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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예보, 믿을까 말까? - 날씨 뒤에 숨어 있는 재미있는 생활과학
크리스토프 드뢰서 외 지음, 유영미 옮김, 박정규 감수 / 뜨인돌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엄마 내일(혹은 오늘) 날씨 어때요? 우산 가져가야 돼요?"
일기 예보를 봐두지 않은 탓에 우산을 안 가져가서 비를 맞고 오거나 학교까지 데리러 가야 하는 일을 가끔 겪고 난 뒤로 아이들도 일기 예보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곤 한다. 그런데 근래 들어 일기 예보가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종종 생겨 신뢰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비가 온다고 했는데 안 온다거나 태풍이 예보와 달리 다른 경로가 가버리기도 하고, 예상보다 빠르게 내륙에 상륙하거나 예기치 않은 국지성 호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미처 대비를 못해 큰 피해를 입기도 한다. 양치기 소년도 아닌데 믿었다가 발등 찍히고, 안 믿었다가 더 낭패를 보게 되는 일기 예보를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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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예측이 어려워진 것은 기상 이변이 심해지는 탓이겠지만 그래도 참 공감이 가는 책 제목이다. 날씨와 관련된 과학 상식을 담고 있는 이 책은 날씨와 관련된 다양한 속설들에 대해 알아보고 , 다음날 날씨를 짐작해 볼 수 있는 전조 등도 알려 준다. 기상 현상을 주제별(비, 구름, 바람, 번개 등)로 나누어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하는 형식 등으로 날씨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과학적으로 설명해주며, 날씨에 관해 한 번쯤 가져보았을 법한 의문점들을 풀어주기도 한다. 전공서적처럼 전문적인 지식을 다룬 것이 아니라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으며, 본문에 언급된 전문용어는 각 글의 말미에 설명을 기재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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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기후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잠깐 시청하였는데, 컴퓨터가 세상에 나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는 분석 시스템으로 24시간 후의 날씨를 예측하는데 24시간이 걸렸다는 이야기에 웃음이 나왔다. 컴퓨터의 성능이 급속도로 향상된 오늘 날에야 기술적으로는 일 년 뒤의 날씨도 예측 가능해졌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100% 정확한 예보를 하기 힘든데, 이는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들이 작용하여 이론적인 예측과는 다른 기상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01 파트의 [04 일기 예보, 얼마나 믿으세요]에서 보면 기온은 90퍼센트 이상의 적중률을, 구름에 대한 예보는 70퍼센트 정도의 적중률을 보인다고 한다.(저자가 살고있는 독일의 통계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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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속담을 보면 달무리가 지면 비가 온다,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 등과 같이 날씨와 관련된 것들이 있다. 이처럼 동물이나 기상 현상과 연관된 속설들이 정말 근거가 있는 것인지 궁금했는데 이 책에서 해답을 얻었다. 곤충이나 동물들이 인간보다 기상 현상에 좀 더 민감하긴 하겠지만 개구리가 사다리를 오르는 것이나 다람쥐가 도토리를 저장하는 것 등을 날씨를 예측하는 능력과 결부시키기는 어려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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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파트에서는 '비'에 관한 과학 지식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미웠다 고왔다 하는 비]라는 제목을 보니 어머니가 두 아들로 인해 비가와도 걱정이요, 안 와도 걱정을 한다는 "짚신 장수와 우산 장수"라는 우화-이야기의 핵심은 생각하는 관점을 바꾸라는 내용이긴 하나-가 생각난다.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비가 내리면 나는 냄새는 어떤 성분 때문인지, 우리가 흔히 그리는 것처럼 빗방울의 모양이 위가 뾰족한 형태인지, 그치기 직전의 비가 웅덩이에 거품이 일게 하는 것처럼 보이는 까닭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강아지가 풀을 먹으면 비가 온다는 주장은 별 근거가 없는 반면, 햇무리가 보이면 비가 오게 될 확률이 높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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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를 다룬 04 파트는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데 필요한 지식이라 할 수 있겠다. ^^ 천둥 번개가 칠 때는 나무 아래 숨지 말아야 하고, 옥외 피뢰침과 접지를 하는 것과 더불어 가전제품의 플러그를 모두 뽑아 놓은 것이 좋다는 정도는 널리 알려진 상식~. 05 파트는 알아 두면 큰소리를 칠 수 있는 날씨에 관한 여러 가지 상식들을 담고 있다. 남극과 북극 중 어느 곳이 더 따뜻한지, 계절이 생기는 까닭은 무엇인지, 적도가 가장 더운지 등을 알려준다. 그리고 저기압권과 고기압권의 날씨와 남반구와 북반구의 회전 방향에 관한 지식도 습득할 수 있다.
뉴스나 신문 등에서도 일기 예보는 하루도 빠지지 않는 것을 보면 날씨가 우리 생활과 얼마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비가 계속 오면 우울한 기분이 들고, 청명한 하늘을 보면 기분까지 해사해지는 등 때로는 웃게도 하고 울상을 짓게 만들기도 하는 날씨가 일상에 미치는 영향력은 생각보다 큰 것 같다. 일기 예보를 100 퍼센트 믿을 수 있는 날이 언제 올지는 모르겠지만 날씨에 관한 과학 상식을 풍부하게 해 주는 이 책 덕분에 다음날 날씨가 궁금해져서라도 자연 현상에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