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심리학 - 개정판, 톡톡 튀는 9가지 맛 영화 속 심리이야기
장근영 글.그림 / 제이앤북(JNBOOK)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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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많이 보지 못한 축에 속하는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심리학에 관심도 있거니와 온라인 상에서 알고 지내는 분들이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올리신 기억이 나서이다. ^^ 영화에 관한 내 수준은 영화를 제작하거나 감독한 사람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그 영화를 제작하고 특정 장면에서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 등에 관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고 영화 자체의 내용이나 재미나 느끼는 정도이다. 그런데 일전에 검색을 하다가 어느 분이 영화 <장화 홍련>에 대해 심리학적으로 분석해 올린 글을 보면서 무섭기도 하고 난해(?)해서 잘 이해되지 않던 부분들이 그런 식으로 해석될 수도 있구나 하며 감탄을 했던 적이 있다. 영화를 학문적으로 해석하고 낱낱이 분석해가면서 본다면 뭔 재미가 있겠는가 싶지만 이 책처럼 한 분야의 전문가가 영화속에 내포된 의미나 이면을 짚어주는 글을 읽어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있다.

 저자는 머릿말에서 "사람들이 영화를 만들고 그 영화를 보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 인생에 색채와 향기를 부여하는 꿈의 작업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영화를 보고 드라마를 보면서 사람들은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일을 꿈꾸고, 영화 속의 인물들을 통해 대리 만족을 한다. 그리고 <6관 이미지와 효과 심리>에 나오는 예처럼 현실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할지라도, 있는 그대로를 찍는 것보다는 실감나는 영상을 얻기 위해 연출을 할 필요도 있는 모양이다. 
    
 게임을 좋아하는 남자와 결혼한 덕분에 게임에 관심을 가지고 배우게 되고, 인터넷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보니 <9관. 미래와 게임 심리>편을 관심있게 읽고 공감했다.  어떤 글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거나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난잡한 욕설이나 악의로 가득찬 글을 남기는 것은 '익명성'을 무기로 휘두르는 예로, 최근에 지인이 비슷한 일을 당하는 것을 보면서 겁이 덜컥 나기도 했다. 이 책에는 40편의 영화가 언급되는데 영화를 볼 기회가 적다보니 본 영화보다는 보지 못한 영화가 더 많았다. 그 점이 이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영화의 내용을 숙지하고 있는 분이라면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겠는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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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모든 것의 정복자 곤충 - 인간과 곤충의 유쾌한 계약
메이 R. 베렌바움 지음, 윤소영 옮김 / 다른세상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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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은 알게 모르게, 또는 보이거나 보이지 않게 우리들 근처에 살고 있으며 대부분의 곤충은 사람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이웃이자 불청객이다. 알려진 종류만 해도 80종이 넘으며 곤충이 발견되지 않는 곳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울만큼 그들은 어떤 극한의 환경에서도 살아가고 있다. 곤충의 활동을 통해 인류는 다양한 먹거리를 얻고 있으며 깍지벌레등의 곤충에게서 중요한 생산물을 얻기도 한다. 저자는 "지구상의 어떤 생명체도 곤충만큼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에 놓여 있는 것은 없다."라고 적고 있는데, 우리가 불청객처럼 여기는 곤충이 사라진다면 인류에게 어떤 일이 일이 생길까?

 요즘 C.S.I라는TV 외화 프로그램을 즐겨보고 있는데, 등장인물 중의 한 사람인 과학수사대 팀장이 감식곤충학자로 발견된 시체에 곤충들이 몰려들었을 경우에 여러 곤충의 종류와 성장속도 등을 통해 살해된 시간을 추정해 내는 작업을 하기도 한다. <살인자를 잡는 구더기>를 보면 썩은 고기를 찾는 곤충들이 몰려드는 순서도 각기 다르고, 부위도 다르며 사망에 이르게 된 방식도 유추할 수 있다고 한다. 이외에 심야에 모습을 드러내는, 그러다 불만 켜면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어 버리는 바퀴벌레 및 부식질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흰개미에 관한 이야기, 수서곤충들이 산소를 얻는 다양한 방법들을 알려주고 있다.

 육식이 일반적으로 이루어지는 까닭과 매복 포식자인 사마귀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되는 <맛있는 곤충>에서는 곤충들의 자기방어 전략이나 수단 등을 엿볼 수 있다. 회색가지나방의 은폐색-환경문제와도 관련된-에 관한 예나 자벌레의 나뭇가지 흉내 내기 등의 다양한 위장수단은 곤충들이 자신의 목숨을 보호하기 위해 고안해낸 방어기재들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곤충들이 포식자들에게 잡아먹히며 사실 인간도 곤충을 잡아먹는 포식자에 속한다.현대의 문명인들은 곤충을 먹는다는 것에 혐오감을 표하지만 사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곤충이나 곤충의 애벌레, 알 등을 먹으면서 살고 있다. 

 초식곤충들과 식물의 관계나 염료산업, 생물학적 방제에 이용되어 온 깍지벌레를 비롯한 누에, 벌 등-심지어 파리도- 곤충들이 인간에게 제공하는 유용한 면들이 많음에 놀라게 된다. 충영에 의해 식물의 성장이나 생리적인 기능에 변화가 생기는 점도 흥미로운 현상이며, 거대한 메뚜기 떼가 가져다주는 재앙이나 구더기를 이용한 상처 치료 등은 다큐멘터리를 통해 한 번쯤 접해 보았을만한 예들이다. 기생절지동물과 함께 곤충 중에서도 인간에게 가장 혐오스러운 부류에 속하는, 인체에 기생하는 이, 벼룩, 모기등과 같은 곤충 종류들을 다루는 <기생충과 숙주>에서 저자는 "사람 종이 진화과정에서 마주친 중요한 적들이 사자나 호랑이, 곰처럼 크고 사나운 포식자가 아니라, 크기가 때로는 1백만 분의 1도 안되는 작은 곤충이라는 사실은 생명 현상의 아이러니이다."라고 적고 있다.

  <곤충과 사람들>에 실린 곤충공포증에 관한 글을 통해 우리가 왜 곤충에게 혐오감과 공포를 느끼게 되는지를 알 수 있는데, 거의 성인에게서만 나타나는 "에크봄 증후군"이라는 병명의 기생충 망상증 환자들이 제일 먼저 접촉하는 전문가가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가 아니라 방역전문가나 곤충학자들이라고 한다. 인류가 곤충에게 미친 영향을 곤충의 시각에서 보면 집중적인 도시화와 개발이 특정한 서식지를 없애버리거나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킴으로서 그 곳에 서식하던 곤충도 함께 사라지거나 더 이상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산업화 등의 과학 기술 발달이 생태계에서 물질이 순환하는 방식을 바꾸어 놓거나 에너지가 흐르는 방식이 바뀌어 다른 생물들에게 피해가 가는 등 뛰어난 적응성을 지닌 곤충이 살아가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이 우리에게 경고하는 바를 가벼이 여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남편의 병간호를 위해 병원을 오가면서 틈틈이 이 책을 읽었는데, 한번에 쉽게 읽히지는 않았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곤충에 관한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얻게 되어 좋은 점수를 주려고 한다. 아이들도 건사해야 하느라 오랜 시간동안 책을 붙들고 있을 수 없고 짬짬이 책을 읽어야 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굳이 순서대로 책을 읽지 않아도 되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한 교양도서이자 곤충에 관한 참고 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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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어린이.어른
폴 아자르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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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술의 본질에 충실한 책을 사랑한다. 그것이 어떤 책인가 하면 직관에 호소하고 사물을 직접 느낄 수 있는 힘을 어린이들에게 주는 책, 어린이들도 읽자마자 이해할 수 있는 소박한 아름다움을 지닌 책, 어린이들의 영혼에 깊은 감동을 주어 평생 가슴 속에 추억으로 간직되는 책, 그런 책 말이다.-59쪽

아름다움도 상대적이다. 여자를 보는 눈이 높아지면 그때까지 아름답게 보이던 여자도 금세 추하게 느껴진다. 또 그때까지는 윤기가 흐르고 부드럽다고 생각했던 피부도 갑자기 반점이나 곰보, 기미나 흉터로 꺼칠꺼칠하고 홍하게 보인다. 우리가 지닌 고결한 꿈, 무한이라든가 불멸에 대한 이상도 결국은 인간의 어리석음을 증명할 재료를 하나 더 늘려 줄 뿐이다. 영원히 죽지 않는 불멸의 존재가 되는 것보다 더 저주받은 운명도 없지 않을까. 인간의 무거운 멍에 가운데서도 가장 고통스러운 노쇠한 몸을 질질 끌고 다니는 저 스트럴드브러그 족*을 닮게 될 테니까. 무한한 고난, 이것이 인간의 조건이다. 이것을 제외하고는 진실한 것,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걸리버여행기에 나오는, 영원히 죽지 않는다는 저주를 받고 태어난 종족-86쪽

이것이야말로 놀라운 '그림책'이다. 창백하고 나른한 달빛이 산 속으로 연못으로, 창을 통해 집 안으로 살며시 숨어들어 장난치다가 사라져간다. 달은 가는 곳마다 보고 들은 것들을 이야기하는데, 그것이 이 '그림책'인 것이다. 현재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폼페이의 별장이라든가 바이킹의 이국풍 궁전과 같은 과거의 이야기도 있다. 또 현실만으로는 시시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요정들이 등장하는 마법의 무대도 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자연 풍경으로도 만족하지 못한다면 그대로 눈을 감으면 된다. 그러면 꿈나라가 나타나고 진실의 그림자가 빛을 내면서 변해간다. 그것은 환한 한낮의 아름다움보다 더 아름다울 것이다.-126쪽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마법의 거울이라는사실을 잊기 전에 밝혀 둔다. 그 거울에 비치는 진리의 주변에는 환상이라는 엷은 안개가 끼어 있다. 분별 있는 척하는 어른들이 머릿속에서 어설프게 꾸며낸 세계만큼 진절머리나는 것도 없다! 진실 또는 진실 비슷한 것들이 곳곳에서 뒹굴고 있어 모처럼의 몽상을 망쳐 버리고 만다. 게다가 어디를 가더라도 범주라는 것과 마주친다. 가장 위대한 것은 인간이다. 인간은 스스로를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처한다. 다음은 동물. 이것은 인간보다 못하다. 그 다음이 식물. 그 아래가 여러 가지 사물. 이것들을 하나로 뭉뚱그려 막연하게 사물이라 부른다. 어린이들은 이러한 시각과는 정반대의 입장에 서서, 우주 라만상을 퇴색시키거나 제한을 두거나 등급별로 나누는 일에 반대한다. 어린이들은 그들이 지니고 있는 넘치는 생명력을 만물에게 나눠 주므로, 온갖 것들이 갑자기 활기를 띠며 말을 걸고 어린이들도 귀기울인다. 어린이들은 마음껏 상상의 날개를 펼칠 수 있다.-151-152쪽

어린이들은 명쾌한 감정을 지니고 있다. 그들에게는 어두운 쾌락도 타락도 없다. 어린이들은 슬픔 속에 느끼는 즐거움, 일부러 고통스러워 하며 이를 천천히 즐기는 즐거움 따위는 알지 못한다. 또 묘하게 거드름을 피우며 영혼의 불안을 자랑스럽게 내보이거나, 각자의 인상이 어떤 식으로 변해가는지 가만히 엿보거나, 여러 갈래로 뻗은 생활 감정을 선악의 문제 이상으로 성가시게 캐고 드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는다. 어린이들은 건강하다. 앞에서도 주의를 촉구했듯이 그들에게 필요한 작가는 외면적인 세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작가이다. 사물 그 자체에 흥미를 갖고, 거기서 어린이들이 어떤 느낌을 받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일일이 이러쿵저러쿵 언급하지 않는 작가를 필요로 한다. 어린이들에게 호사가나 회의론자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2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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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5-07-30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고, 역시, 아영엄마님의 내공은 따를 수가 없다니까요....^^
벌써 읽으셨군요!
그나저나 다행입니다. <좋은 책이란> 장의 다섯 페이지를 죽자고 워드쳐서 올렸는데, 허걱, 똑같은 제목의 밑줄긋기가 있어서 깜딱 놀랬어요!!!! ^^
다행스럽게도 별로 겹치는 부분은 많지 않군요. ^^
 
그림책을 보고 크는 아이들 - 그림책으로 시작하는 아이교육
이상금 지음 / 사계절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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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그림책을 좋아하는 것은 그 속에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상상의 날개를 달 수 있고 호기심을 채워 줄 모험도 할 수 있다. 게다가 그림책을 엄마나 아빠가 읽어 주면 그 기쁨은 두 배가 된다. 그림책은 읽어 주는 책이다. 혼자 읽을 수 있고 내용을 훤히 아는 책이라도 읽어 주는 것이 좋다. 아이들이 그림책 읽어 주기를 되풀이해서 원하는 것은 이야기 자체의 즐거움을 재확인하고픈 의도도 있지만, 그것을 읽어 주는 사람고 함께 있고 싶어서일 때가 많다. 목소리를 듣고 체온을 느끼며 듣는 그림책 이야기는 감동도 두 배로 진해진다.-67쪽

진정한 의미의 그림책은 문학 작품이며 예술 작품이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그림책의 역사는 짧지만 그림책은 아동 문학 갈래 속에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기준에서 본다면 우리 나라 유아들은 그동안 마음의 양식에 굶주려 왔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다행히 1990년 대에 이르러 좋은 그림책이 활성화 되고 있다. 어린이에게는 그들에게 맞는 식단이 있다. .... 유아를 위한 마음의 양식은 그림책이다. 우리 아이들이 그림책 실조아 혹은 그림책 결손아가 되지 않게 하는 길은 전적으로 어른들의 양식과 노력에 달려 있다. -155쪽

책 표지를 만지고 무게를 느끼고 책장을 넘기는 손의 감각, 배를 깔고 엎드려 때로는 군것질도 하면서 읽는 소설, 잠자리에서 이리저리 뒤척이고 베개를 적시며 하얗게 밤을 새워 읽는 장편 소설, 때로는 야외 나무 그늘에서 또는 강가에서 시집이나 수필을 읽고 먼 하늘에 시선을 던지며 되새기는 감동, 여행길 기차 속에서 읽는 책, 도서관 서고에 들어가 오래된 책이나 신간들의 수많은 책들이 풍기는 특유의 향기에 취하며 얻는 충족감, 한아름의 책을 안고 발소리를 죽이며 열람실의 의자를 차지하는 설렘, 내가 찾던 구절이나 자료를 발견하는 기쁨. 이런 맛은 컴퓨터가 주지 못할 것이 아닌가.-179쪽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앞으로 새로운 동화나 그림책이 많이 나오겠지만 우리는 끊임없이 옛날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전해주어야 한다. 그 이유는 첫째로 옛날 이야기는 민족의 정체성을 일깨우고 간직하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둘째, 옛날 이야기를 통해서 세계적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기 때문이다. 그림 형제는 몰라도 '헨젤과 그레텔', '백설공주'를 모르는 아이는 없을 것이다. 폴 아잘이 자기는 어린이 책으로 어린이의 세계 연방을 이룩할 꿈을 꾸고 있다고 말했다. 옛날 이야기는 국제 이해를 돕는 지름길이라고도 했다. 우리 나라의 호랑이나 도깨비가 세계의 어린이에게 사랑받는 날이 오는 꿈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셋째, 가장 중요한 이유로 어린이는 옛날 이야기를 좋아하고 원하기 때문이다. 한 인간의 일생은 인류 역사를 더듬어 발전한다. 인류가 원시 상태일 때 탄생한 옛날 이야기는 인생의 원시 상태인 어린이에게 가장 친근하게 와 닿는 문학이며 교훈이다. 돌연변이가 일어나지 않는 한 어린이는 영원히 옛날 이야기를 사랑할 것이다.-2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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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 Picture Book 평론집
최윤정 지음 / 비룡소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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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은 예술뿐만 아니라 인생의 질까지도 가늠하게 하는 중요한 변수이다. 그것은 설명하려고 들자마자 곧 그 반대인 것처럼 느껴지는 무엇이다. 그러니까 '가르치기'가 정말 어렵다. 그것은 배워서 알 수 있는 것이라기보다는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이다. 알아져서 제 몸을 떠나지 않는 감각이 되는 무엇이다. 감각은 옮는다. 아름다운 것들 속에서 자란 아이들의 몸에 혹은 영혼에 아름다움이 옮는다.... 아름다움은 어디에나 있다. 그림책 속에도 있다. 그리고 아이와 부모가 함께 나누는 그림책 읽는 즐거움 속에도 있다.-11쪽

<도서관>이나 <책 읽기 좋아하던 할머니>처럼 <아름다운 책>이 보여 주는 것도 결국 생활 속에 어우러지는 책, 혹은 책 읽는 행위이다. 이처럼 책 보는 것이 사람들에게 즐거움이 되고 습관이 되어, 책을 읽어야 한다는 힘든 '운동'은 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오기를 우리는 기대한다.-53쪽

자기 생각 속에 깊이 빠지다 보면 현실의 맥락을 깜빡 잊는 일은 어른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 그런 일은 아이에게는 '일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아이들이 자기가 머릿 속으로 생각한 일과 실제로 일어난 일을 종종 구별하지 못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잊는' 것인 만큼 그것은 참으로 단순한 사태지만 그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은 <지각대장 존>에 나오는 선생님처럼 아이들을 쉽사리 '거짓말쟁이'로 만든다.-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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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care 2005-05-31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1페이지 발췌하신 게 마음을 울리네요. 그러나 저는 아이에게 책을 많이 읽혀야 하나. 정말 그래야 하나 하는 고민을 자주 한답니다. 습관을 넘어 악습이 되지 않게, 손과 머리와 마음을 골고루 쓰는 아이로 크길 원하지요. 책이 지나치면 삶이 부실해질 수도 있겠다는 노파심때문에요.

아영엄마 2005-05-31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에게 억지로 많이 읽히는 거라면 당사자가 짐스럽게 여기겠지요? 님의 댓글 읽으면서 그리 하지는 말아야지 마음을 다집니다. (__)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아영이가 "하루 종일 책만 봤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는 걸로 봐서는 그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실 학교다 학원이다 다니다 보면 책 볼 시간이 별로 없죠..^^;; 실은 저는 바깥에 나가서 아이들이랑 좀 어울려 놀았으면 하는데 아이가 그걸 싫어해서 그 부분이 오히려 걱정입니다. 저같이 될까봐요...