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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연휴가 지나고 나니, 아침 저녁으로 맨 살에 닿는 바람이 차다. 나를 지치게 했던 여름이 끝났다. 그렇다고 가을이 반가운 건 아니다. 계절이 바뀌면 해야 할 일들이 많다. 우선, 독감 예방, 옷장 정리, 이불 정리를 빨리 해야 한다. 태풍 곤파스가 남긴 뻥 둘린 베란다 창문은 어제 겨우 손을 보았고, 내일쯤 제대로 유리 창문이 들어올 것이다. 태풍 피해를 본 세대가 많았고, 유리 가게가 몇 개 안되는 작은 시골 마을에 사는 불편이라 할 수 있다.

 가을은 곧 겨울로 변해버릴 것이고 2011년을 알리는 달력도 곳곳에서 날라올 것이다.  아주 나쁜 건 아니다. 올 겨울엔 이사를 할 예정이라, 좀 기대가 되는 게 사실이다. 해서, 그 어떤 것도 들이면 안된다. 조금씩 내보내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그나마 책은 들일 수 있어 몇 권의 책을 들여다 보는 중이다. (사고 싶은 예쁜 컵이랑, 그릇들을 장바구니에 가득 챙겨 놓았다. 구매 클릭을 누를 수 없지만, 실은 눌러서는 절대 안되는, ㅎㅎ)   

  

  

 

 

 

 

 

  
   

장석남의 시집, <빰에 서쪽을 빛내다>와 김중혁의 <좀비들>. 지금 좀비들을 읽고 있는 중이다.  <악기들의 도서관>과 <펭귄뉴스>를 먼저 읽어야 했다. 허나, 나와 인연이 닿은 책은 우선 좀비들인가 보다.  김중혁의 소설을 많이 읽지 못했지만, 그의 소설은 왠지 수학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머리 아프고 복잡한 수학이 아니라,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다.

김도언의 산문집 <불안의 황홀>은 무척 궁금한 책이다. 좋아하는 이웃님이 올려주신 페이퍼 덕분에 김도언의 문학일기를 살짝 엿 볼 수 있었다. 궁금증은 더 커졌고 직접 만나는 일만 남았다. 그리고 권여선의 소설집 <내 정원의 붉은 열매> 제목도 좋다. <분홍 리본의 시절> 이후 기다렸던 소설집이다. 


 또 한 권의 헤르타 뮐러의 책<마음짐승>은 표지부터 슬픔이 느껴진다. 어렵겠지만, 그래도 끌리는 헤르타 뮐러.  

<육식 이야기>는 작가 김연수가 추천하는 소설이다. 좋아하는 작가가 추천하는 소설은 믿음이 간다. 내가 좋아하는 줌파 라히리도 김연수가 추천했다. 베르나르 키리니의 <육식 이야기>는 흥미로운 소설일 듯하다.

 

 

  

  

 유리는 아직 오지 않았고,  쌀쌀한 바람은 이미 와 버렸다. 유리가 오면 따뜻해 질 것이다. 9월이 가고 10월이 올 것이다. 어제가 아닌 오늘이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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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30 0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01 0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황정은의 경장편이 나온 줄 몰랐다. <백의 그림자>, 역시 황정은이다. 점점 그녀가 좋아진다. 계간지 <문예중앙>에서도 그녀의 단편을 읽었다.  

김영하의 단편집도 만났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는 발표되지 않았던 단편들이다. 보여지는 일상, 보여지지 않는 일상들.  

신경숙의 장편소설도 읽었다. <외딴방>에 이은 자전적 소설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문예중앙과 문학동네 계간지도 곁에 있다.  좋아하는 작가의 좌담을 읽었고, 황정은, 김경욱의 단편과 연재 소설을 읽었다. 평론과 리뷰들은 어려워서, 조금씩, 조금씩 읽고 있다.  

문학동네신인작가상의 소설은 아직 읽지 못했다. 또 한명의 작가, 그가 그려낼 소설은 어떨까. 신경숙과 하루키를 만날 수 있다. 하루키의 1Q84 3권도 구매했다.  

 

 

   

 

 이장욱의 <정오의 희망곡> 강력추천한 이웃이 있었다. 이장욱은 <변희봉>이 자꾸 떠올라, 웃음이 난다. 

박완서님의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와 헤르타 뮐러의 <인간은 이 세상의 거대한 뀡이다>도 읽을 책이다. 

 

 

 

  

 

병원에 입원했던 동안 집에 도착한 책들도 있다.  아직 읽지 못했다. 읽어야 하는 책이고, 리뷰를 써야 하는 책들도 있다. 조금씩, 천천히 책을 읽는다. 그런데 리뷰를 쓰는 일이 쉽지 않다. 여하튼, 다시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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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을 맞이할 즈음에 2010년은 아주 먼 시간이었다. 그 때 내게 2010년은 없었다. 그러나 이미 시간은 날아간 화살이었고, 이제 2010년을 마주하려한다. 성큼 성큼, 2010년이 오고 있다. 올해도 여전하게 책을 읽었고, 쓰는 것엔 부족했다. 적어도 한 달에 한 권의 시집을 읽어야겠다 생각했지만, 생각은 생각으로 머무르고 실천은 지켜지다 말았다. 여름이 되면서 시는 점점 내 손에서 멀어져갔고, 9월부터 일상엔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겼고, 책 읽기와 리뷰에도 변화가 생겼다. 주말에 많이 읽게 되었고, 해서, 자꾸 미뤄두는 책과 글이 많아졌다. 

 허연<나쁜 소년이 서 있다>, 김이설<나쁜 피>, 박민규<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조해진<천사들의 도시>, 강영숙과 이현수, 오정희, 공지영, 전성태, 김연수, 한창훈, 김훈의 책들과 황정은, 정한아, 염승숙, 김유진, 김애란... 내겐 좋아하는 작가와  읽어야 할 작가가 늘어나고 있다. 

줌파 라히리<그저 좋은 사람>, 무라카미 하루키 <1Q84>  그리고 기억에 남는<체실 비치에서>, <보트>, <겨울>, <다른 남자>,<벤자민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평온의 도시들>... 

 산문은 작가의 새로운 매력을 만나게 되어 더 좋다.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 사강의 <고통과 환희의 순간들>,원재훈이 만난 21인의 작가 <나는 오직 글쓰고 책읽는 동안 행복했다>, 박범신이 마난 젊은 작가<박범신이 읽은 젊은 작가>, 그리고 여전하게 매혹적인 독서기들. <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을까>, <영화인문학>, <불멸의 신성가족>도 좋았다.  

 내 맘대로 고른 10권의 책들 
<나쁜 소년이 서 있다>, <나쁜 피>,<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을까>,<그저 좋은 사람><1Q84>,<영화인문학>, <불멸의 신성가족>, <도가니>,<나를 위해 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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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다 자랐다, 삼십대, 청춘은 껌처럼 씹고 버렸
다. 가끔 눈물이 흘렀으나 그것을 기적이라 믿지 않
았다. 다만 깜짝 놀라 친구들에게 전화질이나 해댈
뿐, 뭐 하고 사니, 산책은 나의 종교, 하품은 나의 기
도문, 귀의할 곳이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지. 공
원에 나가 사진도 찍고 김밥도 먹었다. 평화로웠으
나, 삼십대, 평화가 그리 믿을 만한 것이겠나, 비행
운에 할퀴운 하늘이 순식간에 아무는 것을 잔디밭에
누워 바라보았다. 내 속 어딘가 고여 있는 하얀 피,
꿈속에, 니가 나타났다, 다음 날 꿈에도, 같은 자리
에 니가 서 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너랑 닮은 새였다
(제발 날아가지마), 삼십대, 다 자랐는데 왜 사나,
사랑은 여전히 오는가, 여전히 아픈가, 여전히 신열
에 몸 들뜨나, 산책에서 돌아오면 이 텅 빈 방, 누군
가 잠시 들러 침만 뱉고 떠나도, 한 계절 따뜻하리,
음악을 고르고, 차를 끓이고, 책장을 넘기고, 화분에
물을 주고, 이것을 아늑한 휴일이라 부른다면, 뭐,
그렇다 치자, 창밖, 가을비 내린다, 삼십대, 나 흐르
는 빗물 오래오래 바라보며, 사는 둥 마는 둥, 살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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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4-10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눈물이 나려고 해요.

자목련 2009-04-10 22:05   좋아요 0 | URL
저도 어제 이 시를 만나면서 그랬는데, 님도 그러셨군요...
 

 

 작은 책장을 들였다. 쌓아놓은 책들, 박스에 담아두었던 책들을 꺼냈다. 다시 읽고 싶은 문장들, 언니는 읽은 책은 그냥 박스나 저 안쪽에 두라고 충고했다. 허나, 나는 이 책들을 제일 잘 보이는 곳에 꽂아두었다. 볼 때마다 행복을 느끼고 싶은 욕심에. 몇 권 안되는 책이라 생각했는데, 여기 저기 끄집어 보니 책이 참 많다. 도서관, 교회, 조카에게 갈 책을 또 나눴다. 나의 우선순위는 언제나 그렇듯 한국 소설이기에, 미안하지만 인상깊었던 외국소설, 특히 일본 소설은 과감하게 마음을 정리했다.  사촌동생에게 보냈던 한국 소설들이 아쉽게 맴돈다.

몇 권만 사진에 담았다. 사실, 나의 책읽기는 한정되었고, 편독이 심하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한국 소설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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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2-09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미경과 한강이 특히 눈에 띄네요. 제가 좋아하는 작가거든요. :)

자목련 2009-02-10 01:23   좋아요 0 | URL
저도 좋아하는 작가예요. 한강의 책을 기다리고 있어요...

프레이야 2009-02-23 0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권 보여요. 정미경의 '나의 피투성이 연인' 리뷰도 잘 읽었습니다.

자목련 2009-02-23 14:58   좋아요 0 | URL
9권, 어떤 책일까 궁금해집니다. ^^*

passerby 2010-08-21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서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블로거추천,이라는 것이 있어서 호기심에 클릭해 보았는데,
깜짝 놀랐어요.
마치 제 책장을 보는 듯한 느낌. 한국 소설편식을 좋아하는 님에게 난데없는 친근감.
남기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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