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이야기 민음사 세계시인선 리뉴얼판 55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허현숙 옮김 / 민음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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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 애트우드의 시집을 읽다. 소설가 이전에 시인으로서 작가의 정체성이 확고하다는 점, 그 후 소설 쓰기를 시작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쉬이 읽을 수 없는 세상의 혹은 마음의 ‘진짜 이야기’는 번뇌에 사로잡히게 만든다. 딸아이가 읽고 각성하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좋다. 로맨스 웹툰 사이로 쓰윽 집어넣어주고 싶다. 소리지르면서 냅다 집어던질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시집을 번역한 허현숙의 글을 옮겨놓는다.

캐나다 출신의 마거릿 애트우드는 흔히 소설가로 알려져있다. 1969년에 『먹을 수 있는 여자(The Edible Woman)』에서부터2019년의 『증언들(The Testaments)』에 이르기까지 스무 편에가까운 장편 소설과 열 권이 넘는 단편집, 그리고 일곱 권의동화, 열한 권의 논픽션, 세 편의 오페라 대본 등에 이르기까지애트우드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1986년의 시녀 이야기 (The Handmaid‘s Tale)』가 영국 부커상 후보에오르면서 작가로서 본격적으로 평가받기 시작했고 1989년에『고양이 눈(Car‘s Eye)』이 다시 최종 후보에 올랐다. 2000년에눈먼 암살자 (The Blind Assassin)』로, 그리고 2019년에 『증언들』로한 번 더 부커상을 받음으로써 모국 캐나다에서 뿐 아니라 영미문학계에서도 높이 인정받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많은 작품들이영화와 텔레비전 드라마의 각본으로 각색되어 상영되면서애트우드는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졌고, 오늘날 캐나다를 넘어영미권의 주요한 작가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소설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애트우드의 작가로서의경력은 시인으로부터 시작한다. 토론토대학교를 졸업한 후, 나중에 하버드대학교로 통합된 래드클리프대학교에서 대학원과정을 시작한 1961년 『이중의 페르세포네(Double Persephone)』를소책자 형태로 출판하면서 애트우드는 ‘글을 쓰며 살겠다‘는 어린시절부터의 결심을 실행에 옮겼다. 자비로 출판한 이 소책자에는전부 일곱 편의 시가 실려 있어, 시인으로서의 출발은 매우 소박해 보인다. 그런데 이후 2020년까지 세상에 내놓은 시집은 - P189

열여섯 권으로, 시인으로서의 이력이 소설가로서의 그것에 비해부족하지 않다. 게다가 시 작품에서 다루는 다양한 주제와 전개방식은 1960년대 이후 영미권의 다른 시인들과 구별되는 개성적성취를 이루고 있다. 아직 영어권 문학에서 뚜렷한 독자적 문학전통을 이루기 이전의 캐나다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교육을 받고성장한 애트우드는 오히려 이러한 변방 출신으로서의 한계를자신의 개성으로 뛰어넘었다. - P190

애트우드가 시를 쓰기 시작하던 무렵 캐나다에서는 신화에대한 시인들의 관심이 점차 고조되고 있었다. 애트우드의 회상에따르면 그녀가 첫 시집을 발표한 1960년대 초반 캐나다의 시인들사이에서 시 작품에서 신화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의 주제를 놓고 ‘친(親)신화파‘와 ‘반(反)신화파‘로 편이 갈릴 정도로 격렬한 논쟁이일어났다. 시인으로 성장하던 시기에 이 논쟁을 접한 애트우드는그녀 스스로 신화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나름의 방법을찾아내려 했다. 그 시도에서 신화 속의 인물들은 애트우드의새로운 시각으로 재현된다.
특히 그녀의 작품에서 신화에서 가져온 인물들은 신화에서거의 소외되거나 어느 한 곳에서의 삶에 실패한 인물들이다. 키클롭스처럼 괴물이어서 신들로부터 배척되거나, 아니면페르세포네처럼 이승과 저승 두 세계를 오가며 살지만 어느곳에도 속하지 못한 인물, 또는 저승의 아내를 이승으로 - P194

데려오려다 실패하는 오르페우스 등이다. 이들은 각각의이야기로 전해지는 것과 달리 아무도 해칠 마음이 없는 존재로, 세상의 모든 여성들의 삶을 꿰뚫어 보는 인물로, 그리고 ‘환각‘을노래하다 결국 사랑하는 아내에게서 멀어진 존재로 그려진다.
이들을 통해 애트우드가 말하는 것은 현실의 소외의식과여성들에 대한 성적 억압 및 사랑의 실패로 인한 좌절 등 인간삶의 절박한 모습들이다. 즉 신화로 전해지는 인물들을 되살려애트우드는 삶의 구체적 정황을 묘사하는 것이다.
이는 애트우드 시 작품에서 현실을 이해하는 것이 그만큼중요함을 의미한다. 즉 애트우드의 작품에서 신화적 요소가강하고 신화에서 가져온 인물들을 화자로 등장시킨다 해도그녀의 작품들은 현실과 별개인 신화 세계에 국한된 의미를형상화하는 것이 아니다. 그녀 작품의 의미는 바로 지금 현실의독특한 삶의 행태나 사건 또는 인간 삶의 보편적 경험에 대한시인의 판단을 함축한다. 이는 시인은 결코 사회와 동떨어져서는안 된다는 그녀의 신념을 드러낸다. 다양한 사회 문제를 시의주제로 삼는 것도 당연하다. 특히 20세기 중반 이후 널리논의되었던 권력과 성의 상관관계는 중요한 관심 사항이었다.
1971년 발표한 『권력의 정치학(Power Politics)』에서 이 주제의작품들을 볼 수 있다. 특히 이 시집의 서문에 해당하는 「당신은내게 꼭 맞아요(You fit into me)」에서 애트우드는 사랑과 파멸의모순을 매우 섬찟하게 묘사한다. 사랑에 빠지는 것은 상대가나와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맺을 경우에는 옷을 단정하게 해주는 후크와 같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두 사람 사이에 권력이 개입하는경우 사랑에 빠지는 것은 낚시에 걸려드는 물고기처럼 죽음으로가는 행위이다. 자신의 의지로 통제할 수 없고, 그래서 어쩔 수없는 것이 사랑이라 할지라도 엄연히 서로 다른 길을 마련하는것이 사랑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니 힘의 논리에 의해서가 아니라상대와 나의 한계를 보완하여 서로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 사랑의 - P195

생명력이다. 반면 어느 한쪽의 일방적 희생이나 지배로 이어지는사랑은 죽음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서 사랑에빠진 사람을 굳이 여성이거나 남성이라고 단정하지 않아도이 관계는 성립한다. 사랑에 작용하는 힘은 어느 누구에게든생명으로 향하게도 하고 죽음으로 향하게도 하는 것임을 애트우드는 암시하는 것이다. - P196

당당한 태도를 지닌 여성에 대한 묘사는 여성의 삶이 처참한처지에 빠져 있다는 인식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이르는 결과다. 이작품보다 앞선 1981년에 발표한 『진짜 이야기(True Stories)』에 실린여성 문제 (A Women‘s Issue)」에서 차례로 열거되는 전시물들은 모두억압받고 희생되는 여성들을 대표한다. 이들은 모두 성적 억압을받거나 강간을 당하거나, 전쟁터에서 성노예로 착취당하는여자들이다. 오늘날 세계 어디에서나 여성이 겪고 있는 일상적폭력과 전쟁터에서의 성적 폭력의 실상을 열거함으로써 여성삶의 현실이 고통으로 점철되어 있음을 지적한다. 이에 누가사랑이라는 말을 만들었는가라는 질문은 차라리 절규에가까우며, 고통스러운 여성 삶에 대한 연민과 절망의 탄식으로들린다. 그러므로 ‘역사를 다시 엮어야만 한다는 애트우드의말은 이 세계의 여성에게 나아가 세상 사람들 모두에게 요구하는과제이면서 동시에 그녀 자신 작품을 통해 실현하고 있는점이기도 하다.
애트우드가 첫 시집에서부터 일관되게 다루는 현실의 실체에대한 이해는 냉정하거나 가끔은 아이러니한 태도로 전달된다. 한탄이나 눈물을 자아내는 감성적 태도는 그녀 작품에서 찾아볼 수 없다. 통상적으로 여성 시인들의 작품에서 기대하는 시인개인의 트라우마나 개인적 경험에서 비롯한 애환은 애트우드작품과 거리가 멀다. 그녀의 시 작품들은 시인 자신의 사사로운 정념을 토로하지도, 주관적인 느낌이나 개인적인 소회를 드러내지 않는다. 시인의 자전적 배경과 상관없이 작품을 충분히 - P197

향유할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 그녀와 동일시 할 수 있는 화자라할지라도 감정 과잉을 경계하고, 소재와 거리를 둔 냉정한 어조를유지한다.
이러한 특징은 시인의 ‘이중성‘에 대한 애트우드의 긍정적태도에서 비롯한다. 어느 강연에서 그녀는 시인의 삶에서 평범한사람으로서 일상생활을 이어가는 자아와 시를 쓰는 또 다른자아가 시인 내면 안에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말한 바 있다. 그것을 인정할 때 시인은 고통을 겪어야 시를 쓸수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자유로울 수 있고, 시가 결코 고통의산물일 수만은 없음을 알게 된다. 시인은 사회와 관련을 맺지않고 혼자만의 의식 안에 침잠할 때 사회로부터 고립된 사람이되어, 낙서나 끄적거리는 사람으로 전락할 수 있다. 그러할 때자신은 마치 ‘예술의 궁전을 짓는 사람‘인 것처럼 생각할 수도있으나 실제로는 궁전이 아닌 곧 사라질 모래집이나 짓게 되며, 그럴수록 고립의 고통은 배가 된다. 애트우드 시의 힘은 침착한목소리, 비판적인 태도로부터 나온다. 애트우드가 스스로표현하고 있듯이 그녀 작품은 ‘부서진 집에서 들리는 통곡에, 선천적 결손과 정의롭지 않은 전쟁에, 먼별로부터 걸러져 오는여린, 참을 수 없는 슬픔에 대한 책임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녀작품은 역사에서 소외되거나 오랫동안 억눌려 온 사회의 여러슬픈 삶에 대한 성찰이며, 독자로서는 뜨거운 눈물보다는 냉철한 눈으로 호응하게 된다. -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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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7-15 11: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있어요. 나왔을 때 책도 이쁘고 애트우드라서 샀는데 어렵더라구요. 그래서 고이고이 보존 중입니다. 비타님 읽을 때 같이 읽으면 좋은데.
애트우드는 어려워요, 그죠? ㅎㅎㅎ

vita 2022-07-15 12:20   좋아요 0 | URL
저는 도서관에서 쓰윽 읽었어요, 좋아서 구입하려구요. 7월 말고 8월에 헤헤 😝 어려운데 냉철해서 마음에 와닿았어요. 얼음공주더라구요 애트우드는. 아니다 얼음황제. 뜨거운 여름에 읽기 좋았어요. 도서관에서 공부 많이 하고 올게요. 단발님도 굿 데이!
 
오! 시몬 - 보부아르, 멋지고 유쾌한 페미니스트의 초상
율리아 코르비크 지음, 장혜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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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다녀왔다, 행복.


폰으로 바로 올렸더니 리뷰로 올라가는구나. 

고미숙 선생님의 새로 나온 책을 읽는중. 다 좋은데 웃음 아이콘 되게 거슬린다. 굳이 웃음 아이콘을 이렇게 자주 넣어야 하는 까닭을 모르겠는데. 웃음 아이콘이 거슬리는 걸 보니 꼰대네. 

무소의 뿔의 경_ 옮겨놓고 자야지.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의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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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들 문학동네포에지 41
최승자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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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자 시집 오랜만에,



흔들지 마_도 기억.

번역해다오

침묵은 공기이고
언어는 벽돌이다.
바람은 벽돌담 사이를
통과할 수 있다.
나는 네 발목을 붙잡고 싶지 않다.
지금 내 손은 벽돌이지만
네 발은 공기이다.
통과하라, 나를.
그러나 그전에 번역해다오, 나를.
내 침묵을 언어로,
내 언어를 침묵으로,
그것이 네가 내 인생을 거쳐가면서
풀어야 할 통행료이다.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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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7-14 15: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비장하네요.

vita 2022-07-14 16:12   좋아요 1 | URL
최승자 선생님이 그렇게 살아오셔서 이런 시가 나오지 않았을까 합니다.

alummii 2022-07-15 00: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거의 전부 필사했던 !! 제가 너무 좋아하는 시집 ㅜㅜ

vita 2022-07-15 07:39   좋아요 2 | URL
느슨한 자세로 읽기 힘든 시집이죠, 저도 좋아해요.
 


당신은 저를 이리 길들이셨죠.

당신은 저를 이 모든 것들에 익숙해지도록 길들이셨죠.

이 모든 것들의 경이로움 또한 더불어.

내 심장을 불안으로 한가득 채우며 유혹하는 자처럼 내게 다가오셨죠.

저는 당신의 낯선 세상에서 어떻게 사랑을 해야 하는지조차 몰랐는데

당신이 내게 그걸 알려주셨죠.

하지만 이미 나를 잊은 그대를 바라보며 저는 스스로에게 묻곤 합니다.

왜 당신은 그 모든 것들을 알려주셨으면서 그대 없이 살아가는 법은 가르쳐주시지 않은건지.

나를 온전히 잊은 그대를 떠올리며 묻곤 합니다.

왜 당신은 당신 없이 이 생을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시지 않은 건가요?





멋대로 한 해석이라 오역의 가능성 있습니다. 참조해주세요.

부르는 이들은 여성들인지라 여성의 입장에서 노래를 하는 거라고 볼 수도 있지만 

해석을 할 때는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속 캐릭터들을 떠올리며 한 거라서 

남성의 입장에서 이미 사라진 연인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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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란즈만과 시몬, 1952년부터 1958년까지 동거

모리스 메를로 퐁티

자기기만

동일시

이렇게 해도 욕을 먹고 저렇게 해도 조롱을 당할 거라면 하고싶은 말이나 쓰고싶은 글은 앞뒤 가리지 않고 써도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문득. 





1966년 배우이자 사르트르의 애인이었던 여동생 에블린이 자살하자 클로드는 그것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렸다. 현재 아흔을 넘긴 클로드는 여전히 가장 전투적이고 가장 열정적인 프랑스 지성인으로 손꼽힌다. 그는 시몬을 이렇게 기억한다. "그녀는내게 여행을 가르쳤다. 관찰을 가르쳤고 생각을 가르쳤다." - P96

1990년 실비는 시몬의 《사르트르에게 보내는 편지》를 출간했고전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철학적 논쟁을 예상했던 자리에 일상과험담, 성적 정복담만이 넘쳐났기 때문이었다. 살아생전 시몬이 늘 부인했던 여성들과의 관계도 만천하에 공개되었다. 1978년 시몬은 한 인터뷰에서 알리스 슈바르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나의 성생활을 아주 솔직하게 결산하고 싶어요. 여성들에게내가 어떤 성생활을 했는지 말해주고 싶어요. 그건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 정치적인 문제이기도 하니까요." - P101

그들의 계약은 자유를 위한 계약이었고 51년 가까운 긴 세월 동안 유지되었다.

"내가 그를 도왔듯 사르트르도 나를 도왔다. 그러나 내가 그의 덕으로 산 것은 절대 아니다." - P103

그러나 정치적으로 보면 사르트르에 더 가까웠다. 두사람은 어떤상황에서도 소비에트사회주의를 지지했다. 그럼에도 1953년 두사람의 우정은 종지부를 찍었다. 두사람이 《레 탕 모데른》의 편집노선과 지식인의 역할을 두고 언쟁을 벌인 것이다. 모리스는 잡지를 제 뜻대로만 몰고가려는 사르트르에게 화가났다. 여기에 철학적, 정치적 견해 차이가 더해졌다. 그로부터 몇 년 후 모리스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심정지로 세상을 떠났다. 책상에는 데카르트의《빛 굴절론》이 펼쳐져 있었다. - P115

그 상황이 어떤 모습이든 항상 자신의 상황을 극복할 가능성은존재한다. 그것은 ‘마주 던짐Entwurf‘의 형태로 일어난다. 미래를향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마주 던짐으로써 우리는 우리를 초월(극복)한다. "그 모든 것에도 심장은 뛰고 손은 뻗어나가며 새로운 던짐이 일어나 나를 앞으로 떠민다. 목표는 계속해서 다시 정해지고, 그럼으로써 계속해서 극복될 수 있다. 모든 목표는 도착점일 뿐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기도 하다.
"이때 선택이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모든 개인은 자신의 마주던짐을, 자신의 행위를,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선택한다. 선택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선택하지 않는 것도 선택이기 때문이다. 선택하지 않는 인간은 마주 던짐도 선택하지 않으며 자신을 초월할 수 없고 자신의 상황을 극복할 수 없다. 물론 그 경우 인간은책임을 모면하려고 애쓸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르트르는 이를 자기기만이라고 부른다. 잘못된 가치관을 받아들여 그냥 순응하는 - P124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인간은 더는 자신이 누구인지 물을 필요가 없다. 참 편할 것 같지만 그러면 결국 인간은 자유를 상실하게 된다. - P125

"어떤 이론을 수긍하면 나는 그 이론을 내 삶으로 끌어들인다.
그러면 그 이론은 세계와 나의 관계를 바꾸고 나의 경험을 물들인다."

시몬은 스스로를 "독창적" 사상가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도 철학자라는 인식은 어느 정도 있었던 것 같다. 복잡하게 해도 된다면 왜 간단하게 넘어간단 말인가? 죽기 직전에 한 인터뷰에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철학자가 아니라는 말은 체계를 만든 사람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철학을 많이 공부했고 철학과를 졸업했고 철학을 가르쳤으며 철학에 파묻혀 산다는 뜻에서는 철학자지요. 내 책에 철학을 들여보낸 이유는 철학이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 - P141

야망이 무척 크시군요. 아가씨! 오랫동안 종교가 차지하던 자리를 문학이 물려받았다. 친척 자크는 짐 (그는 이 별명으로 시몬을 불렀다)에게 시몬의 집에서는 보기 힘든 종류의 문학 작품들을 소개해주었다. 특히 초현실주의자 장 콕토의 작품과 폴 발레리의 시집을빌려주었다. 이 책의 발견은 감각적 경험이었다. 책 표지의 "상큼한 과일 사탕 색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았다. 콕토의 책 표지는 딸기의 빨강이었고 발레리의 표지는 눈처럼 하얀색이었다. 시몬은 기대로 떨며 책을 펼쳤다. "수많은 책이 내 손을 거쳐 갔다.
하지만 이 책들은 흔한 종류가 아니었다. 나는 이 책들에서 특별한계시를 기대했다."하지만 이 책들에도 글자밖에 없어서 깜짝 놀랐다. 그럼에도 그것들은 시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곳에서 자신을 보았고 뼈와 살이 있는 인간과 대화를 나눈 기분을 느꼈다.
시몬은 더 많은 책을 읽고 싶었다.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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