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의 남쪽 절과 파견 근무와 울게 놔두세요를 읽었다. 이른 아침. 소설 속 구절들 읽다가 문득 든 생각은 신의 얼굴이 과연 따로 존재할까 이다. 그 어둠이 될 수도 있고 그 숲이 될 수도 탈북한 소년의 얼굴일 수도 있다. 스산하고 명징하다. 소설을 읽는 기쁨과 암담함이 동시에 다가온다. 파견 근무 속 어머니와 딸의 관계 인상적이라 옮겨놓고 아침 할 일 슬슬.

낮에 본 아이 아빠의 첫인상은 유약하면서도 신경질적인 데가있었다. 공소장 내용을 부인했지만 뚜렷이 반박할 만한 근거도 내놓지 못했다. 아이의 증언 부분에 대해 질문했을 때 그의 대답은조금 에둘러 갔다.
딸은, 우리보다는 할머니와 지낸 시간이 더 많습니다. 남자는 우리,라고 말했다. 잠시 머뭇거리더니 자신의 말을 수정했다. 많은 게아니라 거의 할머니가 키웠습니다. 아이가 좀 자란 후에는 저희가돌보려고 했는데 할머니가 아이를 보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같이 지낸 지가 겨우 삼개월입니다. 물론 손녀딸을 사랑했겠지만, 그보다는 당신 딸에 대한 집착이 컸습니다. 표현하기는 좀 어렵습니다만, 딸의 성취, 출세, 그런 데 과도하게 집착하는 편이었습니다.
너는 집안일 하지 마라, 너 그런 거 하라고 내가 키우지 않았다. 애키우는 게 얼마나 뼛골 빠지는 일인데 그러잖아도 힘든 네가 하겠니, 네가 왜 청소를 하냐, 네가 왜 마늘을 까고 있냐・・・・・・ 매사에 그런 식이었지요. 집사람의 우울증도 어느 부분은 아이 할머니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분이 원하는 게 뭔지 저는 알 수 없었습니다. 딸의 행복인지 불행인지.
차분한 목소리로 진술했지만 중간중간 목소리가 자주 떨렸다. 저도 압니다. 어린아이 키우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하지만 그유세라니요. 아내가 힘들어하는 줄 알면서도 제가 기어이 딸을 데 - P74

려온 건 그래서였습니다. 할머니 밑에서 그 아이가 똑 제 엄마처럼자라날까봐. 세상을 불행과 결핍의 시선으로만 읽게 될까봐. 주위사람과 불화하고 피해의식에 시달리고 옆사람마저 불행하게 만들고 그리고 마지막엔 저렇게……… 저는 그 사람을 죽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 누구라도 죽일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아이의 진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합니까.
재차 묻자 남자가 울듯 한 표정으로 강을 쳐다보았다.
할머니가 세뇌를 시켰겠지요. 저로서는 절대 이해할 수 없지만. 제 엄마가 그렇게 머릿속에 새겨놓고 자살해버린 건 아닐까도 생각했습니다. 아직은 꿈과 현실을 혼동하기도 하는 나이니까요.
그가 추가로 제출한 자료 가운데 여자의 다이어리가 있었다. 빨간 스티커가 몇군데 붙어 있었다. ..저 인간에게 평생 지고 갈 고통을 줄 수 있다면, 나는 나를 죽일 수도 있겠다. 가장 잔혹한 방식으로 나를 죽일 수도 있겠다는 말은 상대방에 대한 증오가 극대화된 감정적 표현일 것이다. 동시에 자살의 암시로 볼 수도 있었다. 그 부분에 대해 남자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 소리, 한번만 더 들으면 만번이에요.
만번 만번이라 하는 그 목소리에 담긴 미움이 돌올했다. 결혼한 지 칠년. 굳이 따지자면 하루에 한번씩 했다 해도 삼천번이 되지 않는다. 다이어리의 문구나 만번이라는 말이나 저울에 달면 똑같은 눈금을 가리키겠지. 저울에 단다 한들 본인 외엔 누가 알겠나. 왜 나는 나를 죽일 수도 있는지. 왜 만번이라고 말해야 하는지.
모래 기슭이 멀지 않은데 파도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강은 귀를 - P75

기울여본다. 초록 테이블 위에서 주사위가 구르는 소리, 칩을 쓸어올 때의 사각거리는 소리가 귓바퀴를 돌아 몸 안에서 부드러운 물처럼 찰랑인다. 커다란 비눗방울을 굴리듯 걷던 소녀의 연초록 치맛자락이 살랑인다. 보랏빛 등꽃이 비칠 듯 아른거리던 뺨도 언젠가는 주름지겠지. 강은 손바닥으로 얼굴을 세게 쓸었다. 몇번이나.
죽거나 죽였거나 아이의 증언을 인정한다 해도 무리한 판결이라는 소리는 듣지 않을 판이다. 홍이 짜놓은 판이라면 초록빛 테이블이 아니겠는가. 한때는 법전처럼 명징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지. 페이지마다 세상을 정화하는 시의 세계가 펼쳐졌는데, 인간이라는 기이한 생물을 가두기엔 법이라는 망의 구멍은 너무 성글고 단순했다. 가령 형법 제246조의 그물은 어떠한가. 상습으로 도박을 한자는 삼년 이하의 징역 또는 이천만원 이하의 벌금, 누군가는 그 그물을 스스로 들추고 들어간다. 어떤 판결을 내리든 완전한 판결은 없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좀 나아질까. - P76

"어느 선승이 있었어. 도에 이르기 위해 금식을 하며 정진하다가 사흘째 되는 날 그만 허기를 참지 못하고 죽을 먹어버렸다. 옆에 있던 그의 스승이 그걸 보고는, 숟가락을 들고 같이 죽을 떠 먹기 시작했어. 아무 말없이 한 사람의 번뇌와 고통은 몸속 어딘가에 너무도 교묘히 감추어져 있어서, 꺼내서 보여줄 수도 누가 어루만져줄 수도 없다는 걸 알았던 거지. 어린 제자가 그만 죽을 허겁지겁 떠 먹기 시작했을 때 옆에서 같이 죽을 떠 먹어주는 것, 그걸해줄 수 있을 뿐이지."
올려다본 하늘엔 별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이 자리에 이르게된 것이 모르핀 앰플 때문인지, 성공적인 수술 끝에 숨을 거둔 쉰세살 남자 때문인지, 꽃구경을 끝내 가지 않겠다던 게으른 연인 때문인지, 그 무렵 나를 미치게 만들었던 남교수 때문인지, 그날 내가입었던 푸른 줄무늬 셔츠 때문인지, 꽃그늘 아래를 흘러다니던 인파 때문인지, 미정의 전화 때문인지, 어둑한 화면을 가득 채우던 만월 때문인지, 차창에 들러붙던 꽃잎 한장 때문인지 현규인들 알 수있을까. 옆에 서 있는 현규의 등에 손바닥을 올려놓았다. 그 손바닥이 무얼 말하는지 읽어내는 건 현규의 몫이겠다.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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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케스 - 가보의 마법 같은 삶과 백년 동안의 고독 푸른지식 그래픽 평전 6
오스카르 판토하 지음, 유 아가다 옮김, 미겔 부스토스 외 그림 / 푸른지식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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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리고 싶었던 책이 대출중인지라 나머지 한 권을 어떤 책으로 빌릴까 서고 앞을 왔다갔다 하다가 눈에 들어와 빌려와서 저녁을 먹으며 휴식차 읽었다. 한창 입시 공부를 해야할 때 공부를 하지 않고 읽었던 마르케스의 소설 [백년 동안의 고독]을 쓰게 된 배경이 주된 내용이다. 각 작가들이 달리 포인트를 두고 그리고 썼다. 그림체는 맨 처음에 실린 작품과 맨 나중에 실린 작품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다 읽고난 후 높고 낮은 밤_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며칠 전에는 옛날 애인의 생일이었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기억이 나면 그날 그를 위하는 마음으로 기도를 드린다. 어디에 있건 그 누구와 있건 언제나 건강하고 행복하시라는 말을 속삭인다. 마르케스를 읽다가 떠올랐다. 요가를 하고 딸아이를 데리고 만두를 먹으러 만두집으로 향하는데 또 옛 애인을 닮은 사람과 스쳤다. 그도 저이만큼 나이 들었을까 싶어 잠깐 가슴이 아렸으나 나 역시 나이 들었다. 사랑과 문학, 영화에 대한 사랑. 마르케스의 좋은 사람들. 18개월 동안 극도의 궁핍한 상황 속에서 남편을 채근하지 않았던 마르케스의 부인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듯. 먹을 게 없어서 텅텅 빈 찬장을 바라보며 마법이라도 부려야 할까나 라고 중얼거리던 씬도 오래 기억에 남을듯. 잠깐 얼굴을 보려고 들렸다며 먹을거리를 들고 집으로 마르케스를 찾은 그의 친구들도. 높고 낮은 밤, 여름방학이 서서히 끝나간다. 다 읽고 책 쓰다듬는 동안 그러고보면 소설을 미친듯 읽었던 그때 만났던 나의 사람들 모두 광기에 사로잡혀 읽었었구나 그토록 젊었구나 진주와 같았던 사람들과의 단란했던 여름날 폭음을 일삼았던 기억도 살짝 났다. 2년 전인가 3년 전인가 오랜만에 모였다며 술집 앞에서 단체샷을 찍은 사진을 우연히 보았다. 나만 빼고 다 있네! 흥! 삐쳐서 사진 속 사람들 얼굴을 꼼꼼하게 바라보았다. 조금 더 지치고 조금 더 나이들었지만 젊었을 때 20년 전과 별반 다를 바 없어서 좋았다. 나도 저기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고 아쉬워하면서 오래오래 보았다. 하지만 나는 추억 속 저 멀리 잊혀진 사람. 그러니 잊혀져 이 높고 낮은 밤에 뜨끈한 커피를 마시며 만화책을 읽는다, 맞은편에는 수학 문제 푸는 딸아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그날 마르케스가 한 연설의 한 마디가 이 여름밤을 더 시원하게 만들어준다. 시간날 때 마르케스 소설 다시 읽기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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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8-10 22: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백년동안의 고독을 시도했다가 초반에 나가떨어진 이후 마르케스를 못읽고 있는데 올해가 가기전에 꼭 백년동안의 고독을 읽고야 말리라 주먹 불끈 쥐고 있습니다. ㅎㅎ

vita 2022-08-11 07:54   좋아요 1 | URL
저는 어릴 때 읽었던지라;; 지금은 소설 얼개만 기억나요. 저도 한겨울 정도 읽어볼까 계획하고 있어요. 취향에 맞는 책이 있기도 하고 독자의 마음 상태에 따라서 오고 가는 흐름이 다르게 느껴지기도 하는 거 같아요. 부디 이번에는 성공하시기를! :)

책읽는나무 2022-08-11 06: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남들 다 좋다는 마르케스 읽다가 몰입 못하고 포기했었던....ㅜㅜ
저도 꼭 언젠간...^^
저는 엊저녁 바닐라 라떼 마시고, 갈증 나서 수박 먹고, 또 갈증 나서 아이스크림 먹고, 또 갈증 나서.....그러다가 자고 일어났더니 눈알이 빨개져서 퉁퉁 부어....ㅜㅜ
야식은 이래서 힘들어요^^;;;;
하지만 저 예쁜 접시의 치즈 조각이라면 못참지~싶군요ㅋㅋㅋ

vita 2022-08-11 07:56   좋아요 2 | URL
마르케스 저도 저 작품만 읽었어요, 다른 작품은 읽어본 적이 없어서;; 야식은 좋지만 몸을 피곤하게 만드는 거 같아요. 저는 저녁 대신으로 먹었습니다 다이어트중이라 칼로리 엄청난 치즈케이크로 헤헤 😝
 

콜린 후버의 [어글리 러브]가 자연스럽게 겹쳐지는 지점들

일루즈도 [차가운 친밀성: 감정자본주의의 형성』에서 지적하듯이, 카를 마르크스(Karl Marx)의 착취 개념에는 소외라는 감정이, 베버의 합리성 개념에는 불안이, 그리고 에밀 뒤르켐(EmileDurkheim)의 분업이라는개념 뒤에는 연대라는 감정이 자리하고 있었다(Illouz,
2007:1~2). 그리고 또 다른 고전사회학자 게오르그 지멜(Georg Simmel)은 대도시의 삶이 사람들을 어떻게 ‘둔감‘하게 하고 속내를 감추게 하는지 놀랄 만한 통찰로 간파했다(짐멜, 2005:41~43).
현대 사회학이론가들 중에서 어빙 고프먼(ErvingGoffman, 1963:84)은 일찍이 근대적 상호작용의 맥락에서 어떻게 ‘시민적 무관심‘이 창출되는지 포착했다. 또한혹실드(Hochschild, 1983)는 우리의 일상생활이 ‘감정 관리‘로 이루어지며, 자본주의는 감정을 하나의 상품, 즉 감정 노동으로 만들었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대성 담론을 지배한 ‘합리성의 신화‘는 감정을 사회학이론에서 ‘그림자 같은 존재‘(굿윈· - P5

재스퍼 · 폴리타, 2012:12)로만 등장하게 했다. 하지만 일루즈는 근대사회에서 실제로는 그렇게 감추어져 있지 않은 차원, 즉 감정을 발견할 때 "자본주의의 형성 과정은 아주 특화된 감정 문화 형성 과정과 궤를 같이하고 있음을알 수 있으며, "자본주의의 감정 차원에 초점을 맞출 때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조직의 또 다른 질서를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Illouz, 2007:4). - P6

일루즈는 감정이 사회학에 지극히 중요한 이유를 우선위의 정의에서 찾는다. 그녀에 따르면 "감정은 그 자체로는 행위가 아니지만, 우리로 하여금 행위를 하게 하는, 즉 행위에 특정한 ‘분위기‘나 ‘색깔‘을 부여하는 내적 에너지이다"(Illouz, 2007:3). 감정이 그러한 에너지를 담고 있는것은 그것이 문화적 의미와 사회적 관계를 응축하고 있고, 또 감정이 자아 그리고 자아와 타자(문화적으로 규정된타자)의 관계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누군가 당신에게 "또 늦었어!"라고 말할 때, 그 사람이 당신의상사라면 당신은 수치심을 느낄 것이고, 동료라면 화를 낼것이며, 학교에서 당신을 기다리는 아이라면 죄책감을 느낄 것이다.
감정이 사회학에서 중요한 두 번째 이유로 일루즈는 사회적 장치들은 또한 감정적 장치들이라는 점을 든다(Illouz, 2007:3). 즉 대부분의 사회에서 근본적 분할과 ‘구별짓기‘는 감정 문화에 토대해 있고 그것을 통해 재생산된다. 이를테면 사회는 남자에게는 용기, 냉정한 합리성, 규 - P8

율된 공격성을 요구하는 반면, 여자에게는 친절함, 동정심, 명랑함을 요구한다. 사회는 이렇게 비감정적 남자와감정적 여자를 가상적으로 구성하고 합리성의 우위에 입각해 위계를 부여한다. 이렇듯 감정은 위계적으로 조직되고, 이러한 유형의 감정 위계가 다시 암묵적으로 도덕적·사회적 장치들을 조직화한다. - P9

일루즈가 볼 때 근대세계의 무의미성과 열정 없음의 탈출구가 바로 서구 역사에서 기사도 정신, 용맹함, 낭만주의의 이상이 지배해 온 ‘사랑의 영역‘이었다. 약자를 용기와 충성을 가지고 보호한다는 기사도의 남성적 이상은그 시대의 하나의 중요한 맹약이었다. 이를 뒷받침하는문화 체계에서 여성의 ‘약함‘은 공인되고 찬미되었다. 여성의 약함이 남성의 권력을 보장하고 여성의 취약함을 사랑스러운 속성으로 변모시키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것 - P13

은 젠더 관계의 핵심에 자리한 심층적인 경제적·정치적 불평등을 미화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일루즈가 볼 때 사랑을 연구하는 것은 근대성의 핵심과 토대를 연구하는 데서 주변적인 것이 아니라 핵심적인 것이다(Illouz, 2012:9). - P14

사랑은 사심없는 증여에 의해 지배되는 인간관계의 우위성을 공언하면서, 개인의 영혼과 육체의 융합을 찬양할 뿐만 아니라대안적 사회질서의 가능성 또한 열어 놓는다. 따라서 사랑은 위반의 아우라(aura of transgression)를 투사하며, 더 나은 세상을 약속하는 동시에 요구한다"(일루즈, 2014:31).
즉 낭만적 유토피아는 상품화와 이윤 추구, 계산 합리성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질서를 위반하고 전도한다. 일루즈는 "낭만적 사랑은 위계질서의 전도를 통해 사회질서에반하는 의례를 상징적으로 재연하고 개인의 우위성을 확증하기 때문에 강력한 유토피아적 전망의 초석이 되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일루즈,2014:32). - P18

일루즈는 이러한 상황을 전제하기나 한듯이, 근대사회에서 발생한 사랑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선택(choice)’이라는 새로운 사회학적 범주를 도입한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그리고 어떻게 사랑할 것인지는 이제 선택의문제이며, 그러한 선택은 근대 자율적 자아의 업무일 뿐만아니라 자아 형성에서 결정적 요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루즈가 볼 때, 선택은 합리성 - 인간 정신의불변하는 고정된 속성의 한 종류 - 이 자연스럽게 행사며 선호에 따라 결정되는 것만이 아니라 문화에 의해 크게틀 지어진다. 선택은 그것과 관련한 환경과 사람들의 사고와 신념에 의해 사회적·문화적으로 틀 지어진다. 일루즈가 여기서 사랑과 관련해 주목하는 것이 그녀가 ‘선택의 생태계(ecology of choice)‘와 ‘선택 아키텍처(architecture ofchoice)‘라고 지칭한 것이다. 선택의 생태계는 사회적 환경이 사람들로 하여금 특정한 방식으로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것과 관련된다. - P33

일루즈는 섹스장에서 순환하는 새로운 형태의 자본을 에로스 자본(erotic capital) 또는 섹스 자본(sexual capital)이라고 부른다. 에로스 자본은 한 개인이 다른 사람에게서 에로틱한 반응을 끌어내는, 그 개인이 소유한 특성의질과 양을 의미한다(Illouz, 2012:56). 일루즈는 남성과 여성이 섹스장에서 에로스 자본을 축적하는 상이한 전략에따라 에로스 자본은 두 가지 형태 또는 경로를 취한다고주장한다.
먼저 남성들은 에로스 자본을 자신이 축적한 성 경험의양으로 가시화하고 드러낸다. 이들 섹스 자본가는 섹스파트너의 수로 계산되는 성 경험을 자기 가치 (self-value)의 한 원천으로 바라보고, 이때 에로스 자본은 다른 사람들을 성적으로 정복했다는 자부심으로 표현된다. 반면 여성들에게 에로스 자본은 사회적 신분과 부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며, 경제적 자본의 일부가 된다.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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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8-10 1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글리 러브 다 읽었어요, 비타 님? 저는 통 진도가 안나가서(독서 멈춤 상태랍니다 ㅠㅠ) 아직 절반 이에요. 하아-
역시 매주 분량을 정하질 않으니 저는 읽질 않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튼 에바 일루즈 이 책도 사야겠어요. 세상에 살 책 왜케 많아요? ㅠㅠ

vita 2022-08-10 13:01   좋아요 0 | URL
아뇨 어글리 러브 저 딱 절반 왔어요. 이번에 읽고 다음 책부터 다시 진도 정해서 읽도록 해요. 에바 일루즈 계속 읽는 분 덕분에 저도 슬슬 시작해보려구요. 시차 적응 하느라 늦게 주무시던데 오후에 힘드시겠어요. 카페인 먹고 힘!!!

단발머리 2022-08-10 19:38   좋아요 0 | URL
저 어글리 러브 다 읽었는데 너무 사랑이 솟아 올라서 ㅋㅋㅋㅋㅋ 저는 또 많이 힘들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합니다.

그래도 과거 있는 남자는 싫어요. 추억 많은 남자도 싫고. 아픔 많은 남자도 별로고요. 술 많이 마시는 남자도 별로고.
그래서 저, 230점일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vita 2022-08-10 19:52   좋아요 0 | URL
음 그럼 소년인데?! -.-;;;;;;;

단발머리 2022-08-10 19:57   좋아요 0 | URL
전 마일스 좋아요. 전 테이트에요🤪

vita 2022-08-10 19:58   좋아요 0 | URL
저도 얼른 진도를 휘리리릭!!!

다락방 2022-08-10 20:39   좋아요 0 | URL
전 책을 안펼치고 있어요 ㅠㅠ
 
애니 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13
저메이카 킨케이드 지음, 정소영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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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내가 갖고 있던 사춘기때 감정 그 모두 서술되어 있어서 더 좋았다. 벗어나고 싶고 탈출하고 싶어서 만으로 19세가 되면 난 엄마 품에서 영영 벗어나 온전한 내 자유를 찾겠노라 했는데 뭐 사십대 중반이 되어서도 여전히 엄마 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걸 보면 애니처럼 살기는 글렀다. 똑똑하고 지혜롭고 고집이 센 애니가 얼마나 미칠 정도로 사랑스럽게 느껴지던지. 아마도 내 딸 민이도 사춘기 시절을 딱 맞이하고 있으니 애니처럼 나에 대한 애정과 증오에 사로잡혀 때로는 나를 악마처럼 느끼리라. 사랑이라는 속성 자체가 좀 징글맞고 속박하려는 경향이 있는 건 사실이니까. 그게 더구나 엄마의 사랑이라면 말하나마나이다. 저메이카가 미국으로 가서 돈을 벌어 엄마에게 보낸 건 겨우 1년 뿐이다. 1년 후 저메이카는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서 말 그대로 엄마에게서 잠수를 타는 격이라고 해야 할까. 온전하게 자신만을 위해서 산다. 머리와 재능과 운, 삼박자가 맞아 작가로 성공하고 미국으로 온 뒤 20년이 흘러 다시 가족과 연락을 하며 지냈다고 하니 이 언니도 보통 강심장은 아니지 싶다. 엄마 이야기는 내내 나오는듯.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볼 계획이다. [애니 존]은 우리딸 책. 딸아이가 얼마나 공감을 하면서 읽을지 아직 모르겠지만 엄마와 딸 이야기, 그 사이 깊고 커다란 애증. 이라고 말하니 오 잼날듯! 우리 애증은 우리의 상상 너머일듯. 엄마와 나 사이 애증도 만만치 않지만 엄마는 나를 더 깊은 사랑으로 함몰시키려는 경향이 강하다. 우리딸은 정확히는 표헌한 적 없지만 나에 대한 애증 모두 내가 상상하는 그 이상일듯. 다시 소설 속, 내 엄마를 벗어나 내 엄마의 자궁을 벗어나 내 엄마의 집을 벗어나 나만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 엄마와 똑같은 나이에 목수 아빠가 만들어준 커다랗고 튼튼한 트렁크에 짐을 싸고 배에 몸을 실을 때 그 해방감이 촉감으로 느껴져 소름이 돋을 정도로 좋았다. 엄마와 딸의 관계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보다 더 끈적거리고 밀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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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8-09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루시 말고 이 책 먼저 읽을거에요!! 부모 떠나서 절연했다가 나중에 성공하고 (교수 되었던가요?) 다시 찾아갔던 작가 있었는데, 아... 누구였더라. 비타님 알고 계시죠?

vita 2022-08-09 17:21   좋아요 0 | URL
모르겠는데요 🤔 에바 일루즈는 뭐부터 읽으면 좋을까요? 단발님

단발머리 2022-08-10 19:40   좋아요 0 | URL
저는 7-8년 전에 <사랑은 왜 불안한가> 그레이 시리즈 분석이라서 읽었고요. 이번에 <사랑은 왜 아픈가> 읽어서 어쩔 수 없이 <사랑은 왜 끝나나>로 이어서 읽을 예정입니다. <감정 자본주의>가 제일 많이 팔린 거라고 하대요. 좋은 선택입니다, 비타님!

vita 2022-08-10 19:52   좋아요 0 | URL
이 책만 있었어요 도서관에 히히히 🤭 읽고 다른 책도 천천히 읽어볼게요 :)
 








 저메이카 킨케이드의 [애니 존]을 완독. 굳이 프로이트 언급하지 않는다 해도 충격적인 씬들은 충격적이고 그 충격적인 것들이 원래는 일상적으로 스며들어있다는 사실이 좀 충격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딸 입장, 엄마 입장 두루두루 살펴보자면 틀린 말은 하나도 없다. 관계의 중립성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걸 추구하는 건 그게 자연스럽지 않다는 걸 알기에 인위적으로 애써서 그러는 거 아니겠는가. 여기저기 곳곳에서 사람들이 [루시]를 읽을 때 잠깐 흔들렸으나 애써 리뷰도 읽지 않은 건 나중에 읽을 때가 있겠지 싶어서였는데 우연히 [애니 존]을 먼저 읽게 되었다. 소설과 달리 저메이카는 엄마 손에 강제적으로 배를 타고 동생들 먹여 살리기 위해서 돈을 벌었다. 소설 속 애니와는 정반대 상황. 하여 소설적 구성을 더 저렇게 하지 않았겠는가. 딸아이가 소설 속 주인공이 자기와 같은 나이라고 성장 소설이라고 책 광고 하는 걸 얼핏 보고는 나도 읽을래! 하고 사달라고 해서 사줬으나 어미 마음으로는 지금 읽히기 싫다. 그래도 읽겠지.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면서. 선선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를 겸손하게 취해보고 싶은 여름. 저메이카 킨케이드 대표작 몇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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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8-09 12: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루시>, <애니 존> 다 갖고 있습니다!!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요.)
이만 총총.

vita 2022-08-09 15:15   좋아요 1 | URL
도서관 가서 루시 빌려서 읽어보려구요. 락방님은 어떻게 읽으실지 궁금하네요. 나중에 읽고 이야기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