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 애정을 지니게 되는 것들, 속성이 어떠한지는 잘 모르지만 바다도 만남도 게으르게 흐르는 시간도 과한 먹거리와 약간의 소화 불량도 좋았다. 기대하지 않았지만 예상보다 더 즐거웠고 더 게으르게 나태해지는 순간들은 긴장감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짐은 가볍게 웃음은 더 다채롭게. 구원과 집착이라는 두 날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이상 조화로움은 없고 그저 퍼더더덕거리는 순간들만 있을지도. 상반되는 찰나들은 존재하고 너무나도 다른 순간들, 그러한 생각들을 문장으로 엮어놓은 두 작가들의 글을 읽으면서도 이때도 고개를 끄덕이고 저 순간에도 고개를 끄덕이며.

하여 그렇게

더 대담하게 세상으로 들어가기로, 부산이 더 좋아졌고 서울로 돌아가며 얼마나 서울을 사랑하는지도 알았다. 딸아이는 용궁사에서 소원을 적었다. 경계를 넘어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면. 하늘인데 바다처럼 보였다. 그때가 모먼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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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13 1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5-13 1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5-14 0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5-14 1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5-05-14 1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밀 댓글입니다 🤪

수이 2025-05-14 12:52   좋아요 0 | URL
메롱 ㅋㅋ

바람돌이 2025-05-16 09: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여기는 비밀댓글만 허용???? 저도 단발님처럼 비밀댓글입니다. 블라인드는 알아서들 치시고....ㅋㅋ
부산이 좋은 여행이 되어서 다행입니다. 이 글에서 놀라운걸 알게 되었네요. 서울 사람은 서울을 사랑하는구나 ㅎㅎ 저는 부산을 너무 사랑하는데 서울 놀러가도 서울이 좋아지지는 않더라구요. 갈 때마다 내가 어쩔 수 없어서 온다하거든요. ㅎㅎ

수이 2025-05-16 09:35   좋아요 1 | URL
부산에 대한 애정이 나날이 늘어가는 건 부산을 다녀올 때마다! 이번에 어마어마하게 더 애정이 올라갔어요. 모든 것들이 다 올라갔어요. 대구탕 먹으러 또 가려구요.

서울은 사랑입니다. 그 사랑의 특징이 뭐냐 물으신다면 음 뭐라고 해야하지 🧐🤯🫥

그 어디건 다음에는 술!!!!

바람돌이 2025-05-16 09:41   좋아요 1 | URL
맞아 술이죠. 다음에는 꼭 술에 좋아요 백만개입니다. ^^

수이 2025-05-16 09:50   좋아요 1 | URL
무조건 콜🤗
 

책은 딱 한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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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5-11 2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말에 부산 오신건가요? ktx인가요?

수이 2025-05-12 06:00   좋아요 0 | URL
아 네 언니 지금 부산요 🥰

2025-05-12 0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5-12 0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25-05-12 23: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잉? 부산 왔다구요? 지금도 부산이에요?

2025-05-13 06: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5-13 09: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5-13 1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잘 받았어요. 즐겁게 읽고 맛나게 마실게요. 




















스포당했다. 이런저런 앗뿔사. 

케이트 쇼팽 추천받아 리딩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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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05-11 0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늠름한 댕이가 실제인지 궁금해지네요^^ ㅎㅎ 처음에는 핸폰이라 잘 구별이 안갔는데 컴에서 보니 방석에 있는 그림이네요^^;;;

단발머리 2025-05-14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포는 이렇게 현실로ㅋㅋㅋㅋ😉

수이 2025-05-14 12:54   좋아요 0 | URL
스포 당해도 잼났습니다 😘
 







떡과 치즈빵을 선물받았고 북클럽으로 인해 인연을 맺은 이들답게 북클럽 에코백을 단체로 구입했다.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에 대해서 또 생각을 주고받고 그러는 동안에 아홉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빈 둥지 증후군에 대해서도. 자식을 낳아 키운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그들이 성인이 되어 독립을 했을 때 그 이후 과정들도. 갱년기가 이기나 사춘기가 이기나 해보자, 배틀을 뜨게 되면 항상 더 강한 미친년이 이길 수밖에 없음을. 내가 너보다 더 미친년, 언제나 그걸 강조하는 건 사춘기에게 이기고파 그런 게 아니라 실로 그렇기 때문이라는 걸 다들 인정하면서. 타이어가 펑크가 나면서 산길을 가는데 다들 휙휙 스쳐 지나가는데 어떤 이가 차를 멈추고 펑크난 타이어를 갈아 끼워주고 그 스쳐지나갈 뻔한 인연이 인연이 되어 밤마다 살을 비벼대고 함께 40년을 살게 될 줄은 몰랐다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러니까 어떻게든 만날 이들은 그런 식으로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는구나 싶었다. 나 재혼하는 날, 다들 웃음보를 터뜨리면서 정신이 혼미해질 때까지 샴페인을 퍼마실 거라는 이야기를 했다. 이제 슬슬 아가들 대학교 가면 우리도 뭔가 일을 제대로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이야기도 했고 나는 막내 대학 보내면 환갑이 넘어. 그러니까 환갑이 넘기 전에 일을 시작할래, 라고 막둥이가 이야기를 꺼내는 걸 가만히 들으면서 이런저런 생각길을 오고갔다. 막둥이가 언니도 써봐, 라고 툭툭 어깨를 쳤는데 나는 이제 쓰는 욕심은 거의 다 버려서 그닥, 그냥 일기나 써야지, 했다. 다들 노안인지라 선글라스를 콧잔등에 걸치고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꼴이 우습고 우스워서 서로의 나이든 모습에 깔깔깔 웃었다. 여름이 시작되면 바로 모여 다시 책 이야기를 나누자고 다음 약속을 정하고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귀가를 했다. 윌리엄 제임스와 붓다에 관련된 글을 새로 펼치며 5월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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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18 1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6-18 18: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6-18 2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6-18 2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에이미와 이저벨]을 우연히 완독했다. 인생을 미리 알았더라면. Van Halen의 Hot for teacher가 저절로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내 전애인들이 압도적으로 가르치는 직업군에 속해있다는 건, 어쩌면 나 역시 그들의 그 가르치는 행위에 끌렸다는 소리가 될 수 있겠다. 허나 나를 가르치려고 들면 항상 짜증냈다. 짜증나면서도 좋아한 구석들이 있기도 했던 거 같고. 엄마와 딸의 이야기인 동시에 우정을 이야기하고 그 사이에 육체적인 불꽃에 대해서 서술하는 대목들이 꽤 인상 깊었다. 중학교를 막 졸업하고 읽은 기 드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이 겹쳐지기도. 미카엘 하네케의 영화 [피아니스트]도 동시에. 열일곱 에이미가 서술하는 첫키스 장면에서 옛날 고려 시대에 했던 첫키스 기억이 화라락 되살아났다. 그때 나 역시 열일곱이었지만 지금 내 열일곱 딸아이가 누군가와 첫키스를 한다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골이 지끈거린다. 허나 아이와 아이의 몇몇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많은 동갑내기들이 처녀 딱지를 떼었다고 하니 그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더 골이 지끈거려지긴 하지만. 여러 면모에서 정독하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정독은 후에 차차. 중학교를 막 졸업하던 그때 열일곱에 막 들어서던 그때 모파상을 읽고 어쩌면 이다지도 인간이 어리석을 수 있지? 라고 혀를 끌끌 찼으나 수개월이 채 되지 못해 첫키스를 하고난 후 나는 그 인간의 어리석음에 깊이 매혹될 수밖에 없었다. 버퍼링은 인간의 의지와 무관하게 일어난다. 그 버퍼링으로 인해서 가장 소중한 것들을 잃게 되는 동시에 얻게 되는 것들이 있고. 셈법은 그 모든 과정이 끝나고난 후에야 알 수 있는 거다. 무엇을 잃었는지, 또 무엇을 얻었는지를. 반성은 이렇게 해서 그 가치를 드높이는 거 아닌가. 이 소설을 읽고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에게 깊이 반했다. 카페에서 완독하고난 후 격정적으로 뛰는 심장, 그러니까 뛰지도 않았는데 심장박동수가 무려 150회에 능가하는 숫자를 기록하는 걸 가만히 앉아 체크하면서 지금 내가 화가 난 건가? 아니면 울고 싶은 건가? 아니면 그가 보고 싶은 건가? 대체 이게 뭔가? 이런저런 질문을 하다가 "나는 왜 그토록 어리석었던 걸까?" 계속 고리에 고리를 거듭 꿰어나가면서 파워에이드 하나를 편의점에서 사서 마시면서 살살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와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한 바퀴 뛰고 엄마에게 전화해서 공원까지 산책할 거냐 물어보니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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