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올해의 책 35. 419권 중
12월 달 단 한 권도 못 읽었으나, 집계해보니 2016년엔 총 419권의 책을 읽었다.
(아, 얼마나 재수 없어 보일까 ^^;)
2014년부터 한 해 365권을 읽는 게 목표였다.
2014년에 295권, 2015년 281권. 결국 300권의 문턱을 넘지 못했는데,
2016년엔 어떻게 300권이 아니라 400권 이상을 읽어버린 걸까?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한 가지 조치를 취했더니 효과 지대로다.
(다독의 비법은 1분 후에 공개하겠습니다. ㅋ)
35. 정치철학 1,2 - 곽준혁
리뷰를 쓰지 못했다. 나라가 개판이라 그런지 정치 철학 책에 저절로 눈길이 간다.
이 책에 소개된 정치 철학자들을 정리하고 싶었는데,
2017년의 숙제로 남겨야겠다.
34. 언제나 당신이 옳다. 자크 아탈리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순종하거나 우리의 욕망에 굴복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때 우리는 그들을 소외시키는 주체가 되는 것이다.
- 자크 아탈리.
다시 읽어도 뜨금하다.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나의 욕망에 타인이 굴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최순실과 박근혜에게 수 만 번 읽어주고 싶다. ‘자기 자신이 되는 5단계의 길’도 재독해야겠다. 아니, 책 전체를 재독해야 겠다.
33.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나오미 클라인
2016년 읽은 책 중 독후감을 쓰지 못한 게 가장 한스러운 책. 더 많이 쓰고 더 널리 홍보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책감이 든다. 2016년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의 출간은 분명 사건이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 부모가 아닌 사람도 반드시 읽어야 할 책.
32. 서양철학사 – 군나르 시르베크 외
복지 선진국 노르웨이 철학자의 서양철학사는 역시나 다르다. 비교적 쉬운 설명과
불평등,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등이 눈에 띈다. 재독하고 싶은 책.
31. A가 X에게 외 – 존 버거
<다른 방식으로 보기>, <그리고 사진처럼 덧없는 우리들의 얼굴 내 가슴>, <A가 X에게>를 읽었다. 아직 읽어야 할 존 버거의 책이 많아 흡족해하는 사이, 존 버거의 부음 소식이 들려왔다. 왜 그렇게 서럽던지. 눈물을 흘릴 줄이야.
그런데 오늘은 또 지그문트 바우만의 부음 소식이라니. 아, 왜들 이리 가십니까.
두 분 선생님들, 영면하소서.
30. 사랑 예찬 – 알랭 바디우
알랭 바디우를 빼놓고 2016년의 책을 논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우리는 서로 다를지라도 ‘신비로운 공명’에 이를 수 있다.
‘사랑을 재발명’하기 위해서라도 올해 역시 알랭 바디우의 책을 계속 읽어가겠다.
29. 나쁜 페미니스트 – 록산 게이. 페미니즘 관련서.
2016년을 대한민국 페미니즘의 분기점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 어느 해보다 페미니즘 관련 서적이 봇물처럼 쏟아진 해다. 내가 읽은 페미니즘 관련 책들 중 토마 마티외의 <악어 프로젝트>와 함께 록산 게이의 <나쁜 페미니스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쁘더라도 페미니스트가 되는 게 페미니스트가 아닌 것 보다 낫다.
28. 이름 붙일 수 없는 자- 사뮈엘 베케트
소설 전체를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다니!
이름 붙일 수 없는 체험이다.
27. 종이달 – 가쿠다 미츠요
완전 빠져 읽었다. 미야베 미유키, 기리노 나쓰오를 잇는 일본 사회파 미스터리의 괴물같은 신예의 출현.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 기리노 나쓰오의 <아웃>과 더불어 사회파 미스터리 3대 걸작이라 꼽고 싶다. ‘허영이 빚어낸 만능감’의 빛이 사그라들면 냉혹한 진실이 드러난다.
불꽃 너머 종이달이 있다.
26.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 임승수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읽기 위해 <자본론> 입문서 격의 책들을 여러 권 읽었다. 그 중에서도 임승수의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이 가장 이해하기 쉽다. 작년 말에 개정판 이라 할 수 있는 <새로 쓴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도 출간됐다. 올해에도 마르크스의 자본론에 도전하기 위해 다시 읽어야겠다.
25. 독재자를 무너뜨리는 법 – 스르자 포포비치
이 책의 리뷰를 쓴 건 2016년 5월 5일이었다. 리뷰의 첫 대목을 인용해 본다.
애덤 그랜트의 <오리지널스>에서 가장 궁금했던 인물은 스르자 포포비치였다. 맞춤 맞게 포포비치의 책이 나왔다. 제목의 ‘독재자’를 나는 ‘도살자의 딸’ 박근혜, 혹은 새누리당으로 읽었다. 누가 뭐라든,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악마다. 논쟁할 가치도 없다. 저 버러지 같은 것들을 대통령, 국회의원으로 뽑아준 사람들은 언젠가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날이 올 것이다. (만일 그들이 인간이라면) ‘난 단지 몰랐어요.’라고 하겠지. 그날이 제발 빨리 오기만을 바랄뿐이다.
<독재자를 무너뜨리는 법> 리뷰 중에서
이 당시만 해도 국민들은 최순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을 때였다. 그날이 온 것일까?
24.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목소리로 엮은 테피스트리. 이 책을 읽는 나도 불쌍하고 안 읽은 사람들도 불쌍하다.
“나는 이 책을 읽을 사람도 불쌍하고 읽지 않을 사람도 불쌍하고, 그냥 모두 다 불쌍해.”
23. 흐름을 꿰뚫는 세계사 독해 – 사토 마사루
한국의 사드 배치를 찬성하는 분이 있다면 부디 필독하시길.
한반도가 불바다가 되는 걸 보고 싶다면, 찬성하시라.
22. <축복 받은 집> 외 - 줌파 라히리
<축복 받은 집>은 그야말로 경이로운 데뷔작이다. 완벽하다.
2016년엔 줌파 라히리의 <저지대>, <축복받은 집>, <이 작은 책은 나보다 크다>, 그녀의 소설 3권을 읽었다. 그녀의 책 중에 아직 읽지 않은 책이 있다는 것. 그것이 축복이다.
21. <도덕적 불감증> 외 –지그문트 바우만
2016년엔 <도덕적 불감증>, <사회학의 쓸모>, <신과 인간에 관하여> 세 권의 바우만 책을 읽었다. 2017년에도 바우만 읽기는 계속된다.
이 글을 쓴 이후 1월 10일, 바우만의 별세 소식을 접했다. 존 버거의 부음 소식이 들려온지 얼마나 됐다고. 존 버거는 아흔에, 바우만은 아흔 한 살에. 비교적 장수한 편에 속함에도 아쉬움은 줄어들지 않는다. 아, 바우만 선생님, 영면하소서.
20. 팩트체크 – jtbc 뉴스룸 팩트 체크 제작팀
최순실 사태가 터지기 이전부터 jtbc는 엠빙신, 케이빙신, 씨방새와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유일무이한 언론이었다. 2016년, <팩트 체크> 씨리즈를 빼놓고 ‘올해의 책’을 논할 수 없다.
19. 너무 한낮의 연애 – 김금희
2016년 내가 읽은 한국 소설 중 ‘top 4’ 중 하나다. 리스트에 빠진 소설은 권여선의 <안녕, 주정뱅이>다. 분명 권여선의 <안녕, 주정뱅이>보단 완성도에서 떨어진다. 그러나,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리스트니.
“사랑하죠, 오늘도”란 대사는 뇌리에서 도무지 떨쳐버릴 수가 없다.
18. 쇼코의 미소 – 최은영
역시나 2016년 한국 단편 소설의 쾌거. 후장 사실주의 소설가들의 자기 과시적 소설을 읽다보면 오바이트가 쏠린다. 최은영이 없었다면 어쩔뻔 했나? 신기하게도 단편 하나 하나의 이야기가 다 기억에 남는다. 특히나 <언니, 나의 작은, 순애 언니>는 올해의 단편으로 뽑고 싶다.
17. 멀고도 가까운 외 – 리베카 솔닛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도 좋았지만 <멀고도 가까운>은 페이지가 줄어드는 게 너무 안타까워 손톱을 잘근잘근 씹어가며 읽었다. 거의 모든 문장에 밑줄을 긋고 싶었던 책. 리뷰를 그래서 두 번 쓴 책, 다시 또 읽고 싶다.
16. <가벼운 나날> 외 –제임스 설터
설터를 2016년에 읽은 줄 몰랐다. 2015년에 읽은 줄 알았건만. <어젯밤>을 제외한 <스포츠와 여가>, <가벼운 나날>, <올 댓 이즈>, <사냥꾼들>, 총 <네 편>을 읽었다. <어젯밤>이 남아 있어 다행이다.
15. 스토너 – 존 윌리엄스
나는 <스토너>를 2016년에 읽었다. 이 책을 아직도 읽지 않은 분이 있다면 축복 받은 거다.
14. 리스본행 야간열차 1,2 – 파스칼 메르시에
이토록 문장에 젖어들 수가. 읽고 읽고 또 읽어도 좋다.
13. 재판으로 본 한국현대사 – 한승헌
허걱, 아직도 이 책의 독후감을 쓰지 않았다니. 존경합니다. 한승헌 변호사님. 감사합니다.
12. 제국의 구조 – 가라타니 고진
그러고보니 이 책도 독후감을 쓰지 못했다. 아, 이상하게도 고진의 책은 쉽게 쉽게 읽힌다. 2017년도 고진의 책 읽기는 계속된다.
11. <푸꼬,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외 - 우치다 타츠루
이 책을 통해 철학 입문서가 얼마나 재밌는지를 깨달았다. 올해 내가 가장 많이 접한 논픽션 작가는 단연 우치다 타츠루다.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법>, <하루키씨를 조심하세요>, <반지성주의를 말하다>, <레비나스와 사랑의 현상학>, 그리고 <푸꼬,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총 5권. <레비나스와 사랑의 현상학>의 독후감도 쓰지 못했다. 올해엔 꼭 써야지.
10. <에로스의 종말> 외 – 한병철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한병철 붐은 계속된다. <에로스의 종말>, <아름다움의 구원> 두 권 다 짧지만 여전히 강하다. 에로스는 우리로 하여금 전인미답의 지대로의 모험을 감행케하는 것이다. 한병철 –바디우를 따라 사랑을 재발명 하기를.
9. 너무 시끄러운 고독 – 보후밀 흐라발
2016년, 이 책을 빼고서 외국 문학을 논할 수 없다. 쿤데라, 곰브로비치 말고도 보후밀 흐라발이 있었다. 중부 유럽 문학의 폭은 얼마나 넓기에?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거부할 수 없을 것이다. 절대로.
8. 인간의 길을 가다 – 장 지글러
이 책을 읽었으므로 나는 2016년에 더 이상 책을 안 읽어도 된다고 선언했었다.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다. 책을 읽을 때 느꼈던 전율이 또 다시 내 몸을 뒤흔든다. 뇌가 폭발하고 심장이 요동치는 듯한 쾌감.
7. <농담> 외 - 밀란 쿤데라
2016년은 쿤데라 전작을 시도한 원년이다. 재독까지 카운트 하자면 쿤데라 소설 11권을 읽었다. 그 중에서도 <농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제 3권만 더 읽으면 목표 달성. 아, 독후감 역시 써야 한다.
6. 주식회사 대한민국 – 박노자
나는 박노자와 99프로 의견이 같다. 왜 친일파가 문제인지, 왜 사드 배치를 해서는 안되는지 궁금한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5. <한 명> – 김숨
<L의 운동화>의 아쉬움을 채워준다. 2014년 최고의 한국 소설이 한강의 <소년이 온다>라면 2016년 최고의 한국 소설은 김숨의 <한 명>이다. 새벽에 이 책을 읽으며 그야말로 펑펑 울었다. 지들 멋대로 위안부 합의한 박그네, 이 미친년과 새누리당. 찢어 죽여도 시원찮다.
4.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외 – 사사키 아타루
밤새 이 책을 읽고 난 아침을 잊을 수 없다. <춤춰라, 우리의 밤을 그리고 이 세계에 오는 아침을 맞이하라>, <이 치열한 무력을> 역시 읽었으나,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은 독보적이다. 독서가 시들해졌다면? 이 책을 읽으시라.
집어들고 읽어라, 집어들고 읽어라, 집어들고 읽어라.
3. 세월호, 그날의 기록 – 세월호 기록팀
2016년 가장 안타까운 책이면서, 가장 고마운 책이기도 하다. 세월호 기록팀은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지 못했다. 그러나, 세월호가 결코 끝나지 않았음을 상기시킨 책이기도 하다. <그것이 알고싶다> 역시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지 못했다. 그러나, 적어도 세월호는 국가에 의해 자행된 학살임을 분명히 했다. 이제 그 이유를 밝혀야 한다. 그리고 학살에 관계된 모든 관련자들 역시 정당한 법의 심판에 의해 처형해야 마땅하다.
2.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 – 서중석
현대사 책 중 가장 정확한 시선이 아닐까. 2016년의 역사서로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1. 한국현대사 산책
제 글을 읽으신 분이라면 충분히 예상하셨을 것이다.
그렇다. 영예의 1위는 강준만의 <한국 현대사 산책> 씨리즈다.
아직 90년대, 2000년대 편을 읽지 못했고
80년 이후로 포스팅을 하지 못했다.
2017년엔 마무리 지을 것이다.
가진 자들의 역사 왜곡은 오늘도 계속 되고 있다. 최순실 교과서를 시행하려한 이준식을 비롯한 교육부 관계자들, 능지처참도 관대하다. 내가 처자식만 없었더라면 너희들 목을 따러 갔을 터인데. 변명인가. 변명이겠지. 이준식과 교육부 관계자들이 최순실, 박근혜로부터 돈 받아 쳐먹었다는데 내 모가지 건다. 그나저나 이정현은 장 언제 지지나? 지져달라 그러면 버선발로 뛰어가 지져줄터인데.
아, 2014년, 2015년보다 2016년에 100권이나 더 많은 책을 읽은 비결은 단순하다. 목표를 바꿨을 뿐이다. 2014년, 2015년의 목표는 365권이었다. 그런데 300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래서 목표를 500권으로 바꿨다. 그랬더니, 500권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애초의 목표인 365권은 달성했다. 2017년의 목표도 500권이다. 과연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