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물정의 경제학 - 경제력이 불끈 솟아나는
스티븐 레빗.스티븐 더브너 지음, 한채원 옮김, 류동민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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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경제학>을 재밌게 읽어서 집어 들었더니, 이런 어느덧 스티븐 레빗과 스티븐 더브너는 작은 악마가 돼버렸다. ‘미국식 재미 지상주의’(진지빠는 거 싫어, 재밌으면 되는 거 아냐?)가 어떻게 악이 될 수 있는가의 사례. 경박한 경제학의 말로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스티븐에게 경제학자들을 볼 때마다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는 것은 도덕적, 윤리적, 종교적, 심미적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여기에는 중요한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다. 바로 내가 농담하고 즐김이나 농담하고 즐기는 오류라고 부르는 것. 이는 상황을 객관식 질문으로 바꿔, 산뜻하고 모호하지 않은 규칙을 가진 게임처럼 만드는 것이다.

 

- <세상물정의 경제학>, p265

 

이 책 전체가 전부 다 농담하고 즐기는 오류로 이루어져 있다.

 

스튜어디스에게는 왜 팁을 주지 않는걸까?’하고 스튜어디스에게 팁을 내미는 건 귀엽게 봐 준다고 치자. ‘테러리스트가 가장 효율적으로 공격하는 법’, ‘완벽하고 안전하게 무임승차 하는 방법’, ‘아이의 성적을 올리려면 돈을 주라까지도 참겠다. 그런데......이건 정말이지 못 참아주겠다.

 

스티븐 레빗과 스티븐 더브너는 투표 제도가 공정하지도 않고 한 개인의 투표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돈을 내고투표하자고 주장한다. 또한 매번 투표할 때마다 지불해야 할 돈의 금액은 투표한 횟수의 제곱이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처음 지불하는 금액이 1달러 였다면 100번째 투표할 때는 만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결국 이렇게 된다면 부자들만 투표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게 바로 그것이다. 부자들만 투표하는 것.

 

경제학자라면 부유층이 모든 것을 더 많이 소비한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부유층이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더 많이 소비하지 않을 이유가 있겠는가? 기존의 선거 기부 시스템상으로도 부유층이 이미 저소득층보다 더 많은 영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따라서 이 투표 시스템과 함께 선거비용을 줄이면 기존의 시스템보다 더 민주적인 방식이 될지도 모른다.”

 

스티븐 레빗과 스티븐 더브너의 <괴짜 경제학>, <슈퍼 괴짜 경제학>은 전 세계 700만 부 이상 팔렸다. 엄청난 성공과 명성, 부를 거머쥔 그들은 이제 눈에 뵈는 게 없는 것 같다.

 

교훈이 담긴 이야기들도 있다.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역시 수백 만 권 팔려나갔고 지금도 팔리고 있다. 이 책에선 평범한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한 11개 기업에 초점을 맞춘다. 짐 콜린스는 이 위대한 기업오래 지속될 수 있게하는 특성을 갖추었다고 주장했다. 11개 기업 가운데 9개가 남아 있지만 오늘날 이 기업들의 S&P 500지수는 평균치보다 못하다. 심지어 서킷 시티는 파산했다.

 

두 사람 역시 자신들이 연구한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지금 잘 나간다고 오만방자한 글을 싸지르다 한 순간 훅 갈 수 있다.

 

대니얼 카너먼이 그들에게 한 말은 단지 웃자고 한 말이 아니다.

 

그 책이 세상의 미래를 바꾸긴 하겠지만, 더 나은 세상으로 바꿔주지는 않을 겁니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비행기를 타고 가다 통로 건너편에 세계적인 아이비리그 경제학자가 있는 걸 보고는 오염되지 않은 공기를 마시기 위해 이코노미 클래스로 자리를 옮겨달라고 했다. 나 역시 두 번 다시 이들 책을 읽으며 내 영혼을 오염시키고 싶지 않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자리를 옮기자 옆자리에 아마르티아 센이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는 센과 같은 공기를 마시게 된 걸 자랑스러워했다. (부럽다. 나심 탈레브 역시 존경할만한 학자다.) 나 또한 이 책과 같은 오물덩어리들을 피한다면 자랑스러워할 누군가의 다른 책을 만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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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6-04-20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저런식으로 투표 하자고 주장을 했단 말입니까?? 당최 왜요??
안 읽게 될 것 같아서 여쭤봅니다.....

시이소오 2016-04-20 11:54   좋아요 0 | URL
인용한대로 그게 더 민주적일지도 모른대요 ^^;

아말 2016-04-20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다가 이건 아닌데 싶은 얘기들을 보고 미련없이 덮었어요ㅎ끝까지 읽으신것도 대단하신듯ㅎㅎ

시이소오 2016-04-20 11:55   좋아요 0 | URL
얘들이 미쳤나 확인해보고 싶어서요. 미쳤더군요 ^^;

ICE-9 2016-04-20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낼 수 있는 돈만큼 투표권을 사다니, 전형적인 자본주의 사고로군요. 그렇게 되면 주식과 투표가 뭐가 다른지. 그것이 민주적이라고 한다면 설령 삼성처럼 순환출자로 소수 지분만 가지고도 그룹을 장악해도 민주적이겠군요. 어차피 지불하는 비용만 중요할 뿐, 돈의 출처는 중요하지 않는 것 같으니. 그만한 돈을 가지게 된 맥락은 따지지 않고 그것 자체를 그대로 한 개인의 능력으로 인정하여 권리를 부여한다는 발상이 제겐 신자유주의의 전형으로 보입니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에게 그런 일화가 있었군요. 블랙스완이나 안티프래질, 정말 인상깊게 읽었었는데. 안티프래질은 리뷰까지 썼었죠^^ 멋있는 사람이었군요. 더 좋아해야겠습니다^^

시이소오 2016-04-20 13:34   좋아요 1 | URL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멋있죠? 아직 안티프래질을 못 읽었는데 읽고 싶더라구요^*^
 
카피책 - 당신이 쓰는 모든 글이 카피다 카피책 시리즈
정철 지음, 손영삼 이미지 / 허밍버드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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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 사용법>을 읽었음에도 머리를 어떻게 써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어 이 책도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다. <카피책>30년간 카피라이터로 살아온 정철의 카피 만드는 법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저자의 카피에 관한 지침들은 우리가 하는 모든 글쓰기에 적용 가능하다.

 

이 책을 씹어먹고, 쪼개먹고, 잘라먹고

우리도 생활 카피라이터로 거듭나자.

 

1. 카피작법 제 11; 글자로 그림을 그려라.

 

, 구체적으로 써야한다.

 

- 반 발짝만 앞으로 오세요.

 

- 용인에 집 사고 남는 돈으로 아내 차 뽑아줬다.

 

여섯 명의 장관을 경기도에 바칩니다.

 

정범구가 텔레비전에서 나와 고향으로 달려왔습니다.

 

 

연필 한 자루로 팔만대장경을 쓰다.

100년 연필

철수 아빠가 썼다, 철수가 쓴다

제 키는 12년 동안 12cm입니다

동해물이 말라도 백두산이 닳아도

 

2. 로미오와 성춘향의 결혼 ; 낯설게, 불편하게 조합하라.

 

삼끼니

 

사람특별시

 

이순신이 출마합니다

김구가 출마합니다

안중근이 출마합니다

유관순이 출마합니다

윤동주가 출마합니다

장준하가 출마합니다

전태일이 출마합니다

이한열이 출마합니다

미선이 효순이가 출마합니다

김근태가 출마합니다

 

나라가 정의로우려면 역사가 바로 서야 합니다

친일 반민주 세력에게 나라를 맡겨서는 안 됩니다

 

문재인으로 이름으로 당신도 출마해주십시오

잘못된 정권의 연장을 막아주십시오

 

사람이 먼저다, 문재인

 

3. 깍두기 썰 듯 깍둑깍둑 ; 바디카피는 부엌칼로 써라. 문장을 잘게 썰어라!

 

광고 본문에 해당하는 바디 카피의 요소 ; 흥미, 통일, 단순, 강조, 설득

 

4. 일대일 ; 소비자 한 사람과 마주 앉아라.

 

내가 지금 어디에서 어떤 자세로 누구에게 이야기하고 있는가?’

저자는 이런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 놓고 카피를 써야 한다고 말한다.

카피라이터라는 남자가 소비자라는 여자에게 연애편지를 쓴다는 느낌으로 쓰라구요.

 

5.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 사칙을 활용하여 맛을 살려라.

 

더하기 ]

사장님을 홀랑 대머리로 만드는 방법

 

곱하기 ] 반복.

사장님을 대머리님으로 만드는 방법

 

공부보다 중요한 것을 공부합니다.

 

밥보다 더 맛있는 밥

집중에 집중하다

당신의 생각을 생각합니다

 

나누기] 잘라라.

 

 

밥입니다.

쌀로 만든 삼양 쌀라면, 든든한 한 끼가 됩니다.

 

6. 말과 글로 장난을 쳐라.

 

반값습니다 (반값등록금 집회 현장 피켓)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강원도

 

조선일보 반대 마라톤 헤드라인과 서브헤드

 

마라, 마라톤

 

촛불을 매도하지 마라

진실을 왜곡하지 마라

역사를 되돌리지 마라

 

촛불 응원 카피

 

copy 종이컵에게

 

너는 물이나 커피를 담는 싸구려 용기였다. 환경에 부담만 주는 허접한 용기였다. 그러나 너는 다시 태어났다. 촛불을 담는 용기로 다시 태어났다. 아빠 손에 들린 너는 저항이었고, 엄마 손에 들린 너는 기도였으며, 아이 손에 들린 너는 희망이었다. 이제 사람들은 네 이름 앞에 싸구려허접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는다. 네 이름은 용기다.

 

7. 반복하고 나열하라.

 

텔레비전 만들고

냉장고 만들고

세탁기 만들고

반도체 만들고

남는 기술로 에어컨을 만든다?

 

오로지 에어컨, 센추리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그리고 보고 싶습니다

 

시인 황지우는 노무현재단 회원입니다

 

8. 지워라, 다시 써라.

 

바람이 다르다

 

9. 훔쳐라, 모방하고 패러디하라.

 

여보, 중랑구청에 박종수 들여놔야겠어요

 

백두에서 한라까지 양말부터 통일하자

 

10. 카피는 make가 아니라 search

 

얼음정수기를 가지면 다 가진 겁니다

 

진로는 술을 만들 줄 압니다

 

뒤는 저희가 책임집니다

(치질 전문 병원)

 

11. 리듬을 살려라.

 

못 살겠다 갈아보자

 

벗는 계절에도 입는 예절이 있습니다

 

사람이 못 가면 나무가 갑니다.

(북녘에 나무 보내기 운동본부)

 

바디 카피 첫 줄은 이다. 첫 줄에 소비자의 시선을 붙들어야 한다. 마지막 줄은

이다. 정신이 바짝 들 정도로 마무리 하라는 뜻이다. 첫 번째 방법은 마지막에 반전을 주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액션 유도다.

 

지금 전화하세요!

 

12. 잘라 말하라

 

라면은 농심이 맛있습니다

 

5월은 노무현입니다

 

하얀 색

순수, 순결, 청결, 정직을 뜻하는 하얀색

 

의사 옷은 하얀색입니다

이 하얀 옷을 입는 순간 의사도 하얀색이 됩니다

순수, 순결, 청결, 정직이 됩니다

생명이 먼저라는 생각 하나만 하게 됩니다

 

생명이 먼저라면 의사와 환자는 만나야 합니다

무릎을 맞대고 아픈 곳을 직접 만지며 진료해야 합니다

 

그래서 반대합니다

원격의료를 반대합니다

 

원격의료는 오진 가능성이 큰 위험한 정책입니다

환자 건강보다 의료산업화를 먼저 챙기는 무책임한 정책입니다

 

원격의료를 막아주십시오

하얀색을 하얀색으로 남게 해주십시오

 

의사와 환자는 만나야 합니다

 

13. 광고와 제품을 이어줘라. ; 죽 쒀서 강아지 주지 마라.

 

혹시 한때 유행했던 광고 따봉이 어떤 주스 카피인지 아시는 분? 선키스트? 아니었다. 델몬트였다

델몬트 광고 덕분에 선키스트만 대박 났다.

 

How are you? 하우젠

 

14. 택시 요금 2,500만원 ; 뚱딴지 같은 헤드라인을 던져라.

 

15. 집착과 선점 ; 단어 하나를 내것으로 만들어라.

 

남들이 열 개 만들 때 바르게 한 개를 만든다

열 개보다 바르게 한 개


바르게, 풀무원

 

16. 덜컹! 꽈당! 비틀! ; 의성어나 의태어를 출전시켜라.

 

로봇도 사랑에 빠지면 가슴이 쿵쿵쾅쾅!

 

톡톡해지세요!

 

카피에 활력과 생동을 더해줄 의성어, 의태어

 

꼬끼오. 아삭. . . 붉으락푸르락. 졸졸. 어슬렁. 끄덕. 시시콜콜. 둥둥. 딩동댕. 하하하.호호호. 깔깔깔. 헐레벌떡. . 피식. 꾀꼴. 쿨쿨. 엎치락뒤치락. 찰칵. 옹기종기. . . . . 글썽. 철썩철썩. 갸우뚱. 후다닥. 질질. 꼼지락. 빤지르르. 부랴부랴. 화들짝. 야옹. 쑥쑥. 휘영청. 오순도순. . 둥실. 덜컹. 꽈당. 비틀. 멍멍. 따르릉. 펄펄. 팔팔. 부르릉. 철철. 주르륵. 잘록. 볼록. 야호. 성큼성큼.

 

17. 귀에 들리는 말. 언어를 채집하라.

 

정범구는 TV토론 진행자라고 한다. 그가 고향 충복 보궐 선거 출마했을 때 카피는 뭐였을까?

 

그려, 정범구여.

 


견 있습니다.

 

기소침

욕상실

미심장

견통일

사결정

 

18. 굿바이 옥편. 한자를 버려라.

 

제대로 합니다.

힘이 되어 줍니다.

 

- 한겨레는 씁니다

 

19. 브랜드네이밍에서 아이디어를 찾아라.

 

결혼해 듀오!

 

하늘 아래 휴대폰

 

안희정 주세요!

 

20. 사람이 먼저다 ; 휴머니티는 영원한 크리에이티브 테마

 

 

아이들이 햇볕을 받고 자랄 수 있게 한 뼘만 비켜 지어주세요.

 

술맛의 10%는 술을 빚은 사람입니다

나머지 90%는 마주 앉은 사람입니다

 

콩을 심으려면 세 개씩 심게

하나는 땅속 벌레의 몫

하나는 하늘을 나는 새의 몫

나머지 하나가 사람 몫이라네

 

-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생선

 

21. 받들어, 슬로건 ! 슬로건을 앞세우고 전장에 나가십시오.

 

결혼생활 만끽하는 놈

이혼생활 만끽하는 놈

둘 중 한 놈 부럽다

 

맥주만끽, 프라임

 

22. 부자가 되세요! 돈을 벌어준다고 말하라.

 

정품 정량이 아니면 주유소를 드립니다

 

23. 내 위치를 확인할 것, 넘버원 캠페인, 도전자 캠페인

 

넘버원은 시장을 크게 보고 나만의 길을 가는 것. 따라가는 브랜드는 넘버원에게 자꾸 싸움을 걸어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

 

24. 라이벌 사용법. 적의 입으로 나를 이야기하라.

 

원유가 아닌데도 좋았나? (조안나 광고)

 

BC건설 있습니까?

BC제과 있습니까?

BC생명 있습니까?

BC전자 있습니까?

 

25. 외계인이 주구에 오면 ; 겁을 줘라!

 

외계인이 지구에 오면

뚱뚱한 사람을 가장 먼저 잡아먹을 것이다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

 

26. 카피라이터와 아트라이터 ; 비주얼을 침범하라!

 

너무 반듯한 건 재미없다

오늘은 나도 13도쯤 기울어지고 싶다

 

27. 5학년 3반 혜진이에게 ; 쉽게! 쉽게! 쉽게!

 

가장 좋은 광고는 가장 쉬운 광고다

 

이불도 손수건처럼!

 

- 지갑을 채워주는 성장

 

28. 제품에서 한 걸음 물러나기 ; 소비자 머릿속으로 들어가라.

 

제품을 먼저 보지 말고 소비자를 먼저 보라.

 

에이, 도둑놈들!

 

오늘의 소주를 내일로 미루지 마라.

 

어제 옷 한 벌 샀다

오늘부터 세일이란다

 

면허 시험 합격한 놈들이 필기 공부는 안 해도 된다고 했다

떨어졌다

 

29. 물구나무 서기 ; 하늘에서 재면 난쟁이가 제일 큽니다

 

콘센트에 내 두다리를 꽂고

하루 종일 길게 누워 있었으면 좋겠다.

 

덜 생각하고

덜 움직이고

덜 욕심내고

 

채우는 게 아니라 비우는 게 충전.

 

끝은 시작입니다

 

30. 첫인상이 끝인상 ; 브로슈어라면 인트로로 시작하라

 

집중력, 지구력, 구성력, 문장의 일관성과 통일성, 취할 것과 버릴 것을 구분해 내는 능력.

 

32. 이름을 짓는 일 ; 카피라이터도 할 수 있다.

 

화수목 ; 꽃과 물과 나무라는 뜻의 꽃 가게.

 

33. 칭찬이라는 엄청난 무기 ; 소비자를 잘난 사람으로 임명하라.

 

34. 모델 사용법 ; 가난한 광고주를 위하여


유명인 초상권은 세월이 가면 사라진다.

 

이 책이 생각 비틀기 연습을 통해 우리 비틀즈의 다섯 번째 멤버를 만들어준다는 얘기를 들었지. 기대가 커. 사실 나도 음악으로 세상을 비틀어보려 했는데 이름만 비틀즈였지 뭐 하나도 제대로 비틀지 못했거든. 내게도 이 책 한 권 보내주려나. 이왕이면 작가 사인본으로

 

존 레논 (1940 ~1980)

 


스페인 교민 정주환 씨는 스물네 시간의 투표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당신의 투표여행, 10분이면 충분합니다

 

한 표가 세상을 바꿉니다

 

투표가 먼저다,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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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부키 2016-04-30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책을 읽은 것 같네요.. ㅎㅎ

시이소오 2016-04-30 21:34   좋아요 0 | URL
액기스죠 ㅎㅎ
 
미치광이, 루저, 찌질이 그러나 철학자 - 은둔형 외톨이 칸트에서 악의 꽃 미셸 푸코까지 26인의 철학자와 철학 이야기
저부제 지음, 허유영 옮김 / 시대의창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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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사랑스런 철학책이라니. <조선왕조실톡>을 읽을 때 마냥 키득키득 거리며 읽었다. 철학이라고 해서 굳이 고리타분하게 설명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철학자들의 철학만으로도 충분히 고리타분한데? ‘재미있고 통속적인 철학사 책을 쓰겠노라는 장밍밍의 농담은 현실이 되었다. 저자인 장밍밍이 85년 생이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라 그런지 중국의 고대문화 뿐만 아니라 대중 문화들을 딱딱한 철학자들 위로 잘 덧칠해놓았다. 예를 들면 마르크스와 엥겔스를 관중과 포숙에 빗댄다던지. 중국의 시를 각색해 마르크스와 엥겔스에 대해 헌사를 바치기도 한다.

 

높은 산 흐르는 물에 술잔을 띄우노라.

그들의 깊은 우정 천년만년 이어지리.

자본가로 세상에 나섰으나 저술에도 능하였구나.

후대 사람들이 수없이 비방하여도

그 마음은 떳떳하게 진리를 널리 떨쳤노라.

일생 포부를 깊숙이 감추었지만

그대에게 모든 걸 바쳤으니

아쉬움도 미련도 없구나.

호방하고 거칠 것 없는 그대의 말도

이제 옛일이 되어버렸으니

표주박 술 한 잔에

천 갈래 눈물이 흐르는도다.

 

하이데거에 대한 아렌트의 마음을 대변한 시는 <시경> 패풍편 <녹의>를 인용한다.

 

녹색 실이여, 그대가 다스리길 바라오. 나는 옛사람을 생각하여 허울이나 없게 하려네

고운 갈포, 거친 갈포, 쓸쓸한 바람이로구나. 나는 옛사람을 생각하니 진실로 나의 마음을 찾았다네.”

 

이외에도 홍루몽 구절, 최근 유행하는 중국 가수의 유행가 가사, 웹소설을 인용하기도 한다.

 

장밍밍은 사르트르와 보부아르를 강호의 대협객 커플이라 묘사하기도 한다. 소개된 여러 일화들도 재미있다. 쇼펜하우어와 하이데거의 비난 배틀도 흥미롭다. 플라톤은 한 때 인간은 깃털이 없는 두 발 달린 짐승이다라고 말했다. 다음 날 디오게네스가 플라톤에게 닭 한 마리를 던진다. 디오게네스는 그 전날 닭다리의 털을 다 뽑았다. 디오게네스가 닭을 던지며 플라톤에게 뭐라 했을까?

 

옛다, 인간.”

 

털 뽑힌 그 닭은 무슨 죄냐?

 

볼테르는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을 읽고 이렇게 말했다. “그 책을 읽으면 네 발로 기어다니고 싶어진다.” 오늘날로 보자면 볼테르보단 루소의 승리다. 히틀러와 비트겐슈타인이 실업학교 동창이었다니! 방향은 다르지만 두 사람 다 세상을 바꾸었구나.


그녀가 뽑은 112인의 철학자에 한나 아렌트와 사르트르의 등장은 흥미롭다. 현대 철학에서 한나 아렌트의 영향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반증일까. 아니면 장밍밍이 여자이기에? 사르트르는 우리에겐 한물 간 철학자인데. 사르트르의 부활? 아니면 보부아르 때문에 사르트르가 덕을 입은 걸까.

 

(사르트르만 생각하면 불쌍하다. 보부아르가 카뮈를 짝사랑했다고 어찌나 카뮈를 싫어했던지. 내가 보부아르였어도 물고기 눈 마냥 껌뻑껌뻑대는 사르트르보단 바바리코트가 피부인듯한 카뮈에게 폴짝 뛰어갔을테다. 카뮈처럼 생긴 자에 대한 사르트르의 질투를 백만 번 이해한다. 그래도 그 외모로 보부아르를 만났으니 사르트르는 철학하길 천만 번 잘 한 거다. 철학 안 했으면 평생 독신으로 살다 죽지 않았을까.)

 

214인의 철학자에서 저자가 선택한 철학자들도 이례적이다.

루소, 러셀, 마키아벨리, 에리히 프롬, 베이컨 등등.

루소, 마키아벨리, 프롬은 철학자로 인정해주지 않았었는데.

 

요즘 읽는 책마다 루소가 등장해 짜증스러울 정도다. (예일대 지성사의 첫 타자도 루소다.) 루소만큼 자신이 쓴 책과 거꾸로 살았던 사람은 달리 떠올리기 힘들다. <에밀>을 쓴 사람이 자기가 낳은 - 물론 루소가 생물학적으로 낳은 건 아니다 - 다섯 아이를 고아원에 보내버리다니!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서 볼 수 있듯 우리 시대의 불평등이 얼마나 극에 달했으면 루소를 다시 호출하는 시대가 되었을까. 프롬 역시 마찬가지 이유일까. ‘소유의 시대에 존재에 대한 갈증 때문에.

 

재밌다고 해서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이 책을 읽으니 학부 때 공부를 게을리 한 게 후회된다. 후회하면 무슨 소용이랴! 지금이라도 다시 공부하는 수밖에. 철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분이 있다면 이 책으로 철학이라는 문간에 발을 들이밀어도 좋으리라.

 

밍밍치 아니하고,

호방하고 거칠 것 없는 그대의 책 한 권에

표주박 술 한 잔 바치노라.

아흐, 동동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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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그날의 기록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 지음 / 진실의힘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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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2년동안 지옥 같은 삶을 견뎌내야 했을 유가족분들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거꾸로 물어보자. 세월호 승객들을 죽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거의 수십 가지 정도의 조건들이 들어맞아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관련된 공무원 누구 한 사람이라도 배 밖으로 나와서, 바다로 뛰어 내리세요라는 한 마디 말을 했다면 전원 구조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약속이라도 한 듯 모든 공무원들은 바다로 뛰어내리게조치하지 않았다.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해경본청, 서해해경청, 목포해경, 헬기 511, 헬기 512, 헬기 513, 해경 123, 항공기 703, 청해진 해운, 인천항만청, 인천해경 등등.


세월호 선장과 직원들, 제일 먼저 출동한 해경 123정의 직원들. 그래 좋다. 자신들의 목숨이 아까워서 구조하지 않았다고 하자. 그런데 헬기에 타고 있던 항공구조사들은 경력25년 차의 베테랑들이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몰랐던 사실이다.)


즉 이들은 몸에 밧줄만 감으면 어디로든지 갈 수 있는 특공대원 들이다. 또한 이들은 선박이 침수 상황시 승객들을 바다로 뛰어내리게 하는 게 가장 급선무의 행동이라는 걸 충분히 숙지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하지 않았다. 그저 헬기 바스켓에 몇몇의 사람들만 올려 보냈다. 시간이 부족해서? 서해해경청 소속 헬기511호가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925분이었다.

 

<세월호, 그날의 기록>은 배가 가라앉은 1017분까지의 가해자 측, 즉 국가가 내민 기록들에만 집중한다. 책의 내용만 봐서는 왜 국가가 세월호 승객들을 구조하지 않았는지 밝히기엔 무리가 있다. 이 책의 한계다. <세월호, 그날의 기록>은 진실을 파헤치는 책은 아니다.


다만 질문을 던진다. 국민 모두에게.

 

왜 국가가 구조하지 않았을까?’,

왜 아이들을 죽여야만 했을까?’

도대체 왜 죽인 걸까?’

 

세월호는 국정원이 관리한 배다. 세월호와 똑같은 항로를 운항하는 <오하나마호>의 해난보고 계통도에는 국정원이 없지만 세월호의 해난보고 계통도에는 국정원 제주지부와 인천지부가 가장 먼저 등장한다.

 

세월호 보안측정이 끝난 이후에 가진 국정원과 청해진 선사대표의 미팅 직후, 제주지역 본부장 이성희는 3월 22일 메모에 이렇게 적었다.

 

소름끼치도록 황당한

 

도대체 국정원이 지시한 어떤 내용이 소름끼치도록 황당했을까? 국정원은 세월호의 면허를 내주지 않았다. 1개월간 점검을 때렸다. ‘면허를 미끼로 국정원은 청해진 해운과 어떤 딜은 한 것은 아닐까? 아마도 청해진 해운 측은 초기에 국정원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국정원은 국민이 알아서는 안 될 어떤 것을 세월호에 실은 것은 아니었을까. 그게 뭘까? 이상호 기자는 세월호에 폭발물이 실렸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렇다고 해서 세월호 승객들을 죽여야 할 이유가 없다. 혹자는 세월호에 타고 있던 아이들의 문자 내용 중 가스, 혹은 삶은 달걀 냄새에 주목한다. 만일 세월호에 실린 어떤 것이 방사능 물질이라면? 혹은 바이러스 같은 거라면? 그래서 그것이 생존자들 몸에 흔적을 남기는 거라면? 혹은 그것이 전염을 유발할 위험성이 있는 거라면? 혹은.........

 

도대체 수백 명의 목숨을 희생해서라도 숨겨야 할 어떤 것의 정체는 뭘까.

 

청와대는 애초부터 구조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청와대가 제일 먼저 출동한 123정에 요구한 건 오로지 영상이었다. 그것도 수십 번이나. 왜 청와대에선 영상이 필요했을까?

 

청해진을 파고들면 국정원이 나온다. 이 책에서 언급하지 않은 언딘을 파고들면 뭐가 나올까. 언딘은 구조업체가 아니라 인양업체다. 언딘를 파고들면 일단은 새누리당이 나온다. 또한, 폴리텍 대학, 정수 장학회, 그리고 박근혜가 굴비 한 두름 마냥 줄줄이 엮여 나온다. 결국 세월호의 어디를 파건 청와대의 박근혜로 수렴된다는 걸 알 수 있다.

 

책을 통해 알게 된 건 사법부의 태도다. 1심 재판부는 세월호 가해자 측에 비교적 엄한 처벌을 내렸다, 그러나, 2, 대법원에선 1심 판결을 전부 뒤엎었다. (몰랐다.) 마치 사법부는 인자한 어머니마냥 보호자를 자처한다.

 

왜 그럴까? 국민정서를 외면하면서까지 왜 사법부는 이들을 보호하려고 하는 걸까? 어떤 외압이 작용한 것일까?

 

나는 내가 생각하는 가설을 말하지 않겠다. 위에 언급한 의문들은 이 책과 다른 사람들이 이미 다 언급한 내용들이다. 다만 말할 수 있는 것은 세월호 진실이 밝혀진다면 새누리당은 두 번 다시 이 땅에서 집권할 수 없을 것이다. 더민주, 국민의당, 정의당 등은 세월호 진실을 밝히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세월호 학살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청문회 증언대에 세워야한다. 그러라고 뽑아준 거다.

 

9.11 이후, <9.11 조사위>18개월 동안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1,200명의 사람을 만났고, 12차례의 청문회를 열었다. 부시 대통령, 딕 체니 부통령, 국방장관, 국무장관, 등등 전, 현직 고위 정부 인사가 모두 증언대 앞에 섰다.


반면 한국의 세월호는? <세월호 특조위>는 정부와 새누리당 방해로 아무것도 한 게 없다.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자는 것은 각자의 정치적 신념, 선호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다.

한 어린 아이가 물속에 빠지면 어느 정당을 좋아하는지 물어보고, 자신이 좋아하는 정당을 좋아해야만 구해줄 건가?

 

만약 지금 어떤 사람이 문득 한 어린아이가 우물 속으로 빠지게 되는 것을 보게 된다면,

누구나 깜짝 놀라며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그렇게 되는 것은 어린 아이의 부모와 교분을 맺기 위해서가 아니고, 마을 사람들과 친구들로부터 어린 아이를 구했다는 칭찬을 듣기 위해서도 아니며, 어린 아이의 울부짖는 소리가 싫어서 그렇게 한 것도 아니다.


이것을 통해서 볼 때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이 없다면 사람이 아니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다면 사람이 아니며,

사양하는 마음이 없다면 사람이 아니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마음이 없다면 사람이 아니다.

 

- <맹자, 공손추 상>

 

이 책을 읽는 게 힘들 수도 있다. 나 역시 힘들었다.

눈물 없이, 분노 없이 읽기 힘들 것이다.

그래도 읽어야 한다. 우리가 사람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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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 2016-04-17 0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ㅠㅠ

시이소오 2016-04-17 07:33   좋아요 0 | URL
많은 시민들이 잊지 않는다면 언젠가 진실은 밝혀지겠죠? ^^

순오기 2016-04-17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실을 밝혀 책임자를 처벌하고 역사를 바로 세워야지요! 이 책은 아직 못 읽었는데 꼭 읽어야겠네요.

시이소오 2016-04-17 08:13   좋아요 0 | URL
진실에 대해 알 순 없지만 진실을 알아내야만 하겠다는 의지는 불태우게 하는 책이네요. ^^

david27 2016-04-17 20:03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께서 변함없이 세월호를 인양하라를 배경화면으로 하시네요
변함없으신 그모습 너무 좋습니다
어느덧 두해가 지나갔네요
하지만 여전히 모든것이 아무일없듯이 흘러 가는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david27 2016-04-17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금요일엔 돌아오렴 책을 구입했는데 이책도 봐야겠어요

시이소오 2016-04-17 09:20   좋아요 0 | URL
저는 그 책 아직 다 못 읽었어요. 못 읽겠더라구요.
다시 읽어봐야 겠습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6-04-17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진짜 궁금합니다. 왜 구하지 않았을까요? 별별 이유를 다 갖다대도 이유를 찾지 못하겠습니다..

나와같다면 2016-04-17 13:11   좋아요 0 | URL
어제 그것이 알고싶다를 보고.. 소름끼치게 무서웠어요

시이소오 2016-04-17 13:11   좋아요 1 | URL
어떤 가설을 생각해보아도 우리 입장에선 소름끼치게 황당할 수 있지만 새누리입장에선 가능할 수도 있겠죠.
전 아직도 재판이후 18시간만에 사형당한 인혁당 피해자들 생각하면 소름끼치도록 황당합니다. 지금껏 봐왔듯 박근혜가 지 애비 하는 짓 고대로 하는거 봐서는 일반인의 심리로서는 이해불가능한 짓을 저질르지 않았을까요?

시이소오 2016-04-17 13:12   좋아요 0 | URL
그것이 알고싶다 찾아봐야겠네요 ~~

깊이에의강요 2016-04-17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끈질기고 집요하게 추적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 한 진실은 수장되지 않을 것입니다.
김지영 감독님이 제작하고 있는 인텐션에도 작은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시이소오 2016-04-18 09:46   좋아요 0 | URL
강요님같은 젊은이들이 있으니 희망이 보이네요 ^^
넬처럼 맑은 영혼이 바르기까지 ^^

깊이에의강요 2016-04-18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또 과대평가 되고 말았군요^^
부끄럽습니다^^

시이소오 2016-04-18 09:57   좋아요 0 | URL
강요님 보면 누군가가 떠올라요. 그 친구 너무 예쁘고 너무나 맑고 너무너무 바른 친구여서 천상에서 내려온 사람 같았거든요. ^^ 그래서 제가 강요님 완전 애정하자놔요 ^*^

깊이에의강요 2016-04-18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전 부끄 ...*^^*
이쁘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이소오 2016-04-18 10:19   좋아요 0 | URL
맞다. 글도 잘 쓰잖아요. 주변 여자들이 싫어하지 않아요? ㅋ

깊이에의강요 2016-04-18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제 생일인가요???ㅋ
시이소오님 워워~~^^~
진짠줄 알아요ㅋ
저 글 못 써요~~~~

시이소오 2016-04-18 10:36   좋아요 0 | URL
글 잘 씁니다. 제가 내소사 글 봤거든요. 완전 부러움
자주 써주세요 ^^
 
지적 생활의 즐거움
필립 길버트 해머튼 지음, 김욱 옮김 / 리수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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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이면 읽을 줄 알았다. 이런, 어떻게 이런 책이 있다는 걸 모르고 살았을까. P.G 해머튼이 누구냐? 19세기의 듣보잡 작가의 책이 해머가 되어 나를 내려칠 줄이야! 저자에 따르면 두 종류의 생활이 있다. 동물적 생활과 지적 생활. 달리 말하면 육체적 삶과 정신적 삶. ‘지적 생활을 하기 위해선 육체적 생활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해머튼은 산책과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지적생활은 훈련이고 투쟁이다. 지적생활은 단순히 지식과 교양을 쌓는 것이 아니다.

 

우리를 지적으로 만드는 힘은 배운 지식과 익힌 교양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인생의 아름다운 단면들을 스스로 발견해내려는 노력과 인간답게 살아가는 기쁨을 만끽하려는 타고난 본성일 뿐입니다. 지적생활이란 무엇인가를 이룩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순수하게 삶의 진리를 찾아나서는 아름다운 여정입니다.


 

1부의 글들은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

 

밥을 어떻게 먹을까? 한 끼 먹을까? 두 끼 먹을까? 칸트는 정각 1시에 간단한 점심을 먹었다. 아침엔 차 한잔, 저녁은 먹지 않았다. 한편 저자의 친구는 아침 여덟시에 영국식 만찬을 먹어야 일이 잘 되었다고 한다. 즉 저자에 따르면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식습관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꼭 하루에 세끼를 먹어야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알리디너 곰곰생각하는 발님도 하루 한 끼 드신다. 한국식 만찬을 드시는지는 모르겠다.)

 

술은 마시는 게 좋을까? 괴테는 일생동안 5만 병의 와인을 마셨다는데 장수했다. 담배는? 저자에 따르면 지나친 두뇌노동으로 지쳤을 때 흡연은 나쁘지 않다고 한다.

 

신문을 읽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제가 신문을 비난 하는 것은 매일같이 별 의미 없는 일에 우리 주의를 기울이게 한다는 점입니다. ....전 잘 모르겠지만, 피스칼의 <팡세> 같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면야.

 

-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스완네 집쪽으로, p55. 민음사.

 

해머튼에 따르면 일반인들은 상관없다. 신문의 논조에 의문을 품지 않으므로. 그러나, 조선일보 같은 편향적인 신문은 지성인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 내가 지성인은 아니지만 조선일보 같은 신문은 아주 심각한 해를 끼친다. 쓸데없는 아드레날린의 상승을 불러온다. 아침부터 조선일보를 읽었다고 상상해보라.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삶을 지옥으로 만드는 단순한 방법.

 

해머튼은 여러 분야를 공부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여섯 개 분야를 대충 공부하는 것보다 한 분야에 정통하는 게 낫다고. 그에 따르면 외국어도 3개 국어 이상을 공부하는 건 정신 나간 짓이다. 삶의 불규칙에 적응하기도 바빠 죽겠는데 불규칙 동사 외우는 건 인생을 낭비하는 짓이다.

 

해머튼은 자신이 관심 있는 한 가지 분야를 결정하라고 충고한다. 거기서 보조적으로 한 두 가지 정도를 추가할 수 있다. 그 외의 분야는 단념하라고. 단념하지 않고서는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

 

 

내가 무엇을 추구하느냐가 나의 삶을 결정합니다. 생존은 조건일 뿐입니다. 생존이 목표가 될 수는 없습니다. 내가 추구해야 할 삶의 방향은 성실과 품격이며, 생활에 대한 애정과 지적인 힘입니다. 나를 위해 열심히 살았다는 것은 내 손으로 이룩한 지적인 발달이 조화된 우주에 근접했다는 뜻입니다. 나는 그것이 이성을 갖춘 한 인간으로서 온 생애를 바쳐 도달해야 할 목표라고 확신합니다.

 

<지적 생활의 즐거움>, P210.

 

지적 생활을 하기 위해 우리가 쓰러뜨려야 할 것은 나 자신이다. 지적 생활은 타인의 생각이 아니라 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자 하는 것이다. 나 자신을 저울에 올려놓고 나 자신의 눈금을 재는 것이다. 나의 마음속에 우주가 깃들어 있다. 내가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고, 진실을 추앙하고, 거짓을 부끄러워하는 것은 보다 넓은, 우주를 닮은 마음을 그리워하기 때문이다.. 우주의 완성, 그것은 나의 완성이다.

 

지적 생활을 말하는 책인데 마치 영성 책을 읽는 듯한 착각.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

 

책 전체가 거의 잠언집이다.

질문을 유발하는,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밑줄 칠 문장들이 수두룩하다.

또 다시 드는 의문. 어떻게 이런 책을 몰랐을까.

 

매일 매일 지적 생활을 실천 중이신 이웃님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한 가지 분야를 공부해야 한다면 이웃님들은 뭘 택하실런지요?

저는 뭐가 좋을까요??^^)

 

민중이든, 노예든, 정복자든,

그들은 늘 이렇게 고백했다.

지상에 태어난 아들들의 궁극적인 행복은

오직 인격을 완성하는 것뿐이다.

 

사람이 자기를 상실하지 않는다면

생활은 그를 넘어뜨리지 않는다.

타고난 나를 잃지만 않는다면,

나의 전부를 잃어도 좋으리라.


-괴테, <서동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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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니 2016-04-16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재밌어요^^ 잘 읽고갑니당

시이소오 2016-04-16 10:41   좋아요 0 | URL
재밌게 읽으셨다니 제가 감사할 일이네요 ^^

모래별 2016-04-16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참 좋게 읽었습니다.

시이소오 2016-04-16 19:24   좋아요 0 | URL
그쳐? 의외의 발견이네요 ^^

cyrus 2016-04-16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용문을 구분해서 입력하니까 글 읽기가 편하네요. ^^

시이소오 2016-04-16 19:25   좋아요 0 | URL
읽기 불편하다는 분이 계셨어요. 글 상자 하는 방법을 최근에 알았답니다. ㅋㅋ

인다라의구슬 2016-05-13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을 부리면 사유가 반짝인다` 는 말이 떠오르네요^^ `19세기 듣보잡 작가`의 책 읽어보고 싶어요^^ 잘~ 읽고 갑니다!

시이소오 2016-05-13 18:43   좋아요 0 | URL
근사한 문구네요. 홍서님, 즐독되시길^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