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 레이다에 잡힌 방송인 김혜영이나 몸짱 아줌마 정다희, 화가 겸 탤런트 정재순, 최미나 등은
방송가에서도 유명한 알뜰살림꾼들이다.
그 중에서도 방송인 김혜영의 집 냉장고와 주방 인테리어를 보고 기절하시는 줄 알았다.
몇 주 전 토요일 오전, 늦게 일어나 침대에서 뒹굴며 책을 읽고 있는데
부녀가 배고프다고 하도 난리를 쳐서 라면을 끓여 대령, 후루룩 짭짭 먹고 있는 중이었다.
하필이면 꼭 그럴 때 텔레비전에서는 알뜰주부의 주방과 냉장고와 그녀가 손수 마련한 웰빙 밥상을
좌르르 펼쳐 보여준다. 라면에 식은밥을 말아 먹고 있을 때......
김혜영의 집 냉장고 속은 야채는 야채대로 밑반찬은 밑반찬대로 따로 달여 물 대신 마시는
상황버섯 물이 가득 담긴 물통 별로 정리가 정말 잘되어 있었다.
뚜껑이 전부 오렌지색인 롹앤롹 밀폐용기에 담겨.
책장수님이 묘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고 내게 물었다.
"뭐 느껴지는 것 없어?"
"왜 없겠어, 나도 명색이 주분데! 오렌지색 롹앤롹을 세트로 사야겠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드네!"
--콰당!!(무슨 소릴까요?ㅎㅎ)
돈도 무지 잘 벌고 이쁘고 날씬한 데다가 살림이며 요리까지 만능인 텔레비전 속의 여인들.
그 바쁜 와중에 직접 시장을 봐서 각종 나물을 말려 놓고, 건강 소스를 개발해
가족의 건강을 챙기는 그이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저런 삶의 에너지는 어디서 나올까,
궁금해진다.
다 좋은데...... 까치둥우리 머리로 앉아 라면을 먹는 토요일 아침에 그런 프로가
내 남편 눈에 띄지 않기만 바랄 뿐이다.
바나나우유병에 테이프를 감아 양념통을 만들어 보았다.
알뜰주부 흉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