




시계 깨우기 / 배혜경



오렌지색 둥근 벽시계가 또 멈추었다. 시곗바늘이 12199초를 가리킨다. 오전일까, 오후일까. 시곗바늘을 피하다가 노려보다가 두어 달째 그러는 중이다.


꼼꼼한 아버지는 잘 보이는 벽마다 시계를 걸었다. 집 안 곳곳에서 시계가 우리를 지켜보았다. 아버지는 시곗바늘이 섰거나 정확하지 않으면 칼같이 맞춰 두었다. 어른이 되고 내 살림을 꾸리며 나도 시계를 늘려 갔다. 특히 앤티크 시계에 마음을 빼앗겨 사 모았다. 언젠가부터 시곗바늘이 자주 멈추었고 전지를 갈아주면 한동안 가다가 서길 반복하더니 아예 걸음을 멈추고 깊은 잠에 빠져 버렸다.


전지 가는 일이 부질없이 느껴졌다. 책장 위에서 두 번째 칸에 잠든 탁상시계 세 개를 나란히 올려 두었다. 가끔 쳐다보면 정물로 박인 시계가 나를 보는 건지 내가 시계를 보는 건지 기묘한 느낌마저 들었다. 한편으론 정체한 삶의 테두리, 그 바깥의 세상마저 정지한 것 같았다.


시곗바늘이 멈춘 시계가 집에 있으면 좋은 운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다. 오래도록 잠자는 시계 세 개를 모두 필요하다는 사람에게 내어주었다. 총총걸음을 더 이상 놓지 않겠다고 버티는 시계와 때가 되었다는 듯 가뿐하게 헤어졌다. 다른 데 가서는 또 툭툭 털고 일어나 걸음을 놓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별을 고한 그 시계의 바늘 중 하나는 105139, 또 하나는 72922, 다른 하나는 8932초를 가리키고 있었다. 오전인지 오후인지 또한 알 수 없었다. 시간을 따로 묶어 보관해 둔 것도 아닌데 나는 이 시간이 어쩌면 훗날의 안녕을 위해 유예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곤 했다. 미래의 열매에 과즙이 될 것이라고 어렴풋이 믿었다. 시곗바늘들을 쳐다볼 때마다 시간을 상기했다. 하루하루 잊고 지내다가도 달력의 마지막 한 장이 남아 달랑거리면 새삼 그 존재를 깨닫게 된다. 돌이켜보면 멈춰 선 그 시곗바늘은 나를 지켜보며 역설적으로 말하는 게 있었던 것 같다. - 사람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흘러가는 도도한 나를 좀 보란 말이야.


철도 녹슬게 하는 시간이라는 괴물은 생각보다 강하지도 잔인하지도 않다. 그렇다고 자비롭지도 않다. 시간의 정체를 나는 모른다. 무엇보다 영원한 미스터리인 시간이 이렇게나 스피드광인 줄 그땐 미처 몰랐다.


그 무렵 나는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을 읽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쓰고 안자이 미즈마루가 삽화를 그린 이 쿨한 에세이 시리즈는 서울-부산 고속철에서 읽기에 딱 좋은 책이었다. 가끔 고개를 들어 빠르게 스치는 창밖 풍경에 눈을 씻고 넋을 잃어도 다 읽기에 무리가 없는 두께다. 하루키의 개인적 에피소드마다 나도 하나둘 추억과 상념이 따라붙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묻혔던 기억에 잠시 빠졌다가 돌아와도 완독하기에 너끈한, 내용이 아니라 포장이 가벼운 책이다.


'시계의 조촐한 죽음' 편을 읽다가 "전지식 시계의 죽음에 차갑고 무거운 어떤 것이 있다고 말하고 싶을 뿐"이라는 글귀에 잠시 정차했다. 서른일곱 살 아는 여자의 죽음과 동시다발로 예전에 그 여자에게서 받은 시계가 새벽 두 시 십오 분에 정지해 있더라는 사연이다. 우연이었을 수도 있지만 삶의 정교한 암시를 등한시하지 않는 세심함이 마음에 들어왔다. 고양이 밥을 주고 커피를 끓이는 안온한 일상의 스케치에 이어서 이런 문장이 따라온다.


“ ... 그러고 보니 그 애도 이제 죽고 없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스쳤다. 시계는 마치 삶의 여운에 마지막 쐐기를 박듯이 딱 멈춰 있었던 것이다.”


어느 해 2월에 본 박제된 시간의 원형이 떠올랐다. 원주 박경리문학공원에 있는 집필실 시계는 박경리가토지를 마무리한 새벽 두 시에 시곗바늘이 멈추었다. 깊은 잠에 빠진 오래된 그 시계는 목숨줄을 끊고 박제한 동물의 형상처럼 으스스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이중성을 띠고 야릇한 인상을 풍겼다.


파릇한 시절의 나는 가난한 문학도에게서 약혼의 의미로 전지식 손목시계를 받았다. 그 시계는 우리의 첫 번째 분신이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건네주었다. 전지식 시계는 우선 편리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전지를 교체하는 일이 꽤 성가시다. 전지 수명이 다된 시계는 유한성이라는 생의 한계를 냉정하게 빗대는 것 같다.


몇 해 전부터 기계식 시계에 마음이 기운다. 기계식은 전지를 갈아야 하는 번거로움은 없지만 태엽이 다 풀리면 발걸음을 멈춘다. 태엽이 풀리는 과정을 확대해 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궤도가 떠오른다. 태엽의 마지막 힘겨운 한 걸음까지 다 풀리면 삶의 여행자로서 우리의 지친 걸음도 쉬어가라는 듯 시계는 단잠에 빠진다. 언제든 다시 태엽만 감으면 잠에서 깨어나고 태엽이 서서히 풀리면서 시곗바늘을 생기발랄하게 되살려준다. 시간은 무한하고 영원하다는 태도를 즉각 취하고 행동에 옮겨준다. 전지식이든 기계식이든 시계는 시간의 유한을 반복해 무한으로 나아가게 한다. 어느 쪽에 손을 들어주든 시간을 대하는 태도와 관련이 있을 것 같다. 지난 일을 지우고 새로 시작하는 삶은 없다. 과거를 다독여 현재와 미래로 나아간다. 삶은 다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이어가는 것이다.


손목시계를 찰 때마다 태엽을 감고 시곗바늘을 맞춘다. 처음엔 번거롭더니 시나브로 이 작은 의식이 썩 마음에 든다. 태엽을 감고 시곗바늘을 2분 정도 앞서도록 맞추면 마음이 조금 느긋해진다. 시간을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기분에 빠진다. 백일몽 비슷한 기분이라 해도 잠자는 시계를 내 손으로 깨우고 시간의 손을 잡고 나아가는 착각을 즐긴다. 잠자는 공주의 시간을 깨운 멋진 이웃 왕자가 되어...


잠자는 오렌지색 벽시계를 내려서 책장 아래 깊숙이 넣어 둔다. 태엽을 감는 기분으로 언제든 전지를 갈아주면 잠에서 깨어나리라.



- 월간 <수필과비평> 2022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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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1-08 15: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진과 너무 잘 어울리는 멋진 글이네요. 이 글을 <수필과 비평>에 실으셨군요~!! 완전 멋집입니다. 어느순간 스마트폰이랑 워치 때문에 벽시계를 안쓰게 되더라구요. 저도 이 글을 보니 기계식 ⏰ 가 가지고 싶네요 ㅋ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 다시 읽어보고 싶네요 ^^

프레이야 2022-01-08 21:58   좋아요 3 | URL
한때 뻐꾸기 벽시계가 살림템이었죠.
오래된 벽시계 좋아합니다. 요샌 편리하게 뭐든 변해가는데 오히려 아날로그가 더 편할 때가 있더라구요. 연식이 드러나는 건지. ㅎ 고맙습니다 새파랑 님.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

mini74 2022-01-08 18: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친정에 있던 커다란 괘종시계 생각이 납니다. 아버지가 시계밥 준다하시면 막 구경했던. 봐도뵈도 질리지 않던 풍경입니다 그시계가 매년 어느 순간조금씩 느려지고 초침이 떨어지고ㅠㅠ우리도 그 시계도 그 집에서의 그 시간을 잡고싶었던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그러고보니 전 첫번째 시계가 미키전자시계였습니다 ㅎㅎㅎ 그것도. 제가 커서 번 돈으로 처음 산. 어릴 적 너무 너무 갖고 싶었거든요

프레이야 2022-01-08 21:57   좋아요 2 | URL
시계 밥 준다고 말했었죠. ^^ 미니 님 아빠도 시계 밥 잘 주시던 부지런한 분이시군요. 미키시계 로망이었죠. 전 중학교 들어가서 아빠가 사 주신 카시오 전자시계가 첫 시계였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멋 없는 시계였지만 그당시엔 나름 검소한 아빠의 시계사랑이 제게도 전해졌던 거 같아요. 미니 님은 내돈내산하셨군요. 야무지고 대단하세요.

stella.K 2022-01-08 20: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전지식 시계는 편하긴한데 갈아끼워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요.
지금은 시계점도 어디에 있는지 찾는 것도 쉽지가 않은 것 같더군요.
그런 거 생각하면 기계식이 나은 것도 같은데 그건 하루에 한 번씩 태엽을 말아줘야하고.
예전에 그걸 두고 시계에 밥 준다고 하기도 했었죠.
어렸을 때 그 얘기 듣고 시계가 어떻게 밥을 먹는다는 건지 도통 이해가 안가 어리둥절 하기도 했었다능.ㅋ

몇년 전 시계 라디오를 사서 쓰고 있는데 쭝국산이라 그런지
시간이 잘 안 맞더군요. 항상 앞서가요. 전기식인데 그것도 앞서가서 좀 벙쩠다능.
지금은 거의 제 시간에 맞쳐놓고 있는데 얼마 안 있으면 또 앞서갈 거예요.
2, 3분 앞서가면 마음이 좀 느긋하긴 하죠.^^

프레이야 2022-01-08 21:56   좋아요 4 | URL
우리집 시계는 모두 시곗바늘이 제각각이라 신경 안 쓰다가 불현듯 시계가 걸려 있다는 것만으로 그냥 무슨 의미인지 싶어서 벽시계를 좀 없앴어요. 건전지 갈아주는 것도 귀찮고 탁상시계도 마찬가지고요. 디지털시계가 정확하고 간편한 면이 있지만 어쩐지 시계는 저렇게 좀 빠르기도 느리기도 한 거지 싶어요.
스텔라 님 시계도 좀 빠른 걸음이라 몇 분힉 앞서가나 봅니다. 그럼 그런대로요 ㅎㅎ 시계 밥은 제때 줘야 하지만 간헐적으로 줍니다 저는.
시간은 조금 밀고 당기고 그렇게 살자구요^^

2022-01-09 1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09 17: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2-01-11 21: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책들은 소설도 좋지만, 이전에 썼던 에세이도 좋았어요. 길지 않은 내용이지만,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고요.
이제는 휴대전화를 많이 쓰지만, 그래도 벽시계가 없으면 답답한 걸 보면 정해진 공간에는 시계가, 달력이 있는 게 익숙한 생활 같기도 합니다. 얼마전 탁상시계가 고장이 났는데, 고치지는 않았지만, 한 번씩 보던 생각도 나고요.
프레이야님, 날씨가 춥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밤 되세요.^^

프레이야 2022-01-11 22:22   좋아요 4 | URL
하루키 에세이 좋아하죠 대부분. ^^
시계를 좋아하는 건지 시곗바늘을 좋아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전. 추워지네요 또. 감기 조심하시고요 굿나잇 ~

희선 2022-01-12 00: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멈춘 시계가 집에 있는 것도 별로 안 좋군요 멈춘 벽시계는 없지만... 시간은 흘러가니 멈춰 있으면 뭔가 안 좋은 일이라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겠습니다 소설 같은 데 그런 거 쓰였을 듯도 합니다 시계가 멈췄는데 그날 안 좋은 일이 일어났다 같은... 태엽을 감아주는 시계, 멋질 듯합니다 손목시계도... 지금은 거의 전지식이잖아요 멈춘 시계를 다시 깨울 날이 올지도 모르겠네요


희선

프레이야 2022-01-12 01:15   좋아요 2 | URL
집에 걸렸거나 놓인 시계 갯수를 좀 줄였어요. 왠지 마음도 좀 느긋해지더군요. 여백이 생기니까요. 그게 2020년 봄에 대정리를 할 때였어요. 시간의 압박에서 놓여나도록 잘 조절해야겠지요. ^^
하루키의 태엽감는새, 생각납니다.
아 그리고 정리컨설턴트 말이 시계만 그런 게 아니라 작동하지 않는 모든 물건은 좋은 기의 흐름에 별로랍니다. 고장난 게 있으면 고쳐서 쓰거나 아니면 처분하거나 해서 미니멀하게요. 미니멀이 무조건 버리라는 게 아니라 필요한 것만 소유해서 충분히 잘 쓰는 것이라는 말이죠. 공감되었어요 이말이 제일. 막힘없이 잘 흐르고 통하게!! 시계든 뭐든 안 쓰고 쟁여둔 게 얼마나 많은지. 책도 그렇겠죠.

2022-01-12 1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3 0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3 0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3 09: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3 1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3 1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3 1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3 14: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3 0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