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등교준비를 하면서, 방학 동안 만들기 한 것이 없으니
에그몽이라도 가져가야겠다며 열두어 개 조립하여 책상 위에 모아 놓은 걸
딸아이는 태연한 얼굴로 보조가방에 주섬주섬 담는다.

"에그그, 그걸 방학숙제로 가져간다고?"

나의 물음에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달걀 모양의 초콜릿 안에 들어 있는 아이 새끼손가락만한 플라스틱 조립 장난감은
깜찍한 것도 있지만 조잡한 것도 있다.
자동차, 동물,  놀이기구, 뭐 이런 식으로 다양하게 네다섯 종 묶여서 나온다.
문제는 가게에서 무작위로 골라야 한다는 것.
겉으로 봐서는 어떤 놈이 어디 들었는지 당최 알 수가 없다.

가령 어제 바퀴를 굴리는 곰돌이를 만들었는데 오늘 또 똑같은 게 나오면
그렇게 맥이 빠질 수 없다.
어른이 이런데 아이들의 마음은 오죽하겠는가.

크리스마스에 남자친구의 정성 가득한 카드를 받았을 땐
자신은 사둔 카드와 편지지가 없다며 스케치북을 북 찢더니 가위로 쓱싹쓱싹 오리고
풀로 붙여 직사각형의 봉투를 만들었다.
그리고 연필로 뚜껑에 해당하는 부분에 크게 V 모양을 그려 그것이 봉투라는 걸 
확정 짓는 게 아닌가.
저런 거침없는 태도와  단호함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예쁜 카드를 사러 가자니 필요없단다.
자신은 당장 편지를 써야 한다고.

다음날  남편은 그 괴상한 크리스마스 편지를 출근길에 가지고 가
출판사의 봉투에 책을 한 권 넣어 함께 부쳤다.

오늘 아침 나는 에그몽 장난감 몇 개를 만들기 숙제라고 학교에 가져가는 아이의 행동을
제지하지 않았다.

문득 오래 전 한 친구의 얼굴이 떠오른다.
이사한 집으로 초대를 하여 갔더니 카레라이스를 한 그릇 달랑 내놓았다.
혹시 김치는 없냐고 물었더니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도 얼마나 태연한 얼굴인지......적어도 그때는 김치 없는 상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다.
(당시 그는 6년차 주부였다.)

쓰다보니 나 자신 무얼 말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는, 이상한 글이 되어버렸다.








에그몽 이미지는 구글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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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7-02-06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 실례되는 행동이 아닐까 전전긍긍하고 사는 것보다
뻔뻔스러울 정도의 당당함(?)이 나에게도 남에게도 더 보기 좋은거다.
이런 얘기 아닐까요?^^ 아님 말구.
(저 자신 저런 태도로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가끔 눈치보는 자신을 느낄 때가 있지요^^)

BRINY 2007-02-06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임기응변 능력은 아무나 갖출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숙제 못했다고, 개학날 아침에 징징거리는 아이보다 백배 천배 낫지요~

로드무비 2007-02-06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리니 님, 임기응변 능력이라기보다는 얼렁뚱땅 능력 같아서요.^^

깍두기 님, 아님 말구.ㅋㅋ
한상 떡 벌어지게 차리고도 뭔가 모자라다고 느끼는
그 경지에 오르고 싶기도 하고.
오락가락합니다.
그때그때 느낌대로 살야야죠, 뭐.^^

플레져 2007-02-06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선 제압! ㅎㅎ
주하에게 배울 점이 많아요.
저두 오늘 누구누구에게 무엇무엇을 주기로 했답니다.
무엇무엇이 좀 빈약하지만 이게 다, 라고 단호히 말하렵니다. 키키.

2007-02-06 1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로이카 2007-02-06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는 엄마나 아빠, 둘 중 한 명을 닮기 마련일텐데... 주하가 그런 것은 누구 피 때문인가요? ^^

나비80 2007-02-06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 님 글을 보면 아이의 행동도 충분히 납득이 가는데요 뭘.^^

건우와 연우 2007-02-06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우도 얼마전까지 에그몽에 얼마나 빠져 있었는지 몰라요.^^
주하의 단호함과 당당함이 얼마나 멋진지요!!@.@

oldhand 2007-02-06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떳떳함과 소신, 21세기를 살아갈 우리 나라의 여성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닐런지요. 콩주도 주하 언니를 닮아가야 할텐데 말이죠.. ;-)

blowup 2007-02-06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눈치 보지 않고 거침없고 막힘 없는 주하가 좋아요. 로드무비 님은 천연덕스러운 척 하셔도 그렇지 못하시잖아요. '저런 신기한 종자들이라니' 하고 부러워하시는 거죠?(이건 제 마음)

얼룩말 2007-02-06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청나요

반딧불,, 2007-02-06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 부러울 뿐입니다. 주하에게 추천.

Mephistopheles 2007-02-06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쓰다보니 나 자신 무얼 말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는, 이상한 글이 되어버렸다."
딱...엄마 닮은 겁니다...주하는...키득키득..

waits 2007-02-06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하양을 한나절만 빌려주신다면, 기운이 날 것 같아요. 정주하 화이팅! ^^

로드무비 2007-02-10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택, 나어릴때 님, 이번 겨울방학에 주하를 2박 3일로
남친 집에 보낸 적이 있는데요.
미칠 것 같더군요, 보고잡아서.
예전에 신난다고 남편이랑 놀러다녔는데.
애정전선에 이상 있음을 확인만 했답니다.

지금은 기운 펄펄 나시죠?^^*

메피스토 님, 하하, 맞아요, 이상한 건 나 닮았어요. 긁적긁적.

반딧불 님, 추천 캄사!^^*

얼룩말 님, 엄청나긴요. 헤헤~

namu 님, 저도 거침없는 하이킥 쪽인데요?( '')=3=3=3

올드핸드 님, 아무 걱정 마옵소서.
콩주로 인해 일어날 즐거운 일들이 기대됩니다.^^

건우와 연우 님, 아주 가끔 그런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연우는 매일이잖아요.^^

소이부답 님, 하하,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기뻐요.
사실 여부를 떠나서.^^

에로이카 님, 둘 다 안 닮는 경우도 더러 있더군요. ㅎㅎ
그런데 저런 얼렁뚱땅 불성실은 제가 쪼매 갖고 있는 덕목입니다.=3=3=3

갈팡질팡 님, 그날 점심에 가락국수를 드셨는지요?^^*

플레져 님, "무엇무엇이 좀 빈약하지만 이게 다"라는 말도 빼셔야 해요.^^








 

언젠가 텔레비전 맛 대 맛에서 매운지닭매운탕이 상대 요리(기억도 안 남)를
10 대 0으로 제압하는 것을 보았다.
화면으로 보여지는 그 음식의 포스가 어찌나 강렬하던지.
그날 마침 일요일이고 포천 고모님 댁에 가기로 한 날이라
가는 길에 들른 마트의 장바구니에 구워 먹을 삼겹살 거리와 함께 닭을 한 팩 넣었다.

농사를 짓고 된장과 고추장을 직접 담그시는 고모 집 냉장고에는,
마침 2년 된 묵은지가 있었다.
그날 '묵은지닭매운탕'이 얼마나 맛있었는지 삼겹살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 후 가나안덕의 오리구이처럼 심심하고 출출하면 슬그머니 떠오른다는......

어제는 올케가 5박 6일의 프랑스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토요일 아침 아이를 맡기며 너무나 미안한 표정이길래 이번에는 근사한 선물 하나 받겠구나
내심 기대했더니,  웬걸,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와인 한 병을 내민다.
와인은 본체만체.
피노키오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목각 볼펜이 두 개길래,
"하나는 내거지?" 하고 덥석 집었더니 동주와 주하 거란다.
아이고 무안해라.

그런 올케를 위해 내가 어제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것이 신김치닭매운탕.
올케는 안 그래도 그동안 음식을 거의 먹지 못했다면서 허겁지겁 냄비에 달려든다.
함께 뚱뚱할 땐 약간 안심(!)이 되더니, 올케는 최근 10여킬로그램이 빠졌다.
옆에 앉기가 싫다. 비교되어......

어제는 묵은지가 없는지라 신김치를 반 포기쯤 잘라 넣었다.
자르지 않고 통째 넣어 쭉쭉 손으로 찢어 먹어야 제격인데 깜빡했다.
2년 된 묵은지를 넣고 끓인 것이 깊은 맛이 났다면,
김장김치 신 것을 넣은 것은 구수하긴 한데 그에 비해 산뜻하고 깔끔하다.

어떤 날은 묵은지의 군둥내가 심오한 듯하고 좋지만 어떤 날은 지겹다.
어제는 신김치 넣은 닭매운탕이 입에 맞는 날이었다.


신김치닭매운탕(6인용)

재료 :  닭매운탕용 닭 두 팩,  신김치 반 포기, 감자 3,4알, 양파 한 개,  대파
           고추장, 고춧가루, 참기름, 후춧가루, 마늘, 누런 설탕

만드는 법

1. 껍질 벗긴 감자를 2~3등분 잘라 냄비에 삶는다.

2. 닭의 껍질을 벗기고 흐르는 물에 한 번 씻어 소주를 듬뿍 뿌려준다.

3. 고추장 한 큰술, 고춧가루 서너 큰술, 후춧가루 한 찻술, 찧은 마늘 두 큰술,
설탕 두 큰술, 진간장 세 큰술을 잘 개어서 양념장을 만든다.

4. 5분쯤 삶은 감자 냄비의 물을 따라내고 손질해둔 닭 토막을 넣고 양념장을 붓는다.
신김치를 반 포기쯤 밑둥만 자르고 통째 넣는다.
양념장을 섞은 그릇에 물을 두세 잔 부어 알뜰하게 휑궈 냄비에 붓는다.

5. 5분쯤 끓었을 때 양파 큼지막하게 썬 것을 넣고 한 소끔 끓이다가
마지막으로 참기름 한큰술과 대파를 넣어 잠시 끓인다.  맛을 보고 간은 소금으로......







**음식 페이퍼는 사진이 필수.
'허름한 밥상'에 올렸던 닭매운탕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걸쭉한 국물도 좋지만 겨울에는 후루룩후루룩 떠먹을 정도로 흥건한 국물도 좋습니다.
이 메뉴,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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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2007-02-02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흔한 닭도리탕도 해본 적이 없는 저 같은 요리치도 만들 수 있을지. 일단 빈곤한 요리수첩에 옮겨적어 놓고 마음의 준비가 되면 도전을.^^

혜덕화 2007-02-02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치는 언제 넣나요? 닭을 넣을 때?
맛있겠네요. 저도 한 번 해봐야겠어요.

물만두 2007-02-02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운거를 통 못먹어서리 ㅜ.ㅜ

서연사랑 2007-02-02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침 핫케이크에 올리고당 시럽을 듬뿍 찍어 먹고 있지 않았더라면 화면으로 달려들 뻔 했어요.^^

로드무비 2007-02-02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연사랑 님, 메이플 시럽이 아니어도 되는군요.
시럽이 비싸서 핫케익을 못 해먹었는데.ㅎㅎ

물만두 님, 청량고추를 넣어주면 더 좋은데 아이들이 함께 먹는 거라.
동주와 주하도 잘 먹습니다.
그러니 님의 입에도 맞지 않을까요.=3=3

혜덕화님, 처음부터 함께 넣고 끓였습니다.
입맛에 따라 중간에 넣어도 될 테고.
꼭 해서 드셔보세요.^^

우몽 님, 마음의 준비고 자시고 필요없다니까요.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바로 그때!^^

하이드 2007-02-02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요즘 매운갈비찜.에 꽂혀서 어디서 먹어야하나 물색중인데, 으... 신김치 닭도리탕( 치킨 킬러입니다) 이라니, 맛있겠어요! >.<

로드무비 2007-02-02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하이드 님, 매운갈비찜 잘하는 집 소개 좀 해주세요.
신김치닭도리탕도 무지 맛납니다.^^

Mephistopheles 2007-02-03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리났군요...침 고입니다...주룩주룩....!!

반딧불,, 2007-02-02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신김치뼈다구탕을 먹었는데 왜 침이 고이냐구요!!!!!!

blowup 2007-02-02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리하면서 이상하게 맛이 잘 안 나는 음식이 닭매운탕이에요. 별로 어렵지 않은 것 같은데. 닭고기에 간이 잘 안 배기도 하고. 누린내가 나기도 하고. 국물이 부족하기도 하고. 딱이다 싶은 경우가 한번도 없었어요. 서너 번인가 해봤는데. 늘 부족했어요.
근데, 로드무비 님. 이게 뭐가 허름하다는 거예요.>,<
암만 봐도, 허름하진 않지만. 페이퍼 제목은 귀여워요.

에로이카 2007-02-03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 페이퍼.. 너무 하십니다. 어제 산 김치가 익으려면 한 2주, 약간 시었다 싶으려면 한 3주 정도 기다리면 될 것 같은데... 그 때 꼭 시도해봐야 하겠습니다. 근데 신김치와 닭고기 맛이 어떻게 어울리는 지 상상이 잘 안돼요. 그리고 볶는 과정이 전혀 없네요... 제가 알고 있는 닭도리탕 맛에서 단 맛을 빼고, 김치찌개 맛을 더한 것 쯤 되려나요.. 오.. 상상은 안 되지만, 입에 고인 침은 어쩔 수 없네요... ^^ 쩝.. 아, 그리고 "양념장을 섞은 그릇에 물을 두세 잔 부어 알뜰하게 휑궈 냄비에 붓는다", 이 구절 참 마음에 듭니다.. 히히..

마노아 2007-02-03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군침 돌아요! 너무 맛있겠어요^^ㅎㅎㅎ

로드무비 2007-02-05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 님, 정말 맛나당게요.^^
(저 사진은 제가 찍었지만 지금 보니 별로 먹음직하게 안 나온 듯.)

에로이카 님, 호호~ 예상했던 대로의 열광.
언제부턴가 겸손(?)해져서 '허름한 밥상' 을 통째 서랍 속에 처박았는데
몇 님을 생각하면 허름한 접시라도 가끔 올려야겠군요.
신김치와 국물을 푸짐하게 넣고 끓이는 게 중요합니다.
고춧가루도 아끼지 마시고 팍팍.
그리고 마음에 드신다는 건, 제법 알뜰주부의 면모가
보이는 구절이었죠?^^
(김치가 맛있게 익기를......)

namu 님, 제가 못 만드는 게 김치.
겉절이말고는 한 번도 성공 못해봤어요.
닭냄새를 없애려면 술로 목욕시키는 게 필요합니다.
고춧가루와 마늘 듬뿍 넣으시고요.
다음에는 닭매운탕 도전에 꼭 성공하시기를.^^

반딧불 님, 신김치뼈다구탕, 그, 그건 또 뭡니까요?^^

메피스토 님, 언제 시간 되는 날 직접 하셔서
사랑하는 주니어와 마님 입에 좀 넣어주세요.^^

건우와 연우 2007-02-06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갑니다.^^

Kitty 2007-02-13 0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켁 너무 맛있을 것 같아서 열심히 보다가 소주를 듬뿍 뿌려준다에서 좌절 ㅠㅠ
여긴 소주 한 병에 15000원~20000원인데 ㅠㅠ 소주 없이는 안될까요;

로드무비 2007-02-13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itty 님, 며칠 전 소주 대신 김빠진 맥주를 넣어봤더니 역시 신통찮더군요.
그러나 맛술은 괜찮지 않을까요?
(맛술도 없나요? 거기는.)

건우와 연우 님, 좋지요.^^

2007-02-26 1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재료 : 메생이 한 뭉치, 굴 한 봉, 다진마늘, 국간장, 소금, 참기름, 깨소금

만드는 법






1. 메생이 한 뭉치를 함지에 넣고 물을 가득 받아 한 번,
체에 걸러서 흐르는 물에 또 한 번, 깨끗이 씻는다.

2. 손으로 꼭 짜서 칼로 두어 번쯤 길이를 잘라주고.

3. 중간 크기 냄비에 메생이를 넣고 물을 절반 넣어 끓이다가

4. 깨끗이 씻은 굴을 통째,  다진 마늘 한두 찻술을 넣고 팔팔,

5, 국간장 두어 술과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6. 국그릇에 담아 낼 때 참기름 몇 방울과 빻은 깨를 한 스푼 넣어서 상에 낸다.



텔레비전 맛 프로그램에서 가끔 소개되는 메생이국.
전라도 바닷가에서만 난다는 메생이.
언뜻 보면 파래 비스무리한데 초록색 가는 실뭉치처럼 생긴 녀석은 과연 어떤 맛일까 궁금했다.
어제 마트에서 문득 눈에 띄길래 메생이 한 뭉치(5천원 정도)를 사왔다.
굴을 함께 넣으면 시원하대서 생굴도 한 봉지.


화면으로 볼 땐 숟가락으로 뜨면 점액처럼 끈적끈적한 것이 줄줄 흘러내려
저게 무슨 최고의 해장국이란 말인가, 의심스럽기 짝이 없었는데
그것보다는 조금 묽게 먹으려고 물을 약간 넉넉하게 붓고 끓였더니
미역국과는 또 다르게 부드럽고 은근하고 깊은 맛이 그만이다.
메생이는 혀나 치아라는 암초에 걸리지 않고 이물감도 없이
목구멍으로 그냥 넘어간다.
책장수님과 주하도 맛있다고 한 그릇씩 홀라당.

아침에 데워 먹어도 비리지 않고 막 끓인 것처럼 맛나다.
난 밤새 메생이가 냄비 속에서 무슨 조화를 부렸을지 궁금해 하며 뚜껑을 열었는데.
조금 더 묽어진 것 빼곤 맛도 모양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으니......

참기름은 먹기 직전 살짝 향이 날 정도로만 넣는 것이 포인트.
사진을 업어오려고 나물이네에 가봤더니 메생이를 처음부터 참기름에 볶는다고 나온다.
다음에는 그렇게 해서 한 번 먹어봐야겠다.
조리법은 간편한데 맛과 영양은 더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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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7-01-31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생이 수제비도 맛있어요! (제가 만든 건 아니지만. ^^;;)

2007-01-31 1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ooninara 2007-01-31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동네 굴국밥가게에서 매생이랑 굴이랑 넣어서 끓여주는데..
그맛에 반해서 아이들도 잘 먹어요. 엄마가 집에서 해주면 좋으련만..게을러서...
저도 한번 시도해 볼까요?(은영이가 굴국밥 집에서 끓여달라고 하드만요.ㅠ.ㅠ)

조선인 2007-01-31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주말에 마로가 미역국 끓여달라고 했는데, 아직까지 손도 못 댔어요. 반성.

서연사랑 2007-01-31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오늘 저녁 메뉴 결정!^^(방학인지라....매일 반찬 걱정이어요. 흑흑)

Mephistopheles 2007-01-31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게 원래 전라남도 토속음식이였는데..어느순간 여기저기 많이도 팔더라구요.^^
초등학교때 아버지 따라 갔다가 아버지 친구분이 식사대접때 저거 나온걸 보고
기겁했죠..왠 국사발에 머리카락이 엉켜서 둥둥....ㅋㅋ

Kitty 2007-01-31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생이국은 한 번도 안 먹어봤는데...
끓이는 법은 미역국이랑 비슷하네요. 집에 가면 해먹어봐야겠어요~

ceylontea 2007-01-31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직 안먹어봤는데... 맛나다는 것이죠?? 음음.. 맛이 정말 궁금해요.

로드무비 2007-01-31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itty 님, 만드는 법이 정말 간단해요.
꼭 해서 드셔보세요.~

메피스토 님, 그러니까요, 산발한 머리카락.
그래서 아침에 냄비뚜껑 열 때 가슴을 졸였지 뭡니까요.
무슨 괴상망측한 일이 벌어졌을까 했더니.ㅋㅋ
제 입엔 딱이던데요?
(초등학교 때라면 먹기 싫었을 수도...)

서연사랑 님, 서연이가 맛있다고 하면 좋겠는디.^^

FTA 반대 조선인 님, 바지락 넣고 끓인 미역국이 전 제일 맛나더라고요.
점점 입이 깔끔하고 단순한 맛을 지향하는 것 같아요.
미역국 한 냄비 끓여 놓으면 한 이틀 편하잖아요.
오늘 저녁에 당장 끓여주시라요.
(반성만 하지 마시고!=3=3=3)

수니나라 님, 굴은 무조건 좋아요.
메생이국은 가끔 한 번씩 끓여 먹으면 별미일 듯.
겨울이란 계절과도 잘 맞고요.
잘하시잖아요. 솜씨 직접 발휘해서 사진도 올려주시길.^^


로드무비 2007-01-31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론티 님, 제 입엔 맛나던데요, 헤헤.
식당에 가서 정통본격 메생이국을 한 번 먹어봐야겠습니다. 불끈=3

뚜껑을 열고 님, 전 그런 정보도 모르고 뚜껑을 열고 끓였잖습네까.
메생이 전문가이신 님의 어머니가 긇인 국 맛이 궁금하군요.
그런데 메생이가 오래 보관이 되나요? 냉동으로?
우와, 그렇다면 저도 몇 뭉치 겨울이 가기 전에 사두고 싶어요.
부침개도 한 번 해먹어 볼까요?
군침이 돕니다.
아무튼 벌린 일들 일간 깔끔하게 잘 마무리하시길!
(저도 뭐 하나 가지고 무지 오래 끌고 있답니다.)

블루 님, 메생이수제비, 칼국수 식당도 있더라고요.
곰치는 맛없다더니 메생이는...ㅎㅎ 다행입니다요.^^


건우와 연우 2007-01-31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생이 좋다는 얘기만 듣고 어찌 끓이나 궁금했는데, 저 이거 퍼가요.^^

깍두기 2007-01-31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하고 시댁에 갔더니 '감태'라는 걸 주더라구요.
메생이랑 비슷한데 아마 좀 더 얇을 걸요? 청정지역에서만 자라는 아주 귀한 거라고.
국을 끓이지는 않고 물 많이 부어서 간장, 고춧가루 양념해서 훌훌 떠 먹으면
바다맛 나고 아주 시원했는데.
메생이도 시원하고 맛있을 것 같아요. 조리법도 쉽네요.

2007-01-31 14: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7-01-31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생이 칼국수는 먹어봤어요..^^ 맛이 괜찮더라구요..
메생이 따로 손질하거나 하는건 없나보죠? 마트에 파나 잘 살펴봐야겠어요..

2007-01-31 15: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 2007-01-31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생이, 이름만 들어서는 어째 살아 꿈틀거리는 생물이 떠오릅니다. 시각적으로도 먹음직 한가요?

국경을넘어 2007-01-31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생이의 계절이군요 ^^* 감태하고 메생이하고 어찌어찌 구별한다는데 잘 모르겠고 하여튼 맛있다는 생각 밖에...

에로이카 2007-02-01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나며 얼핏 보았던 메생이국이 무언지 처음 알았던 것은 허영만 만화 "식객"에서였어요. 거기서 메생이는 겨울에 나오기 때문에, 아무때나 먹을 수 없는 음식이라고 하면서, 맛 심사위원들에게 상상의 메생이국을 먹게 했던 장면이 생각나네요. 허영만의 "식객"보다 로드무비님의 맛 페이퍼가 맛을 더 잘 전달하는 것 같네요.. ^^ 허영만 선생은 로드무비님의 페이퍼를 쭉 보면서, 자신의 만화가 뭐가 문제인지 반성 좀 하셔야 할듯... 얼마전 굴국밥이나 영양굴밥은 제대로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메생이국은 못 먹어봤네요. 언제고 다시 돌아갈 겨울에 꼭 먹어봐야 하겠어요. 몸도 마음도 따뜻한 겨울 보내시기를...

로드무비 2007-02-01 0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로이카 님, 맛을 더 잘 전달한다 하시면 이유는 단 한 가지.ㅋㅋ
지가 주부이기 때문이겠지요.
아무리 명색이 주부라도......
그런데 벌써 방학이 끝났어요?
괜히 아쉽네요.
짧지만 풍성한 시간 보내셨겠지요?
맛난 것도 원없이 드시고?^^

폐인촌 님, 감태 역시 텔레비전에서만 얼핏 봤어요.
감태와 메생이, 광어와 도다리의 관계일까요?ㅋㅋ
메생이국 좋아하시니 흐뭇하군요.
전 너무 늦게 합류했다는 생각이......^^

우몽 님, 그게 시각적으로 호감이 가는 스타일이 아니어서요.
제가 끓인 건 물을 좀 낙낙하게 잡아 그나마 안존해 보였는디.
대접에 담을 때 우짜든동 굴을 위에 두세 개 보이게 담는 게 중요합니다.
초록색이라도 좀 어두운 초록색이라......포인트가 필요.
그런 의미에서 깨소금도 필수고요.(맛도 맛이지만.)

상자 두 개 님, 앗, 테이프로 연결시키면 하나로 처리되는데.
하긴 분량이나 무게가 좀 되지요?

날개 님, 잘 보셔야 눈에 띄어요.
파래랑 헷갈려서.......
꼭 해서 드셔보시길.^^*

센스 일품 님, ㅎㅎ 게으른 게 때로 도움이 되어요.
전 텔레비전에 나온 메생이국으로 유명한 어느 식당의 주방장을
그대로 따라해봤는데.
담에는 꼭 어머님의 레서피대로 해보겠습니다요.
물을 조금만 넣어 끈적끈적한 상태로도 끓여 먹어봐야겠군요.
아무튼 맛나게 먹었으니 다행이지요.
보관상태에 관한 말을 들으니 제 욕심이 좀 과했군요. 히히~~

깍두기 님, 감태도 알아요.
화면을 보며 생긴 건 별로다 했는데......
바다맛 나고 시원하다니 아마도 메생이국이랑 맛이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건우와 연우 님, 님도 저같으셨군요.
만드는 방법을 모르니 엄두가 안 났는데 며칠 전 텔레비전에서 보고.
건우 연우와 온식구 함께 맛나게 드셨으면 좋겠어요.^^








프레이야 2007-02-01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시원해 보여요. 전 사실 메생이를 지난주에 우연히 한 식당에서 알게 되었어요. 파래 비슷해 보이면서도 훨씬 가늘고 부드러워보여 이게 뭐냐고 연세 많으신 분께 물었더니 매생이라고 하더군요. 왠지 이름이 친근해요.
와, 이걸로 국도 끓이군요. 굴도 넣고...^^

oldhand 2007-02-01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원래 그쪽 동네 출신이라, 겨울철이면 자주 먹었습니다. 걸쭉하게 먹으면 더 좋아요. 아, 벌교에서 나는 참꼬막도 꼭 한 번 드셔 보세요. ^^

sudan 2007-02-01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마트 들러서 변기 커버 사야하는데요, 가는 김에 메생이도 있으면 사와야겠어요. 메생이국에 도전!

sudan 2007-02-01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전 메생이국을 한번도 맛 본 적이 없어서 맛 없게 만들어져도 이게 솜씨탓인지 메생이가 입맛에 안 맞는건지 알 수가 없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에요.

로드무비 2007-02-02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단 님, 저도 같은 케이스.ㅋㅋ
아무렴 어떻습니까.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메생이국이라고 최면을 걸어야죠.^^
(변기 커버는, 사셨어요?)

올드핸드님, 그쪽 동네 출신. ㅎㅎ
멋집니다.
뭔가 좀 있어 보이고. ^,.~
벌교 참꼬막은 꼭 벌교에 가서 먹어야 하나요?
영광에서 굴비백반 먹을 때 꼬막이 나왔는데 전 그걸 벌교 꺼라
믿고 있었지 뭡니까요.
꼬막 좋아해서 한달에 두 번은 밥상에 올린답니다.^^

배혜경 님, 시원하고 담백해요.
굴과 환상의 커플이더군요.
꼭 드셔보시길.^^

라로 2007-02-09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생이를 파는 마트가 궁금하네요~.

로드무비 2007-02-10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아파트 알뜰장터 같은 데도 나오고 흔하던데요.
전 홈플러스에서 샀습니다.^^
 

30분 전, 처음에는 꼭 드라이클리닝을 해주라는 판매원의 당부를 기억하고
동주의 파카와 남편의 양복 바지를 맡기러 가는데 마주 오던 남자가
바로 내 코 앞에서 침을 찍 뱉는다.
공교롭게 침을 뱉으려는 순간에 내가 그 앞을 지나갔겠지.
그런데 별게 다 서럽다.
세상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 같고, 내 몰골이  너무 늙고 초라한 것 같고,  
서러워서 콧날이 시큰하다.
(오늘은 맘껏 자기연민에 빠지련다. 이런 것도 꼭 선언해야 맘 편하니 오죽잖은  인간!)

이사하고 처음 가본 동 입구의 세탁소.
세상에 만상에, 점퍼형 깡뚱한 아이 파카 한 벌에 6천 원이라니!
전에 살던 동네에서는 양복 한 벌에 4천 원이었다.
세탁소의 안주인은 부탁도 하지 않았는데 바지 한 벌도 직접 배달해 주었고
내게 각별한 우정을 베푸는 것 같았다.
착각인지도 모르지만......

그뿐이면 말도 안 한다.
택배 아자씨들로부터 총애를 받던 몸이었는데(이유는 단 한 가지.
여름에는 찬 음료를, 겨울에는 따뜻한 차를 대령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었다.)
여기서는 요금이 두세 배로 껑충 뛰었다.
지난주 택배 두 개를 보내며 세 배의 차이가 나길래 너무 큰 요금의 차이를 지적하니,
눈을 부라리며 그럼 그곳을 이용하란다.

우리집은 7동과 8동 사이에 있어 쓰레기 분리수거 장소가 어중간하다.
세탁소에 가기 전 빈 박스와 술병, 스티로폼 상자를 들고 낑낑대며
처음으로 8동앞 분리수거대 앞으로 갔더니 경비원 아저씨가 웃으며
8동에도 쓰레기가 차고 넘치니 앞으로는 7동 앞을 이용하라며 빈 박스를 받아든다.

나에게 책 상자가 많이 날라든다는 이유만으로 호감을 보이며
쓸 만한 가구나 물건이  나오면 인터폰으로 제일 먼저 연락했던
전 아파트의 경비 아자씨.
(알고보니 독서광이었다!)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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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7-01-26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딴 건 안 그립고요?(삐딱 + 심술)=3=3=3

서연사랑 2007-01-26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은 로드무비님을 버릴지라도(절대 그럴리 없겠지만....자기 연민은 오늘만이어요?) 저와 알라딘의 모든 분들은 로드무비님 없이는 안 돼요. 아시죠?^^

마법천자문 2007-01-26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죄송합니다. 땅바닥에 C일보가 떨어져 있길래 엉겁결에 침을 뱉으려는데 웬 미모의 여인이 앞에 다가오는 걸 보고 급히 삼키려다 미처 못 삼켰습니다. 다음부터 주의하겠습니다.

물만두 2007-01-26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어쩌겠어요. 시간이 지나면 님의 진가를 알아보시겠죠^^

조선인 2007-01-26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 정붙인 곳과 막 이사한 곳이 같을 순 없겠지요. 그래도 저도 히잉.

Mephistopheles 2007-01-26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한참 성질 살아있을 때...
운전하면서 출근하는데 건너편 차선에 신호대기중인 자량 뒷자석의 여자가
달려오는 제차 앞창에다가 상당히 고의적으로 침을 뱉어버리더군요..
차 세우고(왕복 8차선도로..) 달려가서 마침 열려있는 뒷창의 그녀에게
침 뱉어주고 도망쳤던 기억이 나는군요....
(예 저 무지 모뙨 놈이였습니다...ㅋㅋ)

기인 2007-01-26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관이 명관이잖아요. 좋은 점도 분명 많이 발견되겠죠? ㅎㅎ

로드무비 2007-01-26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 님, 길가에 구르는 말똥을 보고도 눈물이.

물만두 님, 님 댓글 보고 더 서러워졌어요.
(페이퍼 치우고 싶어요.)

불멸의 나애리 님, 그게 글쎄, 나애리 님인 것이
그렇게 서럽지 뭡니까요.

서연사랑 님, 자기연민이 생각보다 너무 달콤하네요? 허우적허우적.

기인 님, 싸고 괜찮은 술집이 하나둘 생기길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메피스토 님, '모뙨 놈'임을 굳이 주장하실 필요없잖아요.
다 알고 있는데.=3=3=3







nada 2007-01-26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고.. 무비님 정말 기분 별로시구먼요. 저 재치 만점인 나애리님 댓글에도 안 웃으시고..(저는 띠굴띠굴거리며 웃었어요.^^) 세상이야 엿 먹으라죠, 뭐. 며칠 지나면 다시 무비님께 애교를 부릴 텐데요, 뭐.. (그나저나 스티커 붙인 냉장고 안 보여주실 거예요? 제가 요즘 리폼의 세계에 빠져서.. 무지 궁금하단 말이에요.^^)

날개 2007-01-26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 안있으면 세탁소 아저씨는 생글생글 웃으며 로드무비님께 옷을 받아들거고 (덤으로 몇 개는 공짜세탁도..^^)
택배아저씨는 눈을 반짝이며 저렴한 요금을 불러댈테고..
경비아저씨는 재활용 대신해주겠다며 공동현관앞서부터 박스를 들어줄겁니다..ㅎㅎ

마냐 2007-01-26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심할 틈은 없으시겠네요. 한명씩 팬을 늘리고, 하나씩 로드무비식으로 제압하는 그날이 올 때가정. 기운내세요.

플레져 2007-01-26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께 껌벅 넘어갔던 택배 아저씨를 기억해요.
이사가신다 하셨을 때 괜스레 아쉽기도 했어요 ㅎㅎ
새로운 곳에 발 붙이는 것이 즐겁지만은 않지요.
저는 몇 주째 재활용 버리는 날을 잊어버렸어요. 아직도 적응이 안되었으니...흑.

urblue 2007-01-26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호응하는 분들이 많은데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기분이라뇨. 금방 괜찮아질거잖아요. 화링!!

마노아 2007-01-27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한 그곳에서도 좋은 이웃들이 차곡차곡 쌓일 테죠. 로드무비님이 일단 멋진 이웃이 될 거잖아요~ 앞으로의 스토리를 기대하며 상상하며 힘내셔요!

릴케 현상 2007-01-27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하셨군요... 왜 뜸하신가 했어요=3=3=3

건우와 연우 2007-01-27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을 버릴수 있는 세상같은건 없다구요!!^^

로드무비 2007-01-29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우와 연우 님, 버릴테면 버리라죠, 뭐. 헤헤~^^

자명한 산책 님, 아니 자다가 왜 남의 집 봉창을?( '')ㅋㅋ

마노아 님, 제가 좋은 이웃이 될 확률이 높지 않다보니......
아무튼 인기회복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블루님, 못된 버릇이 남았는지 호응하는 분이 제 눈엔
많지 않은 것 같은데요.=3=3=3

플레져 님, '제게 꺼뻑 넘어갔던'이라는 표현에서 히죽.
중요한 일은 잘 마무리하셨는지요?^^

마냐 님, 제압 씩이나요?
전 그저 구박이나 안 받고 사는 게 꿈인데요.^^

날개 님, 정말 그런 날이 올까요?
황홀합니다.^^

꽃양배추 님, 저때 울면서 맥주캔을 우그러뜨리고 있었거등요.
어찌나 서럽던지.
제 유일한 장점인 유머를 발휘할 기력도 없었시오.( '')
냉장고 스티커, 으으 정말 예술인데......
못 보여드리는 게 유감입니다.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 올리는 방법만 알아도.
언젠가 조선인님이 페이퍼 올리신 것 같았는데.^^;







2007-01-29 14: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1-29 1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걱정인형

걱정이 있는 날, 베개 속에 넣고 자면 그 걱정이 해결된다는
손가락만한 과테말라의 걱정인형.
앤터니 브라운의 그림동화 <겁쟁이 빌리>에도 나오더니
이은의 만화 <분녀네 선물가게>를 읽는데 나온다.
걱정인형만 있으면 걱정 끝이라니,  자투리 천 가지고 만들어볼까라는 생각이 슬며시.
예쁘고 반듯한 인형이 아니니 얼렁뚱땅 어떻게 가능할 것도 같은데.......


 

2. 위시 윙 베어

어제 오후 야단 칠 일이 있어 딸아이를 혼내키는데
야단 맞을 짓을 한 주제에 서럽다는 듯이 울음소리가 점점 커진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최근 선물 받아 애지중지하는 대형 곰인형을 가리키며,

"나는 울고 있는데 쟤는 웃고 있어!"

그 말과 표정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나도 모르게 꼬옥 안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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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7-01-08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울고 있는데 쟤는 웃고있다니.... 정말 귀여워 죽겠어요. 이러면 나무라지도 못하 것 같은데요. ^^

물만두 2007-01-08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걱정인형이라는 인형도 있군요. 흠...

mong 2007-01-08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걱정인형에 부쩍 관심이 가요 ^^

hnine 2007-01-08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렇게 두 이야기를 연결시켜서 쓰시니 좋습니다~ 저 인형이 '대형'인형이군요. 보기에는 한 손에 쏙 들어올것 같이 생겼는데 말이지요.

이매지 2007-01-08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걱정인형 저번에 이우일씨의 책에서 본 듯한 기억도. 그 때 갖고 싶다는 생각 했었거든요^^ (붕어 기억력이라 확실히는 모르겠지만요^^;;)

Mephistopheles 2007-01-08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하 Win...!!

2007-01-08 1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7-01-08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걱정인형 갖고 싶어요..^^

마냐 2007-01-09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동구매 들어가시는 검까? ^^

로드무비 2007-01-09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 님, 제가 직접 제작하겠다니까요.=3=3=3

날개 님, 걱정인형 한 개당 한 개의 걱정이라니,
전 열댓 개가 필요합니다요.^^

'가만 있어도 웃고 있는 것 같은 낙타' 님, 말만 들어도 웃음이 나오네요.
제 목각 낙타 언젠가 페이퍼로 올렸는데 보셨어요?
빨간색 보따리를 등에 진.
저 말을 하는 순간 딸아이의 모습에 자지러졌답니다.
아시죠? 그런 순간?^^

메피스토 님, 글고보니 그때 조금 간교한 표정이
딸아이의 얼굴에 떠올랐던 것도 같고요.ㅎㅎ

새벽별 님,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히히~

이매지 님, 이우일 씨 책을 뒤벼봐야겠군요.
(저도 그런 기억이 희미하게.....)

hnine 님, 세로 60센티 정도인데
안으면 제법 푸근합니다.
인형 이야기로 페이퍼를 하나 써봤어요. 헤헤~

mong님, 저도요.^^

물만두 님, 신기하죠?^^

FTA반대바람돌이 님, 해아 자매가 저 말을 했다고 생각해 보세요.
서럽게 울면서.^^









2007-01-09 1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우와 연우 2007-01-09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우는데 쟤가 웃으면 안된다구요.^^
주하는 여전히 깜찍하고 기발하네요.^^

sandcat 2007-01-09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형 별로 이름만 정해주면 끝인가요? 걱정인형이 갖줘야 할 요건이 있나요?
머릿속을 들키지 않게 두건을 감싸야 한다든가..베개 속에 넣고 지내기엔 너무 아깝네요. 주하도 깜찍하지만 나뭇잎 날개를 단 곰도 이뻐요.

2007-01-09 15: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7-01-09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낙타 좋아해요.
그 등의 혹과 짐, 사막......
아이맥스 영화를 한 편도 못 봤어요.
63빌딩 하루 날 잡아 놀러가고 싶은디.
식당도 맛있다고 소문이 자자하더라고요.^^
(좋은 시간 보내셨군요.)

샌드캣 님, 걱정인형이 밤새 활약, 걱정거리를 멀리 내다버리고 온다네요.
님이야말로 마음만 먹으면 금방 만드시겠어요.
전 바늘을 손에 드는 데 1년 6개월은 걸릴 것 같아요.
언제 만드시면 제게도 한 개쯤. 헤헤.^^
(나뭇잎 날개의 곰은 님도 알고 있는 제 친구의 선물이랍니다. 찡긋.)

건우와 연우 님, 내 아이가 너무 순진한 것 같다는 생각은
모든 엄마들의 착각일까요?^^*




낯선바람 2007-01-09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오랫만에 서재 들렸는데 여전히 유쾌한 서재네요^^ 북적북적대는 것도 좋구요. 나는 울고 있는데 쟤는 웃고 있어! 나도 그렇게 단순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로드무비 2007-01-10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수자리님, 반갑습니다.
저도 그렇게 순진하고 단순했으면 좋겠어요.^^

하루(春) 2007-01-10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걱정인형 전부터 되게 갖고 싶었는데 어디서 파는지 아세요?

로드무비 2007-01-11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 님, 샅샅이 뒤벼봤는데 없더군요.
과테말라에 갈 계획은 없으신가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